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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 넘어선 경유 원가…“차량 부제 재도입 검토해야”

국내 정유사 판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도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정유사 경유 원가가 석유 최고가격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동결한다면 정유사 손실 보전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름 과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 부제 재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은 배럴당 휘발유(옥탄가 92RON) 143.56달러, 경유(황함량 0.001%) 191.9달러, 등유 188.12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각각 11.16달러, 21.59달러, 26.23달러 오른 것으로, 지난 4월 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대 석유 허브지역으로, 여기에서 형성된 도매가격은 국내 정유업계 판매가격의 기준(벤치마크)이 된다. 즉, 이 가격에 유류세를 더하면 국내 정유업계 판매가격의 최소 원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싱가포르 도매가격을 리터당 원화로 환산하면 휘발유 1208.37원, 경유 1615.26원, 등유 1583.44원이다. 여기에 국내 유류세(휘발유 634.50원, 경유 396.21원, 등유 72.45원)를 더하면 예상 추정 원가는 △휘발유 1842.87원 △경유 2011.47원 △등유 1655.89원이다. 이는 현재 정부가 설정한 석유 최고가격인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정부는 오는 22일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한다. 국제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최고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행정부 최고 수장인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기름값 안정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국민 여러분 걱정 마십시오. 휘발유, 경유 등 정제유 가격은 계속 안정됩니다"라며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 정제유가 폭등에 따른 이익이 크고, 국내가격과 수출물량 통제에 따른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 주므로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가에 관한 한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10차 최고가격을 동결할 것을 당국에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석유제품 원가가 최고가격을 넘어선 상황에서 산업통상부가 오는 22일 최고가격을 동결한다면 그만큼 정부의 정유사 손실 보전비용 규모는 커지게 된다. 또한 운전자들에게 심리적 가격 인하효과를 줘 기름 소비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특히 최고가격은 국가 예산을 동원해 기름값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 형평성 문제도 불거진다. 전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으로 차량 운전자들을 지원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도의 기본 취지인 물가 안정 효과는 있겠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큰 게 사실이다.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은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가격을 전혀 조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 평균 기름값은 갤런당 휘발유 4.3달러, 경유 6.2달러이다. 이를 리터당 원화로 환산하면 휘발유 1530원, 경유 2206원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로 가격을 통제하지 않고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시장가격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한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어 정부의 시장가격 조정은 정말 마지막에 쓰는 정책"이라며 “반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등은 모두 정부가 기름값을 통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가격제에는 수요 억제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석유제품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차량 2부제나, 5부제 등 운행을 제한하는 정책의 재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기름값이 크게 오르자 4월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 공영주차장 승용차 5부제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이란 간 휴전 합의 등으로 갈등이 완화되면서 기름값도 내려가자 7월 1일부로 부제를 종료한 상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HD현대이앤에프, 대산산단 LNG 열병합발전소 준공

HD현대이앤에프가 충남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전력과 열을 공급하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HD현대이앤에프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HD현대이앤에프는 HD현대오일뱅크가 자회사로 설립한 집단에너지 기업이다. 새로 건설된 발전소는 29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 생산능력과 시간당 321톤의 열 생산능력을 갖췄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고효율 가스터빈 복합발전 방식을 적용했다. HD현대이앤에프가 생산한 전력과 열에너지는 에이치앤엘(H&L)어드밴스드를 비롯한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2021년 설립된 HD현대이앤에프는 약 4350억원을 투자해 LNG 열병합발전소 건립에 나섰다. 2024년 3월부터 2년여에 걸쳐 설비를 구축한 뒤 단계적인 시운전을 통해 설비의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했다. 상업 가동은 지난 7월 말부터 시작했다. 대산 석유화학산단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말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되면서 전력 판매 기능을 가진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산단 내 자체 발전소에서 전력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전기요금을 6~10% 감면받는 혜택도 주어졌다. 이번에 HD현대이앤에프가 LNG 열병합발전소의 상업 가동을 개시하면서 단지 내 석화기업들이 전기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비롯해 각종 석화 소재를 열분해 및 가공하기 위해 많은 열과 전력을 소비한다.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준공식에서 “이번 LNG 열병합발전소 준공은 대산 석유화학단지의 에너지 인프라를 한층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HD현대이앤에프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바탕으로 입주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와 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어기구 의원 “검침 줄자 안전감시·도서발전으로…한전MCS 일감 돌려막기”

원격검침 확대로 한전MCS의 주력인 방문 검침 업무가 줄어들었으나, 한국전력이 배전공사 안전감시와 도서발전 등 다른 사업을 맡기며 매출 공백을 메워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사업으로 검침 감소분을 보완하고 있지만 이마저 한전이 발주한 사업이어서 모회사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과 한전MC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MCS의 전력서비스 매출은 2022년 이후 크게 감소했다. 한전MCS는 방문 검침과 청구서 송달, 체납관리 등을 주요 업무로 수행해왔다. 그러나 전력 사용량을 원격으로 수집하는 지능형 전력계량 시스템(AMI)이 확대되면서 직접 검침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다. AMI 보급 규모는 2021년 1097만호에서 올해 8월 2082만호로 약 2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전MCS의 직접 검침 인력도 2021년 3834명에서 올해 2285명으로 40%가량 감소했다. 검침 감소는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전MCS 전체 매출은 2022년 3636억원에서 지난해 2804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3년간 줄어든 매출은 831억원으로 22.9%에 달한다. 특히 주력인 전력서비스 매출은 같은 기간 1396억원 줄어 전체 매출보다 감소 폭이 컸다. 문제는 줄어든 검침 일감을 대신한 사업 역시 한전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한전이 발주한 배전공사 안전감시와 도서발전 사업의 연간 매출은 2022년 42억원에서 지난해 598억원으로 14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두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총 1388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방문 검침 감소로 생긴 공백을 한전의 다른 사업으로 메운 셈이다. 그럼에도 신규 사업 증가분은 전력서비스 매출 감소분의 약 40%를 보완하는 데 그쳤다. 한전MCS의 한전 매출 의존도 역시 지난해 99.7%, 올해 상반기 99.6%로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한전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침·청구서 송달 등 현장서비스 수수료 명목으로 한전MCS에 총 1조4459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에만 2154억원이 지급됐다. 어 의원은 “한전이 현장서비스 수수료로만 5년간 1조4000억원 넘게 지급했지만 한전MCS는 여전히 매출의 거의 전부를 한전에 기대고 있다"며 “'일감 돌려막기'로는 회사와 직원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인 업무 수요에 맞는 사업 전환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한전과 한전MCS는 모회사 부담을 줄일 실질적인 경영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출 기준 겉만 강화”…시민단체, 정부 온실가스 개정안 ‘조삼모사’ 비판

정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허용 기준'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2030년 전기차 누적 보급량이 정부 자체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준을 강화하겠다면서도 각종 예외 조항을 포함해 실제 강화 효과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린피스, 녹색교통운동,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플랜1.5 등 4개 환경·에너지 시민단체는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안을 '조삼모사식 개편'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기준 강화를 요구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현행 km당 70g에서 54g으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기준 수치만 낮췄을 뿐, 배출량을 계산할 때 각종 감면 혜택을 적용해 실제 감축 효과를 갉아먹고 있다고 반발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을 못 박고 제조사 특혜를 폐지하는 추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들에 따르면 친환경 기술을 적용했다는 이유로 배출량을 깎아주는 '에코 이노베이션' 제도 하나만으로도 2030년 전기차 보급량은 320만 대 수준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무공해차 1대를 팔면 여러 대를 판매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슈퍼 크레딧' 적용 대상을 늘리고, 하이브리드차 판매 실적이나 공장 간접 감축량까지 온실가스 감축분으로 폭넓게 인정해 주면서 보급 대수는 286만 대까지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제조사가 실제로 전기차를 많이 생산해 팔지 않아도 감면 특례만으로 규제 기준을 쉽게 채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내건 420만 대 목표 대비 약 134만 대(32%)가 부족해진다. 에코 이노베이션이란 차량의 공식 배출가스 시험에 반영되지 않는 친환경 저감 기술에 대해 그 효과를 인정해 자동차 제조사에 배출량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예를 들면 고효율 LED 조명, 태양광 발전 루프, 엔진 마찰 감소 시스템, 고효율 공조장치(에어컨/히터) 등 표준 시험 주행에서는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 도로 주행 시 온실가스를 줄여주는 기술들이 해당한다. 제작사가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부족분을 사후에 채워 넣을 수 있는 상환 기간마저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나면서, 사실상 기업의 규제 회피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국내 전기차 보급 추이도 비상이다. 단체들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전기차 보급 대수가 94만 대로 2030년 목표치의 22%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매년 약 65만 대의 전기차가 새로 보급돼야 하지만, 정부의 느슨한 규제가 오히려 제조사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문효동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기후정책은 전환을 미루는 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게 아니라, 탈탄소에 선제 투자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이끄는 것이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규제를 완화하면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산업의 경쟁력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혜란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기준은 제작사에게 전기차를 더 많이 만들도록 책임을 지우는 사실상 공급 측의 유일한 규제인데, 정부는 온갖 예외 혜택으로 기업의 부담만 덜어주고 있다"며 “더욱이 유럽은 16년째 제작사별 이행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반면 한국은 2021년 이후 실적을 전혀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자동차는 한 번 판매되면 15년 이상 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늦어도 2035년에는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가 중단돼야 한다"며 “기업의 투자와 기술 개발을 이끌어내려면 정책 신호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배출 허용 기준 대폭 강화 △에코 이노베이션 제도 축소 △슈퍼 크레딧 및 하이브리드 특례 철회 △미달성분 상환 기간 축소 △배출 기준의 법률 명시 및 이행 실적 투명 공개 등을 담은 요구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수자원공사, 1조 규모 필리핀 신도시 물 인프라 우선협상권 확보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필리핀 대표 스마트 신도시 '뉴클락시티'의 물 인프라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필리핀 타기그시 기지전환개발청(BCDA) 본사에서 열린 뉴클락시티 물 인프라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수여식에서 지위 수여서를 전달받았다고 14일 밝혔다. 발주처인 BCDA는 미군 반환 기지 개발과 뉴클락시티 조성을 총괄하는 필리핀 대통령실 산하 국책기관이다. 이번 사업은 수도 마닐라의 과밀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마닐라 북서쪽 100km 지점에 94.5㎢ 규모로 조성 중인 뉴클락시티의 물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1조 원대이며, 이번에 우선협상권을 따낸 1단계 사업비만 약 3500억 원에 달한다. 공사는 현지 수도사업자인 메이닐라드(Maynilad)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관협력(PPP)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향후 뉴클락시티 장래 입주민 약 86만 명에게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취수원 개발부터 상·하수도망 구축, 운영 및 관리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필리핀은 잦은 기후변화와 인프라 부족으로 상수도 보급률이 40%대에 머물러 있어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가 주요 난제로 꼽혀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24년 8월 타당성 조사를 시작한 뒤 지난 1월 최종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현지와의 기술·재무 협상을 거쳐 이번 지위를 확보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고유가’에 유럽 경제 휘청…독일 국채금리 15년만 최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경제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천연가스와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압박과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며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14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천연가스 가격과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0월부터 시작되는 동절기를 앞두고 가스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 유럽은 아시아 등 타 지역과의 LNG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군사 충돌 재개 후 최대 5.2% 상승하며 MWh당 약 70유로를 기록했으며, 8월 한 달간 상승폭은 15%를 넘어섰다. 유럽거래소(EEX)에 따르면 2027년 독일 전력 선물 가격 역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너지 가격 폭등은 유로존 물가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2026년 8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3%를 기록하며 전월(2.9%)보다 확대됐다. 물가 상승의 주원인은 에너지 가격으로, 전년 대비 14.3% 급등했다. 에너지·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2.5%에서 2.4%로 소폭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플레이션이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충격에 기인함을 보여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1~5월 에너지 인플레이션 상승분의 약 90%가 공급 차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이에 따라 ECB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6월 예금금리를 2.0%에서 2.25%로 올려잡은 ECB가 오는 9월 회의에서 0.25%p 추가 인상을 단행해 2.50%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전망은 채권 시장에도 타격을 줬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39%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5.29%까지 올라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차입 비용 증가로 영국의 재정 예비비가 약 120억 파운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요국의 재정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주식 시장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월 초 유로존의 유로스톡스(Euro Stoxx) 50 지수가 약 1% 하락한 가운데, 기술 및 산업 주가 부진세를 보였다. 다만 유가 상승의 수혜가 예상되는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쉘(Shell), 에니(Eni) 등 에너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대미 투자 변수 ‘웨스팅하우스 인수’…지재권 해결과 손실 위험의 두 얼굴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여부가 핵심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과 함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까지 협력 방안으로 거론되면서 국내 원전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원전 사업 특성상 수익성과 사업 위험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14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미국과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12일 미국에서 협상에 나섰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귀국 직후 “많은 이슈에서 합의에 근접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주 안에 최종 타결을 시도하고, 타결이 결정되면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마지막 사인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투자 한도는 기존 합의대로 총 2000억달러, 연간 200억달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대상 사업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와 원전 건설이 거론된다. 한미 양국이 미국 내 최대 8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원전에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일부에는 한국형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는 그러나 원전 투자 규모와 노형 등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투자 대상으로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노형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갈등이 있는 미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도 거론된다. 현재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캐나다 브룩필드와 우라늄 업체 카메코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지분 확보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원전 산업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에서 반복돼 온 지식재산권 문제를 완화하고 미국뿐 아니라 제3국 원전 시장에서 공동 수주 가능성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 조건과 위험 부담은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인허가 지연이나 공사비 증가에 따라 사업비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지난 2006년 일본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다가 미국 원전 사업의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사례도 있다. 지분 확보가 기존 원전 수출 계약의 제약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완화할 수 있고 이익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원전 시장 진출에 앞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범년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도 한국과의 원전 협력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조급함을 내려놓고 긴 안목에서 조건과 실익을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경 초대석] 승수언 인슐레이션코리아 사장 “자재 산업, 엔지니어링 결합해야 경쟁력 생겨”

“속도가 빠른 인공지능(AI) 전환과 달리, 물리적인 특성을 구현하는 자재 산업은 사업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소재와 자재 자체만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설계와 시공, 품질 보증(개런티)에 이르는 엔지니어링까지 고객에게 제공해야 자재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승수언 인슐레이션코리아 사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자재 산업에 관한 시각을 묻는 기자에게 이 같이 설명했다. 인슐레이션코리아는 특수 내화·내열·보냉·안전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엔지니어링 경험을 토대로 플랜트 열효율·설비 최적화·산업 안전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내열·내화 엔지니어링에서 출발해 가열로·열관리 솔루션, 화재·폭발·열폭주 방지 솔루션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캐나다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승 사장은 미국 발전 분야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있다가 1989년 일본의 세계적인 내화 자재 기업 이소라이트의 한국지사장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승 사장은 우연히 내열·내화 자재 산업에 뛰어들게 됐다. 이후 2008년 자재 공급 뿐만 아니라 중화학 산업에 필요한 열관리·화재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지니어링 기업 인슐레이션코리아를 설립했다. 승 사장은 “과거에는 수요 기업들이 내화·내열 자재를 구매한 뒤 시공을 다른 데다 맡기다 보니 실제 플랜트에서 내화·내열 성능에 문제가 생기면 수요 기업 입장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거나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어려웠다"며 “(자재 공급부터 엔지니어링까지 제공하는) 우리 회사가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까지 지니게 되면서 (수요 기업 입장에서) 편리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LG화학·롯데케미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정유 기업들의 공장에 인슐레이션코리아의 솔루션이 적용돼왔다. 테크닙 에너지(Technip Energies), 러머스 테크놀로지(Lummus Technology), KBR, 하티(Heurty)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관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왔다.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의 유리 천장 곳곳과 당인동 서울복합화력발전소에도 건식 내화피복 보드 '타이카라이트'를 공급하기도 했다. 앞으로 '열을 막는 산업'을 넘어 '열을 관리하는 산업'을 준비하고, 에너지 효율과 설비 수명, 산업안전까지 함께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산업'에서 미래 성장의 답을 찾겠다는 것이 승 사장의 생각이다. 다음은 승 사장과의 일문일답. - 2008년 인슐레이션코리아 설립 계기와 당시 특수자재 시장에서 발견한 가능성은? ▲회사를 설립하기 전 19년 동안, 이소라이트(Isolite)의 한국지사장으로 일했다. 3박 4일 동안 이소라이트의 일본 공장을 방문했을 때 인연을 맺었던 한 임직원이 1989년 처음 지사장 자리를 제안했다. 이곳의 특수 세라믹이 철강사나 유리공장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다. 지사장으로 오며 황무지를 개척하는 느낌으로 일을 시작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현장을 수없이 다녔다. 한국의 중화학 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가열로나 고온 반응로 내부에 사용되는 핵심 내화물과 단열재는 해외 의존도가 높았고 단순 자재 공급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사의 엔지니어들이 공정 온도와 조건에 가장 적합한 자재 뿐만 아니라 설계와 시공까지 함께 책임져줄 수 없냐고 물었지만, 당시 나는 외국계 자재회사의 지사장이라 자재를 국내 현장에 맞게 직접 설계하고 시공하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자재와 시공이 분리돼 발생하는 산업 현장의 어려움과 고성능 특수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보며 (엔지니어링 수행이 가능한 법인 형태의) 인슐레이션코리아를 직접 설립했다. -1989년 자재 시장에 처음 뛰어든 뒤 기업들의 어떤 불편함을 목격하고 해결해보자고 결심했는지? ▲내화재와 단열재는 자재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열팽창이나 열충격, 화학적 침식 등 자재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계와 시공에 반영해야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그런데 당시 자재업체는 자재를 공급하고 시공업체는 도면에 따라 공사를 하는 식으로 업무가 나뉘어 있었다. 자재 선정이나 시공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을 중단한 뒤 긴급 정비를 해야 했다. 그 부담은 고객사의 엔지니어와 현장 근로자들이 감당해야 했다. 고성능 특수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도 문제였다. 당시 특수 내화재와 고온 단열재 분야는 일본과 유럽, 미국 등 해외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산업에서 고객이 긴급하게 자재를 필요로 하는데 공급 일정 때문에 설비 정비가 늦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 역시 답답했다. 그래서 자재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설계와 시공까지 책임지고, 국내 산업현장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기술 파트너가 되겠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 -인슐레이션코리아만의 경쟁력은? ▲한마디로 '현장을 깊이 이해하는 기술력'과 자재부터 설계·시공·검사·유지관리까지 연결하는 '원-스톱 서비스 역량'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좋은 자재를 파는 회사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는 다르다"고 말한다. 인슐레이션코리아가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로 전문 엔지니어링 역량과 원스톱 통합 서비스, 오랜 현장 경험과 신뢰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시장에서 인정받은 자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친환경 건식 내화피복 보드인 타이카라이트, 화재와 폭발로부터 인명과 핵심 설비를 보호하는 방호패널 '듀라스틸(Durasteel)'은 산업현장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방식의 불편과 한계를 새 자재와 공법으로 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재 시 철골 구조물은 일정 시간 동안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내화피복을 해야 한다. 근데 '뿜칠'이라 불리는 기존의 습식 내화피복 공법은 현장에서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하고 비산먼지와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온·습도 등의 영향도 받고, 건조시간이 별도로 필요해 다른 공정과의 간섭이나 전체 공사기간 관리도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내화성능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현장 시공을 더 깨끗하고 빠르게, 품질을 더 일정하게 만들 수 없을지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규산칼슘 기반의 건식 내화보드 시스템이었다. 공장에서 일정한 품질로 생산한 규산칼슘 보드를 현장에서 건식으로 조립·시공해 품질 편차를 줄인다. 별도의 건조 시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다른 공정과 병행하기에도 유리하다. 물론 철골기둥과 철골보의 다양한 구조에 대해 1~3시간까지 내화인정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 기업과 세운 합작 법인을 통해 공급하는 듀라스틸은 두께 200~450mm의 기존 철근콘크리트 방호벽을 대체할 수 있다. 8.5mm의 섬유강화 시멘트와 0.5mm의 철판을 시멘트 층 양쪽에 결합한 고성능 복합패널과 이를 지지하는 구조체로 구성된다. 전체 방호벽 두께가 100~150mm로 설치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설치와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최대 2bar의 폭발하중을 견디고 최대 4시간의 내화성능을 갖췄으며, 로이드 선급 등의 인증도 확보했다. -가열로가 초고온과 고응력에도 견디도록 특수 합금 공급과 상태 정밀 진단을 하는 래디언트 코일 사업도 엔지니어링 사업 경쟁력까지 키운 결과인지? ▲석유화학 고온 설비의 내화 라이닝 설계와 시공을 하며 설비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가열로의 성능과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영역까지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열로 전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화 라이닝 뿐 아니라 실제 공정이 이뤄지는 코일과 튜브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내 고객들이 해외 전문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납기가 길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글로벌 주조 전문기업인 얀타이 마노아(Yantai Manoir)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특수합금 래디언트 코일과 튜브를 국내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현재 국내 주요 석유화학·정유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가열로 내부의 코일은 장기간 고온에 노출되면서 침탄, 팽창과 변형, 구부러짐 등 다양한 형태의 열화가 발생한다. 그래서 코일·튜브 공급에 그치지 않고 코일 상태와 수명, 정비·교체 시기 판단이 고객에게 더 중요하다. 이에 스마트 진단 로봇에 기반한 3D 비파괴 정밀진단 기술을 결합했다. 열화 상태를 진단하고 수명을 예측해 최적의 정비와 교체 시점을 제안하는 것이다. -첨단 산업 분야에서 인슐레이션코리아가 주목하는 자재 수요는? ▲인슐레이션코리아의 뿌리는 여전히 중화학 플랜트의 열관리지만, '극한의 온도 환경에서 열을 얼마나 정밀하게 다스릴 것인가'라는 질문은 산업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첨단 분야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열폭주 차단, 수소에너지 분야 열관리, 방산·우주항공과 미래 모빌리티의 극한환경 열관리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인슐레이션코리아가 공급하는 실썸(Siltherm) 미세다공성 자재는 나노(nano)급 실리카를 기반으로 얇은 두께에서도 높은 단열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배터리 셀 간 열전이를 억제하고 열폭주 확산을 제어하는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수소산업에는 액화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기 위한 섭씨 영하 253도(℃)의 초저온 영역과 수백 도의 고온에서 운전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와 고체산화물전해조(SOEC) 같은 에너지 시스템이 존재해 열관리 기업의 입장에서 매우 흥미롭다. 최근에는 삼성E&A의 SOEC와 에이치엔파워(HnPower)의 SOFC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특수 단열과 케이싱(casing) 설계 등을 수행했고, 액화수소 저장과 운송 분야에서는 보관 용기를 감싸는 특수소재 '라이달'을 미국 기업과 제휴해 공급 중이다. 방산과 우주항공 분야 역시 경량화와 함께 초고온·초저온, 화재·폭발 등 극한환경에서의 열관리와 방호 기술이 중요해 가능성을 보고 있다. -열관리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 업계에 몸담은 36년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열관리가 더 이상 단순한 '부수적인 설비 공사'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에너지 비용과 탄소중립, 노후 설비의 수명 연장, 그리고 강화되는 산업안전 기준까지 기업 경영의 중요한 과제들이 모두 열관리와 연결돼 있다. 열손실은 곧 에너지와 비용의 손실이고 불필요한 탄소 배출을 초래한다. 설비의 열화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이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 열폭주나 산업시설의 화재·폭발처럼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위험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열관리 산업이 △고성능·친환경 자재를 통한 에너지 효율 향상 △데이터 기반의 설비 진단과 예지보전 △열관리와 산업안전의 결합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앞으로의 열관리 산업은 단순히 '열을 막는 산업'에서 '열을 관리하는 산업'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에너지 효율과 설비 수명, 산업안전까지 함께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3년 'IK 드림재단'을 설립해 국내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 제도를 운영해온 계기가 있는지? ▲캐나다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도너츠를 판매하는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간보다 급여를 더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그 시간대에 일을 했다. 낮 시간에 잠을 자기 위해 집을 은박지로 감싸기도 했다. 그 시기를 지나며 나중에 성공하게 되면 공부하는데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럴 것이란 확신도 들었다. 사회 공헌 방향을 고민할 때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오래 남는다고 생각하고, 국내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학교에 재학하는 외국인 유학생도 선발한다. 올해까지 총 24회에 걸쳐 총 461명의 국내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앞으로 매년 10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로 키우고자 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공공기관 통폐합...산업 전략 기회로 삼아야

정부는 3일 공공기관 109개 감축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 기능 개혁 추진 방향 (안)"을 발표했다. 감축이 현실화하면 전체 공공기관은 현재 524개에서 415개로 줄어든다. 이재명 정부가 보수 정권도 시도조차 하지 못한 대대적인 공공기관 통폐합에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 지역·부처 간 이해관계에 따라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기관들이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떨어트린다는 판단에서다. 서로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 경쟁적으로 신설되다 보니 정부 재정 부담만 늘어났다. 이번 발표의 최대 관심은 에너지 공기업 통폐합의 중심인 한국남동발전 포함 발전 5사 통합과 석유·가스공사 통합이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 개편안의 핵심은 흩어진 자원개발과 발전 기능을 각각 하나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발전사는 2001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쪼갰지만 25년 만에 통합 절차를 밟게 됐다. 정부의 “2024 탈석탄" 로드맵에 맞춰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 인적. 물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개별 발전사가 대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면 평균 부채 비율이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정부는 연구개발비, 대형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묶어 투자 효율성을 높이려면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발전사 통합을 통해 재무구조로 투자 여력을 확보해 에너지 대전환과 탄소중립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또 하나의 이슈는 역대 정부에서 여러번 추진했으나 매번 무산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통합이다. 정부는 두 공사를 합쳐 “에너지자원공사(가칭)"를 세우고 에너지 공급망 위기를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탐사. 개발 역량과 구매력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글로벌 에너지기업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취지다. 전국 공공기관 재무구조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542조 원이던 공공기관 부채는 2025년 769조 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공공기관 인건비 예산은 29조 6000억 원에서 37조 7,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더 이상 방치할 수준을 넘어섰다. 현재 시점에서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은 단순한 기관 숫자 줄이기가 아니라 공공부문의 기능과 국가 전략을 다시 설계하는 구조 개혁으로 평가하는데 맞다. 현재 공공기관의 가장 큰 문제는 기관 수가 많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기능이 지나치게 잘게 쪼개져 있다. 특히 에너지·자원 분야에서는 한국전력을 포함 발전 5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그리고 각종 연구, 지원기관 등이 각각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국가 에너지·자원 안보라는 큰 그림을 누가 책임지는가가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번 개혁을 단순한 예산 절감이 아니라 국가 전략 기능 중심의 재편으로 추진한다면 상당한 의미와 성과를 낼 수 있다. 정부도 이번 109개 기관 감축을 전략적 구조 개혁,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 자회사, 소규모 기관 통합의 세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러나 가장 큰 위험은 통폐합 숫자 경쟁이다. 즉 109개를 줄였다는 숫자가 개혁의 성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A 기관과 B 기관을 합쳐서 기관 숫자는 1개 줄였는데 본부는 그대로 있고, 인력도 그대로이고, 자회사도 그대로이고, 업무도 그대로이고, 임원 자리만 늘어난다면 그것은 통폐합이 아니라 간판을 바꾼 것과 불과하다. 따라서 성공 여부는 기관 몇 개를 없애느냐가 아니라 통합 이후 국가적 성과가 얼마나 커졌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발전사 통합은 매우 중요한 시험대이다. 단순히 5개 발전사를 하나로 합치는 방식은 위험하다. 먼저 통합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한국발전을 발전회사->종합에너지기업->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발전시키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LNG, 원전 연계, 재생에너지, ESS, SMR, 수소, 해외 발전사업, 핵심광물과 에너지자원까지 연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개 발전사를 합쳐 놓고 거대한 국내 발전회사 하나를 만드는데 그칠 수 있다. 그리고 자원.에너지 공기업 통합은 더 신중해야 한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하나의 에너지자원공사(가칭)로 통합하는 방안은 상당히 의미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직 통합보다 기능 통합이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해외 자원개발, 에너지안보, 핵심광물, 공급망, 트레이딩을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일본처럼 자원은 부족하지만, 경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원개발, 에너지, 핵심광물, 공급망을 분절해서 관리해서는 중국·미국·일본과 경쟁하기 어렵다. 따라서 에너지->자원개발->핵심광물->소재.배터리->전력->산업을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공공기관 통폐합은 조직 개편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전략을 다시 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bienns@ekn.kr

밤에도 밝은 불빛, 심장을 망친다…심부전 위험 29%↑

야간에 인공조명에 많이 노출될수록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고 심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밤의 빛이 수면을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장 구조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 툴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대학원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저널인 '유럽 심장학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밤에 밝을수록 두꺼워지는 심장 연구진은 참가자들(10만여 명)에게 몸의 움직임과 빛의 양을 측정하는 센서가 달린 손목형 기기를 7일간 착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각 참가자가 실제 생활에서 받는 빛의 양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들 가운데 측정이 제대로 안 된 2만7557명과 야간 근무자 2770명, 기존 심혈관질환자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1만1071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1.1세였다. 연구진은 각 사람의 활동량이 가장 적은 5시간을 '밤'으로 정의하고, 이 시간 동안 3럭스(lux)를 넘는 빛에 노출된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밤에 3럭스 이상의 빛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빛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좌심실 질량이 2.4%, 평균 심장벽 두께가 1.5% 더 컸다. 반면 심근 수축분율은 1.9% 낮아졌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졌지만 기능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심장 근육의 수축·이완 움직임을 보여주는 변형률도 원주 방향 2.7%, 방사 방향 2.9%, 세로 방향 2.8% 낮았다. 오른쪽 심실과 왼쪽 심방에서도 크기가 커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심부전·뇌졸중 위험까지 높아져 문제는 이런 심장의 미세한 변화가 실제 심혈관질환과도 연결됐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최대 약 8~10년간 참가자를 추적한 결과, 밤에 3럭스를 넘는 빛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빛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심부전 위험이 29%, 심방세동 15%, 심근경색 24%, 뇌졸중 33% 높았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 26% 높았다. 실제 발생률도 차이를 보였다. 심부전 발생률은 빛 노출이 많은 집단에서 10만 인년당(10만명을 1년간 혹은 1만명을 10년간 관찰했을 때) 361건으로, 빛 노출이 없었던 집단의 218건보다 높았다. 심근경색은 302건 대 208건, 뇌졸중은 213건 대 152건이었다. ◇빛이 잠을 깨우고, 심장까지 흔든다 연구진이 주목한 연결고리는 수면시간이었다. 밤의 빛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수면시간이 짧았고, 밤의 빛과 심장 구조·기능 변화 사이의 연관성 가운데 24~49%가 짧아진 수면시간으로 설명됐다. 빛은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핵심 신호다. 밤에 빛을 받으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한 수면 부족과 생체리듬 교란이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낮의 빛과 밤의 빛이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낮의 밝은 빛은 생체시계를 강화하는 반면, 밤의 빛은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밤은 어둡게, 수면은 충분히" 연구진은 “심혈관 건강을 위해 밤에는 가능한 한 어둡게 하고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로등과 건물 조명, 자동차 불빛, 스마트폰 등 인공조명을 줄여 '어두운 밤'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한계도 있다. 밤의 빛이 심장병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고, 빛 노출도 7일 동안만 측정했다. 빛의 파장별 차이나 개인별 빛 민감도도 분석하지 못했다. 연구 대상이 대부분 백인이어서 다른 인구집단에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밤의 빛이 단순한 수면 방해 요인을 넘어 심장 구조와 기능의 변화, 나아가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경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내용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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