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CI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하는 11조 원 규모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와 이에 따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둘러싸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과의 여론전이 '난타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프로젝트가 과거 호주 제련소(SMC) 성공 사례를 잇는 '글로벌 도약의 기회'라고 강조하는 반면, 영풍·MBK 측은 막대한 채무 보증 부담과 기형적인 지분 거래 구조를 지적하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꼼수'라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며 논란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고려아연은 이번 미국 통합 제련소 프로젝트가 단순한 해외 투자가 아닌 회사의 중장기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전략적 승부수라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 측은 25년 전 호주에 SMC 제련소를 설립한 뒤 울산 온산제련소와 시너지를 내며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으로 도약했던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고려아연의 매출은 2000년 약 1조 1,800억 원에서 2024년 12조 원대로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호주 제련소 모회사의 매출 또한 지난 10년 새 50%가량 증가하며 성과를 입증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와 보너스 감가상각 등을 합치면 약 2조1300억원(14억4200만달러) 규모의 재정적 혜택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 제련소는 북미 핵심광물 수요를 흡수하고, 신기술을 온산제련소에 환류시켜 국내외 사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 지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노동조합도 사측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 제련소 건설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확실한 투자"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생산 거점을 구축하면 글로벌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내 투자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2029년까지 국내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하고 2026년 채용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노조는 영풍·MBK 연합을 향해서는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노조는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소송을 남발해 회사의 발목을 잡지 마라"며 “경영권 탈취에만 눈먼 투기자본은 손을 떼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반면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구조와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미국 제련소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설계된 기형적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주장하는 '미국의 투자'가 실상은 대부분 '빚'이라고 꼬집었다. 전체 자금 중 미국 정부 등의 실제 출자액은 미미하며, 약 7조 원에 달하는 자금은 고려아연이 2040년까지 전액 상환 의무를 지는 차입금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이 서는 채무보증 규모만 8조4000억 원에 달해 회사의 재무적 위험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차입 금리가 약 6% 수준으로 국내 조달 금리인 3%대보다 현저히 높아 '고금리 자금'임에도 이를 '저리 자금'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계약 없는 지분 넘기기'를 강하게 질타했다.
영풍·MBK 측은 “최종 합작 계약이 체결되기도 전에 고려아연 지분 10%를 합작 법인(JV)에 먼저 넘기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계약이 무산돼도 지분을 되돌려 받을 방법이 없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만 희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 역시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려아연 압박에 나섰다.
경제개혁연대는 “미국 법인 설립 자금이 목적이라면 JV가 직접 투자하거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되는데, 굳이 논란이 되는 제3자 배정 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JV가 고려아연 지분 10.59%를 갖고 고려아연이 다시 JV 지분 9.99%를 갖게 되는 구조에 대해 “사실상 상호 출자 구조를 만들어 현 경영진의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미국 측에 부여한 지분 매입 권리(워런트) 등 중요 사항이 제대로 공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삼았다.
고려아연 “정상적 절차…MBK가 자본시장 질서 부정" 재반박
이 같은 공세에 대해 고려아연은 “법과 규정, 정관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사업은 미국 정부를 포함한 다수의 파트너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MBK와 영풍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경영권 분쟁의 잣대로만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주주평등의 원칙과 자본 시장의 기본 질서를 부정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미국 제련소 투자가 '성장의 기회'가 될지 '승자의 저주'가 될지, 그리고 법원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지 여부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간] ‘항공 보안의 바이블’…현직 국토교통부 감독관 박만희 박사가 집대성한 17년의 ‘마스터 피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2.3df5acbf817a409ea1f85f54db3327e5_T1.png)


![[2025 재계 CEO 말말말] 이재용 “저력 잃었다” 질타에 삼성전자 심기일전 ‘체질 개선’](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2.f3dbe53bb903485ca6c79d6549807551_T1.jpg)
![“부패한 이너서클” 한마디에…금융지주 회장 ‘연임 공식’ 흔들 [이슈+]](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19.604ce99753374428a431cdc1a435e82f_T1.jpeg)




![[EE칼럼] 에너지 해결과제들의 구조 변화](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409.2085f7584f5843f6bd4585a665a8aeec_T1.jpg)
![[EE칼럼] 미래 전장의 승패, 배터리가 아닌 원자력에 달렸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14.f6bc593d4e0842c5b583151fd712dab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대통령, 반도체 앞에서 원칙을 묻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이슈&인사이트] 쿠팡 사태, 책임은 국경 밖으로, 피해는 국민에게](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1210.66d6030414cb41d5b6ffd43f0572673e_T1.jpg)
![[데스크 칼럼]쿠팡에게는 공정한가](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109.63f000256af340e6bf01364139d9435a_T1.jpg)
![[기자의 눈] 재생에너지·히트펌프 보급 목표, 연연하지 말았으면](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1.447c51803ea34cb88573fb967273a16a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