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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빅사이트서 ‘2026 스마트 에너지 위크’ 개막… 글로벌 탈탄소 전략 집결

오는 3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Tokyo Big Sight)에서 열리는 '2026 스마트 에너지 위크(Smart Energy Week)'가 글로벌 탈탄소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 전환이 선언을 넘어 산업 전략과 공급망 재편 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이번 전시회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과 정책, 기업 전략이 한 공간에서 맞물리는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전시는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수소·연료전지, 태양광·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 그리드, 바이오매스, 제로에미션 화력 발전 기술 등 탈탄소 전환의 핵심 솔루션이 총망라된다.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16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고도화, 차세대 연료 전환 전략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 기술 전시를 넘어, 재생에너지 확대 이후의 전력망 안정화, 에너지 저장과 전동화, 수소 생태계 구축 등 복합적인 탈탄소 과제를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발전원 교체를 넘어 '시스템 재설계'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올해는 기존 GREEN TRANSFORMATION WEEK의 명칭을 변경한 '서스테이너빌리티 매니지먼트 위크(Sustainability Management Week)'가 동시 개최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이 기업 경영 전략, 공급망 혁신, 순환경제 모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조망한다. 탈탄소 기술 도입이 단순 환경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의 투자 전략, 원가 구조, ESG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에너지 기술과 기업 지속가능성 전략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 감축을 '비용'이 아닌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반영한다. 이번 전시회는 일본 정부의 GX(Green Transformation)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전시 기간 중 열리는 컨퍼런스에는 일본 경제산업성(METI)을 비롯해 TEPCO Power Grid, JERA, IHI, Honda R&D, MHI Vestas Japan 등 주요 기관과 기업 리더들이 참여한다. 컨퍼런스에서는 ▲일본의 GX 정책 방향 ▲수소 및 암모니아 발전 확대 전략 ▲차세대 전력망 설계 ▲해상풍력 확대 ▲전기 항공 기술 동향 등 정책과 기술이 결합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암모니아 혼소 발전, 수소 생태계 구축, 배터리 및 ESS 고도화 등은 일본이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분야로, 이번 행사에서 구체적 로드맵과 기업 사례가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에는 JERA, Mitsubishi Heavy Industries, Toyota Motor Corporation, Honda Motor, Tokyo Gas, Kawasaki Heavy Industries, IHI Corporation, BYD Energy Storage, GS Yuasa 등 에너지·중공업·자동차·배터리 분야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다. 이들은 수소 기반 발전, 전동화 모빌리티, 전력망 고도화, 대규모 ESS, 제로에미션 화력 기술 등 자사의 탈탄소 포트폴리오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에너지 전환이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발전·중공업·모빌리티·배터리 산업 전반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 에너지 위크는 단순 전시회가 아닌 글로벌 의사결정자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기능해왔다. 전력 유틸리티, 제조기업, 엔지니어링사, 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파트너십과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면서, 이번 행사는 급성장하는 아시아 클린테크 산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관문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탈탄소 전략이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공급망·제조 기반과 결합하는 흐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는 그 접점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3월 개막을 앞둔 스마트 에너지 위크는 탈탄소 전략을 정책 선언에서 산업 현장의 실행 단계로 전환하려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혁신, 기업 전략, 정책 방향이 한 공간에서 맞물리는 이번 행사가 글로벌 에너지 지형에 어떤 변화를 예고할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재벌승계지도] ‘정의선 체제 완성’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달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아직 주력 계열사 주식을 거의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그룹 전반을 이끌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지분 승계는 좀처럼 로드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의선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효율적으로 증여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남매간 분쟁이 일어날 여지도 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는 점은 변수다. 지배구조 정점인 현대차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데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의 경영 성과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은 정의선 회장의 '실탄' 마련처다. 주식을 처분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이들 회사 중 한 곳이 핵심 계열사와 합병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게 가장 크고 중요한 고리다. 현대차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지분율 22.36%)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각각 5.57%, 2.73%의 주식을 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7.31%)을 제외하면 1% 이상 지분을 확보한 곳이 없는 상태다. 현대모비스와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30.67%다. 현대차는 또 기아 지분 35.17%를 지니고 있다. 기아 주주 중에는 정의선 회장(1.81%) 등을 포함하면 36.99%가 우호 세력이다. 마찬가지로 국민연금공단(6.77%) 외 주요 주주가 없다.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기아(18.15)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는 이렇게 완성된다. 정몽구 명예회장(7.47%)은 의미 있는 수준 지분을 확보했지만 정의선 회장은 보통주 30만3759주(0.33%)만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8.83%)과 단순 투자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5.33%) 지분율도 높은 편이다. 자사주는 1.71%가 있는데 전량 소각이 예정돼 있다. 회사가 자사주를 신규 매입해 소각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현대모비스가 있다고 본다. 현대모비스를 장악하면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현대차를 통해 기아에도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현대차가 100조1700억원, 기아가 64조원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영향력도 무시하기 힘들다. 앞선 순환출자 고리 중간에 엮여서 총수 일가 지배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대제철 주요 주주는 기아(17.27%), 정몽구 명예회장(11.81%), 현대차(6.87%) 등이다. 대신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6.07%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계열사와 총수 일가가 현대모비스 주식 32.7%를 보유하게 된다. 다른 계열사들은 대부분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지분을 나눠 가지는 구조다. 현대건설 주식은 현대차(20.95), 현대모비스(8.73%), 기아(5.24%) 등이 34.92%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11.08%다. 현대로템은 현대차(33.77%)와 국민연금공단(8.08%)이 주요 주주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차(22.17%), 현대모비스(1.37%), 기아(3.95%)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9.88%다. 현대위아 주식은 현대차(25.35%), 기아(13.44%), 정의선 회장(1.95%) 등이 40.74%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9.36%다. 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 최대주주는 정의선 회장의 큰누나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17.7%)이다. 정의선 회장도 지분 2%를 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 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현대오토에버 주식은 현대차(31.59%), 현대모비스(20.13%), 기아(16.24%)가 나눠 가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7.33%)을 합하면 특수관계인 지배력이 75.29%나 된다. 개인 주식을 전량 매도해도 지배력에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현대오토에버의 시총은 13일 종가 기준 11조9706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20%로 높은 편이다. 현대차(4.88%), 현대차정몽구재단(4.46%) 등 특수관계인을 합산하면 29.36%다. 윌헬름센(11%)과 칼라일(10%) 등 외국계 자본도 현대글로비스에 들어와 있다. 윌헬름센은 노르웨이계 해운사다. 회사가 세워질 당시부터 기술 제휴 등을 이어와 파트너로 분류된다. 칼라일도 우군으로 꼽힌다. 이들은 2022년 정의선 회장(3.29%)과 정몽구 명예회장(6.71%) 주식을 블록딜로 넘겨받았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비상장사 중 눈에 띄는 곳은 보스턴다이내믹스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지분 56.5%를 가지고 있는데 정의선 회장 영향력도 21.9%로 막강하다. 이밖에 현대글로비스(11.25%)와 소프트뱅크(9.5%)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중요하다. 현대건설(38.62%), 현대글로비스(11.67%) 등이 주요 주주인데 정의선 회장(11.72%)과 정몽구 명예회장(4.68%)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다. 이밖에 현대모비스(9.35%)와 기아(9.35%)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아직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순환출자 구조는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구시대 유물' 취급을 받는다. 주로 국내 대기업들이 과거 적은 자본으로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했던 방식이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자본 착시'를 일으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왜곡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고리 하나가 끊어지면 다른 계열사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부실 위험도 있다. 주주의 목소리가 지분율 만큼 반영되기 어렵고 경영진을 견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단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체제가 제대로 구축되기 이전부터 수차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현대차그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향후 개별 기업 주가를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대 후반 관련 논의가 활발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자발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며 현대차그룹을 저격했다. 다만 아직까지도 뾰족한 해법은 찾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계열사 간 지분 구조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이어진 주력사 외에도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제철 등이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 탓에 지주사 체제 등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지주회사가 되려면 현행법상 상장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총수 일가의 고민거리는 정의선 회장의 주력 회사 주식을 거의 모으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는 0.33%,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73%, 1.81%만 들고 있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 보면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면서 동시에 지배회사 지분율까지 높이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정 수준 '꼼수'를 부릴 가능성은 원천 차단된 상태다. 공정거래법이 계속 강화되고 상법 개정 이슈까지 맞물려 있어서다. 결국 정의선 회장이 현금을 대거 마련해 순환출자 고리를 직접 끊는 '정공법'을 선택할 확률이 가장 높은 환경이다. 재계와 자본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결국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아에서 현대모비스로 넘어오는 고리만 끊어내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모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총수 일가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집해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세부적인 시행 방법이 수백 가지에 달한다는 점이다. 현대차 시총이 100조원을 넘긴 와중에 현대모비스 몸값은 40조원 선도 넘지 못했다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아가 지닌 현대모비스 지분을 처분하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힌트는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8년 시도했던 개편안을 보면 총수 일가가 어느 정도로 결단을 내릴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현대모비스를 둘로 쪼개 투자회사를 지배구조 최정점에 두려 했다. 투자회사는 지주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사업회사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게 골자다.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덩치를 확 키워 순환출자 고리에 엮인 회사들 지분을 모두 사겠다는 전략이었다. 총수 일가가 존속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면 그 아래로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분할 현대모비스가 따라오는 구조다. 다만 해당 안은 시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해 3월 개편안을 내놓고 5월 각사 임시주주총회를 열려 했지만 한 달도 안돼 주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분할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는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이유였다. 시장에서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이 해당 안을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장 확실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정의선 회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주주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병 비율만 조정해 다시 임시주총을 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치로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ESG 경영에 대한 시장과 주주들의 눈높이가 훨씬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현대모비스를 분할할지 여부다.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하면 총수 일가 입장에서 운신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게 된다. 현대차·기아도 마찬가지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할해 3사의 투자회사만 합병하는 방법은 10여년 전부터 거론된 시나리오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3사 중 두 곳 가량이 합병하는 것은 '황금비율'만 만든다면 추진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주사를 만드는 선택지도 버리기는 힘들다. 투자회사를 분할·합병할 경우 오히려 지주사를 선택하는 게 계열사 정리에 유리할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기대하지 않는 안이다. 현행법상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금융계열사를 직접 보유할 수 없다. 중간에 금융지주회사를 따로 설립해야 하는데 이는 또 다른 자금 부담을 발생시키는 요소다. 현대차그룹 내에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이 있다. 결국 가장 유력한 안은 점진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나가는 방법이라는 게 중론이다. '빅뱅' 식으로 한 번에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대신 천천히 밑그림을 그려나간다는 뜻이다. 업황 등을 감안해 신사업 분야를 분리하는 동시에 현대모비스를 향해 있는 출자 고리들을 천천히 정리해나가며 구조를 단순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돈이다. 기업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데는 꽤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규모가 큰 대기업인데다 '동일인'인 정의선 회장의 계열사 지분 가치가 너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여기서 주목받는 기업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현대글로비스다. 비상장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정확한 몸값을 추산하기 힘든 상황이다. 'CES 2026' 등 무대에서 로보틱스 관련 미래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어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다소 급진적인 전망도 나온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올해 초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를 128조~146조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정의선 회장이 지닌 지분 21.9%를 모두 처분할 경우 20조원 안팎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현재 현대차 지분 20% 이상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시총 20조원 규모 현대글로비스는 일찍부터 정의선 회장의 재원 마련 역할을 할 것으로 시선을 모았던 회사다. 2018년 내놓은 개편안처럼 다른 회사와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본업 외에도 중고차, 보스턴다이내믹스 투자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비상장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증시 상장 또는 현대건설과 합병 등 설이 거론된다. 7조~15조원 가량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데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조 단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시총 12조원에 육박하는 현대오토에버 역시 정의선 회장이 지분 전량(7.33%)을 처분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또 다른 대형 변수는 '총수 일가'와 '정의선 회장'이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영 측면에서는 정의선 회장 체제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에 반해 지분이 너무 없다.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이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지분 증여 방식에 따라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정의선 회장 외 세 명의 딸을 두고 있다. 첫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현대차그룹 광고·마케팅 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다. 둘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맡고 있다. 정명이 사장의 남편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인 정태영 부회장이다. 셋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고문은 외식·리조트 라인에 관여하고 있다. 당장 분쟁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 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가 너무 단단하다. 정의선 회장은 일찍부터 다양한 방면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온 인물이다. 기아(당시 기아차)가 적자에 시달리던 시절 '디자인 경영'을 통해 회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에는 제네시스 론칭을 진두지휘해 현대차그룹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동화 전환, 로보틱스 역량 강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및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문제는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가족들이 법적 상속 비율로 증여 또는 상속받을 경우다. 외국계 투자은행에서는 한때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를 분리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금산분리를 이유 삼아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에서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다. 현대차그룹 내 금융사는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됐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이다. 할부, 리스 등 자동차 판매 금융 중심의 네트워크를 지닌 기업들이다. 이들은 그룹 순환출자 고리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제조사들이 금융사를 지배하는 형식으로 돼있다. 주주 구성을 보면 현대캐피탈의 경우 현대차(59.72%)와 기아(40.13%)가 대부분을 차지해 간단하다. 현대카드는 현대차(36.96%), 기아(6.48%)에 더해 현대커머셜(34.62%)이 주요 주주로 있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차(38.27%), 정명이 사장(25.67%), 정태영 부회장(12.75%) 등을 지녔다. 나머지 23% 안팎은 소액주주들 몫이다. 가장 중요한 금융 계열사라고 할 수 있는 현대커머셜에 정명이 사장 부부 지분율(38.42%)이 현대차보다 높은 셈이다. 정명이 사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받으면 이를 처분해 금융 계열사를 독립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외부 시선에서 봤을 때 가족간 합의 역시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결국 '쩐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소장은 “단기간에 순환출자를 확 끊어내기는 쉽지 않고 답이 어디에서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합병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시장 및 전문가들도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순환출자는 끊어야 하는데 당장 충분한 돈이 없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시간은 정의선 회장 편은 아니라고 본다. 일단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분위기를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통합특별시 발전사업 허가 3MW→20MW 확대…태양광 지자체 주도권 강화

대전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 통합특별시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 권한이 기존 3메가와트(MW) 이하에서 20MW 이하로 상향된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할 경우 태양광 사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1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 직후 브리핑을 열고 대전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이번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들은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특별법안의 에너지 분야 핵심 내용은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 허가 권한을 통합특별시장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법안에는 재생에너지 중 20MW 이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에 관한 허가권을 통합특별시장의 권한으로 이양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3MW 이하 발전사업에 대해서만 발전사업허가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며 이를 초과하는 사업은 중앙정부 소관이었다. 제주도만 특별법에 따라 풍력발전에 대한 발전사업 허가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통합특별법이 통과되면 통합특별시는 20MW 이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까지 직접 허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 소규모 육상풍력과 대규모 태양광 사업에 대한 실질적 인허가 권한이 지방으로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설비용량 20MW는 풍력으로는 작지만 태양광으로는 큰 규모다. 해상풍력은 통상 수백MW 규모로 추진되는 만큼 이번 권한 이양의 직접적인 대상은 되기 어렵다. 당초 광주전남특별법 초안에는 모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권을 통합특별시장에게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다만 태양광 50MW 초과, 풍력 100MW 초과 사업에 대해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해당 초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국회 행안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정 지역에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대전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 통합특별시에 공통적으로 20MW 이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 허가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특별법 초안에 포함됐던 한국전력공사에 발전사업 허가권을 부여하는 내용은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대신 광주전남특별법에는 지방공기업과 통합특별시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출자하거나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향후 출범할 광주전남통합특별시와 한전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남광주 신성장 경제지도'를 발표하며 지역 단위에서 한전 역할을 수행할 '전남광주전력공사' 설립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공사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운송·이용·거래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발생한 수익을 시민들에게 '에너지 배당' 형태로 환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발전사업 허가 권한이 통합특별시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지역 주도의 인허가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국가 차원의 전력망 안정성 확보와 계통 관리 측면에서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1,688원… 경유·고급유도 상승세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월 20일∼2026년 2월 19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25.74원에서 1,688.36원으로 37.38원 하락했다. 경유는 1,591.64원에서 1,587.36원으로 4.28원 내렸고, 고급휘발유는 1,957.24원에서 1,929.86원으로 27.38원 줄었다. 실내등유는 1,341.33원에서 1,311.35원으로 29.98원 하락했다. 자동차용 LPG는 1,073.95원에서 997.74원으로 76.21원 떨어져 유일하게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휘발유와 경유는 2025년 6∼9월 구간에서 동반 상승세를 보였으며, 고급휘발유와 일반휘발유의 가격 차이는 평균 260∼270원으로 안정적이었다. LPG는 2025년 5월 이후 1,000원 이하로 떨어져 변동폭이 가장 컸다. 2025년 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전국 주유소 가격은 완만한 하락 후 회복세를 보였다. 휘발유와 경유는 하반기 이후 상승 전환했고, 고급휘발유는 변동폭이 가장 작았다. 자동차용 LPG는 지속 하락하며 다른 유종과의 가격 격차가 확대됐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기후위기 넘어 지속가능 도시로…청송군, 2026년 ‘산소카페 청송’ 청사진 제시

▲탄소중립 이행체계 강화… 부문별 감축 관리 본격화 청송=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청송군이 2026년 환경 분야 군정 목표를 '기후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산소카페 청송 구현'으로 정하고,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한 세부 실행계획을 내놓았다. 군은 2025년 수립한 '제1차 청송군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기반으로, 건물·수송·농축산·폐기물·흡수원 등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감축 잠재량을 정밀 관리한다. 단순 목표 제시에 그치지 않고, 부서 간 협업 체계를 상시화해 정책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여건에 맞는 감축 전략을 체계화하고, 중장기 탄소중립 로드맵의 실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애주기별 환경교육 확대…'기후위기 시계'로 경각심 제고 환경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 정책도 강화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 학생은 물론 일반 주민까지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환경교육을 확대해 탄소중립 생활 실천을 일상화한다. 특히 군은 '기후위기 시계'를 설치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시각적으로 알리고, 군민 참여형 녹색생활 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캠페인 중심의 홍보를 넘어, 실천 중심의 생활 전환을 유도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췄다. ▲전기차 보급·노후경유차 감축…대기질 개선 가속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사업도 병행한다.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충전 인프라 확충,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배출가스저감장치 부착, 건설기계 엔진 교체 등 다각적인 보조사업을 통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줄인다. 노후 슬레이트 처리에는 5억 원을 투입한다. 주거용 건축물에 사용된 슬레이트와 장기간 방치된 슬레이트를 안전하게 철거·처리해 생활 속 환경 위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폐기물 23억 원 투입…자원순환 체계 고도화 생활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위해 23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공공 및 민간 처리시설에 적기 위탁처리를 추진해 폐기물 적체를 최소화하고, 환경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농촌지역 영농폐기물과 가정 내 재활용품 배출 여건 개선을 위해 5억여 원을 들여 공동집하장과 재활용 동네마당을 확충한다. 종이팩·폐건전지·투명 페트병을 생필품 등으로 교환하는 '재활용품 교환사업'도 확대 운영해 주민 참여형 자원순환 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군은 생활 밀착형 정책을 통해 폐기물의 고부가가치 재활용을 이끌고, 저탄소 순환경제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상수도 365억 원 정비…비상연계망 구축으로 안정성 확보 상하수도 분야 투자도 대폭 확대된다. 총사업비 365억 원을 투입하는 노후상수도 정비사업을 통해 안덕·현동면과 부남면 소재지 급수구역 상수관로 63.7km를 교체하고, 밸브실 146개소를 정비한다. 노후 관로 교체를 통한 유수율 개선과 안정적 수돗물 공급이 목표다. 총사업비 253억 원 규모의 부남·안덕(현서) 상수도 시설확장공사가 완료되면 617세대, 1,122명이 추가로 지방상수도 혜택을 받게 된다. 아울러 청송~진보, 청송~주왕산~부남 구간 비상연계관로(총사업비 334억 원)를 구축해 단수나 수질 사고 발생 시에도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하수처리시설 확충…낙동강 최상류 수질 보전 하수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개일·모계(184억 원)와 파천(77억 원) 농어촌마을하수도 설치사업을 통해 하수 미처리 지역을 해소하고, 청운·구천·상의(76억 원) 및 안덕면 감은·성재 일원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병행해 수질 개선 효과를 높인다. 특히 낙동강 최상류 지역의 수질 보전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해, 오염원 사전 차단과 체계적인 하수 처리 기반을 구축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청송군은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생태계 복원, 대기질 개선, 저탄소 순환경제 전환, 건강한 물관리 체계 구축을 종합적으로 추진해 군민의 삶과 자연이 공존하는 '산소카페 청송'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환경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지역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20년 전 멈춘 전력산업 구조개편, AI 시대에 재개되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 경쟁 우위를 위해) 전력 인프라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격상해야 한다" “(전력 공급 확대, 송전망 건설, 지산지소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전력산업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실장은 대통령의 행정 최고참모진이란 점에서 최근 정부의 전력산업 제도 개선이 20년전 중단된 구조개편으로 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AI는 이제 코딩이 아니라 전기의 전쟁'이라는 글을 올리며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킨다는 말을 믿어왔지만, AI가 그 문법을 바꾸고 있다"며 “이제 경쟁력은 코드의 세련됨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연산 자원과 전력을 확보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이어 “AI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물리의 산업"이라며 GPU·메모리·전력·송전망 같은 물리적 자원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수 기가와트(GW) 단위 전력을 소비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전력망을 “지역 민원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전략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같은 대형 송전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기술 문제가 아니라 속도와 거버넌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력망 확충을 위해 국가 재정 투입과 민관 협력 제도화, 상설 갈등 조정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실장은 또 “대한민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계속 지능을 수입하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칩과 전력을 전략 자산으로 삼아 지능을 생산하는 나라로 도약할 것인가"라며 “12차 전력공급기본계획과 전력산업 구조개혁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지능 수입국'으로 남을지, '지능 생산국'으로 도약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전력산업의 구조적 재편과 실행 체계 개편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2001년 김대중 정부는 한전이 독점하고 있던 전력산업의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발전 부문 분할과 배전·판매 부문까지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진행했다. 그러나 민영화 반대를 외치는 공공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2004년 1단계인 발전 자회사 분할까지만 진행됐고, 발전 자회사 매각 등 민영화와 배전부문 및 도·소매 경쟁 확대는 중단됐다. 이후 한전이 송배전망과 도소매 전력 시장, 자회사를 통한 80%의 발전시장까지 독점하는 구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전력산업 구조는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급증, 전력 수요 폭증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전력 투자와 송전망 확충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원 조달 방식과 책임 구조, 거버넌스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시대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거론되는 '2단계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과거와 성격이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1단계가 민영화 중심이었다면, 2단계는 인프라 투자에 대한 체계를 재설계하는 것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전력 수요는 과거 산업 수요 증가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전력망을 단순 공기업 운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보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실장의 발언을 토대로 향후 전력산업 구조개편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첫 번째는 현행 한전 중심의 수직 통합 체제를 유지하되, 국가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가기간전력망을 전략 인프라로 격상해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전기요금 현실화를 병행하는 모델이다. 이 경우 제도 변화에 따른 사회적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으나, 대규모 재정 부담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재정 건전성과 요금 인상 문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두 번째는 송전 부문을 분리해 국가가 직접 관리하거나 별도 전략기관을 설립하는 모델이다. 한전 체제 내에서 운영되는 송전망을 분리해 HVDC 등 대형 프로젝트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조직 재편 과정에서의 이해관계 충돌과 제도 설계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산업용 전력의 도·소매 시장 일부를 개방하는 방안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첨단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별도의 전력시장 체계를 도입하고, 직접구매(PPA)와 민간 발전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유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력 공공성과 요금 형평성 논쟁이 동시에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이들 시나리오가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정책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처럼 발전과 판매 분할 논쟁이 아니라 AI 인프라 경쟁이라는 다른 차원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실행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실장의 전력시장 구조개편 언급이 실제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발전·송배전 투자 확대, 국가기간전력망에 대한 재정 투입 확대, 전력 생산지 보상 체계 재설계 등이 정책 의제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기가와트(GW) 단위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송전망 투자와 전원 확충이 필요하다. 현재의 한전 중심 수직 통합 체제가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신속히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20년 전 멈춘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AI 인프라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거처럼 민영화 중심의 구조개편이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 차원의 투자 체계 개편과 거버넌스 재정비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그동안 민영화에 따른 요금인상 논란과 공기업 체제 속에서 정치·사회적 민감성을 이유로 큰 틀의 개편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AI 전력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기존 체제의 유지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전력망을 '산업 인프라'에서 '안보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순간, 정책 논의의 방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의 발언은 전력산업을 단순 에너지 정책이 아닌 국가 경쟁력의 축으로 재설정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AI 시대의 전력 전략이 20년 전 멈춘 구조개편 논의를 다시 움직이게 할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국수력원자력, ‘2025년 정보공개 종합평가’ 최우수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행정안전부 주관 '2025년 공공기관 정보공개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며 투명 경영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행정안전부는 공공기관의 투명한 운영과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해마다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운영 실태를 평가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한수원은 원전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공개 노력을 인정받아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한수원은 원전 운영 기업으로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총 336건의 사전정보를 공표했으며, 정보목록공개율 및 원문공개율을 96% 이상 달성하는 등 정보공개 제도를 내실 있게 운영했다. 특히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신속하고 적정한 처리를 최우선으로 삼은 결과 정보공개 서비스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나타내는 '고객만족도' 항목에서 전년대비 7%p 상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한수원은 국민의 신뢰 없이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음을 항상 명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햇빛소득마을에 대기업 참여 유도…제조업 가점 부여

이재명 정부가 핵심 에너지 정책인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유도한다. 이 사업은 주민참여형으로 진행되는 소규모 태양광사업으로 대기업 참여를 통해 발전단가를 인하하고, 국내 부품 사용을 장려한다는 계획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기업의 소규모 사업 진출로 중소 시공업자들이 사업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에너지공단의 '햇빛소득마을 추진 관련 재생에너지 종합서비스기업(ReSCO) 등록제도 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ReSCO 선정 평가에서 신재생에너지 설비 제조기업에 대해 100점 만점 중 2점의 추가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공동체가 주도적으로 유휴 부지, 농지, 저수지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그 수익을 주민들이 공유해 에너지 자립과 마을 소득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는 사업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500개씩 2030년까지 총 2500개의 햇빛소득마을을 만들 계획이다. ReSCO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발굴, 설계·조달·시공(EPC)부터 운영 및 유지보수(O&M)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말하는 것으로 에너지공단이 제도의 등록과 관리를 맡는다. 기업이 ReSCO 자격을 취득하면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부지발굴, 수익분석, 설계시공, 운영관리 등 전과정을 지원할 수 있다. 에너지공단은 오는 24일 관련 설명회를 열고 27일부터 등록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ReSCO 등록 배점은 △기술인력 보유(24점) △시공실적(30점) △기업신용도(20점) △주민참여형 사업 실적(15점) △기업자격(11점) 등 총 100점 만점 구조다. 여기에 △공공부지 개발경험(2점) △중소기업(2점) △신재생에너지 설비 제조기업(2점) 등 최대 6점의 가점 항목이 있다. 이 가운데 제조기업에 부여되는 2점의 가점은 적지 않은 수준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조기업 가점은 해당 기업만 받을 수 있어 다른 배점 항목에서 점수 차가 크지 않을 경우 당락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을 포함해 신성이엔지, 에스에너지 등 태양광 제조 기반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동안 태양광 대기업들은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1MW 이하 소규모 사업보다는 기업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용 중대규모 태양광 EPC 사업에 집중해왔다. 한화솔루션(큐셀)은 2024년 4월 미국 와이오밍주에 50MW급 태양광 발전소, 5월에는 캘리포니아에서 50MW 태양광과 200MWh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사업을 완공했다. 또한 콜로라도·버지니아주에서 개발·건설 중이던 총 446MW 규모 사업을 매각하는 등 EPC 사업을 미국에서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 2024년 4월 약 2.7MW 규모로 CJ제일제당 인천공장 및 진천공장 지붕형 태양광 발전 등 산업용·유휴부지형 태양광 사업을 건설했다. 신성이엔지도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4MW급 태양광 설비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약 60MW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제조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이유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산하는 동시에 단가 인하와 국산 설비 보급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규모 사업이라 하더라도 모듈 가격 경쟁력과 금융 조달 능력, 품질관리 역량을 갖춘 제조기업이 참여할 경우 사업 안정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소 시공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일종의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로 보고 있다. 한 시공업체 관계자는 “지역 강소기업이 모듈이나 인버터 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ReSCO가 대형 제조사의 EPC 시장 진입 통로로 활용될 경우 지역 중소 시공업체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실제 대기업의 참여 유인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주도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여서 수익성이 제한적이고 1MW 이하로 쪼개진 사업은 규모의 경제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태양광 제조업체 관계자는 “현재 ReSCO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국내 태양광 설치 개소가 50개 이상이어야 참여할 수 있다. 설치 개수가 많지 않은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소 시공업계는 제조기업 가점 자체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정부에 제도 보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스코다파워와 체코 원전 증기터빈 계약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인 두코바니 원전 5·6호기에 공급할 증기터빈과 터빈 제어시스템에 대한 약 3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와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16일(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계약 서명식은 한국과 체코 양국 산업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체코 정부는 지난 해 6월 신규 추진 중인 두코바니 5·6호기 원전 건설사업의 본계약을 한국수력원자력과 체결하며 이른바 '팀코리아'와의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번에 체결된 계약은 팀코리아가 체코 현지 기업과 맺는 첫 번째 대규모 협력 계약으로, 사업 초기 단계부터 체코 정부가 강조하는 현지화(Localization) 일환이다. 계약 대상은 증기터빈과 발전기, 터빈 제어시스템으로, 총 2기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계약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스코다파워가 처음으로 협업하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현지 자회사의 풍부한 제작 경험과 자사의 원전 주기기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바탕으로 향후 '팀코리아'가 체코 테멜린 3·4호기 등 추가 원전 수주 시, 두산스코다파워와 협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계약은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국내 원전 기술과 현지 제조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사례"라며 “두산스코다파워와 긴밀히 협력해 체코 원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이를 통해 체코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발전설비 전문 기업으로, 체코 · 슬로바키아 · 핀란드 등 3개국에 원전용 증기터빈 26기를 공급한 바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발전시장에 540기 이상의 증기터빈을 납품하며 글로벌 발전 사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토요일까지 따뜻…일요일 중부 강풍 동반 비

토요일인 20일까지는 전국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기온은 22일부터 평년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21일에는 중부지방에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겠다. 19일 기상청 예보 브리핑에 따르면 오는 20~21일에는 일본 남동쪽 해상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온화한 남서풍이 한반도로 유입된다. 이에 서울의 최고기온은 20일 12도, 21일에는 16도까지 오르겠다. 21일에는 내몽골 부근에서 강하게 발달한 저기압이 지나면서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황사 발생 여부는 당일 최신 기상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일요일에는 북쪽으로 저기압이 지나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을 동반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21~22일 새벽에는 강원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돼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오는 23일부터는 북쪽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기온은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최고기온은 23일 6도, 최저기온은 -3도로 예보됐다. 당분간 서풍이 계속 불면서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주말 사이 강한 바람이 불어오므로 산불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강원지방에 주말 사이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불 발생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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