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발전공기업 통합을 추진하면서 벌써부터 본사를 어디로 둘 것인가를 두고 지자체 간의 유치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국회에서 발전 5사 통합에 관한 발전공사법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내년 발전사 사장들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 실질적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력 통합발전사 본사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전남 나주와 충남 내포신도시, 부산 북항 등이다. 우선 전남 나주가 거론되는 이유는 한전 본사를 비롯해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등 전력 유관 기관들이 이미 대거 집적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력 전문 연구 인프라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KENTECH)과 수많은 협력 기업들까지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통합발전사 본사가 위치할 경우 에너지 정책 집행과 연구개발(R&D) 측면에서 업무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입지적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력산업 관련 핵심 기관이 지나치게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전남권 대학 졸업생들은 지역인재 채용 제도를 통해 한전과 전력공기업에 다수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통합발전사 본사까지 나주에 자리 잡을 경우 전력산업 전반의 인력 공급 구조가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통합발전사 본사 입지는 단순한 효율성 논리를 넘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더 중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적 안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래서 거론되는 곳이 충남 내포신도시이다. 충남은 한국서부발전(태안)과 한국중부발전(보령) 본사가 위치해 있어 발전사가 통합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두 회사 노조와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역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고 국가균형발전 취지를 살리기 위해 통합발전사 본사를 충청권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역시 유력 후보지 가운데 하나다. 부산지역에서는 한국남부발전이 위치한 부산 북항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발전사 본사를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북항을 에너지·해양·금융 복합거점으로 육성하려는 부산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존 부산과 울산, 경남권 지역에 원자력발전소는 물론 석탄화력, LNG발전소가 상당수 위치해 있는 점도 고려할 만한 요소로 꼽힌다. 결국 통합발전사 본사 입지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산업의 미래 거점과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충돌하는 사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발전사 출범이 현실화되면 본사 입지를 둘러싼 경쟁은 예상보다 훨씬 치열해질 수 있다"며 “정부는 업무 효율성과 산업 생태계, 지역균형발전, 기존 직원들의 정주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근무지 변경 문제와 노조 동의 절차도 중요한 변수"라며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입지를 결정할 경우 상당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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