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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신호등] ‘다크 데이터’…디지털 쓰레기인가, 숨어있는 자산인가

지금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양은 약 180 제타바이트, 즉 180조 기가바이트(G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GB 영화 180조 편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 거대한 데이터 경제의 이면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한 또 하나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활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데이터, 즉 '다크 데이터(Dark Data, 암흑 데이터)'다. 지난해 여름 디지털 임팩트 얼라이언스(DIAL)의 지원을 받은 연구자인 헤더 오픈쇼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정부의 다크 데이터에 불을 밝히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오픈쇼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수집한 데이터의 절반 이상, 많게는 75%까지가 실제로는 분석되지 않은 채 저장만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크 데이터의 실체 오픈쇼는 이 보고서에서 다크 데이터 문제를 단순한 비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경제·안보·인권을 동시에 위협하는 복합적 구조의 위기로 규정하기도 했다. 다크 데이터는 조직이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수집하고 저장했지만, 다른 목적이나 의사결정에 활용되지 않는 정보 자산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서버 로그, 이메일 첨부파일, 센서 데이터, 오래된 문서, 메타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화려한 전시실 아래 먼지와 거미줄로 가득 차 정작 무엇이 들어있는지조차 모르는 '지하 수장고'에 비유한다. 겉으로는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데이터의 약 80%가 영상, 음성, 문서 등 비정형 데이터로 구성돼 있어 분석 자체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데이터는 축적되지만, 실제로 활용되는 비율은 매우 낮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데이터도 탄소를 배출한다 다크 데이터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환경 비용이다. 지난 2월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교 컴퓨터과학부 앨런 고드프리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npj 디지털 의학(Digital Medicine)' 에 발표한 논문 '눈에 보이지 않는 의료 분야 디지털 폐기물 문제 해결'은 데이터 저장이 실제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100 테라바이트(TB)의 불필요한 데이터를 1년간 데이터센터에 저장할 경우 약 4000kg의 CO₂가 발생한다. 이러한 배출은 단순 저장만으로도 발생한다. 데이터는 저장되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전력 공급, 백업, 냉각 과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혹시 몰라서' 지우지 않는 이메일 첨부 파일 하나, 의미 없는 로그 데이터 하나가 실시간으로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소비의 약 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전력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결국 다크 데이터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지속적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디지털 오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드프리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데이터가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검색 속도 저하 △백업 및 복구 시간 증가 △시스템 복잡성 증가 △유지 비용 상승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오래된 데이터와 사용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은 최신 보안 체계를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해킹 위험이 높다. 즉, 다크 데이터는 단순히 “쓸모없는 파일"이 아니라, 비용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면서 동시에 위험을 키우는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와 인권 위협: '모르는 데이터'의 위험 다크 데이터 문제는 기술이나 비용의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와 인권 문제로 확장된다. 오픈쇼의 보고서는 정부가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의 범위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민감 정보 노출 △정책 오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문제는 AI와 결합될 때 더욱 심각해진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지만,편향되거나 오래되고 불완전한 데이터를 학습할 경우 잘못된 판단을 강화할 수 있다. 보고서는 다크 데이터 관리가 부실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 사례들을 제시했다. 방글라데시 정보국(NTMC)은 설정 오류로 인해 시민들의 성명, 생년월일, 과거 시험 결과는 물론 휴대전화 복제나 추적에 악용될 수 있는 메타데이터까지 담긴 거대 데이터베이스를 인터넷에 노출시켰다. 2024년 터키 정부에서 유출된 300만 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 개인정보는 인신매매 집단 등에 악용될 우려를 낳았다. 가자지구 전쟁 이전부터 이스라엘의 감시 시스템 '레드 울프(Red Wolf)'는 팔레스타인 인구의 생체 인식 데이터를 수집해 이동을 제한하는 데 활용됐다. 이는 다크 데이터가 국가 권력에 의해 어떻게 인권 침해의 도구로 변질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다. 이들 사례는 “자신이 가진 데이터를 모르면 책임질 필요도 없다"는 안일한 인식이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다크 데이터는 관리되지 않을 경우 보안 취약점이자 동시에 인권 침해의 잠재적 도구로 작동할 수 있다. ◇다크 데이터의 잠재적 가치도 흥미로운 점은 다크 데이터가 위험인 동시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창출되는 공익적 가치도 어마어마하다. 2002년 브라질은 5000개 이상의 지자체에 흩어져 방치되어 있던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했는데, 이를 통해 사회 복지 혜택에서 누락된 취약 계층을 찾아냈고, 현금 지원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과거에는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야간 위성 이미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마을의 전력 공급 여부와 경제 성장 사이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고, 효율적인 지역 개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경제성장에 보탬이 된 것이다. 케냐에서는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다크 데이터)으로 신용도를 평가하는 핀테크 혁신을 통해 수혜자들의 월평균 소득이 21%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다크 데이터는 '위험한 폐기물'이 아니라 '관리되지 않은 자산'이라는 말이다. ◇왜 관리가 어려운가: 구조적 한계 그렇다면 왜 다크 데이터는 계속 쌓이기만 할까.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조직'의 복합적인 문제다. 오픈쇼의 보고서는 세 가지 구조적 원인을 제시한다. 첫째, 데이터 표준화가 안 돼 있다. 부처와 기관마다 서로 다른 형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통합과 분석이 어렵다. 둘째, 기술과 인력이 부족하다. 특히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서는 데이터 분석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해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법과 정책이 갖춰지지 않았다. 데이터 보호와 활용에 대한 규정이 일관되지 않아 책임 있는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 이 세 가지 요인이 결합되면서 데이터는 계속 생성되지만 활용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위생'과 데이터 거버넌스가 필요 전문가들은 다크 데이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적 접근과 제도적 접근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① 데이터 생애주기 관리: 데이터는 생성부터 삭제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일정 기간 격리 저장(Quarantine), 검토 기간 설정을 통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논문은 권고한다. 이른바 '디지털 위생'의 강화다. ② AI 기반 자동화: 중복 파일, 오래된 백업, 쓰지 않는 앱을 식별하는 도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AI는 비정형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중복 데이터를 제거하고, 중요도 분류와 패턴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반드시 사람의 감독과 윤리 기준이 병행되어야 한다.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수작업으로 불가능한 방대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류(Tagging)하고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③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구축: 보고서는 특히 DPI 구축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한다. 이는 데이터 표준화, 기관 간 연계, 접근 권한 관리, 투명성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시스템이다. 에스토니아와 핀란드가 공유하는 '엑스로드(X-Road)' 사례처럼, 시민이 자신의 데이터에 누가 접근했는지 투명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④ 조직과 개인의 실천: 최고 데이터 책임자(CDO)와 데이터 보호 책임자(DPO)를 의무적으로 채용해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표준화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기적인 데이터 감사를 통해 중복·오래된 데이터를 삭제하고, 콜드 스토리지 활용하며 자동 삭제 정책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는 자주 꺼내 쓰지 않는 데이터를 저렴하게, 장기 보관하는 저장 방식을 말한다. 당장 필요 없는 데이터는 전력 소모가 적은 오프라인 저장소로 옮길 수도 있다. 또한 매년 시행되는 '디지털 클린업 데이'와 같은 캠페인은 실제로 에너지 절감과 보안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매년 3월 세 번째 토요일인 '디지털 클린업 데이'에 맞춰 회사 전 직원이 데이터 삭제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방법이다. ◇저장의 시대에서 '관리의 시대'로 지금까지 데이터 전략은 '가능한 많이 저장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책임 있게 관리하고 활용하는가이다. 다크 데이터는 환경을 오염시키고, 비용을 증가시키며, 보안을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 다크 데이터는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쌓아둔 '미래에 대한 부채'다. 이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장'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데이터의 생성부터 삭제까지 책임지는 '디지털 위생'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만 다크 데이터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정책 혁신과 경제 성장의 핵심 자원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데이터를 줄이고 지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결국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어둠을 그대로 둘 것인지, 아니면 공공의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지는 이제 각 국가와 조직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은 투명한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개인도 불필요한 데이터를 과감히 삭제하는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지속 가능한 디지털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후위기가 바꾼 5월… 온화하던 계절의 여왕, ‘폭군’이 됐다

한때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며 일 년 중 가장 온화한 달로 꼽혔던 5월이 '폭군'으로 변하고 있다. 한여름 같은 더위와 함께 강한 자외선으로 대기 오염물질인 오존의 농도를 치솟게 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2.2℃를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이 때 이른 한여름 날씨를 보였다. ◇이미 여름이 되버린 5월 전날인 14일에도 서울 낮 기온이 31.4℃까지 오르며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시기에 30℃를 넘어섰다. 지난해 첫 30℃ 돌파일(5월21일)과 비교해도 일주일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기상청 기상자료 개방포털에 따르면 서울의 5월 평균 기온 평년값(1991~2020년 평균)은 18.2℃다. 최근 가팔라진 기후변화로 이 평년값을 훌쩍 넘어서는 해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2010년대(2011~2020년) 서울의 5월 평균기온은 18.8℃로 평년값보다 이미 1℃가량 높았다. 2019년과 2023년에는 5월 평균이 20℃ 안팎까지 올랐다. 최근 30년(1996~2025년) 동안 5월에 서울 기온이 30℃ 이상인 날은 총 35일로, 이전 30년(1966~1995년)의 12일보다 3배로 늘었다. 봄이 짧아지고 여름이 5월로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1991~2000년 사이 10년 동안 서울의 5월 최고기온 평균값은 22.9℃였는데, 2016~2025년 사이 최근 10년 동안에는 24.4℃를 기록했다. 25년 사이에 5월 최고기온이 평균 1.5℃나 상승한 셈이다. ◇강한 햇살 속에 자외선도 주의해야 기온만 오르는 게 아니다. 5월의 햇살도 더 따가와졌다. 기상청 자외선지수 기준으로도 5월에 '매우 높음'(8 이상) 단계에 이르는 날이 잦아졌다. 자외선 차단 없이 15~20분만 노출돼도 피부 손상이 시작되는 수준이다. 7~8월 한여름에나 나타나던 자외선 강도가 이제는5월 중순부터 시작되고 있다. 구름 없는 맑은 날씨 속 강한 햇볕이 지면을 그대로 달구면서 단 몇십 분만 노출돼도 피부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백내장 등 안과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5월은 장마 전 단계로 강수량이 적고 대기가 건조해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이 많다. 특히 피부 깊숙이 침투해 노화를 유발하는 자외선 A(UV-A)는 5~6월 사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2026년 관측 자료에 따르면, 상층의 찬 공기가 잠시 유입되는 시기를 제외하면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은 기압능(기압이 주변보다 높은 영역)과 이동성 고기압이 자리 잡으며 일사량이 급증하고 있다. ◇호흡기 자극하는 오존 오염도 심해져 기온과 자외선이 동시에 올라가면 대기 중 오존 생성 조건이 강화된다. 강한 자외선과 높은 기온은 대기오염물질과의 광화학 반응을 촉진해 '오존'이라는 또 다른 위협을 낳는다. 특히, 기온이 높고 햇볕이 강하며 바람이 잔잔한 날, 대기 중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지표면 오존이 대량 생성된다. 실제로 15일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오존주의보가 잇따라 내려졌다. 서울시는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서울 전 권역에 오존주의보를 발령했고, 서대문구 측정소에서 시간당 0.1275ppm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오후 1시에는 경기 중부권 수원·안산·안양·부천·시흥·광명·군포·의왕·과천·화성·오산 등11개 시에도 오존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온이 30도를 웃도는5 월의 맑은 하늘 아래'보이지 않는 오염'이 수도권을 덮은 것이다. 서울의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지난 30년간 극적으로 변했다. 오존경보제가 시작된 1995년 주의보는2회(1일)에 불과했다. 이후 2000년대에는 연간 2~23회 사이를 오갔고, 2016년 33회(17일), 2018년 54회(13일), 2024년 115회(35일) 등으로 늘었다. 과거에는 6월 말 이후 집중되던 오존주의보가 최근에는 4월 말부터 발령되는 등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2024년에는 4월 19일에 처음 내려졌고, 올해도 4월 19일에 첫 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존은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는다. 시간당 농도0.12ppm 이상이면 주의보가 발령된다. 반복 노출 시 눈과 기관지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 호흡기·심혈관 질환자는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올여름 더위의 '예고편' 여름이 길어지면서 봄을 집어삼키고 있다. 지구온난화 추세 속에 일시적 고온 현상이 겹치면서 5월에 30℃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가 나타난다. 14일 시작된 이번 고온 현상은 대기 상층의 기압능이 북쪽 찬 공기의 진입을 막고, 하층 고기압의 하강 기류가 구름 생성을 차단하면서 맑은 하늘 아래 강한 햇볕이 지면을 달구는 구조 때문이다. 고온 현상은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동성 고기압이 예년보다 강하고 느리게 이동하면서 최근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에는 대구의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남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 영향 예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5월의 이 같은 '폭주'가 다가올 여름이 예년보다 훨씬 더 혹독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6월 중순까지 전국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80~90%로 전망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8월에는 폭염이 더 복합적이고 장기적인 재난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폭염 시기가 빨라진 것을 감안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가동을 15일로 앞당겼다. 당초 5월 20일이던 운영 개시를 지난해부터 5일 당겼다. 전국 500여 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9월30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현황을 파악하고 일일 발생 정보를 제공한다. 온열질환자는 2022년 1,564명에서 지난해 4,460명으로 3년 새 3배 가까이 늘었고, 사망자도 매년 3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김하연 인턴기자, 이현진 인턴기자,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채비, 1분기 매출 21%↑…전기차 충전 수익성 개선 본격화

민간 부문에서 국내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사업자(CPO) 1위 기업인 채비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충전 서비스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한 1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익성 지표인 EBITDA율은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p) 개선된 -2% 수준까지 상승하며 흑자 전환 가시권에 진입했다. 회사는 전기차 등록 대수 증가와 충전기 이용률 상승이 충전 서비스 사업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충전기 제조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관련해 회사는 제조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해외 수출 물량이 주로 연말 4분기에 집중되는 계절적 특성이 있는 만큼, 연간 기준의 실적 흐름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비는 정부의 급속 충전기를 운영하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를 제외하면 급속 충전 분야 업계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1월 기준 채비는 급속 충전기 5907기, 완속 충전기 8009기를 보유하고 있다. 채비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충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2026년 3월 및 1분기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5.8% 증가했으며, 올해 4월까지 판매된 자동차 4대 중 1대는 전기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후부가 공공 부문 전기차 급속 충전요금을 인상하면서 공공 충전사업자와의 요금 경쟁에도 비교적 여유가 생겼다. 최근 기후부는 공공 전기차 충전요금을 100킬로와트(kW) 이상 급속 충전기의 경우 kWh당 347.2원에서, 200kW 이상 충전기는 391.9원으로 인상했다. 현재 채비는 회원 기준 급속 충전요금을 100kW 이상 충전기 기준 kWh당 430원으로 부과하고 있다. 월구독료를 내는 v멤버스 가입 시에는 요금을 kWh당 331.1원으로 적용한다. 최영훈 채비 대표는 “충전 서비스 부문은 자체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수준까지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중장기 성장 기반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제조 부문 역시 글로벌 수출 확대를 중심으로 연간 기준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소희 의원, 석탄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통합대안 발의…“노동자 보호·지역 지원 우선”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충격과 노동자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특별법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15일 국회에 계류 중인 17개 석탄발전 폐지지역 지원 법안을 통합한 대안 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탈석탄 정책의 방향성과 별개로, 발전소 폐지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과 노동자 지원 체계를 우선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석탄발전 폐지지역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재명 정부의 '2040년 석탄발전 전면 폐지' 로드맵과 지원 대책이 한 법안에 혼재되면서 논의가 지연돼 왔다. 김 의원은 탈석탄 로드맵은 별도 입법으로 분리하고, 시급한 노동자·지역 지원 법안부터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관련 법안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로 회송된 이후에도 논의가 지연되자 충남도청과 보령시청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통합 법안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폐지 예정 석탄화력발전소의 기반시설을 활용해 무탄소 발전 등 대체 에너지 산업을 우선 육성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전력수급과 계통 안정성 확보가 필요할 경우 일부 발전기를 '안보전원발전기'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포함됐다. 특히 노동자 보호 조항이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정부와 발전사업자, 협력업체가 노동자의 고용 유지와 재취업 촉진을 위한 조치를 단순 권고가 아닌 법적 의무로 이행하도록 명시했다. 폐지지역 지원 계획 수립 과정에는 노동자 대표와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지역전환 협의체'를 설치하도록 해 노동계 참여도 제도화했다. 김 의원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노동계 의견 수렴에도 나섰다. 지난 4월 한국노총과 전력연맹, 공공노련 등이 참여한 긴급 간담회를 열어 현장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고, 이후 정부가 관계 부처와 노동계 의견을 반영해 여야 17개 법안을 통합한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희 의원은 “태안 등 석탄발전 폐지지역은 일자리와 성장 기회를 잃은 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원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발표 한 달 남은 공공기관 경평…‘계엄 연관’ 전수조사 변수 부상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앞두고, 최근 불거진 한국중부발전의 '계엄 대응 문건' 논란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계엄 관련 지침·협조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공기업 내부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한 발전공기업의 '계엄령 선포 시 비상대응 조치계획' 문건 논란 이후 산하 공공기관 전반에 대해 계엄 관련 대응 문건이나 협조 정황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중부발전은 지난해 12월 '계엄령 선포 시 비상대응 조치계획'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문건에는 비상대책 조직 구성, 출입통제 강화, 계엄사령부 및 정부 지침에 따른 대응 등의 내용이 담겼다. 중부발전 측은 “비상상황 대응을 위한 내부 절차서일 뿐 계엄 동조와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기후부는 현재 감사와 포렌식 조사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번 논란이 중부발전에만 그치지 않고 전체 공공기관 경영평가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지금 공기업 내부에서는 혹시라도 과거 비상근무 지침이나 대응 문건 중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있는지 상당히 민감하게 보는 분위기"라며 “사소한 연관성이라도 발견되면 경영평가나 기관장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이 기관 평가뿐 아니라 향후 기관장 교체, 조직 개편 논의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직 공공기관장은 “경영평가 발표를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서 이런 논란이 터진 것 자체가 조직에는 상당한 부담"이라며 “직원 사기나 내부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을 지난해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기본적으로 전년도 경영 실적과 경영관리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인데, 계엄 문건 논란은 올해 들어 정치적으로 불거진 사안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공기업계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원칙적으로 지난해 실적과 운영 성과를 보는 것인데 올해 발생한 정치·사회적 논란까지 반영하는 것은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다"며 “감사 결과 문제가 확인되면 별개 책임은 따져야겠지만 경평과 직접 연결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 안팎에서는 공공기관의 윤리·책임 경영도 경영평가의 중요한 요소인 만큼, 감사 결과에 따라 일부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새 정부 출범 가능성과 공공기관 개혁 논의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이번 전수조사가 향후 공공기관 인사와 조직 개편 논의의 명분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실제 불법성이나 조직적 개입 여부가 확인된 단계는 아니지만, 공공기관들이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결국 감사 결과와 정부 판단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탄소배출권 경매 미달 옛말…경쟁 과열에 톤당 2만원 눈앞

탄소배출권 경매시장이 미달되는 건 옛말이 됐다. 배출권 시장에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경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탄소 감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에 따르면 지난해분 거래상품인 'KAU25'의 이달 배출권 경매 최종 낙찰가격은 톤당 1만9600원으로 집계됐다. 경쟁률은 2.19대 1로, 참여 물량이 입찰 모집 물량의 두 배를 넘었다. 이에 따라 경매 외 시장에서도 이날 평균 거래가격은 톤당 1만9613원을 기록했다. 이는 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2026~2030년) 시행 전 마지막 경매 낙찰가격인 톤당 1만300원과 비교하면 약 1.8배 오른 수준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예상한 올해 배출권 가격에 이미 도달했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지난해 11월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 배출권 가격이 톤당 1만9000~2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배출권 경매는 정부가 기업에 유상할당 방식으로 배출권을 배분하기 위해 여는 시장이다. 기업들은 경매를 통해 배출권을 확보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배출권 경매시장이 반복적으로 미달되면서 매달 열리던 경매 자체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당시 환경부가 공급량 조절을 위해 경매를 아예 열지 않기도 했다. 특히 2023년 거래분인 KAU23은 경매 미달이 잦았다. 2023년 8월부터 2024년 2월까지 7개월 연속 참여 물량이 입찰 모집 물량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지난 2024년 이전까지는 환경부가 유상할당 경매의 월별 입찰 모집 물량을 연초에 미리 공개했지만 이후에는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시장 상황에 따라 해당 월 초에만 경매 물량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당초 월 경매 물량으로 계획했던 500만톤을 100만톤 수준까지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이 시작되면서 공급량 감소 전망이 확산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4차 계획기간에 참여하는 772개 할당 대상 기업에 배정된 온실가스 배출권은 총 23억6299만톤으로, 3차 계획기간(2021~2025년)의 배출 허용 총량인 28억7841만톤보다 5억1542만톤(17.9%) 감소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5차례 경매가 열렸는데 낙찰가격은 1월 톤당 1만700원에서 시작해 △2월 1만2700원 △3월 1만5100원 △4월 1만7660원 △5월 1만9600원으로 매달 상승했다. 배출권 경매 과열은 다음 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배출권 가격 상승은 기업들의 탄소 배출 비용 증가를 의미하는 만큼 산업계의 감축 압박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탄소배출권 전문기업 에코아이의 박현신 팀장은 “다음 달까지 배출권 경매 과열이 이어지면서 장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배출권 가격이 종가 대비 10%나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배관 이용자 편의 향상…무단사용 시 요금 2배

전국 천연가스 주배관망을 운영하고 있는 가스공사가 배관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관련 규정을 개선했다.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시설 이용자의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배관망 이용 제도를 새롭게 정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개정한 배관시설이용규정은 두 차례의 설명회와 다섯 차례의 개정협의회를 통해 접수된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했다. 바뀐 규정은 △시운전 기간 내 인출계약용량 초과 가산금 면제 △보증금 면제 증빙을 위한 신용평가서 제출 요건 매년 2건에서 1건으로 간소화 △중복되는 인입가스 품질검사 생략 △천연가스 산지 변경 시 인증기관 기본 분석 검사횟수 축소 △이용자 LNG 재고관리 기준과 통일하기 위해 정산 기준시간 06시에서 00시로 조정 등이다. 또한 배관망 운영 공정성과 투명성 높이고, 안전성 강화하기 위해 △공사 물량 무단 사용 시 요금 2배 규정 명문화 △시설 이용 종료 시 이용자가 연결시설을 분리하고 철거하는 역무 구체화했다. 가스공사는 전국에 서로 연결된 환상망 구조의 5346km(제주지역 포함) 천연가스 주배관망을 보유 및 운영하고 있다. 이 주배관망은 가스공사 외에 20여개의 LNG 직수입사들도 사용하고 있다. 배관망이용규정은 가스공사와 직수입사들 간의 효과적이고 원활한 배관 이용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가스공사는 배관 시설 이용의 안전성, 효율성, 공정성 등을 위해 배관시설이용심의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용심의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7인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구성은 산업통상부 공무원 1인, 전문위원 2명(산업통상부 장관 지명), 공사 지명 2인, 시설이용자 지명 2인으로 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파업 끝내고 협의하자는 삼성전자 노조, 벼랑끝 전술?

삼성전자 사측이 노조와 추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조가 번번이 퇴짜를 놓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정부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는 모습임에도 이른 시일 내 노사가 접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도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며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다음달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은 노조가 예고한 파업 종료일이다. 양측이 극적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측은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요구 관련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등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노사가 지난 11~12일 정부 중재로 협상에 나설 당시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조는 당시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지급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인다고 예고한 상태다. 최대 5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사간 대화 물꼬가 좀처럼 트이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 사장단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노조 측에는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날 공동 명의 입장문을 통해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지금보다 내실 있는 경영과 끊임없는 기술 혁신, 과감한 미래 투자로 국가 경제의 흔들림 없는 버팀목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장단은 또 “지금은 매 순간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사장단도 현재의 경제 상황과 대한민국의 먼 미래를 보며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당부했다. 정부도 양측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장관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모비스, 미래 모빌리티 인재 전략 ‘일석이조’

현대모비스가 모빌리티 산업에 특화된 인력을 산학 채용연계 형태로 육성해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선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5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미래 자동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 인재들을 발굴 양성하고 채용으로 연결하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프로그램은 장학 전환 인턴십, 채용연계 산학 트랙, 경진대회 개최 등 다양하게 마련돼 청년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모빌리티 장학 전환 인턴십'을 새롭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학부생 가운데 전동화, 반도체, 전장 부문 등 모빌리티 산업에 특화된 인원을 인턴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인원에게는 맞춤형 교육과 함께 현업 담당자와 공동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육성 과정이 주어진다. 교육 과정에서 우수 인재는 장학생으로 전환하며 매월 소정의 장학금도 지급하고, 졸업 뒤에는 현대모비스로 입사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국내 주요 대학과 협력해 산학연계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는 성균관대학교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매년 20명씩 5년 간 총 100명의 학부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산학연계 과정은 미래 모빌리티 전문가를 목표로 선발된 학생들에게 핵심기술 교육과 함께 실무 연수, 산학과제 수행 등 체계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인턴십과 마찬가지로 전액 장학금 혜택과 함께 졸업 후 자동입사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 초에는 석·박사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동화 논문 대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받았다. 전동화 논문 대회는 현대모비스의 주력 사업부문인 전동화 분야에서 우수논문을 제출한 학생들을 포상하고, 입사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소프트웨어(SW) 알고리즘 경진대회, 해커톤 등도 열어 SW 우수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채용 문호도 넓히고 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는 협력기업의 인력 지원을 통해 국내 모빌리티산업 공동육성 및 상생협력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우수 소프트웨어 인재를 협력사 취업으로 연결해 주는 상생협력 프로그램 '모비스 부트캠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모비스 부트캠프에서 재학생과 협력사 재직자를 대상으로 총 300명 선발해 6개의 소프트웨어 집중 교육을 제공했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사 취업 연계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사전에 각 협력사별 수요를 파악해 맞춤형 인재확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올해 모비스 부트캠프 수료자들은 상반기 교육을 이수하고, 주요 협력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경기도 용인기술연구소와 의왕연구소 등에 연구개발(R&D) 거점을, 해외는 미국 디트로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인도 등지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사 경쟁력이 곧 회사 경쟁력”

두산에너빌리티가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 '2026 파트너스 데이'를 열고 품질 혁신과 AI 전환(AX), ESG 대응 전략 등을 공유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4일 경남 창원 본사에서 '2026년 두산에너빌리티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정연인 부회장을 비롯해 동반성장위원회, 경남테크노파크 관계자와 80개 협력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파트너스 데이는 협력사와의 소통 강화와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행사다. 올해 행사에서는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지원 방안 공유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회사 경영 현황과 품질문화 활동인 'QualityLIFE'를 소개하고, AI 전환(AX)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과 탄소관리 체계, 중소기업 AI 도입 사례 및 지원사업 등 협력사들이 실제 경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소개했다. 행사에서는 우수 협력사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동반성장위원장 표창과 ESG 우수협력사상, 2026 베스트 파트너상 등을 수여하며 협력사의 성과를 격려했다. 이와 함께 행사장에는 경남테크노파크의 AI 적용 사례와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사례를 소개하는 홍보부스도 마련됐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은 “품질과 납기 등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이라며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협력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공정한 거래관계 구축 및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평가는 동반위의 동반성장 종합평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협약 이행평가 결과를 동일 비율로 합산해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미흡 등 5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동반성장펀드를 240억 원에서 890억 원으로 확대해 1·2차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했다. '파트너스 데이'를 열어 협력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원전·SMR·가스터빈 등 수출 시 강화되고 있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 실사법(CSDDD) 등 ESG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사 대상 교육과 컨설팅을 실시했다. 또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통해 창업·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썼으며,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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