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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 놓고 내부 충돌 격화…대통령 신년사로 혼란 가중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을 둘러싼 내부 충돌이 격화·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국가 전략사업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상반된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면서, 정책 혼선과 산업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논란의 불씨는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이기도 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이 소비하는 막대한 전력 규모를 언급하며 “전력이 충분한 지역에서 산업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조성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역 이전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29일 기후부에서 해명자료로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 차이로 인한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산지소(지역 소비전력은 지역 생산전력으로 공급)형 전력망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력과 용수를 담당하는 주무장관으로서의 고민을 설명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불은 붙여졌다. 지난해 12월 31일 민주당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공개 발언을 통해 “김 장관의 발언을 환영한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국가 산업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새만금이 대체 입지로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민주당 내부에서 즉각 반론이 제기됐다. 같은 날 용인(정)이 지역구인 이언주 의원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김성환 장관 발언으로 현실성 없는 이전론이 불붙으면서 불필요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착공에 들어간 국가 전략사업"이라며 “정치적 논쟁으로 사업의 신뢰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전 논쟁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전력·용수·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언주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산업통상자원부 혹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바 있어 발언의 무게감이 더욱 크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는 양기대 전 국회의원(현 광명시장)도 공식 성명을 내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 전 의원은 “반도체 산업은 속도와 집적이 생명인데, 이미 진행 중인 클러스터를 이전하자는 주장은 산업 현장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국가 전략사업을 정치 논리로 흔드는 것은 심각한 정책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지방 균형발전은 별도의 전략으로 추진해야지, 기존 핵심 산업을 옮기는 방식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 내부에서 이전론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신년사에서 관련 언급이 나오면서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 “에너지가 풍부한 남부의 반도체 벨트부터 인공지능 실증도시와 재생에너지 집적단지까지, 첨단산업 발전이 지역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반도체·AI·재생에너지를 지역 발전 전략과 직접 연결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전론이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0일 '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도 반도체 기업인들을 향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며, 세제·규제·인프라·정주 여건을 포함한 종합 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정부 내부에서 반도체 산업과 재생에너지, 지역 균형발전을 연계한 보다 구체적인 구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이러한 메시지가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수사에 그칠 가능성, 또는 장관 개인의 문제 제기일 뿐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반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대통령의 신년사와 수차례 공개 발언에서 유사한 문제의식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반도체·에너지·지역정책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 전략이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될지 여부를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민주당 내부 갈등 및 이전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산업 전반에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용수·교통 등 대규모 인프라가 연계된 초대형 프로젝트로, 정부의 일관된 정책 신호와 실행력이 핵심인데, 여당 내부에서조차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국가 전략산업은 추진 여부보다 '정책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며 “이전론이 정치 쟁점화될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리스크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갑작스레 호남으로 이전하는 것은 산업 정책으로서도,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도 타당하지 않다는 게 산업계의 중론"이라며 “기존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호남에는 별도의 역할과 기능을 가진 반도체·에너지 융합 거점을 설계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환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시작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쟁이 단순한 지역 민원 수준을 넘어 여당 내부의 정책 노선 충돌로 번지고 있는 만큼, 당 차원의 명확한 정리와 정부의 공식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백민훈 제12대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 취임

백민훈 한국원자력연구원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 소장이 2026년 1월 1일자로 제12대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으로 취임했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2026년 1월부터 2년간이다. 백민훈 신임회장은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원자력공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방사성폐기물 처분연구부장,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의 연구와 정책·기술 발전에 기여해 왔다. 또한, 학회 내에서는 학술이사, 총무이사, 고준위폐기물 처분 연구분과위원장, 현안검토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아 학술행사 개최, 학술 포상 운영, 분과 운영 활성화, 현안 검토 및 의제보고서 발간 등 학회의 주요 활동을 주도해 왔다. 백민훈 신임 학회장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시행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의 출범으로 우리나라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체계가 법적·제도적·사업적 실행체제를 모두 갖추었으며, 고리 1호기 원전해체 승인, 태백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예타면제 등 중요한 정책적 진전이 이어지면서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라며, “이러한 도약의 중심에서 우리 학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전문가 집단이 되도록 혁고창신(革故創新)의 정신으로 노력하겠다"라고 취임사에 밝혔다. 또한, 백 회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확대, 탄소중립 정책 등 새로운 환경변화가 원자력 분야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학회는 핵주기정책·규제 및 비확산, 사용후핵연료 운반 및 저장, 사용후핵연료 처리 및 재활용, 고준위폐기물 처분, 중·저준위폐기물관리, 제염해체, 방사선환경 및 안전, 방사화학 등 총 8개의 연구분과로 확대하여 적극적인 학술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는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관리에 이바지하기 위해 2003년에 설립된 학술단체로, 현재 4천명 이상의 개인 회원과 76개 법인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학회는 방사성폐기물 분야의 학술 연구, 국내외 학술행사 개최, 기술 및 정책 자문, 교육활동 등을 수행하며 국내 대표 학술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강건욱 서울대 교수, 제27대 대한방사선방어학회장 취임

서울대학교 의학대학 핵의학 교실 강건욱 교수가 2026년 제27대 대한방사선방어학회장으로 취임했다. 2025년 10월 회원 전자투표를 통하여 차기회장으로 선출된 강건욱 교수는 2026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해서 앞으로 2년간 학회를 대표한다. 강건욱 신임 회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방사선방어학회에서 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하며 학회 발전에 기여하였고,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의료분과 위원으로 선출되어 국제 방사선안전 기준 수립과 보고서 출간 등 국제적 활동에도 앞장섰다. 또한 방사선안전 관련 여러 정부위원회 활동에 참여하며, 언론 출연·기고·저술 및 대국민 홍보활동을 통해 방사선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해 왔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신속하고 과학적인 언론 대응으로 국민의 불안 해소와 방사선안전 이해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강건욱 회장은 “50주년의 성취를 기반으로,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전문성과 영향력을 겸비한 세계적 학회로 성장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학회를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구조로 정비하고, 학술·산업·정책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회원 중심의 학회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를 위해 학술대회를 “학문과 축제가 만나는 장"으로 혁신해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Young Investigator Forum과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강화해 젊은 연구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재정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 회원을 확대하고 정부·산업계 수탁 연구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후원 제도를 정례화하여 확장 가능한 재정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더불어 의료계 및 산업계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국제방사선방호협회(IRPA) 등 국제기구와의 교류를 확대해 학회의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정부기관과 협력한 정책 논의 참여, 온라인 기반 대국민 소통 강화, 지역사회 대상 방사선 안전 설명회 등을 통해 학회가 신뢰받는 공적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1975년 창립하여 50주년을 맞은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방사선으로부터 사람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과 관련된 전문 학회로 현재 약 2,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2021년 IRPA15(International Radiation Protection Association)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년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마스가 온전히 책임져야… 한미 관계 ‘린치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마스가(MASGA)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온전히 한화가 책임진다는 각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김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한미 관계의 린치핀, 즉 핵심 동반자로서 군함·핵추진잠수함 건조 등을 통해 양국 조선업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인공지능(AI) 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의 미래 선도기술 확보 △한미 조선 산업 분야 협력을 책임지는 실행 △상생 경영과 안전 최우선 원칙을 새해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사업의 경쟁 심화를 언급하며 “AI 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좌우할 원천기술을 보유해야 50년, 100년 영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방산, 우주항공, 해양, 에너지, 소재, 금융, 기계, 서비스 등 한화의 전 사업영역에서 미래 선도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모든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신뢰받는 전략적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 상대 국가 및 기업과 미래를 함께 할 동반자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상생 경영의 원칙도 강조했다. 지난 15년 동안 이어온 상생 경영의 원칙 '함께 멀리'를 다시 천명한 것이다. 그는 한화오션 협력사 근로자들의 성과급을 직영 근로자들과 같은 비율로 맞추기로 한 사례를 언급하며 “협력사의 근로자도 한화의 식구고, 지역사회도 한화의 사업 터전"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밖에 안전 최우선의 원칙을 환기하며 “안전은 지속 가능한 한화를 위한 핵심 가치"라며 “성과가 생명을 대신할 수 없다. 모든 현장 리더들에게 생명을 지킨다는 각오로 실효성 있는 안전 기준을 현장에 정착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한화는 꿈꾸던 미래를 현재로 만들어 우주에 진출했고 글로벌 방산 키 플레이어가 됐다"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헌신한 임직원들 덕분이다. 함께 더욱 영광스러운 한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서부발전, 국가 전력공급 한축 ‘태안화력 1호기 발전 종료’

대한민국 전력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 1호기가 지난 30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발전종료를 맞았다. 국가적 석탄화력발전 폐지 계획에 따른 태안화력 1호기 발전종료는 성공적인 에너지전환과 지역 상생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충남 태안 태안발전본부에서 '태안화력 1호기 명예로운 발전종료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충남 서산·태안), 김태흠 충청남도지사, 가세로 태안군수, 태안군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태안화력 1호기의 지난 성과를 기렸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기념사에서 “태안화력 1호기의 불은 꺼지지만 그 불이 밝혀온 책임과 기술, 그리고 사람의 가치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라며 “서부발전은 그 가치를 미래 에너지로 이어가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의 가장 앞자리에서 길을 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탄소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삶과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라며 “서부발전은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보호,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지켜내는 체계적이고 책임 있는 전환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1995년 첫 불을 밝힌 태안화력 1호기는 국내 500메가와트(MW)급 표준석탄화력 발전소로서 국산화율 90% 이상을 달성하며 석탄화력발전 기술 자립과 발전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태안화력 1호기가 달성한 3,677일 무고장·무사고 기록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통한 국민 행복'이라는 공기업의 사명을 현장에서 실천해 온 서부발전과 협력사 근로자, 지역사회의 책임 의식이 만들어 낸 성과였다. 서부발전과 협력사가 안전하게 이뤄낸 태안화력 1호기의 누적 발전량은 우리나라 국민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의 약 21%에 해당하는 11만8,000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아울러 태안화력 1호기는 환경규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환경설비 개선을 거쳐 지난 1999년 국내 화력발전소 최초로 환경경영시스템 인증(ISO 14001)을 취득한 바 있다. 태안화력 1호기는 고효율·저탄소 전원인 구미천연가스 복합발전소로 바통을 넘긴다. 안정적 전력공급과 산업 발전을 뒷받침해 온 태안 1호기의 역할은 고효율·저탄소 전원인 구미천연가스 복합발전소가 이어간다. 구미천연가스 복합발전소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건설계획이 반영된 이후 2020년 9월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해 2022년 말 공사에 들어가 내년 초 준공을 앞뒀다. 서부발전은 태안화력 발전종료에 대응해 태안을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중장기 비전을 추진 중이다. 이는 석탄발전 종료를 '산업 쇠퇴'가 아닌 '에너지 구조 전환과 신성장 산업 창출'이라는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태안화력 1호기 발전종료는 끝이 아닌 책임 있는 전환의 출발선"이라며 '탈영관림(脫影觀林·나무 아래 편안함에 머무르지 않고, 넓은 시각으로 숲을 바라봄)'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서부발전은 오랫동안 석탄 중심의 에너지 체계 속에서 우리 산업과 국민의 삶을 지탱해 왔으나 이제는 틀을 깨고 나와 숲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다음을 선택할 때"라며 “변화와 혁신의 시각으로 미래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대한민국 친환경 에너지전환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태안화력 1호기 발전종료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출발선에 섰다는 선언"이라며 “태안화력 1호기가 남긴 역사는 오늘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의 미래로 이어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서부발전의 탄소중립 실천 노력과 지역경제, 일자리를 모두 지키는 균형 있는 전환을 정부도 끝까지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치권과 충남권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태안화력 1호기 발전 종료를 기념하며 에너지 전환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태안과 서산을 지역구로 둔 성일종 의원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7,000억달러를 돌파해 전 세계 6위에 올랐는데 질 좋고 저렴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으면 반도체, 정밀기계, 화학 등 주력 산업이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는 서부발전과 태안화력 지역 주민이 만든 세계 최고의 에너지가 뒷받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안화력 1호기가 30년 수명을 다하고 마감하지만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데이터센터, 드론, 전기차 등 미래 산업을 위한 서부발전의 많은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에너지 분야에서 애쓰고 지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라고 전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안호영 위원장은 축전을 통해 “서부발전의 태안화력 1호기 폐지는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며 위원장으로서 노동자의 안전과 지역 경제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30년 동안 고생한 여러분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석탄화력 비중이 높은 충남에 태안화력 1호기 폐지가 새로운 미래를 여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충남도는 발전 근로자와 태안군민 곁에서 힘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태안 경제의 핵심인 서부발전이 지역 미래 사업인 '서해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년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팀 스피릿’으로 위기 넘어 ‘백년효성’ 만들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팀 스피릿'을 진심으로 실천해 '백년효성'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조 회장은 “올해 우리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단순히 지난 60년을 기념하는데 머물 것인지 아니면 다가올 100년을 향한 새로운 효성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완벽한 팀 스피릿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에서 연장 혈투 끝에 우승한 LA 다저스 사례를 들었다. 조 회장은 “9회 모든 것이 끝나는 상황에서 다저스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무서운 투지력을 보여줬고 그러한 투지력으로 기회를 만들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며 “그후 연장으로 이어진 긴 승부 속에서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지친 몸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개인 기록보다 팀의 승리를 선택했으며 서로를 믿고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저스 선수들의 모습에서 나타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와 '팀의 승리를 위한 자기희생', '승리를 위한 솔직한 소통' 등의 팀 스피릿을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진심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또 올해 경영 환경 관련 “가장 큰 위험은 불확실성이 일상화됐다는 점이다. 금리를 필두로 환율, 원자재, 지정학적 변수 모두 중장기적으로 예측할 수가 없고 그 자체가 리스크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현금 흐름을 중요시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영 원칙도 공유했다. 조 회장은 “올 한 해 현금 흐름 중심의 경영에 집중하고자 △현금 흐름과 재무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사업 선별과 집중의 기준을 더욱 엄격히 하고 △조직 전반에 비용과 효율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26년이 '붉은 말'의 해임을 상기하며 “말은 평소에는 온순하지만 통제를 잃는 순간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해진다. 주인이 고삐를 얼마나 제대로 쥐고 통제할 수 있는가에 따라 힘센 적토마가 될 수도, 고삐 풀린 사나운 야생마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고삐를 잡는다면 올해는 혼란의 야생마가 아니라 세계 제패를 향해 힘차게 질주하는 적토마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신년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변화 흐름 예상하고 전략·업무 방식 재점검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변화의 흐름을 예상하고 전략과 업무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신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변화의 뒤를 쫓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성장할 수 없다"며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신 회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 지정학적 리스크, 인구 구조 변화 등 우리가 마주한 올해 경영 환경은 그룹 핵심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룹의 질적 성장을 위해 철저한 자기 반성에서 비롯된 성장과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자세로 '자율성에 기반한 차별화된 성과 창출', '변화의 흐름에 선제적 대응', '강한 실행력 동반된 혁신의 완성' 등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조직은 구성원이 스스로 과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차별화된 성과도 나온다"며 “개인의 경쟁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의 원천임을 명심하고 과감히 과거의 관습을 깨뜨리며 성장해달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강력한 도구인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제안했다. 신 회장은 또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기존 핵심사업에서의 혁신을 완성해야 한다"며 “혁신의 필요성은 이야기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계획과 실행의 간극을 줄여 올해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자"고 했다. 이어 “성장과 혁신의 근간에는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겠다'는 다짐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며 “이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본원적 경쟁력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신년사] 손경식 CJ그룹 회장 “빠른 실행이 곧 경쟁력···‘K-트렌드’ 시장 선도해야”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K-트렌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실행을 가속화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손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빠른 실행이 곧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K-트렌드를 활용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가 미래 시장의 승자를 결정한다. 속도가 시장 점유율을 만들어내며 속도가 곧 성장의 핵심 조건이 되는 시대"라며 “의사결정, 제품 개발, 글로벌 진출, 파트너십 체결 등 사업 모든 영역에서 속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최근 여러 곳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기존의 해답이 통하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심도 내비쳤다. 그는 “그만큼 우리가 마주한 경영환경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 과거 문법속에서 준비한 사업 전략은 일순간에 무용지물이 돼버리는 시대가 됐다"고 짚었다. 지난해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고 자평했다. 손 회장은 “전환기 속에서 지난해 우리 그룹은 여러 사업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며 “단기 성과 개선을 위한 한시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구축 측면에서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확인한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손 회장은 “이 어려움이 CJ의 한계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오히려 불확실성 증대, 기존 성공방식의 한계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도약해야 할 당위성과 기회가 더욱 선명해졌다는 신호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임직원들에게 “작은 성공을 끊임없이 만들고 이를 조직 전체로 전파해 조직 공감을 확대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목표를 담대하게 설정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해야 한다"며 “낮은 목표는 우리를 안주하게 만들고 조직의 변화를 가로막는다. 도전적 목표를 세우는 순간 조직은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고 움직이며 전혀 다른 성장의 길을 찾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에 따라 글로벌 대표 생활문화기업으로 부상할 수도 있고 존재감 없이 잊혀질 수도 있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외 정부정책을 선제적으로 활용하고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을 사업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핵심과제들의 실행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초혁신기업] 삼성전자 ‘초격차 리더십’…반도체 끌고, 스마트폰 밀고

2026년 새해 대한민국 경제의 선봉에 다시 삼성전자가 섰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상승세 속 '기술 초격차'를 통해 존재감을 발산했고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폴더블에 새로운 폼팩터를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했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 변수를 해결하기 위한 카드로 '연구개발(R&D) 고도화'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업종인 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업황이 부진했던 2023년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8조9355억원, 6조5670억원이었다. 2024년에는 이 수치를 300조8709억원, 32조6270억원로 올리며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20조원 이상, 영업이익 40조원 안팎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적 견인차는 단연 반도체(DS) 부문이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의 공급을 본격화했으며, 최근에는 6세대인 HBM4 실물을 공개하며 메모리 시장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Rubin)'에 탑재될 HBM4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주도권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2나노(nm) 공정의 수율 안정화와 함께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수주가 잇따르며 '기술만 있고 고객은 부족하다'는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해 7월에는 테슬라에 물량을 대거 공급하는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2나노 공정을 적용해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용 AI 반도체 'AI6'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첫 계약 크기만 165억4000만달러(약 22조7600억원)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역사상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생산 인프라 확충에도 공격적이다. 최근 평택 캠퍼스의 5라인(P5) 골조 공사를 재개하며 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장 증설을 넘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한 차세대 초격차 생산 기지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패키징(AVP)을 모두 보유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와 애플 같은 빅테크들이 삼성의 '원스톱 솔루션'에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HBM4부터는 로직다이(Logic Die) 공정이 중요해지는데, 삼성은 이를 자사 파운드리에서 직접 생산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선단 공정 비중을 확대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가시적인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하드웨어 혁신과 소프트웨어 고도화라는 '투트랙' 전략이 적중한 모습이다. 하반기 출시된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10월 출시된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은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구글 제미나이 AI를 탑재해 애플의 비전 프로를 위협하는 가성비와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럭시 AI'의 진화도 한몫했다.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전 라인업으로 확대한 삼성은 폐쇄적인 생태계를 고수하던 애플보다 한발 앞서 사용자 맞춤형 AI 비서 서비스를 안착시켰다. 단순한 제조사를 넘어 'AI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올해를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산업의 성숙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지속은 긍정적이나,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변수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주요국의 보조금 정책 변화는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전자는 결국 해답을 '연구개발(R&D)'에서 찾고 있다. 주력 업종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인 6G 통신, 로봇, 전장 사업에서도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펀더멘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의 기대치도 어느 때보다 높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AI 가속기용 HBM뿐만 아니라 기업용 SSD(eSSD)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뒷받침되면서 메모리 부문에서만 60조~70조원 규모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HBM을 포함한 AI 메모리 개발 속도,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내재화 등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2023년 28조3528억원 수준이었다. 반도체 부문 적자에도 지출을 확대하며 미래를 위한 발판을 준비했다. 2024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35조215억원을 썼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 역시 11.6%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많은 37조~38조원을 투입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까지만 해도 누적 투자금이 26조8000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 역시 11% 중반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초혁신의 마침표는 결국 인적 자원에 찍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이라며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총 6만명 규모 신규 채용을 통해 AI, 6G 등 차세대 전략 분야의 두뇌를 대거 수혈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중소기업과 공유하며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상생의 초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신년호] 한전 독점에, 요금은 정치가 결정…전력 시스템의 한계가 왔다

한국 전력 시스템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진단이 에너지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 재생에너지 급증, 분산형 전원 확대 등 전력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제도와 거버넌스는 여전히 중앙집중형 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핵심 문제로 꼽히는 것은 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한 독점적 구조다. 한전은 전력 도매·소매 시장과 송·배전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발전시장에서도 5개 발전 자회사를 통해 전체 설비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발전경쟁 체제가 도입됐지만 실질적인 경쟁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간 발전사와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늘고 있음에도 계통 접속과 급전·정산 구조는 여전히 한전 중심 체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전력 거래를 관장하는 전력거래소와 전기사업 인허가 및 제도 운영을 심의하는 전기위원회 역시 한전 출신 또는 한전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시장은 있으나 경쟁이 부족한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체계 역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전력 원가와 연료 가격 변동이 존재함에도 전기요금은 사실상 정치적 판단에 좌우돼 왔다. 요금 인상은 번번이 지연됐고 그 부담은 한전의 부채로 전가되는 구조가 반복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연료비가 급등했을 때도 요금 반영은 제한적으로 이뤄졌고, 그 결과 한전은 200조원의 대규모 적자를 떠안았다. 에너지 수입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의 약 9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연간 에너지 수입액은 230조원 안팎에 달한다. 화석연료 가격 변동이 그대로 국가 경제와 전기요금, 한전 재무에 충격을 주는 구조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요금을 억누른다고 비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부채나 재정 부담으로 전가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전력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요구하고, 재생에너지는 수천 개의 소규모 발전원이 동시에 계통에 연결되는 분산형 구조를 만든다.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환경에서 중앙집중형 계획·통제 모델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전력 수요 관리, 분산형 전원 운영, 실시간 가격 신호 반영을 위해서는 전력 시스템 거버넌스의 전면적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산업계와 국회가 주최한 각종 세미나에서도 반복됐다. 세미나에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구분 없이 기업이 다양한 전원을 직접 선택해 전력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전력구매계약(PPA)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PPA는 발전사업자와 수요기업이 직접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 PPA는 시장 기반 전력 거래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전환 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공급 구조에서는 PPA가 사실상 제한적이었던 만큼 계통 이용요금 체계 개편과 직접 PPA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 역시 PPA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전력 거버넌스 개편을 주요 정책 과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 전력산업 세미나'에서는 AI 시대 전력 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고, 전기요금 구조와 전략 전환 필요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이 이미 킬로와트시(kWh)당 180원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소비 산업을 감당하려면 kWh당 100원 이하의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AI 산업은 전력 비용에 극도로 민감한 구조"라며 “해체 비용과 사용후핵연료 비용까지 포함하더라도 100원 이하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전원은 현실적으로 원자력"이라고 강조하며 원자력 전용 PPA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기존 전력 수급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순간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했다가 급격히 수요가 줄어드는 패턴을 반복한다"며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결합될 경우 전력 계통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산업 세마나 다음날 열린 '새만금 RE100 산단' 세미나에서도 기업 유치의 관건으로 재생에너지 PPA 물량 확보와 가격 경쟁력이 집중 거론됐다. 기업 유치를 위해 현 전기요금보다 저렴한 PPA를 공급할 수 있다면 PPA 제도를 적극적으로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폐지에 따라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던 최대 7기가와트(GW)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물량이 PPA 물량으로 풀릴 수 있는 것도 변수다. 만약 RPS 폐지 이후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로의 전환 과정에서 PPA 전력판매가격이 높게 측정된다면 7GW의 재생에너지 물량이 한전을 대량으로 이탈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기요금이 kWh당 180원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이 180원 이하로 풀린다면 구매를 마다할 이유가 줄어들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도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의 가격이 PPA보다 낮다면, PPA를 더 선호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속에서 정부의 국정 과제인 에너지고속도로와 재생에너지 보급 인프라를 감당해야 할 한전은 재무 상황에서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 기업들의 직접 전력 조달 확대와 한전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한전의 재무 구조는 물론 국가 전력 인프라 투자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에너지고속도로를 비롯한 대규모 송전망 구축 사업은 장기적 수요 예측과 안정적인 투자 재원이 전제돼야 하는데 전력 판매 기반이 약화될 경우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에게 “빚이 이렇게 많은데 신규 투자가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가 예고된 상황에서 한전의 과도한 부채가 송·배전망 확충과 계통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동철 사장은 “지금의 전기요금 체계 안에서는 근본적인 누적 적자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요금 구조의 현실화를 강조했지만 대통령은 “기업들이 원가보다 비싸게 전기를 사고 있다고 아우성인데,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을 사겠다는 경우도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며 요금 인상에 대한 산업계 부담을 짚었다. 결국 전기요금, 한전 부채, 송전망 투자, 에너지 전환은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적 문제로 얽혀 있다. 전력은 산업 경쟁력의 기반이자 국가 안보 자산이다. AI와 분산에너지라는 구조적 변화 앞에서 한국 전력 시스템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정부는 내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재생에너지 비용 구조를 낮추고 전력 시장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는 올해 상반기부터 경쟁 입찰 방식으로 전환되고 계획 입지 도입과 인허가 간소화, 보증·융자 확대를 통해 사업 비용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쟁 입찰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은 kWh당 250원 이하, 육상풍력은 150원 이하, 태양광은 100원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력망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도 병행된다. 출력 감소에 사전 참여하는 조건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재생에너지 준중앙제도'는 올해 3월 도입된다. 히트펌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양방향 충전(V2G) 등 수요 유연성 자원은 제주 지역 실증사업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정규 자원으로 시장 참여가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산업용 전기요금의 계시별 요금 체계 개편을 통해 재생에너지 출력이 집중되는 시간대의 수요 분산을 유도하고 송전 거리 등을 고려한 지역별 전기요금 도입은 내년 하반기 검토에 착수한다. 전기위원회에는 요금 결정 권한을 단계적으로 부여하고 전력감독원 신설을 통해 내년 상반기부터 시장 공정성과 전력망 안정성에 대한 상시 감독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요금 체계와 전력 거버넌스를 동시에 손대는 구조 개편인 만큼 정책 추진 속도와 이해관계 조정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와 재생에너지 시대의 전력 시스템은 더 이상 한 기관이 독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한전의 역할을 부정할 때가 아니라, 변화한 환경에 맞게 역할을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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