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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선박유 없인 수출길 막혀”…선·화주 상생과 벙커링 거점 확보, 해운 탈탄소 ‘열쇠’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국가 수출을 좌우하는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실적인 탈탄소 대안으로 '선박용 바이오 연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복잡한 배출 계수 산정과 폭등하는 연료비 부담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와 관련해 선주와 화주의 실질적인 비용 분담 논리와 함께 다가올 친환경 연료 수요 폭발에 대비해 아시아 벙커링 거점을 선점하려는 인프라 확충 전략을 심도있게 다루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소재 서울 가든 호텔에서는 '2026 선박용 바이오 연료 상용화 간담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해사협력센터(KMC)와 울산항만공사(UPA)가 공동 주관했다. 현장에서는 선박용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규제 대응책과 현실적인 공급망 확보 전략이 화두에 올랐다. ◇패러다임 바뀐 IMO 규제…선·화주 비용 분담으로 돌파구 찾는다 국제해사기구(IMO) 차원의 온실가스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IMO의 환경 규제 방식은 과거 선박 안정성 중심의 특정 기술 요건 충족 여부를 따지던 규칙 기반(Rule-based)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국가 간 공정한 전환을 포괄하는 전략 기반(Strategy-based) 규제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 단기 조치인 탄소 집약도 지수(CII) 역시 개별 선박과 선종별 운항 특성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가 드러나며 전면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혼합 바이오 연료의 배출 계수 산정 방식이 기존 에너지 기준에서 실제 벙커링 단위와 일치하는 '질량 가중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는 발열량이 낮은 바이오 연료의 특성 때문에 화석 연료 비중이 과대 계산되던 통계적 왜곡을 바로잡은 조치다. 아울러 지속 가능성이 인증되지 않은 바이오 성분은 명확히 화석 연료로 분류해 배출량 산정의 일관성과 규제 신뢰성을 높였다. 황 팀장은 “단순히 규정 이행 여부만 확인하던 1차원적인 규제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2028년 도입될 중기 조치를 앞두고 경제적 요소 협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선박용 바이오 연료가 온실 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전과정 배출 계수 요건과 지속 가능성 인증의 한계를 둘러싼 입장 차이도 첨예하다. 산업 현장에서는 화석 연료와 섞어 쓰는 혼합 연료가 주로 쓰이는데, 가중 평균된 온실 가스 집약도 수치만으로는 IMO의 넷제로 보상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산업계는 바이오 혼합 연료 전체가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일정 기준 이하의 배출 계수를 충족하는 순수 바이오 성분 자체의 감축분만큼은 친환경 연료(ZNZ·Zero and Near Zero Emission Fuel)로 인정해 별도의 보상 실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유럽과 환경 단체는 ZNZ 보상을 장기 유망 연료에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팽팽한 의견 차를 드러냈다. 물리적 이동 없이 인증서만 거래하는 '북앤클레임' 방식 역시 이중 계산이나 특정 지역 혜택 집중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정교한 규칙 설계가 숙제로 남아 있다. 하승만 한국선급 수석은 “연료 전주기 정보 라벨 검증 과정에서 선사의 민감한 영업 데이터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만큼, 집계 데이터를 엄격히 보호하고 분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규제 변화에 맞춰 선사들도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은 기존 내연기관 엔진의 개조 없이 즉각적인 탄소 감축을 이끌어내는 인센티브가 명확한 수단이다. 하지만 화석 연료 대비 2~3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향후 육상·항공 산업과의 원료 쟁탈전에 따른 공급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상용화를 가로막는 최대 약점이다. 연간 3억 톤 이상에 달하는 막대한 글로벌 선박 연료 수요를 단일 바이오 연료만으로 감당하며 대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극심한 연료 공급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장기 공급 계약은 물론, 메탄올·에탄올·바이오 액화 천연 가스(LNG) 등 다양한 연료를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는 다중 연료 선대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서대식 HMM 기술혁신연구소 책임은 “특정 친환경 연료 하나에만 목을 매는 시대는 완전히 저물었다"며 “다변화된 선대 믹스 전략만이 해운사의 유일한 생존 조건"이라고 설파했다. 선사의 탈탄소 압박은 화물을 맡기는 화주에게도 직접적인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녹색산업 규제 강화에 따른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는 자동차의 전과정 평가에 해상 운송 배출량을 포함시켜 아시아산 차량의 보조금 획득을 사실상 차단했다. 특히 빈 배로 운항하는 공선항차 비율이 높은 자동차 운반선은 탄소 집약도가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산출된다. 탄소 운송 배출량이 보조금 지급을 판가름하는 핵심 단계로 부상하면서 탄소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선사 협의체는 운항 특성을 반영한 독자적인 해상 운송 배출계수 개발과 국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막대한 친환경 연료 전환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감축 실적을 원하는 화주에게만 이를 떼어 배분하는 '스플릿 리포팅' 방식이 새로운 밸류체인 상생 모델로 추진되고 있다. 변재남 현대글로비스 환경경영팀장 “친환경 벙커링은 선사만의 과제가 아니고 화주와 선사가 비용과 실적을 투명하게 나누는 연대가 정착돼야만 수출길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무탄소 시대…벙커링 거점 선점 나선 항만과 산업계 바이오 연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공급망 확대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다가올 친환경 선박 연료 수요 폭발에 대비해 항만 인프라도 빠르게 재편 중이다.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행위를 뜻하는 벙커링 활성화를 위해, 454만 KL 규모의 압도적인 상업용 탱크터미널 클러스터를 보유한 울산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허브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이미 바이오 연료·LNG·메탄올·암모니아 등 다품종 친환경 연료의 벙커링 실적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자동차 운반선이 바이오 혼합연료를 급유할 경우 척당 최대 1000만 원의 현금을 지원하고, 친환경 선박의 항만 사용료를 대폭 감면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가동하고 있다. 배상희 울산항만공사 물류전략실 차장은 “2027년까지 벙커링 통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용 항만시설을 대폭 확대해 동남권 친환경 벙커링 생태계의 중심축을 완성하겠다"고 언급했다. 친환경 연료 전환 과정에서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체 연료인 메탄올과 에탄올을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적 장벽은 사실상 사라져 관련 추진선의 운항·발주 물량은 이미 450여 척을 넘어섰다. 하지만 화석 연료 대비 3배 이상 비싼 저탄소 연료 가격과 상류에서의 안정적 원료 공급망 확보가 여전히 보급의 최대 장벽으로 남아 있다.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는 저탄소 연료의 대규모 생산을 이끌어내려면 투자 불확실성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환경 규제가 확고한 잣대로 작용해 시장에 지속적인 수요 신호를 보내야만 에너지 기업들의 대규모 공급망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 임재훈 DNV 수석은 “전 세계적으로 계획된 저탄소 연료 생산 프로젝트를 실제 해운 시장의 공급 물량으로 잠금 해제하는 것은 결국 해운업계의 확실한 구매 의지와 규제 동력에 달려 있다"고 했다. 현재 전 세계 친환경 추진선 발주량의 80%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점한 LNG는 과도기적 브릿지 연료를 넘어 장기적인 생존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여러 기준들을 고려할 때 LNG가 확실한 경쟁력이 있으며, 기존 LNG 벙커링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다. 기존 LNG 추진선은 물리적인 엔진 개조 없이 바이오가스 기반의 Bio-LNG를 그대로 섞어 쓸 수 있어 2039년 이후의 중장기 탈탄소 규제까지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해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SK가스는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에 국내 최대인 1만 DWT급 벙커링 전용 부두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2027년부터는 자사의 1만8000 CBM급 벙커링 전용 선박을 투입해 화물 하역과 연료 급유를 동시에 진행하는 동시 작업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미홍 SK가스 팀장은 “부산항의 컨테이너선과 울산항의 자동차선 수요가 밀집된 지정학적 강점을 극대화해 싱가포르나 중국 등 경쟁 국가와의 벙커링 인프라 격차를 벌리겠다"고 공언했다. 취재 지원=김수미 인턴 기자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가스公 신임사장 홍의락 前의원 내정설…산업부 “특정인 내정 없어”

가스공사 신임 사장에 여권 정치인인 홍의락 전 의원이 이미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산업부는 특정 후보자가 내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14일 해명자료를 통해 “현재 한국가스공사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으로, 특정 후보자가 내정된 바 없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일부 매체에서는 홍의락 전 의원이 가스공사 신임 사장 공모에 참여했으며, 이미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본지는 이미 지난 4월 30일 보도(https://www.ekn.kr/web/view.php?key=20260430027321105)를 통해 가스공사 신임 사장 공모에 10여명이 접수했으며, 다수의 공사 출신들이 지원했지만,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경북 출신의 여권 출신 정치인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부터 홍 의원이 지원했다는 소문은 파다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에서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특히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해 가스 등 에너지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꽤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가스공사 본사가 위치한 대구시청에서 경제부시장을 맡기도 했다. 일각의 소문에 의하면 홍 의원은 대구시장 도전을 꿈꿨으나, 결국 김부겸 의원에 내주고, 의원 시절 상임위 경험과 지역적 장점을 고려해 가스공사 사장직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가스업계에서는 중동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가스 수급이 중요한 시기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동 사태로 이란의 공격을 받은 카타르는 연간 LNG 공급량의 17%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카타르는 당초 한국에 공급을 못한다고 발표했다가 이후 강훈식 비서실장의 외교 노력 등의 영향으로 다시 한국에는 공급하겠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또한 세계 LNG 수출 2위인 호주는 LNG 가격이 오르자 자국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을 제한할 계획이다. 그만큼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지 않는 이상 글로벌 LNG 시장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장 선임에는 가스공사 노조의 영향도 꽤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번의 가스공사 신임 사장 공모에서 후보자가 5배수로 압축됐으나, 노조가 모두 부적합 성명을 내자 곧바로 산업부도 부적합 결론을 내고 재공모를 지시한 바 있다. 노조는 사장 선임 과정에 노조가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신임 사장에 대한 덕목으로 △에너지 정책 이해 △국제 에너지 시장 대응 역량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 △노사 간 신뢰와 협력 △외부 정치·관료적 압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모두 갖출 것을 제시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한전·한수원 집안싸움 끝…정부, 원전 수출 직접 총괄한다

정부가 한국형 원전 수출 전략을 직접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에 나선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개별 공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던 원전 수출 체계를 정부 주도형으로 전면 개편하고, 양 기관 간 분산돼 있던 기능도 사실상 '원팀 체제'로 재편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장관 주재로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정부 주도의 '원전수출기획위원회' 신설이다. 산업부는 기존 원전수출전략협의회 산하에 민관 합동 기획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부·공기업·법률·회계·국제관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수출 전략 수립과 리스크 분석, 경제성 평가 등을 총괄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실상 정부가 국가별 협상 전략과 가이드라인을 설계하고, 공기업은 그 틀 안에서 실무 협상을 수행하는 구조다. 산업부는 원전 수출이 단순 기업 간 계약이 아닌 국가 전략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창희 산업부 원전전략기획관은 “최근 글로벌 원전 수출은 대부분 정부 간 협정(IGA) 또는 국가 차원의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가 협상의 큰 틀을 짜고 민관이 함께 리스크를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은 한전과 한수원 간 이원화됐던 원전 수출 구조를 사실상 통합하는 것이다. 정부는 2016년 공공기관 기능조정 당시 한국형 원전 수출을 한전과 한수원으로 나눠 운영했다. 이에 따라 UAE 바라카 원전은 한전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한수원이 각각 주도해왔다. 하지만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시공에 참여한 한수원이 추가 공사비 약 1조4000억원을 한전에 요구했지만, 한전은 UAE측 정산을 이유로 미루자, 결국 한수원이 국제중재소에 한전을 상대로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양측의 변호비용만 300억원이 넘는데다, 국내 민감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정부는 양 기관을 설득해 중재소를 국내로 옮겼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정부가 수출을 주도하는 원전수출기획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해외 원전 사업을 양 기관이 공동 개발·관리하도록 하고, 기능별 역할을 재정립하기로 했다. 대외 협상과 브랜드 관리 등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한전이 맡고, 실제 건설·운영은 기술 경험이 풍부한 한수원이 담당하는 방식이다. 지분 투자와 금융 조달은 자금력이 있는 한전이 주도한다. 다만 체코·필리핀 대형 원전 사업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사업은 기존처럼 한수원이 총괄 수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바라카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향후 모든 해외 원전 사업을 조인트벤처(JV) 또는 컨소시엄 기반 독립 법인 형태로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공동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화학적 결합' 개념"이라며 “바라카 원전 갈등의 교훈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내 '원전수출진흥법(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해당 법안에는 원전 수출 공공기관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정부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는 감독 권한 신설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 사업 개발부터 타당성 조사, 협상, 입찰, 계약까지 총괄하는 '원전수출 총괄기관'의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다만 총괄기관을 한전·한수원 중 어디로 할지, 혹은 별도 통합기관을 만들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단순 조직 정비를 넘어 한국 원전 수출 구조 자체를 정부 주도형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재편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AI 산업 확대와 에너지 안보 위기를 원전 수출 확대의 핵심 기회로 보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체코·베트남 등 주요 원전 수출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체계를 정비하겠다"며 “AI 확산과 글로벌 에너지 안보 변화 속에서 원전 르네상스 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해이앤씨, 인도 취약계층 교육환경 조성에 기부금 전달

해상풍력 설계·조달·시공(ECP) 전문기업인 삼해이앤씨가 인도 취약계층 아동에게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실현한다. 삼해이앤씨는 나눔과미래와 함께 지난 13일 '인도 달리트 아동 기숙학교 지원'을 위한 기부 협약식을 진행했다. 협약은 나눔과미래가 운영 지원하고 있는 기숙학교 교실 증축과 운영 지원을 위해 마련됐고 6000만원의 기부금이 전달됐다. 박성용 삼해이앤씨 대표는 “바다의 거센 바람을 사람을 위한 따뜻한 에너지로 바꾸는 해상풍력 사업처럼, 우리의 나눔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인도 아이들의 앞날을 밝히는 희망의 에너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주말 전국 맑고 낮 최고 33도, 여름 날씨

주말 대구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이 강한 햇볕 아래 초여름 더위를 맞겠다. 14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16~17일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1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본격적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평년보다 3~5도 높은 수준으로, 5월 중순임에도 사실상 6월 초순에 해당하는 기온 분포다. 특히 대구를 비롯한 내륙 일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는 폭염 영향예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노약자나 야외 활동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더위는 습도가 낮아 후텁지근하기보다는 강한 햇볕 아래 건조한 더위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번 기온 상승의 원인은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구름이 잘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햇볕이 지표면을 빠르게 달구고, 여기에 건조한 공기까지 더해져 낮 기온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일교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하루 기온차가 18도 이상 벌어지는 곳이 있겠다. 낮에는 반팔을 입어도 더울 정도지만 해가 진 뒤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곳이 많아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이번 더위는 오는 20일 저기압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경제 먼저’ 정부·삼성전자는 “대화하자”, ‘성과급 먼저’ 노조는 “이유 없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대립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기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에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 역시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14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앞서 중단된 사후조정을 오는 16일 재개하자고 노사에 공식 요청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1일 열린 사후조정 1차 회의 역시 오전 10시부터 11시간30분가량 이어졌지만 결과물은 없었다. 중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달라고 양측에 호소했다. 사측도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등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된 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에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사측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총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 시 손실액이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동안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과정을 감안한 금액이다. 영업이익 감소액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요지부동이다. 현 상황에서 추가 대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초기업노조 측은 “성과급 제도화와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등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 대해 의견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사측이 성과급 지급액을 늘리는 대신 노조가 제도화 관련 논의를 뒤로 미루는 데 동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극적 합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올해 '역대급 성과'에 대한 보상은 철저히 하되 '성과급 명문화' 등 자본주의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을 받는 사안은 나중에 얘기하는 식이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1분기 도시가스 공급 1.2% 감소…‘연료전지’ 곧 취사용 추월

1분기 도시가스 공급량이 중동 사태 영향으로 산업용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료전지용은 올해에도 높은 증가세를 보여, 곧 취사용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한국도시가스협회의 1분기(1~3월) 전국 도시가스 공급현황을 보면 수도권은 1944억MJ, 지방은 2125억MJ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0.1%, 2.2% 감소했다. 이로써 전국 공급량은 4069억MJ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특히 중동 사태로 인한 3월 공급 감소가 컸다. 3월 수도권은 전년보다 4% 감소했고, 지방은 2.3% 감소해 전국적으로 3.1% 감소했다. 용도별 공급량을 보면 △가정 취사용은 171억MJ로 전년보다 3% 증가 △가정 난방용은 2069억MJ로 3% 감소 △일반용(1·2)은 303억MJ로 1% 증가 △업무용은 196억MJ로 2% 증가 △산업용은 940억MJ로 6% 감소 △열병합1은 37억MJ로 63% 증가 △열병합2는 37억MJ로 5% 증가 △열전용(설비용)은 62억MJ로 24% 증가 △수송용은 85억MJ로 4% 감소 △연료전지용은 169억MJ로 6% 증가 등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삼천리는 부동의 1위 공급량을 자랑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삼천리 공급량은 654억MJ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특히 삼천리의 연료전지용은 44억MJ로 취사용을 넘어섰으며, 가정난방용과 산업용에 이어 3번째 수요 비중을 차지했다. 공급량 2위인 서울도시가스도 381억MJ로 전년보다 0.6% 증가했다. 코원에너지서비스는 260억MJ로 전년보다 4.7% 감소했고, 예스코는 256억MJ로 전년보다 2.1% 증가세를 보였다. 인천도시가스는 176억MJ로 3.3% 감소했고, 대륜에너지서비스는 159억MJ로 1% 감소했다. 경동도시가스 공급량은 288억MJ로 전년보다 12.2%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울산단지 등 화학단지를 수요가로 두고 있어 중동 전쟁으로 인한 산업 침체와 산업체의 가스 직수입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대성에너지는 198억MJ로 전년보다 2.4% 감소 △JB는 152억MJ로 0.8% 증가 △충청에너지서비스는 135억MJ로 3% 증가 △해양에너지는 130억MJ로 1.6% 감소 △CNCITY는 119억MJ로 1.4% 감소했다. 도시가스 연료전지용은 다른 용도의 정체 내지는 감소 속에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도시가스 시장의 다변화와 수요 견인을 이끌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연료전지용 공급량은 634억MJ로 전년보다 11.5%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취사용과 업무용까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수소연료전지 보급량은 2024년 말 1086MW, 2025년 말 1289MW, 올해 5월 1454MW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도시가스 개질이 아닌 청정수소 사용 연료전지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도시가스업계의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소희 의원 “수소연료전지 시장 축소 중단해야…국내 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를 향해 수소연료전지 시장 축소 움직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는 아직 산업 기반이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수소 시장을 급격히 축소할 경우 국내 공급망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소희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수소연료전지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수소연료전지 시장 축소 시도를 중단하고 국내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시장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과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 국회수소경제포럼 연구책임의원을 맡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수소연료전지 공급망 협력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시장 위축에 대한 현장 위기감을 호소했다. 김 의원은 “정부 정책을 믿고 피땀 흘려온 국내 250여개 수소연료전지 기업들이 반기업적·반산업적 정책 방향 속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그린수소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국내 시장에서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정부가 검토 중인 일반수소 발전시장 축소 가능성이다. 수소발전 시장은 사용 연료에 따라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시장으로 나뉜다. 일반수소 시장은 도시가스(LNG) 기반 개질수소 등을 활용한 연료전지 발전이 중심이며 청정수소 시장은 수소 1㎏당 온실가스 배출량 4㎏ 이하 기준을 충족한 수소만 참여할 수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40년까지 발전용 연료전지를 1500MW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생산설비 증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이후 정책 기조가 급격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청정수소 전환 방향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내 연료전지 누적 보급량은 1454MW 수준으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이를 2038년까지 3600MW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청정수소 생산 단가가 여전히 높아 당장 일반수소 시장까지 급격히 줄이면 산업 생태계 유지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는 향후 5년간 최소 200MW 규모의 실증 시장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공급망 협력사인 김동윤 에너플레이트 대표는 “시장 축소와 정책 리스크가 커질 경우 투자 중단과 인력 유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한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버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미국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블룸에너지처럼 한국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업이 나올 수 있었다"며 “국내 시장을 닫아 결국 해외 기업만 키우는 결과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중부발전 “계엄 매뉴얼, 탄핵 부결과 무관…전력수급 안정용 내부 문서”

한국중부발전이 최근 논란이 된 '계엄령 선포 시 비상대응 조치계획' 문건 작성과 관련해 “탄핵 부결과는 무관한 내부 비상대응 매뉴얼"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중부발전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부결된 직후인 2024년 12월 10일 '계엄 매뉴얼'을 작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중부발전 측은 14일 본지에 “해당 문서는 탄핵 부결 여부와 관계없이 비상계획부 담당 부장의 판단 하에 작성된 내부 절차서"라며 “전시 등 국가 비상상황 시 매뉴얼 부재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문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서 작성 전후 별도의 회의나 지시가 없었고, 비상계획부 관리용 문서일 뿐 사내 전파 등 추가 행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문건에는 계엄령의 법적 근거와 회사 비상조치 계획, 비상대책 조직 구성 등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에는 △계엄령 발령 상황 전파 △비상대책 조직 운영 △출입통제 및 취약지역 순찰 강화 △계엄사령부 및 정부 지침에 따른 대응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위기 상황 진전 시에는 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행정지원반·발전지원반 등을 운영하는 조직 체계도 담겼다. 중부발전 내부에서는 “발전공기업 특성상 국가 비상사태에서도 전력 공급 유지가 핵심 업무"라는 반응도 나온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전혀 계엄에 동조한 정황은 없다"며 “사장도 국회 자료 제출 과정에서 처음 해당 문건 존재를 알았던 것으로 안다. 내부적으로 문서 형태의 대응 계획이 있었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날 중부발전에 대한 감사에 즉각 착수했으며, 문건 작성 경위와 상부의 부당 지시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중부발전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비상상황 대응 업무를 하는 부서에서 만든 대응 문건이다. 계엄에 협조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장] 10m 콘크리트 처분고 20개 우뚝…경주 방폐장 2단계 가보니

경주역에서 버스로 동쪽으로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바다 인근 언덕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국내 유일의 방폐장이다. 기자가 지난 13일 찾은 현장에서는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식이 열렸다. 새 시설은 원전에서 발생하는 장갑·방호복·필터류 등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관·처리하기 위한 시설이다. 총사업비 3141억원이 투입됐으며 200리터 드럼 기준 총 12만5000드럼 규모를 처리할 수 있다. 해당 시설은 향후 25년 가량 운영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마주한 표층처분시설은 가까이서 보니 훨씬 거대한 규모였다. 가로·세로 20m, 높이 10m 규모의 콘크리트 처분고 20개가 일렬로 배치돼 있었고 폐기물을 옮기는 이동형 크레인이 설치돼 있었다. 폐기물을 실은 차량이 시설 안으로 들어오면 천장 위를 오가는 크레인이 드럼을 집어 처분구 안으로 옮긴다. 이경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시공관리팀장은 “드럼을 한 층씩 적재한 뒤 내부를 채우고 이를 반복해 총 9단까지 쌓는다"며 “이후 콘크리트 슬라브와 흙으로 덮어 완전히 밀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분이 완료된 시설은 이후 약 300년 동안 지속적인 방사선 및 환경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의 의미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에 보관하던 저준위 폐기물을 건설비가 더 저렴한 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1단계 동굴처분시설에는 저준위 폐기물을 넣지 않아도 돼 방사능 수치가 더 높은 중준위 폐기물을 더 많이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1단계 동굴처분시설의 총사업비는 1조5436억원으로 2단계 시설 사업비 3141억원의 약 5배에 이른다. 기자는 2단계 표층처분시설을 살펴본 이후 버스를 타고 지하 동굴처분시설로 이동했다. 터널을 따라 약 3분간 내려가자 지하 약 120m 아래 거대한 원통형 사일로 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방사능 농도가 더 높은 중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이다. 2단계 시설은 지상에 건설된 저준위 폐기물 처리 시설인 만큼 특별한 방호복 없이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단계 시설로 들어가기 전에는 방사능 측정기가 부착된 방호복을 착용해야 했고 스마트폰도 반납해야 했다. 현장 방사능 수치는 외부 건물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지만 보안과 안전 관리가 훨씬 엄격했다. 지하 시설 내부는 거대한 지하 플랜트에 가까웠다. 높이 50m, 직경 24m 규모의 사일로 6기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고 폐기물을 실은 전용 차량이 동굴 내부까지 직접 들어왔다. 이후 자동 크레인이 차량 위 콘크리트 처분용기를 집어 사일로 내부 지정 위치로 옮긴다. 조윤영 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안전실장은 “폐기물은 발생지 예비검사와 현장 인수검사, 원자력안전위원회 처분검사 등 총 세 번의 검사를 거친 뒤 최종 처분된다"며 “처분 용기를 옮겨 실제 사일로 내부에 적재하기까지 약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으로 경주 방폐장은 기존 10만 드럼 규모 동굴처분시설과 함께 총 22만5000드럼 규모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정부는 오는 2031년 3단계 매립처분시설까지 추가 구축해 총 38만5000드럼으로 처리 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방폐장 전체 부지는 약 206만㎡ 규모로, 최종적으로 총 8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회에서 지난 2월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정부는 중·저준위보다 방사능 세기가 높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고준위 방폐장 시설 부지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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