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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LNG 수입량 역대 최대…수입처 다각화 속 美물량 크게 감소

가스발전 및 난방 연료로 쓰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이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입처가 호주, 중동, 동남아, 아메리카, 남아시아 등으로 다각화 된 가운데, 물량수입 압박을 넣은 미국의 물량은 오히려 크게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수입처는 대체적으로 감소했으나, 울산항만 크게 증가했다. 28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5년 LNG 수입량은 4671만7962톤으로 전년보다 0.9% 증가했다. 이는 이전의 가장 많았던 2022년의 4639만4103톤을 넘어선 최고 기록이다. 수출량은 물량은 크지 않지만 2만4120톤으로 전년보다 56.3% 증가했다. 주요 수입처는 △호주 1467만7167톤(전년비 28.7% 증가) △말레이시아 751만9672톤(22.6% 증가) △카타르 696만7509톤(21.5% 감소) △미국 439만3346톤(22.1% 감소) △러시아 247만36톤(16.7% 증가) △인도네시아 207만7169톤(31.6% 감소) △오만 191만8188톤(59.4% 감소) △페루 104만510톤(23.3% 증가) △브루나이 91만864톤(60.5% 증가) △트리니다드 토바고 85만6398톤(9854.5% 증가) △모잠비크 84만5425톤(290.7% 증가) △캐나다 73만6270톤(첫 수입) 등이다. 수출처는 △미국 7586톤 △영국 6458톤 △싱가포르 4141톤 △일본 3068톤 △프랑스 1763톤 등이다. 올해 LNG 수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입처가 다각화됐다는 점이다. 1위 호주의 비중이 31%밖에 되지 않으며, 지역도 호주, 아메리카, 중동, 동남아, 남태평양으로 분산돼 있다. 이는 더 이상 LNG 수출시장이 독점이 아니라는 뜻이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중동이 석유에 이어 LNG 시장까지 독과점하면서 수입처에 재판매 금지, 도착지 제한, 무조건구매(테이크 오아 페이) 등 불합리한 요구조건을 내걸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 각지에서 LNG가 수출되면서 불합리한 조건이 없어지거나 크게 완화된 상태다. 또한 수입처 다각화로 특정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해도 수급이 전체적으로 끊길 가능성은 훨씬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모잠비크와 캐나다 물량은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모잠비크의 Area4 가스전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캐나다LNG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 물량 수입은 전년보다 22% 줄었지만, 지난해 8월 미국과의 관세협상 일환으로 가스공사가 미국 물량 연 330만톤을 추가 수입하기로 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항구별 수입량은 △인천항 1266만1365톤(전년비 6.4% 증가) △평택항 1135만9187톤(7.2% 감소) △보령항 588만7784톤(10% 감소) △광양항 289만2040톤(12.1% 감소) △울산항 152만6139톤(267.6% 증가) △통영항 88만4481톤(119.5% 증가) △호산항 30만6140톤(32.6% 감소) △동해항 8만3285톤 등이다. 항구별 수출량은 △광양항 2만3800톤으로 전년보다 54.2% 증가했다. 광양항, 울산항, 보령항은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LNG 터미널이 있는 곳으로, 각각 포스코인터내셔널, 코리아에너지터미널(한국석유공사·SK가스), 보령엘엔지터미널(GS에너지·IMM)이 위치해 있다. 울산항 수입량이 전년보다 267% 증가한 이유는 공급계약을 맺은 울산지피에스 발전소의 가동이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LNG 수입금액은 360억4887만달러로 전년보다 27.9% 감소했다. 여전히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제한적이지만, 미국이 1억톤을 수출하는 등 글로벌 공급이 늘었고, 유럽과 아시아의 경기 둔화 및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구매자 우위시장(바이어스마켓)이 형성되면서 단가가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LNG 수입처별 톤당 단가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는 557달러이며, △호주 581달러 △카타르 570달러 △말레이시아 521달러 △미국 546달러 △러시아 533달러 △오만 603달러 △인도네시아 439달러 △페루 638달러 △브루나이 575달러 △모잠비크 564달러 △파푸아뉴기니 624달러 △캐나다 562달러 △트리니다드 토바고 424달러 △나이지리아 536달러 △적도기니 714달러 △아랍에미리트연합 603달러 △중국 564달러 △알제리 612달러 △멕시코 565달러이다. 장기계약물량 단가는 600달러 아래로 비교적 싸게 형성됐지만, 물량이 적은 현물(스팟)량은 높게는 710달러대까지 비싸게 책정된 점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총수입량의 약 80%는 중장기계약(5년 이상)으로, 나머지는 단기(1~5년) 및 현물로 수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정적이고 싸게 수입하기 위해 100%를 장기계약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남는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 일본은 국내 가스 수요의 약 130% 물량을 계약하고, 남는 물량은 동남아 등지로 트레이딩하면서 사실상 아시아의 LNG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지질적으로 LNG 저장시설을 짓기가 어려워 우리나라의 저장시설 이용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우리나라가 아시아 LNG 허브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가스기술공사, 농어촌 상생 공로로 농림부장관상 수상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직무대행 진수남)은 1월 22일(목) 부산 윈덤그랜드 호텔에서 개최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시상식 및 관계자 워크숍에서 2025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업무 추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 한국가스기술공사 ESG경영처는 지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농어촌의 자립과 활성화를 위해 총 2억 4천 8백만원이라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였으며, 90%이상이라는 높은 집행률을 달성하였다. 해당 출연금은 농어촌 지역 상품권 및 지역 축제 활성화 지원, 농어촌 재해 발생 시 즉각적인 구호 및 지원사업 전개, 실질적 판로 개척을 통한 농어민 소득 증대 기여에 활용되었다. □ 유공자로 선정된 ESG경영처 임대동 처장은 2021년부터 ESG경영 담당으로 부임하여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 2년 연속 '최우수' 달성,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4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 고용노동부 주관 우수사례 공모전 2년 연속 우수사례 선정 등에 기여했다. □ 진수남 가스기술공사 사장직무대행은 “농어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힘써준 모든 임직원분들께 감사를 전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관은 농어촌에 실질적인 힘이 되는 상생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IMG_1003.jpe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00pixel, 세로 750pixel 색 대표 : sRGB EXIF 버전 : 0221 ▶ 22일, 부산 윈덤그랜드 호텔에서 시상하는 모습(오른쪽: 임대동 처장) [사진=한국가스기술공사]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정부 운영 ‘기후시민회의’ 4월에 출범…탄소중립 정책 공론화 기구

정부가 국민이 직접 탄소중립 정책 논의에 참여하는 국가 단위 상설 공론기구인 '기후시민회의'를 오는 4월부터 공식 운영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이하 기후위, 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중에 기후시민회의 구성과 발족 절차를 마무리하고, 4월부터 1차년도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날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이하 국회 기후특위)와 기후위의 공동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기후위 홍동곤 사무차장은 이같은 기후시민회의 운영 계획안을 공개했다. 기후시민회의에서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시민의 삶과 관련된 정책을 정부가 수립할 때 시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는 논의의 장이다. 정부는 기후시민회의를 국민 참여형 한국형 기후 공론장으로 구축하고,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기후 시민논의 상설기구'로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시민회의가 본격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기후시민회의를 기후위 상설기구로 운영하도록 하는 근거 조항이 담겨 있는데, 지난해 12월 18일 국회 기후특위를 통과한 바 있다. 법안에 따르면, 시민회의 참여자는 지역·성별·연령 등을 고려해 선정하고, 기후시민회의에서 도출된 토론 결과를 기후위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국가기후위는 이를 주요 정책과 계획에 최대한 반영하도록 명시됐다. ◇지역·성별·연령 반영해 200명 선정 기후시민회의 세부 운영 사항은 시행령에 담길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홍 사무차장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기후시민회의는 총 200명의 시민 참여단으로 구성된다. 무작위 전화번호 추출 방식으로 약 2000명을 확보한 뒤, 지역·성별·연령 등 인구통계를 반영해 최종 참여자를 선정한다. 구성은 의제 선정과 논의 방식을 설계하는 기획참여단 20명과 실제 학습·토론을 수행하는 숙의참여단 180명으로 나뉜다. 숙의참여단은 온실가스 감축 분과 2개(각 60명)와 기후적응 분과 1개(60명) 등 총 3개 분과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 10명이 자문단으로 참여해 기획참여단의 의제 설정 등을 지원하게 된다. 홍 사무처장은 “기후위기는 2050년을 향해 갈수록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참여단 구성 시 10~30대 인구에 110%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 지역·성별·연령의 균형을 고려하고, 지방 거주자의 참여 편의를 위해 일부 의제는 권역별 토론 방식으로 운영한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참여단은 1년 단위로 재구성하게 되는데, 매년 기획참여단과 숙의참여단 모두 절반씩 교체된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논의 과정은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며, 관련 자료와 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국가기후위원회는 전 과정을 객관적으로 검증·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관련 올해 기후시민회의 운영 예산 25억원은 이미 배정돼 있어 '탄소중립법'과 관련 시행령 등이 개정되면 곧바로 시민회의의 설치와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상향식 의제 선정…숙의 거쳐 정부 정책에 반영 기후시민회의 운영은의 핵심은 시민 참여 중심의 상향식 의제 선정 구조다.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민 제안 의제를 수렴하고, 시민과 미래세대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거쳐 기획참여단이 최종 의제를 선정한다. 이후 시민들은 학습과 토론을 통해 권고안을 도출하게 된다. 생활밀착형 정책 제안과 중·장기 기후정책 방향 제시가 주요 역할이다. 숙의 과정은 학습–탐구–결정의 3단계로 운영된다. 각 의제별 논의 기간은 최소 3~4개월이며, 회의는 6~8회 이상 진행된다. 합의 기준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75% 이상 찬성으로 설정됐다. 공론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안건은 별도의 검토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일부 토론자들은 “이미 마련된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을 확인하는 역할에 머물 것인지, 정부 정책을 정당화하는 절차적 장치로 작동할 위험은 없는지 등을 잘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센터 최재철 이사장은 “시민회의가 성공하려면 폐쇄성을 벗어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권고안이 정부 의견과 다를 경우 국회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 기후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소희 의원은 “과거 비슷한 시민회의를 운영해본 경험에 비추어 새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하게 되기 때문에, 참여 시민들의 의제 학습에 필요한 검증된 데이터를 제대로 제공하는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후특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공론화를 통해 도출한 시민회의의 권고안을 정부가 정책에 반영할 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답변하도록 할 필요가 있고, 시민회의를 지원할 사무국을 설치할 필요도 있어보인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별도의 공론조사 진행 한편 국회 기후특위에서는 이와 관련한 별도 공론조사를 위해 20억5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300명의 패널을 모집 중인데, 이를 대행할 업체 선정은 완료된 상태다. 국회 기후특위 공론조사는 2040년, 204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기 위한 1회성 논의 기구로 3월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기후시민회의와는 별개의 절차다. 국회 공론조사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24년 여름 미래세대 기후소송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이 있다. 위성곤 위원장은 “올 2월 말까지 헌재에 답을 보내기로 돼 있어서 서두르고 있지만,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서부발전 “수송선사와 신뢰 기반 투명한 연료공급 체계 강화”

한국서부발전은 연료 공급사, 수송선사와 안정적이고 투명한 연료조달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서부발전은 27일 경기 성남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판교에서 '연료 공급·수송선사 조달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서부발전과 유연탄·액화천연가스 공급사, 연료 해상운송을 담당하는 수송선사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설명회는 국제 연료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 등 연료 전반의 수급 관련 잠재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공급망 전반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서부발전은 설명회에서 유연탄·액화천연가스 연간 조달 계획과 수요 전망, 물량 운영 방향, 수송 계획을 설명하고 공급·수송선사와 연료 조달·수송 전반의 주요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서부발전은 안정적인 연료 조달을 위해 공급사와의 정보공유 확대, 상시소통 체계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시장 변동성이나 수송 차질 등 외부 환경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연료공급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유연탄·액화천연가스 공급사와 수송선사 관계자들은 연간연료 조달 방향과 수송 계획을 사전에 공유받음으로써 중장기 공급·운송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서규석 서부발전 미래사업부사장은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는 발전 운영을 지탱하는 핵심 연료인 만큼 연료별 특성을 고려한 공급사, 수송선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기적인 설명회와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이고 투명한 연료공급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동서발전, 국내 최대용량 ‘제주북촌 전력저장발전소’ 준공

한국동서발전㈜(사장 권명호)는 27일(화) 14시 제주시 북촌초등학교 실내 체육관(제주 조천읍 북촌리)에서 '제주북촌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발전소'준공식을 열고, 제주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핵심 기반시설의 운영을 본격화했다. 이날 행사에는 진명기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현길호 제주도의회의원을 비롯해 제주시·조천읍 관계자, 제주에너지공사, 에퀴스에너지코리아, LG에너지솔루션·한국전력공사·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 및 지역주민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주북촌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발전소'는 총 140메가와트시(MWh)규모의 배터리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전력저장발전소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증가하는 시간에 공급한다. 제주지역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 전력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전력 공급이 많은 경우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을 멈추는 출력 제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제주 북촌 전력저장발전소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해 전기가 남는 시간과 필요한 시간을 연결하는 전력망의 완충장치로 기능하게 된다. 또한, 주파수·전압 안정도 향상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한국동서발전은 2023년 국내 첫 중앙계약시장에서 사업자로 선정되었다. '제주 북촌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발전소'는 지난해 5월 착공해 올해 1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를 활용해 약 400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으며, 향후 15년간 제주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와 재생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제주북촌 전력저장발전소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제주의 여정에서 전력망의 불안정성을 책임질 핵심 설비"라며 “한국동서발전은 제주청정복합발전, 한동·평대 해상풍력, 그리고 북촌 전력저장발전소와 함께 탄소중립섬 제주의 든든한 에너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동서발전은 '제주북촌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발전소'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발전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국가전력계통의 안정성과 에너지전환 정책 실행력을 동시에 높여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생성형 AI, 근로시간 평균 17.6% 절감···활용 역량 제고가 관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근로시간을 평균 17.6% 줄여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산성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AI 활용 역량 강화가 가속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생성형 AI와 기업의 생산성: 현실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만 20세 이상 임금근로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약 56%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생성형 AI 활용의 범위와 강도는 성별, 연령대, 산업, 기업 규모 등에 따라 뚜렷한 이질성을 보였다. 주로 남성, 저연령층, 고소득,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업'(77.6%), '전문서비스·과학업'(63.0%) 순으로 활용률이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00인 이상)의 활용률이 66.5%로 중소기업(300인 미만, 52.7%) 보다 13.8% 포인트(p) 더 높았다. 업무 영역별로는 '문서 작성·요약'에서 활용이 가장 두드러졌다. 사용 빈도가 많은 활용자일수록 전문·창의적 업무에서의 활용 비중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용자들은 생성형 AI가 없었다면 평균 8.4시간을 추가로 일해야 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생성형 AI 활용이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평균적으로 약 17.6%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않는 근로자(28.5%)들은 '낮은 업무효용성'과 '활용기술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대기업(25.5%)의 경우 '회사 제도적 제약(보안 정책 및 내부 규정)'이라는 응답 비중이 중소기업(12.3%)보다 높았다. 상황·목표에 맞춰 능숙하게 프롬프트를 작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 고도 활용자는 전체의 13.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 활용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프롬프트 작성 능력을 살펴본 결과다. 프롬프트는 생성형 AI 모델에 입력되는 사용자 지시문이다. 생성형 AI 활용이 외형적으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활용의 질적 수준은 아직 제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서비스 활용과 업무 생산성 간 관계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사용 시간 자체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생산성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프롬프트 작성 능력이 향상될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한 생산성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생성형 AI의 성과가 단순한 사용량 확대가 아니라 활용 역량의 수준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창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생성형 AI의 생산성 효과가 단순한 도입 여부가 아니라 실제 업무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생성형 AI의 생산성 효과를 실질적인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투자에 그치지 않고 근로자의 활용 역량을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 활용을 통한 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활용역량 강화 중심의 기업 지원 체계 구축 △경력 단계별 역량 재설계와 인재 양성 △활용 생태계 조성 지원 정책 등 기업과 정부 차원의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AI 전환은 기업의 인력·조직·문화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다"며 “상당한 투자를 수반하는 만큼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맑아진 하늘의 역설…선박 오염 줄였더니 산호가 하얗게  죽었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인류의 선의가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생태계의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호주의 상징인 대보초(Great Barrier Reef) 해역에서 발생한 산호초 백화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역설적이게도 지구를 더럽히던 선박들의 '나쁜 연기'가 사라진 점이 지목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와 핀란드 기상연구소 등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지구 및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선박 연료의 황 함량 규제(FSC 2020)가 대보초 해역의 온도를 높여 산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냈다. 산호초 백화현상은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등 열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산호(산호충, 동물)와 공생 관계인 조류(藻類, algal symbiont) 사이의 결합이 깨지면서 일어난다. 산호는 이 공생 조류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고 고유의 아름다운 색을 유지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은 조류가 산호 공생체를 떠나버리면 산호는 하얀 골격을 드러내며 굶어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연구팀은 상승하는 해수 온도뿐만 아니라 강한 태양 복사 에너지 역시 이러한 백화현상을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임을 강조했다. 과거 선박들이 내뿜던 황산염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서 햇빛을 직접 반사하거나, 구름의 응결핵(CCN) 역할을 해 구름을 더 밝게 만들어 바다에 일종의 '인공 차양막'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0년 규제로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이 3.5%에서 0.5%로 대폭 줄어들자, 이 차양막이 순식간에 걷히는 '디마스킹(demasking)'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2022년 2월 대규모 백화현상이 일어나던 시기에 대보초 해역에 도달하는 낮 시간 태양 복사 에너지는 규제 이전보다 제곱미터당(㎡) 약 11와트(W)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수면 온도는 약 0.05℃에서 0.15℃ 사이로 상승했는데, 이는 산호가 느끼는 열적 스트레스를 평소보다 5~10%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기 오염을 개선해 인류의 건강을 지키려던 조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취약한 해양 생태계에는 치명적인 열기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이러한 '환경 개선의 역설'은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중국 칭화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등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강력한 대기 질 개선 정책이 오히려 지구 온난화 방지 효과를 늦추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은 '아름다운 중국(Beautiful China)' 비전과 탄소 중립 정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지만, 동시에 대기 오염 물질인 황산염 등을 급격히 제거하면서 이들이 제공하던 냉각 효과(햇빛 반사)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대기 정화로 인한 온난화 효과(약 0.12℃ 상승)가 이산화탄소 감축으로 인한 냉각 효과(약 0.16℃ 하강)를 2070년경까지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대기 오염 개선이라는 정당한 목표가 온난화 가속이라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더욱 정교하고 공격적인 메탄 감축 및 탄소 중립 정책이 병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신규 원전 부지, ‘기장·울주·영덕’ 유력 후보지…“서해안은 희망 지자체 없어”

신규 원전 건설이 여론조사 국면을 지나 사실상 확정되면서, 앞으로의 관심은 부지 선정으로 쏠리고 있다. 현재 원자력 업계와 정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동해안 지역, 특히 부산 기장, 울산 울주, 경북 영덕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용인 등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서해안 지역 건설이 유리하지만, 서해안쪽에서는 아직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8일 부지 선정 논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부산 기장과 경북 영덕, 그리고 울산 울주 정도"라며 “특히 울주와 영덕은 비교적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장과 울주는 기존 원전이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인프라 측면의 장점이 있다. 영덕은 문재인 정부에서 신규 원전 후보지로 검토된 이력이 있다. 다만, 동해안에 신규 원전이 들어 설 경우 주요 전력 수요지인 수도권까지 공급하려면 송전탑 등 대규모 송전망 건설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도권 전력 공급이 용이한 서해안 지역에 신규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서해안 지역에서는 아직 희망하는 곳이 없다. 관계자는 “서해안은 사실상 후보지 검토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가 없어 현실적으로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원전 부지는 기술적 조건뿐 아니라, 해당 지자체의 공식적인 유치 신청과 주민 수용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 서해안 지역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부지 선정이 단순히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요구도 제기하고 있다. 향후 소형모듈원전(SMR) 실증과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까지 고려해, 중·장기 원자력 활용이 가능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에 부지를 확보한다면, 대형 원전뿐 아니라 SMR 실증까지 염두에 둔 판단이 필요하다"며 “부지를 나눠서 다시 찾는 방식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지 선정 일정과 지방선거의 맞물림도 변수로 꼽힌다. 원전 유치 공모 자체는 시점상 선거 이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해당 지역 지자체장 후보들이 원전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이 표심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지역에서는 선거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지 선정 과정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한다. 신규 원전 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지역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될 경우 지역 내·외 갈등이 동시에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향후 부지 선정에 나설 경우, 기술적 타당성뿐 아니라 선정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규 원전 논의의 성패가 결국 “어디에, 어떤 미래를 전제로 지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와 정책 선언을 넘어, 기장·영덕·울주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수록 부지 선정 기준을 둘러싼 논쟁도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기후금융의 재정렬과 한국 금융의 선택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금융이 기후변화 대응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선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기후금융 진영에 의미심장한 지각변동이 있었다. 미국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대형은행들이 넷제로 은행 동맹(NZBA·Net-Zero Banking Alliance)을 떠났다. 블랙록, 뱅가드 등 자산운용사와 알리안츠 등 보험사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2025년 1월 17일 미국 연준(Fed)도 글로벌 중앙은행 간 모임인 녹색금융협의체(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에서 전격 탈퇴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기후금융 이니셔티브가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유행하던 '깨어있는 자본주의(woke capitalism)'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 웨스트버지니아 등 다수 주 정부는 ESG를 추진하는 금융기관에 노골적인 제재와 경고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텍사스의 경우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산업에 대출을 줄이면 '텍사스 연기금'의 투자를 받지 못한다. 기후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반독점 소송과 정치적 리스크로 연결되는 환경에서 미국 금융기관들이 방어적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기후금융의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겉으로 보면 기후금융의 후퇴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단순한 이탈이라기보다 정치·제도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나타난 '재정렬'에 가깝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은 여전히 저탄소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며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전환 투자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정치와 시장이 엇갈리는 국면이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국내 금융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은행들은 이미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을 기후 리스크 관리의 핵심 지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수 은행이 2050년 넷제로 목표와 2030년 중간 감축 목표(기준년도 대비 30~40% 감축)를 설정했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25.6%, '22년 기준)이 다른 나라(OECD 평균 13.4%)보다 높다. 더욱이 중소기업 대출이 은행 기업대출의 대부분을 차지(중소기업대출/기업대출=80%)하는 구조다. 금융배출량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이유다. 중소기업은 감축 유인이 약하고 친환경 기술에 투자할 여력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에서 2030년 중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그 피해는 중소기업에 집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시각은 분명하다. 작년 금융감독원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기후금융 컨퍼런스, 2025년 3월 18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탄소 감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가 무대응 시나리오보다 장기 경제성장률이 높고 금융권 손실도 더 적게 나타났다. 이는 기후 대응이 비용이 아니라 '위험 관리이자 성장 전략'임을 보여준다. 한은 총재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적으론 고탄소 산업의 자산 가치 하락이라는 충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 혁신과 기후 리스크 완화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금융은 더 이상 선언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구호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 언어로 재정의돼야 한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이탈은 기후금융의 종말이 아니다. '이념 중심 동맹'에서 '실질적 위험 관리'로의 전환 신호일 수 있다. 한국 금융권 역시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에 흔들리기보다 국내 산업 구조와 지역 경제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 기후금융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기후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외면할 것인가 관리할 것인가"다. bienns@ekn.co.kr

[EE칼럼] 세계적 전력공급 부족의 원인

미국 PJM이 지난달 실시한 용량 경매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이 경매는 미국 13개 주와 6,500만 명에 공급할 피크 전력 자원 가격을 결정한다. 2027~2028년 공급용량 가격은 16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 인해 2026년 일부 PJM 고객 전기요금이 최대 5% 상승할 것이며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요금 상승 요인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에 기인한다. PJM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최대 수요가 32기가와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 중 2기가와트를 제외한 전량이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급용량 충족은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7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2030년 광역정전 위험이 100배 증가할 것이라 경고했는데 209기가와트의 신규 발전용량 중 기저발전이 22기가와트에 불과하다는 점을 신뢰성 위험요소로 짚었다. 에너지부가 또 하나 지적한 중요한 점은 104기가와트의 기저 용량 폐지 경고였다. 이 안정적 공급원을 적시에 대체 없이 폐지하게 되면 풍력과 태양광이 기대했던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정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실제 미국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발전소를 총동원해 공급부족에 대응하고 있음에도 전력수요 충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 공급부족은 바다 건너 유럽에서 먼저 경고등이 켜졌다. RWE 마르쿠스 크레버 CEO는 2024년 11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도매전력가격이 메가와트시 당 800유로 이상 상승한 이유로 바람과 햇빛이 없는 '둥켈플라우테'를 메꿀 전력 공급원이 10기가와트 이상 부족한 상황을 언급하며 공급 안보 구축을 위해 발전소 용량을 추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독일은 실제로 탈원전과 탈석탄 정책으로 기존 발전소를 다른 안정적 대체원 없이 폐지하면서 이를 태양광 풍력발전용량 증대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온 건 정전위험과 전기요금 상승이었다. 결국 2023년 탈원전을 감행한 독일의 선택은 2031년까지 석탄발전 폐지 금지와 함께 10기가 이상의 가스발전소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올해 4월 대정전이 발생했던 스페인은 아예 '안전모드'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크게 줄이고 이를 기존의 가스 발전으로 메꾸고 있는데 산체스 정부는 이 안전모드를 2026년 내내 운용할 예정에 있다. 스페인의 이베르드롤라와 엔데사는 알마라즈 원자력발전소 수명연장을 신청했는데 이들은 정부가 연장을 허가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신규용량 확보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적해있다. 빠른 건설이 가능한 가스발전소의 경우 공급망 비용상승으로 건설비용이 3배 이상 올랐으며 가스 터빈 보틀넥으로 대기시간이 최대 7년 소요될 수 있다. 신규 원전 역시 인허가부터 건설까지 10년이 걸리며 SMR은 당장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재생에너지를 24시간 365일 초단위 정전도 용납하지 않는 데이터센터의 연료로 생각하는 사업자는 거의 없다. 결국 세계는 기존 발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사회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는 중국 에너지 정책 대원칙인 선립후파(先立後破)와 일맥상통한다. 2024년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후수석 협상가 쑤웨이는 이 원칙을 설명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기도 전에 전통 에너지를 퇴출하는 것을 경계한 바 있다. 중국은 기존 발전소를 유지하면서 올해에만 80기가와트의 신규 석탄발전을 승인했다. 전력수요 급증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공급부족의 원인은 하나같이 신뢰할 수 있는 기존 발전소의 대안 없는 폐지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유일하게 탈원전과 탈석탄, 탈가스를 한꺼번에 실행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간헐성 자원인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발 정전 위험 해소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한국은 단 하나의 기존 발전소도 함부로 성급히 폐지해서는 안 된다. 이 간단한 교훈을 잊은 세계는 전력부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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