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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지방간 예측, 허리-엉덩이 비율 보면 더 정확

허리-엉덩이 비율이 소아·청소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예측하는 데 있어 기존 체질량지수(BMI)보다 더 효과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진 교수 연구팀이 국내 6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다. 연구팀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병원 진료를 받은 10~19세 소아·청소년 781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시행했다. 이들은 비만, 체중 증가, 간기능 이상 소견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의 39.6%(309명)가 지방간으로 진단됐다. 남아(51.1%)의 발병률은 여아(23.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연구팀은 남아 0.825, 여아 0.875를 허리-엉덩이 비율의 기준치로 산출했으며, 이 수치를 초과할 경우 지방간 발생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방간 환자 중 BMI가 95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보다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체중과 키의 비율을 계산하는 BMI보다, 복부 지방 분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허리-엉덩이 비율이 지방간 위험 예측에 더 적합함을 시사한다. 실제 임상 사례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확인됐다. 예를 들어, BMI는 정상 범위였지만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넘은 12세 남아에게서 지방간이 발견된 반면, BMI는 비만 수준이었으나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 이하였던 여아는 지방간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단한 신체 계측만으로도 소아 지방간 위험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학교 검진이나 정기 건강검진에서 허리와 엉덩이 둘레를 함께 측정한다면, 소아 지방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기 발견·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가 향후 소아·청소년 건강검진 체계에 반영된다면, 지방간으로 인한 만성 간질환 악화와 사회적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악타 바이오메티카'(Acta Bio-Medica)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턱관절 균형이 근골격계 균형 좌우한다

“어느 날부터 턱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식사할 때마다 턱이 아프고, 밤에는 이를 악무는 습관 때문에 두통까지 생겨 너무 힘들어요." 최근 필자를 찾아온 환자의 호소이다. 턱관절 장애는 턱관절과 이를 둘러싼 근육 및 디스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입을 벌릴 때 '딱' 소리가 나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씹는 것이 불편하고 턱통증 증상이 대표적이다. 국내 성인의 약 10~15%가 관련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턱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관절 중 하나로, 음식물 섭취는 물론 말하기, 하품 등 일상적인 활동에 끊임없이 사용된다. 다른 관절보다 크기도 작고 복합적이다. 3차원적으로 회전하는 회전운동, 전후방으로 움직이는 활주운동을 하고 양쪽관절이 동시적으로 협동하며 복합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턱관절은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손상을 가볍게 여길수도 있지만 이 작은 관절의 기능 이상, 손상이 신체 전반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턱관절은 해부학적으로 머리뼈와 하악골을 연결하는 복잡한 구조로, 주변에는 저작근, 측두근 등 여러 근육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턱관절은 양측성 관절로서 비정상적인 위치로 움직이거나 기능 장애를 일으키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긴장하게 된다. 이 근육의 긴장은 곧 목, 어깨, 등, 척추로 이어지는 근육과 연결되며, 결국 전신 근골격계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턱이 한쪽으로 틀어지면 경추의 균형이 틀어지고 목빗근, 승모근, 어깨 근육이 이를 보완하려고 반응하면서, 몸 전체의 정렬이 틀어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목의 정상적 각도의 소실로 인한 거북목과 일자목, 전신 근육의 비대칭, 골격의 변형, 만성두통, 원인모를 전신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턱관절의 균형이 틀어지면 얼굴이 틀어질 수 있고 얼굴이 틀어지면 전신균형까지도 틀어지고 근골격계질환 신경계질환까지 유발하게 된다. 턱관절의 균형이 머리, 경추, 척추의 균형에 영향을 주는 몸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턱관절 균형회복은 전신건강을 회복시키는 건강지킴이 그 자체이다. 턱관절 질환은 치료시기를 늦추면 만성적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에 초기에 미루지말고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교합안정위장치(스플린트·splint), 나쁜 습관 교정, 운동요법 등이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나쁜습관 교정, 턱관절을 쉬어주는 것 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꼭 고쳐야하는 나쁜 습관으로는 한쪽으로 씹기, 이갈이, 이 악물기, 엎드려 자기, 손톱 깨물기, 턱 괴는 습관 등이 꼽힌다. 이런 습관을 고치고 턱을 쉬어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턱을 쉬는 운동 중 하나를 소개한다. 우선 위 앞니 뒤 입천장에 혀끝을 대고 위아래 치아를 뜨게 한다. 입술은 가볍게 위아래를 붙인다. 한번에 3분 정도, 하루 2~3회 반복한다. 쌀쌀한 날씨에는 근육이 긴장하고 치아를 앙 다무는 습관도 더 많이 하게 되어서 턱관절 질환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턱관절에 신경을 써서 전신건강을 지키길 바란다. *글=문형주 문치과병원 원장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서울아산병원 “대용량 약물 주입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

국내 연구진이 주사 없이 패치를 통해 대용량의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윤현식 교수 공동 연구팀은 주사 없이 대용량 약물을 빠르게 전달하는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SFMNP, Surface Fluidic MicroNeedle Patch)'를 최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를 소동물 모델에 부착한 결과 10분 내 림프절까지 조영제가 도달했으며, 기존 주사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약물이 성공적으로 전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능성·나노소재 분야의 세계적 국제 학술지인 '응용기능소재'(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인체의 체액은 혈관에서 간질공간, 림프관, 림프절을 거쳐 정맥으로 흐른다. 이때 간질공간은 림프관을 지나 림프절로 연결되는 주요 경로로, 최근 표적지향적 약물 전달의 핵심 타깃이 되고있다. 일반적으로 필요한 약물을 주입하기 위해 주사기를 이용한 방법이 흔히 사용되고 있지만, 만성질환 환자나 반복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약물이나 조영제 등을 통증 없이 전달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기존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약물 적재량이 적거나, 약물이 피부 표면에서 빠르게 퍼져 간질공간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경우 제조가 복잡하거나 비용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모세관력을 활용해 고용량의 약물이 스스로 피부 속 간질공간으로 유입되는 기술을 고안했다. 모세관력은 액체가 아주 좁은 틈에서 외부 압력 없이도 스스로 퍼져나가는 힘이다. 모세관력을 활용하기 위해 크기가 큰 약물 저장소부터 1㎜ 크기의 홀, 미세한 마이크로니들까지 크기가 다른 통로를 계층적으로 연결한 연속 구조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설계했다. 즉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에는 약물이나 조영제를 저장할 수 있는 크기가 큰 저장소가 포함되어 있으며, 저장소의 약물이 1㎜ 크기의 홀을 통해 패치로 이동하게 된다. 패치 표면과 피부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 통로를 따라 모세관력 현상으로 약물이 퍼지면서 마이크로니들까지 자발적으로 도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기계적 삽입 실험 및 체외 실험 등 기초 수준의 실험을 통해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효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약물이 모세관력에 의해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마이크로니들에 의해 생성된 약 0.2∼0.3㎜의 구멍을 통해 약물이 손실되지 않고 림프 모세혈관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동물 모델에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부착해 림프조영술용 조영제를 주입시킨 결과, 10분 이내에 간질공간과 림프절까지 조영제가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 약물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를 확인하는 형광신호강도가 기존 주사기와 거의 유사한 정도로 평가됐다. 이는 간질공간의 압력이 병적으로 증가하는 림프부종 모델에서도 성공적으로 약물이 전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재용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조영제나 항암제 등 간질 및 림프계 표적 약물 전달에서 기존 주사 방식에 비해 우수한 효율과 환자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면서 “향후에는 림프부종이나 종양의 림프절 전이 등 질환의 진단과 치료 반응 모니터링까지 확장 가능한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현식 교수는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은 연속 대량생산 공정이 가능해 상용화 속도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세라젬, 中 초등학교 환경개선…‘희망소학교’ 17호 조성

세라젬이 중국 호북성 지역의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해 '희망소학교' 17호 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희망소학교는 세라젬 중국법인이 2005년부터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해온 사회공헌활동이다. 북경을 시작으로 산동성·천진·운남성·흑룡강성·요녕성 등 중국 전역에 걸쳐 16개 초등학교를 재건축하거나 설비를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후원해왔다. 이번 17호 희망소학교는 2023년 8월 설립된 신설학교로, 교직원 30여 명이 근무하고 학생 45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세라젬은 해당 학교의 학습 환경 강화를 위해 교육 기자재와 스마트 교육 설비, 도서 및 사무용 가구 등을 지원했다. 특히, 온라인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 여건을 고려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첨단 학습 설비를 확충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희망소학교 사업은 세라젬이 지난 20년 가까이 꾸준히 이어온 대표 사회공헌활동"이라며 “앞으로도 중국 내 낙후 지역 초등학교의 교육 환경을 지속 개선해 더 많은 아이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열린 중국 호북성 세라젬 희망소학교 17호 준공식에는 세라젬 관계자와 지역 사업자, 교직원, 학생 등 약 4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온라인 생중계로도 진행됐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대한치과의사협회(직무대행 마경화, 이하 치협)와 전국지부장협의회(회장 최용진)는 최근 국회에 발의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국민의힘 최보윤 의원 발의)에 대해 “의료행위의 본질적 책임 구조를 훼손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법안"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27일 밝혔다. 치협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의료기사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 따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과 감독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개정이라는 것이 치협의 지적이다. 치협은 “의료기사의 업무는 단순한 기술 수행이 아니라 치료를 목적으로 국민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의료행위이며, 그만큼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과 윤리적 책임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의료기사에게 실질적 의료행위를 허용하면서도 책임을 불명확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행위는 있으나 책임은 없는 의료체계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경화 직무대행은 “의료법상 지도라는 개념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면허권자인 의료인의 법적·윤리적 책임을 명시한 핵심 요소"라며 “처방·의뢰는 행정적 전달에 불과하며 이를 지도와 동일시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지부장협의회 최용진 회장도 “이번 개정안은 의료기사의 '업무 독립성 확대'를 명분으로 하지만, 의료를 단순한 기술로 축소하는 근본적 오류를 담고 있다"면서 “의료는 기술이 아니라 전문적 판단과 윤리적 책임이 결합된 행위이며, 이를 분리하는 순간 의료의 본질이 훼손된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대한내과학회 80주년 “생명존중·학문연구 등 기본 가치에 충실”

“내과 의사들은 항상 의료 발전의 중심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의료인의 품격을 지켜왔습니다." 대한내과학회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지난 25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학회 80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박중원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과)은 “의학의 근본이자 근간으로서 생명존중, 학문연구 등의 기본 가치에 충실하겠다"면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융합이 강조되는 면에서도 내과학의 중심 역할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내과학회의 향후 80년 비전에 대해 박중원 이사장을 비롯해 김재규 회장, 강현재 차기 이사장, 강석민 총무이사, 김석진 홍보이사, 조영석 기획이사 등 학회 임원진은 '세대 간 소통과 협력'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제시했다. 전문의 육성과 관련해서는 내과 분과전문의 뿐만 아니라 '국민 주치의 육성' 도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박 이사장은 “전문화와 통합이라는 두 가지 흐름을 동시에 커버하는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정갈등·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등으로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도 내과학회는 의학의 근본 학문으로서 생명 존중 및 학문 교육에 충실하고 역량을 갖춘 전문의를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의정사태로 필수의료 지원자가 줄고, 비수도권 병원 어려움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성분명 처방,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를 추진하는 등 걱정되는 현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내과학회는 80주년을 맞아 오랜 숙원 사업인 국내 최초 통합 내과 교과서를 발간하는 성과를 냈다. 박 이사장은 “국내서는 분과학회별 한글 교과서가 발간된 바 있지만 대부분 전문의 수준 독자에 맞게 구성돼 있어 의대생, 전공의, 진료 초년기 의사들이 참고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내과학 지식 표준화를 목표로 발간된 이번 교과서는 12개 내과 전문 분야, 총 169개 챕터로 구성됐고 국내 교수진 326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국내 최초 의사문인 ‘포백 김대봉 문학선’ 발간

의사 시인 유형준(필명 유담) 한림대 의대 명예교수가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문인 김대봉(아호 포백(抱白), 1908~1943)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신간 '포백 김대봉 문학선'(도서출판 지누)을 펴냈다. 김대봉은 일제강점기시대 의사로서, 시인이자 소설가다. 그는 경남 김해 사람으로 1933년 평양의학전문학교의 전신인 평양의학강습소를 졸업하여 의사가 되었다. 이후 고향 일원에서 몇 해 동안 의원을 운영하다 상경하여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 정형외과 등에서 근무했는데, 1943년 3월 환자로부터 발진티푸스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어렵게 공부하여 의사가 되었지만, 나라를 잃은 시기의 암담한 현실과 가난하면서 병든자들의 아픔을 보면서 '의학의 시선이 환자의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 전체로 향해야 함'을 깨달았다. 이로부터 진료 현장에서 마주한 환자의 육신과 정신의 고통을 글로 옮긴 시와 소설 등 수많은 문예작품을 남겼으며, 의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펼쳤다. 유 명예교수는 “한마디로 김대봉의 문학 활동은 의학과 문학의 교차점에서 인간 이해를 추구한 것이었다"면서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가 사람 사는 세상의 비애와 소망을 노래하여 싸한 감동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대봉의 문학세계는 오랜 동안 묻혀있다시피 했었다. 그러다 근래 부산경남지역 문학계에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으며, 특히 김대봉의 문학 실천과 궤를 같이 해 온 유형준 교수가 국내외 의사문인을 대대적으로 발굴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문인으로 그를 탐구했다. 유 명예교수는 지난 3년 가까이 전 세계 의사문인 108명을 발굴하여 이들의 삶과 글을 '의사문인 열전'이란 타이틀로 의학신문에 연재했다. 2024년 겨울, 시리즈를 모아 '글짓는 의사들'을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김대봉을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문인'으로 그의 인간주의를 예찬했다. 그 후속으로 이번에 나온 '포백 김대봉 문학선'은 포백의 인생 여정과 의사의 시선으로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고, 문학의 언어로 풀어낸 김대봉의 문학여정을 기록으로 꼼꼼히 담았다. 책 속에는 포백의 작품 가운데 의학적 내용 또는 수사가 뚜렷한 시와 산문을 골라 한데 모았다. 유 명예 교수는 1977년 서울의대를 졸업했으며, 한림의대 내과학 및 의료인문학 교수로 재직한 뒤 정년퇴임 이후 현재까지 CM병원 내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시인이자 수필가로서 그동안 여러 권의 시집과 수필집을 펴냈다. 한국의사시인회 초대 회장, 문학예술동인회장, 박달회 회장, 문학청춘작가회 초대 회장,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을 지냈다. 현재 함춘문예회 회장, 쉼표문학 고문, 의료예술연구회 회장, 의학과 문학 접경연구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범아시아 원격의료 협력 네트워크 구축…글로벌 연계 추진”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원격의료(텔레메디신)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켰지만, 제도적 장벽으로 확산에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임상 중심의 빠른 기술 적용과 제도적 실증을 통해 원격의료의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이제는 아시아가 함께 표준을 만들어갈 시점입니다." 아시아 각국의 원격의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아시아 원격의료학회'(Asian Telemedicine Society, ATS)가 지난 24일 서울에서 공식 출범했다. 초대 회장으로 서울대 의대 강대희 교수(예방의학교실)가 선임됐다. 이날 서울대 의대 의학도서관 우봉홀에서 열린 'ATS 2025 아시아 원격의료학회 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난 강 회장은 “한국원격의료학회(KTS)가 지난 4년간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아시아와 나누며 공동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ATS는 한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 10여 개국의 원격의료 및 디지털헬스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아시아 학술 단체이다. 강 회장은 “ATS는 인공지능(AI), 데이터과학, 간호학, 심리학,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다학제적 협력 플랫폼"이라며 “각국의 경험과 데이터를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는 디지털 헬스 협력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ATS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Pan-Asian Telemedicine Network'(범아시아 원격의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기 학술교류, 공동 연구, 정책 협력, 의료데이터 표준화 등 아시아 디지털헬스 표준화와 글로벌 연계를 모색한다. 학회 사무국은 서울대 의대에 설치되며, 향후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과 협력한 순회 학술대회도 추진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아시아 각국의 전략과 관점으로 그리는 원격의료의 미래 △글로벌 원격의료 전망-병원 적용과 임상 혁신 △차세대 디지털헬스 생태계와 플랫폼 구축) 등 3개 세션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아시아 각국의 정책부터 병원 중심의 임상 혁신, 차세대 기술 생태계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강 회장은 원격의료 제도화를 위한 과제로 “국민 편익과 공공선이라는 측면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과 의료비 감소라는 두 가지 목표로 원격의료를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원격의료 활성화를 위해 비대면 진료 수가 신설 등 제도 개선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서산간 거주자, 재소자, 군인, 원양어선 선원, 해외 주재원, 병원을 찾기 힘든 고령층 등에게 있어 원격의료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행위별 수가 제도 하에서 검사와 시술을 해야 병원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되다보니 불필요한 검사와 수술, 과다 처방과 입원으로 인해 의료비가 상승하는 원인이 됐는데 비대면 진료를 통해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줄여 의료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강 회장은 “미래 의학은 예방하고(Preventive) 예측하며(Predictive) 개인에 맞추고(Personalized) 참여하는(Participatory) '4P'가 중요한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참여의학"이라고 제시했다. 강 회장은 “디지털 기기를 바탕으로 원격 협력진료를 활성화하는 것이 현재 빨간불이 켜진 지역의료 공백을 메우려면 가장 실효적인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한 뒤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심부전의 위험도를 알려주는 패치도 있고, 혈압·심박수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주는 시계나 반지도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수가 때문에 임상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장래성이 큰 원격의료 산업을 적극 밀어줘야 합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닥터블릿 ‘푸응 7Days 팻버닝’, 다이소 온라인몰에서 품절 대란… 주간 식품 랭킹 1위 기록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닥터블릿헬스케어(대표 도경백, 이하 닥터블릿)의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푸응 7Days 팻버닝'이 다이소 온라인몰에서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하며 주간 식품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20일 오전 11시, 다이소 온라인몰에 재입고된 '푸응 7Days 팻버닝'은 불과 몇 시간 만에 품절되었고, 다음날인 10월 21일 오후 1시 재입고된 물량 역시 익일 완판되며 놀라운 판매 속도를 보였다. 특히 10월 20일 하루 판매량만으로 다이소 온라인몰 '식품 카테고리' 주간 랭킹 1위에 올랐으며, 10월 22일 오후 3시 품절 시점까지 해당 순위를 유지했다. 닥터블릿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긴급히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섰다. '푸응 7Days 팻버닝'은 이미 지난 9월 11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단시간 완판을 기록하며 '품절대란템'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판매 성과는 다이소 온라인몰 입점 한 달여 만에 거둔 이례적인 기록이다. 회사 측은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한 구매 접근성이 온라인몰 완판의 주요 요인"이라며, “추석 연휴 이후 급격히 늘어난 체중 관리 수요가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닥터블릿은 빠른 시일 내에 물량을 재입고해 품절로 인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도경백 대표는 “검증된 기능성과 접근성 높은 가격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가격 경쟁력과 기능성을 동시에 강화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푸응 7Days 팻버닝'은 체중 감소·체지방률 감소 등 6가지 항목에서 효과가 입증된 기능성 원료 CLA(공액리놀레산)를 1일 섭취량 기준 1,400mg 함유하고 있다. 해당 CLA는 글로벌 기업 inno Bio사의 순도 80% 프리미엄 원료를 사용해 품질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대한재택의료학회지’ 창간…“초고령사회 대응”

대한재택의료학회(이사장 박건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22일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학술 플랫폼 '대한재택의료학회지(Korean Journal of Home Health Care)' 창간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창간호는 재택진료·간호·돌봄, 정책, 디지털헬스, 완화의료 등 다학제적 주제를 포괄하고 있으며 시론·종설·원저·증례보고 등 총 7편의 논문을 실었다. 한국형 재택의료의 현황과 향후 제도화 방향을 제시하고 고령사회 의료정책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박건우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재택의료는 병원에 오기 어려운 환자에게 의료의 손길을 내미는 필수적 대안이자 사람 중심 의료의 핵심 축"이라며 “의사와 환자가 실제로 만나는 공간이 병원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술지가 재택의료의 학문적 체계 확립, 다학제 협력 기반 조성, 현장 중심 임상지침 제공의 세 가지 목표를 통해 한국형 재택의료 모델 정립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창간호에는 일본의 지역포괄 케어 시스템을 분석한 '일본 재택의료의 현 주소'(김도훈,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와 AI·웨어러블 기반의 '디지털헬스와 재택의료'(고상백) 종설이 함께 실렸다. 두 연구는 고령사회에서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헬스와 재택의료의 결합이 핵심임을 강조하고, 의료진·간호사·사회복지사가 협업하는 통합형 재택의료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 재택의료 제도화와 통합 돌봄의 현재와 미래 주제 학술대회 재택의료학회는 오는 11월 2일 서울 삼정호텔 라벤다룸에서 '2025 추계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재택의료 제도화와 통합 돌봄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보건복지부 ·의료계 ·학계 ·지자체 전문가들이 참여해 재택의료 수가 개선 방향, 통합 돌봄법 시행 이후의 변화, 디지털헬스 기반 재택진료 모델, 지역사회 협력 사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전등록은 10월 26일까지 대한재택의료학회 공식 홈페이지(www.khhca.org)를 통해 가능하다. 회원 및 의료인·지자체 관계자 등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사전 등록자에게는 창간호 PDF e-Book과 심포지엄 자료집이 제공된다. 학회는 “재택의료는 시혜적 서비스가 아닌 국가 필수의료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며 의료 수가 현실화, 전문인력 양성, ICT 기반 관리체계 구축, 법·제도 정비를 향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병원의 효율을 넘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의료의 본질"이라며 “이번 학술지 창간과 추계 심포지엄이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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