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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2025 가스안전 결의대회’ 열고 안전문화 확산 다짐

국내 최대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가 16일 경기도 오산 기술연구소에서 '2025 가스안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천리와 협력회사 임직원, 고객 등 120여 명이 참석해 다가오는 동절기를 앞두고 안전한 도시가스 사용환경 조성과 안전문화 확산을 다짐했다. 삼천리는 도시가스 사용량이 급증하는 겨울철을 대비해 매년 10월을 '가스안전 집중강화의 달'로 지정하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이어져 올해로 29회를 맞은 '가스안전 결의대회'는 임직원과 협력사, 고객이 다함께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사전관리 중심의 안전문화 정착을 다짐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지난 1년간의 안전관리 추진성과를 공유하고, 가스사고 예방과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안전문화상'을 수여했다. 안전문화상은 가스안전 실천에 앞장선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우수 사용시설 안전관리자 △감사고객 △우수 고객센터 △우수 협력업체 △안전문화 선도자 △우수 모니터요원 6개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개인 및 단체가 수상했다. 시상식 후에는 참석자 전원이 '가스안전 결의문'을 낭독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철저한 사전관리로 사고 없는 안전환경을 만들겠다"는 실천 의지를 다졌다. 유재권 삼천리 사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올해, 삼천리가 고객에게 사랑받는 백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과 혁신으로 도시가스 업계의 안전관리 기술력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천리는 24시간 통합지휘통제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공급권역 전반의 도시가스 배관을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으로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매년 현장 중심의 안전 장비 개선과 자율적 혁신과제 수행을 통해 안전관리 효율을 높이고, 스마트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삼천리는 앞으로도 기술 중심의 안전혁신을 확대하고,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 함께 '사고 없는 안전문화'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2025 국감] 허종식 “가스안전공사, 폭파된 개성사무소에 9년간 혈세 낭비”

한국가스안전공사가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사실상 폐쇄된 개성사무소를 9년 가까이 방치하며 예산을 낭비하고 행정 공백을 초래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건물이 파손된 이후에도 사무실 전화요금을 2년 6개월간 납부했으며, 파손된 복합기와 사무 비품들을 자산관리 시스템상 '정상 운용 자산'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직전 수행한 40여 건의 가스시설 점검 수수료는 9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징수 상태이며, 정확한 미수금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2024년 3월 통일부가 개성공단지원재단을 해산하고, 공사도 관련 업무를 중단한 이후에도 공사 직제관리요령에는 여전히 경기중부지사 산하 '개성사무소'가 명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감사실은 최근 해당 부서에 대해 행정 조치 및 직제 개정 검토를 권고한 바 있으며, 허 의원은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 수준이 아닌 총체적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안일한 현실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며, “공사는 즉각 전수조사를 통해 유사 사례를 점검하고, 전면적인 자산·조직 관리 시스템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기·기후·에너지 통합, 시너지 효과 거둘 수 있는 정책부터 추진을”

기후와 에너지, 환경을 한데 묶은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가 출범한 가운데, 시행착오를 줄이고 새 부처의 정책 방향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힌트를 제공하는 학술 연구 논문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부터 먼저 시행하라는 주문이다.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안영환 교수와 같은 대학 기후환경융합학과 유승직 교수 등이 최근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2050 탄소중립에 따른 대기·기후·에너지 통합관리 방향에 관한 탐색적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 4월에 처음 제출됐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제안의 성격이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대기(Air)-기후(Climate)-에너지(Energy)의 통합(ACE 통합)은 환경-에너지 업무를 함께 다루게 된 기후부가 구체적으로 통합 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 제언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탄소중립 정책이 대기질 개선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직접배출과 전과정평가(LCA) 두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같은 감축정책이라도 어떤 기술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온실가스는 줄지만 대기오염이 늘어나는 '길항효과(Trade-off)'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수소나 암모니아를 혼소(混燒)하는 발전기술은 탄소 배출을 줄이지만, 질소산화물(NOx)과 암모니아(NH₃) 배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에너지 효율 향상, 전기차·철도 등 저탄소 교통수단 확대, 수요관리 정책은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함께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감축만이 아니라 대기질 개선, 에너지 안보, 국민 건강이 함께 고려돼야 완전한 정책이 된다"면서 “정책 수단 간 상호 영향을 세밀히 평가하지 않으면 오히려 환경 성과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기후부는 시너지를 내는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길항효과가 있는 기술은 선제적 연구와 제도적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는 또 기후부가 향후 추진할 4대 정책 방향, 즉 ▶수요관리와 효율 개선 등 즉각적 감축효과가 큰 시너지 정책을 우선 투입할 것 ▶수소·암모니아 혼소 등 신기술은 사전평가와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 리스크를 관리할 것 ▶대기·기후·에너지 계획을 하나의 통합계획 체계로 묶어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할 것 ▶LCA와 단수명 기후오염물질(SLCP) 분석 등 과학적 기반을 강화해 데이터 중심의 정책결정을 뒷받침할 것 등을 제시했다. 산업·발전·수송 등 부문별로도 구체적 시사점이 제시됐다. 발전부문은 재생에너지와 무탄소 전원 확대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석탄에서 LNG로의 전환이 단기적으로는 일부 오염물질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문에서는 원료·공정 대체가 전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공정별 세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송부문은 전기차·철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되, 전력 생산 단계의 배출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논문이 제시하는 기후부의 핵심 과제는 ▶시너지 정책에 집중적인 자원 투입 ▶길항효과 기술의 선제적 관리 ▶과학적 근거 기반의 통합평가체계 구축 등이다. 이번 연구 자체가 옛 환경부 및 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으로 이뤄진 만큼 기후부가 앞으로 세워야 할 중장기 전략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대기질 개선, 에너지 공급안정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ACE 통합관리'가 정책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안동댐 주민들, 50년 만에 ‘주민주도 연대’ 결성

“행정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지속가능한 지역 발전 새 장 열다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댐 건설 50년을 맞아, 수십 년간 규제와 제한 속에서도 지역을 지켜온 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5일 안동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서 열린 '댐 주변지역 발전전략 주민토론회'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안동댐주변지역 주민연대(가칭)'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며,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졌던 댐 정책의 흐름을 '주민 주도형 발전체계'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권기식 주민연대 회장,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전 환경부 장관), 김광진 전남댐연합회장, 이강우 한강사랑 전국댐연대 대표, 박종안 금강수계연합 대표를 비롯해 김경도 안동시의장과 권기익, 김호석, 정복순 시의회 의원, 권용해 안동시 수자원환경국장, 김우규 수자원공사 전 부사장, 허승규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 대표, 지역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결성된 주민연대는 안동댐 건설 이후 처음으로 주민이 직접 주체가 되어 조직한 협력체다. 그동안 댐 주변지역의 각종 규제와 정책은 정부와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설계하고, 주민은 수동적으로 대응해야 했다. 권기식 주민연대 회장은 “이제는 행정이 아닌 주민이 주도하는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실질적인 발전 대안을 주민 스스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는 앞으로 지역의 규제 개선, 주민지원사업의 실효성 강화, 그리고 실질적 복지 기반 확충을 핵심 목표로 삼는다. '규제의 벽을 넘고 주민이 중심이 되는 발전체계 확립'이라는 기치 아래,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정책의 설계자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의 기조연설을 맡은 곽결호 전 환경부 장관은 “댐 주변지역 주민의 의견이 정치적 관점에서 배제돼 왔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안동시가 문화와 전통, 그리고 댐을 활용한 관광개발을 전략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안동이 세계물포럼을 유치해 물산업과 문화관광을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정필 영주댐 주민지원사업협의회 위원은 '영주댐 주변 개발사례'를, 하영수 예안면 주진2리 이장은 '규제 개선을 통한 주민 권익 신장 방안'을 각각 발표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이재갑 안동시의원은 댐 관련 재원 구조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그는 “낙동강 수계관리기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안동댐 상류 주민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03년 2400억 원 규모로 출발한 수계관리기금이 2024년에는 8028억 원으로 늘었지만, 한강(6651억 원), 금강(1317억 원), 영산강·섬진강(60억 원)에 비해 낙동강 기금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밝혔다. 또한 “안동·예천·봉화·영주 등 상류권역에 배정된 주민지원사업비는 180억 원 내외, 수질개선사업을 포함해도 250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영산강·섬진강 수계가 전체의 21%를 차지하는 반면 낙동강은 9%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안동댐과 임하댐 문제는 시민이 힘을 모아야 해결될 것"이라며 “정부는 낙동강권의 형평성 있는 기금 배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댐과 관련한 정책과 예산이 진정한 주민 복지와 지역 발전으로 연결되려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며 “안동댐과 임하댐의 문제는 시민이 한목소리로 결집할 때 비로소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에는 한강·금강·영산강·섬진강 등 전국 주요 수계의 주민연대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국 댐 지역 주민연대 협의체' 결성을 공식 선언하고, 전국 단위의 상생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협의체는 △규제 완화 △주민지원사업의 실효성 강화 △환경과 생활권의 조화 △제도 개선 요구 등을 공동 의제로 삼아 정부와 지자체에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댐 하류 지역의 수질·식수 문제는 행정 조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주민, 환경단체, 행정이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시와 의회도 이번 주민연대의 출범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용해 안동시 수자원환경국장은 권기창 안동시장 축사를 대독하며 “50년을 되돌아보며 댐 주변의 땅을 규제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도 안동시의장은 “안동댐은 지난 1976년 완공 이후 국가 중추적 역할을 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한 주민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규제 완화와 정당한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우규 전 수자원공사 부사장은 “36년간 현장에서 주민과 부딪혀온 경험을 돌아보며, 앞으로는 수자원공사가 주민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민연대 출범은 단순한 조직 결성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국가 중심의 개발에서 주민 중심의 자립으로의 구조 전환이 본격화됐다"며 “이 흐름이 전국 댐 지역의 새로운 발전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안동댐주변지역 주민연대'는 앞으로 정식 조직체 발족과 함께 정책 제안서, 공동선언문을 마련해 정부와 경북도, 안동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 지역 대학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안동댐 지역발전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 장기적인 지역 비전 수립에도 나선다. 안동댐이 건설된 지 50년. 이제 안동은 국가 주도형 개발의 시대를 넘어, 주민이 직접 미래를 설계하는 자립형 지역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물의 도시 안동은 이제 행정이 아닌 주민의 손으로, 규제가 아닌 기회로, 갈등이 아닌 상생으로 다음 50년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1인기업 액트지오 선정과정 불투명”…산업부, 결국 대왕고래 시추사업 감사 청구

산업통상부가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사업 자체에 대해 필요성은 인정되나, 1인기업을 자문사로 선정한 점 등 불투명한 부분에 대해 정밀한 감사를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의 지시로 대왕고래 구조 시추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주요 의혹 사항과 관련해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2025년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국감에서 제기된 의혹은 △석유공사의 울릉분지 기술평가 용역 관련 액트지오사 선정 과정 및 기준 △석유공사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동해 탐사시추 지진 안전성 검토 연구취소 경과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시추사업이 경제성 없다고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담당팀 및 임원에 대해 최상위급 성과평가 및 담당 임원의 부사장 승진 등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부는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신속히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국감에서 김 장관은 “절차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충분히 공개 가능한 자료를 비공개로 처리한 점, 또 1인 기업 성격이 강한 자문사 '엑트지오'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추진 과정에 아쉬움은 있지만 대왕고래(동해심해가스전) 사업을 실패라고 볼 수 없다. 자원개발 역사는 지고지난(至高至難)의 과정이다. 하나의 시추가 실패했다고 해서 전체 사업을 실패로 단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국정감사에서 별도로 제기된 한국석탄공사 사장 관련 의혹 사항에 관해서는 사장 개인적인 사항임을 고려해 산업통상부 차원에서 감사를 진행한 후 그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원가 70% 수준 열요금…“요금 현실화 없이 에너지전환도 없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비용 상승으로 집단에너지 업계의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숙원인 '열요금 현실화'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정부가 전기·가스 요금 조정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열요금은 여전히 정치적 부담과 공공요금 통제 속에 묶여 있는 모양새다. 업계는 “요금 현실화가 지연되면 지역난방망 유지와 에너지전환 투자 모두 불가능하다"고 호소한다. 15일 한국집단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40여 개 지역난방 사업자의 열요금은 원가의 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열요금 기준이 되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동절기 주택용 요금은 Mcal당 115.59원으로, 지난해 7월 오른 것이 유지되고 있다. 이 요금은 이전보다 10.58%나 올랐으나, 원가에는 부족하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2022년 이후 연료비 부담이 누적됐지만,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기조 속에 열요금은 사실상 '정치요금'으로 방치된 상태다. 특히 발전·난방 겸업 사업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 GS파워, SK E&S, 대륜E&S 등 주요 사업자들은 전력 부문 수익으로 열공급 적자를 메우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난방은 에너지 효율성과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국가정책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이같은 편익이 요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결국 원가를 따라가지 못해 이제는 공기업마저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기·가스요금은 단계적으로 인상했지만, 열요금은 당국(산업부→기후에너지환경부)협의 절차가 복잡해 사실상 정부-지자체 간 '무책임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요금이 모두 정치적 판단에 좌우되는 구조라, 전력·가스처럼 국민적 관심이 높지 않은 '열요금'은 늘 후순위로 밀린다"고 토로했다. 집단에너지 업계는 열요금 현실화가 단순한 요금 인상이 아니라 분산에너지, 수소·폐열 활용, 열저장 시스템 등 차세대 인프라로 가는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산업부는 2024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 이후 지역열병합 발전소의 효율 개선과 신재생 연계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 재원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계획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열요금이 제자리에 머물면 노후 열배관 교체나 수소 혼소 전환 등 탄소중립 인프라 투자는 그림의 떡"이라며 “요금체계 개편 없인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행 지역냉난방 열요금산정기준 및 상한지정(산업통상부 고시)에 따르면, 열요금은 총괄원가(= 적정원가 + 적정투자보수) 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즉, 연료비·운영비 등 열 생산·공급에 소요되는 적정원가와 시설투자·설비유지에 필요한 적정투자보수를 포함해 합리적 요금을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실제 제도 운영에서는 이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정부의 공공요금 억제 정책과 지자체 승인 절차로 인해 총괄원가의 상당 부분이 요금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투자보수 항목은 사실상 배제된 채 '원가 보전률 70% 안팎'으로 제한되고 있다. 업계는 “요금체계가 법령 취지인 '원가보상형'에서 '정치결정형'으로 변질됐다"며 “산정기준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구조적 적자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정부는 서민 물가 부담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공요금 성격상 가스·전기·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단계적 인상안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시점은 물가 여건을 종합 판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또 미루면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한 집단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열요금 현실화 없이는 올해 안에 민간사업자 절반 이상이 영업적자에 빠질 것"이라며 “정부가 물가안정 명분으로 한계를 외면하면, 지역난방망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들은 집단에너지를 에너지복지와 기후정책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요금체계는 난방공급의 사회적 기능만 강조할 뿐, 사업 지속성을 고려하지 않아 장기적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지역난방은 에너지효율·온실가스 감축·도시복지까지 포괄하는 '공익형 에너지 산업'이지만, 지금처럼 원가 이하 요금이 지속되면 결국 공공부문 부담과 환경비용이 함께 폭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해상풍력에 주민참여”…제주도, 청정에너지로 지역경제 발전 본격화

제주특별자치도가 새정부의 경제성장전략에 발맞춰 청정에너지 중심의 지역 성장 모델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도는 '알찬 성장', '진짜 성장'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부응해 그린수소·RE100 산업단지·전기차 100% 전환 등 청정에너지 선도 정책을 앞세우며 에너지 기반 경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는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 상용화 실증에 성공한 지역으로, 현재 11MW 규모의 수소 실증 사업을 운영 중이다. 향후에는 이 사업을 100MW 규모의 시범사업으로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 수소 모빌리티 확대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추진하는 가운데, 제주도는 전력계통 연계, 청정 전력 활용, 수소차 보급 등을 지역 단위에서 종합 실증 중이다. 향후 RE100 산업단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및 수요 기반 연계 모델도 주목된다. 제주도는 RE100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와 맞물려 추진되는 계획으로, 대규모 전력망이 아닌 지역 내 전력자립형 에너지 모델을 지향한다. 도는 도비 900억원을 투입해 RE100 산업단지에 필요한 송배전 인프라와 신재생 연계형 전력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AI 기반 전력수요·공급 예측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가파도는 탄소중립 실현 선도 모델로 지정돼 AI 기반 전력망 실증과 더불어 섬 단위 RE100 적용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전기차 100% 전환 로드맵을 마련한 지역이다. 도는 전기차 비중을 2035년까지 50.1%, 2040년까지 100%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해 7월말 전기차 비중은 총 41만3655대 가운데 4만267대(10.1%)이다. 이에 따라 전력소비량 증가에 대비한 전력망 보강과 신재생 연계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ESS(에너지저장장치) 연계, 스마트그리드 기반 실시간 수요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RE100과 그린수소, 전기차를 축으로 한 에너지 정책 외에도 제주도는 탄소중립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RE100 기반 수산양식장 구축 △AI 기반 어장 예측 및 해양 기상 분석 시스템 △청정 농산물 생산과 유통의 탄소발자국 관리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에너지산업과 1차산업의 결합 모델도 실증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사업을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로 설계하기 위해 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채권형·지분형·펀드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확대한다. 한림해상풍력은 총사업비 6300억원 중 주민투자로 300억원을 유치(3개 마을)했으며, 풍력발전 10억원당 6.4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청정에너지, 수소, 전기차, RE100 등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닌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핵심"이라며 “에너지 전환의 최전선에서 제주가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앞으로도 에너지 관련 국책사업 유치, 기후에너지 신산업 생태계 조성, 제도 정비와 규제특례 확보 등을 통해 대한민국 에너지정책 전환의 실험장, 실증장,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분산에너지 선도 자가열병합발전의 역할 세미나 열려

분산형 열병합발전협의회는 한국도시가스협회와 공동으로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과 역할 등을 논의하는 정책∙기술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기존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가 '분산형 열병합발전협의회'로 새롭게 출범함에 따라, 분산형 자가열병합발전 관련 정책과 기술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보급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정책 및 전망(한국에너지공단) △상용 가스열병합 기술동향 및 적용 사례(알앤피엔터프라이즈)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한 분산발전의 역할(숭실대학교) △열병합발전 국산화 기기 개발 및 적용(지엔씨에너지) △분산형 열병합발전 사업성 및 비용편익(삼천리) 등을 주제로 발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온라인 신청 페이지(https://forms.gle/MCpyAH2eN7SEYpag8) 또는 QR코드를 통해 사전 접수할 수 있으며, 문의는 분산형 열병합발전협의회(031-489-9574/9583) 또는 이메일(shb@samchully.co.kr)을 통해 가능하다. 분산형 열병합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는 국가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 과제인 분산에너지 확대 실현을 위해 관계자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라며 “자가열병합발전이 가진 효율성과 경제성, 탄소 저감 효과를 널리 알리고 관련 산업 생태계 확산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미 국가에너지위원장 “중국과 AI 경쟁 승리 위해 알래스카 광물 필요…운반도로 건설 승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치열한 인공지능(AI)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매장 광물이 풍부한 알래스카 자원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340km에 이르는 광물운반 도로 건설에 나섰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 코발트, 금 등 광물 개발 지원을 위해 알래스카 황야를 거슬러 앰블러 광산 지구(Ambler mining district)로 이어지는 약 211마일(340km) 길이의 도로 건설 프로젝트(Ambler Road Project)를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콜드풋(Coldfoot) 남쪽의 달톤(Dalton) 하이웨이에서 시작해 알래스카 북서부 앰블러 광산 지구로 향하는 약 211마일 길이의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완공 시 구리, 코발트, 금, 아연 등 대규모 핵심광물 매장지에 접근이 가능하다. 이 도로는 약 26마일(42km)에 걸쳐 국립공원(Gates of the Arctic National Park and Reserve)을 통과하게 되고, 11개의 강과 수천 개의 하천을 가로지르게 된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때 승인했던 것을 환경 훼손 이유로 중단시킨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토지관리국(Bureau of Land Management),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 미 육군 공병대(U.S. Army Corps of Engineers)에 도로 건설에 필요한 허가를 재발급하도록 지시했다. 미 정부는 앰블러(Ambler) 광산 지구를 개발하려고 하는 캐나다 기업 트릴로지 메탈스(Trilogy Metals)와 파트너십 체결하고, 광산 탐사를 위한 지원금으로 3560만달러를 투자해 트릴로지 메탈스의 지분 10%를 매입했다. 이 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찬성 측은 자동차, 전자제품, 풍력 터빈 등에 활용가능한 7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대규모 구리 매장지에 접근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40개의 알래스카 부족 연합을 포함한 반대 측은 도로 개발이 연어 및 순록의 주요 서식지에 영향을 미쳐 낚시와 사냥에 의존하는 지역 주민의 생계활동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더그 버검(Doug Burgum) 미 내무장관 겸 국가에너지위원장은 알래스카 산업개발수출공사(Alaska Industrial Development and Export Authority)가 추진 중인 이번 도로 건설이 “중국과의 인공지능 무기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구리, 코발트 등 핵심 광물 확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댄 설리번(Dan Sullivan)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공화)은 “이번 결정이 미국의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 감소 등 국가 안보에 기여할 것이며, 일자리 창출을 가져와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던리비(Mike Dunleavy) 알래스카 주지사는 “이번 결정이 알래스카 개발 기회를 확대하고, 알래스카 주민들을 위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며, 전략적 광물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북극항로] 미 육군, 알래스카 남부에 심해항구 건설 추진

미국 트럼프 정부가 알래스카주 남부에 심해항구 건설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북극항로 개척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를 미 육군이 진행하면서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동시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는 20년전부터 구상해온 알래스카주 놈(Nome)시(市)에 첫 북극권 심해항구를 건설하는 '알래스카 Nome 항구 프로젝트'의 본격 추진에 나섰다. 전체 건설사업을 맡고 있는 미 육군 공병대는 워싱턴주 소재 키에위트 인프라스트럭처 웨스트(Kiewit Infrastructure West) 건설사와 Nome 항구 프로젝트 1A단계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소요 건설 자금은 약 3억9940만달러로, 연방 인프라투자·일자리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등을 통해 조달되며 놈시도 일부 부담한다. 프로젝트는 총 4단계로 진행되며, 첫번째인 1A단계 공사는 1200피트 방파제(causeway) 확장, 600피트 부두(dock)를 건설한다. 2단계에서는 심수 정박지와 외항(deep and outer basins)을 40피트 깊이까지 준설한다. 완성하게 되면 대형 선박의 접안이 가능하게 되어 놈항의 접안 능력, 해상 물류 기능이 개선된다. 육군 공병대는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놈항구는 연구 및 공공 안전 목적뿐 아니라 북극권 미 군사 주둔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유력 언론 USA TODAY는 놈 항구 프로젝트에 대해 “과거 금광으로 유명했던 놈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북극 심해항구 건설 시작을 계기로, 북극권 지역 군사 안보와 관광의 중요 지역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놈은 러시아 본토와 200마일 거리에 있는 베링해협 인근 항구로 현재 약 37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소도시다. 1899년 놈 골드러시때는 금광 종사자들로 인구가 3만명에 육박해 당시 알래스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였다. 남부 앵커리지까지 항공기로 864Km 거리이며 페어뱅크스나 앵커리지 등 알래스카 주요 도시와 연결되는 육로는 없다. 놈항이 북극 심해항구로 완성되면 미 해안경비대 쇄빙선, 화물 바지선, 미 해군함정뿐만 아니라 북극권(Arctic Circle) 관광을 위한 크루즈 관광 유람선도 수용할 수 있다. 북극권 관광은 북위 약 66도34분에 위치한 위도선으로, 이 선의 북쪽지역은 1년에 최소 하루 이상 해가 지지 않거나(백야) 뜨지 않는(극야)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놈시는 북위 64도30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Arctic Circle과 밀접하다. Arctic Circle이 포함된 영토를 보유한 8개국이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회원국(러시아·캐나다·미국·덴마크(그린랜드)·노르웨이·아이슬랜드·핀란드·스웨덴)이다. 미 육군 공병대 관계자는 “러시아가 북극권에서 적극 활동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관심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극권 국가로서 주도권을 갖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알래스카가 북극지역 군사, 자원 개발의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알래스카와 그린랜드를 연결하는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 등에 대한 미 해안경비대의 정찰 강화를 위해 쇄빙선 17척, 해빙대응 경순찰함(ice-strengthened cutters) 21척, 헬기 40대, 대형 정찰기 6대 구입을 위한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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