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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기후에너지부 장관 청문회였다”…산업부 개편 어디로

지난 15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사실상 '기후에너지부 장관 청문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자는 이날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동시에 활용하겠다는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한 구상은 물론 산업부 산하 공기업의 통폐합 문제 등 산업부 에너지정책실 이슈 전반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에너지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산업부 장관 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가 해야할 발언을 환경부 장관이 선점한 것이란 평가와 함께 향후 부처 개편방향성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상 기후·에너지정책의 총괄자로서의 역할 의지를 드러냈다"며 “김정관 산업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봐야겠지만 에너지 주도권을 환경부로 이관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환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균형 있는 조합이 필요하다", “원전도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불가피한 전원"이라고 밝혀 기존 '탈원전'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의 통폐합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는 향후 기후에너지부 또는 환경부 주도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물론 산업부 산하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을 포함한 에너지정책 전반을 통합 관리하겠다는 방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환경부 청문회(15일) → 산업부 청문회(17일)로 이어지는 인사 청문회 일정은, 정책 우선순위와 부처 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대통령이 경제계와 약속했던 '산업부 장관 민간 출신 임명'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의 인사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에너지정책 주도권을 환경부로 옮기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경제 6단체장들과의 회동에서 산업부 장관은 반드시 민간 출신을 임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삼성,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 인사들을 물색했지만, 청문회 부담과 내부 사정으로 대부분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SK 측에서는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과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을 추천했으나, 최종적으로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공공부문 경험과 두산에너빌리티 경영 이력을 모두 갖춘 김정관 사장에게 낙점이 돌아갔다. 정책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이 처음엔 김 사장 임명을 주저했지만, 경제계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국 받아들였다"는 후문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산업부 내 에너지기능 분리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이재명 정부가 기후·산업·에너지를 아우르는 대형 개편을 구상 중이고, 김 장관은 이를 위한 전환기형 인사로 한시적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산업부로부터 에너지 정책 관련 업무보고를 받고 마음에 들어했다는 소문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선공약이었던 기후에너지부 설립에 탄력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산업부 장관 후보자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원전 기업 대표이기도 하지만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를 거친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된 실무적 조율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김정관 후보자는 “산업과 에너지는 불가분의 관계다. 인공지능(AI) 시대 머리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라면 심장은 에너지다. 심장과 머리를 따로 떼어선 안 된다" 라며 에너지 분야를 환경부에 이관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어 이번 청문회에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환경부와 산업부 장관 인사에는 에너지 및 원전 정책의 조정과 기후 정책 통합을 병행하려는 정권 의지가 반영된 게 사실"이라며 “장차 에너지 고속도로, SMR, 재생에너지까지 아우르는 범부처 조율 기구인 기후에너지부가 출범 혹은 대폭적인 업무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민간 출신 장관 임명이라는 정치적 약속을 지키고, 동시에 에너지정책의 패러다임을 환경 중심으로 바꾸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장관은 민간과 공공의 경험을 겸비한 적임자이지만, 본인의 정책색을 뚜렷이 드러내기보다는 구조 개편을 마무리 짓는 관리자형 장관 역할에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가에서는 김정관 장관 후보자의 임기가 6개월 이내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후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 컨트롤타워가 세워질 경우, 산업부는 제조업과 수출 정책 중심 부처로 재정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김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원전 수소는 철기문명의 디딤돌이다

인류는 3천 년 전 철기 시대를 열어젖힌 이후, 세계사는 지금까지 사실상 철기 시대의 연속이다. 철의 시대를 개막한 히타이트 제국, 코크스 제철 방식으로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 등 문명 전환기에는 항상 철이 있었다. 제철 기술에 앞선 국가는 번영했고, 그렇지 못한 국가는 쇠퇴의 길을 걸었다. 실제로 청동기에 머무르고 있던 잉카제국이 철제무기로 무장한 스페인에게 힘없이 무너진 역사적 경험도 있다. 오늘날 현대 문명도 여전히 철강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는 약 19억 톤의 철강을 소비하고 있다. 전체 금속 소비의 95%에 해당하는 압도적 물량이다. 철강 생산이 문명의 지속 가능성과 맞닿아 있는 이유다. 철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 결정적 계기는 코크스 제철 방식의 발견이다. 철은 산화철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 과정을 거쳐야 생산된다. 10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한 공정이다. 처음에는 목탄을 사용했으나 목재 공급이 걸림돌이었다. 산림이 빠르게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영국 의회는 16세기 수목 벌채를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하기도 했다. 제철산업 더 나아가 문명 발전의 위기였다. 구리 제조업자였던 아브라함 다비는 1709년 오늘날 코크스라 불리는 점결탄을 용광로에 넣어 철을 녹이는데 성공했다.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사용되는 코크스 제철 방식의 탄생이다. 코크스 방식은 연료비 절감, 고온유지, 규모의 경제 등의 이유로 철강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1700년대 초반 2,500톤 정도에 불과하던 영국의 철강 생산량이 1850년에는 약 1,000배가 증가한 250만 톤으로 급증했다. 화학적으로 탄소 덩어리인 코크스는 당연히 제철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제철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중은 7%에 이르고 있다. 단일 산업으로 최대 규모다. 당연히 금세기 최대 의제인 탄소중립과 충돌한다. 탄소중립은 단순 선언을 넘어 실존하는 무역 규제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140개 이상의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유럽연합은 2026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시행한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6개 업종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이들 산업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은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한국은 세계 6위의 철강 대국이다. 철강산업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는 배경이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제철 기술은 수소환원제철이 유일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원인이 되는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시험 생산설비에서는 이미 검증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규모 생산설비의 상업 생산에는 본격적으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대량의 수소를 값싸고 안정적으로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물 분해인데, 저온 전기분해와 고온 전기분해 방식이 있다. 전자는 전기만을 사용하는 반면, 후자는 열과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고온의 열을 값싸게 얻을 수 있다면, 훨씬 경제적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여기에 한국 철강산업의 활로가 있다. 원전과 철강 산업의 결합이다. 원전에서 24시간 생산되는 전기와 열을 활용해 얻는 소위 핑크수소를 제철 환원제로 사용하면, 수소환원제철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3시간 남짓 전기만을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소위 그린 수소보다 훨씬 경제성이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세계는 이미 수소환원제철 경쟁력 확보 경쟁을 시작했다. 스웨덴의 HYBRIT 프로젝트는 수력과 원전을 기반으로 생산된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 방식을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프랑스 EDF도 자국 원전을 활용해 2030년까지 1GW 규모의 청정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도 뒤처지지 않았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독자적인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 기술을 개발했고, 현대제철은 하이큐브라는 독자적 수소환원제철 기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 확보는 난항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원전 수소만이 답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재생에너지 중심의 수소경제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안타깝다. 철은 현대 문명의 근간이다. 수소는 미래의 에너지다. 원자력은 탄소중립 시대에 철기 문명을 이어갈 디딤돌이다. 박주헌

경과원, 고양시 등 북부 4개 시·군과 손잡고 ‘업사이클 바이오소재 산업’ 육성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농업 부산물 기반의 바이오소재 산업화를 위해 경기북부 4개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 경과원은 15일 광교 바이오센터에서 '경기북부 업사이클 바이오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고양특례시·연천군·파주시·포천시 농업기술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경과원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지역 농산물의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로 전환해 뷰티·헬스케어 산업으로 연계하고 친환경 기반의 순환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탄소중립 실현과 ESG 가치 확산에 기여하는 산업기반 조성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협약식에는 현창하 경과원 미래성장부문 이사, 권지선 고양특례시 농업기술센터소장, 이원희 연천군 농업기술센터소장, 이병직 파주시 농업기술센터소장, 이경숙 포천시 농업기술센터소장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경기북부는 율무, 대추, 사과, 블루베리, 오미자 등 우수한 농산물 생산지로 알려져 있으나 수확 후 발생하는 가지, 껍질, 잎 등의 부산물은 대부분 산업폐기물로 분류됐었다. 경과원은 이러한 자원에 주목해 시·군 농업기술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고기능 바이오소재로 전환하는 '업사이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고양특례시는 장미 가지·들깻대·콩대, 연천군은 율무 미강·대추·포도 가지·홍삼박, 포천시는 사과·오미자·블루베리 등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이들 원료는 기능성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 기술이전, 특허출원 등과도 연계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자원순환형 바이오산업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국내 율무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연천군에서는 연간 약 1,200톤의 율무가 생산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율무 미강(쌀겨)'을 경과원이 기능성 화장품 소재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협약은 민관이 함께 농가·기술·산업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실행 중심으로 추진하는 협력 모델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지역 내 부산물 자원 발굴과 행정 지원을 맡고, 경과원과 지역 바이오기업은 기술개발과 제품화·산업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바이오기업 육성과 지역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창하 경과원 미래성장부문 이사는 “이번 협약은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자원 낭비 없는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뷰티·헬스케어 산업의 중심지로서 북부 지역이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과원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2025 일본 국제식품전시회(JFEX)'에서 통합 경기도관을 운영하고 도내 식품기업들의 수출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일본 국제식품전시회는 가공식품, 음료, 주류, 프리미엄 식품 등을 전문으로 하는 B2B 전시회로 일본과 아시아 지역 식품 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행사이다. 올해는 21개국 4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가공식품, 와인과 주류, 프리미엄 식품 등 6개 전문 구성전으로 운영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경과원은 남양주시, 이천시와 함께 통합 경기도관을 운영하며 총 11개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참가 기업들에게는 △부스 임차와 장치비 △전시품 편도 운송비 △바이어 사전 매칭 △현장 통역 등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지원이 제공됐다. 참가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총 360건의 상담을 진행해 101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거뒀다. 이천시 소재 ㈜한국제면은 전통 면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들기름 막국수, 비빔국수를 선보였다. 간편한 조리와 정갈한 맛을 갖춘 제품에 현장 시식회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고 449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남양주시 소재 주식회사 삼진씨앤에프는 미니프레첼, 치즈볼 등 시즈닝 스낵으로 일본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떡볶이 맛 등 한국적 제품이 호평을 받으며 현장에서 수출 협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경과원은 전시회 종료 후에도 경기비즈니스센터(GBC) 도쿄와 연계해 수출대행사업, 화상상담 주선 등을 통해 상담 성과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체계적인 후속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현곤 경과원장은 예상보다 뜨거운 현지 반응을 통해 일본 시장 내 K-푸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기업들의 상담 성과가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과원은 2023년부터 일본 국제식품전시회에 참가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11개 기업이 참가해 206건의 상담을 통해 3,648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1,241만 달러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져 일본 시장에서 K-푸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일년 중 단 5분만 중단되는 데이터센터…“안정적 전력공급이 핵심, LNG발전 가장 현실적”

세계 각국이 AI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대량 구축하면서 그에 따른 에너지 공급량도 크게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일년 중 단 5분가량만 서비스가 중단되기 때문에 에너지 공급도 일정해야 한다. 간헐성 문제가 있는 재생에너지로는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스발전이 최적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1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11일 제5회 코가스포럼에서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천연가스발전을 꼽았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2026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율이 연평균 3.4%에 이르는데, 대부분이 데이터센터, AI, 가상화폐가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특히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비중이 2022년 4%에서 2026년 6%로 늘고, 2030년에는 무려 1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 세계 데이터센터 수는 1만개를 상회했다. 이 가운데 미국이 5381개로 압도적이고 이어 독일 521개, 영국 514개, 중국 449개, 캐나다 336개, 프랑스 315개, 호주 307개, 네덜란드 307개, 러시아 297개, 일본 251개이다. 한국은 아직 200여개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8년에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6.2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AI용 데이터센터의 일년 간 서비스 이용률은 99.999%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일년 중 서비스 중단시간이 5분 15초에 불과한 것이다. 그만큼 중단없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신뢰도 기준은 공급지장기대(LOLE) 일수가 연간 0.3일이므로 현재의 전력공급 신뢰도보다 훨씬 더 높아져야 한다"며 “그뿐만 아니라 대규모 전력을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전기요금 또한 AI 데이터센터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전력공급 원칙의 3대 원칙인 안정성, 경제성, 환경성에 따라 AI용 공급전력으로 재생에너지, 원자력, 천연가스를 꼽으면서도 그 중에서도 천연가스 발전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전통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천연가스발전을 데이터센터 주요 전력원으로 고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원전 및 SMR 건설에는 최소 12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그 대안으로 건설기간이 짧고 탄소배출이 석탄보다 적은 LNG 열병합발전에 보다 많은 관심과 유연성 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출신인 전우영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도 앞으로 LNG발전의 전력 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지난 4월 발생한 스페인 정전의 주요 원인은 과도 전압에 대응할 자원 부족이었다는 스페인 장관 발표가 있었다. 재생에너지 증가로 급전 가능하지 않은 인버터 기반의 자원이 많아지면 전압과 주파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 비중이 줄어든다"며 “석탄발전 퇴출이 예정된 상황에서, LNG발전은 유연성, 관성, 전압관리 제공을 통해 계통을 강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계통운영 원칙이 기존 경제급전에서 유연성급전, 신뢰성급전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우리와 같은 독립계통을 가진 대만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30%, LNG발전 50%를 계획했고, 일본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최대 40%, LNG 중심 화력발전 최대 50%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수소혼소 전환,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적용 등 점진적으로 무탄소 전환이 가능한 LNG발전 활용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강건한 계통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에 두고 설정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우리나라 전력 수요가 2024년 557.1TWh에서 2038년 735.1TWh로 연평균 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응한 원별 전력 공급량은 2023년 대비 2038년까지 원전 180.5→248.3TWh, 재생에너지 49.4→205.7TWh, 신에너지 7.2→26.4TWh, 청정수소 및 암모니아 0→43.9TWh, 기타 8.3→34.9TWh로 증가한다. 반면 화석연료인 석탄은 184.9→70.9TWh, LNG는 157.7→74.3TWh로 급감하게 된다. 이는 앞으로 LNG발전의 역할과 공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박종배 교수와 전우영 교수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정치적 목표를 담은 정부 정책과 에너지 전문가들의 분석 간에 괴리가 발생하는 현상이 문재인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다. 2019년 문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 81만대 보급, 수소 충전소 660개소 구축, 수소 발전량 비중 2.2% 달성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수소연합의 종합정보포탈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소차는 3만8622대, 충전소는 225개, 수소발전량은 0%로, 목표치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에너지경제원장과 한국자원경제학회장을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둬서 무리하지 않은 목표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법적 계획이 만들어지고, 가스공사 같은 공기업은 현실적이지 못한 계획에 구속돼 현실적이지 못한 경영계획을 세우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법적 계획의 경직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아웃룩(전망)화하고, 법적 구속력이 필요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가스공사 등 공기업에 독립적인 수요 전망을 하게 하는 등 유연하게 하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전기요금 정치화…실용주의 외치던 이재명 정부도 예외 없어

정부와 여당이 15일, 7~8월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를 전격 결정했다. 전기요금의 사회적 민감도를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요금의 정치화가 또다시 반복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간 '실용주의, 합리성, 시장원칙에 기반한 에너지정책'을 강조하며,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왔다. 그러나 정작 전기요금 문제에서는 정치적 부담을 넘지 못한 채, 전 정부들과 동일한 대응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피해자는 한국전력공사(한전)다. 2022~2023년 국제 연료비 급등기, 전력도매가격(SMP)은 치솟았지만 소매요금은 정부의 물가 억제 방침 아래 묶여 있었다. 결국 한전은 사상 유례없는 40조 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뿌리부터 흔들렸다. 이번 여름철 누진제 완화는 한전의 수익성 회복 기조에 다시 제동을 거는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 1분기부터 전기요금에 연료비 조정단가를 반영해 원가 기반 요금제도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여름철 전형적인 포퓰리즘성 요금 조정이 반복되면서 정책 일관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민 부담을 고려한 한시적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요금이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화된 요금체계는 에너지 공기업의 중장기 투자 여력 위축, 시장 왜곡, 국제적 신뢰 저하로 이어진다. 원전, 재생에너지, 송전망 등 필수 인프라에 대한 투자계획이 요금 현실화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시장 기반의 유연한 요금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요금을 정치적으로 통제하는 이상, 어떤 정부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실용주의 노선을 공언했고, 상법 개정안까지 관철시켜 공기업도 주주 중심 경영을 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줬다. 그러나 전기요금이라는 최대의 정치적 변수 앞에서 기존 프레임을 깨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정권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정치 전기요금'은 단기적 민생 안정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기업 부실, 투자 위축, 시장 왜곡이라는 대가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구조적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빛해상풍력·한전KDN, 해상풍력발전 안전 및 보안 확보 협력

낙월해상풍력에 이어 한빛해상풍력이 한전KDN과 함께 해상풍력사업 발전단지 ICT 설비 구축 및 사이버․물리적 안전․보안 확보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전 KDN은 364.8메가와트(MW)의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인 낙월해상풍력사업의 통합관제시스템과 전력계통 보안관리체계를 구축하는데 이어, 340MW 규모의 한빛해상풍력사업에서도 협력을 이어간다. 한전KDN은 한빛 해상풍력 발전단지 ICT 설비 구축 및 예정정비를 위한 기술적 지원과 협력을 최대한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한빛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사이버 보안 및 물리적 보호 확보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 보안가이드 라인 및 설계를 검토하고 사이버위협 예방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더불어, 정부에서 개발 중인 해상풍력 단지인증 취득 절차 모니터링 및 인증 평가시 인증취득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한다. 낙월해상풍력과 한빛해상풍력은 외국계가 아닌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해해상풍력사업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흑자전환 LG엔솔, ‘글로벌 다변화’로 지속성장 굳히기

LG에너지솔루션(엔솔)이 배터리 시장 한파에도 2분기 의미있는 실적을 거뒀다. 상승세에 올라탄 LG엔솔은 미래성장전략으로 '네트워크 다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2분기 매출 5조5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922억원으로 152%나 급증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액공제(AMPC) 보조금 4908억원을 제외해도 14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6분기 만에 실질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의 실적에 대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조정, 중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생산지 조정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유연성 강화와 생산지 다변화, 원가 절감 등 전략적 대응이 실적 방어에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LG엔솔은 유럽·중국 등 특정 지역에 집중된 생산 구조를 분산하고, 북미·동남아 등 다양한 거점으로 생산 라인을 확대했다.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다. 자동화, 공정 효율화, 공급망 최적화 등으로 원가 경쟁력도 강화했다. 이러한 유연성은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성공적인 2분기를 보낸 LG엔솔은 '네트워크 다변화' 전략을 통해 북미 현지 생산 확대, 글로벌 리사이클 네트워크 구축, 중국 내 기술 리더십 강화 등 다각화된 사업 구조로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중장기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LG엔솔은 지난 6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을 시작했다. 롱셀(Long Cell) 기반 ESS 전용 파우치형 LFP 배터리로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했다. 테라젠, 델타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이 확정됐으며, 관세 영향을 받지 않아 북미 시장 내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했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미국 내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곳은 LG엔솔이 유일하다. 이 같은 현지 양산 경쟁력은 불확실한 정책 상황에서도 미국 ESS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글로벌 LiB ESS 시장은 2023년 약 185GWh에서 2035년 1232GWh까지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엔솔은 북미 지역 다수의 고객들과 ESS용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며, AI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급증하는 ESS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LG엔솔은 재활용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해 공급망을 다각화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LG엔솔은 일본 토요타통상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GMBI)을 설립하는데 합의했다. 신규 합작법인 GMBI는 사용 후 배터리 및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을 파쇄해 '블랙 매스(Black Mass)'를 생산하는 전처리 전문 공장이다. 연간 처리 능력은 최대 1만3500톤으로, 연 4만대 이상의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및 스크랩을 처리할 수 있다. 생산된 블랙 매스는 후처리 공정을 통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메탈로 추출돼 양극재 및 배터리 제조 공정에 재투입된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자원 선순환 체계(Closed Loop System)' 구축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LG엔솔은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확대하며 글로벌 자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수주처도 늘리고 있다. 그간 미국에 편중됐던 고객사를 중국까지 넓혔다. 지난 6월 LG엔솔은 중국 체리기차와 6년간 8GWh 규모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중국 완성차 업체에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하는 성과다.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고, 생산 효율성이 뛰어나 전기차 주행거리와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저온 환경에서 출력과 충전 효율이 우수하고, 높은 에너지 용량을 바탕으로 주행거리 면에서 강점을 가진 삼원계(NCM) 46시리즈 솔루션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LG엔솔은 46시리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이 2분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실적을 안정적으로 방어했다"며 “리밸런싱과 투자 효율화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분간 업황 변동성이 크겠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본연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조직·사업 개편’ 발전공기업들, 李정부 발맞추기 바쁘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및 산업 정책 방향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들이 일제히 이에 보조를 맞춘 조직 개편과 정책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탄소중립 △균형발전 △재생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등 핵심 국정과제에 발맞춘 경영 전략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들 발전공기업 사장들은 대부분 지난 정부 하반기(2023년 하반기)에 임명돼 아직 임기 2년 이상이 남아, 정권 교체기에 따른 정책 방향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국남동발전은 정부의 'AI 3대 강국 도약' 추진정책에 발맞춰 발전산업에서 인공지능대전환(AX·AI Transformation)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스마트팩토리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강기윤 사장이 직접 남동 AI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스마트발전, 스마트안전, 스마트 경영혁신 등 총 5개 분과에 회사 주요 경영진을 분과장으로 임명하고,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자문단과 함께 'Creative AI, Smart Factory KOEN'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남동 에너지 신작로 2040'이라는 장기 비전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2040년까지 석탄화력 전면 폐쇄 △무탄소·저탄소 전원으로의 전환 △지역 분산형 발전을 통한 균형발전 유도 등이다. 특히 전국 5대 권역 중심의 균형발전을 통해 50만 명 고용창출, 연 3800억 원 규모의 '햇빛·바람연금' 조성으로 14만 명에 혜택 제공 등의 수치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남동발전 측은 “남동발전은 공기업의 경직된 문화에서 벗어나 보다 도전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업무 추진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조성에 나서는 동시에 발전산업 전 분야에 혁신을 선도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남부발전은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에 공약에 맞춰 AI디지털본부, 탄소중립처 신설 등 전사적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구체적인 공약 실천방안까지 논의하는 등, 정책 이행을 위한 속도감 있는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새롭게 신설된 부서로는 △미래성장본부 △탄소중립처 △AI디지털본부 등이 있으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재생에너지 전환 △기후위기 대응 △지역균형 발전 등에 중점을 둔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준동 사장은 신정부 정책 공약의 핵심 내용을 공유하고,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 AI 및 지역산업 성장 견인 등 핵심 공약에 대한 선도적 이행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전사 경영간부 합동 민생·전략·혁신 대토론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신정부가 제시한 '회복·성장·행복'의 3대 비전과,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 글로벌 환경에 강한 중소기업 육성 지원과 같이 회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공약과제에 대해 토론을 통해 타사와 차별화될 수 있는 선도적 이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국민안전·보안·재난대응 강화',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기후위기 대응', '저출생 극복·경제 활성화·지역균형 발전', '정책이행 견인 위한 경영기반 강화'의 4개 테마별로 회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핵심 정책공약 과제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은 물론 기상이변 등 따른 신종 재난·재해 대응강화를 위한 위험발굴센터 운영,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계획과 연계한 서·남해안 해상풍력 및 BESS 개발계획 등 13개 안건을 추진하고 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국정과제를 선도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공기업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라며, “국민안전·재난대응 강화,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 AI 생태계 확장, 지역 균형발전과 같은 핵심 정책공약에 대해 남부발전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실천하고 우수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서발전은 아예 '새정부 국정과제 대응 전략회의'를 공식 개최, 6개 분야를 중점 전략영역으로 설정했다. 이들 분야는 △재생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안전 △AI 신사업 △ESG △위험관리 등으로, 각 항목별 전담 조직을 구성해 운영에 돌입한 상태다. 각 분과는 정부정책과의 연계성 검토, 분야별 이행계획 수립·실행, 정부회의 및 대외 보고 대응 등을 담당하며, 정기회의 및 상시 실무회의를 통해 정부 국정철학을 회사 경영전반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권명호 사장은 대한민국의 '진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 △공정한 성장의 3대 전략에 발맞춘, 무탄소‧저탄소 전원확대와 인공지능(AI) 인프라‧지능형 전력망 구축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속도감 있는 전략추진을 강조했다. 특히 '일하는 모든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산업안전체계 마련을 강조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을 위한 예방적 재난관리 체계 점검강화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공정과 상생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동서발전 측은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그리고 인공지능(AI) 혁신 생태계 구축 등 신산업 육성은 공기업이 수행해야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며, “안전한 일터를 기반으로, 국민의 삶과 국가경제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공기업의 책임을 다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새 정부의 전력 산업 정책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탈탄소화, 분산화, 디지털·인공지능 전환 등을 혁신 분야로 정하고 구체적 이행계획을 세워 나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선언한 'AI G3(세계 3대 인공지능 강국)' 비전과 연계해 발전 운영, 설비 관리 등 기술 분야의 디지털화·자동화 전환을 통한 친환경 발전 전략을 설계 중이다. 최근 이정복 사장 주재로 '새 정부 정책 방향을 반영한 주요 사업 전략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경영진과 본사, 전 사업소 주요 간부 150여명이 참석했다. 서부발전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이정복 사장이 주관하는 세 차례 전략 회의를 통해 정부 정책의 핵심 내용을 분석하고, 정책 변화가 전력 산업에 미칠 영향과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서부발전은 급격한 전력 산업 변화에 대응해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개발하고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할 소규모 분산형 친환경 에너지 전원을 적기 확보하기로 했다. 가상발전소(VPP) 구현, 가상모형(디지털트윈) 기술 활용, 발전 정보 민간 개방 등 타 발전사 대비 앞서 있는 디지털 기술과 제도를 활용해 대통령의 1호 대선 공약인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실현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서부발전은 모든 작업장의 안전 사각지대를 제거해 안전 최우선 경영을 실천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 구성원의 일‧가정양립 실현을 도움으로써 경영 전반의 공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영 전반에 공공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안전·인권 경영, 환경‧사회‧투명(ESG)경영, 근로환경 개선 등도 혁신 분야로 확정했다. 서부발전은 이 같은 정책들을 빈틈없이 실행하기 위해 이행 체계를 구축했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이 위원장인 '코웨포(KOWEPO) 미래성장위원회'를 구성하고 연초 수립한 100대 톱티어(Top-Tier) 혁신과제와 이번 6대 혁신 분야별 주요 사업 이행계획을 연계해 추진한다. 또한 우수과제 발굴을 위한 성과공유회를 개최하고 그 성과를 홍보해 정책 이행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부발전은 '이재명 정부 정책 대응 혁신 워크숍'을 열고, 탄소중립·디지털 전환·균형발전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워크숍에서는 경영평가 체계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도 함께 공유됐으며, 전사적 차원의 실천 방안 마련이 강조됐다. 중부발전은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발맞춘 철저한 대비로 대외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직 및 전략 변화는 발전공기업들이 이재명 정부와의 정책 정렬 및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들 기관이 정부의 국정철학에 부응해 재생에너지 전환과 균형발전, 디지털전환 등 국정 기조에 따른 실천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정권 교체기와 비교해 이례적인 '속도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에너지 정책 전문가는 “발전 자회사들이 단순한 지시 수용을 넘어, 정권의 정책 방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며 “에너지 공기업이 단순한 전력 생산 기관을 넘어 국가 전략의 이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종합)김성환 환경부장관 후보자, 탈원전 입장 묻자 “최근에는 주장한 적 없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아직까지 탈원전에 대한 생각을 유지하고 있는지 의심받았다. 그는 이같은 의심에 최근에는 탈원전을 주장한 적 없다면 (입장을) 모호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는 '거북이 탈원전' 정책의 대표적 추진자이자 재생에너지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탈원전 기조를 가진 후보자가 환경부 장관이 되면 에너지 정책에 과도하게 매몰돼 환경부 본연의 자연·환경에 대한 균형적 역할 수행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크다"고 질의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탈원전이 대세라고 말한 때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을 때다. 그때는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며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세계적 추세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가되 원전 안전성을 담보로 원전도 적극 활용한다는 정책으로 변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줄이면서 탈탄소 사회로 매우 빠르게 전환해야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며 “최근에 탈원전을 주장한 적은 없다. (정책 운영을) 모호하지 않게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 기후에너지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실현가능한 목표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은 환경부가 감축목표를 가지고 대부분의 이행수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지고 있다"며 “기후에너지부에서는 에너지를 어떻게 새롭게 할지가 주요할 것이다. 정책을 수립하는 부분과 실행하는 부분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환경부에서 추진 중인 기후대응댐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고 알렸다. 환경부는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3월 13일 기후대응댐 14곳 중 9곳을 확정했다. 그는 “(댐 신설과 관련해) 주민 반발은 없는지 등을 정밀하게 재검토해 꼭 필요한 것만 추진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양해를 구해서 중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댐에는) 다목적댐으로 설계 중인 것도 있고, 평소에는 수문을 열어두고 폭우가 왔을 때 물을 일시적으로 저류하는 용도로 설계하는 댐도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필요성을 정밀하게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환경부가 붙인 '기후대응댐'이라는 명칭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기후대응댐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 거 같다'라는 박 의원 지적에 “너무 뭉뚱그려서 표현한 거 같다"고 호응했다. 여야는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아들 결혼식 관련 질의로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얼마 전 결혼한 이 대통령의 아들을 아는가, 결혼식에 참석했는가,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가 공개됐는데 축의금은 냈는가" 등을 물었다. 김 후보자는 “모바일 청첩장은 받지 못했다"며 “결혼식엔 참석했지만 축의금도 내지 않았고 식사도 안 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난데없이 대통령 아들 결혼식 얘기가 이 자리에서 왜 나오는지 유감"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사생활까지 얘기하는 것은 큰 무리"라고 반발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장마 부활한다…16일부터 전국 강한 비

오는 16일 오후부터 중부지방과 전북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기상청 브리핑에 따르면 오는 16~17일 중부지방과 전북을 중심으로 200mm 이상의 비가 온다. 특히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강수가 집중적으로 내릴 수 있어 비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 오는 18~19일에는 열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호우가 올 수 있다. 16∼17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충청 50∼150㎜(경기남부와 충남서해안 최대 200㎜ 이상), 강원내륙·강원산지·충북 50∼100㎜(강원중남부내륙과 충북 최대 150㎜ 이상), 전북 30∼100㎜(북서부 최대 150㎜ 이상) 등이다. 부산·울산·경남·경북북서내륙에는 30∼80㎜, 광주·전남·대구·경북내륙·경북북동산지·울릉도·독도엔 10∼60㎜(전남북부서해안 최대 80㎜ 이상), 서해5도엔 10∼40㎜, 동해안과 제주엔 5∼40㎜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며 전국이 고기압에 영향권에 들겠다. 날이 개면서 습하고 더운 날씨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수증기량은 많아 내륙 곳곳 소나기가 올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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