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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전기차 완속 충전기, 플러그링크·LG유플러스 절반 차지

지난 신규 전기차 완속 충전기 중 절반은 플러그링크와 LG유플러스 볼트업이 차지했다. 기존 강자들의 보급 속도가 둔화된 사이 대기업 계열사와 스타트업 기업이 빠르게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다.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무공해차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보급된 7킬로와트(kW) 이상 완속 충전기는 6만1452기로 집계됐다. 이 2024년 신규 완속 충전기 보급량 8만7232기에서 25.6% 정도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신규 보급량 중에서 플러그링크(1만8704기)와 LG유플러스 볼트업(1만6715기)이 차지하는 물량은 3만5000기 이상으로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특히 플러그링크는 2024년 신규 보급량 3181기 대비 약 6배 증가하며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며 올해 가장 많은 완속 충전기를 설치했다. LG유플러스 볼트업 역시 2024년 1만4448기에서 올해 1만6715기를 추가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플러그링크는 한화큐셀 충전 사업 인수 이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으며 2024년 6월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LG유플러스 볼트업도 사업 확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과거 완속 충전기 시장을 주도했던 기존 사업자들은 보조금 부정 수령 이슈와 화재 예방을 위한 스마트 제어 충전기 도입 등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파워큐브는 2024년 신규 8601기에서 올해 5392기로 급감했고 에버온도 1만2505기에서 3497기로 줄었다. 업계 점유율 1위인 GS차지비 역시 1만1891기에서 2752기로 신규 보급이 크게 감소했다. 중위권에서 NICE인프라는 6499기에서 4144기로 감소한 반면, 아이파킹은 2619기에서 3452기로 현대엔지니어링은 2959기에서 3186기로 보급 속도를 소폭 끌어올렸다. 전기차 보급 속도는 다시 빨라지고 있지만 충전기 보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신차 보급 중 전기차 비중은 13.6%로, 전년(8.9%) 대비 5.7%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 충전기 신규 보급은 전년 대비 감소, 특히 완속 충전기 보급은 25.6%나 줄어든 것이다. 최근 기후부가 급속 충전기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매년 공모 방식 대신 요건을 충족한 기존 사업자를 재지정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방식을 완속 충전기 사업자에도 확대 적용해 달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를 통해 매년 1~3월 사업자 선정 기간 동안 투자 결정을 미루던 사업자들의 투자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전기차 충전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충전기 보급은 함께 가야한다"며 “완속 충전 사업자들도 재지정방식을 적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전기차 충전사업자 선정, 공모 대신 재지정으로 전환 추진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 보조금을 수령하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바꾸는 걸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매년 공모를 통해 충전사업자를 새로 지정해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사업자 가운데 요건을 충족한 경우 재지정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선정에 따른 보급 공백기간을 없앰으로써 충전기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보급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6일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전기자동차 급속·중속 충전시설 보조사업 운영 지침안을 마련했다. 해당 안에는 전기차 보조금 사업수행기관을 재지정 사업수행기관과 신규 사업수행기관으로 구분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지정 사업수행기관은 전년도 보조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사업을 수행 중인 사업자 가운데, 정부가 정한 갱신 요건을 충족한 경우 별도 공모 절차 없이 지정이 이어진다. 반면 기존 사업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재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공모·평가를 통해 신규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된다. 이같은 재지정 체계 도입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전기차 충전 보조금 사업 공고는 매년 1월 전후에 이뤄지고 사업자 선정은 3월쯤에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보조금 지원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연초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고 충전기 설치나 인프라 확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동안 공모에서 기존 보조금 사업자가 재지정되는 비율은 절반을 넘기고 있다.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지난 2023년에는 총 25개 사업자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16개 사업자가 2024년에 그대로 선정되면서 재지정 비율은 64%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총 28개 사업자가 선정됐다. 지난해 1차 공고에서는 보조금 부정 수급과 로밍 서비스 제공 이슈 등의 영향으로 2024년에 선정된 28개 사업자 가운데 단 9개 사업자만 재지정돼 재지정 비율이 32.1%에 그쳤다. 그러나 2차 공고에서 재지정 사업자가 7곳 추가되면서 최종적으로 16곳이 지난해에 이어 재지정됐고 재지정 비율은 57.1%로 절반을 넘겼다. 다만 재지정 기준이 형식적으로 운영될 경우 도덕적 해이 우려도 제기된다. 별다른 평가 없이 기존 사업자를 자동으로 재지정할 경우 충전기 유지·관리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기후부는 재지정을 받기 위한 조건을 여럿 제시했다. 우선 지정 당시 제출했던 자료와 심사 기준에 따른 지정 요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또 관계 기관의 시정·조치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특히 전기요금 미납 등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돼 충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도록 방치한 사업자는 재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조금 부정수급이나 법령 위반으로 감사·수사·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국가기관을 통해 위반 사실이 확인된 사업자 역시 재지정을 받을 수 없다. 이번 지침에서는 중속충전시설에 대한 정의도 별도로 명시했다. 중속충전시설은 충전기에 연결된 케이블을 통해 전류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최대 출력이 30킬로와트(kW) 이상 50킬로와트 이하이며 전기차 이용자가 특별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해 의견 수렴을 진행 중으로 여러 재지정 조건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기차 보조금 최대 680만원으로 상향…차량 제작·수입사 평가제 도입

전기차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정부 보조금이 최대 680만원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정부는 앞으로 차량 성능 중심이던 보조금 체계를 넘어 제작·수입사의 사업 지속성과 사후관리 역량까지 평가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 국면에서 구매 지원 중심 정책에서 산업 생태계 관리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일부터 10일간 '2026년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이하 보조금 개편안)'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기후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연간 최고 보급대수(약 22만대)를 기록하며 다시 성장세에 들어선 상황이다.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전기승용차 보조금 예산단가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소비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기존에 보유하던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판매한 뒤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중형 전기승용차 구매자의 경우 기존 최대 580만원이던 보조금이 최대 680만원까지 확대된다. 기후부는 기존 차량을 교체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전환지원금 도입이 내연차 감축과 실질적인 구매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환지원금은 최초 출고 이후 3년 이상 경과한 내연기관차를 대상으로 하며 저공해차로 분류되는 하이브리드차는 제외된다. 또한 가족 간 증여나 형식적인 매매 등 실질적인 차량 감축으로 보기 어려운 거래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정부는 신차 구매 보조금과 지원 규모를 차량 성능과 연계해, 성능이 우수한 차량을 우대하는 기존 보조금 체계의 방향성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구조적인 변화는 보조금 평가 대상이 '차량'에서 '제작·수입사'로까지 확대된 점이다. 그동안 전기차 보조금은 보급사업에 참여하는 차량의 성능·가격 요건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제작·수입사 등 사업 수행자 자체에 대한 평가를 통과해야 보급사업 참여가 가능해진다. 평가 항목에는△당해연도 사업계획 △기술개발 역량 △안전 및 사후관리 체계 △사업 지속가능성 △국내 산업 및 일자리 창출 기여도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보조금만 받고 국내 사업을 철수하거나 사후관리 부실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부 평가 기준은 전문가 논의를 거쳐 오는 3월까지 마련·공개되며, 제작·수입사에 준비 기간을 부여한 뒤 7월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그간 국내출시된 전기차 모델이 없었던 소형급 전기승합차, 중·대형급 전기화물차에 대해서도 국내 시장 출시 예정임을 고려해 보조금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소형급 전기승합차의 경우 최대 1500만원, 중형급 전기화물차에는 최대 4000만원, 대형급 전기화물차에는 최대 6000만원을 지급하는 보조금 지급기준이 반영됐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신차가 국내 본격 출시되는 경우 차량별로 보조금 산식을 적용해 산정된 금액이 구매자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별도로 어린이 통학용 전기승합차에 대해서는 소형급은 최대 3000만원 지급하는 기준을 신설하고 중형급은 시장상황 및 타차종 형평을 고려해 지원규모를 조정(최대 1억원 → 8500만원)한다. 충전속도가 빠른 전기승용·화물차와, 1회충전 주행거리가 긴 전기화물차에 대한 추가지원 기준을 강화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량을 우대하기 위해 배터리 에너지밀도 차등기준을 전 차종에서 상향한다. 전기차의 활용도를 높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혁신기술의 도입·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간편 결제·충전(PnC), 양방향 충·방전(V2G) 등에 대한 추가지원을 도입한다. 서영태 기후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이번 보조금 개편안은 내연차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전기차 보조금이 지속가능한 국내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기차 충전 1만원 했는데 4만원 결제”… 민원 넣어야만 환불되는 ‘이상한 충전시장’

전기차 충전 결제 오류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환불을 포함한 사후 처리 과정이 '민원 접수 없이는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기차 이용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의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거주하며 2년째 전기차를 운행 중인 A씨는 “얼마 전에 충전 기록을 보다가 우연히 금액이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며 제보를 해왔다. 실제 이용금액은 1만 원이었지만, 결제 금액은 5만 원으로 청구되는 등 과다 결제 사례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것이다. A씨는 충전사업자에 문의했으나, 결제 오류 여부 확인만 며칠씩 소요되고 환불은 반드시 당사자가 민원을 접수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결제 오류가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잡히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민원을 넣어야만 '아 그게 오류였네요'라고 확인해준다"며 “이건 사실상 소비자가 모르면 그대로 돈이 새는 구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저공해누리집 △자동차환경협회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서울에너지공사 등 여러 기관에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모두 “결제 오류 여부는 민원이 접수돼야만 확인이 가능하다"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답변이 사실상 제도적 관리가 '부재'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평가한다. 서울시는 충전 품질·안전성을 높이겠다며 '급속충전기 인증제'를 추진했지만, 제도 시행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과다 결제·오류 환불 지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A씨는 “인증제를 한다면서 실제로는 아무 것도 관리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이게 인증제 도입 이후의 모습이라면 제도 실효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충전사업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공식 민원 접수 시스템이 없거나, 사실상 연락이 닿지 않거나, '시스템 문제라 어쩔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민간 충전소 담당자들에게 수십 통 전화했지만 대부분 '관리시스템 오류'라고만 답했다"며 “도대체 오류가 반복되는데 왜 개선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특히 A씨는 충전사업자 관리 시스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충전기 통합관리시스템에 수억 원이 들었다는데, 오류를 스스로 잡지도 못하고 환불도 민원을 넣어야만 되는 시스템이 말이 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공공재 성격을 갖는 만큼, 통합관리시스템의 성능과 운영 책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는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 축이지만, 충전 인프라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결제 오류 자동 감지 부재 △환불 절차의 과도한 소비자 책임 전가 △민간사업자 관리·감독 부재 △공공기관의 문제 인지·데이터 관리 실패 등 충전 시장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정부·지자체의 전수조사 △충전사업자 결제·정산시스템 표준화 △자동 오류 탐지 및 환불 시스템 구축 △민간사업자 감독 체계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 전기차 충전업체 관계자는 “이건 개인이 민원을 넣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고쳐져야 할 문제"라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정부가 말하는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라면, 이제는 “충전이 제대로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재정비가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에서 제공하는 차지인포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자는 67개, 충전시스템(SW) 제조업자는 38개이다. 현재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46만3357개로, 5년 전인 2020년 3만4714개보다 13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기차 등록대수도 10만2045대에서 72만8352대로 7배 증가했다. 올해 20만대가량 보급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100만대 보급도 예상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석유화학 구조조정, 부생수소 공백이 온다

12월 12일 여천NCC는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의 2025~2027년 장기 원료 공급계약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90만~140만 톤 수준의 감산(공급 조정) 가능성이 언급되며,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 앞서 산업통상부와 10대 석유화학사는 자율협약을 통해 국내 NCC(나프타 분해설비) 설비의 18~25%(270만~370만 톤) 감축 목표를 공식화했고, 롯데케미칼·LG화학 등도 박스업·통합·매각을 검토하며 최소 3~5개 NCC 라인의 폐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산·울산 산단에서도 대형 통합과 '빅딜' 시나리오가 병행 검토되며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탄 배경은 명확하다. 글로벌 올레핀 공급체계 재편과 국내 NCC의 구조적 원가 한계가 맞물린 결과다. 2010년대 후반 이후 COTC, ECC, CTO/MTO 등 대체 공정이 확산하면서 미국과 중동은 저가 에탄·원유 기반 생산시설 증설로 원가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특히 ECC(에탄 분해설비)는 에틸렌 수율이 80% 이상으로, 나프타 NCC와의 원가 격차가 구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국 역시 에틸렌 생산능력을 2018년 약 2,600만 톤에서 2027년 약 7,000만 톤대로 확대하며 저가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국내 NCC는 나프타 의존과 원료비 변동성 탓에 수익성이 악화해, 가동률이 70%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문제는 이 구조조정이 석유화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프타 분해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는 국내 수소공급의 핵심축이다. 2023년 기준 국내 수소 생산량은 약 248만 톤으로, 이 중 부생수소가 57%(약 141만 톤)를 차지한다. 특히 석유화학 NCC 공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만 109만 톤으로 전체의 44%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2026년 전후 대산·여수·울산에서 일부 NCC 라인이 가동 중단되거나 폐쇄될 경우, 국내 수소공급이 당장 20~30만 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급 축소는 곧바로 가격 문제로 이어진다. 부생수소는 공정 부산물로 생산단가가 kg당 1,500~2,000원 수준의 가장 저렴한 수소다. 반면 천연가스 추출 수소는 2,000원대 중반 이상,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는 kg당 1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 현재 차량용 수소 소매가격이 약 1만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부생수소 비중 축소는 수송용 수소 가격 상승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가격 탄력성이 낮은 수소차 시장에서 연료비 상승은 곧 경제성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수소경제 전반의 추진 동력을 약화하는 리스크가 된다. 물론 NCC 구조조정은 산업 경쟁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문제는 속도와 순서다. 수소공급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구조조정과 대체 공급원 확보를 병행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부생수소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NCC 폐쇄 시점과 신규 수소 생산기지 구축 시기를 연계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 산업부문 사업재편 승인 과정에서 부생수소 감소 영향 평가를 시행하고, 기업에 대체 수소 공급원 확보 방안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감축 대상 NCC 부지에 블루수소 플랜트를 전환 설치하거나, 폐쇄 설비를 수소 저장·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다변화와 가격 안정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청정수소와 수입 수소를 조합해 공급원을 넓히고, 배관·저장 인프라를 확충하며, 청정수소 인증과 연계한 생산 지원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동시에 수소경제로의 이행 역시 시간을 다투는 과제다. 부생수소라는 기존 기반이 흔들릴 경우, 수소차·수소발전·산업 탈 탄소화 계획 전반이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구조조정과 수소 수급 안정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설비 감축이 곧바로 수소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가 두 과제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 김재경

[기후 신호등] 전과정평가(LCA), 온실가스 측정의 새 도구로 주목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자동차 업계가 온실가스 전과정평가(LCA)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한다는 협약식 행사가 열렸다. LCA(life-cycle assessment)는 자동차 제작단계(원료 채취 및 부품제조, 완성차 생산포함)부터 운행,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하여 평가·관리하는 체계를 말한다. 이번 협약은 유럽연합(EU)이 2026년 자동차 생애주기 탄소배출 보고를 시작하는 등 국제 규범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마련됐다. 자동차 업계의 온실가스 LCA 역량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공급망 내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탄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협약에는 현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제작사(5개)와 부품사(16개)가 참여했다. 이번 협약은 LCA가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하는 데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는 한국기후변화연구원과 한국기후환경원 등이 주최한 '대한민국 탄소포럼 2025'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LCA 기반 제품탄소 규제동향과 사례'와 'Scope3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기준 및 기업적용 사례'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각각 열렸다. 또, 국제 기후환경단체 (사)푸른아시아는 최근 세계자원연구소(WRI)와 계약을 맺고 '온실가스(GHG) 프로토콜' 공식 번역본을 발간했다. GHG 프로토콜은 국제 온실가스 산정·보고·검증(MRV)을 위한 국제 표준·지침이다. 전 세계 기업과 기관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고 보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처럼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 가운데 특히 LCA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의 핵심 도구로 주목 받고 있다. ◇ 스코프 3 부상… “전체 배출량의 70~90% 차지" 전 세계적으로 기후 관련 공시 의무화가 확산하면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일이 핵심 경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 산하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2023년 내놓은 '기후 공시(IFRS S2)'는 기후 리스크와 배출량 정보를 재무 공시 수준으로 엄격하게 요구한다. 기업이 배출량을 정확히 산정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투자자와 고객, 규제기관 모두가 탄소 데이터를 기업 신뢰성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보고가 아니라 재무 정보 수준의 엄격한 '탄소 회계'가 요구되는 시대다. GHG 프로토콜은 배출 범위를 스코프 1(기업이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직접 배출량), 스코프 2(전력 등 외부에서 가져온 에너지로 인한 간접 배출량), 스코프 3(원료·부품의 매입이나 제품의 배송 등 가치사슬(공급망)을 통해 간접적으로 발생한 배출량)으로 구분한다. 그중 스코프 3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다.국내 주요 기업의 스코프 3 배출량은 스코프 1·2 합산보다 8배 이상 많으며, 글로벌 탄소 공개 프로젝트(CDP) 공개 기업 기준으로는 전체 배출량의 96%에 달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업에서도 배출량의 대부분이 스코프 3에서 발생한다. 최근 삼성전자·현대차·GS칼텍스 등 국내 대기업들은 스코프 3 공개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코프 3 규모는 1억 톤을 넘으며, GS칼텍스는 스코프 3의 98%가 4개 카테고리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프 3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면 전체 배출량의 실체를 파악할 수 없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보고도 불가능하다. CDP한국위원회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의 '2024 CDP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23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68%인 158곳이 스코프3 배출량을 집계해 CDP에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프 3 측정의 가장 큰 난관은 “공급망의 불확실성" 스코프 3는 원자재 채굴부터 제품 폐기까지 가치사슬 전 과정의 배출을 포함한다. 총 15개 카테고리에 걸쳐 여러 단계의 협력사·물류업체·사용자·폐기물 업체 등이 얽혀 있기 때문에 기업 내부 통제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스코프 3 배출량 분석에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는데. 이는 ▶협력사의 배출량 데이터 미제공 ▶국가·산업별 배출계수와 활동 데이터의 질적 격차 ▶공급망 규모의 방대함 ▶검증 비용 증가 등 때문이다. 이로 인해 스코프 3 보고는 스코프 1·2에 비해 데이터 품질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코프 3를 제외한 배출 보고는 국제적으로 '불완전 보고'로 간주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LCA 기법이 활용된다. LCA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태어나서 사라질 때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정량화하고 평가하는 방법론이다. 원료 채취부터 생산, 운송,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요람에서 무덤까지)에서 투입되는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평가한다. LCA는 일반적으로 다음 네 단계를 거쳐 수행된다. 1. 목표 및 범위 설정: 분석의 목적, 대상 제품/서비스, 시스템 경계 및 기능 단위를 정의. 2. 목록 분석: 각 단계에서 원료, 에너지 등의 투입(input)과 온실가스, 폐기물 등의 산출(output)을 정량적으로 목록화함. 3. 영향 평가: 목록화된 데이터를 환경 영향 범주로 변환하여 평가. 주요 영향 범주에는 기후변화(온실가스), 대기오염(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수질오염(부영양화) 등이 포함됨. 4. 해석: 평가 결과를 종합하고 환경 부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Hot Spot)을 식별,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보고. ◇ 스코프 3 산정의 핵심 도구는 LCA… “전 과정과 전 범위가 맞물린다" 스코프 3 측정이 중요해지면서 LCA의 역할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LCA는 가치사슬 전 과정 배출을 분석하는 스코프 3와 구조적으로 정확히 대응된다. 정확한 스코프 3 산정에는 LCA가 필요하고, 또 정교한 LCA 수행을 위해서는 공급망에서 확보한 스코프 3 데이터가 필요하다. 스코프 3와 LCA는 서로를 완성시키는 관계인 셈이다. 이에 따라 LCA는 '스코프 3의 확장판'이자 기업의 전(全)주기 탄소전략을 설계하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자동차 산업은 LCA 도입의 대표 사례다. 해외에서 나온 자동차 대상 LCA 연구 결과를 보면, 전기차는 운행 단계에서는 내연차보다 배출량이 낮지만, 제조 단계에서는 배터리 생산으로 인해 상당한 탄소가 발생한다. 유럽의 전과정평가 분석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 단계 배출량은 내연차보다 약 30% 높고, 운행 단계에서는 32~47% 수준으로 크게 낮다. 전력망이 탈탄소화될수록 전기차의 전체 수명 배출량은 더욱 낮아진다. 보통은 운행 2~3년이 지나면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은 내연차보다 더 작아진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배터리 공급망의 스코프 3 감축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협력사에 탄소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확성은 1차 데이터에서 온다"… 공급망 협력이 핵심 LCA의 신뢰도는 사용된 데이터의 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기업이 실제 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1차 데이터를 확보해야 정확한 LCA 산정이 가능하다. 반면 산업 평균값 또는 문헌 기반의 2차 데이터는 편리하지만 정확성이 낮고, 글로벌 공시 기준에서는 점점 인정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서 배출계수가 중요한데, 정부 등에서 제공하는 배출계수를 사용하는 것보다 실제 측정을 통해 확보한 배출계수를 적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이미 에너지 효율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절실하다. '공급망 탄소 파트너십'을 통해 실제 공급망의 배출계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배출의 80~90%를 1차 데이터 기반으로 산정한다"와 같은 정량 목표를 세우고 공급망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LCA 시대에는 기업 단일 노력이 아닌, 공급망 전체의 측정·보고·검증(MRV) 체계 구축이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탄소포럼 LCA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한 ㈜후시파터너스 박종한 상무는 “2026년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한국의 4차 배출권거래제 시행 등으로 탄소 규제 빅뱅이 벌어질 것"이라며 “공급망 전체를 단일 생태계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관계사들의 협력적 MRV다. 금융권에서도 LCA 기법 적용은 이미 현실화됐다. 금융기관이 대출·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배출량, 즉 '금융 배출량'이 스코프 3에 속하기 때문이다. 금융부문 탄소회계 파트너십(PCAF) 기준은 기업의 스코프 1·2 데이터 확보를 전제로 금융기관의 배출 귀책 비율을 계산한다. 이 때문에 제조업이든 금융업이든, 결국 스코프 3의 정확성이 기업 전체 탄소 회계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좌우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 LCA 시대, 스코프 3는 기업 경쟁력의 분기점 LCA 방법은 지금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최근 유엔 산하 '국제 자동차 규제조화포럼'에서는 자동차 전과정평가 전문가작업반을 구성하고 내년 초 국제사회의 채택을 목표로 평가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탄소포럼 LCA 세미나에서 '글로벌 제품탄소 규제동향과 LCA'를 주제로 발표를 한 스마트에코 김익 대표이사는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이 LCA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기업 내부 공정만 관리하면 됐지만, 현재는 가치사슬 전 과정에 대한 책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이사는 “스코프 3를 파악하지 못하면 기업의 실제 배출량은 물론 감축 전략도 수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정확한 스코프 3 산정 능력 ▶공급망 1차 데이터 확보 체계 ▶LCA 기반 전 생애주기 인사이트 확보 능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스코프 3를 모르면 LCA를 실행할 수 없고, LCA 없는 탄소 회계는 국제 공시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정확한 데이터 기반의 LCA를 갖춘 기업만이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 신뢰를 얻고 지속가능 경영의 실질적 성과를 확보할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구상이 필요하다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2025년 경쟁입찰이 10월 17일 취소되며 국내 수소 발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제도 재설계를 예고했지만,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새 정부의 2040년 석탄발전 전면 폐지 공약과 장기 PPA 구조 논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CHPS 출범은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을 자극해 중동·미국에 더해 올해는 중국 기업들까지 청정수소·암모니아 공급 협의를 위해 국내 발전사들과 활발히 접촉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소생산·소비국으로, 2022년 「수소에너지산업 발전 중장기계획」 이후 기술 개발과 생태계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중앙·지방정부의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프로젝트는 600건을 넘었고, 가동 설비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12만5천 톤, 단가는 평균 30위안(약 6천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엔비전(Envision)의 내몽골 치펑 프로젝트는 100%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연간 32만 톤의 그린수소 암모니아를 생산하며, 2028년 150만 톤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EU 인증(EU ISCC: 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을 확보해 유럽 수출이 가능하고 일본 마루베니와 장기 계약도 체결했으며, 한국 시장에 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산 그린수소·암모니아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 근접성이다. 단기적으로는 선박을 통한 암모니아 운송이 가장 현실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한 대규모·저비용 공급까지 검토할 수 있다. 실제로 허베이성 장자커우–탕산(카오페이뎬)을 잇는 약 1,038km 규모의 그린수소 파이프라인 사업이 CPPEC 주도로 진행되면서, 중국은 장거리 수소 이송에 필요한 기술·산업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중 간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구상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국경·해역을 넘는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프랑스 마르세유를 잇는 H2Med(BarMar)는 총 455km 해저 관로로 연간 200만 톤 수송을 목표로 2032년 가동을 추진 중이다. 북아프리카 알제리·튀니지산 수소를 시칠리아–이탈리아–오스트리아–독일로 연결하는 총 3,300km 규모의 SoutH2 Corridor 역시 지중해 해저 구간을 포함한 형태로 초기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 북해 해상풍력단지(SEN-1)와 본토를 잇는 약 200km 규모의 AquaDuctus는 2030년대 상업 가동을 목표로 EU 전략 인프라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와 비교하면 서해를 가로지르는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역시 여러 조건에서 기술적으로 충분히 시도 가능한 사업이다. 황해는 평균 수심이 44~55m로 북해나 지중해보다 얕고, 최단 경로를 적용하면 400km대 해저 루트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경제성·정치적 리스크·국제 규범 등 복합적 요소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사드(THAAD) 갈등에서 보듯 양국 관계 악화 시 공급 차질 가능성, 미·중 전략 경쟁 속 의존도 문제, 서해 군사적 긴장과 인프라 안전성 확보, EEZ·어장·항로 중첩 등 지정학적 변수들도 크다. 또한, UNCLOS에 기반한 양자 협정, 환경영향평가, MARPOL·ISPS 등 국제 규범 준수, 사고·누출 감시체계 구축, 수소 인증·통관 절차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건설비가 수조 원에 달하는 만큼 20년 이상 연간 수백만 톤 규모의 안정적 수요 확보도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에너지전환 전략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파이프라인은 한 번 건설하면 30~50년 이상 사용 가능하며, 거리·관경·운송률 등에 따라 단위 운송비를 kg당 0.1~0.2달러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선박 운송 대비 큰 비용 우위를 제공하며, 발전·산업용 대량 청정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나아가 중국–한국–일본–러시아·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동북아 수소 순환망 구상과도 연계될 수 있어, 한국이 동북아 수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잠재력도 지닌다. 비록 해결해야 할 제약과 리스크가 적지 않지만, 2030년대 이후 청정수소 수요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인 만큼 지금부터 기술·경제·지정학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에 대한 체계적 사업 구상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김재경

테슬라 “美 생산 전기차, 중국 부품 전면 배제 추진”…‘차이나 엑소더스’ 속도↑

일론 머스크의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중국산 부품 사용을 전면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와 미·중 지정학적 긴장에 대응해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초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미국 공장의 주요 부품 공급사들에 중국산을 완전히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일부 부품은 다른 지역 생산품으로 교체됐으며 향후 1~2년 내 나머지 모든 부품을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산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후 의존도를 줄여왔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는 '탈중국' 전략을 가속화했다.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부품은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공급해 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였다.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중국산 LFP 배터리 장착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했으나 이로 인해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고율 관세까지 부과되자 올해부터 미국 내 사용을 중단했다. 대신 테슬라는 미국 내에서 LFP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네바다주에 건설 중인 이 배터리 생산 시설이 내년 1분기 중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 재무 책임자(CFO) 역시 지난 4월 “자체 LFP 셀 생산과 중국 외부에 기반을 둔 공급망 확보를 함께 추진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E칼럼] 중국이 수소마저 우리를 추월하게 둘 건가?

수출경쟁력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한때는 노동생산성이나 부존자원 같은 공급 요인이 핵심이었지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연구 이후 시장의 크기가 더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내수시장이 큰 나라일수록 생산이 빠르게 늘고, 그 힘이 수출 우위로 이어진다. 이른바 '자국 시장효과(Home Market Effect)'다. 이 원리는 중국의 기후산업 성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태양광, 풍력, 전기차, 배터리 등 어느 분야를 보더라도 중국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태양광 제조의 80% 이상, 풍력 부품의 50~70%, 전기차 배터리의 75~85%가 중국산이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결합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한 결과다. 이제 중국은 태양광·풍력·전기차를 넘어 수소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소에너지산업 발전 중장기계획(2021~2035)' 아래 수전해 효율 향상과 그린수소 확대를 추진하며, 지방정부는 500건이 넘는 지원정책으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CNPC 등 국유기업은 대규모 그린수소 단지를 조성하고, 허베이–탕산을 잇는 약 1,000km 규모의 세계 최대급 수소 파이프라인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지원 속에 중국은 이미 수전해 투자와 제조 능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24년 기준 600여 개의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가동 설비만으로도 연간 약 12만5천 톤을 생산한다. 양성자 교환막(PEM)과 음이온 교환막(AEM) 기술은 초기 상업 운전 단계에 진입하는 등 질적 도약 중이며, 설치비는 해외의 절반 수준으로 낮다. IEA는 중국이 2030년 전후로 그린수소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수소 모빌리티에서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0년 베이징·상하이·광둥에서 시작한 시범사업을 2022년 50개 이상 도시로 확대하고, 사업자들에게 성과 기반 보조금과 금융 크레딧을 제공 중이다. 광둥성은 광저우–잔장(435km) 구간에 '수소 고속도로'를 조성해 냉장 트럭 물류망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보급을 목표로 삼았으며, 트럭과 버스 등 2024년 기준 전 세계 수소 상용차의 약 95%가 중국에 집중됐다. 이로 인해 도로 운송용 수소의 75%가 중국에서 소비됐고, 한국의 비중은 약 15%에 그쳤다. 반면 한국은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내세워 세계 선도국을 자처했지만, 추진력과 성과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4년 수소 승용차 판매는 3,000대 미만으로 2022년 대비 75% 감소했다. 수소 버스는 2025년 상반기 기준 약 1,200대 수준으로 중국의 압도적 물량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국내 수소 상용 트럭은 보조금 기준 15대에 불과하다. 장거리 물류와 군수 등 배터리 전기화가 어려운 분야의 탈탄소화를 이끌 핵심 수단이 지금 뒤처지고 있다. 이런 복합적 상황 속에서 한국 수소경제의 앞길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10월 17일 전력거래소가 '2025년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경쟁입찰'을 돌연 취소하면서 발전용 수소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석탄+암모니아 혼소가 포함된 입찰이 2044년까지 석탄발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음이 취소 사유로 추정된다. 새 공고에서는 암모니아 혼소 방식을 전면 배제하고 LNG+수소 혼소, 수소 전소만 제한적으로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도 발전용 연료전지 입찰 물량이 여전히 미공고인 점도 우려를 키운다. 만일 발전용 연료전지와 석탄+암모니아 혼소가 정책 지원 대상에서 실제 배제된다면, 고비용의 수소 전소나 LNG+수소 혼소만으로는 향후 5년 내 시장이 열리기 어렵다. 100% 수소 연소 터빈은 실증에는 성공했지만, 상용화는 아직 초기 단계다. 혼소 역시 비용 부담이 커 지난해 민간 투자자들이 입찰을 포기했다. 정부의 우왕좌왕한 태도까지 겹치며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향후 5년간 한국이 선택할 길은 수소 모빌리티와 수송 분야의 집중 육성뿐이다. 발전용 수소 시장이 단기간에 열리기 어렵다면, 상용 트럭과 버스 등 교통 부문에서라도 수소경제의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 중국이 '자국 시장효과'를 기반으로 기후산업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이 분야마저 뒤처진다면, 한국의 '퍼스트 무버' 비전은 공허한 구호로 남을 것이다. 김재경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공휴일 무공해차 전용차로 도입 ‘찬성 46.8% vs 반대 45.2%’ 팽팽

주말·공휴일에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가 이용할 수 있는 전용차로 도입을 놓고 국민 여론이 찬반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국민 4명 중 1명은 향후 5년 내 무공해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일 실시한 '자동차 구매 및 무공해차 전용차로 관련 국민인식 조사' 결과, 전용차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6.8%(매우 찬성 16.0%·찬성하는 편 30.8%), '반대한다'는 응답이 45.2%(반대하는 편 23.2%·매우 반대 22.0%)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51.9%), 40대(50.2%), 60대(51.9%), 70대(50.4%)에서 절반 이상이 전용차로 도입에 찬성했다. 반면 30대(37.3%)와 50대(39.4%)에서는 찬성보다 반대가 다소 우세했다. 치량 통행량이 가장 많은 서울에서는 반대가 49.6%로 찬성(37.6%)보다 12.0%포인트(p) 더 높게 집계돼, 대도시 지역의 교통 혼잡 우려가 찬반 의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유럽연합(EU)과 유사하게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공해차(전기차, 수소차 등)에 대한 자동차세·법인세 혜택 등 인센티브를 신설하여 2035년까지 전체 등록 차량의 35%를 무공해차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이 주춤하면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등 업계는 무공해차의 버스전용차로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30년까지 전기차를 누적 420만 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등록 전기차는 82만2081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누적 보급량을 기준으로 하면 앞으로 5배 이상 늘려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무공해차 전용차로 도입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국민 여론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전용차로가 허용될 경우 무공해차 구매 의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36.5%, '변화 없다'는 41.1%, '오히려 감소할 것'은 12.2%로 나타났다. 구매 의향이 증가한다와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했다. 무공해차 구매 유도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추가 지원책으로는 '취득세·자동차세 등 세금 감면 확대'(44.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충전요금 할인 확대'(16.8%),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8.7%),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7.0%) 순이었다. 특히 40대(50.9%)와 광주·전라권(53.1%) 응답자에서 세금 감면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무공해차 전용차로 도입이 일반 차량의 교통 혼잡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악화될 것'(32.4%)이 '완화될 것'(21.0%)보다 높게 나타났다. '변화 없다'(32.2%)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향후 5년 내 자동차를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국민 가운데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를 구매하겠다는 비율은 25.8%로 집계됐다.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는 30.7%, 구매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43.4%였다. 연령대별로는 40대(38.6%)와 60대(26.9%)에서 무공해차 구매 의향이 평균보다 높았고,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권(41.5%)과 제주(40.6%)에서 적극적인 구매 의향이 나타났다. 반면,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서울(18.1%)은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13일 하루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한 무선 자동응답조사 방식(RDD)으로 실시했다. 전체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p)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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