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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세미나 토론]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계약 너무 복잡, 해외는 공공이 일괄 구매해 판매”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계약이 너무 복잡해 활성화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재생에너지를 지역경제 발전의 기회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도 중앙급전화를 통해 전력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5일 서왕진·김용태·김종민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융합연구센터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정책 거버넌스 방향성' 세미나의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의견을 교류했다. 토론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의견과 동시에 재생에너지가 '블랙아웃(대정전)'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유됐다.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재생에너지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토론의 주 내용이다. 이날 세미나 토론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있어 단순한 기술적 해법을 넘어 제도와 정책, 인프라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있다"며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중전압직류송전기술(MVDC) 같은 기술적 대안은 물론 정책의 유연성, 규제의 정합성, 이해관계자 간 소통 모두가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현장 중심의 문제의식과 계통 현실을 반영한 실행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ESS의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남 같은 전력망이 약한 지역에서는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늘리려면, 먼저 전기를 오래 저장할 수 있는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송전망 계획만으로는 2030년까지 기업들이 약속한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은 어렵다"면서, “ESS를 설치해도 실제로는 1년에 5~6개월은 석탄이나 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함께 써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MVDC(중압직류)를 도입하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전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교류(AC) 방식으로만 전기를 보내면 전력 손실이 크고, 계통이 막히기 쉬운데, 직류(DC) 방식을 도입하면 이런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남 나주 지역에서는 이 MVDC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정부가 도입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령이 오히려 규제를 늘려, 지역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서, “좀 더 유연한 정책과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재생에너지가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신뢰룰 주고 있다. 그러나 계통쪽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동서울 변전소의 경우 3년째 준공이 지연되고 있는데 매년 지연되는 비용이 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변전 설비 설치 지원금이 확대됐지만, 충분하지 않고 이는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줄 수 없다"며 “지역의 애로사안을 발굴해서 지역 주민들과 실질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논의가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열리는 민간협의회에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상풍력은 주민 이익공유를 위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에 추가 인센티브가 나온다. 그래서 주민수용성이 굉장히 높다"며 “송배전 인근 주민들에게 이같은 이익공유가 추가된다면 그동안 잃었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신정훈 한전 전력연구원 전력계통연구소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전력망 수용성 확보'를 지목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수용성 문제는 전력망 확충 문제와 직결돼 있으며, 특히 송·배전망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계통 연계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이 지방에 편중되어 있는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입지-수요 불균형' 구조를 지적하며,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부하를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내 UPS(무정전 전원장치)와 비상발전기를 계통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적 인센티브가 병행될 경우, 수요 자원으로서 데이터센터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한 신 소장은 “전원 계획과 송전망 계획이 따로 수립되는 현재의 계획 체계는 낭비가 크다"며, 발전원, 망, 유연자원까지 통합적으로 계획하는 '포괄적 최적계획 수립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NREL의 통합계획 시스템 사례와 유럽의 NSOE 전략을 언급하며, “국내도 통합계획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시장 개편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박만근 전력거래소 전력시장본부장은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의 10%까지 늘어났는데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인데 현재 하루전 시장에는 한계가 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시간 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는 비중앙급전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생에너지를 가상발전소(VPP)를 통해 중앙급전화해서 출력을 제어할 체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앙급전이란 화력, 원자력 발전소처럼 전력거래소가 전력수급상황에 따라 직접 발전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반면, 소규모 발전소의 경우 비중앙급전으로 분류돼 전력거래소가 발전을 통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재생에너가 늘어나면서 소규모 발전소라도 비중앙급전으로만 냅두기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다. 박 본부장은 “재생에너지를 중앙급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며 “재생에너지 입찰제 등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시장을 내년 육지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E100 제도를 사업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선희 한전 영업처 신영업사업부 부장은 “우리나라에서 RE100을 선언한 기업들의 사용전력량이 54테라와트시(TWh)정도 된다"며 “이들 기업이 RE100을 달성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약 10기가와트(GW)만 전력도매시장으로 빠지고 나머지는 모두 RE100 기업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려면 한전과 망이용계약, 발전사업자와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해야하고 이러한 제도들이 여러 규칙에 얽혀 있어 매우 복잡해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공공기관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한꺼번에 구매해서 그걸 재생에너지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판다"며 “우리나라도 이같은 사례를 참고하면 사용자 입장에서 접근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민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혁신적인 전력판매 기업이 생겨야 한다는 의미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체의 20~30%가 되려면 민간주도로 갈 필요가 있다"며 “한전이 그동안 저렴하게 전기공급을 안정적으로 잘했지만, 혁신과 탈탄소 측면에서 또 다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10년 뒤에 성공했느지를 보려면 영국의 옥토퍼스에너지처럼 새로운 전력판매기업이 있느냐 없느냐로 갈릴 것"이라며 “제주도에서 관련 사업을 실증 수준이 아닌 실제 사업으로 확대하는 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에서 필요한 에너지 관련 데이터가 파악이 잘 안되고 있다"며 “에너지 데이터를 전담할 정부 부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민규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 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둘러싼 정부의 고충과 방향성을 공유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강화는 자동차의 양 바퀴처럼 동시에 추진돼야 할 과제"라며 “그 복잡성은 종합예술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 팀장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상향 보급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실무진의 부담을 토로했다. 특히 “태양광 설비의 국내 생산능력, 공급 시점 보장, 기술 국산화 수준 등 물리적 제약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한 예측 고도화도 강조했다. “EMS(에너지관리시스템), ADMS(차세대 배전망시스템) 등 예측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계통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동시에 VPP 기반의 출력제어 장비 도입, 유연 전원 확보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단위 전력 수요 창출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전남 등 계통 포화 지역에서 RE100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기지 등을 유치하면 계통 연계의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장비와 계통 보강 기술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산업 자산으로 보고, 해외 진출까지 연계해야 한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해외 망 확충 시장에 우리 기술과 기업이 진출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전력시장 제도, 요금체계, 재생에너지 지원방식 등 모든 정책은 상호 연동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범정부적 공조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현재의 제도 개선은 단순한 부처 단위 과제가 아닌 거버넌스의 재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이원희 기자 jjs@ekn.kr

[전력산업 세미나] “9월부터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시 100% 차단 아닌 발전량 조절”

한국전력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조절할 때 발전소를 완전히 가동 중단하는 게 아니라 각 발전소의 발전량을 일부 줄이는 방안을 오는 9월 추진한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넘쳐 전력망에 부담을 줄 때 일부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스위치(개폐기)를 끄도록 명령을 내려 가동을 완전히 멈추게 했다. 이에 가동중단 조치를 당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한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발전소별 필요한 제어량을 산출하고 통신장치를 통해 인버터에 명령을 내려 각 발전소의 완전 가동중단이 아닌 일부라도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양승호 한전 배전망사업실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정책 거버넌스 방향성' 세미나에서 '신정부 에너지 정책 이행을 위한 지역망 운영체계 고도화'를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계획을 알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발전량이 갑자기 달라지면 전압이 불안정해지면서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봄·가을철 햇빛이 강하고 전력수요가 적을 때는 발전량이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일부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 출력제어가 조치된다. 기존에는 출력제어를 할때 발전소 전체의 연결을 차단시키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한전은 올해 지능형 지역망 운영시스템 및 재생에너지 실시간 모니터링을 구축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출력조절 계획과 운영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AI 기술을 9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소별 제어량을 자동으로 산출하고 통신장치를 통해 인버터에 실시간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출력조절 방식을 바꾸면서 발전사업자 수익 감소를 최대한 줄이고자 한다. 기존에는 태양광 출력을 100% 차단했다면, 출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절반만 줄이는 방안을 택한다. 또한, 전력거래소 출력조절 지시 이행시간을 90분에서 60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실장은 “배전망이 분산전원과 공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송전망, 변전소 건설도 물론 중요하나 지역망이 핵심이다.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실장에 따르면 현재 전체 분산에너지 설비용량 38기가와트(GW)의 76%가 배전망에 연결돼있다. 수로 보면 약 100만기의 소규모 발전기가 배전망에 연결돼있다. 양 실장은 지역망 운영체계 고도화를 위한 전략을 계획, 운영, 협조쳬게, 민간협력 등의 방식을 소개했다. 한전은 장기 배전망 환경 분석을 통해 지역에너지 체계 전략을 수립한다. 올해 하반기에 앞으로 5년간 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지역망 증설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전과 전력거래소간 시스템 연계 및 실시간 계통 정보를 공유하고 송배전망 계통운영 협조체계를 강화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과 방전, 가상발전소(VPP) 활용 등으로 전력망 건설을 최소화하도록 민간과 상생 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산업 세미나] “RPS제도 한계 노출, 수익 보장하고 소비자 보호하는 CfD제도가 바람직”

“재생에너지가 주력 전원이 되는 시대에는 기존 전력시장 구조만으로는 감당이 어렵습니다. 전면적인 제도 개편 없이는 안정적인 확대도, 사회적 수용성도 보장받기 힘듭니다." 조상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25일 서왕진·김용태·김종민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융합연구센터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정책 거버넌스 방향성'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며, 재생에너지의 본격 확대를 뒷받침할 실효적인 시장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력시장의 실효적 정책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과거에는 기저부하와 첨두부하라는 개념이 전력계 운영의 기준이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 시대에는 기저부하라는 개념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며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경직성 전원과 결합될 경우 시장과 계통 운영의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지리적으로 편재되어 있다. 햇빛은 어디에나 비치지만 경제성 있는 태양광은 어디에나 있지 않고, 바람도 어디에나 불지만 경제성 있는 풍력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며 “특히 전력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자립도가 낮고 재생에너지 잠재량도 부족한 반면, 비수도권은 자립도와 잠재량이 높아 송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는 선로 이용률이 낮기 때문에, 이를 계통에서 효율적으로 통합하려면 지역별 가격제 같은 제도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재생에너지 수익 안정성과 전기 소비자의 비용 부담 완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양방향 차액계약제도(CfD) 기반의 장기계약시장 확대를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RPS 제도는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재생에너지 가격도 따라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급등 시 소비자 부담을 증가시키고 재생에너지 금융 조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방향 CfD는 전력 시장 가격이 계약 가격보다 낮을 경우 정부가 그 차액을 보전해주고, 반대로 시장 가격이 계약 가격보다 높을 경우에는 발전사업자가 초과 수익을 정부에 환수하는 방식"이라며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는 전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CfD 장기계약에 PPA(전력구매계약) 중개시장을 접목하면, 발전사업자는 보다 높은 수익을, 소비자는 탐색 비용 감소라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며 “나아가 다수의 소비자와 공급자를 묶는 RE Pool 개념을 활용하면 신용 위험과 같은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 Pool 개념은 정부 기관이 재생에너지 사업자들과 CfD를 체결한 뒤 각 계약을 풀로 통합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 판매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가격 신호 강화를 위한 실시간시장과 지역별 가격제 도입도 제안했다. 그는 “현재 SMP는 하루 전 예측값에 기반해 실시간 수급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고, 발전 자원의 유연성이나 예측 정확성 같은 계통 기여도도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실시간 시장과 가격 입찰 제도를 통해 출력 제어가 줄고 실시간 가격의 변동성 대응력이 높아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가격제는 발전소 입지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계통 운영 효율성과 송전 혼잡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계약시장과 지역별 가격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하며,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가격 신호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VPP(가상발전소)를 통한 간접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행 시장 구조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날수록 유연성 자원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구조다. 이는 구조적인 모순"이라며 “양수발전, BESS, LNG 같은 유연성 자원에 대해 용량이나 응답속도 등 정성적 가치를 평가하고 보상할 수 있는 예비력시장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생에너지 설비 및 이를 위한 계통 연계·저장장치를 공공의 이익 중 가장 우선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며 “우리 역시 재생에너지를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공공적 가치로 인식하고, 사회적 합의 속에서 제도 전환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내일 날씨] 서울 38도…주말에도 찜통더위, 제주엔 곳곳 비

주말인 26일, 전국이 다시 한번 '찜통더위'에 휩싸일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 낮 기온은 최고 38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서울은 한낮 체감온도가 38도에 달할 것으로 보여 외출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 최저기온은 22∼28도, 낮 최고기온은 32∼38도 사이로 예상된다.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는 밤새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하늘은 대체로 맑겠지만, 경남권은 간간이 구름이 끼고, 제주도는 흐린 가운데 오후부터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 산지에는 10∼50㎜, 그 밖의 지역엔 5∼20㎜의 강수량이 예보됐다. 미세먼지는 대기 확산이 원활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좋음'에서 '보통'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바닷물 높이가 높아지는 시기로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해안에서는 해수면 상승과 높은 파도가 겹쳐 해안 도로 및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1.5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는 0.5∼2.0m로 예상되며, 먼바다에서는 최고 3.5m에 달하는 높은 파고가 일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야외 활동 시 온열질환 예방에 유의하고, 해안가 안전사고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두산에너빌, GS구미열병합과 발전소 현대화 추진

두산에너빌리티가 GS구미열병합발전(이하 GS구미열병합)과 '구미열병합발전소 현대화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GS구미열병합발전은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공급 기업이다. 25일 서울 역삼 GS타워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GS구미열병합 이정균 대표이사, 두산에너빌리티 윤요한 파워서비스영업총괄 등 각 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구미 산업단지 내 안정적인 전력과 열 공급을 목표로 두 회사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GS구미열병합은 발전소 운영을 담당하고 산업단지 내 전기와 열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대화 사업에 필요한 주기기인 90MW급 중형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공급하고 장기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90MW급 중형 가스터빈은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실제 1만 7000시간 이상 운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성이 입증된 모델을 기반으로 출력을 낮춘 제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수소전소도 가능한 90MW급 중형 가스터빈을 오는 2028년까지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파워서비스BG장은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90MW급 중형 가스터빈은 국내에서 설계, 제작, 서비스가 가능해 해외사보다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중형 가스터빈은 기동소요시간이 짧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설비로, 향후 국내 전력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소가 운전 정지 상태에서 전기를 공급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으로, 중형 가스터빈은 약 10분이 소요된다. 구미열병합 현대화 사업은 30년 이상 운영한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석탄열병합 설비를 천연가스 열병합 설비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2031년에 준공 예정이다. 이 사업은 구미산단 입주기업의 에너지 사용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저감함으로써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엔솔, 6분기만에 흑자 전환···북미 생산 늘려 ‘캐즘’ 넘는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6분기만에 분기 기준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미 생산능력을 늘려 돌파구를 찾겠다는게 업체 측 목표다. LG엔솔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의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6조1619억원) 대비 9.7%, 전기(6조2650억원) 대비 11.2%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953억원) 대비 152.0%, 전기(3747억원) 대비 31.4%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금액은 4908억원이다. 이를 제외한 2분기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보조금을 제외해도 6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매출은 안정적인 EV향 제품 판매와 미시간 홀랜드 신규 에너지저장장치(ESS) 공장의 양산 시작으로 북미 지역 출하량이 증가하였으나, 정책 변동성 확대에 따른 고객 구매 심리 위축과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판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익의 경우 북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고수익 제품∙프로젝트 물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 및 재료비 절감 등원가 혁신을 통해 IRA Tax Credit 등을 제외한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엔솔은 실적설명회에서 '하반기 사업 환경 및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우선 가장 핵심적인 환경 변화 요인으로 북미 관세 강화 및 대규모 감세법안(OBBBA)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국가 대상 10% 보편관세 및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산 배터리(EV용 73%∙ESS용 41%)에 고관세를 적용하며 대중국 견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조기 일몰 우려가 있었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2032년까지, ESS 설치 프로젝트 관련 투자세액공제(ITC) 조항도 2035년 내 착공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유지됐다. 금지외국단체(PFE) 조항도 신설됐다. PFE 기업은 미국 내 배터리 시설 투자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으며, 이 외 생산자들도 PFE산원재료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 등 PFE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역내 배터리 생산 프로젝트에 8억5000만유로의 투자를 발표했다. 영국 또한 약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재개, 자국산 중심의 전기차 수요 촉진에 나서기도 했다. LG엔솔 측은 “이러한 관세 정책 및 정책적 변화는 단기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으나 AI∙자율 주행 서비스 확산으로 장기 EV 수요 모멘텀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2분기 유의미한 수주성과를 달성하며 성장 모멘텀을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체리기차와 체결한 46시리즈 공급계약이 대표적이다. 자국 배터리 선호도가 강한 중국 주문자부착생산(OEM)과 첫원통형 수주 계약이다.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의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고객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게 업체 측 생각이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LFP 기반 ESS 롱셀 본격 양산에 돌입한 것 또한 주요한 성과다. 이를 통해 북미 ESS 생산 역량을 강화, 고객들의 현지 생산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다양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ESS 추가 수주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토요타통상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자원 선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였다. LG엔솔은 하반기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에도 실적 개선을 흐름을 지속하기 위한 △운영 △사업 △기술 측면의 실행 과제(Action Plan)를 발표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EV 수요 둔화에 대응하여 ESS 및 신규 폼팩터∙중저가형 신규 케미스트리 양산 확대를 통해 가동률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규 투자 최소화와 내부 자원 재배치를 통해 고정비를 감축하고, 염가 소재 확보∙각 소재별 공급망 최적화 전략으로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한층 강화한다. 북미 시장 현지 생산 ESS 수요 확대에 맞춰 올해 연말까지 17GWh, 2026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북미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중저가 EV 수요에 맞춰 하반기 폴란드 공장에서 고전압 미드니켈(Mid-Ni), LFP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혁신 기술 개발 또한 지속한다. EV용 LFP는 신규 공법과 건식전극 공정을 적용한 셀을, ESS용 LFP는 고밀도∙고집적 설계로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규 케미스트리 LMR은 LFP 대비 30% 이상 에너지밀도를 개선, 2028년 핵심 고객사의 차세대 EV 탑재될 예정이다. 아울러, 2028년 10분 내 충전 기술을 제품에 도입하고, 건식전극 또한 연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양산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축적된 역량과 단단한 내실을 기반으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실현해 나간다면 다시없을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최장수 사장 연임이냐, 내정자 임명이냐”…산업부, 한전KPS 사장 인선 ‘기로’

한국전력 자회사이자 발전설비 정비 전문 공기업인 한전KPS의 사장 교체 여부를 둘러싸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김홍연 현 사장과 허상국 내정자 중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 혹은 재공모를 지시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업계에서는 김 장관이 미국 관세협상을 마치고 귀국하면 지연된 산하 공공기관들의 인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홍연 현 사장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1년 6월 취임한 이래 윤석열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에 이르기까지 5년 차 재임 중이다. 이는 한전KPS 역사상 최장수 사장이며, 공공기관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장기 재임 사례다. 하지만 이미 작년 6월 임기가 만료된 상황에서 여전히 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정부에서도 연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연임이 확정될 경우, 7~8년에 달하는 전례 없는 임기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미 산업부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거쳐 최종 내정이 확정된 허상국 전 부사장의 임명을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허 내정자는 2024년 11월 공운위의 서류 및 면접심사에서 전체 지원자 중 평가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산업부가 정식으로 공문을 발송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까지 거쳐 내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 산업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만 남았다. 이에 따라 현재 상황은 복잡한 제도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만약 정부가 연임 또는 재공모를 선택하려면, 허상국 내정자의 자진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허 내정자에게 법적 결격 사유가 없는 상황이어서 일방적인 배제는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운위, 산업부, 이사회, 주주총회까지 통과된 내정자를 뒤로하고 연임을 추진하거나 새 공모를 열려면 정당성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결국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대통령실의 정치적 결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홍연 사장의 경우 2021년부터 재임하면서 조직 안정성과 사업 연속성을 강조해왔지만, 중대재해 및 산재 사고가 잇따랐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재임 기간 중 발생한 중대재해는 △2024년 태안 화력 사망 사고 △서울경기전력지사 감전 추락 사망 사고 등 5건에 달하며, 2024년 일반 산재 사고만 24건으로 최근 5년 새 3배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산업안전 우선' 기조와도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이미 산업부 공문과 주총 절차를 통해 신임 사장 내정이 확정된 허상국 전 부사장의 임명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허 내정자는 한전KPS에서만 38년간 근무한 정통 기술 관료 출신으로, 송전·화력·원전·신재생 등 전 분야를 경험한 '현장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선 허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 시기 내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오해를 받고 있으나, 그는 정치인 출신이 아니며, 윤 정부 출범 이후에도 다른 주요 공공기관 사장 임명에서 제외됐다는 점에서 '알박기'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그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부사장으로 발탁, 이후 2024년 4월 퇴임하며 조직 이해도와 안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사택과 관련된 고발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기존 사장들도 동일한 절차를 밟아온 만큼 악의적 음해일 가능성이 크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KPS 내부와 에너지 업계는 산업부가 과연 정당성 있는 절차를 따른 내정자를 공식 임명할지, 아니면 새로운 공모 절차를 통해 인선을 원점에서 다시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와 '제도적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미 공운위 및 산업부 내부 절차를 거친 허 내정자를 배제할 경우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공공기관 인사 전문가는 “현재 상황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인사 원칙, 산업부의 독립성, 그리고 공공기관 운영의 정당성과 직결된다"며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실용주의와 절차적 정당성이라는 원칙이 이번 인선을 통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결국 산업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향후 공공기관 인사 기조의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경기도, 홍수·산사태 대응 기후위성 1호기 美 캘리포니아 기지에서 11월 발사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가 오는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경기기후위성 1호기(GYEONGGISat-1)'를 발사한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광학위성인 1호기는 지구 저궤도에서 3년간 운용되며 도내 전역의 기후·환경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한다. 도는 1호기 발사를 앞두고 지난 16일과 24일 서울시에 있는 기후위성 제작 현장에서 도민 초청 견학 행사를 개최했다. 초청 대상은 도와 기후도민총회에 참여한 도민이 함께 기후행동 실천 사례를 평가해 선정한 30명의 '평범한 기후영웅' 도민이다. 견학 프로그램은 △경기기후위성 소개 및 질의응답 △위성 제작 연구소 방문 △위성 교신 현장(지상국) 견학 등으로 구성됐으며 기후위성이 우리 생활과 환경에 가져올 변화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경기기후위성은 국내 최초로 지방정부가 기후 대응을 위해 추진한 위성 프로젝트이며 광학위성 1기, 온실가스 관측위성 2기로 구성된 경기기후위성은 발사 후 △토지이용 현황 정밀 모니터링 △온실가스(메탄) 배출원 식별 및 배출량 추정 △홍수, 산불, 산사태 등 기후재난 대응 및 피해 상황 모니터링 등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중 1호기의 무게는 약 25kg, 크기 20cm×20cm×40cm의 초소형 위성으로 위성 내에는 고해상도 광학 카메라와 위성 운영 시스템이 모두 내장됐다. 이에 딸 위성은 지구 표면에서 약 500km 상공에서 경기도 지역을 통과할 때 1회당 14x40km의 면적을 촬영하면서 홍수와 산불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나 식생, 토지 피복 변화 등을 모니터링한다. 위성은 탑재된 태양전지판으로 전력을 공급 받으며 3년 간 임무를 수행하고 수명이 다할 경우 지구로 떨어져 자동 폐기된다. 1호기는 스페이스X(SpaceX) 팔콘(Falcon)-9 로켓을 통해 발사되며 2호기(GYEONGGISat-2A)와 3호기(GYEONGGISat-2B)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달 기후위성 성공을 응원하는 도민의 이름을 위성에 새기는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도민과 아기기후소송단 등 총 500명의 이름이 이달 경기기후위성 1호기에 새겨졌다. 2022년 당시 아기기후소송단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탄소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의 목표가 너무 낮아서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헌재에 소송을 제기했었다. 숫자 '500'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0)을 위해 기후위기 대응에 의미 있는 실천을 함께하자는 의미가 있다.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이번 견학이 도민과 함께 미래 기후 정책을 고민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기후위성이 확보하는 정밀한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추진해 지속가능한 경기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기후위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기후위기 대응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한편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의 다양한 협력 방안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도는 기후위성과 함께 △전 도민 기후보험 △도민 이익공유형 기후펀드 등 기후경기 3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같은 기후정책의 공로와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4월 UN 기후행동이 선정하는 '로컬 리더즈(Local Leaders)' 11인에 선정됐다. '로컬 리더즈'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방정부의 혁신적 리더십과 실천 사례를 조명하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유엔 기후행동이 주관하고 C40도시기후리더십그룹,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 언더투 연합(Under2 Coalition) 등 주요 국제기후단체가 공동 기획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현장탐방] 현대차·기아 ‘R&D 엔진’ 남양기술연구소 “K-모빌리티 미래 선도”

“차는 타보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경기도 화성에 자리잡고 있는 국내 최대 자동차연구소인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가 밝힌 남양기술연구소의 간결하면서도 심도 깊은 연구개발(R&D) 철학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즉, 차량은 실제로 운전자에 의해 직접 타보고 평가할 수 있지만 그 속에 숨겨진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의 완성도나 효율성은 오직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과 시험 없이는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대차·기아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완벽한 성능 구현에 집중하며,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3일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의 모빌리티 개발 핵심 시설을 공개하며 글로벌 EV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을 자신있게 소개했다. 1996년 설립된 남양기술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차량 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거점이다. 단순히 차량을 조립하는 공장이 아닌, 신차 및 신기술 개발에서부터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까지를 총괄하며 승용차부터 상용차까지 전 차종을 아우른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기지로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기아 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723만대를 판매해 3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판매 3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기아 EV9, 그리고 올해 출시된 EV3 등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 수상으로 혁신성과 우수성을 입증했다. 지난 5월에는 전용 전기차 글로벌 판매 누적 100만대를 돌파해 전동화 시대의 상징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이 모든 성과의 배경에는 남양기술연구소의 치밀한 연구개발 시스템이 자리한다. 전기차 성능 경쟁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남양기술연구소 공력시험동은 전기차, 내연기관차, 수소차 등 모든 차종의 공력 성능을 정밀하게 연구하기 위한 특별시설이다. 축구장 한 곳 크기(약 6000㎡)의 대형 공간에 대형 송풍기와 지면 재현 장치가 구축돼, 실제 주행 환경과 거의 흡사한 조건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차량에 바람을 가한다. 실도로에서는 측정이 어려운 공기 저항계수를 정교하게 확인하기 위해 'ㅁ자' 방향으로 팬을 돌리는 방법과, 원판과 초정밀 저울을 통해 차량의 뜨는 무게를 동전 무게 단위로 측정한다. 이는 특히 전기차에서 에너지 소모의 약 40%가 고속주행 시 공기저항 극복에 쓰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차량 디자인과 공력 개선이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후미에서 발생하는 '와류'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차량 뒤쪽에 공기가 맴도는 와류는 차량을 뒤로 잡아당기는 저항을 만들어내 주행 안정성과 전비를 떨어뜨린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줄이기 위한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와 '액티브 리어 디퓨져' 같은 혁신적 공력 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 후면에 내장돼 있던 블레이드와 디퓨져가 작동 시 노출되며, 리어오버행을 40cm까지 연장해 측면 및 후류 와류를 효율적으로 억제한다. '액티브 카울 커버' 기술도 눈여겨볼 만하다. 윈드실드와 보닛 경계 부분의 단차를 없어뜨려, 기존에 이곳에 정체되던 공기압을 줄여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는 고정형이 아닌 연장, 틸팅 등 변형이 가능해 주행 모드에 따라 최적의 공력 상태를 만든다. 차량 하부는 통합형 3D 언더커버가 적용돼 오목·볼록한 입체 형상으로 공력 최적화를 극대화하며, 커버링 영역을 87.7%까지 확장해 하부 공기 흐름의 유동성을 향상시켰다. 이 모든 공력 연구는 '실도로는 차를 달리게 할 뿐'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보이지 않는 공기 흐름까지 다스리는' 현대차·기아의 높은 공학적 완성도를 상징한다. 전기차가 극한 기후 환경에서도 성능을 잃지 않도록 각종 환경 챔버가 운용 중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강설·강우 환경을 재현하는 풍동 챔버로, 영하 30도의 냉동 공간에서 인공 눈보라와 비가 내리는 환경을 만들며 아이오닉 9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 극한의 조건에서 차량은 강풍과 폭우를 뚫고 견디며 배터리 성능, 히트 펌프 작동, 주행 안정성을 종합 평가받는다. 히트 펌프는 20~60도 온도 범위와 최대 1200W 출력을 지원하며, 특히 세계 최초로 영하 30도 환경에서 안정 작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이 첨단 열관리 기술은 혹한에 약한 전기차 배터리를 보호하며 주행 효율과 쾌적함을 동시에 확보한다. 코나 일렉트릭이 제자리에서 바퀴를 굴리고 실제 도로에서처럼 선회하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남양기술연구소 내에서 실현된다. 핸들링 시험기는 실제 도로 주행 없이도 차량의 슬립 앵글(미끄러짐 각도) 및 거동을 정밀 분석할 수 있으며, 다양한 노면과 한계 상황도 반복 검증 가능하다.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플랫 벨트와 유압 액추에이터로 구성돼, 북미·유럽·중국 등 세계 각지의 대표 노면 데이터가 적용된다. 차량 대신 후륜 차축 모듈을 올려놓고 노면 진동과 충격을 재현, 가장 효과적으로 승차감을 측정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국내외 시장의 고객 니즈에 맞춘 주행 품질 향상의 초석이 된다. 전기차 특성상 엔진 소음이 사라지면서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더 두드러진다. 남양기술연구소 로드노이즈 시험실에서는 타이어와 노면 마찰로 인한 미세한 진동과 소음을 정밀 해석한다. 운전석과 뒷좌석 마이크를 통해 주파수별 소음을 분석, 소음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부품 소재 및 설계로 소음원을 원천 차단한다. 소음진동기술팀은 “전기차의 정숙함 완성은 기초 로드노이즈 시스템 성능 개발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기본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몰입 음향 사운드 개발 팀은 고객 중심의 감성 품질에 초점을 맞춰 전기차 내부 소리를 종합 설계, 새롭고 매력적인 사운드 경험을 창출 중이다. 남양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의 말처럼 “차는 타보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차량을 구성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부품과 시스템, 첨단 제어 기술을 과학적으로 측정·분석·개선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진짜 비밀이다. 수많은 장비와 시험 설비 속에 녹아든 미세한 기술력과 연구원들의 끊임없는 땀방울이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완성도와 품질을 만든다. 그리고 이 기술력은 고객이 도로 위에서 직접 체감하는 '성능'과 '감성 품질'로 꽃핀다. 남양기술연구소는 단순한 실험 공간이 아니다. 혁신적인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을 뛰게 하는 곳이다. '미세한 기술까지 빈틈없이' 완성하는 그 노력의 현장은 바로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EV 리더십을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뿌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월성 인수 나선 포스코, SK·GS도 진출 검토…민간 원전시대 열리나

국내 발전공기업과 민간 제조 대기업들이 원자력 발전 사업 직접 진출을 본격 검토하면서, 한국의 원전 운영 체계가 '한수원 독점 체제'에서 민간 다핵(多核)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포스코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연간 25GW에 달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와,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생산공정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자가 전력 확보 전략의 일환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력 자가 소비 및 수소 생산 목적으로 월성원전 1·2호기의 인수 및 운영권 확보를 검토 중이며, 정부·한수원과 법·제도 협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대비해 전력공급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방안 중 하나로 원전PPA를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경제성평가 용역등을 포함해, 원전 인수, 운영 등에 대한 사안은 검토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민간 제조 대기업들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15GW, 7.5GW의 전력 수요를 보유하고 있으나, 한전 전기요금 인상, 송전망 부족,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간헐성 등 복합적 위협으로 인해 자가 발전 수단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GS에너지도 지난 2022년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과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SMR 사업개발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약 500억원 규모로 전략적 지분을 투자했다. 이후 양사는 기술 협력과 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향후 국내 최초 SMR 도입과 운영을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경북 울진이 유력한 부지 후보로 꼽히고 있다. 울진은 기존 원전 시설이 위치한 지역으로, 원전 수용성이 높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SMR 시범사업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GS에너지는 현재 지자체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들도 SMR을 자체 건설하거나 도입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발전공기업들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이후의 대체 수단으로 SMR 외 마땅한 옵션이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탈석탄에 더해 탄소중립 목표로 인해 노후 석탄발전소를 화석연료 기반인 LNG발전으로만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구조상 이들이 직접 원전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기사업법, 원자력진흥법 등 관련 법 개정과 보안·안전 기준 충족이 필수다. 해외에서는 이미 민간이 원전을 운영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며, 제도 정비만 이뤄진다면 민간 원전 시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한수원이 단일 사업자로 지나치게 많은 원전을 관리하는 구조에 대한 구조적 부담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산업계와 발전공기업이 직접 원전 사업자로 참여하게 될 경우, 에너지 수급의 유연성과 정책 다변성 확보라는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이러한 민간 중심 원전 전환 흐름이 실제 제도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의 정치적 결단이 핵심이다. 법률 개정, 규제 완화, 인허가 체계 개편 등은 모두 행정부와 국회의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초당적 실용주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허성무 의원 등 원전에 우호적인 여당 인사들이 늘고 있으며, 대표적인 '탈원전 상징'이었던 김성환 환경부 장관조차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 산업용 전력 안정성 확보를 위해 SMR은 매우 유망한 수단"이라며 “단순한 발전사업을 넘어 국내 SMR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책 기조 전반에 있어 “실용주의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내세우며, 원전 확대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이 원자력을 운영하는 게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얼마나 큰 틀에서 판단하고 결단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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