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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기다릴 필요 없다”…육상풍력 허가, 실측정 없이 기상청 자료로 대체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1년 이상 현장에서 직접 바람을 측정해야 했던 규제가 완화된다. 앞으로는 발전사업허가 단계에서 별도의 풍황 실측 없이 기상청이 생산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3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기후부는 지난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전사업세부허가기준 등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의견수렴 기간은 다음 달 17일까지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육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풍황자료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육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받으려면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지역에서 365일 이상의 풍황 계측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사업자는 통상 계측기를 설치해 풍속과 풍향 등을 직접 측정한 뒤 이를 토대로 사업성을 입증해야 했다. 개정안은 이를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신청의 경우 풍황자료로 기상청 재현바람장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라고 변경했다. 고시 개정이 완료되면 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를 위해 별도의 풍황 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간 자료가 쌓이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만큼 사업 준비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육상풍력 범정부 보급 가속 전담반(TF)'에서 마련한 규제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기후부는 당시 국방부와 산림청, 기상청, 지방자치단체,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 등과 TF를 구성하고 기상청 데이터를 활용한 풍황 계측 절차 개편을 10대 세부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정부가 육상풍력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보급 속도가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서다. 국내 육상풍력 설비는 현재 누적 약 2기가와트(GW)다. 반면 정부는 보급목표를 2030년 6GW, 2035년 12GW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발전단가도 킬로와트시(kWh)당 150원 이하로 낮추고 국내 생산 풍력터빈 300기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실제 사업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일부 시각도 나온다. 발전사업허가 단계에서는 기상청 자료로 풍황 실측을 대신하더라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는 발전량과 수익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제 현장 계측자료가 사실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사업성을 검토할 때는 기상청 데이터로는 불충분하다"며 “결국 해당 지역에서 측정한 풍황 데이터가 필요하다. 실제 사업 전체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발전기를 끌 것인가, 암호화폐 채굴기를 켤 것인가

올해부터 호남권을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에도 보상이 붙는다. 발전을 멈추라고 해놓고 손실은 나 몰라라 하던 관행에 비하면 분명한 진일보다. 그런데 한 발 물러서서 보면 그림이 묘하다. 우리 전력시장에는 이미 지어놓기만 하면 나가는 용량요금(CP)이 있고, 급전 지시로 돌리지 못한 발전기에 얹어주는 제약비발전 정산금이 있다. 여기에 출력제어 보상까지 더해졌으니, 공급 쪽에는 돌려도 주고 못 돌려도 주는 보상이 세 겹으로 깔린 셈이다. 근데 정작 전기를 쓰는 쪽, 즉 부하를 줄여주는 값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발전기를 끄는 일은 생각보다 비싸고 굼뜨다. 석탄이나 가스 같은 기력 설비는 출력을 내리는 데 수십 분이 걸리고, 급하게 세웠다 올리는 과정에서 설비 수명이 깎인다. 원전 감발에 따라 설비에 엄청난 무리가 간다는 무시무시한 의견도 많다. 인버터로 즉시 감발이 가능한 태양광은 사정이 다르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그 순간 당연히 만들어졌을 전기가 영영 사라진다는 점이다.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전기에 국민이 값을 치르는 구조인 것이다. 언제까지 만들지 못한 전기에 돈을 물어줄 것인가? 사업자들은 계속 우는 소리를 할거고, 다양한 발전원들을 챙겨줘야 하는 정부는 이들 전원들이 계속 영업을 확장할 수 있게 해줘야하기 때문에 결국엔 이런 용량요금+제약비발전정산금+출력제어보상 같은 파퓰리즘에 기반한 정책에밖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각종 전원 편을 갈라 영역 지키기만을 하고 있으니, 막상 돈을 내는 국민들은 눈가린 장님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부하를 끄면 어떻게 되나. 발전기는 그대로 돌고, 만들어진 전기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전기를 먹고 있던 소비처가 잠시 빠져줄 뿐이고, 그 몫은 폭염 속 에어컨과 병원, 냉동창고로 흘러간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한쪽은 허공에 지불하는 것이고, 다른 쪽은 배분을 조정한 대가다. 계통 입장에서 공급을 조절하는 것보다 수요를 조절하는 편이 훨씬 싸고 빠르다는 건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우리 제도는 여태 공급 쪽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래서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 부하가 중요한 것이고, 그동안 남는 전기로 수전해 수소를 만들어 축적하던지 열로 만들던지 전기차를 충전하던지 양수나 배터리 충전을 하던지 등등 소위 섹터커플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경제성 부족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암호화폐 채굴(mining)은 그 경제성에 비해서 아직 주목을 못받는거 같다. 일전에 한 세미나 자리에서 본 주제를 꺼냈는데, 전기가 안그래도 부족한데 비트코인 같은 “투기자산"을 생산하기 위해 또 전기를 낭비하자는 것이냐며 비판도 받은 바 있다. 그래서 필자도 이 소재를 꺼내기가 여전히 조심스럽다. 그러나 계통이 보는 것은 그 부하가 무엇을 위해 전기를 쓰느냐가 아니라, 신호를 보냈을 때 몇 초 만에 사라져 주느냐다. 채굴장은 결국 컴퓨터 더미다. 수백 MW를 수 초에서 수 분 안에 0으로 내릴 수 있고, 껐다 켜도 망가지지 않으며, 계통에 여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지을 수 있다. 단 요즘 각광받는 AI 데이터센터와 헷갈리면 안되는 것이, 데이터센터는 오히려 경직성 부하로서 서비스 약정상 24시간 켜져 있어야 한다. 실제로 텍사스에서도 채굴장이 데이터센터로 갈아타면서 계통의 비상 제동장치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국내 사정은 다르다. 암호화폐 채굴은 여태 제도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어, 수요자원으로 시장에 등록될 길 자체가 열려 있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채굴이 쓸모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제도가 아직 그 소중한 쓸모를 담을 그릇을 만들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다. 딱히 기술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기 보다는 제도적인 인허가의 문제일 뿐인거 같은데 말이다. 이러한 방식이 통할 수만 있다면, 맞지도 않을 주기적인 전력수급기본계획 같은 것을 계속 만들어 전원별 칸막이를 치면서 개별 전원의 성장을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유연성 부하를 넓게 인정해줘서 발전원 신설도 사업자에게 완전히 맡길 수 있다. 전기가 남아돌면 뭐 어떤가? 사업자들이 알아서 남는 전기 이용해 수소를 축적하든 비트코인 채굴시키면 되지 않은가. 즉 구조적으로 수용량의 상한이 올라가는 것이다. 잉여를 흡수할 수요가 있으면 출력제어 걱정이 줄고, 출력제어 걱정이 줄면 재생에너지를 수요보다 훨씬 많이 짓는 초과건설(overbuilding)도 합리적인 투자가 된다. 수용량이 경직적으로 딱 정해져 있으니 “전력 부족한데 2배 비싼 신재생 쓰느라…멀쩡한 원전 쉬게 했다." 류의 비판도 계속 나오는게 아닌가. 언제쯤 우리는 제약발전으로 전기가 얼마나 덜 만들어졌는지, 넉넉잡은 예비율에 생산비가 얼마나 새는지를 해마다 세어보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전력이란 상품만 유독 시장경제의 예외가 되니, 정부는 항상 발전사업자 각각의 손익계산서를 들여다보며, 이 집은 적자가 나겠구나 저 집은 못 버티겠구나 일일이 헤아려 줘야 한다. 시장을 열어놓고 정작 그 안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도록 받쳐주는 일을, 우리는 꽤 오랫동안 또 너무도 당연하게 정책이라고 부르고 있다. bienns@ekn.kr

[특별기고] 갈짓자 행보 에너지정책, 일보전진 이보후퇴인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전망에 대한 정책토론회는 한마디로 썰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부 장관은 물론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장조차 오지 않았다. 삼사백 명을 너끈히 수용할 대형강당에는 겨우 90명도 안 되는 청중만 듬성듬성 자리하였을 뿐이다. 재생에너지 보급전망은 석 달도 훨씬 전에 발표된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재탕이었을 뿐이다. 어느 하나 새로운 것도 없었고, 희망사항만 잔뜩 늘어놓았을 뿐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솔직히 판을 짜고 수치로 꿰맞추는 것이야 쉬운 일이다. 속된 말로 누구나 할 수 있고, 그렇기에 누구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 그렇다 보니 자그마치 열 명의 토론자가 제시한 의견도, 청중의 질문도 미적지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흥행의 실패였을까. 정부의 권능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정책토론회의 썰렁한 분위기는, 의도됐든 또는 의도되지 않았든, 정부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 것일지도 모른다. 정부의 관심이 재생에너지 확산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강화하며 에너지전환의 큰 걸음을 내딛었다고 믿었던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기후부장관은 8월 18일 제12차 전기본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가스발전이 일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면 폐쇄하겠다는 공약을 사실상 철회하였던 지난 4월의 에너지전환추진계획은 8월 20일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으로 구체화되었다. 심지어 5월 20일, 대통령은 정부출범 1주년을 맞아 열린 국정성과보고회에서 “일정한 기간까지는 화석연료 의존을 피하기 어렵다"며 “너무 급격하게 (탈탄소를) 하느라고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잘 균형을 맞춰 달라"고 탄소중립 속도조절을 지시하였다. 그리고 6월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가 발표됐다. 온갖 무리와 편법 속에 추진됐던 용인국가산단 지정을 취소하기는커녕 서남권 반도체 산단, 반도체 산단보다 훨씬 불확실한 대대적인 AI 데이터센터까지 보태 속도전과 전격전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전력공급을 위해 원전도 더 지어야 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도 더 지어야 한다. 제12차 전기본의 2040년 전력수요 전망이 4개월만에 폐기처분되는 것은 당연하다. 메가프로젝트로 자그마치 29%나 늘어난 2040년의 전력소비량 재전망을 충족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 솔직히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한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모처럼 벅찬 희망을 품게 하였다. 세 걸음, 열 걸음이 아니라 겨우 한 걸음 내딛는 게 아쉬웠으나 그것이 어디인가. 결코 내칠 일은 아니었다. 직접 전력구매계약(PPA)를 추진하는 발전사업자의 설비용량 제약을 완화하고, 농어촌의 햇빛소득마을을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제주지역에 그쳤으나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해제하고, 협동조합을 비롯한 1 메가와트(MW) 이하 공익 목적의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전력계통 우선접속을 허용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소규모 분산형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떠넘겼단 가격변동 리스크를 완화한 것은 분명 반길 일이다. 조금 뜬금없으나 기후부의 올해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2030년까지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12기가와트(GW)까지 늘리겠다는 것도 더 공격적인 목표가 아쉽지만 그래도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다. 일보전진 이보후퇴란 말이 있다. 한 걸음 전진했으나 두 걸음 물러섰다면 결국 퇴보한 것이다. 모든 일에 우여곡절이 있다지만 한 걸음 전진에 혹해서도, 그것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을 용납해서도 안 될 일이다. 모름지기 진정한 국민주권정부라면 약속할 때도, 약속을 철회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말의 성찬이 아니라 행동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갈짓자로 제멋대로인 듯하여 속상하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남부 390㎜ 폭우 피해 잇따라…1일까지 중부에 강한 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사흘간 최대 39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침수와 대피 등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내일(9월 1일)까지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예고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1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남 영광 390.0㎜를 비롯해 보성 265.0㎜, 순천 252.0㎜, 전북 군산 249.0㎜, 전남 광양 247.0㎜, 경북 상주 198.0㎜ 등을 기록했다. 특히 영광에서는 1시간 동안 86.3㎜에 달하는 기록적인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도로·주택 침수, 수목 쓰러짐 등 430여 건의 소방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전남 순천·화순, 부산 사하구 등에서 주민 14명이 대피했으며 현재 8명이 귀가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까지 잠정 집계된 인명피해는 없다. 당국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금정산, 무등산 등 10개 국립공원 410여 개 구간을 비롯해 하천변 산책로, 둔치주차장, 지하차도 등 위험지역 2900여 개 구간의 출입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중대본은 호우 재난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유지하며 대전·충남·전북 등 5개 시·도에 현장상황관리관을 급파해 대비 태세를 점검 중이다. 비구름대는 점차 북상해 내일까지 중부지방에 집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9월 1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강하게 내리겠고, 경기 동부는 낮까지, 강원도는 늦은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대전·세종·충남 80~150㎜(충남 많은 곳 200㎜ 이상) △충북 50~100㎜(많은 곳 150㎜ 이상) △서울·인천·경기 30~80㎜(경기남부 많은 곳 120㎜ 이상) △강원도 30~80㎜(강원남부내륙·산지 많은 곳 120㎜ 이상)다.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1일 오후부터 저녁 사이 5~40㎜(제주 5~30㎜) 안팎의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고, 좁은 지역에 집중돼 강수량의 지역별 편차가 크겠다"며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만큼 산사태, 축대 붕괴, 저지대 침수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비가 잦아드는 일부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안팎까지 오르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0~26℃, 낮 최고기온은 25~33℃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SK이터닉스,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 상업운전 개시

SK이터닉스가 발전용량 99메가와트(MW) 규모의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단지 상업운전을 시작하며 육상풍력 상업발전 능력을 257MW로 확대했다. SK이터닉스는 경상북도 의성군 옥산면 일대에 건설한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단지' 발전소의 상업운전을 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단지는 SK이터닉스가 23만9157㎡ 규모의 부지에 사업비 약 2600억원을 투입해 개발됐다. 지멘스 가메사가 공급한 6.6MW 풍력발전기 15기로 단일 육상풍력 발전소 중 최대 규모인 설비용량 99MW를 갖췄다. 연간 약 14만6000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해당 풍력발전기는 지멘스 가메사의 기종 중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 이번 상업운전 개시로 SK이터닉스는 기존에 운영 중인 △제주 가시리(30MW) △울진 현종산(53MW) △군위 풍백(75MW)을 포함해 육상풍력 발전 규모를 257MW로 확대했다. 현재 포항 죽장에서도 72MW 규모로 육상풍력 발전소를 개발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은 신안 우이(390MW)와 인천 굴업도 해상풍력(250MW)에서 추진 중이다. 향후에도 SK이터닉스는 경북·전남권역 등 추가 사업지 발굴을 지속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해중 SK이터닉스 대표는 “앞으로도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풍력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자연환경과 기술, 지역사회가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자동차 배출 초미세먼지, 암 환자 단기 사망위험 치명적 [환경포커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초미세먼지, PM2.5)가 일반 미세먼지보다 암 환자의 단기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에서도 교통 유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암 환자의 사망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연구는 미세먼지가 암을 새로 발생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미 암을 앓고 있는 환자의 단기적인 사망위험과 대기오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8개국 암 사망 922만건 분석 호주 모나시 대학교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호주·브라질·캐나다·칠레·한국·멕시코·뉴질랜드·태국 등 8개국의 2000~2019년 암 사망자료 922만3612건을 분석, 24개 주요 암종을 대상으로 사망 당일과 전날의 PM2.5 노출과 사망위험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전체 PM2.5 농도가 ㎥당 1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증가하면 암 사망위험은 0.77% 증가했다. 반면 교통 유래 PM2.5가 같은 폭으로 증가할 경우 사망위험은 3.87% 증가했다. 교통 유래 PM2.5의 단기 사망위험 연관성이 전체 PM2.5보다 훨씬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가장 주목할 결과는 농도와 건강영향 사이의 큰 차이다. 8개국에서 교통 유래 PM2.5는 전체 PM2.5 농도의 평균 14.72%에 불과했다. 그러나 PM2.5의 급성 노출과 관련된 암 사망 가운데 교통 유래 PM2.5가 차지하는 비중은 73.55%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전체적으로 약 11만1405건의 암 사망이 교통 유래 PM2.5와 관련된 것으로 추산했다. 교통 미세먼지에는 자동차 배기가스뿐 아니라 브레이크·타이어 마모와 도로 먼지 재비산 등에서 발생하는 입자도 포함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입자의 구성과 극초미세입자 등이 상대적으로 큰 건강영향을 나타내는 데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 암 사망 141만건도 분석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도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한국도 중요한 분석 대상으로 포함됐다. 연구진은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2000~2019년 한국의 암 사망 141만524건을 분석했다. 한국의 연구기간 평균 PM2.5 농도는 38.20㎍/㎥, 이 가운데 교통 유래 PM2.5는 5.20㎍/㎥​였다. 한국에서 전체 PM2.5가 10㎍/㎥ 증가할 경우 암 사망위험은 0.59% 증가했다. 교통 유래 PM2.5는 같은 조건에서 3.63% 증가했다. 교통 유래 PM2.5와 관련된 한국의 암 사망자는 연구기간 동안 2만6877명으로 추산됐으며, 전체 암 사망의 1.91%에 해당했다. 전체 PM2.5의 급성 노출과 관련된 암 사망자는 3만2651명으로 추산됐다. 한국에서는 특히 대장·직장암이 교통 유래 PM2.5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전체 PM2.5의 경우 대장·직장암 외에도 간암, 폐암, 비인두암, 위암, 고환암에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미세먼지 총량 넘어 발생원 관리해야" 이번 연구가 말해주는 것은 “교통 미세먼지가 암을 일으켜 사망시켰다"라고 하기보다는 “단기간 교통 미세먼지 노출이 암 환자의 사망위험 증가와 연관됐다"​는 것이다. 또, 개인의 실제 노출량이 아니라 거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도시 대기오염 추정치를 사용했고, 교통 유래 PM2.5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개별 사례에서 입증한 연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를 단순히 총량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오염원에서 나온 미세먼지인가가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교통 배출이 상대적으로 관리 가능한 오염원인 만큼, 교통 유래 미세먼지를 줄이고 급격한 노출을 낮추는 정책이 암 환자 등 취약계층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구밀집지역과 의료기관 주변의 교통오염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기질 관리도 단순히 'PM2.5가 얼마나 많은가'를 넘어 '어디에서, 어떤 성분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남동발전, 조영혁 사장 직대 필두 2차 현지대응반 9명 파견

조영혁 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한국남동발전 임직원 9명이 네팔 수력발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대홍수 참사에 대응하기 위해 네팔 현지로 향한다. 한국남동발전은 조 사장을 필두로 한 2차 현지대응반 9명을 현지에 긴급 파견한다고 30일 밝혔다.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 27일 국내 임직원 6명과 파키스탄 법인 임직원 1명으로 꾸린 1차 현지대응반에 더해 기존 현지 법인 근로자 4명까지 포함해 총 20명이 현지에서 사고 수습과 구호 활동을 지원하게 됐다. 네팔 중북부 지역에서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한국인 10명이 고립됐다가 안전한 곳으로 피했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6명과 남동발전 소속 3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은 정부와 두산에너빌리티, 남동발전은 현지에서 수색 작업 지원에 나섰다. 2차 파견은 조 사장이 수색·구조작업 대응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결정됐다. 아울러 네팔 현지 사정과 지형, 문화에 익숙한 현지 근무 경험자들을 중심으로 파견자를 선발했다. 남동발전은 정부 신속대응팀과 현지 대사관, 두산에너빌리티와 24시간 밀착 공조 체계를 유지하며 실종자 수색과 피해 수습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우리 직원들을 빠른 시간안에 가족과 동료들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수색과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현장 안전 확보와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회사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두산그룹 부회장)도 현지 구조 상황을 직접 챙기기 위해 2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현장에서는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를 필두로 한 현장대응팀이 활동 중이다. 박 회장은 지난 27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 확인과 무사 귀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지 관계 당국 및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현지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수색과 구조, 수습에 필요한 조치가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내일 날씨] 흐리고 비…경기남부·충청·남부 ‘시간당 최대 30㎜’ 호우

내일(31일)까지 전국 곳곳이 흐리고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다. 경기남부와 강원남부 내륙·산지, 대전·세종·충남, 충북, 전라, 경상도 지역에서는 시간당 20~30mm의 호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돌풍과 천둥, 번개도 나타날 수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충남권 지역에서는 최대 2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중부지방의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북부 20∼60㎜ △경기 남부 30∼80㎜(많은 곳 100㎜ 이상) △대전·세종·충남 80∼150㎜(많은 곳 200㎜ 이상) △충북 50∼100㎜(많은 곳 150㎜ 이상)다. 이밖의 지역에서는 △강원 남부 내륙·산지 30∼80㎜(많은 곳 100㎜ 이상) △강원중·북부 내륙·산지와 강원 동해안 20∼60㎜ △전북 서부 50∼100㎜(전북 북서부에서 많은 곳 150㎜ 이상) △광주·전남·전북 동부 30∼80㎜(많은 곳 전북 동부 100㎜ 이상)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30∼80㎜(많은 곳 대구·경북 100㎜ 이상) △제주도 5∼6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은 내일 저녁께 비가 대부분 그치겠지만,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밤에 25도 이상의 기온이 계속되는 열대야도 예상된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0∼26도, 낮 최고기온은 24∼32도로 예보됐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1.5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0m로 일겠다. 해안선에서 200㎞ 내의 먼바다에서 파고는 동해·남해 0.5∼1.5m, 서해 0.5∼2.0m로 예상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복합 재난 시대…‘기후 리스크’ 관리 못하면 기업 생존 흔들린다

기후위기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경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폭우·가뭄·폭염·산불 등을 각각 하나의 자연재해로 관리했다면 이제는 서로 다른 재해가 동시에 발생하거나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복합 재난'​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지난 26일 네팔 히말라야 트리슐리강 유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돌발홍수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빙하와 암석의 붕괴가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거대한 홍수와 토석류가 발생했고 도로·교량·주택은 물론 수력발전시설까지 피해를 입었다.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한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는 한국인 근로자 9명이 실종됐다. 이번 재난은 단순한 '홍수'로 보기 어렵다. 기후변화가 빙하·암석 붕괴를 불렀고, 하천 급격한 수위 상승이 토석류·홍수로 이어진 전형적인 연쇄재난이다. ◇기후재난은 이제 '하나씩' 오지 않는다 복합재난은 네팔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2026년 여름 유럽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산불이 확산되고 주요 하천의 수위까지 크게 떨어졌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서유럽의 2026년 6~7월 평균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고온·건조한 조건이 극심한 산불을 키웠다. 유럽의 주요 강인 라인·다뉴브·루아르·포강 등에서도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수운과 농업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강의 수량이 줄면서 발전소 냉각수와 산업용수 확보에도 문제가 생겼다. 기업 입장에서 이는 단순히 '더운 여름'이 아니다. 산불로 공장이나 송전망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가뭄으로 공업용수가 부족해질 수 있으며, 하천 수위 저하로 물류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하나의 기후현상이 여러 생산요소를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올여름 남부지방에서는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지적으로 극한호우가 쏟아지는 등 서로 상반된 극한현상이 짧은 시간과 좁은 공간에서 교차하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의 10%인 150㎜가 1시간에 쏟아지는 상황도 나타난다. 이제 기업은 '올해 비가 많이 올까, 적게 올까'를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뭄과 폭우가 동시에 기업활동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 ◇포항제철소 침수는 대표적 기후 리스크 사례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도 중요한 사례다. 인근 냉천이 범람하면서 포항제철소의 생산시설이 대규모로 침수됐고,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피해가 포스코 한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철강 생산이 중단되면 자동차·조선·기계 등 철강을 사용하는 고객사의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후리스크는 공장 하나의 자산손실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연쇄적인 생산 차질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가져야 할 관심은 단순 공장 침수만이 아니라, 전력과 용수가 끊기면 공급망 어느 부분까지 영향을 받을 것인가, 핵심 협력업체가 피해를 입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항만이나 도로가 막히면 제품을 어떻게 운송할 것인가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더욱 중요하다. 반도체 공장은 침수에 취약할 뿐 아니라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서남권 등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한다면 홍수와 가뭄을 별개의 위험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안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극한호우가 발생했을 때 공장 자체는 안전하더라도 변전소·송전망·취수시설·도로가 침수되면 생산은 중단될 수 있다. 반대로 장기간 가뭄이 지속되면 취수량이 제한돼 용수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발전소의 냉각수 확보에 문제가 생기거나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TCFD식 시나리오 분석,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해야 이제 기후 대응은 환경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생산·구매·투자·안전 부서가 함께 관리해야 할 전사적 리스크​다. 기업이 기후위기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가 발전시킨 기후 시나리오 분석이다. TCFD는 기후변화가 기업의 재무와 사업에 미치는 위험과 기회를 공개하도록 권고하는 국제적 기후 공시 체계를 말한다. 기후 변화 시나리오별로 기업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기후 공시에 포함하라는 게 TCFD의 권고다. 기업은 △극한호우와 홍수 △장기 가뭄 △폭염 △산불 △해수면 상승 △전력망 장애 △공급업체 생산 중단 등을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에서 분석하고, 그 결과가 매출·영업이익·자산가치·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야 한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발전소, 도로, 철도, 댐 등의 개발사업에서는 재해영향평가를 기후리스크 관리의 첫 관문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과거 최대 강우량만으로 미래의 위험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래 강우 강도의 변화와 가뭄, 산사태, 토석류, 해수면 상승, 만조와 폭우의 결합 등 복합적인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외 진출 기업의 경우 현지 정부의 인허가와 법정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된다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첨단 기술을 동원해 위험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위험 발생 시 근로자가 실제로 대피할 수 있는 조기경보와 대피훈련을 갖춰야 한다. 보험 역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보험은 마지막 방어선이다. 위험한 입지를 피하고, 방재시설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한 뒤 남은 위험을 보험으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후재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2018년 국내 기업이 건설하던 라오스의 댐 유실 사고와 2022년 포항제철소 침수, 2026년 유럽의 폭염·가뭄·산불 등과 더불어 이번 네팔의 참사는 기후위기 시대 인프라가 직면한 위험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사업의 경제성을 계산할 때 건설비와 인건비, 에너지가격, 시장수요를 분석했다. 앞으로는 여기에 기후리스크 비용과 복합재난에 따른 생산중단 비용, 공급망 차질 비용, 보험비용, 적응 투자비용​까지 포함해야 한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기후리스크가 기상 변화를 넘어 점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고, 기업들도 철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합리적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분석해서 리스크를 판정하고 이를 대응계획 수립에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물건을 싸고 빠르게 생산하는 능력에 있지 않다. 이른바 기후회복력(climate resilience)​이 새로운 기업 경쟁력이 되고 있다. 기후리스크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사업은 아무리 높은 수익성을 제시해도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제 기업의 사업계획서와 투자심의서 첫 장에는 매출 전망뿐 아니라 기후위험 지도와 복합재난 시나리오가 함께 올라와야 할 때가 됐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이달 3일 재정경제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다. 부동산 세제의 개편안에 대해 언론이 하루가 멀게 다루었고, 집을 가진 사람이나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집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세제개편안이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부동산 이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상이 있는데, 이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이다. 특히 법인세제 부문은 녹색전환 및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바, 기존에도 전략산업으로 다루어져 온 반도체·이차전지·AI 등에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에너지가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지정학적 공급망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국내에 에너지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세제개편 방향의 배경이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개편안은 크게 두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주요 대상이 에너지전환 품목이라는 점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녹색전환 추진이 시급하고, 보호무역 확산 등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중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품목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시설투자(CapEx)에 대한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운영비(OpEx)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에는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되어, 생산량에 기초하여 세액공제하는 새로운 지원 체계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 대상은 중요성·유망성·필요성의 기준에 따라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로봇부품의 6개가 선정되었고, 구체적인 적격품목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규정될 예정이다. 적용요건으로 내국인(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적격품목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직접 판매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참고로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시설 생산분과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생산분은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적용배제되지만,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받은 납세자는 이를 취소하고 국내생산세액공제로 전환 신청할 수 있다. 둘째는 국가전략기술 중 '수소' 분야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된다는 점이다. 국가전략기술 및 관련 시설에 대한 통합투자 세액공제율은 일반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다. 기존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운송 및 이동수단, 바이오의약품, 인공지능의 8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개편안은 '수소' 분야를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과 같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긴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와 같은 에너지전환 품목을 생산하거나 SMR 등 미래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과 확대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개편의 적용 가능성과 요건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세제개편 역시 경제 대도약 지원을 위한 과제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핵심 수단으로써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를 확대했고 여기에 에너지전환 기술이 추가된 바 있는데, 올해는 중동사태까지 더해져 에너지전환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세제개편안은 통상 7월 발표 후 9월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되고 12월 본회의 의결로 확정되면 다음해 1월 1일 시행된다. 이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으며, 세부 내용은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따라서, 기업은 향후 국회 본건 개정안 심사 경과 및 시행령 등 하위 규정 제정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수준 높은 세제혜택에 상응하는 엄격한 요건 입증과 사후 검증에도 미리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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