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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왕좌의 교체] 32년 만의 반전…드디어 삼성을 넘어선 ‘SK’

삼성은 32년간 메모리 시장을 지배해온 존재였고, SK하이닉스는 늘 그 뒤를 따라가던 후발주자였다. 그런데 2025년, 순위가 바뀌었다. 삼성의 D램 매출을 SK하이닉스가 넘어선 것이다. 숫자 하나 바뀐 것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간단하지 않다. 시장은 달라졌고, 기술의 조건도 바뀌었다. AI 시대가 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양산보다 납기, 속도보다 검증, 점유율보다 신뢰가 중요해졌다. 그 중심에 있는 HBM 기술은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열쇠가 됐다. 삼성은 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타이밍을 놓쳤고, SK하이닉스는 10년 넘는 준비 끝에 반격에 성공했다. 질서가 바뀐 시대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 단서들을 모았다. /편집자주 2025년 1분기,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계의 상징과 같던 'D램 1위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제친 것이다. 지난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34%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앞지르며 사상 첫 1위에 오른 수치다. 1992년 삼성전자가 일본 도시바를 밀어내고 정상에 오른 이후, 무려 32년 만에 처음으로 왕좌가 바뀐 것이다. 이같은 지각변동의 중심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라는 신기술이 있다. HBM은 기존 D램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는 메모리로, 주로 AI 반도체(GPU)에 탑재된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 모델의 확산으로 고성능 AI 서버 수요가 폭발하면서, HBM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부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K하이닉스가 2025년 1분기 HBM 시장에서 무려 7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전체 D램 판매량(bit 기준)에서는 삼성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HBM이라는 고단가 제품에서의 압도적 우위로 매출 1위를 달성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H100, H200, B200, B300 등 최신 GPU 제품군에 HBM3 및 HBM3E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범용 D램 비중이 높고, HBM 매출 비중은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구조 자체가 '양보다 질' 중심으로 바뀌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했고,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변화에 느리게 대응한 결과로 1위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과거 메모리 시장의 경쟁은 출하량(bit 기준)과 원가 경쟁력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GPU와 함께 메모리 성능이 병목현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핵심이 된다. GPU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고대역폭·저전력·고신뢰성의 메모리가 필수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HBM의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HBM은 기존 D램보다 가격은 3~5배 높지만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D램 시장에서 양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AI 시대에 최적화된 기술이 시장을 지배한다"며 “HBM을 얼마나 잘 만들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고객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시장 점유율을 가르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수십 년간 '초격차 전략'을 통해 메모리 시장을 독주해왔다. 자체 기술 개발, 대규모 투자, 미세 공정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고, 위기에도 감산 없이 생산을 늘려 시장을 장악하던 방식으로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채권단 관리 체제를 거쳐, 2012년 SK그룹에 인수되며 간신히 생존 기반을 마련한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HBM이라는 고위험·고수익 기술에 10년 넘게 묵묵히 투자했고, AI 시대라는 기술적 지형 변화에 가장 먼저 준비된 기업으로 부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일회성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 역시 기술 투자를 강화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HBM·AI라는 새 흐름을 선도하는 기업은 현재 SK하이닉스에 이견이 없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패권은 시장의 패권을 바꾼다“며 "SK하이닉스의 리더십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인천시, AI 대전환으로 지역산업 디지털 혁신 ‘가속화’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는 10일 미래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주도하고 산업 구조의 혁신을 위해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은 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지역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글로벌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 특화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해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자유로운 인공지능 놀이터(AI Playground) 인천 조성' 사업을 중심으로 단순한 인공지능 기술 보급을 넘어 △인공지능 기업의 단계별 성장지원 △가명정보 기반 데이터 활용 활성화 △인공지능 인재 양성 및 시민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인공지능 융복합 생태계 조성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특히 작년에는 당초 목표였던 44개를 초과한 59개 기업을 지원하고 54명의 인재를 양성했으며 143명이 참여한 인공지능(AI)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시민과 기업이 함께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80개 기업 지원과 100여 명의 인재 양성, 200여 명의 체험 프로그램 참여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인천시는 제조업과 뿌리산업 등 지역 주력 산업의 업무 공정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 인공지능 전환(AX)' 지원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반 컨설팅, 기술개발 및 실증 지원 등 종합적인 기업 지원에 나서는 한편 현장 맞춤형 인공지능 인력 양성도 함께 추진해 산업현장 수요와 연계된 인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인천시는 산업 인공지능 전환(AX)과 관련한 국가 공모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 자율형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에 선정돼 2026년까지 인공지능 기반 '바이오 인공지능사물인터넷(AIoT) 물류 플랫폼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인공지능(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2027년까지 '인공지능 자율제조 기반 반도체 CMP DISK(화학기계적 연마 디스크) 생산공정 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남주 인천시 미래산업국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산업 전체의 사고방식과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을 통해 산업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인천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 융복합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올 여름 덥다” 삼성·LG전자 1분기 에어컨 판매 ‘껑충’

삼성·LG전자의 1분기 에어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여름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공급 물량을 미리 늘린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양사가 신제품을 내놓고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국내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스탠드형, 벽걸이형, 창문형 등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60% 이상 늘었다. 스탠드형 에어컨의 경우 판매량이 80%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2025년형 에어컨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후 늘어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10일 이상 빠르게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에 돌입했다. 4700여명 규모 에어컨 설치 전담팀도 조기에 확대 운영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AI 에어컨 신제품 출시 기념 무풍무패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며 구매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 에어컨 판매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올해 1분기 국내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의 경우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3월보다 80% 이상 뛰었다. AI 기능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고 업체 측은 해석하고 있다. 회사는 신제품 출시 이후 1~2월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 동기 대비 40% 가량 늘었는데 전체 스탠드 에어컨 판매 중 AI 기능이 탑재된 에어컨이 7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휘센 AI 에어컨을 구독 방식으로 구매할 경우 상태 점검, 분해 세척, 필터 교체, 무상 수리 등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양사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는 오는 20일까지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고객들이 다가오는 여름을 삼성전자 에어컨과 함께 쾌적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고객이 에어컨을 자가 점검한 후 이상을 발견해 서비스를 신청하면 전문 엔지니어가 방문해 체계적으로 제품을 점검해 준다. LG전자는 이달 30일까지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진행한다. 서비스는 AI 기술을 활용한 'LG 스마트 체크' 앱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이후 전문 엔지니어가 고객의 가정을 방문해 냉방 성능, 냉매 상태, 전원 및 배선 연결, 필터 및 배수 호스 위생 상태 등을 살피게 된다. 기상청 '2025년 여름 기후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60%에 달한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무더위를 앞두고 미리 에어컨을 장만하려는 고객 수요로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급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호주 가스전 현장 방문…글로벌 경영 행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호주를 찾아 철강사업 경쟁력과 에너지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장 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호주 시드니를 방문해 현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회에 참석했다고 10일 밝혔다. 장 회장은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해 탄소감축 등 세계 철강업계가 직면한 주요 현안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철강업계의 상호 이해와 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글로벌 기구로, 전 세계 철강사 및 지역별 철강협회, 연구기관 등 총 157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장 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철강산업 환경을 타개하고 사업 합작과 기술개발 협력을 위해 글로벌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하며 새로운 기회도 모색했다. 특히 인도 JSW스틸의 자얀트 아차리야(Jayant Acharya) 사장과 일관제철소 합작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다. 이어 장 회장은 9일 호주 퀸즐랜드주에 소재한 세넥스에너지 가스전 현장을 방문했다. 세넥스에너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2년 4억4242만 호주달러(약 4000억원)에 인수한 포스코그룹 천연가스 사업의 육상 가스전이다. 현재 세넥스에너지는 천연가스 생산량을 연산 20PJ(페타줄)에서 내년 60PJ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증산 개발이 완료되면 동호주 지역 천연가스 내수 수요의 1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장 회장은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광물, 에너지 등 전통적인 자원 분야를 넘어 미래 사업 분야까지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특별 기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을 이야기하자

최근 연이어 발생한 두 건의 항공기 사고로 인해 대한민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조위는 항공과 철도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하며 안전 개선책을 마련하는 핵심 기관이다. 현재 사조위는 조직 구조상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운영돼 사고 조사 과정에서 이해 충돌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국민 신뢰 확보는 물론 대외적인 신인도 측면에서도 구조적 한계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공정하고 객관적 조사의 진행을 위해 시급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항공 산업의 급속한 양적 팽창과 더불어 다양한 항공 사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적인 조사와 대응을 위해 이제는 독립적인 사고 조사 기관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해 고찰하고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들은 독립적 사고 조사 기관을 운영하고 있어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967년 설립된 미국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연방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관으로, 업계의 영향에서도 벗어나 공정한 항공·철도·도로·해양 사고 조사 역할을 진행해 왔다. 이곳은 연방항공청(FAA) 등 정책 집행 기관과의 이해 충돌을 방지함으로써 객관적인 사고 원인 분석과 안전 권고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체계 덕분에 NTSB는 전 세계 항공 사고 조사 조직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항공사고조사위원회(AAIB)는 교통부(DfT) 산하에 있지만 법적으로 독립된 권한을 보장받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속서 13에 따라 사고 조사의 목적이 책임 추궁이 아닌 안전 개선에 있음이 명확히 규정돼 있어 정부나 기업 등 외부의 개입을 불허한다. 또한 조사 보고서와 권고 사항은 AAIB 외의 어떤 기관도 수정할 수 없고, 사고 조사 방법과 범위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같은 독립성 보장 체계 덕분에 AAIB는 사고 조사 과정에서 완전한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의 항공사고조사국(BfU)과 호주의 교통안전국(ATSB) 역시 정부로부터 독립된 사고 조사 기관으로 운영된다. 특히 ATSB는 조종사가 직접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구조를 채택해 사고 분석 과정에서 현장 경험을 지닌 전문가의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위의 사례와 같이 사고 조사 기관이 정책 집행 기관과 분리되면 이해 관계에 따른 유착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객관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만일 사조위가 국토부로부터 독립할 경우 사고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또한 사고 원인 분석의 신뢰도가 향상될 뿐만 아니라 각종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져 국민 모두가 납득할만한 조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독립성을 갖춘 사조위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국토부와 관련 기관에 좀 더 강력하고 실질적인 안전 개선 권고를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정책 집행 기관이 조사 결과를 수정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안전 대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조종사와 항공 전문가가 직접 사고 조사에 참여하면 실제 비행 중에 발생하는 문제와 조종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심층적이고 실질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더불어 조종사의 심리·생리적 상태를 고려한 선진적인 조사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사고 예방을 위한 더욱 실효성 있는 조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ICAO와 국제철도연맹(UIC) 또한 독립적인 사고 조사 기구의 운영을 강력히 권고한다. 사조위의 독립은 우리나라가 국제 기준을 준수하는 국가로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해외 사례를 참고할 때 독립 기관을 운영하는 국가일수록 사고 발생 후 개선 조치의 효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항공 사고 조사는 단순한 원인 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적인 과정이다. 사조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더 미뤄져서는 안 된다. 정부와 항공 관계 당국이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 즉각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해 국민이 신뢰하고 안심하는 선진화된 안전한 운항 환경이 구축될 날을 기대해 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하이닉스, D램 세계 1위 등극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전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메모리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부문에서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2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 34%를 차지했으며, 마이크론은 25%로 3위다. 카운터포인트는 2분기에도 현재의 시장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 최정구 책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SK하이닉스가 HBM 메모리에 대한 강한 수요 속에서 D램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HBM D램 칩 제조는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지만, 이를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생산해온 기업들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민성 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관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HBM D램의 향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AI 수요가 견조해 관세 충격의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크다. HBM의 주요 공급처가 AI 서버라는 점에서 이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한 특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카카오 “카카오엔터 매각 확정 안 돼…다양한 방안 검토”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매각설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주주들과 성장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풍문 또는 보도 내용에 대한 해명내용' 공시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의 지속 성장을 위해 주요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최근 카카오엔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다.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주요 주주에게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사명은 '카카오페이지'였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일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권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는 상황에 상장을 강행해도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 기업 가치는 약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군살빼기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신성장동력을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으로 지목하고, 비핵심 사업 정리와 함께 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144개에서 122개로 줄었다. 카카오 노사는 콘텐츠CIC 분사 및 카카오VX 매각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이제 막 분사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분사 이후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인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카오엔터의 사모펀드 매각 가능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포털 다음과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사모펀드에 사업을 매각하는 건 경영쇄신과 정반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 VX,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졌고, 모두 사모펀드가 유력한 매수자로 등장했다"며 “최근 홈플러스 법인 회생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MBK와 같은 사모펀드는 투자 이익 외에 사회적 책임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상생활과 깊이 연결돼 있고, 이용자의 민감정보가 집약된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한다면 영리병원 도입 등과 같이 공공성이 후퇴할 것임이 자명하다"며 “사모펀드에 의한 지분 매각을 통제하는 정책 장치가 시급히 마련하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정기선 수석부회장, 서울모빌리티쇼 HD현대관 방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8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스마트 굴착기 신제품을 선보인 HD현대 부스를 비롯해 주요 전시관을 방문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의 흐름을 직접 살폈다. 정 수석부회장은 독자 개발된 신기술이 탑재된 굴착기를 직접 살피고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통해 HD현대의 육상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을 강조하며, 전시관 내 임직원들 격려했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방문은 2024년 미국 CES에서 발표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 국내에서 먼저 실현되는 현장을 살피고, 미래형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보여준 행보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관을 방문 후에, 현대자동차, 롯데,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의 전시관을 차례로 방문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향후 방향성을 직접 확인했다. 현대차 전시관에서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기술을, 롯데 전시관에서는 도심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자율주행 버스 기술을 살펴봤다. 이어 방문한 기아 부스에서는 교통 약자를 위한 장애인 전용차량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에 구현되는 ESG 가치를 둘러봤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부·울·경 염원 ‘김해-자카르타’ 취항 하세월…김해공항 사고 탓 지지부진

부산광역시가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확보한 김해국제공항-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간 항공 노선 운수권을 따낸 항공사들이 취항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검토 중이었거나 현재 진행형이라면서도 각각 현지 사정과 기재 부족을 이유로 당장 취항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9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지난해 5월부로 김해-자카르타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3월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이어지는 하계 슬롯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해당 노선들은 부산연구원의 미개설 노선 잠재 수요 측정에서 늘 1위 내지는 2위에 이름을 올려왔지만 인천국제공항 착발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주 7회, 가루다 항공이 주 5회 다니고 있다. 부산·경남·울산 지역 146개 신발 제조사 등 상용 수요가 보장돼있어 수익성이 상당할 것인 만큼 김해-자카르타 노선은 상공인들과 시민들의 숙원이었다는 게 부산연구원과 항공업계 전반의 평가다. 아울러 부산 시내 외항 선원들 중 인도네시아 국적자는 전체 중 42%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자카르카 직항 노선을 뚫어달라며 2016년부터 국토부에 30회나 줄기차게 의견을 제시해왔다. 마침 K-팝 열풍에 인도네시아발 관광객 수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항공 당국은 국내 지방 공항으로 이어지는 자카르타 노선을 만든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인도네시아 교통부와의 항공 회담을 통해 지방 공항-자카르타·발리 노선에 대해 각각 주당 7회 운항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지난해 5월 24일 국토부 항공교통심의회는 자카르타로 향하는 지방 공항발 운수권은 모두 김해공항으로 몰았고,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각각 주 4회, 3회 다니도록 했다. 당시 에어부산은 작년 12월부터 취항하기로 했고, 진에어도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두 항공사 모두 김해-자카르타 노선 운항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노선 개설에는 3~4개월 가량 소요되는데, 운수권을 받아놓고도 근 1년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도 답보 상태인 건 적극성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어 결국 의지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시각에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지점을 운영에 관해 지역 주민 보호 차원에서 현지인들과의 계약을 의무화하는 규제가 있고, 운항에 대해서도 각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행정 절차가 까다롭고 오랜 시간을 요한다는 것이다. 앞서 티웨이항공 역시 청주-발리 노선 운수권을 받고서 1년 가량 안 띄웠던 사례도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작년 10월 말 발리에 이어 자카르타 노선 취항을 단계적으로 준비 중이었지만 올해 1월 말 김해공항 보조 배터리 화재로 인해 발생한 기재 소실 탓에 기재 운영에 차질이 생겨 어려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재 도입·운용 계획 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취항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에어부산은 화재 사고로 반소된 기재를 제외하고 총 20대의 기단을 보유한 상태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지 지상 조업사를 물색하는 것은 물론, 매출을 관리하는 현업 부서에서 수익성 등을 종합 고려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려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아, 2030년 419만대 판매 목표…5년간 42조원 투자

기아가 2030년 419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미래 사업에 19조원을 포함해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Plan) S의 구체화된 사업 전략을 밝혔다. 기아는 각국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목표치를 전년보다 하향 조정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했다. 올해 기아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322만대이며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를 달성해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89만7000대(판매 비중 28%)에서 2030년 233만3000대(비중 56%)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아는 2030년 판매 419만대 가운데 미국, 유럽, 한국 등 선진 시장에서 총 246만대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총 173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송 사장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 생산을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30년 101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6.1%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전기차와 더불어 목적기반차(PBV), 픽업트럭 중심의 신차종 성장 전략도 밝혔다. 전기차 판매는 올해 32만4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78만3000대, 2030년 125만9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늦어진 전동화 전환 속도를 고려해 지난해 제시했던 목표치(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보다 하향 조정했다. 2030년 PBV 판매 목표는 총 25만대로 제시했다.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지역 4만5000대 등이다. 기아는 픽업트럭 시장 공략도 가속한다. 올해 출시할 타스만의 연평균 판매 규모는 8만대로 예상했다. 북미에서는 향후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연 9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올해 목표로 전년 실적 대비 4.1% 늘어난 321만6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9년까지 향후 5년 동안 투자 계획 관련해서는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이 증가한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액 중 미래 사업 투자는 19조원으로,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의 비율로 투자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향후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직면한 리스크에 대해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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