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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쇼핑타운’으로 이커머스와 힘겨루기

국내 백화점업계가 '쇼핑몰'을 넘어 '쇼핑타운'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한 개 건물이 아니라 상권 일대를 하나의 체계적인 쇼핑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도심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동시에 고객이 오래 체류하도록 함으로써 이커머스에 맞설 오프라인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의 전면 개보수 공사에 돌입한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전날인 3월 31일 영플라자 영업을 종료하고 리뉴얼 공사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영플라자 리뉴얼은 지난 2002년 롯데백화점이 미도파백화점을 인수해 이듬해 영플라자로 전환한지 22년만에 처음 단행되는 전면 리뉴얼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영플라자를 글로벌 Z세대(Gen-Z)를 겨냥, 패션, 식음료(F&B), 문화가 결합된 'K콘텐츠 전문관'으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영플라자의 리뉴얼은 인근 롯데백화점 본점 본관, 본점 에비뉴엘관과 연계해 하나의 '롯데타운'을 만든다는 큰그림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명동 맞은편에 나란히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본관, 에비뉴엘관, 영플라자는 지상 통로로 연결돼 있지만 각각 별개의 건물이다. 뷰티·패션·식품·스포츠·키즈를 아우르는 본관, 명품 중심의 에비뉴엘관, 젠지세대를 위한 영플라자 등 각각의 특색을 결합해 이 일대를 하나의 롯데 쇼핑타운으로 만드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백화점의 '타운화'는 서울 명동 등 도심지역에 대규모 신규 쇼핑몰(하나의 지붕으로 덮인 실내 복합쇼핑공간)을 조성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여러 건물(쇼핑몰)을 연계함으로써 작은 쇼핑도시(타운)를 조성, 고객 모객과 체류시간 연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묘수'로 평가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러한 타운화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본점 신관을 2005년 개관 이래 최대 규모로 리뉴얼해 오픈했고 같은 날 본점 본관의 리뉴얼에 돌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본관 옆에 있는 옛 SC제일은행 본점을 럭셔리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리뉴얼해 이달 중 오픈하는 한편, 본점 신관 옆에 있는 메사빌딩을 백화점으로 조성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명품 중심의 본관(더 리저브), 패션·식음료 중심의 신관(더 에스테이트), 럭셔리 부티크 중심의 더 헤리티지, 메사빌딩까지 '명동 신세계 타운'을 완성하게 된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쇼핑몰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비롯해 서울 신촌점, 경기 판교점 등의 공간 리뉴얼과 기획상품(MD) 개편을 위해 올해 총 1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주변 입지 여건상 타운화보다는 MD 복합공간과 팝업스토어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쇼핑명소 자리를 지킨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타운화 전략은 이미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021년 국내 최초 타운화 백화점인 '롯데타운 잠실'(잠실 본관, 에비뉴엘관, 롯데월드몰)로 조성된 후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등 고객 모객과 매출 증대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은 온라인보다 직접 보고 구매하려는 수요가 있는 만큼 백화점은 오프라인 점포 중에서도 가장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더현대 서울이나 스타필드 수원처럼 고객이 일부러 찾아가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CGV에 책방 등장…영화관도 ‘부캐 마케팅’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좀처럼 정상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CGV가 본업 영화가 아닌 콘텐츠를 내세운 이른바 '부캐(제2 캐릭터)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관람객 감소로 영화 상영만으로는 온전한 사업 운영이 어려운 현실에 처하면서 상영관을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CGV용산아이파크몰점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책방으로 변신한다. CGV는 독립서점 콘셉트의 '씨집책방'을 용산아이파크몰점에 마련해 영화 관람객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 잡기에 나섰다. 공간은 테이블과 의자 등을 놓아 고객이 자유롭게 열람 가능하도록 꾸몄으며, 직접 좋아하는 문장을 적을 수 있는 게시판도 설치했다. 출판사 문학동네와 협업해 300여 권의 책도 전시했다. 상영관에서 독서를 하는 특별 이벤트는 '독서광'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용산아이파크몰점의 씨네드쉐프 용산 스트레스리스 상영관에서 '씨집책방 독서 전용관'이라는 이름으로 1일 한정 오후 3~5시·7~9시 두 차례 운영한다. 이 티켓을 예매한 고객은 상영관에서 2시간 동안 낮에 커피, 저녁에는 맥주와 치킨을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동안 CGV는 '본업'인 영화 상영을 넘어 제2의 공간으로서 여러 분야와 결합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지난해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올 2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회인 2025 LCK CUP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을 생중계한 데 이어 올해는 야구장으로의 변신을 전격 선언했다. 지난달 22일 정규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두 경기씩 진행 중이다. 특히, 'CGV 야구장'은 공간 자체의 개념을 넘어 CGV가 보유한 '스크린엑스 라이브'(SCREENX LIVE) 시스템을 야구 중계에 적용하고 있다. 스크린엑스 라이브는 실시간 경기 장면을 중앙 스크린뿐만 아니라 좌, 우 벽면까지 확장, 송출해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와 함께 압도적인 현장감을 제공한다.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는 '뜨개상영회'를 운영한다. 지난 1월 강변점에서 처음 시행 후 전석 매진되는 등 호응을 얻어 2월부터 정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비긴 어게인' 등 잔잔한 장르의 작품을 선정해 고객이 뜨개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상영관 내부도 소등하지 않는다. 상영관은 강변점을 비롯해 10여 개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CGV의 공연장은 2022년을 기점으로 활짝 문을 열었다. 이때부터 매년 약 10편씩 공연 실황 영화를 극장에 걸고 있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35만여 명을 동원하며 역대 공연 실황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일반 영화 상영으로만 부족한 수익창출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또 창작 뮤지컬 '빨래'에 등장하는 노래를 배우들의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공연장 형태의 상영관을 지난해 처음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2일부터는 그룹 세븐틴의 월드투어 '라이트 히어'(RIGHT HERE) 공연 실황 영화를 2D를 비롯해 3면, 4면 스크린X, 4DX, 울트라4DX, IMAX 등 다양한 포맷으로 단독 상영한다. CGV 관계자는 “영화관이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이번에는 '텍스트힙'과 '경험소비'에 열광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씨집책방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영화와 연계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무신사, 2024년 매출 1조 첫 돌파...영업이익 흑자전환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매출 1조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는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간 거래액 4조5000억 원, 매출 1조2427억 원, 영업이익 1028억 원, 당기순이익 69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25.1% 증가했다. 매출 형태에 따라 수수료 매출이 4851억 원(24.3% 증가), 상품 매출은 3760억 원(15.0% 증가), 제품 매출은 3383억 원(29.9% 증가)으로 각각 집계됐다. 관계사를 제외하고 무신사 본사 기준으로만 해당되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도 2023년보다 24.6% 늘어난 1조1005억 원을 달성했다. 2024년 무신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3년 86억 원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69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024년 연결 기준 19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무신사는 매출 신장 배경으로 플랫폼 무신사와 29CM에 입점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견고한 성장을 꼽았다. 또 뷰티, 스포츠, 홈 등 카테고리 확장과 오프라인, 글로벌 등 무신사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한 신사업의 고른 성장세가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진출을 본격화한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장세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4년에만 14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으며, 오프라인 매출이 2023년보다 3.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무신사, 29CM는 주요 플랫폼 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한 테크 인프라 및 인재 영입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K패션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목적으로 글로벌 물류 서비스에 대해서도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2025년에는 오프라인과 글로벌 시장에서도 K패션 브랜드가 더욱 주목 받을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배달앱 상생, 정치권보다 소비자가 주도해야”

“소비자는 자신의 효용 증대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신의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생각해야 성숙한 소비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배달서비스 소비자는 자신의 소비행동이 배달 플랫폼 기업, 입점업체 등 경제주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배달앱 안쓰기 운동'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소비자학회장,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장, 대한가정학회장 등을 두루 역임한 국내 소비자학계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인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배달앱 플랫폼 수수료 논란과 관련해 소비자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플랫폼 입점업체 보호를 위해 정치권과 지자체가 사회적 대화, 법적 규제, 공공배달앱 등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문제해결의 열쇠는 소비자가 쥐고 있다는 의미였다. 국내 양대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지난해 합의한 상생안에 따라 각각 올해 2월과 4월 상생요금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높은 중개수수료로 입점업체들과의 갈등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권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에게 수수료율 인하 등 '양보'를 촉구하고 있고 각 지자체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는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이은희 교수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며 소비자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달앱은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아기를 키우는 가정 등에게 매우 유용한 서비스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에게도 큰 효용을 주고 있습니다. 영세 입점업체들도 배달앱 플랫폼에 입점함으로써 주문증가, 매출확대 등 홍보효과를 얻을수 있지요." 그러나, 지난해 37조원까지 성장한 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엔데믹 이후 성장 둔화를 보이며 배달서비스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현재 구조상 배달 서비스에서 플랫폼 기업은 절대우위에 있습니다. 산업 전체 성장이 둔화되면 절대약자인 입점업체가 부담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이죠." 정치권의 우아한형제들·쿠팡에 규제 움직임이나 지자체·정부의 공공배달앱 활성화 노력은 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 행위라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배달앱처럼 신속성·민첩성을 요하는 분야는 공공이 운영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배달 플랫폼에 대한 규제도 2020년 시작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논란에서 보듯이 기업의 혁신 저해, 외국 플랫폼과의 규제 형평성 문제나 미국 등 외국 플랫폼 본국과의 통상마찰 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은희 교수는 “배달팁(전체 배달비 중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 몇천원을 부담하더라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소비행동이 사회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일 자신의 소비 때문에 약자(음식점 사장)가 고통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자신의 행동을 자제하거나 수정하려는 노력을 할 줄 알아야 성숙한 소비자라고 강조하면서, 역설적으로 '배달앱 안쓰기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소비자가 배달앱 안쓰기 운동에 나서면 배달 플랫폼 기업은 입점업체를 더 쥐어짜기보다는 포화상태인 배달앱 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소비자의 행동이 기업의 혁신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배달앱 이용을 줄이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젊은 소비자들이 집안에서 배달앱을 이용하기보다는 집밖으로 나와 직접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하고 새로운 상품을 경험하는 것은 소비자 러닝(소비자 학습) 측면에서 유익할 뿐 아니라 가계지출의 합리적 관리에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배달앱 플랫폼이 소비자 효용 증대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배달 플랫폼이 절대우위를 차지하는 구조 하에서는 소비자가 문제 해결에 나서는 '소비자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서울 입성 이케아 강동점 “도심형 매장으로 승부”

실적 침체기에 빠져있던 이케아코리아가 올해 첫 서울권 도심형 매장을 출점하며 성장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31일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오는 4월 17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국내 5번째 신규 매장을 개점한다. 국내에 이케아코리아가 새 점포를 개장하는 것은 5년 만이다. 수도권·지방권에 집중된 기존 대규모 매장들과 달리 처음으로 서울권에 선보이는 정식 점포인 점이 특징이다 이케아가 매장 전략에 변화를 준 이유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권 내 첫 도심형 매장으로 고객 접근성을 넓히기 위함이다. 입점 형태도 이케아 특유의 블루박스 모양의 단독매장이 아닌, 복합 시설인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에 주차장을 포함해 연면적 5만8711㎡(약 1만7760평) 규모로 들어선다. 대형마트·영화관·각종 쇼핑몰과 외식 브랜드도 함께 입점해 추가 집객 효과도 예상된다는 업계 분석이다. 사업 초기와 달리 국내 가구 소비 흐름의 변화로 사업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강동점 흥행 여부는 이케아코리아에게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이케아코리아는 임대료가 저렴한 도심 외곽지역에 매장을 출점하고, 각종 가구·소품으로 꾸며놓은 쇼룸과 레스토랑·카페 등을 접목시킨 체험형 공간을 내세웠다. 여기에 구매자가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가구 위주로 판매하며 제조·유통 비용을 절감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호응을 받았다. 다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시장 구조가 급변하며 성장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설치를 앞세운 쿠팡·오늘의집 등 이커머스 위주로 홈퍼니싱 사업을 강화하면서, 이케아코리아의 입지가 다소 좁아졌다는 업계 분석이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케아코리아는 최근 몇 년 간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전략으로 전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상품 검색과 구매가 가능하도록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경기 평택 지역에 건립할 예정이던 대규모 복합물류센터 투자 계획 철회한 것도 옴니채널 전략의 하나다. 외부에 물류센터를 유치하는 대신 매장별로 풀필먼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온·오프라인 연계성을 더욱 강화한다는 의도다. 특히, 이케아코리아는 강동점 개장 전부터 “옴니채널 전략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포부를 밝힌 상태다. 향후 옴니채널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기존 체험형 매장 구색에 높은 접근성을 확보한 강동점의 장점을 더해 고객 접점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서울권 첫 매장 출점을 발판으로 실적 회복세에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이 쏠리는 지점이다. 이케아코리아는 2021년(회계연도 2020년 9월~2021년 8월) 6872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국내 진츨 8년 만인 2022년(2021년 9월~2022년 8월) 6223억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2021년 9월~2022년 8월)에도 6006억원의 매출로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2023년 9월~2024년 8월)에는 6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늘면서 회복세를 되찾았다. 옴니채널 강화와 함께 대대적인 제품 값 인하로 가격 경쟁력을 되찾으면서 실적 반등으로 연결시킨 것이 주효했다. 실제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 1200개 제품 가격을 내렸으며, 올 2월에도 173개 제품 가격을 추가 인하했다. 과감한 전략 수정으로 침체기 탈피에 주력하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매장 출점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초 이케아코리아는 2020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6개 점포를 세운다는 청사진를 제시했지만, 조만간 선보일 강동점을 포함해도 5개가 고작이다. 앞서 신설 계획을 예고한 계룡점·대구점은 무산된 상태다. 향후 출점 계획과 관련해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장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아모레퍼시픽 “아모레 뷰티 뿌리는 전통 K컬처”

K-뷰티 대표기업 아모레퍼시픽이 한국 전통그림 민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아모레퍼시픽의 민화 사랑은 간판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를 매개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설화수의 브랜드 정체성을 한국 전통문화와 장인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민화와 잘 들어맞는다는 취지에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1년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첫선을 보인 '컬처 프로젝트'의 시즌2를 4년 만에 재개한다고 31일 밝혔다. 컬처 프로젝트 시즌2의 참가자들은 90일 기간 동안 팀원들과 함께 민화를 재해석해 회화, 텍스타일, 가구, 공예품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창작품을 출품한다. 작업 과정에 설화수는 참가자들이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작품 제작비 전액, 전문가 멘토링의 기회와 활동 지원금을 지원한다. 그동안 설화수는 한국 전통의 미를 근간으로 하는 브랜드 스토리를 써내려가기 위해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왔다. 2006년 '설화수의 밤'부터 '설화문화전' 등을 기획 지원하며 과거와 현대를 잇는 브랜드 철학을 쉽고 친근하게 알릴 수 있는 프로젝트를 다양한 형태로 선보였다. 첫 번째 '컬처 프로젝트' 당시에는 한국의 전통가구인 갑게수리를 젊고 참신한 감각으로 재해석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우승작품을 전시해 더 많은 일반인들이 전통의 아름다움을 색다른 시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프로젝트 시즌2에도 최종 선정된 작품을 오는 9월 서울 북촌에 위치한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에 전시할 예정이다. 컬처 프로젝트에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29일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고미술 기획전 '조선민화전(Beyond Joseon Minhwa)'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민화가 공예품 장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한국의 미(美)'에 대해 주목한 게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새롭게 수집한 이택균의 '책가도10폭'과 '금강산도8폭병풍' 등을 포함해 국립해양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 계명대학교 행소박물관 20개 기관, 개인 소장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됐다. 민화뿐만 아니라 도자기, 금속, 목기, 섬유 등 다양한 공예품이 공개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전시회 등 문화생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선민화전'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차 브랜드 오설록은 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를 라테 아트로 활용해 관람객들에게는 인증샷의 재미도 제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는 이전부터 한국 전통문화를 활용한 문화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시도했다"며 “올해는 젊은 세대가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민화를 메인테마로 선정, 현재 진행 중인 전시회와 '컬처프로젝트' 시즌2를 연계한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호텔·리조트, 4~5월 야외수영장 ‘손님맞이’

날씨와 기온이 오락가락했던 3월을 지나 4월부터 초여름 수준 날씨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명 리조트와 호텔들이 서둘러 수영장을 개장하며 '여름 장사'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오는 4~6월 기상 전망 자료에 따르면, 4월은 평년(11.6~12.6℃)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로 나타났다. 5월은 평년(17.0~17.6℃)보다 높을 확률이 50%, 6월은 평년(21.1~21.7℃)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로 분석됐다. 이같은 기상청의 예보에 맞춰 주요 리조트와 호텔의 야외 수영장이 일찌감치 문을 열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28일 다목적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를 재단장해 오픈했다. 새롭게 옷을 갈아입은 스플래시 베이는 고객 경험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즐길 거리를 추가했다. 봅슬레이 경주를 연상하게 하는 '아쿠아 레이서', 빠른 물줄기와 네 번의 곡선 구간으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스플래시 트위스터' 등 워터 어트랙션을 도입했다. 또, 가족 방문객을 고려해 키즈 전용 어트랙션 '키즈 트위스터'와 '워터 플레이 그라운드' 등을 운영한다. 호텔신라 서울은 한발 앞서 야외수영장 '어번 아일랜드'를 지난 14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호텔신라는 “수영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 카바나는 별도 객실 이용 없이 예약 가능하다"며 이른 수영객 맞이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국적인 오렌지색 건물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경으로 SNS에서 인기가 높은 제주부영호텔&리조트도 지난 22일 야외수영장(A)을 열고 고객을 맞고 있다. 온수풀로 운영해 따뜻한 물속에서 추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24시간 수질관리시스템을 가동해 쾌적함을 제공한다. 5월 야외수영장 개장을 앞둔 호텔들도 눈에 띈다. 2020년 8월 선보인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다소 늦은 오는 5월1일 야외 수영장 '알티튜드 풀 & 라운지' 운영을 시작한다. 한쪽 면이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독특한 구조로, 풀 안에서 걷거나 수영하는 모습을 바깥에서 볼 수 있어 인증샷을 찍으려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특히,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코로나19 시기에 문을 열었음에도 단순히 수영을 즐기는 경험 이상을 추구하는 젊은층의 입소문에 힘입어 5년 사이에 주목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서울 남산의 자연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5월 24일 야외 수영장을, 남산의 녹음에 둘러싸인 또 다른 호텔인 반얀트리 클럽 서울도 5월 중에 손님을 맞는다. 이밖에 탁 트인 한강 뷰를 만끽할 수 있는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리버파크'는 6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힘들지만 기회 오고 있다”…롯데 유통군 ‘자신감’ 경쟁력 장착

롯데그룹 유통군을 총괄하는 김상현 부회장이 지난주 몇년간 침체기에 빠진 한국 유통업의 경쟁력 회복과 롯데그룹 유통군의 저력을 강조해 주목받고 있다. 유통시장의 국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오프라인 유통점포만이 줄 수 있는 체험과 K콘텐츠의 인기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밀컨 인스티튜트 코리아 디너' 행사에 연사로 참석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한국 유통산업과 롯데그룹 유통군의 잠재력을 설파했다. 밀컨 인스티튜트는 매년 4월 미국에서 세계 최대 투자포럼인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투자연구기관으로, 이번 '밀컨 인스티튜트 코리아 디너'는 밀컨 인스티튜트가 한국에서 개최한 첫 기관투자가 행사다. 먼저 김상현 부회장은 온라인을 통해 얻기 어려운 오프라인 점포만의 '고객 체험'이 한국 유통업과 롯데 유통군의 저력임을 강조했다. 즉,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모두 충족시키는 체험을 선사해 고객이 일부러 찾아오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국내 유통산업의 경쟁력을 기회의 장점으로 설명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롯데의 경우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 등을 통해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롯데에 따르면, 롯데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는 롯데호텔의 'L7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 바이 롯데' 호텔과 직접 연결돼 있는 베트남 최대 쇼핑몰로 식당, 마트, 영화관, 아쿠아리움, 서점, 문화센터 등이 결합돼 있어 쇼핑부터 외식까지 한 곳에서 문화소비를 향유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이 강조한 또 하나의 경쟁력은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다. 디너행사에서 김 부회장은 “국내 유통기업들이 K푸드와 K뷰티 등 K콘텐츠 글로벌 열풍과의 시너지를 통해 베트남·인도네시아·몽골·미국 등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의 콘텐츠는 고객에게 단순히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국내 유통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성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임을 꼽으며, “서울 잠실 롯데타운이 K-POP 그룹 초청이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팝업 등으로 연간 5500만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디지털기술 발전 덕분에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 점도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온라인 유통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호재라고 지목했다. 김 부회장은 “고객 멤버십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는 그동안의 오프라인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는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한국 유통업이 지속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유통군 주력사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3.9% 감소한 13조9866억원,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4731억원을 기록했지만, 롯데백화점은 해외사업이 선방했고, 롯데마트 역시 국내 매출은 4.7% 감소한 반면 해외 매출은 3% 증가해 해외사업 확대 잠재력을 보여줬다.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변동성과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위험 요인이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회가 있다"며 “K푸드, K뷰티 등의 글로벌 수출이 70억달러, 100억달러를 넘기는 등 커다란 기회가 한국으로 오고 있다. 지금은 한국 유통업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의 시기"라며 한국 유통산업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힘주어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유통업계, 산불 피해 지원 행렬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낳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가 한마음으로 피해 지역과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자 잇따라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유통군은 생수, 컵라면, 에너지바, 마스크 등 17종 생필품 1만8000여 개를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개별적으로 롯데웰푸드는 3억3000만 원 상당의 식료품을, 호텔롯데는 5000만 원 규모의 긴급구호 세트를 피해지역에 전달했다. CJ그룹에 이어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국물요리 가정간편식·맛밤을 포함한 간식류 등 총 1만여 개를 기탁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빵과 음료수 1만 개를, CJ올리브영은 1억 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을 전달하며 기부에 동참했다. GS리테일은 구호 물품 5000여 개를 지원한 데 이어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1만4000여 개를 추가했다. 생수와 간식, 컵라면, 여행용 세트 등을 이재민과 화재진압·복구 작업에 투입된 소방관, 구호 요원, 자원봉사자들에게 전해진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이마트24도 힘을 보탰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 대한적십자사에 1억 원을 기부해 준비한 긴급구호 세트 1000여 개 중 250개를 피해지역에 지급했다. 이마트24도 마스크, 음료, 에너지바 등 600여 명분의 구호품을 보냈다. 부영그룹은 피해 현장의 신속한 복구와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5억 원을 쾌척했다. 성금은 긴급 구호 활동 및 생필품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대형 산불은 민가까지 덮치면서 이재민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터전을 잃어 대피소 및 임시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피해 주민들을 위해 에이스침대가 5억 원을 내놨다. 안성호 대표는 에이스침대 창업자 고(故) 안유수 전 이사장의 경영철학을 받들어 사회공헌사업을 위해 설립한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을 통해 성금을 출연했다. 매트리스 브랜드 씰리침대는 이재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자 1200만 원 상당의 토퍼 25개와 코튼 베개 100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생활공간뿐만 아니라 생활필수품 역시 이재민들에게 턱없이 부족하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각각 5억 원과 3억 원 규모의 치약, 칫솔 등 생필품을 준비했다. 웅진그룹도 1억2000만 원 상당의 샴푸, 보디워시 등 4000개 물품을 이재민과 소방관, 자원봉사자를 위해 내놓았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도 2억 원을 성금을 기탁하며 온정을 베풀었다.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모금에 추가해 총 1억 원의 기부금을 조성했다. 앞서 무신사는 29CM, 45개 입점 브랜드와 함께 2억5000만 원 상당의 의류, 속옷, 양말 1만5000여 점과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3500여 개 제품을 이재민을 위해 마련했다. 나아가 피해 지역에서 무신사 스탠다드를 구매한 고객에게 금액에 관계없이 양말, 수건, 세제 등 무신사 스탠다드 홈 브랜드의 생필품을 무료로 합포장해 배송하기로 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롯데홈쇼핑 해외패션 ‘TV밖 고객접점’ 늘린다

롯데홈쇼핑이 해외패션 브랜드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외 패션 브랜드 판권을 인수해 국내에 유통하는 수입 사업을 전개해 온 롯데홈쇼핑은 기존 홈쇼핑 판매 목적이 아닌 국내 출시 이력이 없는 신규 글로벌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판매 확대를 통한 신규 수익 창출을 적극 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3년 전담조직을 신설해 해외 브랜드 유통사업에 뛰어든 롯데홈쇼핑은 28일 현재까지 7개의 해외패션 브랜드 판권을 확보해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첫 번째 수입 브랜드로 이태리 비건 패션 브랜드 '우프웨어'를 국내 단독으로 선보였다. 우프웨어는 미국 팝 아티스트 에드워드 루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다. 화사한 색감과 독특한 실루엣이 특징이며, 남녀공용으로 착용 가능한 유니섹스 스타일을 추구해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우프웨어의 △데님 소재 '하프 코튼 재킷' △간절기 아우터로 활용성이 높은 '백 셔링 윈드 브레이커' △팝아트 색감을 활용한 '스트라이프 니트 티셔츠' 등 신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달 6일 롯데홈쇼핑 대표 프로그램 '최유라쇼' 판매방송에서 주문액 10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우프웨어에 이어 국내 판권을 확보한 프랑스 패션 시계 브랜드 '랩스(LAPS)'와도 손잡았다. 랩스는 프랑스 장인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다이얼, 감각적인 색상의 스트랩, 유명 화가의 작품부터 파리 지하철 노선도 등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해외 직구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롯데홈쇼핑은 약 8개월에 걸쳐 공들여 랩스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지난해 TV홈쇼핑 생방송에서 판매한 결과, 30분만에 1700세트를 판매하고 방송 2회만에 주문액 5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여세를 몰아 △레인웨어 브랜드 '플로트' △비건 패션 브랜드 '아파리' △핸드메이드 슈즈 브랜드 '보사보' △패브릭 브랜드 '무아몽' 등 해외패션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잇달아 확보했다. 롯데홈쇼핑이 판권을 인수한 브랜드 중 국내 인지도 확대를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브랜드는 172년 전통의 프랑스 패션 브랜드 '에이글'이다. 에이글은 라코스테·간트 등 글로벌 브랜드를 소유한 MF브랜즈그룹의 기능성 캐주얼 브랜드다. 역시 프랑스 장인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천연 고무부츠와 스타일리시한 의류로 글로벌시장에서 젊은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에이글과 최대 5년간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한 롯데홈쇼핑은 이후 6개월 간 잠실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유명 아티스트 등과 협업해 한정 생산한 러버부츠 8종을 비롯해 80여종의 의류, 잡화를 선보였다. 그 결과 방문자 수는 월평균 50% 이상 신장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회사는 전했다. 팝업 스토어로 에이글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롯데홈쇼핑은 해를 바꿔 이달 7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에이글 첫 정규매장을 출점했다. 잠실점은 에이글의 대표 아이템 '러버부츠', 다양한 기후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기능성 아우터'를 포함해 약 100여 종의 의류 및 잡화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출점 기념행사로 3월 31일까지 최대 10% 할인과 7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에이글 토트백을 증정하는 등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이상용 롯데홈쇼핑 브랜드개발랩(Lab)장은 “해외 패션 브랜드의 기존 팝업스토어, 편집숍 등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에이글 첫 정규매장까지 출점하게 됐다"면서 “연내 주요 점포에 매장을 추가 개설하는 등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 접근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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