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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단상] AI·로봇 시대의 기본소득과 에너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발전으로 향후 10~20년 내 일하는 것이 선택사항이 되는 사회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와 로봇이 생산성을 무제한으로 증폭시키면서 상품과 서비스의 한계 비용이 0에 수렴하고 기존의 보편적 기본소득을 넘어선 '보편적 고소득(UHI)' 사회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머스크는 AI 혁명의 가장 큰 병목으로 전력 인프라를 지목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정, 서버와 냉각시설, 로봇 공장은 모두 전기 없이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망은 당장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로봇 도입에 반대하며 집단 행동에 나선 장면은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공장 자동화뿐 아니라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 역시 AI로 인해 곧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술 발전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이익이 소수 기업과 자본에만 집중될 경우 사회적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에너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AI의 핵심 인프라인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이를 연결하는 송전망 건설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소유권을 가지자는 주장이다. AI와 로봇이 사용하는 전기를 국민이 소유한 인프라에서 생산하고 그 수익이 배당 형태로 돌아온다면 이는 일종의 '에너지 기본소득'이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공동체가 직접 태양광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그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모델이다. 정부는 약 3만8000개 리(里)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매년 500개소 이상, 2030년까지 2500개소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투입될 국비만 약 5500억원에 달한다. 국민성장펀드 사업으로 선정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총 사업비 3조4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첨단전략산업기금이 7500억원을 장기 대출 형태로 투자한다. 이 사업은 주민참여로 발생하는 연간 약 250억원 규모의 추가 수익 전액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바람소득' 구조로 설계됐다. 송전망은 이번 국민성장펀드 사업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포함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송전 시스템은 구매 보장이 되는 사업인데 왜 한국전력만 빚을 내서 하느냐"며 “민간 자본과 국민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은 에너지 기본소득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에서 “기존 원전과 석탄발전소는 대기업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재생에너지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나서야 한다"며 “100만 재생에너지인이 아니라 언젠가는 5000만 재생에너지인이 되는 사회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배당 모델이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AI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전기를 누가 소유하고 그 수익을 얼마나, 어떻게 나눌 것인가. AI 시대의 기본소득은 더 이상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계의 문제로 들어섰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대법 “목표성과급, 퇴직금에 반영”…재계 “인건비 급등”

대법원이 '퇴직금에 목표성과급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 인건비가 급증하는 것은 물론 비슷한 유형의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삼성전자가 사업 부문 성과를 기초로 지급한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므로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각 사업 부문과 사업부 성과를 평가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상여기초금액(월 기준급의 120%)에 조직별 지급률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된다. 대법원은 성과급의 경우라도 그 지급 규모가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고 봤다.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이 성과급 지급 기준인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 평균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봤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목표·성과 인센티브 모두 근로 대가에 해당하거나 근로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1·2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것이다. 추가적인 금액을 지불해야 해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사내에서 보상 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사 노사는 이에 앞서 성과급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던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다른 대기업들이 '줄소송'에 휩싸일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성과 인센티브를 위주로 지불하고 있긴 하지만 이와 관계 없이 무조건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인건비 관련 부담이 크게 커질 것"이라며 “대법원이 (성과급 지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직원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지는 상황을 용인하는 것 같다는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토요일 낮부터 추위 풀려…평년 기온 회복

일요일인 다음 달 1일부터 추위가 풀려 평년 수준으로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29일 기상청 예보 브리핑에 따르면 북쪽의 차가운 공기 덩어리가 점차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중국 남부지방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화한 서풍이 불면서 주말부터 기온이 오르겠다. 오는 30일 전국 최저기온은 -17~-2℃(도), 낮 최고기온은 -4~6도로 춥겠다. 토요일인 31일은 전국 최저기온이 -16~-3도, 최고기온은 0~8도로 낮부터 기온이 점차 풀리겠다. 다음 달 1일에는 전국 최저기온이 -13~-1도, 최고기온은 0~8도로 오르겠다. 다음 달 2일에는 기온이 더 올라 서울 기준 최저기온이 -3도, 최고기온은 2도까지 오르며 평년 수준을 회복하겠다. 추위는 풀리지만 건조한 날씨는 이어지겠다.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62개 지점)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4.3㎜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각종 기상 기록의 기준점이 되는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강수량으로는 세 번째로 적다.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27일까지 강수량이 0.4㎜에 그쳐 역대 두 번째로 적다. 다만 백두대간 서쪽 지역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2월 1일 새벽과 1일 밤부터 2일 아침 사이 두 차례 기압골이 지나면서 눈이 내릴 전망이다. 특히 1일 밤부터 2일 아침 사이에는 서풍이 함께 불면서 수도권 등에 제법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경협 ‘청년들의 상상 놀이터’ 2026 퓨처 리더스 캠프 개최

한국경제인협회는 29~31일 2박3일 간 강원도 강릉에서 청년 150명을 초청해 '2026 퓨처 리더스 캠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이 캠프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하고 미래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 주제는 '경계를 너머 내일을 상상하다'로 정했다. 토크콘서트, 기업가정신 경연, 공연·전시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메인 프로그램인 토크콘서트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 정진혁 센트로이드 대표, 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등이 연사로 나선다. 류 회장은 “한때 주문만 외우면 집으로 물건이 도착하는 상상이 오늘날 아마존을 만들었다"며 “우리 청년들이 경계 너머를 상상할 때 또다른 위대한 기업과 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리더는 수많은 멘토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에경연, ‘제25기 에너지고위경영자과정’ 교육생 모집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김현제)은 국내·외 에너지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 함양과 인적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2026년 에너지고위경영자과정(제25기)' 교육생을 오는 3월 22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에경연은 국내 최초로 2002년부터 매년 에너지고위경영자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총 24기에 걸쳐 835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등 국내 에너지 분야의 최대 고위급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한 교육과정으로 자리매김했다. 에너지고위경영자과정은 국내·외 주요 에너지 이슈에 대한 전문지식과 정보를 심도 있게 전달함으로써 글로벌 시대 에너지리더로서 필요한 자질을 육성하고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지속적인 상호 협력체계를 구성해 소속 기관 및 에너지 업계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대상은 에너지 관련 기관(기업)의 임원급 및 고위관리자, 기타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자이며 교육기간은 오는 4월 3일부터 7월 10일까지로 매주 금요일에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다. 교육프로그램은 △제1특강 에너지공기업 CEO, 정부인사 초청강연 △제2특강 AI·협상·트렌드·경제·건강관리 등 저명인사 초청강연 등으로 구성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아한대림 활엽수 비중 늘수록 산불피해·탄소배출 줄어든다

아한대림 혹은 타이가(Taiga)라고 하는 '보레알 숲(boreal forest)'은 특정 국가나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이 아니라, 기후 조건과 식생 구조로 정의되는 산림 생태대(帶)를 의미한다. 보레알 숲은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 띠 모양으로 분포하며,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 러시아 시베리아, 북유럽 일부 지역을 포괄한다. 이 지역은 겨울이 길고 춥고 여름이 짧으며, 가문비나무·전나무·소나무 등 침엽수가 우점하는 것이 특징이다. 분해 속도가 느린 기후 조건 때문에 토양에 유기물이 두껍게 축적되고, 일부 지역에는 영구동토층이 존재한다. 이 보레알 숲에서도 낙엽활엽수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산불로 인한 피해와 탄소 배출 규모가 뚜렷하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소나무 등 침엽수 위주의 산림 조성이 대형 산불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미 고위도 산림을 대상으로 한 이번 국제 연구는 국내 문제 제기에도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 노던아리조나 대학교와 우드웰 기후연구센터 소속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낙엽활엽수의 우점 증가가 보레알 숲의 산불 탄소 손실을 줄인다'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활엽수림, 침엽수림보다 산불 탄소 손실 '절반 이하' 연구진은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 지역에서 발생한 8개 대형 산불 지역 내 242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산불 이후의 탄소 손실량과 수종 구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낙엽활엽수가 우점한 숲에서는 산불 발생 시 연소로 인해 손실되는 탄소량이 침엽수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이는 나무의 생리적·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자작나무와 사시나무 같은 낙엽활엽수는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에 비해 잎의 수분 함량이 높고, 불이 붙더라도 불길의 확산 속도가 느리다. 또한 활엽수는 불에 비교적 강한 굵은 줄기 형태(fire-resistant boles)로 탄소를 저장하는 경향이 있어, 산불이 발생해도 장기 연소와 대규모 탄소 방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 반면 침엽수림은 수 세기 동안 지표에 축적된 두꺼운 토양 유기물층(soil organic layer)이 산불과 함께 타면서 막대한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연구 대상이 된 보레알 숲의 경우, 전체 산림 탄소의 60~85%가 바로 이 토양 유기물층에 저장돼 있어, 산불 피해의 핵심은 나무보다 토양 연소에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인위적 조림보다 자연 복원이 산불에 강해 논문은 산불 이후의 숲 복원 방식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심각한 산불로 토양 유기물층이 크게 소실된 지역에서는 침엽수를 다시 심지 않아도 활엽수가 자연적으로 먼저 정착해 우점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자연 복원이 진행되면 경관 차원에서 산불 발생 확률이 낮아지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연소 면적이 줄어들며, 화재 진압 실패 가능성 또한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를 산불–기후–식생 사이의 양의 피드백, 즉 “산불 → 탄소 배출 → 온난화 → 더 큰 산불"이라는 악순환을 지연시키는 자연적 완충 메커니즘으로 평가했다. ◇국내 산림에 적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한국의 산림은 이러한 보레알 숲에 속하지 않으며, 기후적으로는 온대 몬순 기후의 온대림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를 국내에 그대로 수치화해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가 국내 산림 정책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토양 구조나 기후 조건은 다르지만, 수종 간 기능적 차이는 기후대가 달라도 상당 부분 공통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참나무류 등 낙엽활엽수 역시 소나무에 비해 수분 함량이 높고, 불길 확산이 느리며, 지표 연료를 상대적으로 덜 형성한다. 이는 산불 피해지 복원 과정에서 과거처럼 침엽수를 대규모로 다시 심기보다, 활엽수의 자연 복원과 혼합림 조성을 유도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산불에 더 탄력적인 산림을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일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활엽수의 산불 억제 효과조차 극심한 고온·가뭄·강풍 같은 기상 조건에 의해 압도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자연의 자정 능력에만 의존하기보다, 온실가스 감축과 산림 관리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산불과 탄소를 함께 줄이는 산림 전환 전략 이번 연구는 “활엽수 중심의 숲은 산불에도 덜 타고, 탄소도 덜 잃는다"는 사실을 생태학적으로 입증했다. 보레알 숲이라는 특수한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산불 대응과 탄소 중립이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한국 산림 정책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산불 피해지에서의 무조건적인 침엽수 재식재가 아니라, 자연 천이를 존중하고 수종 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산림 관리 전환이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 연구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한전 주가, 10년 만에 전고점 돌파…SMP 안정, 원료비 감소 영향

한국전력 주가가 10년 만에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반등이 아닌 연료비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전력 주가는 2016년 6만원대를 기록한 이후 급락해 수년간 1~2만원대를 횡보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반등, 지난 20일 2016년 이후 처음으로 6만원을 넘어섰고, 21일에는 6만79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에너지 업계와 증권가는 한전의 주가 상승 원인으로 국제 유가의 장기 하향·안정세와 천연가스 가격 안정 흐름을 배경으로 꼽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전의 연료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안정은 도매전력가격(SMP) 하향 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SMP가 안정되면 한전의 전력 구입 비용은 줄어들고, 이는 요금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손익 개선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시장이 보는 것은 요금 인상 효과보다도, 전력 구입 비용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낮아질 수 있느냐"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전은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이 사실상 어려운 정치·사회적 환경에 놓여 있고, 산업계 부담을 이유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압력도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SMP 하향 안정세에 따라 대기업들이 한전 산업용 요금제를 이탈(전력직접구매·PPA 확대)하는 추세가 확산될 경우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전력 판매 구조 변화보다 전력 구입 비용 감소 효과가 당분간 더 크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요금 인상 없이도 연료비와 SMP 안정만으로 손익이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금 정책은 제약이 많지만, 연료비 하락은 정치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요인"이라며 “현재 주가는 이 구조적 변화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낙관론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따른다.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이 지정학적 변수로 다시 급등하지 않을 것, SMP가 급반등하지 않을 것, 산업용 요금제 이탈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지 않을 것 등이 전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올해 한전 실적이 '요금 인상에 의존하지 않는 회복'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이번 실적 개선 기대는 정책 드라이브가 아니라, 연료비와 시장 구조가 바뀌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며 “다만 이 구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전력시장 개편과 요금 체계 정상화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전력의 주가와 실적 전망은 연료비 안정이라는 구조적 호재와 요금·시장 구조라는 제약 요인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오래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당분간은 전력 구입 비용 감소 효과가 실적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책·시장 변수에 대한 관리가 관건으로 남을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SK E&S, 인천공항 액화수소충전소 준공…하루 240대 버스 공급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최초로 수소충전소를 포함한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갖춘 공항으로 거듭났다. 민관 협력으로 조성된 이번 복합기지는 공항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국내 수소경제 확산을 이끄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E&S 자회사인 하이버스는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에서 '인천공항 수소교통 복합기지 준공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총 143억원이 투입됐으며, 국토교통부 지원금 70억원과 인천시 투자금 30억원, 하이버스 투자금 43억원으로 조성됐다. 하이버스는 전국 21개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세계 최초 공항 내 수소교통 복합기지 준공을 계기로 공항 교통수요의 수소 전환을 본격화하고, 민관 협력 기반의 수소 모빌리티 확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소교통 복합기지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차고지 내 2771㎡ 부지에 구축됐다. 시간당 320kg 충전이 가능하며, 하루 최대 240대의 대형 수소버스를 충전할 수 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수소로, 천연가스를 냉각해 액화하는 LNG와 유사한 원리다. 이 과정에서 부피는 기체수소 대비 약 1/800로 감소해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1회 운반시 기체수소는 200~400kg 운반이 가능한 반면, 액화수소는 3000kg까지 가능하다. 기체수소는 저장·운송 시 200bar 이상의 고압이 필요하지만 액화수소는 대기압에 가까운 조건에서도 저장·운송이 가능해 압력에 따른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민관이 협력해 인천공항 내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구축한 것은 공항 셔틀 및 리무진 버스 등 전국 단위의 공항 접근 교통수요가 집중되는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 등을 오가는 전체 교통량은 일평균 17만2000여 대에 이른다. 또한 인천공항이 한국 방문의 첫 관문인 점을 감안할 때, 공항버스의 수소버스 전환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친환경적이고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실제 인천공항 셔틀버스 68대 중 절반 이상인 36대는 이미 수소버스로 전환됐으며, 올해에도 수소버스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 경기 등 타 지자체로 이동하는 공항 리무진도 이번 충전소 구축을 계기로 수소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수소모빌리티 보급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인천시는 2030년까지 시내버스를 100% 수소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며, 서울시와 경기도도 수소공항버스를 적극 도입해 나갈 방침이다. 공항버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548km로 시내버스(229km)의 두 배 이상 돼 수소버스 전환 시 탄소감축 효과가 크다. 수소버스 1대는 연간 온실가스 56톤(t)을 감축해 30년생 소나무 약 8000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또 수소버스는 충전 시간이 30분 이내로 전기버스보다 짧고, 주행거리가 600km 이상으로 장거리 노선 운행이 필요한 공항버스에 적합하다. 수소교통 복합기지는 인천 서구에 위치한 액화수소 생산기지와 연계해 안정적으로 수소를 공급받는다. SK이노베이션 E&S의 자회사 아이지이(IGE)는 2024년 5월 액화수소플랜트 준공 이후 액화수소 생산·공급·운송 체계를 갖췄다. 단일 공장 기준 하루 90톤, 연간 약 3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전영준 SK이노베이션 E&S 신에너지사업본부장은 “인천공항 수소교통 복합기지는 전국에서 공항을 오가는 수소버스에 안정적인 연료를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인천 액화수소플랜트와 연계해 경쟁력 있는 수소 공급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남주 인천시 미래산업국장, 신성영 인천시의회 의원, 박유진 인천 중구 부구청장, 배영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프라본부장, 송민호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사업본부장, 전영준 SK이노베이션 E&S 신에너지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고준위 방폐장 건설, 기술보다 중요한 조건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 방사성 폐기물의 생산은 불가피하다.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2015년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센터가 경주에 설치된 이후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각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되고 있고, 이마저도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차례로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중앙집중식 임시저장시설을 2050년까지 운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시적으로 숨통은 트였다. 그러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영구 처분장 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 9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2030년부터 2047년까지 지하연구시설(URL)을 통한 현장 실증을 거쳐 2060년에 고준위 방폐장을 설치한다는 큰 시간표의 첫발을 떼었다.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는 고준위 방폐장은 중·저준위 방폐장에 비해 훨씬 높은 기술적 난이도와 안정성이 요구된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사례도 많지 않다. 미국은 지하연구시설(URL) 운영과 유카산 처분부지까지 결정했으나, 국민 수용성 미확보 등의 이유로 2010년 사업이 잠정 중단되었다. 핀란드는 지하 500m 깊이의 화강암 암반을 활용한 세계 최초의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해 현재 운영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스웨덴, 프랑스, 스위스 등도 2030년 이후 운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국토 면적이 작고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여건을 고려하면, 안전성과 수용성이 모두 높은 처분지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법은 과학적 검토를 통해 부지를 선정한다는 원칙만 제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하위 법령이나 위원회에 위임하고 있다. 지하연구시설을 통한 현장 실증은 공학적 방벽 성능을 점검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수만 년에 이르는 부지의 장기 안정성을 검증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장 실증과는 별도의 충분한 과학적 검토가 필요하다. 반감기가 수만 년에서 수십만 년에 이르는 방사성 핵종을 고려할 때, 처분 부지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위험의 경중을 고려한 중·장기 재해 유발 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한반도 환경에 특화된 과학적 검토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10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당시의 한반도는 지금과 크게 달랐다. 북극과 북유럽해에는 거대한 빙하가 형성되었고, 해수면이 낮아 한반도는 주변 지역과 연결되어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10만 년 동안에도 해수면 상승과 하강, 지표의 융기와 침하, 단층 운동과 지진 등 다양한 환경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심층 처분장이 지표에 노출되거나, 처분시설이 변형되거나 파손될 위험도 있다. 그럼에도 처분시설 내 방사성 폐기물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 재해 요소의 위험도를 면밀히 평가하고, 위험도가 높은 요소에 대해서는 단순한 모델이나 예측에 의존하기보다 적극적인 조사와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들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2016년 규모 5.8의 경주지진은 단층면 최대 변위가 약 30cm, 파열 면적이 16㎢에 달했지만 지표에는 뚜렷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이는 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지하 약 11km 깊이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층들은 한반도 곳곳에 분포해 있고, 오랜 기간 응력이 누적되다가 갑작스럽게 방출되며 큰 지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1952년에는 평양 인근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고, 삼국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규모 7에 가까운 지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지역에 처분시설을 건설할 경우, 시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자명하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부지 안정성과 지하 단층에 대한 정교한 평가가 필수적이다. 반영구적 처분을 목표로 하는 고준위 처분시설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복구나 이전이 매우 어렵다. 우리 후손에게 영원한 부담이 되는 시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지금 깊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EE칼럼] 대규모 정전… 에너지 고속도로와 가스 터빈 발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61% (2023년 기준)인 스페인에서 2025년 4월 28일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있었다. 스페인 전력망 공사는 대정전 사태 이후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강화된 관리 체계를 시행하였는데 2025년 5~10월간 천연가스를 이용한 복합화력 발전량이 2024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었다. 2021년 여름 영국에서는 이 전년도 평균 9.1m/s이던 풍속은 2021년 7월 5.7m/s에서 9월 약 3m/s로 떨어졌었다. 이 풍속의 저하로 풍력 발전이 감소하여 출력 변동성 대응에 활용하던 가스 발전의 출력을 높혀 전력량을 확보했었다.영국 가스 발전량의 증가는 천연가스 가격을 그해 12월 6배까지 오르게 하였다. 천연가스 요금의 폭등은 다음 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0배로 오르는 결과로 진행되었었다. 전력망 안정과 천연가스 수급 관리는 국가 에너지 안보상 전략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가스터빈 발전기가 유연성 전원으로 활용되는 데는 기계공학적인 특성 때문이다. 터빈엔진은 고온 고압의 기체를 금속 회전체에 부착된 터빈 블레이드로 분사하며 동력을 얻는 방식인데 증기터빈은 그 기체가 물을 가열한 고압 증기이며 가스터빈은 압축공기에 연료(천연가스)를 분사하여 연소한 기체란 점이 다르다. 증기터빈은 물의 상태 변화를 사용하여 열 에너지에서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로 보일러, 배관, 드럼 등 열저장체가 있고 출력 증가를 위해 증기를 만들어내야 하므로 열적 관성(Thermal Inertia)이 높아서 반응 속도가 늦다. 반면 가스 터빈은 연료가 기체 형태여서 분사, 혼합, 연소 제어가 빠르다. 회전체 동력 출력제어는 연료밸브의 개폐로 조절이 가능한데 마치 자동차의 가속기를 밟으면 바로 속도가 높아지는 것과 같다. 자동차 엔진과 가스터빈 엔진과의 차이는 자동차 엔진은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크랭크 샤프트 같은 장치가 있어 복잡하고 작동 시 소음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유연성 전원으로는 전기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ESS)도 있는데 반응 속도는 빠르나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어서 저장 용량에 의해 수요 대응 역량이 제한된다.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의 전력 발전량이 전력 수요를 넘어서 전력 수요/공급 균형이 깨지는 경우 전기저장장치는 잉여 전기를 저장하고 추후 사용함으로 출력제한의 손실을 방지하는데 유용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같이 도심 지역에 대규모 수요처에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력 공급하면서 기존의 전력망에 영향을 주지 않는 독점적인 전력선으로 송배전망을 구성하려고 하는 것이 에너지 고속도로라 할 수 있다. 에너지 고속도로와 함께 전기저장장치와 전력 발란스 제어 시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니 투자 규모는 커지며 장기적인 사업 기간이 요구된다. 한편, 가스터빈 발전은 송배전망 증설 없이 수요처에서 건설 운영이 가능하고 소형 모듈향원자로(Small and Medium Reactor: SMR)에 비해 주민 수용성 면에서 유리하며 단기적 실행이 가능한 방안이 된다. 최근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 양상을 보면 제조업 부문에서 근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에너지만 투입되면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게 된다. 전력 수요 패턴 면에서 현재와 전혀 달라지는 양상이 예상된다. 낮에 일하고 밤에 쉬는 생산 라인이 아니라 24시간 365일 운전되는 공장이 가동된다면 상시적 에너지 수요를 위해 공급의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 진다. 이 경우 제조사들은 스스로 전력원을 설치 운영하는 것이 더 경제성이 있게 될 것이다. 전력 가격과 천연 가스 가격 차이에 따라서는 가스터빈 발전기를 설치하고 상시 운전으로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는데도 가스터빈 발전은 단기적으로 열병합 운전 시 에너지 소비량 대비 온실가스배출계수는 현재보다 5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중기적으로는 수소 혼소를 통해 추가 감축이 가능하다. 문제는 온실가스감축 제로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부터 무탄소 전력망 인프라 투자로 방향을 잡는 다면 앞으로 10-20년간의 국제 시장에서의 한국의 경쟁력 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불확실성이다. 전 세계 무역 시장의 구조가 재편되는 시기에 한국 제조업의 탄소중립의 길은 원리적인 접근이 아닌 실용적이어야 할 것이다. bienns@e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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