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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최대 680만원으로 상향…차량 제작·수입사 평가제 도입

전기차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정부 보조금이 최대 680만원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정부는 앞으로 차량 성능 중심이던 보조금 체계를 넘어 제작·수입사의 사업 지속성과 사후관리 역량까지 평가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 국면에서 구매 지원 중심 정책에서 산업 생태계 관리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일부터 10일간 '2026년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이하 보조금 개편안)'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기후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연간 최고 보급대수(약 22만대)를 기록하며 다시 성장세에 들어선 상황이다.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전기승용차 보조금 예산단가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소비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기존에 보유하던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판매한 뒤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중형 전기승용차 구매자의 경우 기존 최대 580만원이던 보조금이 최대 680만원까지 확대된다. 기후부는 기존 차량을 교체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전환지원금 도입이 내연차 감축과 실질적인 구매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환지원금은 최초 출고 이후 3년 이상 경과한 내연기관차를 대상으로 하며 저공해차로 분류되는 하이브리드차는 제외된다. 또한 가족 간 증여나 형식적인 매매 등 실질적인 차량 감축으로 보기 어려운 거래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정부는 신차 구매 보조금과 지원 규모를 차량 성능과 연계해, 성능이 우수한 차량을 우대하는 기존 보조금 체계의 방향성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구조적인 변화는 보조금 평가 대상이 '차량'에서 '제작·수입사'로까지 확대된 점이다. 그동안 전기차 보조금은 보급사업에 참여하는 차량의 성능·가격 요건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제작·수입사 등 사업 수행자 자체에 대한 평가를 통과해야 보급사업 참여가 가능해진다. 평가 항목에는△당해연도 사업계획 △기술개발 역량 △안전 및 사후관리 체계 △사업 지속가능성 △국내 산업 및 일자리 창출 기여도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보조금만 받고 국내 사업을 철수하거나 사후관리 부실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부 평가 기준은 전문가 논의를 거쳐 오는 3월까지 마련·공개되며, 제작·수입사에 준비 기간을 부여한 뒤 7월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그간 국내출시된 전기차 모델이 없었던 소형급 전기승합차, 중·대형급 전기화물차에 대해서도 국내 시장 출시 예정임을 고려해 보조금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소형급 전기승합차의 경우 최대 1500만원, 중형급 전기화물차에는 최대 4000만원, 대형급 전기화물차에는 최대 6000만원을 지급하는 보조금 지급기준이 반영됐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신차가 국내 본격 출시되는 경우 차량별로 보조금 산식을 적용해 산정된 금액이 구매자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별도로 어린이 통학용 전기승합차에 대해서는 소형급은 최대 3000만원 지급하는 기준을 신설하고 중형급은 시장상황 및 타차종 형평을 고려해 지원규모를 조정(최대 1억원 → 8500만원)한다. 충전속도가 빠른 전기승용·화물차와, 1회충전 주행거리가 긴 전기화물차에 대한 추가지원 기준을 강화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량을 우대하기 위해 배터리 에너지밀도 차등기준을 전 차종에서 상향한다. 전기차의 활용도를 높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혁신기술의 도입·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간편 결제·충전(PnC), 양방향 충·방전(V2G) 등에 대한 추가지원을 도입한다. 서영태 기후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이번 보조금 개편안은 내연차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전기차 보조금이 지속가능한 국내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슈&인사이트] 다크 팩토리와 어쩔수가 없다

2025년의 화제작 중 하나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는 제목부터 체념과 강박 정서를 드러낸다.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구직을 위해 잠재적 경쟁자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중산층 가장의 폭주를 그린다. 예민한 관객이라면, 그 폭주보다 다른 데에 주목할 법하다. 주인공의 살의보다도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음산한 풍경에 등골이 서늘해질 것이다. 모든 것이 자동화해 인간의 숨결이 사라진 공간, 즉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를 연상시키는 곳을 주인공 만수(이병헌)가 거니는 묵시록적 마감에서 말이다. '다크 팩토리'는 '다크' 자체에서 뭔가 음울한 느낌을 받게 되지만, '다크'는 원래 '스마트'에서 시작했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장밋빛 미래가 그려졌다. 효율적이고 깨끗하며, 데이터가 흐르는 지능형 공장이다. 하지만 '스마트'는 종국에 '다크'를 지향한다. '스마트'의 본질은 '다크'이다. '다크 팩토리'는 “불 꺼진 공장"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말이다. 기계는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조명이 필요 없다. 적외선 센서와 데이터 전송으로 움직이는 공장에서 조명은 불필요한 비용이다. 1980년대 GM의 로저 스미스 회장은 '라이츠 아웃(Lights-out)' 제조 공정을 꿈꾸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기계들끼리의 충돌을 막지 못해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반 세기가량이 지나면서 지금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은 그 '어둠'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마트'가 경영의 언어라면, '다크'는 실존의 언어다. 노동자의 눈을 위해 켜두었던 불이 꺼지는 상황은, 그 공간에서 인간의 자리가 완전히 소멸했음을 의미하는 섬뜩한 선언이다. 로봇은 야근이나 잔업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어둠도 상관하지 않는다. 한데 이 대목에서 다급한 문제는 철학이 아니라 생존이다. '다크 팩토리'는 인간 존재에 관한 첨예한 논쟁을 불러올 테지만, 당장은 에너지 충당을 발등에 불로 떨어뜨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어두운 공장은 전기라는 뜨거운 문제로 야기한다. 노동자는 밥을 먹지만, AI와 로봇은 전기를 먹어 치운다. 특히 데이터 센터와 결합한 현대의 '다크 팩토리'는 과거의 공장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막대한 전력을 요구한다. 불 꺼진 공장이 불을 켠 공장보다 전기를 더 필요로 한다. 한국 경제의 곤란을 예감한다. 글로벌 시장은 한편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며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를 강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AI와 '다크 팩토리' 시대를 열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전력를 갈망한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은 세계 수준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한국은 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는 숙제와, 폭증하는 산업용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해 화석 연료를 줄이면서도,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불 꺼진 공장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쥐어짜내야 하는 현실은 연극 같다. 박찬욱의 영화 속 주인공이 직장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그가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 한 일터가 결국 인간의 빛이 꺼진 '다크 팩토리'라는 설정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AI를 도입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간을 지워내는 '다크 팩토리'를 건설한다. 국가적으로는 이 거대한 기계 장치를 돌리기 위해 에너지 전쟁을 벌인다. 전기 문제를 해결하고, AI 주권과 제조 경쟁력을 확보해 4차산업 혁명에서 살아남는 것은 국가의 과제다. 그러나 AI,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결합한 '다크 팩토리'에 더 없이 인간적인 전력인 재생에너지를 공급해 마주할 세상이 과연 우리가 꿈꾸던 아름다운 곳일까. 당장은 공장의 불을 꺼야 하는 처지이긴 하다. 그것도 남보다 빨리. 어쩔 수가 없으니까 일단 가야 하는 길일까. 안치용

[신년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AI 에너지원 SMR·수소연료전지로 기회 살리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1일 새해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새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형원전, SMR(소형모듈원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박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전자소재, 가스터빈 같은 분야에서는 기술력에 자신감을 갖고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추가 고객 확보에 힘쓰자"고 그룹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회장은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인공지능 전환(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며 AI 에너지산업에서 기회 창출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을 미국 시장에서 첫 수출한 성과를 언급하며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올해 경영환경과 관련해 통상 갈등, 무역 장벽, 지정학적 분쟁, 주요국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을 전망하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확실한 성공 방정식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이라고 지속적인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발전 기자재, 건설기계, 로봇 등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과 하드웨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빠른 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신년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AI 흐름 타고 ‘승풍파랑’ 도전 나서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은 1일 오전 SK그룹 전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간 축적해온 자산과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만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마음가짐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도전에 나서자"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SK그룹은 더 멀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단단한 기초체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판도와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현실이 됐다"며 “메모리, ICT, 에너지설루션, 배터리와 이를 잇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SK가 수십 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은 결국 오늘의 AI 시대를 준비해 온 여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그간 쌓아온 시간과 역량을 토대로 지난해 AI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높은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세계 유수의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AI 시대는 이제 막이 오른 단계일 뿐이며 앞으로의 시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회도 무한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으로 더 큰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통신, 건설, 바이오 등 SK 멤버사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사업 역량이야말로 AI 시대를 지탱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성공적인 AI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서의 단단한 기본기가 필수라는 점도 환기했다. 그는 “SK가 잘해왔던 사업의 본질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 그 위에 AI라는 혁신을 입히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잘하는 영역에서 AI 기반 설루션과 서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키워 나가자"고 했다. 최 회장은 “구성원 모두가 AI를 기반으로 창의적으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안에서의 성취가 각자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며 “우리의 도전이 결실을 맺어 구성원 모두의 더 큰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2026년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E칼럼] 에너지와 경제성장, 상관을 넘어 인과를 묻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에너지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에너지 사용과 경제성장과의 상관(相關)관계에 관한 연구는 사뭇 고전적인 주제로 여겨진다. 1차산업혁명의 중심 기술인 증기기관의 연료로 석탄이 널리 사용되게 된 18세기 이후 지금까지 에너지와 경제성장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 왔다. 내연기관의 발명과 석유, 그리고 전기와 모터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산업혁명을 이끈 대표 기술에는 대표 에너지원이 함께 해 왔다. 요즈음은 그 자리를 반도체나 AI가 차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 발전과 산업 성장에 에너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수많은 학술논문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에너지사용과의 상관관계가 양(陽)의 값을 가지는 관계임을 밝히고 있다. 선진국들은 진작에 에너지 사용과 경제성장간의 관계를 간파하고는 적극적으로 에너지 문제에 국가적 관심을 가져왔다. 19세기 식민지 개척의 중요한 이유로, 그리고 20세기 세계대전 발발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에너지가 꼽히고 있으며 작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중동전쟁 역시 에너지가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20세기 말 온실가스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면서, 지속가능한발전에 대한 미래 청사진을 에너지사용량과 경제성장과의 상관관계에 빗대어 설명하였다. 즉, 청정에너지로 에너지원을 바꾸게 되면 한 국가의 경제성장이 온실가스 배출량과는 같이 가지 않되 에너지사용량과는 여전히 같이 갈 수 있다는, 이른바 비동조화(decoupling) 이론이 그것이다. 이후 수많은 학술 연구가 이를 증명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경제성장과 에너지 사용과의 인과(因果)관계에 관한 연구와 논의, 즉, 경제성장이 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원인인지, 아니면 에너지 사용이 경제성장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로 들어오면 그 논의의 내용과 결과가 사뭇 달라진다. 상관관계가 높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꼭 성립하는 것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또한 성립한다면 인과관계의 방향이 어느 쪽이냐는 이슈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연구마다, 국가마다 다른 결과를 보였다. 심지어는 같은 국가임에도 시기에 따라 다른 인과관계를 보여 학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산업이 발달하면서 국가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에너지 사용이 주로 산업에서 일어나게 되기에 에너지 사용이 원인으로, 경제의 성장이 결과로 나타나는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우리나라의 1970~80년대가 그러하였는데, 산업이, 특히 중화학공업이 크게 발달하면서 에너지사용이 늘어났고, 산업의 발달이 경제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동 국가와 같이 에너지 수출로 부자가 된 나라에서는 경제성장이 원인이고 에너지 사용이 결과로 나타난다. 즉,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늘어나자 더 큰 차를 타고 다니고 또 더 큰 집에 살면서 다양한 가전제품을 사용하게 되어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는 경우이다. 우리나라도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인과관계가 나타나곤 한다. 금융이나 전문서비스업과 같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할 때도 인과관계는 경제성장이 원인으로, 에너지 사용이 결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에너지 사용이 원인이 아니라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 에너지 절약 정책이나 효율화 투자가 더욱 크게 설득력을 갖는다.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더라도 경제성장에는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기 떄문이다. 온실가스 없는 경제성장에서 더 나아가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경제성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제조업이 여전히 성장의 중심인 우리나라는 새해에도 에너지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선진국이나 중국 등과 마찬가지로 전력의 충분한 확보가 에너지 공급 정책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사용이 경제성장으로 인한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는 현재에는 공급 정책 못지않게 관심을 두어야 하는 분야가 바로 에너지 효율의 개선일 것이다. 지난 40여 년 내내 일본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에너지 효율로는 에너지 사용이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자랑하기는커녕,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낭비라고 지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성 높은 상품이 많아진다면 국민의 호주머니 사정도 좋아질 것이다. 병오(丙午)년 새해에는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통하여 그 혜택이 온전히 국민의 몫이 되도록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허은녕

박상형 한전KDN 사장 “2026년 AI 전환 원년…에너지 ICT ‘퍼스트 무버’로 도약”

한전KDN은 2026년을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ICT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청렴·안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상형 한전KDN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과 AI 혁신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에너지 ICT 개척자'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해 경영 성과에 대해 “대외 환경의 격변 속에서도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며 최대 매출액인 7834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임직원과 노동조합이 함께 땀 흘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전KDN은 올해부터 2035 중장기 경영전략을 본격 실행한다. 박 사장은 “2035년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전환(AX)'을 선도하는 글로벌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와 임직원 직무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서울지역본부 신사옥에 자체 클라우드 센터를 구축해 AX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DX·AX 서비스 지원도 확대해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또한 전남·부산·제주 분산특구 사업 참여를 계기로 지산지소형 차세대 전력망 실증, ESS 기반 수요관리, VPP 플랫폼 기반 전기차 충전 서비스 등 에너지 대전환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동남아와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도 추진한다. 박 사장은 올해를 '청렴윤리 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는 “청렴과 윤리는 공기업 신뢰의 근간"이라며 “익명신고 제도 개선과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통해 부패 행위를 강력히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AI·클라우드·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ESG 경영을 본격 가동해 기후 위기 대응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안전 경영에 대해서는 “그 어떤 성과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위험 발견 시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개선하는 문화, 협력사까지 포함한 안전 관리 체계 정착을 주문했다.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자유로운 소통과 협업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열심히 일한 직원이 공정한 보상을 받는 문화를 확립하고, 임직원이 에너지 ICT 전문가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끝으로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의 자세로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뭉친다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며 “2026년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년호]탄소로 돈 버는 시대: 2026년 대한민국 ‘탄소 자본주의’ 원년

21세기의 4분의 1을 뒤로 하고 새로 시작하는 2026년. 세계 경제는 '탄소'라는 말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탄소가 새로운 '화폐'로 등장하고 있다. 한때 무거운 짐이자 골칫거리로만 여겨지던 온실가스는 이제 기업의 손익계산서에 직접 반영되는 비용이자 동시에 핵심 자산이 됐다. 온실가스를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고 줄이느냐가 기업가치와 생존을 가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배출권 거래제(ETS)의 본격적인 강화, 기후테크(기후관련 기술)의 산업화,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 회복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탄소를 줄이면 돈이 된다'는 공식이 현실이 되고 있다. 2026년은 이 거대한 탄소 경제가 제도·산업·금융 전반에서 완성형으로 진입하는 이른바 대한민국 '탄소 자본주의'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ETS의 룰이 바뀐다: 탄소, 가장 직접적인 '자산'이 되다 탄소가 가장 명확하게 '돈'으로 바뀌는 무대는 역시 ETS다. 한국은 2026년부터 제4차 배출권 거래제 계획기간(2026~2030년)에 진입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운영했던 제도의 골격 자체를 바꾼다. 한국은 2015년부터 ETS를 시행하고 있는데, 현재 철강·시멘트·정유·발전·화학 등 700여 개 기업이 대상이다. 그동안 한국 배출권시장은 과잉 할당 문제로 톤당 1만 원 내외의 '글로벌 최저가' 시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톤당 약 10만 원을 넘는 가격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이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하는 실질적 감축 유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제4차 ETS 계획기간 동안 배출허용총량을 이전보다 22.5% 줄인 23억6299만 톤으로 설정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관계자는 “과도한 총량 설정과 무상할당 관행이 내재적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면서 “공짜 배출권이 남아도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배출권을 돈 내고 구매해야 하는 유상할당의 대폭 확대다.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은 2026년 15%에서 2030년 50%까지 단계 확대되고, 비발전 부문 역시 10%에서 15%로 상향된다.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누출 업종은 무상할당이 유지되지만, 판단 기준이 기존의 '비용 발생도'에서 '탄소집약도' 중심으로 정교화됐다. 새로운 탄소 감축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탄소집약도(단위 제품당 실제 배출량)를 무상할당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탄소누출 업종이란 기후 규제가 강화될 경우 생산비 상승으로 공장이 규제가 느슨한 해외로 이전해 버리는 산업을 말한다. 가격 신호도 급변하고 있다. 에너지·환경 컨설팅기업인 나무이엔알(NAMU EnR)은 국내 배출권 가격이 2026년 말에는 2만8680원, 2030년에는 5만3699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 역시 “톤당 4만~5만 원은 돼야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감축 기술에 투자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오는 11월 24일부터 배출권의 증권사 위탁거래가 허용되면서 시장의 성격도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할당 기업뿐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금융기관이 직접 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시장 활성화 수준을 고려해 배출권 선물시장 도입도 추진 중이다. 한편, 유상할당 수익금은 전액 기업 탈탄소 전환 지원 재원으로 투입된다. 정부는 이 재원을 활용해 탄소차액계약제도(CCfD) 도입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일정 기간 고정 탄소 가격을 보장하는 이 제도는 미래 탄소 가격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탄소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 기후테크, 탄소를 줄여 '매출'로 바꾸는 산업 탄소 감축이 비용이 아니라 신규 매출로 전환되는 중심에는 기후테크 산업이 있다. 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CCUS),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에너지관리, 저탄소 소재는 이제 명백한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미국·중국·유럽을 중심으로 100개 이상의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이 탄생,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실리콘밸리의 딥테크 생태계를 기반으로 핵융합, 에너지 플랫폼 등 전 분야에서 47개의 유니콘을 배출했다. 중국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거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유니콘의 70%를 차지하는 등 35개의 유니콘을 키워냈다. 미국 보스턴메탈의 경우 전기를 이용한 무탄소 제철 공정을 개발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브림스톤, 아일랜드의 에코셈은 석회석 대신 규산염을 활용해 공정에서 CO₂가 배출되는 것을 막는 시멘트를 상용화하고 있다. 캐나다 카본큐어는 콘크리트에 CO₂를 주입해 강도는 높이고 탄소는 영구 저장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저탄소 공정을 선점한 기업은 배출권 비용을 절감하면서 '그린 프리미엄' 가격까지 확보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안토라에너지는 재생에너지를 고체 탄소 열배터리로 저장해 중공업 열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웨덴의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순수 전기 기반으로 최대 200㎞ 비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경기도가 2030년까지 기후테크 유니콘 3개사 육성을 목표로 클러스터·펀드·센터 3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일부 국내 스타트업들도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고려대 강용태 교수팀은 압축기 없는 냉각 기술로 냉장·냉방 전력 사용량을 최대 65% 감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8월 한 보고서를 통해 “빌 게이츠 등 글로벌 벤처펀드 기관들이 기후테크 육성을 통한 글로벌 탄소 중립의 미래지도를 그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관련 스타트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테크는 향후 우리 산업구조 전환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분야라는 것이다. ◇ 자발적 탄소시장: '감축을 팔아 돈을 벌다'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ETS 밖에서도 '감축 실적을 현금화하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이 자발적으로 감축한 성과를 탄소 크레딧(배출권)으로 발행해 거래하는 자발적 탄소시장(VCM)이다. 그동안 VCM은 '그린워싱' 논란으로 신뢰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 시장은 '고품질 크레딧'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국제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위원회(ICVCM)의 핵심 탄소 원칙(CCP) 인증 크레딧은 현재 구매자의 40%가 선호하는 대표 상품이 됐다. 특히 직접 공기 포집(DAC), 바이오에너지-탄소포집저장(BECCS) 등 탄소 제거(CDR) 기반 크레딧에 대한 빅테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달성을 목표로 막대한 제거 크레딧을 선구매하고 있다. 정부는 2026년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플랫폼 출범을 준비 중이며, 거래 인프라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무결성 원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국내 크레딧의 국제 신뢰도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중소기업과 농가에도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얘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대한상공회의소·NH농협금융은 '농업 분야 자발적 탄소시장' 협약을 지난 9월 체결했다. 논물 관리, 저탄소 농법 등을 통해 감축한 실적이 크레딧으로 발행돼 기업에 판매되는 구조다. ◇ 기업과 개인, 탄소 감축의 '이중 수익 구조' 2026년 본격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철강·시멘트·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 사실상 '기후 관세'를 부과한다. EU는 철강·알루미늄 소재가 많이 사용된 완제품인 세탁기와 자동차 도어, 가스레인지, 정원 도구 등도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기업으로서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다면 수출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은 감축 성과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 투자 유치 확대라는 금융 혜택을 얻겠지만, 반대로 탄소 관리가 부실하면 조달금리 상승이라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제 탄소는 기업 신용도의 핵심 평가 지표가 됐다. 한경협 등에서 “감축이 어려운 산업은 단기적으로 전환비용 폭탄에 직면한다"며 전환금융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편, 기후부는 '탄소중립 포인트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2026년 관련 예산이 181억 원으로 늘었다. 고품질 재활용품, 공유자전거, 베란다 태양광 설치, 나무심기 등 직접 현금성 보상이 강화된다. 특히 주목할 변화는 개인 전기차에도 배출권 할당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기후부는 12월 초 배출권 인증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탄소배출권 할당 대상에 개인이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외부사업 방법론'을 개정했다. 전기차 1대당 연간 평균 감축량은 2~3톤, 배출권 가격이 톤당 2만 원이라고 했을 때, 전기차를 모는 개인도 전문업체에 의뢰해 연간 5만원가량의 돈을 챙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 2026년, '탄소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다 이제 '탄소 경제'는 이제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작동하고 있고, 한국 경제도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2026년은 탄소가 회계·금융·기술·무역을 동시에 지배하는 경제 변수로 완전히 자리 잡는 해가 될 전망이다 '얼마나 성장했는가'보다 오히려 '얼마나 정교하게 탄소를 관리했는가'로 평가받는 시대에 열린 것이다. 이제 기업에게 탄소 관리는 두 가지 의미, 즉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배출권을 덜 사고, 국경 탄소세를 피하며, 전력 비용과 금융 비용을 낮추는 것이 비용 절감이다. 감축 기술을 팔고, 크레딧을 발행하고, 저탄소 제품에 프리미엄을 붙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수익 창출이다. 이제 탄소 감축을 외면하면 세금·관세·금융비용이라는 '3중 비용'을 떠안게 되고, 반대로 적극 대응하면 배출권 수익·신산업 매출·금융 혜택이라는 복합 수익이 열린다. 이제 탄소는 불확실한 미래 변수가 아니라, 오늘의 명확한 경제 자산이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배출권 가격의 정상화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 확보 ▶전환 금융의 대규모 공급 체계 정착이 이뤄져야 한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환경경제학)는 “EU의 CBAM 시행이나 국내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 강화 등의 상황을 볼 때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2026년은 석유화학·철강 등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기업으로서는 3중, 4중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면서 “기업이 각자도생(各自圖生)하기보다는 힘을 합쳐 기술 투자에 힘 쓰는 것이 팔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신년호] 전력 블랙홀 AI, 원전·재생에너지·수소 ‘총동원’ 필요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기술 산업에 머물지 않는다. 초거대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공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AI를 두고 '전력 블랙홀'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문제는 이 블랙홀이 단순히 많은 전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365일 끊김 없는 안정적 공급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변화 앞에서 기존 전력 정책의 전제는 흔들리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확대 전략만으로는 AI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의 질과 양을 동시에 충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진단이 잇따른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부를 중심으로 원전·재생에너지·수소를 모두 동원하는 '청정 전력 총공세' 전략이 신년 에너지 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소비하는 전력은 중소 도시 하나에 맞먹는다. GPU 서버 수만 대가 상시 가동되며 만들어내는 전력 수요는 단순한 피크 부하가 아니라, 연중 지속되는 기저 수요에 가깝다. AI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 조건은 명확하다. kWh당 100원 이하의 가격, 무정전 공급, 그리고 저탄소·무탄소 전원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AI 기업들은 전력 조건이 유리한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은 AI 전력 확보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루며 원전과 수소,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전력 공급 모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은 본질적으로 간헐성을 가진다. 태양광은 낮에만 발전하고, 풍력은 기상 조건에 따라 출력이 급변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하더라도 대규모·장시간 저장에는 막대한 비용이 따른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는 AI 전력의 '주력 전원'이라기보다, 확대 가능한 보완 전원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되, 이를 받쳐줄 안정적 청정 기저전원이 없으면 AI 산업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맥락에서 원전과 수소연료전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전은 대규모·저비용·무탄소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전원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AI 데이터센터를 원전 인근에 배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형모듈원전(SMR)은 AI 시대에 특히 주목받는 대안이다. 기존 대형 원전보다 입지 유연성이 높고, 장기 고정 전력 계약에 적합해 데이터센터 전용 전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 수소연료전지는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장점을 가진다. 도심이나 산업단지 인근에 설치할 수 있어 송전망 부담을 줄이면서도 24시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이미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가 상업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노동석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원전과 수소연료전지는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전원"이라며 “AI 시대에는 전원 간 역할 분담이 아니라, 총동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에너지부 내부에서는 전력 정책의 기준을 '탈원전'이나 '재생에너지 우선'과 같은 이념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AI 산업 대응이라는 현실적 기준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원전·수소는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역할이 다른 보완적 전원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전원을 배제하는 정책은 단기적인 정치 메시지는 될 수 있어도, AI 시대 산업 전략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원 선택'이 아니라, '전원 총동원' 전략이라는 평가다. AI 전력 수요 대응은 향후 10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전문가들은 신년을 맞아 국회와 정부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력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전력 정책의 목표를 RE100을 넘어 24시간 무탄소 전력(24/7 CFE)으로 전환해야 한다. 장부상 재생에너지 사용이 아니라, 실제로 연중 모든 시간대에 무탄소 전력을 사용했는지를 기준으로 산업 정책과 전력 조달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I·데이터센터를 위한 전용 전력 공급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장기 고정가격 청정전력 계약, 원전·수소·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전력 패키지, 데이터센터 특화 전력 시장 등 새로운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전원별 로드맵도 명확히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원전 계속운전을 통해 가용 전력을 확보하고, 중기적으로는 신규 원전과 SMR 도입을 병행하며, 장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와 재생에너지의 역할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전력 거버넌스, 정치화된 전기요금 결정 구조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지적된다. 전력거래소와 전기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송·배전망의 중립적 운영, 시장 신호를 반영한 요금 체계 개편 없이는 AI 시대 전력 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력은 이제 환경 정책을 넘어 산업 정책이자 안보 정책이다. 전문가들은 “신년 국회가 전기요금 논쟁이나 단기 수급 대책을 넘어, AI 시대 국가 전력 전략을 핵심 의제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AI 시대의 질문은 단순하다. 어떤 전원을 선호하느냐가 아니라, 이 전력으로 산업을 살릴 수 있느냐다. 2026년을 앞둔 지금의 선택이, 향후 10년 한국 산업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전력 정책의 기준을 '탈○○'이 아닌 'AI·산업 생존'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본 전제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원전·수소·저탄소 가스 등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조합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전문가들은 AI 전력 수요 대응이 향후 10년간 에너지 정책의 성패를 가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안정성, 가격 경쟁력, 탄소 감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지 못하면 AI 산업은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산업이다. AI를 키우겠다면 전력 정책도 그에 맞게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청정 전력이라면 가리지 않고 활용하는 유연한 전원 믹스 전략이 신년 에너지 정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환경포커스] 녹조·화학물질·중금속  ‘삼중고’ 낙동강…근본 대책은

영남권의 젖줄 낙동강이 녹조·유해화학물질·중금속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심각한 환경 위기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낙동강은 영남지역 수 백만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핵심 상수원이지만, 과거의 산업 유산과 현재의 기후 변화가 겹치면서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을 동시에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녹조 현상의 심화: 기후 변화와 보 건설이 맞물린 탓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박준홍 교수팀은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환경 공학 연구(Environmental Engineering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낙동강이 유해 남세균(Cyanobacteria, 남조류) 발생 측면에서 이미 매우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평균 유속은 과거에 비해 3배에서 최대 8배까지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물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서 강이 사실상 '거대한 호수'와 같은 상태로 변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2100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녹조 밀도는 현재보다 수 배 이상 증가해 대규모 남조류 발생 기준인 mL당 100만 세포(cells)를 초과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를 개방해 유속을 회복하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미 가속화된 온난화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충분한 해법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더욱이 12월 중순에는 경남 창원 지역 상수원인 칠서취수장~창녕함안보 인근 2㎞ 구간 낙동강에서 양치식물인 물개구리밥이 긴 띠를 형성한 것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창원시 측은 “낙동강 물개구리밥은 칠서 취수장 부근에서 약 4-5일간 체류 후 하류로 이동했고, 정수장 취수구는 오탁방지막으로 차단해 체류기간 동안 원수 수질 악화와 그로 인한 칠서정수장 수돗물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수나 늪에서나 발견되는 식물이 강을 뒤덮은 것은 예사롭지는 않다. ◇'영원한 화학물질' PFAS: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부경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과학부 양민준 교수팀은 최근 '분석 과학 기술 저널(Journal of Analytical Science and Technolog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낙동강 수계의 화학적 오염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밝혔다. 낙동강 본류와 지류 23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총 11종의 과불화화합물(PFAS)이 검출됐으며, 특히 구미 산업단지 인근 지류에서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가 확인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물질이 일반적인 정수 처리 과정은 물론 고도정수 처리에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강 위해성 평가 결과, 0~5세 어린이 집단의 경우 일부 지점에서 유해 지수가 위험 임계치를 초과해, 미래 세대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불화화합물은 자연계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낙동강에서는 공장 외에도 폐기물 매립시설이나 소화제를 사용하는 미군기지 등에서도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2025년 초 '노출 과학과 환경 역학(Journal of Exposure Science & Environmental Epidemi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돗물 내 PFAS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구강·인두암, 소화기계·호흡기계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PA의 새 기준(4ng/L 이하)을 초과할 경우 매년 6,800건 이상의 암이 PFAS 노출로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오래된 오염: 호수 바닥에 쌓이는 중금속 충남대학교 해양환경과학과 최만식 교수팀은 최근 '유해 물질 최신 연구 저널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에 발표한 논문에서 낙동강 상류 안동호 퇴적물이 과거 광산 개발과 현재까지 이어진 제련소 운영의 영향으로 독성 금속의 거대한 저장고가 됐다고 밝혔다. 퇴적층 분석 결과, 1970~1990년대에는 폐광산에서 유입된 카드뮴과 아연이 주요 오염원이었으나, 2005년 이후에는 인근 아연 제련소의 생산량 증가와 맞물려 카드뮴과 아연 농도가 다시 급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중금속은 퇴적물에 쌓여 있다가 홍수나 태풍 등 극한 기상 시 재부유·용출돼 생물 농축을 일으키고,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는 잠재적 '환경 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낙동강 수질오염 해법은 없나 정부도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녹조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의 총인(TP) 기준을 강화하는 개정 하수도법 시행 규칙을 공포했다. 개정 규칙은 5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에 있는 하수처리용량이 하루 1만㎥ 이상인 대형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 기준 중 총인 항목을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시설과 똑같이 조정하는 내용이다. 기후부는 또 녹조 등으로 수질이 악화됐을 때 보 수문을 개방할 수 있도록 취·양수장 취수구 시설을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최근 대부·중적포·외삼학 등 경남 합천군에 있는 낙동강 일대 양수장 3곳의 취수구 개선사업이 완료했다. 기후부는 남은 66개 취·양수장의 취수구 개선 사업에도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취수구가 강 수심 중간에 위치해 보 수문을 개방할 경우 취수가 불가능하다. 기후부는 지난 10월 수돗물 속 PFAS에 대한 수질기준을 2028년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지난 여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석포제련소 이전 논의를 위해 '석포제련소 이전 타당성 조사 및 종합대책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경북도는 용역을 통해 종합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한 뒤 국회·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기후부는 지난 12월 17일 강변여과수·복류수 활용이나 취수원 이전, 취수 방식의 다변화로 낙동강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려면 생태계부터 살려야 최근 발표된 논문 내용을 종합하면 낙동강은 ▶유속 감소로 인한 녹조의 상시화 ▶산업 활동에 따른 미량 유해 화학물질의 지속적 유입 ▶상류에서 누적된 중금속 오염이라는 세 가지 재난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오염 상태에 놓여 있다. 기후부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조치는 단기적으로 수돗물의 안전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낙동강이라는 상수원 자체의 오염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염된 강을 그대로 둔 채 취수 지점만 바꾸거나 강바닥 아래를 우회해 물을 끌어오는 방식은, 시민들의 불안을 잠시 피해 가는 기술적 해법일 뿐 강의 건강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PFAS와 같은 난분해성 화학물질과 퇴적물에 축적된 중금속은 취수 방식을 달리한다고 사라지지 않으며, 홍수나 기후위기로 재부유될 경우 언제든 다시 수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녹조 역시 보로 인해 느려진 유속과 상승하는 수온이라는 구조적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계절 관리나 취수 대안만으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남세균 독소가 수돗물 뿐만 아니라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닌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상수원 문제를 '식수 공급의 기술'로만 접근하는 한, 낙동강 생태계는 되살아날 수 없고 시민들의 우려 역시 근원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논문을 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낙동강을 다시 생명의 강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취수원 논의를 넘어, 보 운영의 전면적 재검토와 물 흐름의 회복, 산업단지와 상류 오염원에 대한 강력한 규제, 그리고 강 자체를 정화·회복의 대상으로 삼는 정책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전한 물은 강을 피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강이 건강해질 때 비로소 확보된다는 점을 이제는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우리 경제 위기 아닌 적 있었나…2026년 속도와 실행의 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은 '속도'와 '실행'의 해가 될 것"이라며 산업통상부가 산업 재도약의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와 산업 경쟁 심화 속에서도 제조업 혁신과 통상 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발표한 '2026년 산업통상부 장관 신년사'에서 “실물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우리 경제에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 적은 없다"며 “지난해 뿌린 성장의 씨앗을 올해 반드시 결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025년을 돌아보며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일본과 유럽연합 등 주요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입지를 확보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크게 낮췄다"며 “사상 최초로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를 열고, 외국인 투자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성과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으고 국민 여러분이 응원해 준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산업정책의 핵심으로는 '제조 인공지능 대전환(M.AX, 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1,300개가 넘는 기업·학계·연구소·AI 기관이 참여하는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제조업 혁신을 본격 가동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 제조업의 재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개편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석유화학과 철강 등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구조개편의 원칙과 틀을 제시했다"며 “산업이 스스로 재편을 추진할 수 있는 첫 단추를 꿰었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2026년을 산업정책의 '실행 원년'으로 규정했다. 산업통상부가 제시한 3대 정책 방향은 △지역 중심 경제성장 △산업혁신과 기업성장 △국익 극대화 신(新)통상전략이다. 그는 “산업정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지역, 인공지능, 통상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강한 산업정책'을 구현하겠다"며 “지역 대표 산업을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M.AX를 제조업 재도약의 결정적 승부수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통상전쟁의 한복판에서도 흔들림 없이 국익을 지키고, 나아가 국익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026년이 60년 만에 돌아온 '붉은 말의 해'라는 점을 언급하며 산업 도약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붉은 말은 강한 생명력과 추진력, 변혁과 도약을 상징한다"며 “60년 전 산업의 불씨를 지핀 세대가 있었다면, 오늘의 우리는 그 불씨를 더 크고 밝은 빛으로 키워야 할 책임의 세대"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힘이 국민의 희망이 되고, 산업의 도약이 국민의 자부심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2026년에도 끝까지 뛰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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