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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가 1월 들어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60만원 선을 오가던 목표가는 이제 40만원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전기차(EV) 부진의 시름이 실적과 주가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차전지 업황은 단기 반등의 신호보다 구조적 둔화의 징후가 더 뚜렷하다. EV 수요 회복 시점은 반복적으로 늦춰지고 있고, 시장이 기대했던 성장 궤적은 점점 완만해지고 있다. 업황이 다시 살아나기 전까지 실적과 재무 모두에서 버텨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판단 역시 빠르게 보수화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흥국증권·유진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약 10곳이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불과 지난해 11~12월 목표주가가 60만원대까지 상향됐던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당시에는 북미 투자 확대와 중장기 수주 가시성이 성장 기대를 떠받쳤지만, 지금은 같은 요인이 비용 부담과 실적 불확실성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목표주가는 대체로 40만~50만원 초반대로 내려왔으며, 유진투자증권이 41만원으로 가장 보수적인 수준을 제시했다. 삼성증권·NH투자증권·흥국증권은 40만원대를, 나머지 증권사들은 50만원 초반대를 목표가로 제시했다. 증권업계가 일제히 목표가를 낮춰 잡은 배경에는 예상보다 깊어진 EV 시장의 침체가 자리 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58만원에서 41만원으로 29% 하향 조정했다. 포드와 푸르덴베르크 등 주요 고객사와의 13조5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 해지가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하며 2026~2027년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결과다. 특히 수주 잔고 120GWh를 돌파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EV 라인의 ESS 전환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이 수익성 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원 수준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 산출 시에도 보수적인 멀티플을 적용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배터리 파워 시스템과 체결했던 EV 배터리 공급 계약을 상호 합의로 종료했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약 3조9000억원이다. 전체 계약금액 가운데 실제 이행된 물량은 4% 수준에 그쳤으며, 거래 상대방이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이에 앞선 같은달 17일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EV 전략을 조정하면서 약 9조6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두 계약 해지 공시의 간격은 9일에 불과했다. 이 기간 취소된 계약 금액만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계약 기간을 감안하면 연평균 기준으로는 2조원 초반대의 매출 경로가 사라진 셈이다. 설립 이후 공급 계약 해지 사례가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두 차례 대규모 계약이 취소된 것은 이례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배터리 시장의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유럽과 북미에서 각각 한 건씩 계약이 무산됐다는 점도 부담이다. EV 시장 둔화가 신규 수주뿐 아니라 기존 계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미 둔화된 매출 흐름 위에 추가적인 공백이 더해지는 구조다. 흥국증권은 중저가 EV 시장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목표주가를 48만원으로 종전 대비 11% 낮췄다. 2025년 4분기 잠정 영업손실이 122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점이 주요 근거다. 전 분기 일회성 이익이 소멸된 가운데 EV 판매 감소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는 평가다. EV용 중대형 전지 부문의 실적 부진이 전사 수익성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 전방 산업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산업은 EV 캐즘이라는 구조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 시장의 시선도 빠른 성장 재개보다, 침체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로 이동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2025년 4분기 영업적자는 전분기 일회성 이익 소멸과 EV 판매 감소 영향에 기인한다"며 “ESS 고성장은 긍정적이지만 EV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적자 탈출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9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1조5000억원에 달했던 2023년에 견줘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무 지표를 함께 보면 상황은 다르다. 차입 부담이 훨씬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총차입금은 22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50% 증가했다. 그간 안정권을 유지하던 재무 지표도 변곡점을 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부채비율은 125.3%로 전년 말 94.7% 대비 30.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3.9%로 25.5%에서 8.4%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통상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30%를 넘어섰다. 실적 회복보다 빠른 재무 레버리지 확대가 신용도 관점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이유다. 차입 확대는 금융비용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금융비용은 626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1542억원에 그쳤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약 4배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이익 창출력이 차입 비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총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가동률 저하로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총차입금/영업활동현금흐름(OCF) 배수는 2021년 2.1배에서 지난해 3분기 현재 4.4배까지 높아졌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대비 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V 수요 둔화로 현금창출력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대규모 설비투자로 차입이 늘면서 부채 상환에 필요한 기간이 구조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영업현금흐름이 실질적인 재무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차입 부담은 향후 실적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신용도에 직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주력 시장인 미국의 수요 역성 우려와 신규 공장 고정비 부담으로 배터리 셀 업체의 부진한 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수요 둔화에 대응해 업체별로 투자 속도와 규모를 조절하고 있지만, 약화된 이익창출력과 LFP·ESS로의 전환 비용, 금융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과중한 재무 부담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차전지 산업 전반에 대해 업황 회복 지연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EV 수요 회복 시점이 반복적으로 후행 조정되면서 배터리 셀 업체들의 가동률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 변동성과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실적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기 경기 둔화가 아니라, 수요 구조 변화가 동반된 장기 조정 국면에 가깝다는 인식이다. ESS는 EV 수요 둔화를 만회할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역할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SS 판매는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배터리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에 그친다. EV 수요 공백을 메울 결정적 대안보다는 실적의 하단을 방어하는 완충재에 가깝다는 평가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미 집행된 상황에서 가동률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감가상각비와 고정비 부담은 계속 손익을 압박한다. 설비투자 축소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이익창출력 자체가 개선되지 않으면 재무 부담 완화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황 회복이 지연될수록 재무적 체력 소모는 누적된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완성차 업체들의 협상력 강화 역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술 경쟁력만으로 가격 압박을 상쇄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외형 성장보다 이익 창출력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흑자 전환만으로는 확대된 재무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현금창출력 개선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ESS 시장은 국내 이차전지업계의 현시점 유일한 물량 증가 기대 요인"이라며 “다만 올해까지는 ESS 물량 증가분이 EV 물량 둔화를 충분히 상쇄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ESS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며 “ESS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14 11:16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SKC가 재무상태가 악화하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비주력 자산 매각과 대규모 자금 수혈을 동원한 전방위적 사업재편(리밸런싱)도 신용도 방어로 이어지지 못했다. 과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이차전지 사업은 업황 부진 속에 '현금창출원(캐시카우)'에서 '재무 부담의 축'으로 전환됐다. 화학 부문 역시 구조적인 공급 과잉에 갇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라는 안전판 덕에 우량등급의 끝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 스토리가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재무 부담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SKC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SK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기업어음 A2+에서 A2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보다 몇 달 앞선 6월에 이미 신용등급을 내렸다. SKC의 신용등급은 형식상 우량등급(A급)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경기와 업황 변화에 대한 완충력이 크게 약화된 '우량등급 하단'에 해당한다. SKC는 SK그룹 내에서 반도체·배터리 소재 계열사들을 거느린 중간지주사다. 계열사와의 밀접한 영업 관계와 그룹의 우수한 대외 신인도, 재무적 지원 여력을 바탕으로 신용도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해 왔다. 이번 신용평가 과정에서도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은 SKC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소로 반영됐다. 이를 반대로 보면, 신용등급이 우량등급의 끝단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그룹의 후광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는 재무 부담이 이미 임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안전판' 역할을 하며 등급 하방을 간신히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계열 지원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적자 장기화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차입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개별 신용도의 하방 압력을 막기 어렵다고 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C는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최근 2년간 전사적인 리밸런싱 작업을 본격화했다. 우선 지난 2024년 2월, 화학 부문에서는 SK피유코어를 매각하며 전통 화학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고, 성장 사업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섰다. 같은 달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 사업부문을 매각하며 반도체 소재 내 비핵심 사업 정리에도 착수했다. 이차전지 부문에서는 지난해 4월, SK넥실리스가 디스플레이용 FCCL 박막사업을 매각하며 동박 중심의 사업 집중 전략을 강화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핵심 축으로 삼고, 주변 사업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는 구조조정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2024년 12월, SK엔펄스는 일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아이세미를 설립했다. 이는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된 지난해 4월 해당 법인을 매각하며 사업 구조를 대폭 슬림화했다. 이와 함께 2024년 5월과 9월, 중국사업 관련 자회사 지분을 처분하며 자산 유동화를 병행했고, 2025년 9월에는 블랭크마스크(Blank Mask) 사업부문 영업양도를 결정하는 등 현금 확보에 속도를 냈다. 나아가 지난해 10월에는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SK엔펄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의결했다. 자산 매각뿐 아니라 외부로부터도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SK넥실리스 해외법인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2022~2023년 약 7000억원, 별도 기준 영구교환사채 발행으로 총 385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재무구조를 떠받치기 위해 자산 유동화와 자본성 조달을 동시에 동원한 구조다. 쉼 없이 진행된 일련의 리밸런싱 작업과 외부자금 수혈은 큰 폭의 재무건전성 변화를 맞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SKC의 부채비율은 2023년 178.6%에서 2024년 194.4%로 상승한 뒤, 2025년 3분기 기준 182.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3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3년 48.9%에서 2024년 53.1%로 높아진 이후, 2025년 3분기 기준 50.7%로 다소 낮아졌으나, 안전성 기준인 30%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순차입금/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은 2022년까지 3.9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EBITDA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산출 자체가 중단됐다. 이는 단순한 지표 악화를 넘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차입 부담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순차입금/EBITDA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EBITDA)으로 순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재무안정성 지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사업양도 대금 추가 유입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투자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약화된 이익창출력과 비우호적인 업황 전망에 따른 더딘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영업창출현금을 통한 재무부담 축소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이익창출력 대비 높은 수준의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SKC의 주가 궤적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사업 구조 전환의 성과와 한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때 20만원 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현재 10만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SKC 주가의 황금기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2021~2022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 동박 사업(SK넥실리스)에 대한 기대가 집중되며 주가는 20만원 선을 넘어섰다. 당시 SK넥실리스는 연간 800억~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캐시카우'이자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았다. 주가 고점에는 명확한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글로벌 동박 공급 확대가 맞물리며 수익성은 급격히 훼손됐다. SK넥실리스는 2023년 68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손실 규모가 1700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영업손실도 1200억원에 달한다. 과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핵심 사업이, 불과 몇 년 만에 전사 재무 부담의 중심축으로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SKC의 차입금의존도는 SK넥실리스 인수 직전인 2019년(130.1%)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부채비율은 130.1%에서 182.4%로 4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월 20일 장중 18만1000원을 기록했던 SKC 고점은 전일 종가 기준 10만5900원까지 밀리며 약 42% 급락했다. 이차전지에 이어 유리기판 등 각 사업부문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성장 옵션'이 실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채, 고정비와 투자 부담을 동반한 재무적 리스크로 전환됐다는 인식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전략적 중심축이었던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한 외형 확대는 이어졌지만, 가동률 저하와 수율 안정화 지연으로 영업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 한신평 분석에 따르면 이차전지소재 부문 합산 영업손실은 2023년 -512억원에서 2024년 -1505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1077억원으로 확대됐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양극재 사업 역시 철회되며, 시장에서는 “성장 옵션 확장이 아닌 방어적 조정에 그쳤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기초 체력을 뒷받침해야 할 화학 부문 역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구조적인 업황 부진 속에 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 악화가 직격타로 작용했다. 이에 2023년 -724억원, 2024년 -526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418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과거 실적 방어 역할을 해왔던 화학 부문마저 부담 요인으로 전락한 셈이다. 반도체 소재 부문이 2024년 446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3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전사 매출 비중이 약 12%(2025년 9월 기준)에 그쳐 이차전지와 화학 부문의 구조적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사 실적과 주가의 방향성을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갖기에는 아직 체급 차가 뚜렷하다. 결국 SKC는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미래 성장 기대주'에서, 막대한 고정비 부담과 투자 지연에 신음하는 '투자 집약형 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는 '돈 잘 버는 소재 기업'이 아닌 '돈만 계속 써야하는 부담스러운 기업'이 됐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주가 측면에서만 보면 회사가 성장성이 큰 사업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사실 이는 재무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사업이 잘되면 주가가 오르고, 자금조달이 잘되니 재무구조도 탄탄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SKC 주가 변동을 보면 코스닥 상장사 중 기술 하나로 급등했다가 고꾸라진 사례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현재의 재무적 투자가 현금으로 돌아올 미래가 점쳐진다면 장밋빛 미래는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이 기대조차 가지기 어렵다. 전기차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이차전지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수요 회복 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있고, 정책 변수 역시 산업 전반의 반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진을 만회할 대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주목해 왔다. 실제 ESS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산업 전반의 실적과 재무 체력을 되살릴 만큼의 파급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전체 배터리 수요 가운데 ES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둔화를 감안하면, ESS 단독으로 산업 전반의 실적 반등을 견인하기에는 체급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계 의견을 모아보면, 기대가 집중됐던 미국 ESS 시장 역시 단기적인 반전 구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 ESS 시장은 중국산 배터리가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즉각적인 수혜를 누리기 어려운 구조다. ESS 시장의 성장 속도 자체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배터리 ESS 신규 발전용량은 17GW로 예상되는데, 이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작년 연초 제시한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예상 규모 역시 공식 전망치 대비 실제 집행 가능 물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SKC 주요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석유화학 부문 역시 단기간 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화학 산업 전반에 대해 '업황 부진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석유화학 업종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중단기 전망은 밝지 않다. 당분간 주요 기초유분의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공급 부담은 구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오는 2027년 사이 에틸렌 생산능력은 약 3000만 톤 규모로 추가 증설될 예정인데, 이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과거 평균 증설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글로벌 증설 계획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동북아 역내 수급 구조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황 반등 없이 부진한 산업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나신평은 올해에도 석유화학 산업의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구조화되며, 현재의 비우호적인 업황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투자 부담 완화에도 불구하고,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제한적인 현금흐름이 이어질 경우, 완화된 CAPEX 환경에서도 전반적인 재무상환능력은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KC 관계자는 “그동안 비주력 사업 자산 유동화와 영구 EB 발행 등 자금 조달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건전성 강화를 추진해 왔다"며 “동박 사업의 북미 ESS향 수요 모멘텀과 AI 중심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사업의 성장 등 각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의 성장 구조 확립에 집중해 중장기적 안정성 강화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08 10:3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년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등 제한된 업종과 테마에 수급이 집중되며 큰 변동성을 겪었다. 2026년에는 산업별 여건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일부 산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어떤 산업은 업황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 부터 반도체, 자동차 등 각 섹터가 맞이할 다음 국면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2025년 2 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다. 전기차(EV) 수요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고, 정책 변수는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1년 전인 2024년 말, 2 시장을 지배했던 평가는 한 단어로 요약됐다. '갑갑하다'는 진단이었다. 당시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들은 업황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안타깝게도 당시의 우려는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기대를 모았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성장을 이어가고는 있다. 하지만 산업 전반의 체력을 되살릴 만큼의 파급력은 아니다. 2026년을 앞둔 현시점에서도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는 이유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 TOP10 지수는 연초 고점(1월 20일)인 3137.04에서 지난 26일 3148.66으로 0.4%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내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문 셈이다. 해당 지수에는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LG화학,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SKC, 에코프로머티 등이 편입돼 있다. 2 산업은 이제 막연한 기대를 넘어 냉혹한 검증의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2026년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규정했다. 2는 핵심 시장인 미국은 트럼프 정부 재집권 이후 친환경 정책 후퇴가 가시화되며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하반기 세액공제 종료 방침이 발표된 직후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54% 급감한 사례는 시장이 직면한 정책적 불확실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 시장이 규제 강화와 보조금 재개로 완만한 회복세를 꾀하고 있으나,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단순한 외형 확장보다는 실제 가동률과 수익성이 주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2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얼마나 많이 파는가'에서 '정책적 격변기 속에서 수익을 낼 체력이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수요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되는 ESS 시장 역시 산업 전체를 견인하기엔 아직 체급이 부족하다. 한신평에 따르면 전체 배터리 수요에서 ES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차 시장의 거대한 수요 공백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이다. 더욱이 현재 미국 ESS 시장은 국내 기업들의 즉각적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산 배터리가 장악하고 있어서다. 신평사와 증권가는 내년을 실질적인 반전의 기점으로 지목한다. 미국이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48.4%까지 대폭 인상하고, 국내 업체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맞물려야 비로소 유의미한 반사이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ESS는 당장의 구원투수라기보다, 이후를 기약하는 '중장기 완충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나마 기대를 받는 미국 ESS 시장의 성장 속도 자체도 둔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에 주목했다. 2025년 미국 배터리 ESS 신규 발전용량은 17GW로 예상되는데, 이는 연초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제시한 전망치(19.6GW)보다 13% 낮은 수준이다. 지난 11월 새로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내년 예상 규모는 23.7GW로 예상되는데, 진행단계로 볼 때 실제 규모는 20.4GW로 추정된다. 성장률로 보면 20%에 그치게 되는 것으로 ESS 배터리 셀 수요 증가율도 둔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에도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V용 배터리 수요의 급격한 둔화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ESS 성장,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실적 개선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SS가 EV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주가 측면에서도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황 부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누적된 재무적 하중이다.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됐음에도 기업들의 신용도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가동률 저하로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면서다. 한신평은 영업손실 장기화와 차입금 부담 가중이 신용등급 하향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래 기술 투자를 위축시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악순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김영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주력 시장인 미국의 수요 역성장 우려와 신규 공장 고정비 부담으로 배터리 셀 업체의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며 “소재 업체는 업황 둔화로 낮은 가동률이 이어지는 가운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 수익 보완 요소가 부재해 실적 회복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ESS 성과, 신규 수요처 발굴, 이차전지 외 사업 부문의 실적 보완 수준 등 수익성 방어 전략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29 10:59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