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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제2회 에너지경제-법무법인 태평양 공동 세미나 개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은 공동으로 오는 10일 AI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에너지 관련 법과 정책 그리고 ESG 경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① AI 기반 전력산업 비즈니스모델과 기업전략 AI가 전력 수요예측부터 설비 유지보수까지 혁신을 주도하며, 분산형 및 수요 반응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는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공 사례와 투자전략을 통해 기업 성장 방안을 제시합니다. ② 메가프로젝트, 데이터센터에 원전과 LNG PPA 허용과 법적 쟁점 안정적 전력공급과 친환경 발전 확대를 위해 PPA 허용의 필요성과 현재 법적 한계를 분석하며 현실적 해결 방안을 모색합니다. ③ 인공지능기본법과 에너지기업 대응 전략 AI 윤리와 규제, 투명성 확보, 책임경영을 중심으로 기업이 준비해야 할 준법 경영 방향을 법률 전문가가 분석해 방향을 제시합니다. ④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금융과 ESG 재생에너지 사업의 금융지원 현황을 중심으로 ESG 기준 적용, 공공 민간 협력을 통한 혁신적 금융 상품을 소개하며 향후 전망을 분석해 드립니다 ⑤ ESG 공시 의무화와 기업 리스크 관리 기업이 마주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와 이에 대응하는 전략, 그리고 ESG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다룹니다. 이번 세미나는 AI와 ESG 시대에 맞춘 실무 법률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정부 에너지 정책과 최신 사례를 공유하며, 기업과 전문가 간 네트워킹도 활성화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E칼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 찾기보다 먼저 할 일

집을 지을 때, 땅부터 덜컥 사는 사람은 드물다. 어떤 집을 지을지 설계도부터 그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도 마찬가지다. 부지 찾기보다 먼저 정할 것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를 담은 기준처분시스템(이하 '처분시스템')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영구처분은 단순히 폐기물을 땅속에 묻는 일이 아니다. 폐기물을 어떤 형태로 만들어 어떤 용기에 담을지, 어떤 완충재로 감쌀지, 어떤 암반을 천연방벽으로 삼을지, 각 방벽이 오랜 세월 어떤 안전기능을 맡을지를 하나의 체계로 설계하는 일이다. 처분시스템은 처분시설의 설계도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지질환경이 필요한지, 무엇을 연구·실증해야 하는지, 장기 안전성을 어떻게 입증할지를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따라서 처분시스템을 먼저 정립하고 그 성능을 실증하면서, 이에 적합한 지질 조건을 갖춘 부지를 찾아야 한다. 동시에 부지조사 결과를 반영해 처분시스템을 구체화해야 한다. 결국 처분시스템이 부지 선정을 이끌고, 부지가 그 시스템을 검증·보완하는 순환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 작업을 해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수십 년간 처분기술을 연구해 왔고, 최근에는 관리사업자로 지정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태백에 지하연구시설 건설이 추진되고, 영구처분시설 부지 선정도 곧 시작된다. 그렇다면 이제 물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껏 연구해 온 처분시스템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은 “안전하게 처분하겠다"는 원론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채택한 처분 원칙과 개념, 공학적·천연 방벽의 구성, 그리고 장기 안전성 입증 방법이다. 이는 단순한 정보공개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건설할 지하연구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의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출발점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이를 잘 보여준다. 두 나라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을 위해 'KBS-3' 개념을 오랫동안 발전시켜 왔다. 사용후핵연료를 구리와 주철로 만든 이중 용기에 넣고 벤토나이트로 감싼 뒤 안정된 암반에 묻는 다중방벽 방식이다. 오랜 연구개발과 현장 실험으로 각 방벽의 성능과 부지 특성을 검증하고, 이를 종합해 처분시스템의 장기 안전성을 평가해 왔다. 핀란드는 이미 올킬루오토섬에 온칼로 처분시설을 짓고 운영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2026년 8월 핀란드 안전규제기관 STUK는 이 시설이 안전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스웨덴도 KBS-3를 기반으로 포르스마르크에 처분시설을 건설 중이다. 두 나라의 경험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처분시스템의 기본 개념과 안전요건을 먼저 확립하고, 그 개념을 검증할 수 있는 지질 조건을 갖춘 부지를 찾되, 부지조사 결과에 따라 처분시스템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 그동안 쌓아 온 처분시스템 연구성과를 공개해야 한다. 물론 모든 자료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 기술적·법적으로 공개가 제한돼야 할 사유가 있다면 제외하면 된다. 그러나 처분의 기본원칙과 개념, 처분시스템의 구성, 각 방벽의 안전기능, 설계의 기본방향, 장기 안전성 입증전략, 지하연구시설에서 검증할 핵심 과제만큼은 공개해야 한다. 공개는 오히려 연구의 완성도를 높인다. 외부 전문가가 검토하고 다른 연구자가 문제를 제기하며 빈 곳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특정 지역에 짓지만, 그 안전의 책임은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초장기 안전성을 전제로 하는 국가적 사업이다. 그래서 부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주민에게 “이곳이 안전하다"고 설명하려면, 먼저 무엇을 어떻게 처분할지부터 제시해야 한다. 현행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5조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와 시설의 부지 선정·건설·운영 등 주요 사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부지 선정이 처분시스템 확립보다 앞서면, 부지 특성에 맞춰 처분개념을 뒤늦게 조정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처분시스템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다면 지역주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잘못 끼운 첫 단추를 바로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한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의 첫 단추는 부지가 아니다. 우리가 선택한 처분시스템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지하연구시설의 연구 방향이 분명해지고, 부지 선정의 기술적 기준도 또렷해진다. 그간 연구한 처분시스템을 이제 국민 앞에 내놓을 때다. 문주현

‘안전·재무부담’ 사이 고심 깊어진 서부발전 노사…태안 IGCC 출구전략 절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의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IGCC) 재가동을 두고 경영 부담과 직원 안전 사이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서부발전은 내년 말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두 차례 폭발사고를 이유로 가동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IGCC에 아직 회수하지 못한 투자비 부담이 상당한 만큼 지금 폐지할 경우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재가동 여부가 국회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3일 서부발전 노조는 두 차례 폭발사고를 겪은 IGCC의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다. 현장의 안전 신뢰가 크게 무너진 데다 설비 특성상 사고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IGCC는 석탄을 직접 태우는 일반 석탄화력과 달리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산소와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만든 뒤 이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한다. 태안 IGCC의 설비용량은 346메가와트(MW)로 가스발전기 한기와 비슷한 규모로 지난 2016년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며 총 1조3000억여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합성가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온·고압의 가스를 다뤄야 한다는 점이다. 합성가스에는 일산화탄소(CO)가 포함돼 있고 공정 과정에서 부식성 물질도 발생한다. 배관이 부식돼 합성가스가 누출될 경우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우려다. 실제로 IGCC에서는 2023년 1월과 지난해 12월 두 차례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사고에서는 협력업체 직원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이후 IGCC는 현재까지 가동을 멈춘 상태다. 서부발전은 IGCC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IGCC 재가동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서부발전은 올해 IGCC의 잔여 수명과 취약 부위를 분석해 설비·안전 보강 계획을 마련하고 내년 보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시운전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 내년 말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에너지경제신문에 IGCC 재가동 여부에 대해 “설비 신뢰와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전제하에 내년에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가동에 대한 입장은 엇갈리지만 노사가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은 IGCC를 폐지할 경우 발생할 재무 부담이다. 노조가 추산하는 IGCC의 회계상 잔존가치는 약 8000억원이다. 내용연수도 약 20년 남아 있어 지금 폐지하면 향후 발전을 통해 회수할 수 있었던 투자비를 포기하고 장부에 남은 설비 가치도 대규모 손실로 처리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재무상태뿐 아니라 공공기관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평가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낮은 C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말 151.7%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188%까지 높아졌고 같은 기간 836억원의 영업손실도 발생했다. 그렇다고 재가동에 부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보수·안전보강 비용이 필요한 데다 향후 사고가 재발할 경우 인명·재산 피해와 함께 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폐지와 재가동 어느 쪽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상태다. IGCC 문제는 발전공기업 통합 과정에서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7월 서부발전을 포함해 총 다섯개 발전공기업을 한개사로 통합하는 통합발전공기업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그때까지 IGCC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관련 자산과 재무·안전 부담도 통합발전사가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 서부발전 노조가 소속된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도 재가동보다는 폐지 방향으로 IGCC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연맹은 “태안 IGCC에서 발생한 두 차례 사고로 안전에 대한 현장의 신뢰가 크게 무너졌고 경제성 측면에서도 높은 유지·정비 비용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 방향이 분명해진 만큼 막대한 비용을 다시 투입해 IGCC를 정상화하는 것이 타당한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열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태안 IGCC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환노위 위원인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운영 중인 IGCC의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 등에 대해 국회에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해보고 향후 방향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인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투입된 비용과 경영상의 부담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안전을 담보로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두 차례 사고가 있었던 만큼 비용 회수나 경영평가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확실히 보호하면서도 IGCC로 인한 경영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국회에서도 함께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서부발전 노조 “두 번의 사고, 직원들 트라우마…태안 IGCC 멈춰야”

“태안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은 한때 석탄으로 가스를 만들어 발전하는 꿈의 설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직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피 시설이 됐습니다." 김동규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중앙위원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충남 태안 IGCC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에는 IGCC에서 근무한 익명의 서부발전 관계자도 함께했다. 노조는 2023년 1월과 지난해 12월 두 차례 발생한 폭발 사고 이후 현장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졌으며 IGCC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IGCC는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해도 가스화를 통해 단순 석탄발전보다 청정한 발전 방식으로 탈석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책임질 수 있는 기술로 기대를 받았다"며 “그러나 국내에 운영 경험과 기술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증과 상업운전을 거치면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태안 IGCC는 석탄을 직접 연소하는 대신 고온·고압에서 산소와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만들고 이를 연료로 발전하는 설비용량 346메가와트(MW) 규모 설비다. 정부 연구개발·실증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추진돼 2011년 착공했으며 총 1조3000억여원이 투입됐다. 상업운전은 지난 2016년 8월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안전 문제가 반복됐다. 2023년 1월 첫 폭발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 12월 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2명이 화상을 입었다. 두 번째 사고 이후 IGCC는 지금까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두 차례의 폭발은 직원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김 위원장은 주장했다. 그는 “사고가 난 뒤 '그 시간에 내가 감독 업무를 했을 수도 있었다'고 이야기한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며 “사람이 언제든 오갈 수 있는 공간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직원들에게 큰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익명의 관계자는 “특히 IGCC에서 1~5년가량 실제 근무해 설비를 경험한 직원들은 다시 IGCC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내에서 IGCC를 운영하는 곳이 태안밖에 없어 다른 사업소에서 관련 경험자를 데려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저연차 직원들이 IGCC에 배치되는 상황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직원들이 IGCC 근무를 꺼리다 보니 신입이나 저연차 직원, 다른 사업소에서 태안으로 이동한 직원들이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두 차례 사고를 겪은 설비에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폭발 사고가 대형 사고로 확대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IGCC에는 공기분리장치(ASU)와 고압 산소 관련 설비가 있는데, 당시 폭발이 이 설비 인근에서 발생하지 않은 것도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사고가 이곳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단순한 사고를 넘어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다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장 직원들이 화재와 함께 우려하는 부분은 합성가스 누출 가능성이다. 합성가스에는 일산화탄소(CO)가 포함돼 있다. CO는 색깔과 냄새가 없어 사람이 누출 여부를 곧바로 인지하기 어렵다. 익명의 관계자는 “현장에는 CO 감지기가 설치돼 있고 직원들도 휴대용 감지기를 착용한다"며 “현장에서 감지기가 작동하면 작업자는 이동을 멈추고 왔던 길로 되돌아간 뒤 누출 지점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 이어 “고온의 가스가 흐르는 배관은 보온재로 감싸져 있어 가스가 새더라도 어느 지점에서 누출되는지 바로 알기 어려운 구조"라며 “부식으로 어딘가에서 가스가 새기 시작해도 이를 즉시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IGCC를 당장 폐지하기는 게 쉽지 않다는 회사 입장에 노조도 공감했다. 노조가 추산하는 IGCC의 회계상 잔존가치는 약 8000억원이다. 내용연수도 약 20년 남아 있어 지금 폐지할 경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회사를 걱정하는 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이번 사안을 서부발전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 IGCC를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가 공론화돼 합리적인 해법이 마련되기를 바랐다. 김 위원장은 “회사가 안전 문제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며 “그러나 지금 폐지하면 약 8000억원의 잔존가치를 처리해야 하고 이는 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평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부발전은 지난해 말 IGCC 폭발 사고 여파로 약 90억원을 연결 재무제표상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이날까지 IGCC 발전량은 없는 상태다. 서부발전은 내년 말 정상화를 목표로 설비 상태진단과 건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 작업과 시운전, 안전성 검증을 거칠 예정이다. 노조는 IGCC가 애초 정부 주도의 실증사업으로 추진된 만큼 재가동 또는 폐지 여부를 발전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회사가 단독으로 '위험하니 폐지하겠다'고 결정하면 수천억원의 손실과 경영평가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며 “누구도 쉽게 폐지를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안전하게 운영할테니 다시 현장 근무를 요구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지방정부 없는 탄소중립은 종이호랑이”…김성환 장관, 지역 재생에너지 전환 전폭 지원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전국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기후행동 실행에 나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에 대해 “지방정부와 함께하지 않는 탄소중립 정책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30 지역의 약속, 실행으로: 지역전환을 위한 기후행동 공동결의' 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이재준 수원시장(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전진선 양평군수,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 전국 40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 장관은 인공지능(AI) 혁명과 기후위기, 국가 산업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지역 중심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대한민국은 AI 혁명 시대를 선도하면서 동시에 탄소중립을 이루고 제조업 경쟁력도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속도로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고, 그 핵심 열쇠는 주민과 맞닿아 있는 지역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에너지공사나 협동조합 설립을 적극 독려하고, 주민참여 비율에 따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개선 등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지자체에 더 큰 보상이 돌아가도록 제도와 재정을 아낌없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전국 40개 지자체는 과거의 상징적 선언에서 벗어나 민선 9기 임기 내 실현할 구체적 감축 목표를 담은 공동 결의문에 서명했다. 결의문에는 △지역 여건에 맞춘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 확대 및 설비 확충 △공공기관 차량 및 시내버스의 무공해차 100% 전환 △공공 다중이용시설 일회용품 사용 금지 및 자원순환센터 구축 △취약계층을 위한 기후보험 도입 등 지자체별 실천 목표가 명시됐다. 현장에는 수원·구리·오산·양평·화성·태백·부안 등 주요 단체장 및 부단체장 10명이 직접 무대에 올라 지역별 목표를 발표하고 목판 서명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앞서 개회사를 맡은 이재준 수원시장은 민선 9기 4년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짚었다. 이 시장은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후재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민선 9기 지방정부에 주어진 4년은 말과 약속의 시대를 지나 즉각적인 실행의 시대로 전환해야 하는 때"라고 역설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산과 대중교통 전환, 폐기물 감축 등 지역의 구체적 행동이 담보돼야만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도 달성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완벽한 '원팀'이 되어 과감한 행정·재정 지원과 정책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동결의는 2030년까지 40% 감축이라는 국가 목표 대비 2024년까지의 감축률이 약 12%(8900만 톤)에 그쳐, 향후 4년여간 2억200만 톤이라는 대규모 추가 감축이 시급해진 배경 속에서 추진됐다. 주최 측인 지방정부협의회와 파트너십 도약(LEAP)은 향후 지자체별 목표 이행 경과를 공동 모니터링하며 정책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까다로운 해상풍력 입지, 정부가 직접 확보…2040년 45GW 보급 목표

정부가 민간사업자에 의존하던 해상풍력 개발 방식을 전편 개편한다. 정부가 직접 입지를 발굴하고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해 오는 2031년까지 25기가와트(GW) 규모의 예비지구를 지정하고, 2040년까지 누적 45GW를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제1회 해상풍력발전위원회(이하 해풍위)'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상풍력 주요 추진성과 및 계획입지 도입 방안'과 '해상풍력발전위원회 운영세칙'을 심의·의결했다. 해풍위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해상풍력법)'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으로 신설된 법정 기구다.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관계 부처 장관 12명과 민간 위촉위원 12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됐다. 초대 민간위원장에는 김범석 제주대학교 대학원 풍력공학부 교수가 임명됐다.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발전 허가 물량이 약 33GW에 달했으나,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주민 갈등, 계통·인프라 부족 등으로 실제 보급된 물량은 0.37GW에 그쳤다. 이에 정부는 301개 해양공간정보와 규제 빅데이터를 종합한 '해상풍력 입지정보망'을 가동해 최적 입지를 선제 발굴하기로 했다. 풍황·환경·어업·해상교통·군사작전 등을 종합 분석해 예비지구를 지정한 뒤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민관협의회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연내 2~3GW 규모의 첫 예비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2031년까지 총 25GW의 예비지구를 순차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3년 주기의 경쟁입찰을 거쳐 이르면 2033년부터 계획입지를 통한 보급이 본격화된다. 선정된 발전사업자는 설계·시공·운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해상풍력법에 따라 28개 법률, 42개 인허가 사항이 집중 의제 처리되면서 사업 기간과 행정 불확실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반영해 경쟁입찰 상한가를 기존 대비 대폭 인하하고, 기존 사업자가 원할 경우 요건 심사를 거쳐 계획입지 체계로 편입시키는 방안도 병행한다. 김범석 민간위원장은 “범부처 해상풍력발전위원회가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하는 논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제언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해상풍력은 에너지 대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청정전원이자 반도체·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피지컬 인공지능(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의 전력 공급원"이라며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주민·어업인과의 상생을 바탕으로 2030년 10.5GW 준·착공, 2035년 25GW 보급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해외 빅테크 협약, 말뿐인 MOU”…12차 전기본 ‘AI 데이터센터 20GW’ 거품 논란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확대를 반영해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것을 두고, 국내에 추진 중인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계획의 상당수가 실제 수요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영리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 사단법인 넥스트는 2일 이슈브리프 '냉정과 열정 사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불확실성에 대하여'를 발간하고, 현재 발표된 국내 AI 데이터센터 계획 규모와 실제 확인 가능한 수요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해 국내에서 추진되는 AI 데이터센터 용량은 2030년 약 14.8기가와트(GW), 2035년 약 20GW에 달한다. 그러나 핵심 고객 계약이 체결됐거나 실수요처가 확인된 프로젝트는 2030년 2.3GW, 2035년 2.5GW로 전체 계획의 10%대 수준에 머물렀다. 넥스트는 국내 AI 연산 수요가 단기간에 GW급 상업 수요로 급증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37.1%로 세계 평균(17.8%)의 두 배를 웃돈다. 그러나 대화형 AI 서비스는 네트워크 지연시간에 덜 민감해 해외 거점으로도 원활히 대응할 수 있다. 기업 수요 역시 제조업의 AI 전환(AX)이나 피지컬 AI의 경우 현장 및 온디바이스 연산 비중이 높다. 자체 모델을 개발하는 주요 빅테크들도 사내 구축형이나 그룹사 전용 데이터센터를 선호해 상업용 서비스형 GPU(GPUaaS)로의 수요 전환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해외 대규모 클라우드 기업을 유치해 '아시아 AI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 역시 입지 경쟁력 측면에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비교 리포트'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서울은 상위 시장군 중 10위, 부산은 하위 시장군 중 7위에 그쳤다. 존스랑라살(JLL)의 올해 리포트에서도 서울은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대비 평균 계통 연계 대기 기간과 건설비 측면에서 열위를 보였다. 현재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약도 구속력 없는 업무협약(MOU)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미국과 전략적 협력을 맺고 아랍에미리트(UAE) 수준의 대규모 해외 연산 수요를 끌어오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실제 수요는 2030년 7.3GW, 2035년 12.5GW에 그쳐 발표된 20GW 계획에는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정부가 전력수요 전망치를 대폭 끌어올린 상황과 맞물려 파장이 예상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가 지난달 20일 공개한 전력수요 재전망 잠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용인·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권역별 GW급 AI 데이터센터 조성 계획 등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반영해 2040년 최대전력 목표수요를 기존 상향안(138.2GW) 대비 26.8GW 높인 165.0GW로 제시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의 최대전력 추가수요는 당초 4.0GW에서 11.9GW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총 2단계로 추진되는 데이터센터 메가프로젝트의 구체화 수준을 고려해, 이번 안에는 1단계 목표만 우선 반영했음에도 대규모 전력 증설이 예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가 검증되지 않은 계획 용량에 맞춰 전력망과 발전설비 등 공공 인프라를 무리하게 선제 구축할 경우 막대한 투자금이 매몰 비용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수강 넥스트 선임연구원은 “임차 계약이나 자금 조달이 확정되지 않은 용량이 계통 접속, 부지, 발전설비를 선점한 뒤 사업이 좌초되면 선행 투자된 인프라 비용은 회수하기 어렵다"며 전남 해남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어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의 실수요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수요의 구체성에 따라 공공 지원 범위와 단계별 집행 조건을 설정하고, 사업 중단 시 비용 부담 및 시설 활용 원칙에 대한 명확한 정책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VPP·ESS 업계 “전력시장 개편 더는 못 미뤄”…정부에 도입 촉구

가상발전소(VPP)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운영하는 에너지 IT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전력시장 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실시간·예비력 시장의 육지 확대가 지연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 기후솔루션과 해줌, 인코어드테크놀로지스, 에이치에너지, 브이피피랩 등 4개 에너지 IT 기업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전력시장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공동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기가와트(GW) 보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시장 개편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저장하고 수요가 증가할 때 공급하거나, 여러 분산자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묶어 수급을 조절하는 유연성 자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를 VPP라고 한다. 문제는 현행 전력시장에서 이들이 전력망 안정에 기여한 만큼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력시장 운영 역시 하루 전 발전계획을 세우는 하루전시장 중심이다. 당일 태양광·풍력 발전량이나 전력수요가 예상과 달라져도 이를 실시간 가격에 반영해 시장 참여자가 대응하도록 하는 구조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4년 6월 제주에서 재생에너지 입찰제와 함께 실시간시장·예비력시장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해 입찰하도록 하고 실시간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육지 확대 시점은 내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로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대해 “아직 시행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시장 개편이 늦어지면서 VPP·ESS 기업들의 사업 확대에도 제약이 생기고 있다. 관련 기술과 설비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전력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지지 않으면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유연성 자원의 전력시장 참여 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호주는 배터리와 VPP가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고, 미국도 분산에너지 자원을 전력시장에 참여시키기 위한 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사업자들은 국내에서도 △실시간시장 확대 △보조서비스 보상체계 개편 △ESS·VPP의 시장 참여 자격 마련 △전력시장 개편 로드맵 제시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별도의 대규모 재정 투입보다 시장 규칙을 바꿔 민간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선규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는 발전소를 더 짓는 것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며 “정부는 대규모 경직성 발전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전력시장 규칙을 재생에너지에 맞게 다시 설계해 유연성 자원이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 시장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미-이란 재격돌’에 두바이유 99.9달러로 급등…유럽 가스 재고부족 겹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가스 가격은 유럽의 겨울용 재고 보충과 맞물리면서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1일 종가 기준 국제유가는 전일보다 배럴당 4달러 이상 크게 올랐다. 유럽 브렌트유는 전일보다 4.16달러 오른 94.65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는 전일보다 4.46달러 오른 90.22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 두바이유는 전일보다 4.92달러 오른 99.91달러를 기록해 100달러를 코앞에 뒀다. 현재의 유가 수준은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합의가 본격화됐던 지난 5월 25일 이후 약 100일만이다. 합의는 28일 이뤄졌다. 국내 기름값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도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휘발유 도매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05달러 오른 119.03달러, 경유 도매가격은 전일보다 5.09달러 오른 163.56달러를 기록했다. 리터당 원화로 환산하면 휘발유는 1028.4원, 경유는 1413.13원이다. 현재 국내 유류세는 리터당 휘발유 634.5원, 경유 396.21원이다. 싱가포르 도매가격에 유류세를 더하면 휘발유 1662.9원, 경유 1809.34원이다. 8월 22일부터 한 달간 적용되는 9차 석유최고가격제(정유사 판매가격 상한)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유사는 휘발유에선 약간의 마진을 얻을 수 있지만 경유에선 밑지고 판매하는 꼴이 된다. 국제 가스가격도 크게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1일 동북아(JKM)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23.615달러를 기록했고, 유럽(TTF) 가스가격도 MWh당 72.220유로(83.7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 전쟁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쟁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북반구 폭염이 한풀 꺾이는 9월은 가스 수요 비수기인데도 가격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카타르 공급 제한이 지속되고 있고, 유럽이 겨울철을 대비해 재고 보충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유럽연합의 가스 재고율은 65.4%로, 2024년 같은 기간의 92.4%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북반구 기온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높지만, 예보와 달리 혹한이 찾아오고, 중동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이 지속된다면 2022년 수준의 가스 대란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원전과 석탄발전의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고, 태양광을 빠르게 보급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미군이 현지시간으로 1일 이란 정부 소속의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방공 기지, 레이더 시스템, 기뢰 부설 시설, 통신 시설 등도 공격 목표로 삼았다. 이는 이란의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게 미국의 설명이다. 앞서 이란군이 요르단에 탄도미사일 약 25발을 발사했으며, 요르단 영공에 도달한 것은 절반 정도이고, 이 가운데 10발은 요격됐으며, 나머지 3발은 요르단에 떨어졌으나 피해가 전혀 없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특별기고] AI 데이터센터와 지속가능한 건설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언

지난 7월 8일, 국토교통부 주관 및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주최로 'AI시대 데이터센터 건설산업 활성화 포럼'이 발대식을 갖고 본격 출범하였다. 이 자리에서는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뒷받침하고, 전 세계적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급증에 발맞춰 국내 건설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며 글로벌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산·학·연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었다. 전력과 물 부족, 전자파, 소음, 전기요금 인상 등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각자의 의견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 포럼 현장의 열의는 매우 뜨거웠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약 11.10%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보이고 있으며, 2025년 2,697억 9천만 달러, 2026년 약 3,006억 4천만 달러로 성장하여 2034년까지 약 6,991억 3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의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된다는 것은 그만큼 냉각용 물과 전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짐을 의미한다. 특히,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확대는 '수자원 고갈'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직면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량은 현재 5,600억 리터에서 1조 2,000억 리터로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40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 AI 연산량 증가에 따른 초고발열을 잡기 위해 공랭식 냉각을 택하면 전력 사용량(PUE)이 급증하고, 수랭식이나 증발식을 택하면 물 사용량(WUE)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열역학적 제로섬(Zero-Sum)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더욱이 전력 및 물 공급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초저지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도심지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하는 사업주의 희망과 고전압, 전자파, 냉각탑 소음·열기 및 물 부족 등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의 거부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력·정책·IT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사회 인프라(SOC)를 적시에 확보하고 AI 기술 경쟁력을 갖추어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적 난제들의 해결과 함께 사회적 갈등 상황에 대한 합리적이고 지속발전이 가능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자원·전력 한계와 입지 갈등을 한 번에 돌파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도심 공공부지 연계형 입체화 데이터센터 건설 마스터플랜'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지역사회와 수익을 함께 나누는 '친환경 공공 상생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첫째, 버려지고 있는 유출지하수를 데이터센터의 수냉식 쿨링 자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연간 약 1억 4,000만 톤(팔당댐 저수용량의 60% 규모)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하지만, 89%가 미활용된 채 방류되거나 하수도로 버려진다. 특히 서울 지하철 역사에서만 매일 약 10만 톤이 유출되어 지자체가 막대한 배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연중 12~16℃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유출지하수를 데이터센터 수냉식 칠러(Chiller)와 직접 연계하여 활용한다면, 귀중한 상수도를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냉각 전력 소모를 대폭 낮춰 전력 사용량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둘째, 지하철 역사의 지하 유휴 공간이나 도심지 내 위치한 공공부지의 적극적 활용이다. 지하철 역사의 지하 유휴 공간이나 공공부지 지하공간을 개발하여 OSC(탈현장건설) 기반 모듈러 AI 엣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면, 두꺼운 콘크리트 벽체가 자연스러운 소음 및 전자파 차폐막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활용한 완벽한 물리적 차폐와 함께 도심 초저지연 AI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여기에 실시간 3색 LED 전자파 전광판을 외벽에 설치하여 안전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폐열 리사이클링 및 공공 복합 개발을 통한 지역 상생이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포집해 지역난방이나 주민 편의시설(온수 수영장 등)에 열원으로 공급한다면 난방비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지상부는 공영 도서관, 체육시설 등 주민 복합 공간으로 조성한다면, 데이터센터는 지역 주민이 환영하는 시설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마스터플랜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현행 방송통신시설에서 데이터센터를 분리해 '신산업 건축물'로 재분류하고, 주거지 입지는 엄격히 제한하되 공공부지 복합개발 시 인허가 원스톱 처리 및 주차장 등 특화 건축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그리고 지하철 역사 및 철도 국유지에 데이터센터 및 냉각 인프라가 점용·입점할 수 있도록 '국유재산법' 및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상의 점용 특례를 신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간 활용에 있어 제약이 많은 지하 공간에서 즉시 조립이 가능한 OSC 기반 MEP(기계·전기·배관 설비) 모듈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유출지하수를 재이용하는 사업자에게 하수도 사용료 감면 및 제로에너지건축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입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시 재창조의 기회이다. 지하철 유출지하수의 선순환적 활용과 도심 입체화 모델은 사업주(도심 초저지연 AI 서비스 제공과 전력 및 물 소비량 개선), 주민(생활 환경권 보호 및 편의시설 확충), 지자체(하수도 비용 절감 및 신규 세수 확보) 모두가 승리하는 'Win-Win-Win'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제언과'AI시대 데이터센터 건설산업 활성화 포럼'출범을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가 지혜를 모아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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