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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차량용 전장 실내외 카메라 시장 공략 점검

자동차가 바퀴 달린 전자 장비가 돼가는 추세에 따라 이와 관계된 부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이 같은 트랜드를 반영해 차량용 카메라 모듈 기술 개발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콘세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3년 31억달러(약 4조4503억원)에서 2030년 85억달러(약 12조2026억원)로 연평균 약 13.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의 주요 성장 동인으로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자율 주행 기술 발전에 따른 차량 안전·보안 시스템에 대한 수요 증가, 세계 각국 정부의 차량 안전 규제 강화에 입각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카메라 기반 기술 도입 확대가 꼽힌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 수요 증가 △다중 카메라 시스템 채택 확대 △인공 지능(AI)·머신 러닝 기술과의 통합 △야간 시야·열화상 카메라 기술 발전 등이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은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화와 자율 주행 기술 발전과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안전·편의성 향상을 위한 카메라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발수 코팅 기술과 히팅 기능을 갖춘 사계절 전천후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올해부터 양산하고 있다. 이는 가혹한 주행 환경을 버텨야 하기 때문에 정보 기술(IT)용 제품 대비 고신뢰성을 요한다. 자동차용 카메라 렌즈에 물방울이 계속 남아 있을 경우 차선 변경이나 움직임 감지 등 주행 안정성을 감소시킬 수 있어 물방울이 맺혀있을 때 빠르게 제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발수각을 최대화 함으로써 물방울이 렌즈에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 해 물방울이 쉽게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코팅은 햇빛이나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마모되기 때문에 삼성전기는 기존 시장에 유통되는 제품보다 수명이 약 6배 이상 길고, 흙먼지·주차시 긁힘 등에 의한 마모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는 성능을 약 1.5배 이상 수준으로 구현했다. 또 영하 40도·영상 50도 등의 환경에서도 이상 없이 작동하도록 높은 신뢰성이 확보된 전장용 IRIS 카메라 모듈을 세계 최초 개발해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용 센싱 카메라의 사양과 탑재 개수가 늘어나는 추세에 당사의 전기차용 카메라 모듈 매출과 비중 또한 꾸준히 성장 중이서 해당 제품군 매출 비중은 2023년 10% 초반에서 2025년 24% 수준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RGB-적외선(IR) 고성능 인 캐빈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 이는 차내에 탑재되는 부품으로, 룸미러·보조석 상단 등 다양한 위치에 장착이 가능하다. 적외선 감지 기능으로 어두운 상황에서 피사체를 명확히 인식해 졸음 운전·전방 주시 등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하거나, 보조석·2열 탑승자의 안전 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등 차량 내부 인원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게 LG이노텍 측 설명이다. LG이노텍의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은 한 대의 카메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고화소 RGB-IR 겸용 센서를 장착해 적∙녹∙청의 가시 광선은 물론 적외선 파장까지 감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독보적인 광각 기술을 적용해 시야각을 넓혔다. 이 제품은 500만 화소로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보다 정확한 탑승자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자율 주행이 고도화될 경우 필요한 영상 통화·화상 회의 같은 엔터테인먼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2030년까지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 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장현국의 이중행보…NFT 락업해제 ‘위믹스’ 곧바로 거래소로

블록체인 업계를 대표하던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이 스스로 한 약속을 저버리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부회장이 NFT(Non-Fungible Token)로 락업된 위믹스 토큰을 해제되자마자 즉시 거래소로 전송하는 행태가 포착됐다. 17일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DeBank에 따르면 장 부회장의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지난 12월 5일부터 12일까지 FOC(Friends of CROW) NFT 3개에서 락업이 해제된 37만4997개의 위믹스를 빗썸 거래소로 전송됐다. 이는 현재 시세로 약 5억7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락업은 일정 기간 동안 토큰의 거래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말하며,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위해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이 지갑은 그동안 위믹스 재단이 공지한 장 부회장의 매입 내역과 일치하는 유일한 지갑에서 파생된 것으로 지난 2023년 이후 위믹스 투자자들이 거래 내역을 관찰 중인 지갑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FOC #430에서 15만5000개, FOC #425에서 12만9998개, FOC #417에서 8만9999개의 위믹스가 차례로 언락돼 즉시 빗썸으로 이동됐다. 이러한 행동은 흔히 '덤핑'이라고 불리는 대량 매도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는 “위메이드를 그만두기 전까지 위믹스 1개도 팔지 않겠다"던 장 부회장의 2022년 11월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장 부회장은 위믹스 생태계에 대한 강한 신념과 책임감을 표현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바 있다. 장 부회장은 이전의 약속과 달리 최근 NFT에 락업된 위믹스를 매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위믹스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한편 장 부회장은 지난 2022년 1월 유동화 중단 선언 이후 약 3000억원의 위믹스를 은밀히 현금화했다는 혐의로 현재 재판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장 부회장이 2022년 1월 유동화 중단을 선언한 이후에도 약 3000억원의 위믹스를 은밀히 현금화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재판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장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유동화 중단을 선언하고도 비공개적으로 대규모 매각을 진행했다는 의혹이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해 투자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결과에 따라 장 부회장과 회사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위믹스 프로젝트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한편 NFT 락업 해제 이후 빗썸 전송이 장 부회장의 액션스퀘어 공동대표 취임 확정 소식과 함께 확인되면서, 장 부회장이 위믹스 생태계에서 완전히 철수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장 부회장은 지난 7월 보유하고 있던 위메이드 지분 1.08%(36만3354주)를 155억원에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앞서 스톡옵션 행사로 97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어 장 부회장은 오는 2025년 1월 1일부터 액션스퀘어 공동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와 함께 블록체인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2개월 후에는 현 최대주주의 지분 9.42%를 매수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이를 행사하면 전체 지분의 약 2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위믹스에서 보여준 그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믹스 프로젝트를 이끌며 한 약속들을 지키지 않았고,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저버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믹스 유동화 중단을 선언하고도 대규모 매각을 진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의 신뢰성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위믹스에서 보여준 행보를 볼 때 새로운 프로젝트에서도 투자자 보호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단통법 폐지안·AI 기본법 법사위 통과…9부 능선 넘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안과 인공지능(AI) 기본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연내 제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17일 정계와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열린 전체회의에서 △전기통신사업법(전신법) 개정안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 법안(AI 기본법) 등을 의결했다. 두 법안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전신법 개정안은 단통법 폐지 및 후속법안을 담고 있으며,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안과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을 병합했다. 단말기 공시지원금 제도와 추가지원금 상한은 없애고, 선택약정할인제도는 전신법에 이관해 유지하는 게 골자다. 단말기 판매 사업자 간 적극적인 지원금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다. 지원금의 차별 지급 금지 조항은 삭제하되 이용자의 거주지, 나이, 신체조건 등을 이유로 지원금을 부당하게 차별 지급하는 것은 금지토록 한 내용을 명시했다. 이와 함께 통신사와 제조사 간 담합을 막기 위해 제조사의 판매장려금 자료제출 의무 조항을 신설했다. AI기본법은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 설치·운영을 비롯, 정책 방향과 전문인력 양성 등에 관한 계획을 담았다. AI 기술 개발과 안전한 이용 촉진을 위한 사업 지원, 기업의 AI 기술 도입·활용 지원,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활성화 관련 내용도 명시했다. 아울러 '금지 AI'에 대한 규정은 제외하는 대신에 인간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과 관련한 AI 기술은 고영향 AI로 규정했다. AI에 대한 개념과 산업 육성 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산업계의 AI 전략 수립을 위한 중요 현안으로 꼽혀 왔다. 고영향 AI의 범위와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 공개 여부 등에 대해선 여야 의원 간 일부 이견이 있었으나, 후속 입법을 통해 지속 보완키로 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법을 제정하다 보면 찬반이 갈리지만, 적기를 놓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며 “체계·자구 심사 범위를 넘어서면 안된다는 법사위 운영 원칙상 일단 통과시키되, 부족한 부분은 해당 상임위(과방위)에서 해결키로 하자"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메타버스의 ‘초라한 퇴장’… 통신사 서비스 속속 종료

한때 통신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던 메타버스 사업이 이제 종료 수순을 밟으며 초라하게 퇴장하고 있다. 일상 회복 이후 메타버스에 대한 이용자 관심이 줄어든 가운데 이목을 끌만한 '킬러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운영을 내년 3월 종료한다. 2021년 7월 서비스를 선보인지 약 4년 만이다. 앞서 KT도 지난 4월과 8월에 각각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와 '지니버스'를 종료했다. 현재 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만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이지만, 다른 통신사들도 플랫폼 정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LG유플러스도 메타버스를 지속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통신사들의 메타버스 사업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차세대 기술로도 주목받아 많은 업체들이 플랫폼 출시에 공을 들였다 통신사들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부터 메타버스를 미래의 주요 사업으로 삼아 잇따라 플랫폼을 출시했다 하지만 일상 회복 이후 야외활동이 늘며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은 사그라들었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러한 흐름은 통신사 메타버스도 피하지 못했다. 실제 코로나 시기와 비교해 통신사 메타버스 이용률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2021년 12월 6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하던 이프랜드는 지난달 약 13만명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이용자가 혹할 만한 킬러 서비스를 발굴하지 못한 것이 이용률 감소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구축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용자들이 플랫폼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산업계의 화두가 인공지능(AI)으로 옮겨간 점도 메타버스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게 만드는 요인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통신사들이 충분한 검토 없이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사업적으로 명확한 방향성을 잡거나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만한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단지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별 준비 없이 플랫폼을 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사업에서 힘을 뺀 통신사들은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AI 사업에 좀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인기가 시들어가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통신사들도 AI 사업에 집중해 수익을 내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와 역량을 AI 사업에 융합하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이를 통해 메타버스를 넘어설 새로운 사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두산로보틱스, 사업 재편 좌초에 2500억원 M&A 추진 지연…성장전략 올스톱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상장 당시 천명했던 로봇 기업의 인수·합병(M&A)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올해 연말까지 2500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투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1년 만에 감감무소식이 됐다.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으로 그동안 검토해왔던 M&A가 사실상 지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그 사업구조 재편마저 최근 좌초되면서 제대로 진행된 성장 전략이 없는 형국이 됐다는 점이다.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넘겨받는 사업구조 재편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M&A 지연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마저도 표류한 탓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한 직후 제대로 성장 전략을 추진하지 못한 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두산로보틱스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밝힐 수 있는 자체 M&A 추진 사례가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사된 M&A가 없는 것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 중 2850억원을 '타법인 인수자금'으로 배정했다. 시기별로 지난해 250억원, 올해 2350억원, 내년 250억원을 M&A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두산로보틱스는 자신의 주력 사업인 로봇 암(Robot-Arm)과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율주행로봇(AMR) 분야를 특히 주목해왔다. 실제 두산로보틱스는 유럽 물류 로봇 솔루션 시스템통합(SI) 업체에 지분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다. 상장 당시 두산로보틱스 측은 “전략적 제휴, 합작 투자, 소수지분 투자, 인수, 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모색할 수 있으며 그 중 일부는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말까지 전혀 자체 M&A가 추진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금 중 가장 많은 235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연말까지도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250억원을 합쳐 2500억원의 투자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M&A가 지연되는 것은 두산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두산밥캣 등을 분리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만드는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에 집중하느라 M&A가 지연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만든다면 두산로보틱스 입장에서는 시너지 창출 등을 계획하기에 바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최근 이 같은 사업구조 재편이 결국 좌초됐다는 점이다. 두산로보틱스·에너빌리티·밥캣 등 3사는 최근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련한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등 급격한 외부 환경 변화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도 사업구조 재편 작업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지난 11일 1만7180원으로 지난 3일 2만1150원 대비 일주일 만에 18.77% 급락했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는 분할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 탓이다. 결국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가져오지도, 지난해 상장 당시 계획대로 대규모 M&A를 단행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도 못한 셈이 됐다. 상장 직후 1년이라는 중요한 시간 동안 제대로 성장 전략을 수립·추진하지 못한 것과 동일한 상황이다. 현재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재편이 좌초된 후 새로운 미래 성장 전략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초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져 두산로보틱스도 과감하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는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적기에 활용해 M&A를 진행해야 제대로 성장 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라며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가져왔다면 재무적 개선 효과가 있었겠지만 이마저도 좌초되면서 상장 직후보다 상황이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BYD에 테슬라까지 ‘저가 공세’… 현대차·기아도 가성비 전기차로 ‘안방 사수’

중국 BYD와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 저가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BYD는 내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고 테슬라는 최근 보급형 차량 '모델Q' 출시계획을 밝혔다. 이에 현대자동차·기아 역시 내년 저가형 모델 EV4, EV5를 출시를 통해 국내 시장 지키기에 나설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최근 저가형 EV '모델Q' 출시 일정을 공유하면서 전기차 업계의 가격 경쟁이 더욱 불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초 도이치방크와 기업설명회(IR)에서 저가형 EV '모델Q'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차량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으로 미국 현지 기준 실구매가가 5000만원 미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델Q는 소형 해치백으로 전장(길이)이 4m가 안 되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주행 가능 거리가 50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한국 시장 출시 계획은 없지만 글로벌 공략모델인 만큼 출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저가형 모델의 등장으로 현대차·기아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최근 가성비 차량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한 BYD에 이어 테슬라까지 같은 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치열한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테슬라 모델Y의 가격 공세에 밀려 2만8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내준 상황에서, BYD의 한국 진출, Y보다 더 저렴한 Q의 등장은 현대차·기아 입장에서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BYD는 내년 1월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아직 출시 모델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는 차량 모두 3000~4000만원대에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 EV6와 약 1000만원 저렴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가격이다. 현대차·기아 라인업 중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는 기아 EV3 정도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저가형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기아는 내년에 보급형 전기차 EV4, EV5를 국내에 출시를 계획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EV5와 EV4는 지난해 '기아 EV데이'서 EV3와 같이 공개된 모델로 비슷한 급의 중소형 모델이다. 가격 역시 EV3와 근접한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아는 EV3부터 EV9까지 다양한 가격에 대응하는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확실한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내년 EV4와 EV5 등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특히 EV4는 상반기내에 출시를 목표 중"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이같은 전략을 통해 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2026년 100만대, 2030년에는 16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대응에 나선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순수 전기차는 아니지만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갖춘 전기차로 평가받는 모델이다. 2000만원대 가격을 무기로 BYD와 테슬라의 저가 공세를 방어할 현대차의 선봉장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테슬라, 가격이 저렴한 BYD의 공세를 현대차가 버티려면 가격 대비 완성도로 승부해야 한다"며 “실제로 두 브랜드 대비 현대차기아의 완성도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모비스, 전기차 배터리 과열 신소재 기술로 잡는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초고속 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과열을 방지해주는 새로운 배터리셀 냉각 소재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냉각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상품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진동형 히트파이프(Pulsating Heat Pipe)'로 불리는 이 소재는 알루미늄 합금과 냉매로 구성돼 있으며, 배터리셀 사이사이에 배치해 급속 충전 시 치솟는 배터리 내부 온도를 낮춰준다. 초고속 충전 시 배터리 발열량이 증가하더라도 이를 버틸 수 있는 안정적인 열 관리 시스템을 구현해 전기차 충전시간을 크게 단축시켜줄 전망이다. 히트파이프는 두 물체 간 열 전달 효율을 높이는 금속관 모양의 열전도체로 컴퓨터 CPU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냉각에도 사용되는 고방열(열 방출) 소재다. 특히 진동형 히트파이프는 내부에서 냉매가 진동과 순환을 하면서 열을 고루 전달해, 고속 이동하는 차량에 적용해도 중력에 의한 성능저하가 거의 없다. 일반 알루미늄 대비 10배 이상 열전달 성능으로 과열된 배터리셀 열기를 빠르게 외부로 이동시킨다. 차량용 배터리 냉각에 이를 적용하고 양산 채비를 갖춘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통상 배터리시스템(BSA)은 다수의 배터리 모듈(BMA)에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냉각팬, 각종 전자 장치를 더해 만든다. 이중 전기에너지를 직접 생성하는 BMA는 배터리셀 여러 장을 겹겹이 쌓은 모듈 단위 부품으로 배터리셀의 과열을 막기 위해 냉각 구조를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모비스는 바로 이 배터리셀과 배터리셀 사이에 PHP를 겹겹이 배치하고, 이를 통해 각각의 셀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블록으로 신속히 전달해 모듈 단계에서 내부 온도를 안정적으로 컨트롤하는데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생산 단계에서도 대량 연속 생산이 가능한 프레스 공법을 적용, PHP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고 제조 단가를 낮췄다. 또 차량용 배터리에 탑재하기 용이하도록 두께가 0.8㎜에 불과할 정도로 일반 히트파이프(약 6㎜) 대비 압도적으로 얇고 넓은 면적의 PHP를 구현해냈다. 실제 전기차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상품성을 끌어올린 결과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초고속 충전 지원 여부가 중요한 하이엔드 전기차에 우선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한컴, 온디바이스 AI 시장 공략 본격화…인텔과 맞손

한글과컴퓨터가 인텔과 손잡고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양사는 협력을 강화하고, AI PC 환경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컴은 지난 16일 인텔코리아의 차세대 그래픽카드 '인텔 아크 B시리즈' 국내 출시 행사에서 인텔과의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양사는 온디바이스 AI 시장 확대와 AI PC 환경에서의 사용자 경험 혁신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한컴은 현재 주력 AI 제품인 '한컴어시스턴트'와 '한컴피디아'를 온프레미스 및 클라우드 환경을 넘어 온디바이스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인텔의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과 한컴피디아의 결합을 통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컴의 자회사인 에듀테크 기업 한컴아카데미와 협력,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온디바이스 AI는 별도의 인터넷 연결 없이도 노트북 등 기기에서 데이터를 처리·분석하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다.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보다 향상된 성능 및 절감된 비용으로 개인 맞춤형 기능을 제공해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의 고도화된 하드웨어와 한컴의 AI 기술을 결합하면 인터넷 연결 없이도 문서 초안 작성·요약 등 작업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컴은 이번 협력을 토대로 향후 출시 예정인 소형언어모델(SLM) 고도화 발판을 마련하고, 신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분석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2022년 185억달러(약 24조75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739억달러(232조6800억원)로 연평균 37.7% 성장할 전망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HMM, 대서양·인도-유럽 컨테이너 서비스 신규 개설

HMM이 내년 2월부터 대서양과 인도·유럽 구간에서 컨테이너 서비스를 신규 개설해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신규 서비스는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과 미주지역을 잇는 TA1과 인도와 북유럽을 연결하는 INX 컨테이너 서비스다. 대서양 항로(TA1)는 주요 원양 항로의 하나로 HMM이 2018년 서비스 종료 이후 7년만에 재진출하는 항로다. 그동안 한국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 항로 진출로 HMM은 태평양·인도양 등 주요 동서항로에서 모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글로벌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TA1 서비스는 내년 2월부터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시작될 예정이며, 46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이 투입돼 왕복 총 70일이 소요된다. 또 최근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와 북유럽을 잇는 INX 서비스를 신규 개설한다. 기존에 인도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FIM(인도-지중해), IAX(인도-북미동안) 서비스 등과 연계해 인도 지역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2월부터 파키스탄 카라치항에서 첫 출항하며, 6000TEU급 컨테이너선 11척이 투입돼 왕복 77일이 소요된다. HMM 관계자는 “이번 신규 서비스 개설로 네트워크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2030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BYD코리아, 국내 딜러사 선정 완료…내년 1월 출시 구체화

BYD코리아는 승용차의 판매를 담당할 딜러 파트너사로 DT네트웍스, 삼천리이브이, 하모니오토모빌, 비전모빌리티, 지엔비모빌리티, 에스에스모터스 등 6개사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딜러로 선정된 6개사는 내년 초 BYD 승용차 브랜드 출범 후 국내에서 BYD 승용차에 대한 판매, AS 서비스, 고객 관계 등을 담당하게 된다. BYD는 현재까지 진출한 전세계 99개 국가와 지역에서 모두 딜러 체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 대면 방식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정확한 이해를 돕고 전기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고객 체험의 질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사업부문 대표는 “한국 고객분들에게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는가를 우선 가치로 두고 6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현재는 딜러 선정이 완료된 단계로 권역별 전시장, 서비스센터 개소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은 추후 안내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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