전체기사

‘페이퍼리스’ 대세라는데···복합기·프린터 신제품 출시 ‘봇물’ 이유는?

페이퍼리스(Paperless) 국면을 맞아 국내 복합기·프린터 시장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신제품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반 가정용 판매는 급감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B2B 수요는 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복합기·프린터는 구동 방식에 따라 레이저와 잉크젯으로 나뉜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를 보면 국내 판매 규모는 2020년 180만여대, 2022년 90만여대, 지난해 50만여대로 꾸준히 감소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 등으로 급증했던 소형 제품 수요가 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객 수는 줄었는데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내 점유율 1위 캐논코리아는 지난 19일 대형 잉크젯 프린터 'imagePROGRAF PRO-310'과 포토 잉크젯 프린터 'PIXMA PRO-200S' 신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풍부한 색채 표현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개선해 사진작가 등이 사용하는 고품질 제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캐논코리아는 지난 10일 가정용 잉크젯 복합기 'PIXMA MG3090 화이트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엡손은 주력 잉크젯 프린터 'EM-C800'의 파생 모델을 계속해서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엡손은 업계 최초로 프린터 헤드 무상보증 서비스 기간을 6년까지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초고속·고해상도 컬러 라벨 프린터 'CW-C8040'을 내놨다. '엡손 ColorWorks' 라인업 최신 모델로 초당 최대 300mm 인쇄가 가능하다. 한국후지필름BI는 전날 특수 토너를 탑재해 더욱 풍부한 컬러 표현이 가능한 고품질 디지털 인쇄기 '레보리아 프레스'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레보리아 시리즈는 고해상도 인쇄 품질과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최적화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라인업은 상업 인쇄 특화, 사무실용 등으로 세분화했다. 브라더코리아는 최근 국내에 '4세대 무한잉크복합기 시리즈'를 내놨다. 1장당 인쇄 비용을 줄이고 제품을 어디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듀얼밴드 와이파이'를 추가했다. 자동으로 노즐을 청소하는 '셀프클리닝' 기능도 장착했다. 브라더코리아는 G마켓·옥션이 공동 주최하는 '디지털가구 빅페스타' 프로모션에 참여해 신제품을 최대 23% 할인해 판매하는 등 판촉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기업들이 복합기·프린터 신제품을 쏟아내는 이유는 산업용·B2B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IDC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프린터 시장 판매 규모는 2022년 이후 반기 3000~4000대 가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출하량은 3000여대였다. 건설·광고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캐드와 그래픽 프린터를 포함한 대형프린터(LFP) 시장이 전체 산업용 프린터 시장의 85.1%를 차지했다. 사무실용 등 B2B 제품도 교체주기에 따라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B2B 프린터·복합기는 친환경이나 유지비 절감 등 장점을 내세우고 개인·가정용은 라벨 프린터 등 특화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해당 분야에 강점을 지닌 일본 기업들이 자국 내수 시장 포화로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은애 IDC 선임 연구원은 연구분석 보고서를 통해 “산업용 프린터 시장에서 디지털 기술 도입은 플랜 단계를 넘어 이미 실행 단계를 거치며 아날로그 프린팅과 융합되고 있다"며 “향후 산업 전반의 디지털 인쇄 도입은 기업 간 전략적 협업 다각화 기회를 제공하며 출력 생태계를 계속 확장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 주한 EU 대사 방문…그랑 콜레오스 전달

르노코리아는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주한 EU대사)가 19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대사는 안드레아스 호이베르거 주재관 겸 행정관, 월터 반 하툼 경제통상 부문 공사 참사관, 제롬 시케흐 무역관 등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 관계자들과 함께 부산공장을 방문해 주요 현안을 청취하고 시설들을 둘러봤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미래 전기차 생산 기지로의 전환을 위해 올해 1월 한 달 동안 생산 가동을 멈추고 총 68개의 설비에 대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하나의 혼류 생산 라인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은 물론, 최신의 순수 전기차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부산공장은 현재 생산 중인 그랑 콜레오스, 아르카나, QM6, SM6에 더해 올 하반기부터 순수 전기차 폴스타 4의 협력 생산을 시작하며 미래차 프로젝트의 핵심 기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주한 EU대사가 공식 차량으로 사용할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전달식도 이날 부산공장에서 함께 진행되었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는 동급 최고 수준인 245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15.7㎞/l(테크노 트림 19" 타이어 기준)의 공인 복합연비로 강력하면서도 효율적인 운전 성능을 발휘한다. 뛰어난 정숙성과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제공하는 한편, 초고강도 고품질 소재로 구성된 차체는 차별화 된 안전성을 자랑한다.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대사는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의 뛰어난 연비 효율에 감탄해 다른 브랜드가 아닌 르노 브랜드를 직접 선택해 차량을 구매하게 됐다"며 “르노코리아의 친환경 대응 정책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며 향후 오로라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출시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공정거래법 구멍’ 해외법인 활용에 ‘속수무책’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법인을 활용한 규제 우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LS그룹이 미국 자회사를 통해 국내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면서 공정거래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한국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LS그룹의 미국 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Essex Solutions)가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이를 두고 대기업이 해외법인을 활용해 국내 규제를 우회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의 '손자회사'인 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의 '손자회사'로, LS㈜의 '고손자회사'에 해당한다. 만약 이 회사가 국내 기업이었다면 공정거래법상 상장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해외법인이라는 이유로 상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외에도 또 다른 고손자회사인 슈페리어에식스 ABL(SEBAL)의 상장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다. 국내 소재 지주회사의 고손자회사 두 곳이 동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가능한 근본적인 이유는 현행 공정거래법의 허점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제8조의2(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등)는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보유할 경우 100% 지분을 보유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는 기업집단의 과도한 확장을 막고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 규정은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며, 해외법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해외법인을 설립하거나 인수함으로써 이 규제를 손쉽게 우회할 수 있게 된다. 또 공정거래법 제8조(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의 지정)에서도 해외 계열사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시 자산총액 산정에서 제외된다. 이 규정 역시 기업들이 해외법인을 통해 국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실질적인 기업 규모를 축소하여 보고하거나, 규제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상법 제542조의8(사외이사의 선임)에서도 해외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선임 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그 결과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관련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구조다. 사외이사 제도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장치인데, 해외 상장을 통해 이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법인을 통해 법적 허점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행태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외법인을 통한 간접출자 건수가 2023년 25건에서 2024년 32건으로 28% 증가했다. SK그룹(9건), 원익(4건), LX·동원(각 3건) 등 다수의 기업이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법인을 통한 규제 우회가 더 이상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해외법인 활동까지 규제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들은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법인의 자유로운 활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국내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 기업 활동을 제한한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늘어나면서 공정거래법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의 취지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는 것인데, 해외법인을 통한 규제 우회로 인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외법인 관련 규정이 제정된 뒤 제도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업들의 우회 전략에 취약한 구조"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외법인의 활용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문턱 넘고, 역대급 슬림”…로보락 ‘로봇청소기 1위’ 굳히기 나서

중국 로보락이 한국 시장에서 '로봇청소기 1위'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진다. 문턱을 가뿐히 넘는 강력한 성능과 역대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제품 론칭쇼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 2종을 공개하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로보락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5 로보락 론칭쇼'를 개최하고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 등 신제품 2종을 공개했다. 이날 론칭쇼에는 댄 챔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과 니콜 한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 장유정 한국 마케팅·PR 매니저 등이 참석해 올해 신제품 라인업과 국내 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로보락이 한국에서 신제품 론칭쇼를 연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4월에는 플래그십 모델 'S8 맥스V 울트라'를 공개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로보락은 신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보락은 이번 신제품이 기존 모델 대비 성능과 디자인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은 기존 모델보다 청소 성능, 내비게이션 시스템, 도크(정박) 기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로보락 최초로 '리트랙트센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해, 센서 높이를 자동 조정함으로써 좁은 공간도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두 모델 모두 적응형 높이 조절 기능과 섀시 리프트 시스템을 갖춰, 청소 환경에 맞춰 브러시·물걸레·본체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이에 따라 단일 문턱은 최대 3cm, 이중 문턱은 4cm까지 넘을 수 있어 이동성이 크게 향상됐다. 또한 본체 두께가 7.98cm로, 로보락 제품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점도 눈에 띈다. 장유정 로보락 한국 마케팅·PR 매니저는 “이번 신제품은 스마트한 기능과 매력적인 디자인이 강점"이라며 “강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보락이 주도하던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 그러나 로보락은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댄 챔 로보락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은 기자간담회에서 “건강한 시장 환경을 위해서는 (삼성·LG 같은)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필요하다"며 “이들과 비교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우리가 잘해왔다는 증거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로보락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보안 취약성' 논란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니콜 한 로보락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은 “로보락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이번 신제품 2종 모두 글로벌 인증기관 TUV 인증을 받았으며,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조선 부문 순항’ HD현대 그룹 재무 안정성 개선

조선과 전력 기기 부문의 견조한 수익성 덕에 HD현대 그룹 전체의 재무 사정이 개선되고 있다. 계열사들의 차입금도 점차 줄어가고 있고, 지주 회사가 계열사들로부터 수취한 상표권과 임대료 수익도 늘어가고 있어 긍정적 흐름이 기대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HD현대중공업의 수주 잔고(CGT)는 46조9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매출 대비 약 3.3배에 달하는 제작 물량이다. 올해 1월 수주 잔고 기준 HD현대중공업은 시장 점유율 5.7%로 전세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이는 2021년부터 2022년에 사이 해상 물동량 증가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으로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했고, 2023년 이후 글로벌 발주세 둔화에도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VLAC)·중형 선박 엔진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주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 기인한다. 해양 플랜트 하자 배상에 관한 일회성 비용 707억원이 발생한 2023년 1분기를 제외하면 이후 분기별 흑자 기조가 지속되며 영업 실적이 개선돼왔다. 해양 부문 수주 공백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공정 안정화 비용 등의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했지만 작년 들어 내·외작 공정 상 병목 감소를 바탕으로 고선가 물량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3년 이후 수주한 신규 공사 매출은 올해부터 인식돼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가 생산한 후판 가격은 작년 △1분기 톤당 120만원대 △2분기 90만원대 후반 △3분기 90만원대 초반 △4분기 80만원대 후반대까지 하향 안정화됐다. 수주 잔고 중 2022년 이전에 수주한 낮은 수준의 마진 물량은 대부분 인도됐고, 고선가 물량 중심 매출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을 감안하면 HD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 여지는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부터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 자산 상각비 차감 전 이익(EBITDA)이 개선세를 보임과 동시에 양호한 수주 실적 및 인도 물량 증가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현금 유입량은 대폭 늘어났다. 이를 바탕으로 2조원 상당의 차입금이 줄어 작년 말 순차입금이 '-1995억원'을, 2020년 33.1%이던 차입금 의존도는 작년 12월 6.1%를 기록하는 등 회사의 재무 부담이 감소했다. 박현준 NICE 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최근 확대된 수주 잔고에 대한 공정이 진행됨에 따라 운전 자금 부담이 당분간 고수준을 유지하며 안벽 효율화와 친환경 연료 엔진·자율 운항 선박 개발 등 자본적 지출(CAPEX) 소요가 생겨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HD현대의 전력 기기 부문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도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기인한 기기 수요가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매출이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실제 전력 기기 부문 매출은 2020년 2조8203억원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5조678억원으로 79.7% 증가했다.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과 선수금 유입, 건설 기계·전력 기기 부문 이익 창출과 차입 상환 등을 통해 그룹 합산 기준 순차입금은 2023년 13조7000억원에서 작년 말 잠정 실적 기준으로는 8조9858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지주회사 HD현대도 재무 융통성을 확보했다. 계열사들로부터 수취한 판교 글로벌 리서치 센터(GRC) 임대료 수익은 2022년 38억원, 2023년 652억원, 작년에는 691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표권 수익은 67억원에서 387억원으로 급증해 별도 기준 경상 현금 흐름의 안정성 제고를 이뤄냈다.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HD현대 그룹 전체의 부채 비율은 180.0%로 2023년보다 12.6%p 낮아졌고, 순차입금 의존도는 15.2%로 같은 기간 4.7%p 감소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트럼프 ‘25% 관세’에 車 부품업계 ‘이중고’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로 확정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완성차 부품 업계도 덩달아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부품엔 관세가 붙지 않더라도 비용 부담이 높아진 완성차 기업들이 부품사에 단가 하락 압박을 넣을 수도 있는 등 '간접적 영향'에 시달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 20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자동차 관세를 어느 정도 부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말로만 듣던 '관세 공격'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수출량이 많은 한국 완성차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예정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완성차기업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143만2713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82만5071대 대비 73.6% 늘어난 수치다. 이에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기업은 미국 공장을 증설해 '현지화율'을 늘리고 있다. 미국 생산량을 100만대까지 끌어올리는 등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대응하고 있다. 부품사들도 안심할 수 없다. 미국으로 가는 자동차가 많다는 것은 부품도 그만큼 탑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부품에도 관세가 매겨질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간접적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액은 70억7200만달러(약 10조2000억원)로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 188억900만 달러(약 27조3000억원)의 37.6%를 차지한다. 즉 트럼프의 25% 관세에 부품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품 업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완성차 기업이 관세부담 완화를 위해 부품사에 가격 하락 압박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덩치가 작은 부품 기업들은 거대한 완성차 기업의 압박에 달리 손을 쓸 수 없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관세로 인해 완성차 가격이 높아지면 이전보다 수요가 감소하고 시장이 위축될 텐데, 부품사의 경우 완성차 판매량과 매출이 직결됐기 때문에 간접적인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미국 시장 판매 부진과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가 관세에 따른 원가 인상분을 부품업체에 전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경우 멕시코 몬테레이에 공장을 두고 있어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걱정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 역시 트럼프의 관세 공격 대상으로 지목돼 25%의 관세가 매겨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부품에 관세가 붙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완성차 판매 수요 감소, 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할 우려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멕시코 생산분은 미국향이 아닌 멕시코 내수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현대위아 관계자는 “멕시코법인에서 생산하고 있는 엔진 물량을 기아 멕시코에 납품하는 과정에선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 기아 멕시코에서 부담하는 관세에 대해서는 당사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트럼프 정부의 관세 관련 정책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향후 정책 방향 결정에 따라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직접 운전대 잡은 CEO’ 우버 택시 가맹 2배로 늘렸다

“셰프가 자기 음식 먹어보지 않고 좋은 음식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플랫폼 회사가 직접 자기 플랫폼을 써보지 않고는 좋은 서비스가 나오지 않는다" 송진우 우버 택시 코리아 총괄(최고경영자·CEO)은 우버 택시가 리브랜딩 1주년을 맞아 직접 택시 기사로 활동하면서 서비스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직접 택시를 몰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시장 공략을 이끈다는 포부다.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 택시는 20일 서울 중구에 소재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우버 택시 커넥트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3월 우버 택시로 리브랜딩한지 1주년 동안의 주요 성과와 올해 성장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송 총괄은 우버 택시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직접 택시 운전대를 잡은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나면 금·일요일 저녁에 6~8시간 정도 직접 택시 운전대를 잡고 있다"며 “기사님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승객들은 우버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시작했는데,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 총괄은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우버 택시의 목적지 미표시 콜, 안전 가림막 설치 등의 서비스 개선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송 총괄은 우버 택시 기사 평점이 5점 만점에 5점이 유지되고 있다고 자랑스레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버 택시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시급히 개선하는데 집중해 왔다고 강조했다. 우버 택시는 지난해 3월 UT에서 우버 택시로 리브랜딩해 글로벌 우버 브랜드와 연계성을 강화한 이후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신규 서비스 도입을 통해 인지도 제고와 양적 성장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대비 지난해 이용 건수가 50% 이상, 가맹 기사 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송 총괄은 택시 호출의 핵심인 신속한 배차 성공률을 대폭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까지는 택시 호출 이후 기다리는 시간이 긴 경우가 있었지만 지난해는 통상 3분 이내에 배차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총괄은 “플랫폼이 좋아진다는 것은 하루에 획기적인 서비스가 나와서 확 좋아지고 이런 것은 아닌 것 같고, 다양하고 여러 작은 변화들이 쌓여서 플랫폼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택시를 몰다가 이것저것 바꿀게 생기면 바로 저희 팀에 공유한다. 현장에서 개선해야할 부분 바로바로 반영하지 않으면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 제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송 총괄은 이날 글로벌 B2B 서비스인 '우버 포 비즈니스(U4B)'를 국내에서 공식 런칭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년 동안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택시 호출 서비스 개선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새로운 서비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U4B는 외근·출장 등 업무 이동에 최적화된 차량 서비스와 간편한 경비 처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 전용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우버 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어,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거나 해외에 진출한 약 200여개 국내 기업들도 이미 U4B를 활용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U4B 이용 기업의 84%가 이동 경비를 10% 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올해 U4B 이외에도 한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이동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송 총괄은 “우버 택시 이용자들은 공항 이동이 많은 만큼 대형 택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프리미어 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 서비스도 올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가격은 올리고 맥세이프는 뺀 ‘아이폰 16e’ 승산 있을까?

애플이 주력 제품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성능은 높인 새로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성능 자체에 대해서는 괜찮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보급형 모델 기준 비교적 높은 가격과 맥세이프 기능이 빠진 것에 대해 불만이 높아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평가다. 애플은 19일(현지시간)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16e'를 공개했다. 2016년 첫 보급형 모델 출시 이후 네 번째 제품이다. 한국도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면서 오는 28일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신제품의 가격은 599달러로 책정됐다. 국내 가격 기준으로는 99만원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 16 시리즈 기본형(799달러)보다 200달러 저렴하지만, 3년 전 선보인 보급형 모델(429달러)과 비교하면 170달러가 올랐다. 아이폰 16e는 최신 A18 칩을 탑재했다. 이 칩은 6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와 4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코어, 16개의 신경망 엔진을 갖췄다. 특히 이전 보급형 모델 대비 CPU 성능이 40% 향상됐다. 카메라도 개선됐다. 후면에는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광학 손떨림 방지 기능과 2배 광학 품질의 줌 기능을 지원한다. 초당 60프레임의 4K 돌비 비전 HDR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배터리 성능도 눈에 띈다. 최대 26시간의 비디오 재생이 가능하며, 30분 충전으로 5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애플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모뎀 칩 C1도 탑재됐다. 또 위성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통해 인터넷이 없어도 문자 전송과 긴급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지원해 이미지 생성과 알림 요약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이번 보급형 모델 출시는 최근 부진한 아이폰 판매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감소했으며, 특히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경쟁 속에 매출이 11% 줄었다. 아이폰 16e의 성능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구글의 픽셀 9a와 비교하면, 픽셀 9a가 120Hz 주사율의 OLED 디스플레이와 더 밝은 화면, 추가 초광각 카메라를 제공하지만, 아이폰 16e는 프리미엄 디자인과 A18 칩의 우수한 성능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A18 칩은 픽셀 9a의 텐서 G4 칩보다 약 72%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다만 아이폰 16e가 맥세이프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맥세이프는 아이폰 12 시리즈부터 도입된 기술로, 편리한 무선 충전과 다양한 액세서리 사용을 가능케 했다. 맥세이프 미지원으로 인해 관련 액세서리를 사용할 수 없고, 무선 충전 속도도 7.5W로 제한된다. 아이폰 16e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도 다소 냉담한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이다. 128GB 모델의 출고가가 99만 원으로 책정되면서, 60~70만 원대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크다. 한 소비자는 “이 가격대라면 차라리 아이폰 16이나 갤럭시 S25가 더 가성비가 좋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우버 택시, 리브랜딩 1년간 안정적 성장 달성…“올해 다양한 서비스 출시”

우버 택시가 올해 비즈니스·프리미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해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지난해 리브랜딩을 단행한 이후 신속한 배차 성공률을 개선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다양한 니즈를 공략해 국내 고객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 택시는 20일 서울 중구에 소재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우버 택시 커넥트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3월 우버 택시로 리브랜딩한지 1주년 동안의 주요 성과와 올해 성장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버 택시는 지난해 3월 UT에서 우버 택시로 리브랜딩해 글로벌 우버 브랜드와 연계성을 강화한 이후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신규 서비스 도입을 통해 인지도 제고와 양적 성장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23년 대비 지난해 이용 건수가 50% 이상, 가맹 기사 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아울러 택시 호출의 핵심인 신속한 배차 성공률을 대폭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023년까지는 택시 호출 이후 기다리는 시간이 긴 경우가 있었지만 지난해는 통상 3분 이내에 배차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송진우 우버 택시 코리아 총괄은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더 넓은 지역과 다양한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배차 성공률을 극적으로 개선하는데 성공했다"며 “서울에서 확실한 성과를 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배차 성공률을 통한 이용자 확대 △택시 기사 풀 확대 △국내 소비자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신규 서비스 도입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이용자와 택시 업계 양 쪽에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내 모빌리티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택시 산업에 건강한 생태계 조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우버 택시는 이날 글로벌 B2B 서비스인 '우버 포 비즈니스(U4B)'를 국내에서 공식 런칭하겠다고 밝혔다. U4B는 외근·출장 등 업무 이동에 최적화된 차량 서비스와 간편한 경비 처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 전용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외국에서는 U4B 이용 기업의 84%가 이동 경비를 10% 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코카콜라, 삼성 등 포브스 선정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이미 U4B를 통해 출장 중 이동 및 음식 배달이나 비용 관리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우버 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어,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거나 해외에 진출한 약 200여개 국내 기업들도 이미 U4B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올해 U4B 이외에도 한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이동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송 총괄은 “우버 택시 이용자들은 공항 이동이 많은 만큼 대형 택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프리미어 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 서비스도 올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삼성전자, 연봉 올렸지만…12월 퇴사자 ‘역대급’

삼성전자가 지난해 1만명이 넘는 신규인력을 채용했음에도 직원들의 대규모 퇴사가 이어지면서 인력 유출에 비상이 걸렸다. 경쟁사의 적극적인 스카우트에 삼성전자를 이탈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CXO연구소가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퇴사자는 2022년 6189명에서 2023년 6359명으로 170명 늘었고, 지난해엔 6459명으로 100명 더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884명이 퇴사해 월별 기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2년 12월 448명, 2023년 12월 670명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는 작년 전체 퇴사했던 직원 중 13.7% 정도 차지하는 비중이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는 3월에 가장 많은 직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나가는 인원도 많은 특수한 달이다. 그런데 작년 12월에는 채용은 291명으로 당해년도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은 직원을 채용한 반면, 900명 가까운 직원이 퇴사해 고용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지난해 12월에 직원 채용은 최소, 퇴사는 최다였던 달로 기록됐다. 지난 해 12월 삼성전자의 인력 유출의 원인으로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의 채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마이크론은 한국에서 매우 적극적인 인재 유치 활동을 펼쳤다. 건국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등 주요 대학에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경기도 판교 일대 호텔 등에서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경력 면접을 잇달아 진행했다. 사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당일 면접을 통해 즉시 채용을 결정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마이크론은 연차에 따라 10~20% 임금 인상, 주거비 지원, 비자 프로세스 지원 등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 많은 경력직들이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러졌다. SK하이닉스도 당시 적극적인 채용 전략을 펼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에 걸쳐 경력직 채용에 나선 바 있다. 경력직 식각 엔지니어 3명을 뽑기 위해 구인 공고를 냈는데 200명 가까운 현직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지원한 사례도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작년 삼성전자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2500만~29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3년 실제 지급됐던 평균 보수액 1억2000만원보다 약 800만원 많아진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2024년도 직원 보수 총액은 16조1628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사업보고서에 공시될 임직원 급여총액은 15조6779억~16조2436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급여액 산출에 필요한 전체 직원 수는 12만5000명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소 측은 작년 반기 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상의 직원 수 차이가 1%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9.4%로, 2023년 10.6%에서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던 2023년의 인건비율이 1년 만에 한자릿수로 낮아진 것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인건비율도 14.7%에서 13.7%로 낮아졌다. 작년 한 해 삼성전자가 지출한 인건비는 급여 및 퇴직급여 16조원과 복리후생비 3조4148억원을 포함해 총 19조577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매출은 209조522억원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향후 1~2년 내 인건비율을 8%대로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인건비율 8%대 달성을 위해선 인건비를 1조원가량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평균 보수는 2018년 1억1900만원에서 2019년 1억800만원으로 하락했다가, 2020년 1억2700만원, 2021년 1억44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2022년 1억3500만원, 2023년 1억2000만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가 별도 기준 인건비율을 10% 밑으로 낮추기 위해 재무적 관점에서 상당한 노력을 했다"며 “올해는 핵심 인력 이탈 방지와 인건비 최적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주요 경영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