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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선제 투자한 미국 SMR(소형모듈원전) 기업들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전 생태계 재편 속에 '투자 수익+사업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테네시밸리당국(TVA)의 뉴스케일(NuScale) SMR 6GW 배치 계획이 발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SMR 투자 성과에 다시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GS에너지는 뉴스케일파워에 지분 투자한 이후 기업가치가 4배 이상 상승하며 각각 일부 지분을 매각해 원금 대비 3배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 모두 일부만 정리하고 나머지 지분은 유지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GS에너지 등 국내 투자사들은 뉴스케일에 2019년 4400만달러, 2021년 60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했다. 이를 통해 뉴스케일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미국 및 세계시장에서 SMR 주요 기자재를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뉴스케일의 주가는 2020년 12월 주당 10.1달러대에서 현재는 40.4달러대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초기 투자 이후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어 현재 뉴스케일의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뉴스케일이 TVA로부터 SMR 72모듈을 수주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 공급 파트너로서 대형원전 24기 분량에 해당하는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 외에 고온가스로형 SMR을 개발 중인 엑스에너지(X-energy)에도 일부 지분 투자를 단행해, 다양한 SMR 기술 포트폴리오 확보에 나서고 있다. 향후 미국 외 글로벌 수요 확산을 염두에 둔 선제적 포지셔닝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주식회사, HD한국조선해양, 한국수력원자력은 미국의 또 다른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TerraPower)에 투자했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비상장 기업으로,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SMR 실증 단지 착공식을 시작해 4세대 나트륨 SMR을 건설하고 있다. SK주식회사는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아시아 지역 내 사업기회 발굴을 준비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도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해상 원자력 발전, 원자력 추진선박 분야의 미래 기술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HD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테라파워와 첫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3월에는 HD현대중공업이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는 올해 6월 진행된 테라파워의 청정기금 모금을 위한 투자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테라파워에 약 40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SMR 사업에서의 실질적 협업 기반을 마련했다. 이 투자는 SK그룹이 테라파워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약 16%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수원은 이를 통해 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 중인 3세대 혁신형 SMR(i-SMR)에 이어 4세대 SMR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건설기간·유연성 측면에서 장점이 부각되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전력 수요 폭증과 탄소중립 대응의 대안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국방·우주 산업 등 '24시간 탄소 없는 전력'을 요구하는 산업군에서 SMR이 핵심 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제작·기자재·기술 협력 등으로 수익 구조를 확장하며 실질적인 수출형 SMR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SMR 투자는 단기 수익뿐 아니라,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수출형 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향후 루마니아, 체코, 캐나다, 중동 등으로 SMR 수요가 확산될 경우, 한국형 공급망 모델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09-04 13:39 전지성

의약품 제조업사 바이넥스가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ity Act)' 재추진의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의존도를 대체할 유력 기업으로 꼽히면서다. 증권가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호재가 겹쳤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은 전일 바이넥스의 목표주가를 3만원으로 종전 3만4000원 대비 12% 하향조정했다. 상상인증권은 목표가 하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현 주가와의 괴리율 축소를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이넥스 주가는 지난해 9월 장중 2만7000원을 기록한 뒤 최근 1만6000원대까지 밀려 최고점 대비 40%가량 떨어진 상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상업용 매출에 대한 기대감, 미국 FDA 송도공장 실사, 생보법에 따른 수혜 기대 등으로 상승세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연구원은 “2024년 9월 말에 2만7000원대까지 상승했다"며 “올해 상반기에 등락을 거듭했지만 하향 추세가 진행, 현재 1만6000원대에서 횡보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하루 앞선 지난 2일 흥국증권은 바이넥스에 대한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목표주가를 2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지만,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해 장기 성장성을 인정하면서도 밸류에이션은 보수적으로 산출했다. 두 증권사는 공통적으로 바이넥스가 미국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의 수혜를 볼 기업으로 꼽았다. 미국이 추진 중인 생보법은 중국 등 특정 국가 바이오기업과의 거래 및 협력을 제한하고, 미국 내 생명공학·유전자 데이터의 해외 유출을 차단해 국가안보와 바이오산업 기술 보호를 강화하려는 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 CDMO 기업의 입지는 축소되고, 다품종 소량 생산 역량을 갖춘 중소형 CDMO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넥스의 실적은 이미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바이넥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 부문(분석용역 포함) 매출액은 409억원으로 113% 급증했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 턴어라운드 흐름은 확인됐다"며 “셀트리온으로부터 수주한 2개의 원료의약품(DS) 품목과 글로벌 제약사 공급 계약 등 신규 수주에 힘입어 하반기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바이넥스의 올해 연간 매출은 1840억원, 영업이익은 83억원(영업이익률 4.5%)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매출 2250억원, 영업이익 270억원(영업이익률 12.0%)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160억원 규모 공급계약, 셀트리온 DS 수주 등도 하반기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09-04 09:47 장하은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바이오산업 컨벤션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5(BIX 2025)'가 내달 15~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 BIX 2025가 15개국, 300개 기업이 참가해 550개 부스로 꾸려지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최종 참가기업과 후원사도 공개됐다. 올해 BIX 2025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재생의료,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에 초점을 맞춘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특별관'을 마련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별관 주요 참가기업으로 △로슈(스위스) △존슨앤드존슨(미국) △삼성바이오에피스(한국) △아지노모토(일본)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름을 올려 자사의 신약 개발 역량을 과시할 전망이다. 특히 CGT 분야를 포함한 특별 전시관을 통해 우리 업계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글로벌 CGT 기업들과의 교류하는 등 국내 대중화를 이끌 기회의 장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해외 주요국에선 이미 CGT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며 핵심 바이오 산업 분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글로벌 CGT 시장은 지난해 445억달러(약 62조원) 규모로 집계됐으며, 연평균 14% 시장성장률을 통해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995억달러(138조7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로슈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CGT 임상시험 진입이 잇따르는 이유다. CGT는 크게 '자가유래(자신의 세포) 세포치료제'와 '동종유래(타인의 세포) 세포치료제', '이종유래(비인간종의 세포) 세포치료제'로 구분된다. 주로 자가유래 세포치료제에 국한됐던 국내 시장에선 차바이오텍 등을 중심으로 동종유래 CGT 개발이 진행되면서 대중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안 시행으로 임상연구 대상자 제한이 완화되는 등 CGT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위한 법제적 정비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BIX 2025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생산(CDMO) 공정을 선보이는 '스마트랩&혁신 생산 특별관'도 마련된다. 지난해 BIX 출범 이래 처음 단독 부스를 꾸려 CDMO 역량 홍보에 나섰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번 행사에 참가하면서 자사의 CDMO 수주 경쟁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일본 AGC바이오로직스 등 동아시아권 대표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한중일 3국 간 치열한 수주 경쟁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글로벌 CDMO 분야 1위 기업인 론자(스위스)와 카탈란트(미국) 등 서구권의 전통 CDMO 강자들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선 동아쏘시오홀딩스의 CDMO 분야 자회사인 에스티젠바이오와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이 참가해 수주경쟁에 나선다. 한편, 이번 BIX 2025에서는 바이오의약품의 콜드체인 물류유통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는 '글로벌 바이오 허브 특별관'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임상 솔루션 업체들이 모이는 '임상개발 혁신 특별관'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산업 변화와 미래를 논하는 전문 세션 △글로벌 기업의 최신 전략을 소개하는 인사이트 세션 △전시장을 돌며 산업 트렌드를 짚는 도슨트 투어 △기업 발표 및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등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5-09-04 08:50 박주성

3일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와 공모해 최대 주주인 영풍을 공격하려는 시나리오를 사전에 기획하고 실행해왔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는 최 회장 측이 그간 내세워 온 '적대적 인수·합병(M&A) 피해자'라는 주장의 진실성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으로, 경영진의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명백하다는 것이 영풍 측의 입장이다. 영풍 측이 제시한 핵심 근거는 액트의 내부 문건이다. 영풍·MBK의 공개 매수 발표 이전인 지난해 9월 작성된 이 문건에는 'Y사(영풍) 공격'이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으며, 주주 명부 열람 소송 등 영풍을 압박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까지 담겨있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 경영진이 회사 자금으로 액트와 자문 계약을 맺고, 그 계약 주체를 최 회장의 특수관계사인 영풍정밀(현 KZ정밀)로 변경해가면서까지 영풍을 공격하는 데 활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이 아닌,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라는 사적인 목적을 위해 회사 자산을 유용한 행위라는 것이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본업과 무관한 일에 회삿돈을 사용해 최대 주주를 공격한 것은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한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영풍 측은 영풍정밀과 액트의 행위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영풍정밀이 액트를 내세워 다른 주주들에게 집중 투표제 도입 등을 설득하며 사실상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활동을 펼쳤음에도 법에서 규정한 위임장 용지 교부 등의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 서류에 특별 관계자인 액트를 누락한 것은 투자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을 부실 기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풍 측은 “특정 세력이 사익을 위해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저해하고 법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5-09-03 16:02 박규빈

미국에서 글로벌 원자력 산업,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이 사업의 수주사인 뉴스케일(NuScale)의 2대 주주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두산에너빌리티 등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계약으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원자력 협력이 즉각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밸리당국(TVA)과 엔트라원 에너지(ENTRA1 Energy)는 미국 남동부 7개 주에 뉴스케일사의 SMR 총 6GW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TVA는 연방정부가 설립한 미국 최대 공공 전력공급기관으로, 테네시주를 포함한 남동부 7개 주 약 1000만 명에게 전기를 공급한다. 1933년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출범한 TVA는 최근 AI·데이터센터 산업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MR 대규모 도입을 검토해왔다. 엔트라원 에너지는 뉴스케일 파워의 SMR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배포, 유통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뉴스케일의 SMR을 활용한 발전소의 개발, 자금 조달, 소유 및 운영을 담당한다. 이번 계약은 미국 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 모델'의 대표 사례로 SMR 상용화의 전환점이자, 한미 원자력 협력의 실질적 성과가 본격화 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설비용량 6GW로, 이는 뉴스케일 SMR 77MWe 기준 약 72모듈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의 주기기 제작 파트너로서 총 대형원전 24기급 물량의 수출 기회를 맞이했다. 뉴스케일사는 국내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 GS에너지가 지분 투자한 회사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회사의 SMR 주기기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GS에너지도 일정 부분 수주 가능성이 있다. 이번 계약은 향후 글로벌 SMR 시장에서 한미 동맹 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MR 72모듈이라는 초대형 물량은 뉴스케일과의 전략적 OEM 파트너인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형원전 24기 분량에 해당하는 주기기 납품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 두산의 SMR 연간 제작 능력은 약 20모듈 수준에 불과해, 향후 생산 라인 확장 또는 미국 현지 생산기지 설립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케일의 OEM 주기기 제작 파트너인 두산에너빌리티는 1모듈당 원자로 압력용기(RPV), 증기발생기, 열교환기 등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게 된다. 대형원전 1기에 필요한 기기 수와 비교했을 때, 뉴스케일 모듈 3기는 대형원전 1기 수준의 제작량과 맞먹는다. 따라서 72모듈은 대형원전 24기와 맞먹는 공급 물량으로, 두산의 기존 SMR 수주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간 SMR 제작능력은 약 20모듈 수준으로, 전체 물량을 수주할 경우 생산라인 확충과 미국 내 추가 공장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TVA 프로젝트 외에도 뉴스케일과 엔트라원은 루마니아 도이체니(Doeiceni) 부지에 SMR 6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 역시 두산이 핵심 기자재를 공급할 계획으로, 루마니아 및 미국 수출이 동시에 본격화될 경우 두산은 세계 유일의 SMR 생산 파운드리로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뉴스케일사와 미국 원자력 시장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국은 SMR을 통해 AI·반도체 기반 산업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동시에 대응할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TVA는 연방정부와 협력을 통해 저렴하고 탄소중립적인 인공지능(AI) 전력망 구축을 선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뉴스케일이라는 독자 기술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 제조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택했다는 점에서 '기술은 미국, 제조는 한국'이라는 글로벌 원전 생태계의 분업 체계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기간 단축, 유연한 입지 선택, 안전성 확보 등의 장점으로 글로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특히 AI·데이터센터·반도체 등 에너지 집약 산업에 최적화된 전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TVA는 뉴스케일 SMR을 통해 이러한 신성장 산업에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 기반시설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 입장에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삼회담 이후 한미 협력의 안정적 수주 모델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성공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09-03 08:51 전지성

“높은 실패 위험을 감수하고 '맨땅'에서 시작하는 창업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이미 검증된 중소기업을 인수해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선진국형 창업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김재윤 딥서치 대표) 온라인 인수합병(M&A) 플랫폼 리스팅(Listing)의 운영사 딥서치가 지난 8월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프론트원에서 개최한 '한국형 ETA 프로그램 설명회'에 200여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렸다. 당초 주최측의 참가 예상 인원은 150명이었지만, 참석 희망자가 대거 몰리면서 좌석 수를 늘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날 설명회의 화두는 '중소기업 인수 창업(ETA)'. ETA(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는 아이디어 기반의 신규 창업 방식에서 벗어나, 검증된 우량 중소기업을 유능한 창업가가 인수하여 더 크게 성장시키는 혁신적인 창업 모델을 뜻한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이디어 발굴부터 시작하는 신규 창업보다 ETA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인수 창업'을 고민하는 20대 예비 창업가부터 은퇴 후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인 70대 예비 창업가, 신사업 확장을 타진하는 기업 관계자 등 다양한 이들이 참석했다. '한국형 ETA 프로그램'을 제시한 업체는 온라인 M&A 플랫폼 '리스팅'의 운영사 딥서치다. 딥서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 회계사인 김재윤 대표가 설립한 금융 전문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지난해 5월 '리스팅'을 출시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리스팅'을 통해 딜이 성사된 중소기업은 8곳으로, 현재 약 700여개 딜이 진행 중이다. 한국형 ETA는 중소기업 M&A 중개뿐만 아니라, 창업가들이 겪는 가장 큰 장벽인 인수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수금융, M&A 투자, 정부지원 연계 등 다각적인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인수 후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것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김 대표는 이날 설명회에 앞서 오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형 ETA는 후계자를 찾지 못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의 우량 중소기업을 새로운 비전과 기술력을 갖춘 창업가와 연결하는 '사회적 승계'가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수십 년간 축적된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 양질의 일자리를 보존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딥서치는 한국형 ETA의 성공을 위해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국립금오공과대학교, 액셀러레이터인 스토리앤데이터와 4자간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몰려있는 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성공 사례를 축적한 후 전국적으로 모델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주현 경북창경센터 대표는 “한국형 ETA는 특히 디지털 전환(DX)이나 인공지능 전환(AX)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들에게 알맞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의 우량 기업들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가진 창업가를 만나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김남영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ETA의 핵심은 물려받을 '가업'은 없을지라도 물려받을 만한 '기업'은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라며 “이번 사업이 잘 되면 기술보증기금 등에도 건의해 인수창업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2025-08-31 10:24 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