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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대어급 종목 실종과 함께 최근 5년 사이 가장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말까지 상장한 기업은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공모금액도 1년 전보다 반 토막 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하반기 공모시장에 대어급 기업이 진입할지 주목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상장한 기업은 모두 27개다. 2021~2025년 같은 기간 평균(약 49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집계로도 올해 7월까지 기업공개로 조달한 공모자금은 1조757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조79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곳은 케이뱅크 한 곳뿐이었고, 나머지 26개는 모두 코스닥에 상장했다. 매년 8월까지 누적 상장기업 수는 2021년 56개, 2022년 43개, 2023년 48개, 2024년 45개, 2025년 53개였는데, 올해는 이 기간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를 받는 소노인터내셔널, 에스에프씨, 에스텍시스템 등 세 곳이 연내 상장 절차를 마치더라도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은 4곳에 그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이 LG CNS, 서울보증보험, 대한조선 등 7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2022년(4곳) 이후 최저치다. 연내 상장하기 위해선 늦어도 9월 초에는 예비심사 청구를 마무리해야 한다. 통상 거래소 심사에 2~3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9월 초 이후 새로 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은 연내 상장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공모 기업 수도 줄었지만, 이른바 조 단위 '대어'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올해는 3월 상장한 케이뱅크가 유일한 대형 종목이었다. 케이뱅크의 공모금액은 4980억원으로 조 단위에는 못 미쳤지만,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3조3673억원으로 올해 상장기업 중 유일하게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았다. 2022년에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조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며 역대 최대 기업공개 기록을 세웠고, 2023년에도 시가총액 2조5000억원 규모의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조 단위 대어로 이름을 올렸다. 2025년에는 LG CNS가 공모금액 1조1994억원을 조달하며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 공모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 공모 기업 대부분은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올해 상장한 27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이날까지 평균 등락률은 -27.7%를 기록했다.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24개에 달했고, 웃도는 기업은 코스모로보틱스(+104.7%), 마키나락스(+53.7%), 인제니아테라퓨틱스(+46.8%) 등 3개에 그쳤다. 공모가 대비 등락률이 가장 저조했던 종목은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77.0%)와 자율주행 인식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라드비젼(-75.1%)이었다. 6월 공모가 2만1500원에 상장한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의 40.6%에 달했던 데다, 상장 전 구주 투자자의 취득단가(2만7000원대)와 공모가 간 괴리까지 겹치며 첫날부터 주가가 36.1% 급락했다. 공모가 1만2000원에 840억원을 조달한 스트라드비젼도 자율주행 시장에 대한 기대와 달리 상장 이후 줄곧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반대로 로봇 기업 코스모로보틱스는 6000원이던 공모가가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뒤 이날까지 두 배 넘게 오르며 27개 기업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수익률(+104.7%)을 냈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모 흥행이 상장 후 장기 수익률로 이어지지 못하는 핵심 원인은 상장 이후 유통 시장에서 수급 주체별 온도 차이에 있다"며 “기관 및 기타법인은 상장 직후부터 미확약 물량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매도세를 이어가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공모 흥행 착시효과나 상장 초기 변동성을 노리고 순매수로 대응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적정 기업가치를 계산하고 저평가 여부를 냉정하게 따진 뒤 매수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맞춰 준비 중인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면 다른 기업도 다시 공모주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은 물적분할 후 재상장 등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한 주주 보호 규제를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던 대기업은 IPO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중복상장 심사 시 주주 동의를 원칙적으로 권고하고, 물적분할 시 '3%룰'에 따른 주주 동의 의무화 등 규제 환경이 바뀌면서다. 중복상장 관련 이슈로 상장이 정체됐던 덕산넵코어스과 디티에스가 지난달 20일 나란히 거래소 상장 심사 승인을 받았다. 현재 덕산넵코어스는 다음 달 8~14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21일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고, 디티에스도 뒤이어 수요예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대어급 기업의 상장 예심 청구가 9월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등이 연내 예심 청구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 상장 관련 불확실성 해소, 대형 종목들의 상장 추진, 사전 수요예측·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등으로 하반기에는 공모주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31 15:20 최태현 기자 cth@ekn.kr

정부와 에서 연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보완책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기대했던 효과보다 증시 변동성만 키웠다는 부작용이 부각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상장폐지보다 예탁금 상향이나 투자자 교육 확대 등 보완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되는 레버리지 ETF를 두고 이 보완책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000만원 수준인 레버리지 ETF의 기본 예탁금을 최대 5000만원까지 높이는 방안과 현재 2시간에 불과한 사전 의무교육을 더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레버리지 ETF 보완 필요성을 거듭 밝히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레버리지 ETF 보완 필요성에 대해 “시장상황점검회의(F4)에서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레버리지 ETF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가져오고 있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관계기관이 예의주시하면서 모니터링도 하고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특정 종목으로 쏠림을 키우고 리밸런싱(재조정)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주가 조정 시 개인 투자자 손실 확대는 물론 환매와 포지션 리밸런싱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면 일일 리밸런싱, 현·선물 차익거래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달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막아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상품 도입 과정에 대한 후회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출시 직후부터 개인 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품 상장일인 5월 27일부터 지난 9일까지 개인 거래 대금은 약 92조4000억원에 달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총 운용자산은 상장 당일 4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25일 17조4000억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9일 13조원 수준으로 다소 줄었다. 문제는 두 상품의 기초자산이 국내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점이다. 10일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52%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거래대금은 16조5480억원인데, 두 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7조6451억원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ETF라는 꼬리가 지수 전체를 흔드는 '왝더독' 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들은 대부분 손실 구간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상품 출시 이후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렸다. '음의 복리효과'로 인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5월 27일 대비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6.24% 올랐지만, 레버리지 상품 등락률은 -13~-7% 손실 구간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4.68% 하락했지만, 레버리지 상품 등락률은 -20% 수준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올해 1월 금융위원회가 제도 개선에 착수해 4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도입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5월 27일 국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 16종이 동시에 출시됐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 확대는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 구조에서 비롯된 기술적 요인"이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 변화에 따른 추가 매수, 매도 금액은 축소됐지만 절대 금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7-11 13:00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