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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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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숨고르기 끝낸 삼성 파운드리, 올해 ‘턴어라운드 시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29 17:06

작년 4분기 일회성비용 수익 제동에 성장동력 확보 나서
메모리·패키징 통합 ‘원스톱 솔루션’, 1.4나노로 ‘승부수’
내년 하반기 美·中 대형고객사와 공정설계 생태계 구축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실적 반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았다.


지난해 4분기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렸으나, 2나노 공정 양산 진입과 공격적인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주를 통해 파운드리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메모리와 패키징을 아우르는 삼성만의 '원스톱 솔루션(Turn-key)'과 1.4나노 미래 로드맵을 앞세워 올해 파운드리 매출의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열린 2025년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파운드리의 핵심 전략으로 '선단 공정 수주 확대'를 제시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HPC(고성능컴퓨팅)와 AI향 응용처를 중심으로 2나노 수주 과제를 전년 대비 130% 이상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 수주 이후 미국 및 중국 대형 고객들과 활발히 과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수주 활동도 언급했다.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도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이미 2나노 1세대 공정 제품의 양산 램프업(생산량 증대)을 시작했으며, 성능과 전력 효율을 최적화한 2나노 2세대 공정 개발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순항 중이라는 설명이었다.




아울러 2나노를 넘어 차세대 '1.4나노' 시대를 위한 준비 상황도 공개했다. 강석채 부사장은 “1.4나노 공정은 오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주요 마일스톤을 계획대로 달성하며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1.4나노 공정 설계를 위한 지원 키트(PDK) 버전 1.0을 고객사에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운 경쟁사 차별화 포인트는 '원스톱 솔루션'이다. 로직, 메모리, 패키징 사업을 모두 보유한 세계 유일의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강 부사장은 “로직 공정 기반의 베이스 다이(Base-die)와 메모리 공정 기반의 코어 다이(Core-die)를 3D 스태킹하는 다양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을 개발 및 양산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4 등 차세대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된 베이스 다이의 역할이 핵심으로 떠오른 점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4나노 공정 기반의 HBM 베이스 다이 제품 출하를 이미 시작한 상태다.


이를 뒷받침할 차세대 패키징 기술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칩을 전선 없이 직접 붙여 데이터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하이브리드 카퍼 본딩(Hybrid Copper Bonding)' 기술을 구축했다. 이미 HBM4 기반 샘플을 지난 분기 주요 고객사에 전달해 기술 협의를 시작했으며, HBM4E 단계부터는 일부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어 '패키징-메모리-파운드리' 간 시너지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은 '내실 다지기'의 시기를 보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DS부문(반도체) 전체 매출 130조1000억원 중 메모리 매출인 104조1000억원을 제외한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의 연간 매출은 약 26조원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약 6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파운드리 부문의 영업이익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과 중국 거래선의 수요 강세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으나,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손익 개선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 역시 계절적 수요 변화로 실적이 다소 하락했으나, 2억 화소 이미지센서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첨단 공정뿐만 아니라 레거시(성숙) 공정에서는 '차별화'를 택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 파운드리는 중국의 자국화 수요 우선정책으로 레거시 공정의 성장을 유지했지만, 해가 바뀌어 올해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증설 여파로 글로벌 레거시 공정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단순 범용 제품보다는 기술 장벽이 있는 스페셜티 공정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로 했다. 강 부사장은 “4나노 RF(무선주파수), 8나노 eMRAM(내장형 마그네틱 메모리) 등 스페셜티 공정을 확대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모바일과 오토모티브(차량용) 시장을 적극 공략하여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기술력 개선과 수주 확대에 주력해 파운드리의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선단 공정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과 실적의 지속적인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우호적인 시장 상황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AI와 HPC 응용처의 성장에 힘입어 선단 공정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Fab) 또한 계획대로 올해 적기 가동을 위해 구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비용 이슈로 파운드리 사업의 숨 고르기를 했던 삼성전자로선 올해가 2나노 양산 진입, 1.4나노 로드맵 구체화, 원스톱 솔루션의 가시적 성과를 토대로 사업 경쟁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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