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전국 BESS 화재, AI로 감시”…전기안전공사, 화재 관리 플랫폼 공개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국 대부분의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플랫폼으로 ESS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펴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사업자에게 알려 조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기안전공사는 이 같은 플랫폼 도입 이후 ESS 화재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자단은 지난 8일 전북 전주 전기안전공사 본사를 찾아 ESS 안전관리 현황을 살펴봤다. 전기안전공사는 AI 기반 디지털 안전관리 플랫폼 'E-On'을 통해 전국 ESS 2444개소, 전체 ESS의 95.8%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관리 대상 ESS 용량만 약 11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는 원전 1기에서 11시간 동안 생산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ESS 한 곳당 1분마다 75개 운영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이상 징후를 확인한다. 김성호 전기안전공사 재생에너지정책부 부장은 “지난 2024년 1월부터 신규로 설치되는 ESS는 이 플랫폼에 연결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됐다"며 “플랫폼이 생긴 이후 ESS 화재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On은 배터리 충전율, 전압, 온·습도 등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면 전기안전공사와 해당 사업장에 동시에 알람을 보낸다. 이상 징후를 확인한 사업자는 배터리 교체나 공조시설 수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김 부장은 실제 한 ESS 사업장에서는 배터리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치솟는 상황을 감지한 사례를 소개했다. 확인 결과 작업 이후 에어컨이 꺼져 있었고, 플랫폼이 이상 온도를 포착해 사업장에 알리면서 에어컨을 다시 가동해 정상 온도로 낮출 수 있었다. 배터리 충전율 설정을 80~90%로 되돌리지 않고 100%로 둔 사례도 있는데 이같은 사람의 실수 플랫폼을 통해 잡아낸다. 현재 건물 내에 설치되는 ESS 충전율은 80%로, 야외는 90%로 제한돼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전기안전공사는 지난 7월까지 총 84건의 사전 예방조치를 실시했다. 김 부장은 “플랫폼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ESS 화재가 더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디지털 정보를 통해 이상 정보를 잡아내고 관련 사업장에 알려 개선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이 사업자의 ESS를 직접 정지시키지는 못한다. 민간 소유 설비인 만큼 공사가 임의로 가동을 중단할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을 통한 안전관리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는 사업자는 온라인 검사 방식 등을 활용해 검사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반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 같은 검사 방식을 이용하지 못하고 현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해킹 등 사이버 보안 위험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 등의 정기 보안 감사를 받고 공공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김 부장은 “국정원에서 1년에 두 차례 정도 보안 점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안전공사는 앞으로 축적된 ESS 운영 데이터를 활용해 안전관리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 전력연구원(EPRI), 노르웨이 에너지기술연구원(IFE) 등과 ESS 예방정비·안전관리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AI 전력 수요 급증…LNG 발전소 수명 연장해 전기 공백 막아야”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대규모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민간LNG산업협회는 9일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에서 'AI·첨단산업 시대의 전력수요 확대와 LNG의 새로운 역할'을 주제로 제12회 LNG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AI·첨단산업 LNG 발전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AI시대 LNG 역할을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 △송전망 △원자력 백업 △계통 강건성 보완으로 정리했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AI 산업 성장세가 가파른 미국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NG 발전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상기시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 AI 데이터센터를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발전 용량이 640테라와트시(TWh)로 2024년과 비교해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천연가스 발전이 전체 수요의 54%를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한미 무역협상을 계기로 추진된 대미(對美)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발전소 건설 사업이나 알래스카 LNG 개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에 관해 전 교수는 “천연가스가 제일 저렴하고 빠르게,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발전원"이라며 “여러 전망과 대미투자 내용 등을 보면 미국이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얼마나 목이 말라있는지, 한국이 에너지 인프라 공급 경쟁력이 어느 수준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에서도 2040년 신규 발전 수요가 53.5기가와트(GW)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로 발전원을 빠르게 확대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2030년 100GW 보급과 석탄발전소 폐쇄 일정 등과 맞물려 안정적인 전력 공급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전 교수는 지적했다. 2040년까지 석탄발전 37기를 폐쇄하는 동시에 12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전력 수요가 필요한 점을 같이 고려하면 대체 발전설비 70기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LNG 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은 주문 뒤 인도까지 4~5년가량 걸리고, 인도 가격도 2031년이 되면 현재의 3배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 교수는 “신규 가스터빈의 인도 시기가 길어지고 비용도 상승했고, 석탄발전소가 30년 수명이 끝나면 폐지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LNG 발전소라도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수명을 최대한 연장해 AI로 인한 전력공급 공백을 막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관해서는 “태양광과 풍력의 합계 이용률이 15% 이하로 낮아지는 시기가 7월 셋째주 66시간동안 나타났던 사례가 있어 6시간 분량의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나 양수발전으로 24시간을 감당할 전력 저장 설비를 갖추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대응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저장장치 기반 발전을 대체할 수단이 현재로서는 LNG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수소 발전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로 연결할 송전망이 지역 내 케이블을 접속하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을 것이라고 해도 그간 송전망 건설 지연 사례를 고려하면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송전망이 지연돼도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서 사업 현장에 LNG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전 수명 연한 도래와 긴 기간의 재가동 절차,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 추가 건설 지연 같은 리스크를 보완할 수단으로도 LNG 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출력 제어에 따른 전력계통 불안 최소화, 열공급을 병행하는 'LNG 열병합 발전'의 높은 발전 효율 등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전력 공급과 신속한 인프라 확보하는 장점이 있는 LNG 발전을 위해 발전사들이 변동성을 충분히 반영한 LNG 물량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태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LNG 수급·거래변화와 국내 LNG 업계 시사점' 주제로 발표하며 올 들어 미국-이란 전쟁이 촉발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LNG 현물 구매의 가격 변동 위험을 초래한다고 짚었다. 김 위원은 “LNG 현물 계약은 구매자 우위 시장에서 저가 매수의 기회지만, 요즘 같이 지정학 위기에서 에너지 쇼크가 발생했을 때는 가격변동 위험을 동시에 수반한다"며 “한국의 LNG 장기계약 물량 중 2030년대 중반 계약 만료되는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므로, LNG 발전 변동성 이 있는 상황에서 현물 비중을 얼만큼 둘지 결정할 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유럽연합(EU)이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LNG 시장에서 동북아 국가들 수준의 주요 수요자로 올라선 상황에서 EU가 구매를 늘리며 가격이 오르면 동북아 가격 기준인 JKM 지수도 같이 올라가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올해 중동 불안에 따라 카타르 등의 LNG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EU의 올 겨울용 LNG 저장 목표 대비 달성률이 지난달 24일 기준 63%로 5년 평균(81%)과 비교해 20% 가까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에서는 LNG 수출을 늘리는 기조 속에서 LNG 발전이 확대되면서 LNG 내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반영하면 올해 나올 전망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가격 전망이 나올 것으로 김 위원은 내다봤다. 김 위원은 “2032년이 넘어가면 헨리 허브 변동계약이 유가 변동계약보다 더 비쌀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미국산 LNG가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지만, 헨리허브도 AI 데이터센터 수요와 수출 수요로 높아진 내수 가격이 반영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전사들이 LNG 물량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앞으로 LNG 수요가 늘겠지만, 넷제로 달성을 고려하면 LNG수요 감소 같은 변동성에도 대비해서 유연한 계약 물량을 포트폴리오에 많이 반영해야 한다"며 “미국산 물량은 최종 수요처에 대한 유연함이 크므로 물량 재판매 같은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한수원, 佛 오라노와 우라늄 농축 협력

한국수력원자력이 프랑스 오라노(Orano)와 원자력 발전 연료의 핵심 기술인 우라늄 농축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계기로 오라노와 우라늄 농축 분야의 장기 협력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임석했다. 이번 LOI 체결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양사가 체결한 '핵연료주기 분야 협력 업무협약(MOU)'의 후속으로 진행됐다. 양사는 앞으로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우라늄 농축분야에서의 장기적인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수원은 서구권에서 신규 농축 공급원을 확보하면서 공급망 다변화 여지를 더 넓혔다. 오라노는 장기적인 협력 기반을 확보해 신규 농축 프로젝트의 사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이번 협력의향서 체결을 계기로 양사의 협력을 확대하고 핵연료 공급 안정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클로드 이모방(Claude Imauven) 오라노 이사회 의장은 “앞으로 선행핵주기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단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양국이 원자력과 핵연료 공급망 분야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전략적 협력을 한층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8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원전을 포함한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어 양국 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여했다. 위성락 청와대 안보실장은 양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양국의 원자력 협력을 심화했다"며 “현재 원전 수출에 있어 양국은 일정정도 경쟁 관계지만, 그럼에도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서 상호보완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양국 민간 원자력 고위급 대화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는데, 중요한 협력의 축을 마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자전거만 타도 포인트가 ‘쏠쏠’…‘대한민국 기후행동’ 플랫폼 개통

일상 속 작은 환경 실천으로 현금성 포인트를 쌓는 이른바 '기후 앱테크' 전용 플랫폼이 열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포인트 누리집 내에 '대한민국 기후행동' 통합 플랫폼(cpoint.or.kr)을 오는 10일 정식 개통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합 플랫폼은 기후행동 실천을 기존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와 연계해 현금성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집중 참여 기간'을 두고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 이용자는 누리집에서 탄소중립포인트 회원 가입 후 온라인 '기후시민 선언'을 완료하면 즉시 1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기존 회원이라도 별도로 기후시민 선언을 진행하면 동일하게 1000포인트가 지급된다. 여기에 10가지 실천 약속 중 한 가지를 골라 첫 활동을 인증하면 1000포인트가 추가 적립돼, 가입 초기 간단한 참여만으로 총 2000원 상당의 혜택을 챙길 수 있다. 참여자에게는 모바일 앱 '카본페이'을 통해 디지털 '기후시민증'이 발급되며, 향후 출시되는 그린카드와도 연계될 예정이다. 매달 달라지는 테마형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적립 규모는 더 커진다. 다음 달에는 '자전거 타기'가 중점 기후행동으로 운영돼 공유자전거 이용 시 1km당 100포인트가 적립된다. 현재 시스템과 직접 연동된 지방자치단체는 경남 창원시 한 곳이지만, 정부는 그 외 지역 참여자들에게도 별도 이벤트를 통해 동일한 수준의 포인트를 지급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베란다 태양광 설치, 전기차 대여 등 실생활 밀착형 활동으로 적립 대상을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정기적인 일상 실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정부는 매월 22일 밤 9시부터 10분간 전국 동시 소등을 진행하며, 소등 시간 동안 들을 수 있는 환경 동화와 별자리 소재의 10분 오디오 콘텐츠를 매달 제공한다. 적립된 포인트는 현금 환급이나 제휴 카드사 포인트 등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어, 고물가 속 틈새 재테크를 찾는 이용자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은 국민 모두의 일상 속 행동이 모여야 사회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통합 누리집이 국민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함께 행동하는 '국민 기후행동의 광장'이 되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한·프 원전협력 SMR·핵연료까지 확대…공동수주엔 기술·인허가 변수

한국·프랑스 원전 협력이 핵연료 공급망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로 범위를 넓혔다. 한국의 원전 건설·시공 역량과 프랑스의 설계·핵연료주기 기술을 결합해 해외 원전시장에 공동 진출하려는 구상도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합의한 원자력 전 주기 협력을 한층 발전시킨 원자력 연구개발과 연료 공급 분야 협력 문건을 추가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오라노의 신규 농축시설을 기반으로 장기 농축역무 공급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라노는 우라늄 채굴부터 전환·농축, 핵연료 제조와 사용후핵연료 관리까지 원자력 연료주기 사업을 하는 프랑스 기업이다. 물량과 가격을 확정한 본계약은 아니며 장기계약 협의를 위한 기본 원칙을 마련한 단계다. 농축역무는 우라늄을 원자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핵심 과정이다. 한국은 이 분야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의존도를 낮추는 가운데 프랑스와의 협력은 한국의 연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연구개발 협력도 확대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프라마톰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안전기술과 원자력 기초과학, 폐기물 관리 분야 공동연구 MOU를 체결했다. 한국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를, 프랑스는 뉘아르(Nuward) SMR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원전 공급망 구도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세계 원전 산업은 미국·프랑스 등 서방권과 중국·러시아가 기술과 공급망을 앞세워 경쟁하는 양상이다. 한국은 미국과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원자력 분야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국은 원전 건설과 프로젝트 관리, 기자재 제작에서 경쟁력을 갖췄고 프랑스는 대규모 원전 운영 경험과 원자로 설계, 핵연료주기 산업 기반이 강하다. 양국 협력이 구체화되면 한국이 건설과 시공·프로젝트 관리를 맡고 프랑스가 연료와 설계·안전기술을 제공하는 식의 역할 분담도 가능하다. 양국이 신설하기로 한 민간 원자력 고위급 대화 채널은 공동 연구와 공급망 협력, 제3국 원전시장 진출을 논의하는 창구가 될 전망이다. 해외 공동수주가 현실화하면 한국과 프랑스가 그동안 각각 내세웠던 수출 모델을 결합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협력 상당수는 아직 초기 단계다. 오라노와의 농축역무 협력은 실제 공급 물량과 가격, 계약 기간을 정해야 한다. SMR 공동연구도 연구비와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각국 규제기관의 인허가 문제가 남아 있다. 해외 원전을 공동 수주할 경우에는 어떤 원자로 설계를 적용하고 프로젝트 주도권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협의하는 것도 과제다. 향후 장기 농축역무 계약과 SMR 공동연구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이를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한·프 원전 협력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E칼럼] 글로벌 에너지 투자,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재편

넷제로 목표를 모든 나라가 달성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8도에 이를 전망이라는 UNEP 보고서가 발표된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투자 시장의 중심축이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World Energy Investment 2026」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투자는 총 3조 4천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청정에너지 투자는 2조 2천억 달러로 전체의 약 65%를 차지하며, 화석연료 투자(1조 2천억 달러)의 1.8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에너지 투자는 2015년 2조 7천억 달러에서 2020년 2조 2천억 달러까지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과 에너지 안보 강화,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맞물리며 다시 가파른 증가세로 돌아서 2024년 3조 2천억 달러를 거쳐 2026년 사상 최대인 3조 4천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청정에너지 투자는 2015년 1조 2천억 달러에서 2020년까지 정체되다가 이후 급격히 성장해 2024년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넘어섰고, 2026년에는 2조 2천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화석연료 투자는 2015년 1조 4천억 달러에서 2020년 9천억 달러까지 줄었다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일부 반등했지만, 2026년에도 1조 2천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청정에너지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이는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관련 분야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에너지 투자의 핵심 경쟁이 단순한 발전설비 확대를 넘어 전력망과 저장장치, 에너지 효율,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 확보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변동성 전원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전력망과 ESS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력시장도 대세 전환의 임계점을 통과하고 있다. 2025년 신규 발전설비의 85.6%가 재생에너지로 채워졌다는 사실은, 추가 발전원의 거의 대부분이 태양광·풍력 중심으로 설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누적 발전설비 중 재생 용량 비중은 49.4%에 도달해 2026년 말에는 5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재생발전량 점유율도 2024년 31.8%에서 2025년 33.8%로 늘었으며, 태양광은 단일 발전원 중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로 2025년 발전량 기준 8.8%를 기록했다. Ember에 따르면 2026년 7월까지 재생 점유율은 35.7%(태양광 10.1%, 풍력 9.3%)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생에너지 정책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2025년 6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이 국정 과제로 선정되었고, 같은 해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하여 관련 정책 추진 체계를 강화했다. 2026년 3월에는 재생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분리하고, 이격거리 규제를 법제화하여 합리화했다. 2026년 5월에는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조기 달성과 2035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0% 이상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2026년 8월에는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를 폐지하고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 중심으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 안정성을 높이기로 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7년도 예산은 전년 대비 18.3%(3조 9,737억 원) 증가한 25조 7,319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하지만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로 대기업과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자들이 축포를 쏘아 올릴 때, 어렵게 명맥을 이어온 국내 중소·중견 재생에너지기업들은 역대 최악의 경영난으로 도산 위기에 몰려 있고,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그나마 있던 지원제도인 RPS 폐지로 수익성이 악화될까 걱정하고 있다. 태양광 관련 협동조합들은 4~5년이 지나도 자립 기반을 잡지 못하거나 배당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이며, 한전 접속용량 부족으로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야심찬 계획과 정책에도 불구하고 2026년 8월까지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2.38GW로 전년 동기(2.47GW)보다 오히려 줄었다. 중국 역시 2025년 6월 재생에너지 가격 시장화 개혁(136호 문건) 시행 이후 신규 태양광 설비가 1~7월 기준 61.3% 급감(2025 223GW, 2026년 86GW)했다. 신규 프로젝트는 경쟁입찰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도록 함에 따라 수익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개발업체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결국 관건은 정책의 방향이 아니라 그 방향이 현장 어디까지 미치느냐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재생에너지 정책이 진짜 성과로 이어지려면, 대형 프로젝트만이 아니라 현장의 중소·중견 기업과 태양광발전협동조합 등이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 기반과 계통 접속 여건부터 함께 챙기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 보임 ▲ 고윤석 전략본부장 ▲ 남미정 해외사업본부장 ▲ 최수진 홍보실장 ▲ 심규헌 경영관리처장 ▲ 이태형 해외사업기획처장 ▲ 손재익 안전총괄실장 ▲ 오권택 가스연구원장 ▲ 황규범 신성장사업처장 ▲ 김차환 생산운영처장 ▲ 주노철 인천기지본부장 ▲ 임성탁 통영기지본부장 ▲ 이동진 삼척기지본부장 ▲ 최선환 제주LNG본부장 ▲ 남석우 공급운영처장 ▲ 송학린 인천지역본부장 ▲ 김상기 경기지역본부장 ▲ 안중길 대구경북지역본부장 ▲ 이재훈 부산경남지역본부장 ▲ 신관철 감사실 기술감사부장 ▲ 최승 법무실 국내법무부장 ▲ 채익근 경영지원처 인사부장 ▲ 최혜경 상생협력처 상생기획부장 ▲ 신재욱 상생협력처 자재계약부장 ▲ 강민규 건설사업단 전남안전건설사무소장 ▲ 이과형 당진기지안전건설단 관리부장 ▲ 방상훈 생산운영처 당진기지시운전부장 ▲ 성기찬 제주LNG본부 관로시설부장 ▲ 신상민 공급운영처 공급진단부장 ▲ 강택수 서울지역본부 양주보전부장 ▲ 한동욱 인천지역본부 설비운영부장 ▲ 김태중 전북지역본부 설비보전부장 ▲ 조시균 전북지역본부 관로보전부장 ▲ 정인호 광주전남지역본부 순천지사장 ▲ 김진철 대구경북지역본부 설비운영부장 ▲ 윤성욱 대구경북지역본부 설비보전부장 ▲ 윤성식 대구경북지역본부 안동지사장 이상 36명. 2026년 9월 14일자.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한파보다 폭염 때 더 다친다”… 치료비 청구서만 3배

폭염이 온열질환뿐 아니라 각종 부상과 사고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부상 관련 사회경제적 부담은 한파 때의 3배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윤진하 교수 연구팀은 2010~2019년 전국 250개 시·군·구에서 발생한 20세 이상 성인의 부상 관련 입원 자료 19만8937건과 기온을 비교 분석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 '환경 역학(Environmental Epidemiology)'에 최근 게재했다. ◇추위·더위 모두 부상 위험 높여 분석 결과, 기온과 부상 입원 위험은 U자형 관계를 보였다. 즉, 기온이 아주 낮을 때와 기온이 아주 높을 때 부상으로 인한 입원이 많았다. 각 지역의 기온을 가장 낮은 기온부터 가장 높은 기온까지 순서대로 늘어놓았을 때, 낮은 쪽에서부터 34%(34백분위)에 해당하는 기온일 때 부상 위험이 가장 낮았다. 가장 낮은 쪽 1%에 해당하는 기온에서는 위험이 낮을 때보다 부상 입원 위험이 15.1% 높았다. 또, 가장 더운 쪽 1%에 해당하는 기온에서는 가장 낮을 때보다 15.7% 높아졌다. 한파 때보다 폭염 때 부상 위험이 더 컸다. 하지만 부상을 입는 양상은 추위와 더위 때 차이가 있었다. 한파의 영향은 노출 후 1~6일 동안 지속되면서 주로 팔·다리 등 사지 부상 위험을 높였다. 연구진은 얼어붙은 도로나 보행면에서 미끄러지는 낙상 등이 주요 요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폭염의 영향은 즉각적이었다. 폭염에 노출된 당일을 포함해 0~3일 사이 부상 위험이 집중됐고, 화상·중독·다발성 외상 등 중증 부상이 두드러졌다. ◇폭염 때 화상 2배, 다발성 외상 2.4배 부상 유형별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가장 추운 기온에서는 상지(손과 팔) 부상 입원 위험이 가장 낮을 때보다 30.8% 높아졌고 하지(발과 다리) 부상도 17.1% 증가했다. 반대로 가장 더운 기온에서는 화상 입원 위험이 약 2배, 다발성·부위 불명 부상은 2.43배 높았다. 중독 관련 입원 위험은 1.74배, 사고 및 기타 부상은 1.98배 증가했다. 다만 다발성 부상과 중독은 사례 수가 적어 추정치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연구진은 “폭염이 인지기능과 위험 판단 능력을 떨어뜨리는 데다 농업·건설업 등 야외 노동자의 신체적·인지적 수행능력을 저하시켜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 '부상 청구서' 246억원 연구진 분석 결과, 폭염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 입원은 1만705건(기여분율 5.66%)​으로, 한파 관련 입원 3455건(1.83%)보다 3배 이상이었다. 이에 따라 폭염 피해는 경제적 비용에서도 한파를 압도했다. 연구진이 의료비와 생산성 손실을 합산한 결과, 폭염 관련 부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246억4940만원으로 추산됐다.이는 한파 관련 부담 78억5280만원의 3.1배였다. 폭염의 경제적 부담이 큰 것은 최고기온에서 위험도가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부상 위험이 가장 낮은 기온이 34백분위에 있어서 이를 기준으로 더 따뜻한 날이 더 추운 날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또, 화상·중독·다발성 외상 등의 위험 역시 따뜻한 기온 전반에서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저소득층·지방 주민에 피해 집중 폭염 피해는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서도 달랐다. 저소득층의 폭염 관련 부상 입원 위험은 1.253배로 고소득층의 1.061배보다 높았다. 지방의 폭염 관련 경제적 부담도 149억5960만원으로 대도시의 94억2850만원보다 컸다. 연구진은 “농업·건설업 등 야외 노동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폭염 노출이 많고, 냉방시설 등 대응 인프라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폭염 대책의 범위를 온열질환 예방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폭염이 사고·안전과 노동, 경제적 손실을 키우는 위험 요인으로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후적응 정책에 취약계층을 겨냥한 부상 예방대책과 경제적 평가를 함께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내일날씨] 전국 맑고 아침엔 쌀쌀…영남 해안 70㎞/h 강풍 주의

오는 10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겠다.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강한 바람이 불겠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10일)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초속 15m) 안팎, 산지에는 시속 70㎞(초속 20m) 안팎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특히 강풍특보가 발효된 경북 남부 동해안과 경남권 해안에는 오전까지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70㎞(초속 20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기온은 당분간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아침 기온은 다소 쌀쌀하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중부지방(강원 동해안 제외)과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3~5℃가량 낮겠고,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는 일교차가 15℃ 안팎으로 크게 나타나 환절기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1~20℃, 낮 최고기온은 22~29℃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한국서부발전 하청 잠수 근로자, 여수 해저서 작업 중 사망

전남 여수시 인근 해저에서 조류관측 장비 회수 작업을 하던 30대 하청업체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해경과 노동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해경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8일 오전 11시 20분경 전남 여수시 묘도 인근 해상에서 잠수 작업을 하던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A(32)씨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 A씨는 동료 1명과 함께 해양환경 조사를 목적으로 수심 20여m 해저에 설치한 조류관측 장비를 회수하기 위해 잠수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접수한 여수해경은 즉시 구조대를 투입해 수색을 벌였으며, 약 1시간 40분 만에 A씨를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발생 즉시 해당 작업장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노동 당국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해당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해경 또한 당시 해양조사선에 타고 있던 승선원과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