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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비전, 어둠 꿰뚫는 ‘초고굴절 줌렌즈’ 미래 기술 선점

한화비전이 약 6년 간의 심사 과정을 거쳐 차세대 '줌 렌즈계' 기술 특허를 최종 확보했다. 이번 기술 특허는 빛이 거의 없는 극한의 저(低)조도 환경이나 가시광선을 넘어선 근적외선(NIR) 영역에서도 이미지의 선명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게 핵심이다. 또한 한화비전이 '글로벌 비전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이자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자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비전은 지난 10일 특허청으로부터 줌 렌즈계 특허(출원 번호 10-2020-0030383)를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특허의 핵심은 기존 광학 기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설계 철학에 있다. 현대의 고성능 촬영 장치는 주간의 풍부한 광량뿐만 아니라 야간이나 실내 등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고품질의 이미지를 요구받는다. 기존 렌즈 시스템은 저조도 환경에서 광량이 부족해 이미지에 노이즈가 증가하고 피사체의 세부적인 식별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물리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또 주간용 가시광선 영역과 야간 감시용 근적외선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넓은 파장 대역에서 색수차(Chromatic Aberration)와 같은 각종 수차(Aberration)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 역시 광학 설계의 오랜 난제였다. 한화비전은 특허공보를 통해 발명의 효과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광량이 적은 경우에서도 노이즈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해 선명한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는 밝은 줌 렌즈계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가시광대역에서 근적외선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빛을 이용해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24시간 전천후 감시가 필수적인 스마트 시티나 국가 중요 시설 보안 시장에서 요구하는 핵심 성능을 정면으로 겨냥한 기술 개발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 기술의 잠재력은 전통적인 보안 시장을 넘어선다.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까지 넓은 파장 대역에서 일관된 고성능을 유지하는 능력은 특정 파장에서만 나타나는 결함을 검출해야 하는 산업용 정밀 검사나 식물의 생육 상태를 분석하는 스마트 농업, 조명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신뢰성 있는 인지가 필수적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자율 주행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때문에 이는 폐쇄 회로(CC) TV 제조사를 넘어 폭넓은 '비전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나아가려는 한화비전의 기업 정체성과 일치하는 기술적 방향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를 가능케 한다. 이 특허 기술은 렌즈를 구성하는 소재에서 출발한다. 특허의 요약과 청구항 1에서는 '상기 접합 렌즈 중 어느 하나의 렌즈의 굴절률은 2.0 보다 큰 줌 렌즈계'라고 정의하고 있어 곧 해당 물리적 특성을 가진 '특수한 소재'의 사용을 전제한다. 광학에서 렌즈의 굴절률(nd)은 빛을 꺾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더 적은 곡률로도 빛을 강하게 굴절시킬 수 있다. 굴절률 2.0은 일반적인 광학 유리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매우 높은 수치로, 특수한 희귀 소재나 첨단 신소재를 통해서만 구현 가능하다. 이러한 고굴절률 소재를 사용하면 렌즈의 두께와 크기를 줄여 전체 줌 렌즈 시스템의 소형화·경량화를 달성할 수 있고, 렌즈 표면의 곡률을 완만하게 설계하면서도 높은 광학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구면수차 등 각종 수차를 보정하는 데에 유리하다. 한화비전은 고굴절률 렌즈를 포함한 삼중 접합 렌즈(Triplet Cemented Lens) 설계를 제안하며 색수차 보정 능력을 극대화했다. 이는 한화비전의 소재 과학과 생산 기술력이 결합된 결과물임과 동시에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당 특허는 고굴절률 렌즈 외에도 전체 렌즈 시스템의 균형을 잡기 위한 다수의 정밀한 설계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청구항 2에서는 제1 렌즈군의 첫 번째 렌즈와 두 번째 렌즈의 아베수(Vd, 빛의 파장에 따른 굴절률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색 분산이 큼)를 각각 '47 미만'과 '17 이하'로 규정한다. 이는 광각(Wide-angle) 영역에서 발생하는 색수차와 왜곡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정교한 처방이다. 또한 청구항 9에서는 제3 렌즈군을 구성하는 볼록 렌즈와 오목 렌즈의 아베수 비율(Vd31/Vd32)을 '1.08 미만'으로 제한하는데, 이는 망원(Telephoto) 영역에서 발생하는 색수차를 보정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이러한 수많은 조건들은 △높은 줌 배율 △넓은 화각 △소형화 △전 영역에 걸친 수차 억제라는 서로 상충될 수 있는 목표들을 최적의 지점에서 조화시키기 위한 복잡한 방정식의 해답이다. 특허 문서에 첨부된 다수의 수차도(Aberration Curve)는 이러한 설계가 실제로 다양한 파장의 빛에 대해 구면수차·비점수차·왜곡 등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억제하는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증명하고 있다. 한화비전이 받은 '등록 결정'은 특허청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해당 기술의 신규성·진보성·산업상 이용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등록료를 납부하고 나면 발행되는 것이 바로 '등록특허공보(B)'이고, 여기에 기재된 청구 범위가 바로 법적 효력을 갖는 독점적 권리의 범위가 된다. 또한 국가가 인정한 배타적 지식 재산권으로 확정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등록으로 한화비전은 출원일로부터 향후 20년 간 대한민국 내에서 해당 '줌 렌즈계' 기술을 허락 없이 제조·판매·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권리를 갖게 됐다. 이는 경쟁사들로 하여금 한화비전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기술을 사용하거나 다른 하나는 이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완전히 다른 방식의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선택토록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어느 쪽이든 한화비전은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늦추거나 기술 라이선싱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특허 기술이 상용화된 제품에 탑재될 경우, 한화비전은 주요 시장에서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비전은 이미 'XNP-6550RH' 모델에서 최대 55배의 강력한 광학 줌과 IR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이번 특허 기술이 더해지면 고배율 줌이 필수적인 원거리 감시 시장에서 경쟁사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야간에 수백 미터 떨어진 곳의 차량 번호판이나 사람의 인상착의를 식별해야 하는 도시 방범·국경 및 해안선 감시·발전소 및 공항 등 같은 국가 중요 시설 보호 등의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저조도 환경에서의 노이즈 억제와 선명도 유지는 오경보를 줄이고 AI 영상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AI 솔루션과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이는 감시 카메라 판매 이상의 '정확한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글로벌 비전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나아가려는 한화비전의 전략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이번 특허 획득으로 국가 보안 시설 외곽 경계 등 광역·원거리 감시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 된 신기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신아 카카오 대표, 2년만에 계열사 50개 이상 줄인다

카카오가 그룹 계열사 수를 두 자릿수로 대폭 줄였다. 13일 카카오에 따르면, 정신아 대표는 이날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현재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가 99개이며, 올해 연말까지 80여 개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3년 9월 CA협의체 사업총괄을 맡은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핵심과제 '거버넌스 효율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정 대표가 사업총괄로 취임했을 당시 카카오 계열사는 142개였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 대표는 취임 당시 132개였던 계열사 수를 현재 99개까지 줄였다. 사업총괄 기간까지 포함하면 2년 만에 계열사 30%를 감축한 것이다. 카카오는 “이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과 함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재무 체질 개선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859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경기 둔화에도 톡비즈니스의 견고한 성장과 계열사의 이익 개선 등으로 재무적 기반을 탄탄히 다진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오픈AI와 협업제품 '챗지피티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온디바이스AI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체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Kanana Nano)'를 활용해 스마트폰 안에서만 작동하며,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는 지난 1년 반 동안 그룹 지배구조를 속도감 있게 개편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해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마련했다"고 자평한 뒤 “올 하반기부터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또 한 번의 일상 혁신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3분기 영업익 시장전망치 상회 ‘선방’

LG전자가 올 3분기 대미 관세 부담 본격화 등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6005억원을 13% 상회했다. 매출은 21조87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4% 감소했다. 이는 역대 3분기 중 2번째로 높은 매출액이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이 사업 경쟁력과 시장 지위를 공고히 유지했고, 전장이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력 사업과 미래 사업이 고르게 선전해 시장 우려를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상 환경 변화로 인한 관세 부담과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희망자에 한해 진행한 희망퇴직 등 비경상 요인이 전사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는 △전장, 냉난방공조 등 기업 간 거래(B2B) △가전구독, 웹OS 등 Non-HW △온라인 사업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에 집중하며 사업의 펀더멘털을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달 인도법인 상장을 계기로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인 만큼 사업 체질개선과 미래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편 LG전자는 이달 말 연결 기준 순이익을 포함한 3분기 확정 실적과 사업 본부별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법원 “항공기 최종 운항 결정권은 기장에게”…티웨이항공 부당 징계 ‘무효’ 확정

항공기 안전에 대한 기장의 판단이 기업의 경영상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13일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서울행정법원과 대구고등법원이 티웨이항공이 소속 기장에게 내린 정직 5개월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항공기 운항의 최종 결정권이 기장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사건은 2024년 1월 베트남 나트랑에서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 항공기에서 시작됐다. 해당 항공기의 기장은 비행 전 점검 과정에서 브레이크 마모 상태를 나타내는 '웨어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1mm 이하인 것을 발견했다. 이는 '1mm 이하 시 교체'해야 한다는 회사 운항기술공시에 따른 것으로, 기장은 안전상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비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은 이를 문제 삼아 해당 기장에게 정직 5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법원은 “기장의 판단은 안전 확보를 위한 정당한 결정이며, 자의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며 기장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판결을 통해 '기장은 항공기 출발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고 항공기의 감항성(airworthiness)에 의문이 있을 경우 기장은 운항을 거부할 의무가 있으며, 회사의 운항기술공시를 근거로 한 기장의 안전 판단은 존중돼야 하며 이를 이유로 한 징계는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협회는 “항공기 운항의 최종 책임과 권한이 기장에게 있음을 법적으로 확인한 중대한 의미의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협회는 “기장은 언제나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해야 하며, 안전을 이유로 내린 결정이 징계의 사유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비용과 효율'을 이유로 안전을 후순위에 두는 기업 문화에 대한 경고"라며 “항공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기장의 전문적 판단은 어떠한 이해 관계나 외압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조종사의 전문성과 독립적 판단권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향후 유사한 부당 사례가 발생할 경우 협회원 보호와 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U도 보호주의 관세 강화…K-철강 ‘수출전선’ 험난

유럽 철강시장의 무역 장벽이 미국처럼 높아질 것이라는 예고가 나오면서 한국 철강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보호무역 기조에서 숨통을 터줬던 무관세 수입 할당량(쿼터)을 줄이면 유럽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철강제품 탄소 배출량에 따른 비용 부담도 내년부터 시작돼 철강사들은 '이중고'를 맞이했다. 이에 기업별로 저탄소 친환경과 기술 경쟁력을 내세워야 유럽 철강시장 보호무역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국가·강종별 쿼터 등을 담은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해 최근 내놓은 저율관세할당물량(TRQ) 도입 계획의 입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새 계획은 쿼터 물량을 현재 대비 47% 줄이고 쿼터 밖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철강재 제조 과정에서 쇳물을 어디서 부었는지부터 살펴보는 '조강국 모니터링' 도입도 포함했다. 현재 내년 6월 몫까지 쿼터가 배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7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철강사들은 무관세 쿼터 규모 변화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분기별로 할당된 무관세 쿼터를 활용해 EU 시장에 철강 제품을 수출해왔다. 한국은 열연강판 등 품목별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총 266만여t의 무관세 쿼터를 할당받았다. 국가별로 할당되지 않았거나 남은 쿼터를 선착순으로 적용받은 품목까지 포함해 한국은 EU에 철강제품 약 380만t 전부 무관세로 수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제품 쿼터제에도 EU는 한국 철강사의 주요 수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이 EU에 19억992만달러어치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다. 전체 수출의 12.2%를 차지해 20억달러 넘게 수출한 미국을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4억8012만달러를 수출해 미국을 넘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일종의 탄소세를 부과하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더해져 철강업계는 '겹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CBAM은 철강을 포함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품목에 대해 수입품에도 EU 역내 생산과 같은 수준으로 탄소 배출 규제를 적용하는 제도다. 한국에서 철강제품을 생산하며 배출한 탄소의 양을 수입 업자에 제공하고, 수입 업자가 탄소 배출량에 따라 인증서를 구매하는 구조다. CBAM의 영향을 피하려면 수소환원제철 공정을 도입해야 하지만, 빨라야 2030년 이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돼 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자동차용 강판 같이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부가가치 품목이 한국의 대(對)EU 주력 수출품이라 부담이 더 크다. 특히 한국은 판재 기준으로 EU의 1위 수입국이다. 유럽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주요 국가들 중 가장 많은 320만t의 판재를 EU에 수출했다. 전체 철강 완제품 수출량 가운데 97.1%를 차지했다. EU 권역에는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차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부품업체들도 함께 완성차 공급망을 이룬다. 조강국 모니터링에 대응해 기업 차원에서 현지 생산 같은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철강사들이 EU 권역에서는 쇳물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일관제철소 건립 계획을 가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폴란드에, 현대제철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철강재를 가공하고 있다. 하지만 쇳물 공정은 없다. 현대제철이 주요 수출국인 미국을 겨냥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세우거나, 포스코그룹이 인도서 JSW와 손잡고 일관제철소 건립을 하는 것과 같은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0일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 포럼(GFSEC)'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면담하며 “한국은 14년차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파트너로서 비(非)FTA 국가와는 차별화된 고려가 필요하다"며 “기존 교역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물량 배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EU 철강 시장의 무역 장벽은 무관세 쿼터 유지 뿐만 아니라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까지 이뤄져야 극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EU가 역내 철강제품 공급 과잉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워 쿼터 축소 자체를 피하기 쉽지 않다. 결국 저탄소 철강재 개발과 양산으로 CBAM 부담과 관세 장벽을 같이 넘어야 한다. 정부는 이달 중 관계 부처 합동으로 글로벌 공급과잉과 불공정 수입 대응책, 철강산업 저탄소·고부가 전환 지원 등을 담은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한국이 EU에 탄소 집약적 철강제품 중심으로 수출해온 구조를 고려하면, 한국 철강사들은 EU 시장에서 CBAM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던 터에 새로운 세이프가드 조치가 추가 제약요건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근본적으로는 한국산 철강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 EU 통상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며 “저탄소 친환경 경쟁력을 갖추면 TRQ가 있어도 EU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여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단독] 대한항공, 한미 동맹 상징 ‘군용기 도장 격납고’ 신축

대한항공이 부산 김해 테크센터에 군용기 전용 최첨단 도장(塗裝: 도료 칠작업) 격납고를 신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시설 확충으로 보이나 급변하는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 속에서 한미 군수 동맹을 강화하고, K-방산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고도의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부산 강서구 대저 2동 소재 김해 테크센터 군용기 도장 격납고(행거:hangar)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프로젝트는 연면적 5698.64㎡ 규모의 지상 3층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고 시설 설계는 선진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가 담당했다. 군용 항공기 도장은 위장색을 칠하는 것을 넘어 기체의 생존성과 직결되는 핵심 공정이다. 이는 성층권의 극한 저온과 지상의 고온·염분·자외선 등으로부터 기체 부식을 막는 첫 번째 방어막 역할을 한다. 특히 초음속 비행 시 빗방울이나 먼지와의 충돌로 인한 미세한 손상으로부터 부식이 시작될 수 있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 같은 최첨단 도장 작업은 온도·습도·공기 흐름이 정밀하게 제어되는 전용 시설을 필요로 하며, 항공기를 부품 단위까지 분해해 정비하는 최고 수준의 정비 단계인 '창정비'의 대미를 장식하는 과정이다.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최고 수준의 도장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미군 등 핵심 고객에게 정비의 전 과정을 일괄 제공하는 '원스톱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는 대한항공이 지난 반세기 동안 쌓아온 군용기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이다. 대한항공은 1978년부터 주한·주일 미군 군용기 정비 사업에 참여해 F-15·F-16 전투기와 A-10 공격기, UH-60 헬기 등 약 4000대에 달하는 미군 항공기를 정비해온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900억 원 규모의 미 공군 F-16 전투기 수명 연장 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쌓은 신뢰는 독보적이다. 미 국방부는 앞서 국제 MRO 행사에서 “대한항공의 미군기 수리 프로젝트가 교과서와 같다"고 공개적으로 극찬한 바 있다. 이 투자의 배경에는 미 국방부의 전략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최근 '지역 정비 지원 체계(RSF, Regional Sustainment Framework)' 정책을 통해 분쟁 가능성이 있는 지역 인근의 동맹국에서 군용기나 군함 등 핵심 자산을 직접 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산을 수리하기 위해 미국 본토까지 이송하는 데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줄여 작전 준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것이다 . 이러한 미국의 수요에 한국은 최적의 파트너로 꼽힌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그리고 50년 간 증명된 신뢰는 다른 국가가 따라오기 힘든 강점이다. 대한항공의 이번 행거 신축은 미국의 전략적 수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는 선제적 투자로, 한미 국방 산업 기반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상징적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군용기 MRO 시장은 2030년 약 68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시장이다 . 군용 자산은 수십 년간 운용되므로 MRO 사업은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 대한항공은 이번 투자를 통해 MRO 사업을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으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무인기(UAV)나 도심 항공 교통(UAM) 등 미래 항공우주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플라이휠(Flywheel)' 효과를 노리고 있다. 미군 MRO 사업 수주로 확보한 재원과 기술력을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고, 미 국방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개발한 방산 제품의 수출길까지 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산에 들어서게 될 신축 격납고는 단순한 공장을 넘어 한미 안보 동맹의 심화와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K-방산, 전통 항공사를 넘어 글로벌 항공우주·방산 기업으로 진화하는 대한항공의 미래를 모두 담고 있는 핵심 주춧돌이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 ‘반등 본격화’ vs. LG ‘부진 장기화’…전자 빅2 희비

국내 전자업계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년여 만에 10조원대 영업이익 달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가전 수요 둔화와 관세·물류비 부담, 중국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등 악재가 겹치며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4조1312억원, 영업이익 10조1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10.4%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다면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의 기록이 된다.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 반등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4조67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5.23%나 줄어든 수치다. 실적 회복의 주된 요인은 반도체(DS) 부문의 선전이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상승한 데다, 부진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 파운드리 사업 역시 수주 확대에 따라 적자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호실적도 성장세를 뒷받침한다. 3분기 MX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조~3조4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전년 동기(2조8200억원) 대비 최대 2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과는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7·플립7'의 흥행 효과 덕분이다. 지난 7월 말 출시된 두 제품은 국내 사전판매에서 시리즈 역대 최다인 104만대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정식 판매 첫 주 주문량이 전작 대비 25% 이상 늘었으며, 인도 시장에서는 출시 48시간 만에 21만대가 팔리는 등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MX사업부는 올 상반기에도 '갤럭시 S25' 시리즈 흥행을 바탕으로 7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21년 말 무선사업부에서 MX사업부로 개편된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여기에 폴더블폰까지 판매 호조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 실적을 이끄는 '효자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Z폴드7 판매량이 예상치를 웃돌아 디스플레이와 MX사업부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이익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LG전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이 예상된다. LG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1조2278억원, 영업이익 6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20.1% 감소한 수치다. 회사는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 물류비 상승, 중국 제조사의 저가 공세 등이 꼽힌다. 이 같은 복합 악재는 특히 TV를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에 직격탄이 됐다. MS사업본부는 2분기 19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번 분기에도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확대 등으로 MS사업본부는 이번 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장(VS) 사업본부는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VS사업본부는 수익성 높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수주 잔고의 매출 전환이 이어져 역대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앞세워 실적 회복세를 본격화하는 반면, LG전자는 TV 부문의 부진을 전장 사업 성장으로 얼마나 만회하느냐가 향후 실적 반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3분기 ‘어닝시즌’ 시작…車·반도체 ‘상승기류’ 기대감

추석 연휴 이후 국내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시작되면서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업종이 실적 훈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는 '슈퍼 사이클' 기대에 향후 전망도 밝지만 자동차는 미국 관세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종료 불확실성 등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4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 가량 늘어난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50% 이상 급등해 영업이익 10조원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탄탄한데다 범용 D램 등 기존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실적을 예측하는 배경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예상치의 경우 지난 8월까지만 해도 8조원 가량이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 오른 6.3달러로 집계됐다.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9년 1월 이후 6년8개월만에 '6달러 선'을 넘어선 것이다. 전자 업계에서는 일부 기업에서 '깜짝 실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3분기보다 30% 이상 뛴 약 1700억원이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7 시리즈 흥행에 따른 후광 효과다. 삼성전기는 인공지능(AI) 서버 및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비중을 늘리는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은 반도체와 달리 3분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늘지만 이익은 후퇴하는 식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역대 3분기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상태다. 양사의 지난달 미국 합산 판매량은 14만3367대로 작년 동월 대비 12.1% 증가했다. 3분기 전체로 놓고 보면 48만175대로 지난해보다 12.0% 뛰었다. 이로 인해 매출액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된다. 고환율(원화약세) 등 전반적인 환경 자체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미국에서 IRA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끝나는 등 영업 상황이 달라진다는 점은 변수다. 3분기까지 '선구매 효과'로 호실적을 내지만 4분기부터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관세 영향'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기아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든 5조원대로 예상된다. 2022년 3분기(2조3200억원)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에는 일회성인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을 대거 반영해 영업이익이 급감했었다. 이밖에 디스플레이, 유틸리티, 여행·레저 업종은 3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및 내수 업종들도 실적 방어 성공했지만 철강, 석유화학 등 분위기는 좋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 이달 APEC 이어 내달 ‘AI 리더십’ 행사 과시

SK그룹이 자체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과 생태계 비전을 제시하는 'SK AI 서밋(SUMMIT) 2025'가 오는 11월 3~4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국내 최대 AI 행사인 SK AI 서밋은 반도체, 에너지 설루션, AI 데이터센터, 에이전트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 걸친 SK그룹의 AI 경쟁력을 국내외 기업과 학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최신 AI 동향을 공유하며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다. 올해 행사는 'AI 현재와 미래(AI Now & Next)'를 주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해 벤 만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팀 코스타 엔비디아 반도체엔지니어링총괄, 정신아 카카오 대표 등 국내외 빅테크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12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오늘의 혁신 실행(AI Now)'과 '내일의 도약 준비(AI Next)'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AI가 인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SK가 추진해온 AI 생태계 구축 여정과 성장 전략을 제시한다. 글로벌 빅테크 리더 참석자들도 SK와 협업 성과와 함께 추가 도약을 위한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아울러 SK 계열사에서도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발표자로 나서 SK의 AI 인프라 및 AI 메모리 관련 기술을 소개한다. 올해 전시행사에서는 지난해 SK그룹 계열사 중심에서 탈피해 스타트업, 학계, 해외기업으로 참여 범위를 넓힌 게 특징이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AX 등 계열사들은 AI 인프라, AI 모델, AI 전환(AIX) 역량을 선보이고, 글로벌 빅테크들도 최신 AI 기술력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이밖에 부대행사로 AI 개발자 행사 'SK AI 서밋 2025 클로드 코드 빌더 해커톤'도 마련돼 벤 만 앤트로픽 공동창업자가 해커톤 참가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SK AI 서밋 2025 참가 신청은 행사 홈페이지(www.skaisummit.com)에서 할 수 있다. 한편, SK그룹은 AI 서밋 행사에 앞서 이달 28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비즈니스 CEO 서밋의 부대행사 '퓨처테크포럼 AI'를 주관하고, SK가 추구하는 가치 창출형 AI 생태계 전략을 국내외 AI 오피니언 리더들과 공유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4대그룹, ‘조기 인사’로 경영 불확실성 돌파

삼성과 SK 등 주요 그룹들이 추석연휴를 끝내자마자 갈수록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국내외 기업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조기인사 단행 등 조직 정비를 서두를 태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은 추석연휴 기간 총수를 중심으로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 확대, 상법·노동법 개정 등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짜기에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스라엘 정부간 1단계 휴전안 성사의 긍정적 요인도 있었지만, 최근 미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이에 반발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관세 100% 부과로 다시 G2간 무역분쟁 재연 조짐이 일면서 국제 경제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 국제 정세 및 통상 변수들이 오락가락 하는 불확실성이 요동치면서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마저 불투명해지자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4대 그룹은 일찌감치 '유비무환(有備無患)' 전략의 하나로 예년보다 빨리 올해 연말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4대 그룹 인사는 성과에 입각한 '신상필벌', 위기 대응을 위한 사업 효율화를 원칙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사 폭이 예년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는 대로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LG 등을 중심으로 그룹별 연말 인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예년보다 최소 3주가량 이른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재계 1위 삼성전자는 11월에 사장단 정기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통상 매년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급 인사에 이어 조직 개편을 차례로 진행해 오다 최근 2년에는 11월 말로 앞당겨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도 비슷한 시점인 11월에 발표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의 인사에서 주목받는 점은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뒤 처음으로 단행되는 인사인 만큼 예전의 '조직 안정' 기조 대신 '조직 혁신'을 앞세운 '뉴 삼성' 기조에 맞는 인사 및 개편을 할 것이라는 견해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통상 12월 첫째 주에 정기 인사를 발표해 SK 역시 삼성처럼 11월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사업 계획을 준비하는 'CEO 세미나'에 새로운 경영진을 참여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9월 말 열린 '2025 울산포럼'에서 “인사 시기는 유동적으로, 빨라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혀 조기인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LG그룹도 11월 말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그룹 내 위기감이 커진다는 점에서 인사 시기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열린 두 차례의 사장단 회의에서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야 한다"며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LG그룹 이번 인사에서 관점 포인트는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등 현재 2인 체제인 부회장단의 변화 여부이다. 4대 그룹 중 연말 인사를 가장 늦게 하는 현대차그룹은 다른 3개 그룹과 달리 예년처럼 오는 12월 연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해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국내 자동차 업계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사장단 인사를 11월 중순으로 앞당긴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즉, 미국 관세 인하 지연이라는 최대 리스크에 직면한 현대차그룹이 대외사업 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등 글로벌 사업 효율화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로봇, AAM(미래항공교통) 등 미래사업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인사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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