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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번 주말 비교적 선선…소나기 주의보

이번 주말 서울의 최고기온은 28℃(도)로 지난주보다 비교적 선선한 날씨를 보이겠다. 4일 기상청 예보브리핑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공에 찬 공기가 머물면서 다음 주 중순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말에는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가끔 구름이 많은 날씨가 이어지겠다. 오는 6일 서울의 최고기온은 28도, 7~10일은 26도로 예보됐다. 기온은 11일부터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5일 오전까지는 중부지방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5㎜ 안팎의 비가 내리겠다. 당분간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은 낮지만,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은 있다. 장마는 통상 6월 하순에 시작되는 만큼 기상청은 아직 장마 시작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경동나비엔, 무더위·장마철 겨냥 ‘여름철 통합 공기질 솔루션’ 신규 광고 공개

무더운 여름철을 앞두고 경동나비엔이 쾌적한 공기와 수면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본격 선보인다. 경동나비엔은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철을 앞두고, 여름철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공기질 솔루션을 강조한 '우리집 공기는 나비엔이니까-제습 환기청정기X나비엔 숙면매트 사계절' 신규 TV CF와 디지털 광고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TV CF에는 지난 광고에 이어 유명 셰프 에드워드 리가 모델로 등장하며, 그의 가족이 함께 출연한다. '여름에도 나비엔으로 쾌적한 우리집'이라는 메시지로, 제습 환기청정기와 숙면매트 사계절이 하나의 솔루션으로 작동하며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에드워드 리 셰프 가족이 제습 환기청정기를 통해 습도와 공기질이 쾌적하게 관리되는 집 안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고 디저트를 즐기는 모습이 이어지며, 이후 숙면매트 사계절을 통해 각자 원하는 시원한 온도로 잠자리에 드는 장면이 펼쳐진다. 마지막에는 에드워드 리 셰프 가족이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며, 집 안에서 완성되는 쾌적한 휴식의 가치를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이번 광고는 지난 광고와 동일하게 두 제품이 하나의 솔루션으로 작동하며 만들어내는 공기의 흐름과 쾌적함을 라인 드로잉 기법으로 시각화했다. 제습 환기청정기를 통해 실내의 습한 공기가 외부로 배출되고, 6단계 청정 필터를 거친 쾌적한 외부 공기가 실내로 공급되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더해 숙면매트 사계절을 함께 사용할 경우, 실내 습도와 공기질이 쾌적하게 관리되는 집에서 개인의 체질과 취향에 따라 좌우 분리 온도 설정이 가능해 보다 깊고 편안한 숙면 환경을 완성할 수 있음을 함께 담아냈다. 경동나비엔은 앞서 숙면매트 사계절 'Air'와 'Pro' 두 종류를 출시했다. 'COOL 모드' 설정 시 '숙면매트 사계절 Air'는 슬립허브의 팬을 통해 에어컨 등으로 냉각된 실내 공기를 유입해 이를 활용, 물의 온도를 낮춰 순환시키고, '숙면매트 사계절 Pro'는 반도체 냉각 기술인 펠티어 방식을 적용해 슬립허브를 통과하는 물의 온도를 자체적으로 낮춘 뒤 순환시키는 점에서 제품별로 차이가 있다. 'WARM 모드'에서는 두 제품 모두 슬립허브 내 히터로 가열한 온수를 순환시켜 따뜻함을 제공한다. 숙면매트 사계절 신제품은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공동 개발한 기술로(국제학술지 SCIE 게재) 나비엔 스마트 앱을 통해 AI가 매트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AI 수면모드'를 지원한다. 수면 중 호흡음을 기반으로 수면 단계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 매트 온도를 조절해 최적의 숙면환경을 유지한다. 'COOL 모드'에서는 깊은 수면 단계 진입 시 매트 온도를 높이고, 'WARM 모드'에서는 렘(REM)수면 단계에서 온도를 낮춰 수면 중 적절한 체온 유지를 돕는다. 경동나비엔 김용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은 “이번 광고는 제습 환기청정기와 숙면매트를 통해 무더운 여름철에도 습도와 공기질, 숙면 환경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을 더욱 쾌적하게 만드는 '생활환경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사회 역할 강화 절실…사회연대 분배 방법도 고민해야” [재계 성과급 전쟁]

전문가들은 재계에서 벌어지는 '성과급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각 계층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측인 경영계는 구성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노측인 노동조합은 협력업체와 상생 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등 '품위'를 지키는 식이다. 근본적으로는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고 새로운 분배 방법에 대한 정의를 함께 모색하는 등 구조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일 공개한 '토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노조가 혁신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총은 우선 △기업 이익 분배 요구 등 분배적 교섭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인한 산업현장 혼란 증가 △파업 만능주의, 과격투쟁 만연을 최근 우리나라 노사 관계의 문제점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본 토요타 노사협의회의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 주요 발언을 소개하며 시사점을 제시했다. 경총은 “토요타 노조는 무조건적인 분배를 요구하기에 앞서 회사가 직면한 품질 저하와 생산 차질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했다"며 “스스로 생산성 향상이나 원가 절감을 위해 일하는 방식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경영진의 결단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거나 외부 환경 탓을 하지 않고 노조가 주도적으로 행동선언을 채택하고 실천에 옮기겠다고 했다. 이는 노조가 혁신의 주체가 돼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실천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총은 토요타 노사가 서로 대립하는 '춘투(春闘)'가 아닌 함께 과제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춘공(春共)'으로 나아가겠다고 함께 결의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최근 노동계에서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N% 지급과 같은 과도한 이익 분배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 기업조차 전례 없는 위기감 속에서 노조가 먼저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결의해 전사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경영 영속성 측면에서 노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최근 논평에서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성과 공유 자체를 금기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제 확산 상황에서 기업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 공유할 것인가는 세계적 과제"라며 해외의 성과급 공유 추세를 내세웠다. 다만, 한국노총도 “지금 필요한 건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노사 간 대화"라고 밝혀 어느 쪽의 일방적인 성과 공유 찬반이 아닌 주체간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문제는 전례 없는 '성과급 투쟁' 국면에서 노사가 대화를 지속하라고 압박만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앞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삼성전자 사례의 경우에도 양측이 극한 대립을 이어가다 결국 정부 중재로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사안의 본질을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 특유의 '나눔'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 우리 경제는 지난 80여년 사이 폐허에서 빌딩숲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해외 사례를 무작정 답습하면 안된다는 경계심이 조성된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도를 재조명해 손보는 식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이사회의 기능 강화다. 최근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거수기 이사회' 관행을 없애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현재 성과급은 상법상 어디에도 쟁의 대상이라고 명확히 표기돼 있지 않다. 만일 삼성전자에서 파업이 벌어졌다면 이는 불법파업이라고 봐야한다"며 “주주는 잔여이익 청구권자고 근로자는 임금채권자다. 법에도 임금을 최우선적으로 지급하라고 명시돼 있다. 기업의 계속성을 생각하고 재투자할지 배당할지를 결정하는 게 이사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기업 경영에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주주, 근로자, 소비자, 공급처, 협력업체 이 모든 이들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이사회에서 해야한다"며 “주요 기업 이사회 힘이 없고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성과급 전쟁 같은)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사 관계를 연구해온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주요 대기업들이 이익을 두고 다투는 상황이 많이 전개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눈여겨봐야 되는 사안은 이들은 전체 노동자들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이라며 “초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많지 않다. 노동 시장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는 문제"라고 짚었다. 이 명예교수는 “기업 이익이 늘면 세금이 같이 들어오니 초과세수를 활용해 '사회연대 분배'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노사도 자율적으로 상생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노조의 가치가 연대와 단결이다. 자기 몫만 불리려 하지 말고 노동 약자에 대한 기금 등을 조성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과급 논란은 단순히 '돈을 얼마 더 주느냐' 문제를 넘어 기업 내 세대 갈등, 경영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맞물린 매우 중요한 거시·미시적 경영 이슈"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단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가장 핵심이다. 영업이익이나 경제적부가가치(EVA) 등 기준이 되는 지표를 명확히 제도화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사전 합의된 룰이라는 신뢰가 쌓여야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급 산정 기준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때 노사 공동 위원회나 사내 평의회 같은 제도적 소통 채널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과정적 공정성'이 확보되면 경영 상황이 악화돼 성과급이 줄어들더라도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당해연도 실적뿐만 아니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기여도, 혁신적인 프로젝트 성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다면적 평가 체계를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시대 핵심 경쟁력은 우수 인재 확보에 있다. 성과급을 단순히 비용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추미애 경기지사’ 출범…하남 변전소·반도체 클러스터 ‘시험대’[이슈]

경기도지사에 추미애 전 의원이 당선되면서 하남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최대 산업 프로젝트로 꼽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추 당선인은 득표율 55.04%를 얻어 39.37%의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를 크게 누르고 지사에 당선됐다. 추 당선인은 하남시 국회의원 시절 주민들의 반발을 이유로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소 건설 계획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당시 주민들은 전자파와 안전성,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요구했고, 추 의원 역시 주민 의견을 적극 대변했다. 동서울 변전소는 1979년 10월 하남시 감일동에 건립돼 지금까지 수도권 전력 공급 역할을 하고 있다. 이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도권 전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동해안 지역의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동해안~수도권 HVDC 프로젝트'가 계획됐다. 이 송전전력이 하남 동서울변전소를 통해 수요가에 전달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증설이 필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주민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 추 당선인은 지역구 의원시절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사업 불허 처분에 환영의 뜻을 밝히는 등 줄곧 반대 의견을 보여왔다. 반면 추 당선인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강한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 후보 시절부터 “용인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라고 강조했고, 최근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반도체 산업 인프라 지원을 위한 물·전력·인재 대책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추 당선인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과 동서울변전소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규정해왔다. 그는 과거 입장문 등을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국가 전력계획에 반영돼 있다"며 “부족한 물량 역시 서해안 HVDC 사업, 시화호 일대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폐지 이후 송전망 활용 등을 통해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력업계와 전력망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현재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동해안-수도권 HVDC 사업의 핵심 목적 가운데 하나가 동해안 원전 전력을 수도권과 경기 남부 산업단지에 공급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동서울변전소 증설 및 HVDC 변환소 건설은 사실상 필수 인프라라는 것이다. 전력망 전문가들은 “동서울변전소는 단순한 지역 변전소가 아니라 동해안 전력과 수도권 수요를 연결하는 국가 전력망의 핵심 허브"라며 “변환소 건설이 지연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향후 원전 수 기에 맞먹는 수준의 전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까지 가세하면서 경기 남부 전력 수요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추 지사의 주장이 정치적 현실과 산업 현실 사이에서 나온 절충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민들의 생활권과 안전권을 보호해야 하는 정치인의 역할과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도지사가 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지역구 국회의원 시절에는 주민 민원을 대변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경기도 전체 산업 경쟁력과 전력 인프라 구축까지 고려해야 하는 위치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현재 관심은 추 당선인 체제에서 동서울변전소와 HVDC 변환소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에 쏠리고 있다.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경기 남부 산업단지 전력 공급 문제와 직결되는 국가 기간전력망 사업으로 분류된다. 반면 하남 지역 주민들의 반발 역시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경기도가 주민 수용성 확보와 산업 인프라 구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가 본격화되는 2030년 전후를 감안하면 송전망 구축 일정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찬반 논쟁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추미애 지사 출범 이후 경기도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향후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4조원 美 루이지애나 ‘해양플랜트’ 따냈다…“중동 외 공급망 넓혀”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 합동으로 4조원 규모의 미국 루이지애나 해양플랜트 건설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 후 호르무즈 봉쇄 등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해 해외 인프라 확보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운송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는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하는 '팀코리아'로 28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미국 루이지애나 FLNG 해양플랜트 1호기 건설사업' 수주를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FLNG는 천연가스 액화설비를 탑재한 부유식 해양플랜트를 말한다. 이번 건설 사업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연안 74㎞ 해역에서 연간 440만t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48억 달러(7조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이 설계·조달·시공(EPC)를 맡아 28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행한다. 세계 최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주도하는 펀드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녹색펀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KIND는 7000만 달러, 녹색펀드는 3000만 달러, 해양진흥공사는 50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한다. 정부는 이번 수주로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조선소에서 설비를 건조하는 만큼 중소·중견 협력업체들의 추가 수주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금융, 시공, 운영 전 과정을 포함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이라며 “해외건설이 전통적인 수주 산업에서 고부가가치형 복합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호르무즈 봉쇄 등으로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해외 인프라 확보에 따른 수입처 다변화,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의 동반자가 돼 하나의 팀으로 뛸 것"이라며 “해외건설 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국민 55% “양수발전에 전기요금 더 낼 수 있다”…사회적 가치 인정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늘어날수록 전기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공급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우리 국민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양수발전 확대를 위해 가구당 월평균 2615원을 추가 부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수발전을 단순한 발전 설비를 넘어 전력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위한 사회적 기반시설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서울과학기술대학 유승훈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인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과 평가 (Sustainable Energy Technologies and Assessments)'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가계 재정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20~65세 가구주 또는 배우자였다. ◇양수발전, 재생에너지 확대의 열쇠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을 때 이를 이용해 물을 높은 곳의 저수지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다시 떨어뜨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흔히 '거대한 물 배터리'라고 불린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진다. 햇빛이 강하거나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전기가 남아돌고, 반대로 발전량이 급감하면 전력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양수발전은 이러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대표적인 장주기 에너지 저장장치(ESS)다. 양수발전은 8시간 이상 대규모 전력을 저장할 수 있으며, 왕복 효율도 80~90%에 달한다. 또한 주파수 조정, 예비력 제공, 블랙스타트(대규모 정전 이후 전력망 복구), 피크 전력 관리 등 전력망 안정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5.5%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양수발전 설비를 현재보다 크게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획상 양수발전 설비는 2038년까지 10.4GW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매달 2615원은 낼 수 있다" 연구진은 조건부 가치측정법(CV)을 활용해 국민이 양수발전 확대를 위해 얼마를 부담할 의사가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향후 10년 동안 전기요금에 추가 부담금을 부과해 5.7GW 규모의 양수발전 확충에 사용하는 상황을 제시했다. 그 결과 가구당 평균 지불의사액(WTP)은 월 2615원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신뢰구간은 2388원에서 2876원 사이였다. 이를 전체 가구 수로 환산하면 국민이 인정한 양수발전의 사회적 가치는 현재가치 기준 약 5조9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양수발전 확대에 필요한 총 투자비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양수발전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필요한 설비일 뿐 아니라 국민이 실제로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자산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누가 더 많이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나 흥미로운 점은 모든 계층이 양수발전의 가치를 동일하게 평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소득이 높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54세 이상 고령층일수록, 그리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일수록 양수발전 확대를 위한 추가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높았다. 특히 양수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지불 의사는 크게 높아졌다. 또한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양수발전소 건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비용 부담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반면 조사 대상의 9%만이 양수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수발전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의미다. ◇절반 가까이는 “돈 안 내겠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추가 부담에 찬성한 것은 아니다. 전체 응답자의 44.5%는 지불하지 않겠다는 의사(0원의 지불의사)를 밝혔다. 연구진이 이유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는 “관련 비용은 이미 내고 있는 전기요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당 응답은 전체 지불 거부자의 42.7%를 차지했다. 그 밖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응답, 양수발전이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 정책에 대한 불신, 환경 훼손 우려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추가 비용을 낼 수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양수발전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비용 부담 방식과 정책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큰 문제임을 보여준다. ◇양수발전 인식 개선이 사회적 수용성의 핵심 연구진은 향후 양수발전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적 필요성 못지않게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수발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지불 의사가 높게 나타난 만큼, 국민들에게 양수발전의 역할을 쉽게 설명하는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잉여 전력을 저장해 버려지는 전기를 줄이고, 정전 위험을 낮추며, 탄소중립 달성을 지원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추가 전기요금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저소득층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입지 갈등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의 숨은 기반시설" 이번 연구는 양수발전의 경제성이나 기술성뿐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사회적 가치까지 계량적으로 측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속화될수록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은 더욱 중요해진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이 에너지 전환의 '얼굴'이라면, 양수발전은 그 뒤에서 전력망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안전판'에 가깝다. 유승훈 교수팀의 분석은 우리 사회가 이미 그 가치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과 신뢰 구축이 양수발전 확대의 성패를 좌우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단독] 삼성중공업, 100% 친환경 선박용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

삼성중공업이 순수 전기 추진 선박의 짧은 항해 거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다 한가운데서 완충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 주는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에 나섰다. 아울러 바다 위에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 센터' 등 차세대 해양 인프라 기술도 선보이며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냉각 문제와 부지 부족 현상, 전기 선박의 항속거리 한계 등을 바다에서 해결하는 '종합 해양 공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100% 친환경 자체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선박용 배터리를 교환해 주는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와 '부유식 데이터센터'를 지식재산처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해양도시 구축용 모듈 △중고 상선 개조기술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수소 생산 설비 등 차세대 해상구조물 특허를 대거 낸 것으로 확인됐다. ◇“디젤 발전기 아웃"…바닷물 온도 차이로 무한 전력 생산 '배터리 스와핑'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특허는 미래 해상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이다. 최근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기조에 발맞춰 배터리와 모터로만 추진력을 얻는 친환경 순수 전기 선박 도입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의 한계 탓에 장거리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기존 해상에 떠 있는 '벙커링 스테이션'이나 '부유식 LNG 충전소' 역시 결국 화석 연료를 주입해 주거나 내부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해야 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솔루션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 딜레마를 '해수 온도차 발전(OTEC, Ocean Thermal Energy Conversion)' 시스템으로 원천 해결했다. 이는 24℃ 이상인 표층의 따뜻한 해수와 깊은 바다 속 4℃ 이하 차가운 심층수의 온도차를 이용해 구조물 자체에서 화석 연료 한 방울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구조물 내부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표층수와 차가운 심해수가 각각 유동하는 공간을 분리해 마련했다. 표층수의 열기로 증발기 내 순환 유체를 기화시켜 발전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이후 구조물 하부로 길게 뻗은 파이프를 통해 끌어올린 차가운 심해수로 가스를 다시 냉각기에서 액화시키는 사이클을 통해 무한한 해양 에너지만으로 전력을 만들어낸다. 삼성중공업은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가운 물을 끌어올리는 심해수 유입 파이프를 배출 파이프보다 전방에 배치하고 바닷속 더 깊은 곳까지 연장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바다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친환경 전력은 구조물 내 선원들의 거주구 하단에 위치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 체계(ESS, Energy Storage System)'에 1차로 보관된다. 이후 거주구 전방에 상부가 개폐되는 형태로 마련된 거대한 '배터리 공간'에 수용된 수많은 선박용 배터리들을 상시 충전하는 데 사용된다. 항해 중이던 전기 선박의 배터리 잔량이 부족해져 이 부유식 충전소에 도킹하게 되면 거주구와 배터리 공간 사이에 회전 가능하게 설치된 '배터리 이동 설비'가 나선다. 방전된 선박의 배터리를 빼내고 충전소에서 미리 100% 완충해 둔 배터리로 통째로 교체(스와핑)해 주는 방식이다. 수 시간이 걸리는 충전을 멈춰서 기다릴 필요 없이 신속하게 배터리 팩만 교체해 선박이 곧바로 장거리 항해를 이어갈 수 있게 한 바다 위의 '전기 선박 오아시스'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열 식히고 공간 확보…매머드급 데이터 센터와 융합 시너지 이러한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의 무탄소 전력 생산·대규모 배터리 제어 기술은 전력 소모가 극심한 '부유식 데이터 센터(FDC, Floating Data Center)'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해상 데이터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보조하는 동시에 데이터 센터를 오가며 물류와 인력을 수송하는 친환경 전기 선박들의 '해상 충전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AI 산업 발달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면서 육상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모·냉각수 확보·부지 부족·주민 민원 등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삼성중공업이 고안한 부유식 데이터 센터는 길이 160m·폭 58m 규모의 이중저 선체 상부에 6층 높이의 대규모 서버룸을 구축한 형태다. 총 전력 용량은 100MW(메가와트)로 설계돼 대규모 IT 부하를 감당할 수 있다. 핵심은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냉각'을 해상 환경에 최적화했다는 점이다. 선체 하부 기계실에 다수의 냉각기를 배치해 무한한 바닷물로 서버의 열을 식힌다. 또한 층고를 낮추고 선박의 복원성을 높이기 위해 공기 통로가 필요 없는 '침지 냉각' 기술 적용도 명시했다. 침지 냉각이란 서버를 특수 냉각액에 담그는 방식을 말한다. 전력 공급의 신뢰성도 극대화했다. 선체 상부 중앙 공간에 무정전 전원 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변압기와 함께 거대한 배터리를 촘촘히 배치 전력 단절도 원천 차단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특허 명세서를 통해 “육상에 67MW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지을 경우 토지비를 제외하고도 약 8200억 원의 공사비가 소요되지만 부유식 데이터 센터는 조선소의 모듈화 건조 방식을 활용해 획기적인 총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레고 조립형 해양 도시부터 노후선 재활용, 쓰나미 방재까지 총망라 삼성중공업의 시선은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를 넘어 무한한 '해양 공간'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수십 건의 특허에는 기존 조선·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혁신 기술들이 대거 포함됐다. 토지 고갈과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해양 도시 구축용 단위 부유식 구조물' 특허가 대표적이다. 다각형 모양의 거대한 부유체 모듈의 옆면에 수형(Male)과 암형(Female) 결합부를 만들어 마치 레고 블록이나 퍼즐을 맞추듯 바다 위에서 고정핀을 꽂아 해양 도시의 근간이 될 인공섬의 면적을 무한정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기술이다. 건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플랜트 개조·친환경 기술들도 눈길을 끈다. 삼성중공업은 환경 규제로 노후화된 LNG 운반선 등을 폐선하는 대신 'U'자나 'ㄷ'자 형태의 거대한 외부 선체로 감싸 별도의 육상 도크 없이 저비용으로 FLNG나 FPSO로 개조하는 '운반선 개조용 부유식 생산 설비' 제작 역량을 갖췄다. 또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개질해 청정 연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층에 주입하는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 설비' 기술도 갖춘 상태다. 이밖에 LNG 재기화 과정에서 버려지는 차가운 냉열과 수소 연료 전지의 폐열을 융합해 전력을 추가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FSRU 발전 시스템'과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을 콘크리트 모듈과 스틸 프레임으로 분할 제작해 조립하는 기술 등 친환경 해양 플랜트 기술도 확보했다. 극한의 해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디테일한 안전 기술도 돋보인다. 쓰나미 발생 시 계류선의 장력 이상을 감지해 선체 하부와 측면에 초대형 에어백을 터뜨려 충돌 파손을 막는 '에어백 구비 부유식 설비', 가스 소각탑(플레어 타워)의 엄청난 열기와 방사선으로부터 크레인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특수 차단막이 롤 스크린처럼 내려오는 '크레인 보호 유닛' 등이 고안됐다. ◇LNG 밸류 체인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부유식' 엿보는 삼성중공업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이 같은 행보를 '조선업의 공간 혁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육상의 전력 소모와 부지 부족 문제를 바다에서 해결하려 고안한 해상 데이터 센터부터 전기 선박의 주행거리 한계를 돌파할 해상 충전 인프라까지 전사적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부유식 생태계'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NG 밸류 체인' 장악력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부유식 시장을 엿보고 나섰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 천연 가스 생산 설비(FLNG) 분야에서 전 세계 발주 물량 11척 중 7척을 수주하며 약 64%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4조33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FLNG 1기를 단독 수주하는 등 막대한 현금 흐름과 극한 환경의 해양 엔지니어링 역량을 탄탄하게 축적해 왔다. 경영진은 이 굳건한 지배력을 디딤돌 삼아 첨단 IT 인프라와 무탄소 에너지 분야 등 이종 산업과 융합하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기업들과 다국적 융합 얼라이언스(동맹)를 맺고 부유식 시장 전방위 확장에 돌입했다. 미국 AI 서버 전문 기업 '수퍼마이크로' 및 로이드선급(LR)과 손잡은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필두로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에퀴노르'와 협력해 15MW급 부유식 해상풍력(FOW) 독자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에퀴노르의 750MW급 울산 '반딧불이 프로젝트' 하부 구조물 50기 제작을 맡아 터빈 통합 공정 기술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해 미국 선급(ABS) 인증을 받은 부유식 소형 모듈 원전(FSMR, Floating SMR), 말레이시아 MISC와 손잡고 해저 지층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격리하는 부유식 탄소 포집 저장 설비(FCSU, Floating CO2 Storage Unit) 등 넷제로(Net-Zero) 밸류 체인을 채워나가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업이익의 N% 성과급 달라” 분출…노사 갈등 ‘새 뇌관’으로 [재계 성과급 전쟁]

재계에서 '성과급 전쟁'이 시작됐다.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나누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노조원의 몫을 달라고 강한 목소리를 내며 본격적으로 임금협상 핵심쟁점으로 내걸고 사측을 압박하고 단체행동 명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노사간 '성과급 갈등'이 현대차그룹, 카카오 등 등 산업계로 번지며 노사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노(勞勞)간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정부도 중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 주요 대기업 노조 '투쟁 모드' 본격화 3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성과급 대란'은 우여곡절 끝에 노사 자율합의로 봉합됐지만, 후폭풍이 삼성그룹 계열사와 다른 대기업 등 산업계로 몰아치고 있다. 우선 삼성 계열사 곳곳에서 성과급 요구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미 지난 5월 1∼5일 창사 이래 첫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올해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라는 게 노조의 요구사항이다. 전면파업은 끝났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후에도 준법 파업 방식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사측도 영업비밀자료 유출 혐의로 노조위원장을 고소하는 등 노사 갈등의 골이 계속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미 올해 초 2026년 임금협상을 끝낸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에선 삼성전자 성과급 타결 이후 직원들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삼성전자의 역대급 성과급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노사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합의안을 만들어낸 삼성전자도 '성과급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도체사업과 비교해 실적이 좋지 않은 스마트폰·가전·TV 사업의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턱없이 적은 성과급 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임금협상 타결을 주도한 초기업노조 내 DX 노조원들이 임금협상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고, DX 소속 일부 조합원은 초기업노조 교섭의 절차적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초기업노조 내 부문별 조합원 간 갈등, 삼성전자 내 복수노조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노-노 갈등'이 조직 화합 및 경쟁력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른 산업군 노조들도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영업이익의 30% 성과 공유를 넣었다. LG유플러스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달라고 제안한 상태다. 셀트리온에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졌다. 이들 역시 투명한 초과이익 성과급 기준을 산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정도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어 이달 중 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의 경우 전년 대비 성과급 액수를 150% 인상해야 한다는 안건을 교섭장에 들고 나왔다. 다른 기업들 역시 사정권이다. 아직 노사 상견례를 시작하지 않은 제조·IT·서비스 기업 노조 대부분이 협상 요구안에 'N% 성과급' 문구를 넣을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해졌다. 문제는 기업마다 처지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사실 '성과급 전쟁'의 불씨를 지핀 곳은 SK하이닉스였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기로 합의했다.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수백조원대 이익이 예상되자 직원들 사이에서 보상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거셌고, 사측도 사업 초기 파산 직전 시기에 회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임직원의 헌신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같은 SK하이닉스의 파격적 보상 지급에 자극받은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주도의 영업이익 급등을 계기로 성과급 투쟁을 시작했다. 업계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의 처우가 대한민국 및 업종 1위 기업을 자부하던 삼성전자를 넘어서자 '성과급 우위'를 사측에 요구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이슈는 모두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은 이익 발생'이 근본 원인이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0%를 넘었고, 삼성전자는 1분기 46%를 달성한데 이어 2분기 51%로 예상된다. 하지만, '잘 나가는 두 기업'을 보고 '패턴 교섭'에 나선 다른 기업들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자산이 충분하고 실적을 꾸준히 내는 대기업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초과이익'을 나눌 수준은 전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대표적인 성장기업이다. 아직 수익성보다는 몸집 불리기가 중요한 시점이라 시설투자에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야 한다. LG유플러스나 카카오 등도 반도체 업체들과 비교하면 회사가 남기는 이윤이 초라한 수준이다. 자동차·조선업계는 경쟁 심화와 중국의 추격 등을 따돌릴 연구개발(R&D) 투자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철강 업종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형국이다. ◇ 각계각층 첨예한 대립…주주들도 '격분' 단체 행동 나서 이번 성과급 전쟁을 두고 각계각층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걱정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기업이 노조의 이익 배분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달 31일 회원사에 배포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통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제도를 명문화하는) 노조의 요구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으로 기업 이익의 직접적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기업의 이익은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 고용, 연구개발,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돼야 하는 경영 자원"이라며 “노조가 기업 이익의 선제적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를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도 이익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에게 배분하기로 사전에 약정하는 제도를 두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노조가 '영업이익 배분' 등을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임금의 일종으로 간주해 노사 교섭에서 기업의 이익에 대한 배분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이같은 요구가 법과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회원사에게 주문했다. 경총은 “기업 이익의 배분 기준 제도화는 기업의 고유한 경영판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노조법상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한정되며, 기업의 이익 배분은 임금이 아니며 복지나 기타 대우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경총의 입장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현장에서는 성과급 등 다양한 의제가 교섭을 통해 결정되고 있다"며 경총에 권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교섭 대상을 임금이라는 형식적 개념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며 “노동자의 경제·사회적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어떤 판례도 성과급 자체가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적 없고 단체교섭 효력을 부정한 사례도 없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건 성과급이든 이익공유금이든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노동자와 어떤 기준으로 공유할 건지에 대한 논의"라고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제 확산 상황에서 기업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공유할 것인가는 세계적 과제"라며 “기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과 노동자가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요구는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니다. 오히려 성과 공유는 노동자의 참여·혁신을 촉진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일침했다. 투자자인 주주들도 성과급 지급에 분명하게 반대했다. 손실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는 임직원에게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지급이 상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조세를 공제한 뒤 비로소 분배 대상이 되며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 제462조 제1항이 규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지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성과급 전쟁의 가장 큰 폐해로 우리나라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영업이익 N% 요구'가 가능한 기업이 일부 대기업으로 한정적인데다 가뜩이나 심각한 임극 격차 문제가 더 부각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정부도 성과급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대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의 원인을 개별기업의 실적 향상, 분배를 중시하는 노동시장의 인식 변화에서 찾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사태 등 사안이 심각한 경우에는 직접 개입도 추진하며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점점 더 벌어지는 노동자 간 격차를 그냥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라며 “원·하청(위탁기업과 수탁기업) 간 상생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글을 올리고 정부 차원의 기업 양극화 해소 의지를 드러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전·두산·수은 ‘K-원팀’, 사우디 2.1조 열병합발전 추가 수주

한전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푸라 열병합 발전사업을 1단계에 이어 2단계까지 추가 수주했다. 터빈 등 플랜트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자금은 수은이 공급하는 방식이어서 한국 기업들의 부가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3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자푸라 2단계 열병합 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에 대한 전력 및 증기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자푸라 2단계 프로젝트의 발전 설비용량은 331㎿이며, 시간당 증기 생산량 약 465톤이다. 2029년 6월 준공 후 17년간 사우디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전력과 증기를 공급한다. 이번 사업의 총매출은 약 2조1000억원(약 1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한전은 2022년 자푸라 1단계(317㎿) 열병합 사업을 수주해 이달 말 준공 예정이다. 1·2단계를 모두 한전이 수주하게 됐다. 2단계 사업은 한전과 아람코가 합작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경영한다. 건설에는 두산에너빌리티, 금융에는 한국수출입은행, 운영에는 한전이 참여한다. 이번 자푸라 2단계 열병합발전소에는 두산에너빌리티 터빈이 공급된다. 이와 관련해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전과 8370억원 규모의 플랜트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한전의 사우디 전력시장 진출은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다. 한전은 사우디에서 자푸라 열병합 1,2단계 사업 외에 2024년 11월 총사업비 약 4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루마1 및 나이리야1 가스복합 발전사업에 낙찰자로 선정돼 전력판매계약을 체결했으며, 2028년 2분기 종합준공 및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전은 2009년 라빅 중유화력 사업(1200㎿)을 시작으로 2022년 자푸라 열병합 1단계 사업, 2024년 사다위 태양광 사업(2천㎿), 루마1 및 나이리야1 가스복합 사업(3천780㎿), 2025년 다와드미 풍력사업(1천500㎿) 등을 연이어 수주하며 사우디 전력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 왔다. 한편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개국에서 37.3GW 규모의 30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화력발전은 23.1GW(10개국 16개 사업), 원자력발전은 5.6GW(UAE 원전), 신재생에너지발전은 8.6GW(7개국 10개 사업)이다. 한전은 해외사업 진출에서 국내 건설사, 기자재 제작업체, 발전소 정비 및 운영서비스 수행업체, 국내 금융기관 등과 동반진출함으로써 1995년부터 2024년까지 약 35조원의 수출효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이란 전쟁과 에너지 실용주의

최근 영국 집권 노동당은 제3국에서 정제한 러시아 석유 수입을 허가하는 '일시적' 제재 면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북해 신규 석유와 가스채굴을 반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케미 바데노크 당대표를 비롯한 보수당은 자국 탄화수소 채굴 대신 러시아산 수입을 위해 제재를 해제한 노동당의 행동을 미친 짓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보수당 집권 당시 에너지부 장관이었던 클레어 큐티뉴는 이 조치가 탄소배출을 오히려 증가시키며 외국 에너지 의존도를 더 심화시키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전쟁은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석유와 가스 차단이 전 세계에 어떤 충격을 주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상황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기회로 삼자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프로젝트를 오히려 포기하고 있다. 토탈에너지는 5월 초 무려 80억 유로를 제시하며 낙찰받은 독일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뜻을 내비쳤다. 7.5기가와트 규모의 이 프로젝트가 무산되면 독일 에너지 전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BP 역시 JERA와 조인트벤처로 참여한 프로젝트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올해 초만 해도 JERA는 규모의 경제로 풍력기업과 협상력을 향상시켜 일본에서도 해상풍력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일본 내 해상풍력은 이미 정부 주관공모 입찰 1호였던 미쓰비시부터 철수한 상황이다. 이번 전쟁은 단순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 차질을 넘어서 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 말처럼 '역사상 최대 에너지 위기'로 진행 중이다. 중동 위기는 디젤과 제트유의 위기이자 비료 부족으로 인한 식량 위기, 헬륨과 나프타 부족으로 인한 주요 산업과 일상생활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여름이 오면 태양과 바람이 없는 시기 전력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본격적인 에너지 부족 여파가 전 세계를 강타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를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란 전쟁 이전 에너지 위기를 겪었던 세계는 지금은 희미해진 넷제로와 ESG 대신 '실용주의'란 단어를 꺼냈었다. 에너지 수요급증에 따른 현실적 접근을 뜻하는 이 개념은 탈석탄과 ESG 기치를 내걸었던 블랙록이 화석연료 투자를 재개하면서 사용하기도 했다.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와 분자 부족을 우려하는 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에너지 정책이 어떤 것이건 간에 에너지 실용주의 노선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물론이고 중국, 인도, 일본까지 석탄발전 전력 생산이 급증하고 있으며 넷제로를 공약으로 정권을 차지했던 영국 노동당 역시 현실적인 에너지 부족을 러시아 탄화수소로 메꾸기 위한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탈원전과 탈석탄 공약으로 정권을 잡은 이재명 정부 역시 탈원전 노선을 버렸고 이란 전쟁 이후 일부 석탄발전을 '안보 전원'으로 지정해 계속 가동 의지를 천명했다. 또한 한일 정상회담에서 원유, LNG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에너지 실용주의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란 전쟁 이후 세계 각국의 에너지 안보정책 마지막 열쇠는 국내 에너지 생산이 될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쟁자금을 지원하는 러시아 화석연료 수입 대신 북해 석유와 가스채굴이 배출량 감소를 4배 줄이고 40%에 해당하는 영국 내 석유와 가스 생산을 늘려 에너지 자립을 강화하며, 20만 명에 달하는 북해 유전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1960년대 이후 4천억 파운드의 생산세를 납부한 이곳의 160억 파운드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노동당의 청정에너지 전환 투자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한국 역시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 배출량 감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내 석유와 가스 생산의 실용적 접근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 ADNOC CEO는 올해는 물론이고 2027년 1분기까지 호르무즈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공급부족에 에너지 다변화만으론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영국은 러시아 제재를 일시적이라 말했지만, 법적 면제조치는 무기한이다. G7의 탈석탄 선언은 자국 에너지 안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조치를 철회할 수 있다. 서구의 실용주의는 이미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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