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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4000억원짜리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깔고 앉은 땅값만 5000억원이 넘고, 현금성 자산도 5500억원에 이른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비중도 적지 않다. 이 회사의 순자산비율(PBR)은 0.38배다. 회사를 통째로 청산해 자산을 다 팔아도 시가총액의 두 배 넘는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 회사를 두고 이렇게 묻는다. “이 가격에 사시겠어요? 안 사시겠죠. 그런데 상장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정도로 저평가받는 겁니다. 이게 맞는 걸까요?" 이런 회사가 한둘이 아니다. 최근 1년간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이 상승을 이끈 건 반도체 상위 5개 종목이다. VIP운용에 따르면, 이 5개 종목을 빼면 지난달 21일 기준 코스피는 6748포인트가 아니라 2787포인트에 그친다. 같은 날 기준 시가총액이 순자산에도 못 미치는 PBR 1배 미만 기업은 586곳, 코스피 상장사의 73%다. 1년 전보다 오히려 늘었다. 지수가 오르는 동안 저평가는 더 깊어졌다. 이 역설의 배경에는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가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진단이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VIP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낮은 가 대주주의 절세로 이어지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는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침 정부는 지난 3일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 누르기 방지법'을 2026년 세제 개편안에 담아 발표했다. 그런데 김 대표는 정부안을 향해 “취지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있으나 마나 한 법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가 왜 이렇게까지 단언하는지, 그리고 대안은 무엇인지 들었다. 상장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세금은 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간의 평균 로 계산한다. 가 낮을수록 세금도 줄어드니,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는 를 낮게 유지할 강한 유인이 생긴다. 김 대표는 “가 낮으면 담보 대출도 어렵고, 인수·합병(M&A) 때 주식을 대가로 활용할 수도 없고, 증자 대신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등 대주주 입장에서도 손해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 모든 손해를 상속·증여세 절감 효과가 압도한다"고 말했다. 이 유인은 여러 방식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VIP자산운용은 를 낮게 유지하는 방식을 크게 여섯 갈래로 정리했다. ①배당·자사주 매입 대신 현금과 비영업용 부동산을 쌓아두는 '비효율적 자본 배치' ②일반주주 보호 장치를 정관에서 배제하고 IR을 축소하는 '거버넌스 악화' ③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비상장 가족회사로 빼돌리는 '터널링' ④승계 평가 기간에 맞춰 실적과 배당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전술적 억제' ⑤우호지분에만 지분을 넘겨 기존 주주 가치를 희석하는 유상증자 ⑥계열사 중복상장을 통한 지주회사 할인이다. 이런 방식은 대체로 '경영상 판단'을 이유로 법 위반을 피해간다. 김 대표는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투자자들이 싫어할 만한 것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입장에선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쌓인 결과가 국제적으로 유독 낮은 한국의 밸류에이션이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한국이 59.8%(코스피 72.6%, 코스닥 54.1%)로, 미국(9.1%)·중국(15.2%)·영국(19.1%)·대만(23.4%)·홍콩(29.3%)·일본(34.0%) 등 어느 나라보다 높다. 그는 이 현상을 흔히 쓰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로 뭉뚱그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영권이 거래되는 시장에서는 통상 순자산가치의 1.5~3배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집니다. 그게 현실적인 밸류예요. 한국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디스카운트를 받는 건 회사 전체가 아니라, 경영권이 없는 '소액주주' 지분뿐입니다" ' 누르기 방지법'의 도입 취지는 정부도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 지난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 누르기 방지법'이 담긴 것 자체가 그 방증이다. 정부안은 누르기 기업을 두 가지 요건으로 추정한다. 최근 6년간 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해당하는 경우와 최근 1년 내 누르기로 의심할 만한 행위(중복상장, 교환사채 발행 등)를 했으면서 가 30% 이상 하락한 경우다. 누르기 기업에 해당하면 최근 6개월~6년 6개월간 종가 평균을 계산해 최소 30%를 할증한다. 그는 “이 조항은 정부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히려 오랫동안 를 눌러온 기업일수록 유리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초에 6년 넘게 낮은 를 유지해 온 기업은 6년 반 치 평균 자체가 이미 낮다. 여기에 30%를 더해도 여전히 실제 기업가치와 거리가 먼 숫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짧게 누른' 는 어느 정도 보정되지만, '오래 눌린' 에는 이 조항이 사실상 무력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PBR 0.1배인 회사가 30% 할증을 적용받아 0.13배가 되느니, 아예 PBR을 0.1배에서 0.05배로 더 낮춰버리는 편이 대주주 입장에선 더 유리한 계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6년 반이라는 긴 평가 기간도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그 사이 업황이 바뀌거나 주력 사업이 통째로 전환되는 등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확산기에 진단 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 가 단기간에 크게 뛰었던 것처럼, 특수한 상황에 반짝 오른 를 몇 년 뒤 상속·증여 시점의 기준으로 끌고 오는 건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지금 호황기를 지나는 반도체 기업의 현재 를 6년 뒤 평가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6년 반 전 는 '정상 가격'이 아니라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가격이라는 게 VIP자산운용의 평가다. 더 근본적으로 김 대표는 이런 식의 '행위 규제' 자체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는 정부가 예로 든 교환사채 발행이나 중복상장 같은 규제 대상 행위들이 “이미 상당 부분 사문화됐거나 방어 수단이 마련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런 접근을 “두더지 잡기"에 비유했다. “대주주는 정부보다 훨씬 정보와 자원이 많고, 어떻게 해야 가 눌리는지도 잘 압니다." 실제로 그는 업종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아예 M&A를 통해 주력 사업 자체를 바꿔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는 이런 우회 가능성이 “6가지가 아니라 10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순자산가치 기준 도입을 주저해 온 배경 중 하나로 꼽힌 '해외 투자자 신뢰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정반대 경험을 전했다. “제가 만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특정 대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몰아주는 한국식 관행 자체를 낯설어합니다. '왜 한국 대주주들은 배당도 안 주고 IR도 안 하면서 를 안 올리려 하느냐'고 되묻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그렇다면 무엇이 대안인가. 김 대표가 내놓는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상속·증여 시점의 순자산가치 80%를 예외 없이 원칙적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순자산가치 0.8배 이하는 시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원칙 하나면 충분합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빼고요." ' 누르기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이소영 의원안이 이런 구조다. 상속·증여 시점의 시가가 세무상 순자산가치의 80%에 미달하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한다. 이 방식은 2017년부터 10년 가까이 비상장주식 평가에 이미 쓰여 온 순자산가치 80% 하한 규정을 상장주식에 준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를 아무리 눌러도 세금이 그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니, 애초에 를 누를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방식"이라고 요약했다. 업종별로 PBR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장치산업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느냐는 반론도 있다. 이에 대해 VIP자산운용은 비상장주식 평가방식 자체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업종은 순손익가치 부분에서 이미 자연스럽게 할인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다만 업종을 기준으로 일괄 예외를 두면 오히려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신 기업의 재무 상태를 기준으로 한 예외를 제안했다. 최근 3개 사업연도 연속 순손실을 낸 기업, 채권금융기관과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산업 구조조정 대상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 등 '재무적 곤경 기업'만 예외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부채비율이 업종 평균의 몇 배를 넘거나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회사가 있다면, 그건 정말 순자산가치를 인정해 주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그런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빼고는 원칙을 지키는 게 오히려 법적 안정성을 더 높이는 길이라고 봅니다." 자회사가 수십 개에 이르는 대기업집단의 실무 부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간소화 방안을 내놨다. “지분 5% 이상인 핵심 자산에 대해서만 시가 평가를 하고, 나머지는 원가로 처리하면 됩니다. SK그룹이라면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핵심 자회사 몇 곳만 제대로 평가해도 전체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부동산 같은 비유동자산에 대해서도 그는 “감정평가와 공시가격 등 이미 확립된 국세청 제도가 있고, 비상장 주식 평가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을 쓰고 있다"며 실무 부담이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봤다. 원칙을 지키는 대신, 정상적으로 가 형성된 기업에는 확실한 보상을 주자는 것도 대안의 한 축이다.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대한 20% 할증과세 폐지,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낼 수 있는 물납 허용이 여기 해당한다. VIP자산운용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장주식에만 적용되는 할증과세 폐지를 비상장주식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일한 재산 가치를 지닌 지분인데 상장 여부에 따라 할증과세가 다르게 적용되는 건 그 자체로 형평성에 어긋나고, 유동성이 낮아 원래도 '비시장성 할인'을 받는 비상장주식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불리한 대우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김 대표는 그 답을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관계 변화에서 찾는다. “지금은 를 눌러도 세금이 줄어드니, 대주주와 일반주 서로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젓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를 눌러도 세금이 그대로라면, 대주주 입장에서도 회사에 쌓아둔 현금을 투자나 배당, 자사주 소각으로 돌릴 유인이 생깁니다. 그러면 대주주와 일반주 같은 방향을 보게 되는 거죠."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11 15:28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담긴 누르기 방지법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면서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세제 개편안에서 누르기 방지법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세 방법은 그간 국회에서 논의되던 내용과 다른 개편안을 발표했다. 평가 방식으로 시가를 그대로 쓰면서 평가 기간만 늘린 것이다. 이를 두고 “구멍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오는 9월 초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11월 말까지 정부안과 의원안을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시가평가 원칙을 지키며 평가 기간만 넓힐지, 순자산가치라는 평가 방법을 도입할지 쟁점이 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상황 점검 회의에서 누르기 방지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왜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도를 그렇게 설계한 것이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르기는 최대주 상속·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를 방치하거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을 따르면, 최대주주는 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를 덜 낸다. 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는 를 낮게 유지할 유인이 커진다. 일부 기업은 배당 같은 주주환원 축소, 과도한 현금 보유, 계열사 간 내부 거래, 자본의 비효율적 배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낮추곤 했다. 이른바 ' 누르기'가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힌 이유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핵심 문제라고 보고 지난해 5월 개정안을 발의했다. 상장주식이라도 가 세법상 순자산가치의 80%에 미치지 못하면 비상장주식 평가법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평가 방식을 대신 순자산가치로 바꿔 를 낮출 유인 자체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순자산가치는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이다. 오늘 당장 회사를 정리한다고 할 때 주주 몫으로 남는 돈이라고 볼 수 있다. 이소영 의원안을 적용하면 국내 상장회사 중 1200~1300개 회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가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기업은 현재 최대주주 주식에 적용하는 20% 할증 과세를 폐지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또한 상속·증여세를 현금으로 내기 어려운 경우 상장주식으로 낼 수 있는 물납도 허용한다. 지난 3일 공개한 세제 개편안을 보면 정부도 누르기 방지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개정 취지에서 “'눌러진 시가'가 아닌 '정상 가격'으로 과세해 누르기를 통한 상속·증여세 회피 방지"라고 밝혔다. 정부안은 누르기 기업을 두 가지 요건으로 추정한다. 최근 6년간 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해당하는 경우와 최근 1년 내 누르기로 의심할 만한 행위(중복상장, 교환사채 발행 등)를 했으면서 가 30% 이상 하락한 경우다. 두 요건 중 하나에 해당하면 시가 기반 평가방법을 적용해 과세 기준액을 정하고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한다. 정부안은 그간 국회에서 논의되던 평가 방식과 상당히 다르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평가 방식이다. 정부안은 현행법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를 기준으로 평가하되, 그 기간을 6년으로 늘렸다. 누르기 방지법을 최초로 발의했던 이소영 의원은 정부안이 발표된 직후 거세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정부안을 두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나쁜 법안"이라고 규정했다. 크게 두 가지를 지적했다. 정부안을 적용받는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적용받더라도 최대주 세금을 내는 것보다 를 낮춰서 얻는 이득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PBR 0.8배 이하인 기업은 국내 상장회사 중 절반 격인 1300여개 회사가 대상이 된다"며 “정부안에 해당하는 기업을 따져보면 100개 남짓이고 이 중에 최대주 개인인 경우는 더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렵게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효과는 최근 의 1.3배"라며 “PBR이 0.1인 회사는 0.13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정부안을 두고 기준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쉬운 점은 상장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여전히 ''가 기준이라는 점"이라며 “는 순자산가치에 비해 시시각각 변동성이 심하고 대주 인위적으로 관리할 여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4개월간 평균을 내든, 2년, 3년 간의 평균을 내든 '새로운 눌러진 시가'가 회사 가치 평가의 척도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VIP자산운용도 “통상 승계를 염두에 둔 저PBR 기업의 는 과거나 현재나 상시적으로 눌려 있다"며 “과거의 눌린 를 평균해도 정상 가격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의원안에 견줘 정부안은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대부분 지배주주는 로펌의 코칭을 받으며 10~20년 동안 주도면밀하게 상속 플랜을 짠다"며 “이들에게 (정부안) 6년 반 기간 중 2번, 반기 기준 호실적을 발표하는 시점에 배당 증가, 자기주식 매입 등 긍정적인 뉴스를 동시에 공시해서 를 부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코스피 기준으로 이소영 의원안 적용 기업은 505개사인데 정부안은 80개사에 그쳤다. 순자산 1조원, PBR 0.2배 기업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도 이소영안은 과세 기준액이 최대 1조원까지 뛰지만, 정부안은 3600억원에 머물러 현행(2400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안)은 여전히 시가평가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복잡한 적용 요건과 유형별로 상이한 평가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순자산 1조, PBR 0.2배 기업을 설정해 과세 기준이 되는 평가액을 계산한 결과 현행과 차이가 없거나 크지 않고 유인책도 부재해 최대주주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10 15:08 최태현 기자 cth@ekn.kr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핵심 쟁점 중 하나인 ' 누르기 방지법'을 두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눌린 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방식으로는 를 낮춰 세 부담을 줄이려는 유인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어렵다는 것이다. VIP자산운용은 5일 정부의 누르기 방지 대책을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상속·증여 시점의 순자산가치를 최소 평가 기준으로 도입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가 세제 개편안에 ' 누르기 방지법'을 담은 것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오랜 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누르기에 관한 방지 법안을 정부 차원에서 내놨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과거 를 기준으로 하는 정부안으로 누르기를 막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상 승계를 염두에 둔 저PBR(순자산비율) 기업 는 과거부터 쭉 눌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VIP운용은 “'짧게 누른' 는 보정할 수 있지만, '오래 눌린' 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 누르기를 막겠다면서 눌린 를 다시 기준으로 삼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 누르기 방지 방안'을 담은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상장주식의 상속·증여세 평가액을 산정할 때, 현재 평가액에 30%를 더한 금액과 과거 6개월부터 최대 6년 6개월까지의 평균 중 더 높은 금액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VIP운용은 6년 반이라는 평가 기간 자체도 문제로 짚었다. 그 사이 업황이 바뀌거나 인수합병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기 진단키트 기업들의 급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을 지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6년 후에는 지금 가 그대로 반영되긴 어렵다고 봤다. VIP운용은 “6년 반 전 는 '정상 가격'이라기보다,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가격"이라고 표현했다. 대안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이훈기 의원안을 거론했다. 시가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에 못 미치면, 순자산가치의 80%를 최소 평가액으로 삼아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에 따라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와 무관한 최소 기준을 둬야 를 낮춰 얻는 절세 효과 자체가 사라진다는 취지다. 다만 이 방식은 실무 부담이 따른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현장에서 많은 상장회사 실무담당자를 만나보면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을 적용하는 데 따른 시간과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해법은 평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성이 낮은 자회사에 대해서는 장부가액 사용을 허용하는 등 평가 절차를 합리적으로 간소화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순자산 기준 5% 미만 자회사는 장부가액을 선택적으로 쓰도록 하면, SK처럼 자회사가 많은 기업도 핵심 자회사만 제대로 평가해 전체 기업가치 대부분을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VIP운용은 정부안이 '의심 기업을 선별해 눌린 를 보정하는 방식'이라면, 의원안은 '를 낮춰 얻는 절세효과 자체를 없애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봤다. VIP운용이 투자 과정에서 만난 기업 IR 담당자는 상승을 반기지 않는 대주주와 부양을 요구하는 일반주주 사이에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김민국 대표는 “ 누르기 방지법은 단순히 상속·증여세 제도를 손질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대주 기업가치를 낮출수록 세금이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증시는 AI·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자금이 집중되는 반면 많은 기업은 장기간 저평가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번 입법이 심각한 양극화를 완화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05 16:57 최태현 기자 cth@ekn.kr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가 이른바 ' 누르기 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 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자회사가 수백 개에 이르는 대기업집단은 순자산가치를 정확히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상속세에 해당하는 지분을 시장에 팔지 않고 신탁에 담아 배당으로 세금을 나눠 내는 방안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VIP자산운용은 상·증세법 개정으로 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 누르기 방지법'은 1년 넘게 국회 상임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 대통령이 직접 ' 누르기 방지법'을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발언한 만큼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 위해 풀어야 할 쟁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시장 가격이 있는데도 세법으로 다르게 평가하는 게 맞는지, 세법 개정만으로 저평가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지배구조가 복잡한 대기업은 순자산가치를 어떻게 계산할지, 기준선을 살짝 피해 가는 편법은 어떻게 막을지가 앞으로도 계속 다뤄질 쟁점으로 꼽혔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장주식 가치를 평가 기준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시가로 매긴다. 회사 자산보다 시가가 낮아도 그대로 인정된다. 그러다 보니 상속·증여를 앞둔 대주주는 그 시기에 를 낮게 유지하는 게 세금을 줄이는 합리적 선택이 된다. 배당을 줄이거나 자사주를 외부에 넘기는 식으로 상승을 억제해도, 시세조종과 달리 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이소영 의원이 지난해 5월 상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핵심은 상장주식에도 비상장주식처럼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선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순자산가치 대비 시가 비율(PBR)이 0.8배 미만인 상장기업은 전체의 약 40%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 하한선 아래로는 시가가 아무리 낮아도 순자산가치의 80% 수준으로 평가해 세금을 매긴다. 다만 법안은 발의 후 1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최근 정부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관련 검토 내용이 담기고 대통령도 신속 입법을 주문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투자 현장 사례를 소개했다. 코스피 지수는 1년 전에 견줘 3200에서 6500으로 2배 뛰었지만, 개별 종목으로 보면 오히려 저평가된 기업 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수 상승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착시를 주지만, 개별 종목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싼 회사들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5개 종목을 빼고 계산하면 지수는 1년 전보다 낮다고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배당 없이 현금만 쌓아두거나, 승계를 앞두고 갑자기 실적이 나빠지거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상장사 밖으로 빼내는 사례를 들며 낮은 가 대주주에게 유리한 구조를 설명했다. 부동산을 다량 보유한 회사, 가족 회사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회사, 대주주 사망 전후로 실적이 급락했다가 상속이 끝나자 회복된 회사 등 기업명을 밝히지 않은 네 가지 사례도 제시했다. 개별적으로는 불법이 아니지만, 결국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구조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가 항상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되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대주주는 노를 저었는데 소액주주는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저은 셈, 한 배를 탄 동상이몽"이라고 비유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리적 배경을 짚었다. 비상장주식은 이미 2017년부터 순자산가치 80% 미만으로는 평가하지 못하도록 하한선이 적용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같은 원칙을 상장주식에도 적용하자는 것으로,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낮은 를 처벌하고 그 를 억지로 어딘가에 맞추자는 게 아니라, 상속·증여 이벤트가 발생할 때 를 떨어뜨리는 게 유리하다는 인센티브 자체를 없애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가가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본시장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처럼, 합병 비율을 정할 때도 단순 시가가 아닌 공정가치를 반영하는 쪽으로 제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상·증세법이라는 게 몇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자본시장의 문제 해결을 조정하기 위해서 세법을 고치는 것이 맞느냐"며 세법 개정만으로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을지는 스스로도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심혜섭 변호사는 '시가 평가' 문제를 지적했다. 지주회사 구조를 가진 대기업일수록 자회사의 저평가가 지주회사로 그대로 전이되는 '이중 할인' 구조가 생긴다는 것이다. 자회사 가치가 지주회사 장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그 자회사 밑의 손자회사 가치 역시 자회사 장부에 반영되지 않아서다. 그는 “호화 빌딩을 보유한 자산가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중산층은 모두 엄격한 시가 평가를 받는데, 왜 상장주식만 이런 구조적 왜곡 요인을 남겨둔 채 평가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삼성물산을 예로 들었다. 거래소가 집계하는 명목상 PBR은 1.13배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는 자사주를 자산에서 빼지 않은 수치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생명 지분의 실제 가치를 반영해 다시 계산하면 실질 PBR은 0.54배까지 낮아진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SK도 비슷한 구조로, SK스퀘어가 자체 공시한 주당 순자산가치는 약 230만원이지만 실제 는 100만원대 초반이라고 설명했다. 법 적용 대상을 지주회사 한 곳에만 한정하지 않고 그 아래 자회사에도 같은 기준을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실효성이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운영하는 이상목 대표는 “저평가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울분은 매일 들어도 끝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다"며, 법안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다른 각도의 우려를 제기했다. 현재 논의되는 납부 방식(현금, 주식 매각, 물납)은 모두 대주주 지분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는 '오버행' 문제를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주주 지분이 30%인데 세금으로 절반 넘게 내야 한다면, 나머지 지분이 대거 매물로 나와 오히려 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 대표는 대안으로 세금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신탁에 담아, 대주주는 의결권과 경영권을 유지하고 신탁에서 나오는 배당으로 세금을 나눠 내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또 PBR 0.8배라는 단일 기준선이 정해지면 규제를 피하려 0.81배에 맞추는 식의 편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 방안에는 신중했다.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이 지난해 각각 20조원, 21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소개하면서도, “PBR이라는 건 업종별 편차가 매우 크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일본식 자기자본이익률(ROE) 8% 기준도 경기를 많이 타는 한국 산업 구조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최대주주의 사익 목적 누르기라는 의도와 목적을 구별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해외처럼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이 없어, 투자자들이 기업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는다는 믿음을 갖기 어렵다는 점도 짚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법안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서 보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 누르기가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이라고 하면, PBR이 낮은 기업만 그럴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용 대상을 정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려 해도 자회사·손자회사가 수백 개에 이르는 대기업은 계산 자체가 방대하고 복잡하며, 정부가 시가를 부인하는 모양새가 되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 신뢰도에 부정적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뚜렷한 결론 없이 마무리됐지만 앞으로 다뤄야 할 쟁점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정부 세법 개정안이 나오면 이소영 의원 발의안을 포함한 국회에 올라온 여러 안과 병합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 과정에 적용 대상의 범위, 대기업 순자산가치 산정 방법, 오버행을 막기 위한 납부 방식 다변화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상장주식 평가 문제뿐 아니라 중복 상장, 인수합병(M&A) 시 공정가액 산정 등 자본시장법 전반의 개정 논의와도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 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이훈기·이소영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정준혁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정연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와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심혜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이상목 주식회사 컨두잇 대표,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과장, 김만수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 과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7-21 16:56 최태현 기자 cth@ekn.kr

반도체 식각공정 기업 월덱스가 전체 200억원 규모 자기주식 매입과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올린 안건이 주주들의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된 이후 나온 조치다. 배종식 대표이사는 “주치 제고를 위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월덱스는 기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정정 공시하며 2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동종업계 수준 배당 성향 상향 검토" 등 불분명했던 주치 정책을 구체화한 것이다. 월덱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공시에서 오는 2028년까지 당기순이익의 전체 4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도 제시했다. 일회성 부양을 넘어 향후 실적 성장의 과실을 주주들과 나누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주주환원이 미비했던 점을 반성하고 앞으로 주치 제고를 위한 전략을 재정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종식 월덱스 대표이사는 “이번 정정 공시는 임시주총을 통해 주주와 시장이 보내온 준엄한 경고장을 경영진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적극 수용한 결과물"이라며, “그동안 회사의 가파른 성장을 믿고 기다려주신 주주분들의 깊은 서운함과 실망감을 온전히 위로해 드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배 대표는 “이번 임시주총을 기점으로 회사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완전히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무너졌던 시장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임시 주총에서 회사가 올린 이사 보수 관련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부결된 안건을 세 달여 만에 시살상 같은 내용으로 상정했지만, 반대 표는 훨씬 늘었다. 표결 결과 최대주주 측을 제외한 대부분 기관·일반 투자자가 반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회사와 표 대결을 벌였던 VIP자산운용은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회사가 주치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힌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덱스는 저평가 국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2600억 원 규모의 시설투자(CAPEX)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중장기 주주환원율 40%' 카드를 동시에 가동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7-13 17:35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