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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종 에너지산업통합포럼 부회장 “AI 시대 핵심은 컴퓨테이션 파워·에너지, 인재”

“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컴퓨테이션 파워와 에너지, 데이터, 인재입니다." 조홍종 에너지산업통합포럼 부회장(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5일 열린 에너지산업통합포럼 출범식 기념 강연에서 “앞으로 세계 경제는 AI 전환(AX)과 그린 전환(GX) 두 축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과거에는 자본과 노동이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였지만 미래에는 컴퓨테이션 파워, 물리적 이동성, 에너지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하는 국가는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AI 산업 경쟁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총력전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컴퓨테이션 파워, 에너지 인프라는 한 기업이 혼자 구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국가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을 밀어주는 국가 중심 산업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전략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미국은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력망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국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컴퓨테이션 파워와 에너지를 국가가 총력으로 밀어붙이는 구조가 이미 형성되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국가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연간 약 500TWh 수준으로, 이는 한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약 550TWh)에 근접한 규모다. 그는 “AI는 결국 전력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산업"이라며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기업이 발전소와 함께 입지하는 '콜로케이션(Co-location)' 방식까지 등장하고 있으며, 산업용 전기요금의 130~150%를 부담하면서도 전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한국 에너지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전력망 확충과 시장 제도 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 발전소 건설보다 송전망 부족이 더 큰 문제"라며 “발전 설비는 들어올 준비가 돼 있지만 전력망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확충 △유연성 자원 확보 △전력시장 가격 신호 강화 △계통 운영 효율화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가격 변동성과 시장 신호가 있어야 사업이 가능하다"며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 구조에서는 새로운 에너지 사업이 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I 시대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활용도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조 교수는 “한국은 공기업 중심 에너지 시스템을 운영해온 만큼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 데이터를 활용해 계통 운영과 전력 시장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코리아 에너지 데이터 스페이스(KEDS)' 구축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AI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에너지 시스템 효율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AX와 GX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산업 현안, 담론 아닌 해법 찾겠다”…에너지산업통합포럼 출범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등 국내외 에너지 환경이 매우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산업 현안을 단순한 논의가 아닌 실질적 해법 중심으로 풀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 플랫폼이 출범했다. 사단법인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은 5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출범식을 열고 향후 정부와 산업계, 학계를 연결하는 정책·산업 협력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한진현 포럼 회장,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 양기원 한화임팩트 대표 등 정부·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포럼 출범을 축하했다. 포럼은 전력, 수소, 열에너지, ESS, 에너지금융 등 에너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네트워크로 운영될 예정이다. 기업과 전문가가 함께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실무형 논의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한진현 포럼 회장은 출범사에서 기존 포럼들이 네트워킹과 담론 중심이었다면,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은 현장 기반 정책 해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최근 중동 정세, LNG 시설 파괴, 공급망 불안 등 에너지 환경이 매우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기업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전문가의 분석이 결합돼 정부 정책의 밑바탕이 되는 실질적인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럼은 정부와 기업 간 신뢰를 회복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다"며 “정부도 필요하다면 이 포럼을 적극 활용해 정책 의도와 방향을 산업계에 전달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며 “포럼과 함께 에너지와 산업의 지평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에너지 정책에서 산업 공급망 관점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최근 국제 논의에서도 에너지 안보는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산업 공급망 전체를 보는 관점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는 더 이상 유틸리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자체이며,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라며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이 정책 논의와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기원 한화임팩트 대표는 축사에서 에너지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전력 수요는 증가하고 공급망은 재편되고 있으며 탄소중립이라는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며 “이제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실행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에너지 투자는 계통 제약, 인허가 문제, 정책 불확실성 등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현실적인 해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은 기업과 전문가 중심으로 분과 연구와 정책 논의를 진행하며 에너지 정책과 산업 발전을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전력시장, 집단에너지,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주도의 정책 연구와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포럼 관계자는 “에너지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현실적 해법을 찾는 장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논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정부, 원유·가스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발령...“아직 이상 없어”

정부가 중동 정세 악화에 대응해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아직 국내 에너지 수급에는 직접적인 차질이 없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와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오후 3시를 기해 원유와 가스에 대해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영되며, 중동 정세 등 외부 요인이 국내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된다. 정부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지자 장·차관 주재 점검회의를 잇따라 열고 대응 상황을 점검해 왔다. 산업부는 지난달 말부터 원유·가스 수급과 물류 상황,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영향을 점검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에너지 수급에는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와 업계가 법정 비축의무량을 웃도는 수준의 석유와 가스를 확보하고 있고, 원유와 LNG 도입선도 비교적 분산돼 있어 단기적인 공급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동 주요 산유국의 정세 불안이 지속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위기경보 발령의 배경이 됐다. 실제로 사태 발생 이후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10% 이상 상승하는 등 시장 불안이 확대된 상황이다. 정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비축유 방출 등 비상 대응 조치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에 들어갔다. 비축유 방출 시기와 배정 기준, 이송 계획 등 세부 실행 방안도 사전에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석유 시장 질서 관리를 위해 가짜 석유나 정량 미달 판매 등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한 특별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천연가스 분야에서는 카타르산 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물량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공급선을 활용한 현물 구매와 함께 국내 기업들이 직수입한 LNG 잉여 물량을 수급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필요할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지분을 보유한 해외 LNG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물량을 국내에 우선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 부처와 함께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중동 정세가 빠르게 변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비축유 방출 등 대응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산업통상부와 함께 기후부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제 공급 위기보다는 시장 불안 심리를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와 LNG 운송 비용 상승,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 등 파급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내 탄소배출권(KAU25) 상승세 지속…8개월 만에 59% 올라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배출권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5일 배출권 시장에 따르면 국내 탄소배출권(KAU25) 종가는 톤당 1만36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본지 분석 시작 시점인 지난해 8월 25일 종가 8600원과 비교하면 59.3% 상승한 수준이다. 가격은 지난해 9월 중순 1만950원까지 상승한 이후 10월부터 12월까지 1만~1만500원 수준에서 횡보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승세가 다시 강화되며 1월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21일에는 종가가 1만3750원까지 올라 분석 기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분석 기준 사분위 범위(IQR) 상한선인 1만2900원을 넘어선 수준으로 단기 과열 구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배출권 시장에서는 최근 가격 상승 배경으로 기업들의 배출권 확보 수요 증가가 꼽힌다. 배출권 거래제에서는 기업들이 매년 배출량을 정산해 일정량의 배출권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배출권 공급 정책과 시장 수급 기대가 맞물리면서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출권 시장은 정부의 배출권 유상 할당 정책과 시장 안정화 조치 등 정책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이에 따라 향후 배출권 가격 흐름은 정책 변화와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분석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총 132일간의 일별 종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데이터 품질 점수(Q)는 0.93으로 결측이 없고 일자 일관성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호르무즈해협 긴장 고조,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로 이어진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보다 미국의 석유와 가스 판매가 늘어나는 등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에너지 지정학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외신 및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피격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실제로도 통과하는 선박에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에브라힘 자바리 장군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폐쇄됐다"며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을 침몰시키고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수출되지 못하게 막아 국제 유가를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지금까지 10척의 선박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물량이 드나드는 해상로이다.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한다. 이 지역의 봉쇄가 장기화되면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공급 위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 에너지시장 판도 변화를 불러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으며,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이란을 36년간 독재 통치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내부적으로 권력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강경파 군부가 해협 선박을 상시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그동안은 미군이 중동 함대 파견으로 질서를 유지시켰지만, 셰일석유를 확보한 이후부터 더 이상은 파견 함대가 필요 없게 됐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산 석유와 LNG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이미 나타난 바 있다. 미국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 IEEFA(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LNG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은 2021년 약 25% 수준에서 2024년 약 45%까지 상승했으며, 2025년에는 55~6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된다. 수입 물량 기준으로 보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EU의 미국산 LNG 수입은 2021년 약 21bcm(210억㎥) 수준에서 2025년에는 약 81bcm으로 네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미국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 확대를 기반으로 LNG 수출 능력을 급격히 늘리며 현재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2024년 미국 LNG 수출은 하루 평균 약 12.2Bcf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큰 공급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동 LNG의 상당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인 만큼 해협 긴장이 고조될 경우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미국산 LNG의 상대적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때 공급 안정성이 높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실제 미국산 에너지 수입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20~25%를 차지하는 중동산을 대체해 일부를 미국산으로 대체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과도 맞닿아 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통해 총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한국 역시 LNG 도입선 다변화와 가스 비축 확대, 전원 믹스 차원의 리스크 관리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유가가 잠시 높아질 수 있지만 이 일이 끝나면 다시 떨어질 것이며 이전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배경으로 미국의 에너지 지정학 전략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산 원유와 가스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미국산 에너지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산 원유 확보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적으로 미국산 석유와 LNG의 시장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정치적 안정성이 높은 미국산 에너지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LNG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나타난 바 있다. 유럽연합(EU)의 LNG 수입 가운데 미국산 비중은 2021년 약 26% 수준에서 2025년에는 62% 이상으로 확대됐다. 실제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공급 안정성이 높은 지역의 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특히 가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LNG 수출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부상한 반면, 카타르 등 중동 LNG의 상당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협 긴장이 고조될수록 중동 LNG는 공급 리스크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운송 경로가 안정적인 미국산 LNG의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 LNG는 목적지 변경이 가능한 계약 구조(destination flexibility)와 허브 가격 연동 방식 등 거래 유연성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어 위기 상황에서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미국산 가스의 시장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이 일부러 에너지 판매를 위해 위기를 조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미국 국내 정치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 역시 물가 부담이라는 정치적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중동 분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각국의 에너지 전략과 공급망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일상화된 ‘동시다발’ 극한 기상, 세계 경제 구조적 리스크로 등장

지난 2022년 여름 유럽 전역과 중국 양쯔강 유역, 북미 중부에서 사상적인 폭염이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부족 문제가 불거졌고, 중국에서는 강수량 감소로 수력발전량이 급감해 제조업 생산 차질이 이어졌다. 미국 중부 역시 고온과 가뭄의 영향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물류 차질이 겹쳤다. 2023~2024년에는 가뭄이 세계 곳곳에 피해를 입혔다. 이 시기 파나마 운하는 수위가 크게 낮아졌고, 미국 미시시피강도 수량이 크게 줄었다. 유럽 주요 내륙 수로에서도 가뭄이 동시에 나타났다. 개별적으로 보면 각 지역의 폭염과 가뭄 문제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같은 시기에 발생하면서 글로벌 해운과 곡물, 에너지 물류가 한꺼번에 흔들렸다. 동시다발 극한 기상 사례다. 기후 변화가 만들어내는 폭염·홍수 등의 재난은 더 이상 특정 지역, 특정 국가의 피해로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동시에 발생해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을 근본부터 흔드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른바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위험이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의 대기·기후과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러한 동시다발적 기상이변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 위기는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라고 강조한다. ◇재난이 겹칠수록 경제 충격은 증폭된다 연구팀이 주목한 핵심 개념은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spatially compounding climate extremes)'이다. 이는 폭염·폭우·가뭄·수자원부족과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같은 해, 혹은 같은 시기에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의 경제적 충격이 비교적 국지적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경제는 무역과 금융, 에너지·식량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 결과 여러 생산·물류 거점이 동시에 타격을 받을 경우 충격은 단순히 “몇 곳이 더 피해를 입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를 계통적 위험(systemic risk)이라고 설명한다. 즉, 개별 피해의 합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적 충격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에서 동시에 가뭄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발생한 농업 생산 감소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식량 수입국의 물가 불안, 사회적 갈등, 정치적 불안정으로 확산된다. 단일 기상이변이 아니라 동시다발적 재난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기후 재난과 GDP 손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기상 재해로 인한 전 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연간 약 0.14% 수준이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발생한 피해만을 기준으로 한 값이다. 미래 전망은 전혀 다르다.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C 상승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입을 누적 손실이 글로벌 GDP의 약 10%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위도·저소득 국가에서는 손실 규모가 최대 17%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현실적인 온실가스 배출 경로로 평가되는 시나리오(SSP2-4.5)를 기준으로, 21세기 중반(2041~2060년)에 추가로 위험에 노출되는 경제 규모는 ▶폭염: 약 93조 달러(전 세계 GDP의 약 37%) ▶토양 수분 가뭄: 약 20조 달러(GDP의 약 5%) ▶폭우·홍수: 약 16조 달러(GDP의 약 4.5%) ▶수자원 부족: 약 17조 달러(GDP의 약 3.7%) 등이다. 이 수치는 '실제 손실액'이 아니라, 기상이변에 노출되는 경제 활동의 규모를 의미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노출 규모가 커질수록 실제 피해가 발생할 확률과 피해 강도 역시 크게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기상이변에 영향을 받는 경제 활동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실제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한 번 피해가 발생했을 때 입는 손실의 크기 또한 훨씬 커진다는 뜻이다. ◇기온 상승 폭 크면 경제적 위험 더욱 가팔라져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기온 상승이 2°C를 넘어설 경우 경제적 위험은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즉, 1°C에서 2°C로 갈 때보다 2°C에서 3°C로 갈 때 위험 증가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극단적 기상 현상의 동시 발생 확률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폭염·가뭄·폭우가 각각 더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그 결과 공급망·금융·보험 시스템이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되고, 복구 비용과 경제적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의 가장 위험한 특징은 공급망을 통해 충격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한 지역에서 폭우로 공장이 멈추고, 다른 대륙에서는 가뭄으로 항만과 내륙 수로가 마비되는 일이 동시에 발생하면, 기업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지 못한 채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를 “동시 충격에 따른 연쇄 붕괴 효과"로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 간 격차도 극명해진다. 저소득 국가는 단일 기상 재해만으로도 GDP의 5~30%에 달하는 손실을 입는 사례가 빈번한 반면, 고소득 국가는 대부분 0.1% 미만의 손실에 그친다. 기후 위험 지역에 경제 성장이 집중되고, 그 지역들이 동시에 재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를 더욱 키운다. ◇폭염은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인가 연구 결과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소득 계층 간 피해 격차다. 폭염의 경우 저소득층의 1인당 GDP는 매년 평균 8% 감소하는 반면, 고소득층은 3.5% 감소에 그쳤다. 피해 강도가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더 덥기 때문'이 아니다. 저소득 지역일수록 냉방 인프라가 부족하고, 노동 강도가 높은 산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크며, 기후 충격 이후 회복을 위한 재정·제도적 여력이 제한적이다. 결국 기후 위기는 기존의 경제적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산업별로도 차이가 나는데, 기상이변에 가장 취약한 산업은 ▶가뭄·폭염·폭우에 직접 노출되는 농업·식품 산업 ▶발전용수·냉각수 부족이나 송전망 피해를 볼 수 있는 에너지 산업 ▶글로벌 부품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제조업 ▶항만·내륙 수로나 철도 마비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물류·운송업 등이다.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편입된 산업일수록 한 지역의 피해가 곧바로 세계 전체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5°C 목표는 '환경 구호'가 아니다 연구팀은 파리협정이 제시한 1.5°C 목표를 단순한 환경적 이상이 아니라 경제적 안전선으로 규정한다. 기온 상승을 이 범위 안에 묶을 경우 위험에 노출되는 글로벌 GDP 규모는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2°C를 넘어서면 경제적 노출과 복구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 위기는 이미 세계 경제의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국제적 리스크 관리 실패는 곧 경제 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으로 되돌아온다"고 경고한다. 공간적으로 연결된 세계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후 대응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글로벌 재난 리스크 풀링(global catastrophe risk pooling)'을 제안했다. 여러 국가가 공동 기금을 조성하고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는 보험 원리를 국가 단위로 확장한 개념으로, 특정 국가가 재난을 겪을 때 다른 국가들이 위험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구진은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이 심화할수록 전통적인 '지역 분산' 전략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대륙이 동시에 재난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기금 조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후 상관관계를 고려한 정교한 지역 묶음과 국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폭염·홍수·가뭄을 동시에 겪을 확률이 낮은 국가들끼리 묶는 방식, 즉 지리 기준이 아니라 '기후 통계' 기준으로 국가 블록을 재설계하고, 이에 맞춰 재난 금융과 공급망, 보험 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자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번 주말 쌀쌀…내일 오후까지 전국 눈·비

이날 늦은 오후부터 서쪽 지역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해 밤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비가 그친 이후 주말까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5일 기상청 예보 브리핑에 따르면 남쪽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북상하면서 비구름이 유입되겠다.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5~2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남부와 제주도는 주로 비가 내리겠고, 중부 내륙과 산지는 비와 눈이 섞여 내리겠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인천·경기 남서부 1㎝ 미만, 경기 북부와 남동부 1~5㎝, 강원 산지 5~10㎝, 강원 내륙 3~8㎝, 충북 북부 1~5㎝다. 특히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려 도로교통 안전에 유의해야겠다. 주말인 7~8일에는 대체로 맑겠지만 찬 공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쌀쌀한 날씨가 나타날 전망이다. 7~8일 서울의 예상 최저기온은 -3℃(도), 최고기온은 6~7도로 예보됐다. 당분간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나타나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현장] 처리용량 넉넉한 수도권 민간소각장…“소각열은 전기와 난방 전환”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생활폐기물 소각 물량을 전체의 30%까지 늘렸습니다. 그동안 산업폐기물 물량이 많지 않았기에 생활폐기물이 더 들어와도 처리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지난 3일 방문한 수도권에 위치한 한 A업체의 민간소각장 창고는 대략 체육관 크기만 했다. 창고 안에는 사람 5~6명 높이까지 쓰레기가 쌓여있고 악취를 풍겼다. 그러나 창고 규모를 감안하면 꽉 차 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트럭과 포크레인이 창고에 쌓인 쓰레기를 처리시설로 옮기고 있었다. 처리시설에서는 대형 집게형 크레인이 쓰레기를 가득 집어 소각로로 투입하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창고에는 총 300~400톤의 폐기물이 있으며 이는 이 소각장의 하루 처리용량 100여톤의 3~4일분 정도"라며 “법적으로는 총 2700톤까지 저장할 수 있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지역에 생활폐기물 매립이 금지된지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A업체는 오히려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본래 A업체는 산업폐기물을 주로 처리하던 업체로 생활폐기물은 거의 처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도권 직매립 금지에 따라 트럭 두 대 분량인 하루 약 30톤의 생활폐기물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는 해당 소각장의 처리용량의 약 30% 수준이다. 이들은 처리능력 미달보다 민간소각장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질타를 받을 가능성을 더 우려했다. 현재 서울 지역의 공공소각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 외 경기·인천 지역 민간소각장으로 생활폐기물이 더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지역 주민들은 타지역 쓰레기를 받아들이지 말라며 민간소각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소속인 A업체는 현재 민간소각장에 여유 처리용량이 많다는 상황을 알리기 위해 현장을 공개했지만 업체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했다. 공제조합은 공공소각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소각장이 직매립 금지에 따라 발생할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생활폐기물을 거의 받지 않았는데 수도권 직매립 금지 정책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생활폐기물도 일부 받는 공공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석 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전무이사는 “민간소각업체가 처리용량이 꽉 차 있다면 생활폐기물을 받으면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지장이 생기겠지만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가동률이 떨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제조합은 수도권 민간소각시설의 여유 용량이 하루 3351톤으로 직매립 금지로 소각해야 하는 하루 3213톤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에 따라 쓰레기 처리 방식은 크게 공공소각장, 민간소각장, 재활용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공소각장은 27개 공공소각장 신·증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착공된 곳은 성남시와 인천 옹진군 두 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서울시가 지난 3일 마포소각장 건설을 주민 반대와 행정소송 패소로 포기하면서 마포소각장 신설 계획도 백지화됐다. 또한, 민간소각업계는 공공소각장과 비교해도 처리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각 과정에서 나온 열은 전기와 난방용 열로 전환해 도시와 산업시설에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활용 가운데 열적 재활용은 생활폐기물에서 플라스틱 등을 선별해 고형연료(SRF)로 만들어 시멘트 소성로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공제조합은 시멘트 소성로를 통한 열적 재활용이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종량제 봉투를 열어 폐기물을 선별하는 과정 자체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민간소각시설은 종량제봉투를 재선별 과정을 거치지 않고 태우고 있다. 특히 시멘트 공장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270ppm까지 허용되지만 소각시설은 최대 40ppm만 허용돼 규제 기준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해 왔다. 실제로 A업체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약 20ppm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관제센터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해당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한국환경공단에 전송되고 있었다. 이에 공제조합과 A업체는 앞으로 직매립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인 만큼 공공소각장, 민간소각장, 열적 재활용 가운데 어떤 처리방식이 대안이 될지 국민이 직접 판단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李 대통령 “에너지 안보 위기를 기회로…재생에너지 전환 신속하게”

이재명 대통령이 이란 공습으로 닥친 에너지 안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송전망 부족 문제와 함께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며 전력 수급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제유가 문제나 원유 조달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있는 일"이라며 “이 기회를 살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대대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 화석연료 의존도를 최대한 내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실제로는 쉽지가 않은 상태"라며 “송전망 부족으로 서남해안 쪽에 재생에너지 생산 여력이 있는데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 등 지역에서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망 건설이 주민 반발과 인허가 지연 등으로 수년째 지체되면서 전력계통 포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송전망에 제때 연결되지 못하거나 가동중단(출력제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송전망 확충을 신속하게 해야 되는데 근본적인 과제는 지산지소 원칙에 따라 에너지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산업이 에너지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서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요금을 낸다. 그러나 전력을 장거리로 송전할 경우 송전망 건설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수도권 등에서는 더 많은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재 수도권 등 전력수요가 집중된 지역의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높이고 지역의 낮추는 지역별요금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기후부는 이를 통해 전력 다소비 산업이 전력 생산지 인근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원칙대로 송전비용을 포함해서 비싼 지역은 비싸게 제대로 가격을 책정해야겠다고 생각된다"며 “이 위기를 기회로 빨리 전환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판도가 바뀐다. 신속하게 에너지 전환을 해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수원 신임 사장 이르면 다음주 확정…“한전 소송 및 공기업 통합 능력 고려”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 선임이 이르면 다음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선의 핵심은 한전과의 소송 중재 및 전력공기업 통합을 얼마나 원활하게 이끌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 사장 선임 절차는 다음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선임이 결정되면 18~19일경 취임이 예상된다. 현재 사장 최종 후보군에는 5인이 올라 있다. 한수원 출신 4명과 한전 출신 1명이다. 이 가운데 한전 경영부사장 출신인 김회천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전과 한수원 간 UAE 바라카 원전 관련 분쟁이 정부 권고로 정리 국면에 들어간 상황과 향후 전력공기업 구조 개편과 해외 원전사업 체계 정비까지 고려했을 때 김 전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제29차 적극행정위원회를 통해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도록 권고했다. 양 기관이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합의 방안을 지속 논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는 건설 일정 지연으로 인해 추가 인건비와 역무 수행 비용 정산 문제가 발생했다. 한수원은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에 따라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과 추가 역무 수행 비용을 한전에 청구했으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해 LCIA에 중재를 신청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중재기관을 국내로 이관하도록 권고한 것은 공공기관 간 국제 분쟁 장기화를 막고 원전 기술 유출 우려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한수원 사장 인선이 '원전 기술 전문가'보다 '조정·경영형 리더'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정부는 전력산업 구조 개편과 발전 공기업 통합까지 추진하고 있어 전력 공기업 간 조정 능력도 이번 인선의 핵심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도 차기 원자로인 소형모듈원전(SMR) 실증로 건설을 확정한 만큼 기술 전문가형을 선임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2038년 준공 목표인 만큼 중점 고려사안은 아니다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UAE 원전 정산 문제를 포함해 한전과 한수원 간 이해관계를 정리해야 할 현안이 많은 상황"이라며 “원전 기술 전문가보다는 조정 능력과 경영 경험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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