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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동해서 가스전 추가 발견…대왕고래 관련주 급등

3일 장초반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주들이 강세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동해 울릉분지에 최대 51억7000만배럴의 가스·석유가 더 매장돼 있을 것이란 소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7분 현재 한국가스공사는 전 거래일 대비 12.72% 오른 3만8550원에 거래중이다. 같은 시간 화성밸브와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각각 14.60%, 1.19%씩 올랐다. 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는 지난해 말 '국내 울릉분지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 결과 보고서를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했다. 액트지오는 정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근거를 제시한 업체다. 보고서에는 울릉분지 일대에 가스·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큰 14개 유망구조가 새롭게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어닝 쇼크’호텔신라, 80% 투자의견 ‘유지’란 성적표…통상 90% 매수의견과 대조

증권가가 호텔신라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3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호텔신라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한 10개 증권사 중 단 2곳만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에 대해 90%에 달하는 매수 의견이 제시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전체 리포트 중 80%가 목표가를 낮췄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아예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전환하고 목표가 제시를 보류하기도 했다. 이같은 증권가의 신중한 입장은 호텔신라의 최근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가 지난 24일 공시한 2023년 4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279억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 대비 64.5% 확대됐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호텔신라의 실적으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면서“"시내면세점의 손익은 3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인천공항 내 정규 매장 면적 증가로 인한 고정비 부담과 홍콩 공항 면세점의 일회성 비용(약 140억원) 반영으로 국내외 공항 면세점의 영업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내면세점의 도매 비중을 의도적으로 축소했음에도 인천공항 및 해외 공항 영업 적자가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부터 아시아나항공 터미널 변경에 따른 일부 임차료 부담 완화가 있지만, 이는 일시적 요인"이라면서 “입국자 수 회복이 면세객 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타 업태와의 경쟁 심화로도 해석되기에, 회사의 자체 경쟁력 제고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면세점의 도매 매출 비중을 55%에서 45%로 축소하면서 할인율이 전분기 대비 5%p 개선돼 손익분기점(BEP) 수준까지 수익성이 개선됐다"면서도 “높은 원/달러 환율은 달러 기반으로 판매되는 면세품에 대한 국내외 일반 관광객의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천공항은 영업면적 확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이와 비례해 임차료 부담이 높아지면서 적자 규모가 전분기 대비 커졌다"면서 “현재는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 면세업의 근본적 우려 해소가 중요한 시점으로, 의미 있는 수요 회복이 없다면 실적 가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업무 집중하고 내부신고 활성화”...직원들 기강 잡는 금융권

최근 금융사들이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제한하고, 내부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한 당근책들을 제시하는 등 기강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데다 올해부터 금융지주, 은행에 책무구조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기존의 업무방식을 효율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내부고발제도인 '올바른제보제도'의 세부 기준을 손질했다. 애매한 문구를 명확하게 고치고, 명문화해 직원들의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은행의 '올바른제보제도'는 금융 사고를 예방하거나 이미 발생한 사고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임직원등으로부터 전화, 팩스, 이메일, 우편, 행내 전산망 등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것을 뜻한다. 해당 제보가 은행의 손실을 예방하는 등 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표창, 포상금 등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이 회사는 내부채널을 통한 고발제도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율촌, 김앤장을 통해서도 준법 관련 신고가 가능하게끔 외부 채널을 구축했다. 내부고발 방법도 이메일, 전화 등으로 다양화해 중대한 금융사고가 예상되거나 직무분리, 명령휴가, 장기근무자관리 등 주요 사고예방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회사가 즉각 인지하고 대처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금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수의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사용 중인 외부 익명신고 운영 전문채널 '레드휘슬 헬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IP 추적이나 신원 노출 등을 우려하지 않고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도록 외부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다. 레드휘슬 헬프라인뿐만 아니라 내부망인 준법감시시스템이나 신고 전용 내부 이메일, 신고 접수 전용 전화, 외부 우편 등 모든 채널을 통해 내부고발이 가능하게끔 했다. 해당 채널에서는 준법감시나 사고 관련 제보뿐만 아니라 직장내 괴롭힘, 개인고충 등도 접수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10월부터 내부고발 포상금을 기존 5억원에서 최대 2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사고 규모나 피해 예상규모에 따라 포상금을 차등 지급하는 식이다. 다만 내부고발이 단순 포상금만 올려서는 활성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제보한 직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사후 관리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나아가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중순 임직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온타임 캠페인'을 준수하도록 당부했다. 'ON(溫) 타임' 캠페인은 점심시간을 정오에서 오후 1시까지로 제한하고, 업무시간 중 불필요한 이동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야근을 자제하고, 가급적 업무를 제 시간에 끝낼 것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금융사들이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배경에는 금융사고로 조직이 어수선해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기존의 업무방식이나 습관만 고집해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각 사마다 경영 전략, 상품, 서비스 등에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에 조직 긴장도를 높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업권 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실적, 수익성, 방향성 등도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며 “기존 업무 방식에 각성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대출 90초면 뚝딱”…금감원, 과장 대출광고 금지한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2일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업권별 협회와 공동으로 18개 은행 및 79개 저축은행의 총 797개 대출상품 광고를 점검하고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처음 있는 조치다. 이번 점검에서 금감원은 은행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상의 광고효과를 위해 최저금리만 강조하는 대출상품 광고를 다수 발견했다. 이에 은행·저축은행 대출상품 광고의 경우 광고매체 공간이 협소하더라도 대출금리를 게시에 최저·최고금리를 함께 표시하도록 했다. 동일한 대출상품임에도 은행 홈페이지와 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상 표시된 금리가 다른 사례도 발견됐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이 비교 플랫폼상 대출상품 금리정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관련 사후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고, 비교 플랫폼 광고에 '최신 금리는 해당 금융기관 홈페이지나 영업점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구를 추가해 소비자의 오인을 방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내 통장에 비상금이 90초면 뚝딱' 등 단정적인 표현으로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사례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대출실행의 간편성·신속성만을 과장해 강조하는 단정적 표현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일부 저축은행 대출광고 중 부대비용 등 상품 관련 정보에 대한 표기가 불충분한 사례도 있어 시정에 들어간다. 금감원은 대출 관련 부대비용 등 기타사항에 대한 협회 모범사례를 마련하고 회원 저축은행이 충실히 모범규준을 따르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대출상품 광고에 노출된 최저금리 외에 상세한 금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에서 상품정보를 검색할 때도 대출광고 상의 대출금리 조건이 현재 시점의 대출조건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고 최신 정보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은 과거 기준의 대출금리를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 대출상품을 선택할 때는 대출실행 절차의 간편성과 신속성 외에도 실제 대출 가능여부, 대출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부대비용 등 기타 대출 관련 정보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 대출 실행 시 부대비용 등 기타 대출관련 정보가 상이할 수 있어서다. 대출상품 광고에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설명을 '최고 1% 이내'와 같이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대출 실행 시 발생하는 부대비용(인지세, 등기비용, 채권매입비용, 감정평가비용 등), 대출금리 산출 기준일자 및 고정·변동금리 여부 등도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았다면 유의해야 한다.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는 개선내용을 반영해 광고심의 매뉴얼을 보완하는 등 회원사의 실무이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미흡사항 등과 관련해 소비자 유의사항을 주요 금융상품별로 안내하고, 이후에도 금융상품 광고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며 주요 점검결과에 따른 소비자 유의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하태경號 보험연수원 조직개편…전략기획부 신설하고 1본부4부로

보험연수원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교육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자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했다. 2일 보험연수원에 따르면 연수원은 기존의 2본부4부로 운영되던 조직을 전략기획부(정책기획팀, AI전략팀), 연수부(연수팀, 자격검정팀), M러닝부(콘텐츠개발팀, M러닝운영팀), 경영지원부(경영지원팀, ICT지원팀)의 1본부4부로 개편했다. 금융혁신의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AI 교육의 기획·개발 기능 및 신규사업 추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기획부를 신설하고 기존 미래전략팀을 AI전략팀으로 변경했다. 보험교육의 전문성 강화 및 교육품질 개선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기존 연수기획팀 및 연수운영팀을 연수팀으로 일원화해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아울러 연수원은 이번 조직 개편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창의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부장 1명을 본부장에, 중견급 팀장 3명을 부장으로 승진 발탁해 배치했다. 연수원 관계자는 “근래 최대 규모 본부장 및 부장급 승진 인사를 통해 금융혁신에 발맞춘 조직역량 강화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조직개편에 따른 보직 승진자 인사 명단. ◇ 업무총괄 △ 본부장 겸 경영지원부장 이정민 □ 전략기획부 △ 전략기획부장 겸 AI전략팀장 김용태 □ 연수부 △ 연수부장 이준구 □ M러닝부 △ M러닝부장 겸 M러닝운영팀장 장진욱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충당금 적립 강화해야”…금감원, 저축은행·상호금융 결산 전 현장점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결산에 앞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금감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2금융권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한 조처로 충당금 적립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저축은행 20여곳 중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4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섰다. 나머지는 경영진 면담 방식으로 진행했다.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 단위조합 중에서도 건전성 지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몇곳은 현장검사를 했다. 금감원은 매년 결산 검사에서 각 업권의 자본 건전성과 충당금 적립 적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올해는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위험이 높아진데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저신용·취약계층의 상환 능력이 더 떨어지면서 2금융권의 건전성을 두고 평소보다 높은 관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고정 이하로 분류된 자산이 많은 저축은행에는 충당금을 여력 내에서 정해진 기준보다 더 쌓으라고 주문했다. 이는 부실채권이 많을 경우 스스로 손실 흡수 능력을 쌓는 차원으로, 금감원은 필요 시 면담 외에도 결산 전까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차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통해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에 상응하는 충당금 적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2금융권의 부실 지표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악화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 79곳 중 36곳(45.6%)의 연체율이 1년 전(17.7%)보다 대폭 증가해 1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20%를 넘어선 저축은행도 4곳에 달했다.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8.94%, 6.85%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도 비은행권에서 건설·부동산 업종이 각 24.0%, 20.38%에 달했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 요인에 따라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 및 재구조화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정리가 완료된 물량은 지난해 9월 말 1조2000억원, 10월 말 2조4000억원(누적)으로 늘었지만 11월 말에는 2조9000억원, 12월 16일 기준 3조5000억원 등으로 증가 폭이 줄어들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30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결산 시 금융회사가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해 내수부진, 부동산 침체에도 자금공급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5대 은행, 부실채권 지난해만 7.1조 털어냈다…올해도 확대 전망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5대 은행이 지난해만 7조1000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을 통해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부실 규모는 올해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7조1019억원어치 부실채권을 상·매각했다. 이는 2023년 규모인 5조4544억원보다 30.2% 많고, 2022년 2조3013억원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으로 분류하고 별도로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될 때 떼인 자산으로 간주한다. 이후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 write-off)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방식으로 처리한다. 은행들이 부실채권 정리를 늘린 건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많아지자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영향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동시에 기업 차주들의 경영 여건과 상환 부담이 함께 악화하면서 연체가 늘어나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로 인해 체감되지 않았던 부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은행은 2022년까지 분기 말에만 상·매각에 나섰지만 대출 연체가 늘자 2023년부터는 분기 중에도 상·매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은행들이 지표 관리를 위해 대규모 상·매각에 나서면서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한 달 전보다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은행권 연체율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떨어졌다가 다시 약 5년 전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다.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0.35%로, 전월의 0.42%보다 0.07%p 하락했다. NPL비율 평균도 한 달 새 0.38%에서 0.31%로 0.07%p 내렸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연체율(0.29%→0.35%)과 NPL비율(0.26%→0.31%) 평균 모두 상승세다. 새로운 부실 채권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은 11월 0.10%에서 12월 0.09%로 0.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21%로 내려갔다가 점차 올라 지난해 11월 말 0.5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0.48%)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은행권은 당분간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정책금리 인하를 멈추면서 한국은행도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고금리가 장기화될 우려가 나온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면 장기간 고금리를 겪었던 자영업자와 취약 차주가 느끼는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 이는 환율 상승과 내수 회복 지연 등에 따라 연체율도 당분간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암울한 실적 발표…상장사 70% 컨센서스 하회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실적을 공개한 상장사 10곳 중 7곳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공한 국내 상장사 227곳 중 50곳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25곳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거나 적자 전환, 적자 확대를 기록했다. 특히 실적을 발표한 50곳 중 36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으며, 30곳은 전망치보다 10% 이상 낮은 '어닝 쇼크'를 겪었다. 현재까지 시장 컨센서스 대비 실적이 가장 부진한 기업은 현대건설이다. 지난해 4분기 1조73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영향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608억원)와도 커다란 차이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수금 채권을 한꺼번에 상각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작년 전기차 수요부진 및 캐즘(Chasm, 일시적 수요정체) 영향으로 이차전지 관련 기업 실적도 부진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삼성SDI, LG화학 등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소비재 업종도 어려움을 겪었다. 면세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텔신라는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시장 전망치(142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애경산업은 중국 시장 내 화장품 매출 감소로 3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LG생활건강 역시 생활용품·음료 부문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기대치를 하회했다. 건설 및 소비재 기업 실적도 저조했다. LX하우시스는 신규 분양 위축으로 건자재 부문 매출이 감소하며 4분기 영업이익이 49억원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159억원) 대비 69.2% 낮은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며 4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시장 기대치(559억원)보다 25.4% 낮았다. 가전업종에서도 부진한 실적이 나왔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35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3970억원)보다 65.9% 감소했다. 물류비 부담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기업도 있었다. 삼성E&A는 견조한 해외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 전망치(1871억원)를 58% 웃도는 29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오션(46.7%), 두산밥캣(41.8%), LS ELECTRIC(31.8%), 현대모비스(23.7%), 현대제철(23.4%) 등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아직 다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남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시간이 갈수록 하향 조정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손해보험·철강·섬유·의복·건설·게임·유통·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인 하향 업종으로 꼽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中·캐·멕 다음은 韓? 트럼프 관세에 국내 증시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부과 행정명령 서명으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국내 증시 향방이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지난주 설 연휴로 1월 31일 단 하루만 열렸던 국내 증시는 '딥시크 쇼크'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0.77% 하락해 간신히 2500선을 지켰지만, 국내 대표 AI 수혜주인 SK하이닉스가 10% 가까이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날 코스닥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더불어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증시에 큰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은 4일 부터 자국으로 수입하는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는 25%,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더불어 관세 대상국이 미국에 대응 조치를 할 경우 관세율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 보복 조항도 담았다. 이 관세 명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예상보다 더뎌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관측이 지난주보다 9%포인트가량 증가한 83%로 집계됐다. 이에 뉴욕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현지시간 3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5% 밀린 4만4544.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50% 떨어진 6040.53, 나스닥종합지수는 0.28% 내린 1만9627.44에 장을 마쳤다.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요 미국 수출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등 부문에서 중국 기업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단 한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대상에 들어올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1450원을 상회하는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무역 환경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원화 약세가 더 강해질 우려가 크다. 또 다른 위험자산이자 24시간 장이 열리는 비트코인 거래 시장은 즉시 반응이 나타났다. 1월 31일 무렵 한때 10만5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관세 행정명령 소식이 들리자마자 10만1000달러선까지 빠졌으며, 2일 기준으로도 시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외에도 이번 주부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실적 발표에 돌입, 증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사 이상이 컨센서스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 중 50곳이 현재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태다. 이 중 25곳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 전환·확대를 기록했다. 이후로도 LG화학, 하나금융지주, 한미약품, KB금융, HD현대중공업, 네이버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이외에도 미국 1월 제조업 지수, 미국 1월 서비스업 생산자물가지수(PMI), 한국 1월 외환보유고, 미국 1월 실업률 등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가 금주 발표된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새해 은행 가계대출 줄었다…금리 인하 압박은 부담

지난 1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은 소폭 확대됐지만, 신용대출이 크게 줄어들며 가계대출을 축소시켰다. 새해 가계대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에 대한 대출 가산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 가계대출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 올해 은행권이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한 데다 부동산·금융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과거처럼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2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3656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694억원 줄었다. 지난달 31일 취급분까지 집계를 해야 하지만, 대출 상환 수요가 늘어 가계대출 잔액 축소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신용대출 잔액이 100조5978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54억원 감소했다. 전월에는 4861억원 줄었는데, 감소 폭이 크게 늘었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24일 대출 상환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주담대는 전월 대비 증가 폭이 소폭 더 확대됐다. 주담대 잔액은 580조1227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조6592억원 증가했다. 직전달에는 1조4697억원 늘었는데, 이보다 약 1900억원 더 증가했다. 1월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가계대출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9조6259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이후 은행들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효과가 나타나며 9월부터 증가 폭이 축소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7963억원 확대에 그친 데 이어 지난달에 감소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에 대해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는 점은 은행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진행한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 금리에 반영돼야 한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 속도나 폭에 이런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을 해야 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가계대출 관리를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조금씩 낮추며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 SC제일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하며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대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데다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단 은행들은 올해는 지난해처럼 가계대출이 급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월별·분기별로 세우며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여기에 전체 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하는 것은 주담대인데, 주담대를 어떻게 관리하는 지가 관건"이라며 “올해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 상황 전망도 좋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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