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현의 소재 탐구] ‘태양광 핵심’ 폴리실리콘…美·中 경쟁 속 K태양광 실익 모색](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06.66658791f85642ce91819d2eaf19205d_T1.jpg)
반도체와 태양광 모듈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이 미국의 무역조치 검토로 AI와 에너지 분야 공급망에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모듈 품질을 높이려면 고순도 폴리실리콘이 필수다. 미국과 중국 간 경제 패권 경쟁 과정에서 폴리실리콘이 공급망 핵심 소재로 떠오르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로서는 관세 부담에도 비(非)중국 태양광 공급망 구축으로 얻는 실익이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에서 빛에너지를 전자의 움직임(전류)로 바꾸고, 반도체에서 전자 신호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실리콘 이외의 불순물이 적을수록 더 효율적으로 전력을 만들거나 전달하기 때문에 고순도의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기술력이 소재 경쟁력을 좌우한다. 대개 순도가 99.999999%면 태양광 패널 제조에 쓸 수 있고, 99.999999999%의 순도를 확보한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에 쓸 수 있다. 한 치의 불순물도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발전 집적도 향상이 품질의 관건인 태양광 발전에도 고순도 폴리실리콘이 필요하다. 폴리실리콘은 규소로 생산된다. 석영 덩어리나 모래에서 채취한 규소(SiO2)를 석탄과 함께 용광로에서 가열해 탄소로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 반응으로 실리콘메탈을 얻어낸다. 이 실리콘메탈을 가루 형태로 부숴 염화수소와 함께 가열하면 순도가 99.99%를 넘는 폴리실리콘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전력을 소비하게 된다. 폴리실리콘을 식혀 둥근 막대 모양으로 된 단결정 '잉곳'을 만들고, 이 잉곳을 얇은 판 형태로 자르면 웨이퍼가 나온다. 실리콘 원자 방향을 고려해 웨이퍼를 배열하면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하는 반도체 소자 '셀'이 탄생하고, 셀 여러 개를 묶으면 하나의 태양광 모듈이 생산된다. 세계 시장에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 가운데 중국 국적이 아닌 곳은 독일 바커와 미국 헴록, 한국 OCI 정도로 몇 안 된다. 바커는 독일 뮌헨 인근 부르크하우젠과 뷴크리츠, 미국 테네시주에서 폴리실리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코닝과 일본 신에쓰 한다이가 합작사인 헴록은 미국 미시간주에 공장이 있다. OCI는 한국 군산과 말레이시아에 폴리실리콘 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이 같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망에는 한국 기업들도 얽혀 있다. OCI홀딩스는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 기술을 토대로 태양광 모듈 제작과 태양광 발전 단지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에 세운 태양광 사업 지주회사가 중심이 돼 북미 태양광 시장을 공략해왔다. OCI테라수스(TerraSus)를 통해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은 최근 미국 소재 신규 고객사와 태양광 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으며 연산 3만5000톤 규모의 생산 설비에 주문이 꽉 차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아 잉곳부터 태양광 셀, 모듈까지 생산 능력을 충북 진천과 미국 조지아주에 확보했다. OCI와 지난 2022년부터 10년 동안 폴리실리콘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정적 폴리실리콘 공급망 확보에 신경쓰고 있다. 한화솔루션으로서는 한화그룹 우주 사업의 일환으로 우주태양광 개발을 본격화했기 때문에 발전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초고순도 폴리실리콘이 필요하다. 폴리실리콘의 중요도가 높아 무역 조치에 따른 공급망 영향에도 세계 태양광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비중국 반도체·태양광 공급망 구축의 일환으로 폴리실리콘에 무역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산 폴리실리콘과 연관 제품에 일정 비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시장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의 최저 하한선을 고시하는 식의 무역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출범 이후인 지난해 7월 상무부는 앞서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태양광 전지, 태양광 모듈 등을 수입했을 때 국가안보가 받을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태양광 업계는 무역 조치 대상 품목과 조건, 관세율 같은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면 원가와 공급망 등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불확실성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실리콘 생산 기업들의 생산 능력이 전체 태양광 셀용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내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은 연간 약 4만톤 정도로 작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029년까지 태양광·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수요는 192만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반도체용은 2.5% 내외를 차지한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바커와 헴록이 전체의 약 75%를 생산하는데, 미국 내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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