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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고, 한투증권은 분기 영업이익 9599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다시 썼다. 다만 두 회사의 화려한 실적을 뜯어보면, 각기 다른 모양의 쏠림 구조가 드러난다.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를 비롯한 비상장 혁신기업에 대한 자기자본직접투자(PI) 평가이익이 전체 순이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투자증권은 전체 수익의 70% 가량을 위탁매매(BK)와 운용에서 벌어들였다. 두 회사 모두 향후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증권가의 평가가 엇갈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1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3750억원으로 같은 기간 297.2% 늘었다. 국내 증권사 분기 순이익 1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자기자본투자(PI)·기타 부문 순이익은 5852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58.4%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PI·기타 부문이 7887억원으로 57.4%였다. 자산관리(WM)·기업금융(IB)·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본업 3개 부문의 순이익 합계는 4630억원이었다. WM은 3756억원으로 139.5% 증가했지만, S&T는 918억원으로 36.6% 감소했고 IB는 44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PI 부문을 끌어올린 것은 스페이스X 투자 덕분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PI 부문 공정가치 평가이익이 804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경영혁신부문대표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주로 스페이스X의 대규모 이익 덕분으로 2분기 말 예상되는 IPO에는 큰 폭의 추가 평가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가 1조7500억달러 수준의 시가총액으로 상장할 경우 약 1조30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룹 투자자산은 혁신기업 관련 약 6조원, 대체투자 약 2조원, IB 및 영업 관련 자산 약 4조원으로 구성된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다만 이 평가이익을 둘러싸고 향후 실적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해외법인 실적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평가이익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스페이스X 주가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대규모 자기자본 대비 안정적 수익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약 4조원 규모의 자산가치 변동이 당기손익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경상손익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본업 중 하나인 IB부문은 44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회사는 IB 부문 부진 배경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를 꼽았다. 회사는 1분기에 신규 우량 사업장 공급 감소로 딜 소싱 기회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 서울시 청년주택과 수도권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금융주선, 덕양에너젠과 액스비스 기업공개, 에코마케팅 인수금융, 티웨이항공 유상증자 등을 맡았다. 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95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847억원으로 75.1% 늘었다. 한투증권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순이익 기준 증가율로 보면 미래에셋증권(288%), NH투자증권(128.5%), 키움증권(102.6%), 삼성증권(81.5%) 등 다른 대형사보다 상대적으로 작다. 한투증권의 영업 부문 비중은 △운용 39.1% △위탁매매 33.3% △기업금융(IB) 18.6% △자산관리(WM) 9.0% 순으로 외형상 네 갈래로 분산된 구조다. 위탁매매와 운용 둘 다 증시 환경에 노출된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이익의 72.4%는 증시 호황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1분기에만 19.89% 올랐다. 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를 합산한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66조7000억원에 이른다. 4월에는 68조원, 5월 초에는 1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시장 의존도를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지주의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산출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 의존도를 고려해 20% 할인을 적용했다"고 명시했다. 거래대금 호황이 곧 호실적으로 직결되는 구조라는 점을 시장 평가에서도 차감 요인으로 반영한 셈이다. 반면 한투증권의 IB 비중은 18.6%로, 미래에셋증권의 2.8%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한투증권은 1분기 기업공개와 주식자본시장 부문에서 수수료 수익 1위를 차지하며 1년 전보다 14.7%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투증권의) 강점인 IB 수수료수익은 PF와 채무보증 등 부동산 부문에서 크게 증가했다"며 “이번 분기부터 IMA 운용보수 27억원이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의 1분기 발행어음 잔고는 21조6000억원, IMA 설정잔고는 2조560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증권사의 역대급 이익은 대체로 증시 호황 영향을 받아서, 진짜 경쟁력은 강세장이 끝난 뒤에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5-23 09:00 최태현 기자 cth@ekn.kr

'자회사를 주식시장에 새로 상장할 때 모회사 주주들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나.' '받는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 20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 세미나'의 주제다. 금융당국이 자회사 신규 상장에 대해 '원칙 금지, 예외 허용' 방침을 정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주주 보호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두고 자산운용사·증권사·사모펀드(PE)·법조계·학계 전문가 10여 명이 토론을 벌였다. 발제자인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주주 동의 필요성에 대해 이사회 자율(1안)·거래소 판단에 따른 조건부 의무화(2안)·원칙적 전면 의무화(3안) 세 가지 안을, 동의 방법으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지배주주 의결권 3% 제한·지배주주 배제 소수주주 다수결(MoM·Majority of Minority) 세 가지 방식을 제시했다. 토론에서 기관투자자 측은 일반 주주 보호를 위해 전면 의무화와 MoM 도입을 강하게 요구한 반면, 사모펀드·증권사 등은 과도한 규제가 투자 생태계를 위축시킨다며 이사회 중심의 자율 판단과 특별결의를 지지하며 첨예하게 맞섰다. 법조계는 현행 상법 체계와의 정합성을 이유로 강한 규제에 제동을 걸었다. 발제를 맡은 남길남 박사는 논의를 두 축으로 정리했다. 첫 번째 축은 주주 동의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떤 절차를 거칠 것인가다. 남 박사는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이사회가 주주 영향 평가, 보호 방안 마련, 소통, 결과 공시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쳤다면 이사회 결정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기업 자율성을 보장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국내 상장사 이사회가 지배주주로부터 실질적으로 독립되어 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주주대표 소송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단점으로 꼽힌다. 2안은 거래소가 개별 사안을 보고 모회사 주주 권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할 때만 주주 동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규모가 작거나 독립성이 높은 자회사 상장에는 적용하지 않아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다만 거래소의 자의적 판단 우려, 기준의 불명확성이 약점이다. 3안은 자회사의 자산·매출·이익이 모두 모회사의 10% 미만인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전부 주주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홍콩은 자산·매출·이익 중 하나라도 25% 이상이면 주주 동의를 받도록 하는 제도를 참조해 구성했다고 남 박사는 설명했다. 일관성과 보호 효과가 명확하지만, 중소기업도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치러야 하고 기업공개(IPO) 시장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두 번째 축은 주주 동의를 받기로 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받을 것인가다. 남 박사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특별결의는 출석 주식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는 방식이다. 합병·분할·정관 변경 등 기업의 중대 사안에 50년 이상 활용돼 온 검증된 제도다.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상장사 지배주주의 평균 지분율이 4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허들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 룰은 지배주주가 아무리 많은 지분을 보유해도 의결권을 3%만 행사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미 감사위원 선임 시 적용 중인 제도를 활용한다. 지배주주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 문제와 차명·우호 지분을 활용한 우회 가능성이 단점으로 제기됐다. 소수주주 다수결(MoM)은 지배주주를 의결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일반 주주끼리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하는 방식이다. 미국·영국·홍콩·호주 등 주요국이 지배주주와 일반 주주 간 이해충돌이 극심한 거래에 활용하는 국제적 모범 사례로, OECD도 15개 회원국이 유사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일반 주주 보호 효과는 가장 강력하지만, 일반 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이 낮은 현실에서 안건 통과가 사실상 어렵고 의결권 확보 비용이 최소 4억~5억 원, 대기업은 15억 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기관투자자 측은 전면적 주주동의 의무화와 MoM을 지지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특별결의는 지배주주 지분이 40%에 달하는 현실에서 통과 허들이 낮아 사실상 주주 보호 효과가 없다"며 “이사회 자율에 맡기는 1안은 충실 의무 관행이 아직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3안의 예외 기준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발제에서 제시한 매출·자산·이익 10% 기준보다 예상 시가총액 기준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가 상장 당시 카카오 대비 매출 비중은 6%에 불과했지만 시장에 미친 충격은 컸던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사모펀드(PE)·증권사 IB·벤처캐피털(VC) 측에서는 이사회 중심의 1안 또는 거래소 판단에 따른 2안을 지지하며 MoM은 반대했다. 임신권 IMM PE 최고법률책임자(CLO)는 “MoM이 도입되면 몇 년 전부터 이런 방식의 투자가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재무적 투자자는 자회사 IPO를 전제로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데, 상장이 막히면 투자 회수 자체가 봉쇄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법무부 이사회 지원 가이드라인도 소수주주 다수결 요건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 낸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경순 대신증권 IPO 본부장은 임시 주주총회 실무 경험을 들어 MoM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기관투자자도 임시 주총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의결권 자문기관 의견을 그냥 따르는 경우가 많다. 주소 갱신이 안 된 개인 주주까지 감안하면 소수주주 다수결은 사실상 통과 불가능한 기준"이라고 했다.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반대로 간주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법조계는 법 체계 정합성을 이유로 이사회 중심과 특별결의를 지지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현행 상법상 자회사 상장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 아닌데, 거래소 규정만으로 일반 주주에게 사실상 거부권을 부여하면 법 체계상 논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3% 룰도 원래 감사 선임이라는 특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 중복 상장에 적용하면 목적과의 정합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남궁주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5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 충실 의무 대상이 이미 주주로 확대된 만큼, 추가 규제는 이중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이사회 충실 의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현물 배당 같은 보완 수단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지, 거래소 심사의 독립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를 거래소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회사 주주 보호 외에 자회사 영업·경영의 독립성도 심사 기준의 또 다른 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임흥택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주주 보호 원칙을 유지하되, 다양한 사안을 단순화할 수 있는 기준안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3월 발표된 '중복상장 원칙금지 방안' 관련 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린 두 번째 세미나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한 차례 세미나를 더 개최할 계획이다. 그 이후 중복상장 규정을 마련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5-20 15:49 최태현 기자 cth@ekn.kr

국내 증시 활황에 주요 증권사는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최대 4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호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10대 증권사 합산 영업이익은 5조5415억원이다. 1년 전(2조4391억원)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났다. 10개 증권사 합산 당기순이익도 4조3318억원으로 1년 전(2조272억원)보다 113%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 분기만에 순이익 1조원을 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증권사 분기 실적이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 순이익은 1년 전(2582억원)보다 4배 가량 뛴 1조19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가진 스페이스X의 지분 가치를 재평가하면서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자기자본투자(PI) 부문 순이익만 5852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절반을 넘겼다. 1년 전 PI 부문은 25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스페이스X 등 투자자산 공정가치평가이익을 약 8040억원 인식했다고 밝혔다. 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한 959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75.1% 늘어난 7847억원을 기록했다. 사업구조 다각화로 균형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 투자증권은 1분기 기준 위탁매매(BK) 33.3%, 자산관리(WM) 9.0%, 기업금융(IB) 18.6%, 운용(Trading) 39.1% 등 여러 부문이 고루 성장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28.5% 늘어난 4757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 성장세에 기업금융 실적 개선이 뒷받침하며 수익이 크게 늘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증권사 실적 개선세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거래대금 증가는 순수수료이익 증가로, 신용공여 잔고 확대는 이자손익 증가로 이어지는데, 여기에 증시까지 좋은 만큼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도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거래대금 급증세를 고려하면 2분기에도 위탁매매 실적이 크게 뛸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일 평균 거래대금은 52조8080억원으로 1월(27조560억원)보다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 코스피 밴드 기반으로 산정한 올 하반기 일 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 코스닥, 넥스트레이드 합산 90조4000억원, ETF를 포함하면 113조1000억원"이라며 “코스피가 밴드 상단에 근접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ETF 제외 기준 112조1000억원, 포함하면 140조1000억원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투자자예탁금의 빠른 증가에 더불어 회전율까지 급등하면서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2분기 누적 일 평균 거래대금은 이미 1분기 평균을 넘어선만큼, 2분기에도 이 같은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5-19 18:17 최태현 기자 cth@ekn.kr

국내 화장품주(株)가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중국 소비 회복 기대감에 따라 움직이던 흐름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 중심의 수출 성장 산업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대형 브랜드뿐 아니라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인디 브랜드, 올리브영 입점사, 소형주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2일 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대장주인 에이피알은 연초 이후 주가가 79.9% 상승했다. 지난 1월 2일 23만1000원이던 주가는 이날 41만5500원에 마감했다. 국내 ODM 시장 빅2인 코스맥스와 콜마 주가도 연초 이후 전날까지 각각 34%, 61% 상승했다. 최근에는 마녀공장, 브이티, 코리아나, 잇츠한불 등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도 급등하기도 했다. 화장품 업종을 바라보는 시장 시선이 달라진 가장 큰 배경은 수출 구조 변화다. 과거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K-뷰티 산업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성장 기반이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1.5% 늘어난 31억3000만달러(4조6430억원)로 집계됐다. 중화권 수출 비중은 2021년 62%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6.7%까지 급락했다. 그 자리를 대체한 지역은 미국과 유럽이다. 미국 수출 비중은 2019년 8.1%에서 지난해 18.6%로, 유럽은 같은 기간 2.4%에서 8.7%로 성장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이자 글로벌 확장의 핵심 레퍼런스 시장"이라며 “소비재 시장에서 미국 내 흥행은 브랜드의 제품력과 대중성을 입증하는 지표로 작용하고, 이후 유럽·일본·동남아 등 신규 국가 진출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유통망 확대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면세점과 중국 보따리상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아마존, 얼타(ULTA), 현지 드러그스토어 등 글로벌 채널 판매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에이피알에 대해 “미국 오프라인은 얼타에 이어 타겟(Target) 입점이 시작됐고, 올해 2~3분기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으로 채널 확장이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수출 확대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디 브랜드 성장과 함께 생산을 맡는 ODM 업체들이 재평가받고 있다. 주요 화장품 기업의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피알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73.7% 늘어난 1523억원을 기록했다. 콜마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2% 늘어난 789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실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직 실적 발표 전인 코스맥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년 전보다 7.51% 늘어난 552억원으로 달바글로벌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1년 전보다 27.63% 늘어난 384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지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산업) 성장을 이끈 것은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 등 인디브랜드이고, 이들의 제조 인프라를 제공한 곳이 국내 ODM"이라고 말했다. 업종 내부에서는 '기초 화장품 쏠림' 현상도 뚜렷하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스킨케어 등 기초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 1분기에 1년 전보다 19% 늘어났지만, 색조 화장품 수출은 제자리 수준에 그쳤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종과 피부색 차이로 서구권에서 K-뷰티 색조 화장품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방한 관광객 사이에서 올리브영이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판매지만 사실상 수출 효과를 내는 '수출형 내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 업종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통상 화장품 업종은 자외선 차단제 등 선케어 수요가 늘어나는 2분기와 여름 시즌 실적이 강한 편이다. 여기에 글로벌 수출 증가세까지 이어지면서 실적 기대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은 연구원은 “K-뷰티의 성장축은 중국에서 미국·유럽으로 분산되고 있다"며 “시장의 초점은 브랜드가 아니라 그 성장을 제조하는 ODM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 화장품 ODM은 K-뷰티 글로벌 확장의 핵심 인프라로 재평가될 국면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5-12 16:08 최태현 기자 cth@ekn.kr

8년간 유명무실하던 외국인 통합계좌가 활성화 돼 국내 증시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MSCI는 글로벌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에 대해 투자자 등록·계좌 개설과 투자상품 가용성, 증권 이동성 등을 개선 필요 항목으로 지적해 왔다.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로 해당 지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6개 증권사(유안타·메리츠·미래에셋·신한·NH·KB)가 연내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해외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투자자가 별도 국내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현지 증권사를 통해 국내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2017년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래 지난해 8월 하나증권이 통합계좌 거래를 시작하기까지 8년간 개설 사례가 없었다. 외국인 통합계좌 활용이 미미했던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등 규제의 까다로움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에게 금융감독원 사전 등록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는 번역과 공증을 거친 서류들을 제출했었다. 이러한 흐름은 규제들이 잇따라 폐지되며 반전됐다. 금융 당국은 지난 2023년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를 폐지한데 이어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를 도입했다. 해외 중소형 증권사의 주식통합계좌 개설을 지원하는 취지다. 여기에 올해 1월 외국인 통합계좌 개설 주체 제한 역시 폐지됐다. 해외 중소형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없이도 외국인 통합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국내 금융투자업자 등의 대주주 또는 계열사만이 외국인 통합계좌 개설 주체였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 제도 활성화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고 거래 절차가 간소화될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활성화로 도 글로벌 표준화에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며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통합계좌가 기본 거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의 배경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통합계좌가 활성화되면 외국인들이 현지에서 직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 해외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투자 접근성이 높아진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의 핵심 추진과제와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적 환경은 마련됐지만 실제 서비스 정착을 위해서는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실제 서비스 운영까지는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상과 시스템 연계, 내부 통제 체계 구축 등의 준비 작업이 요구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마다 시스템 등을 준비해야 해 적용(하는 시점)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가 대형사 중심으로 제공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5-09 10:56 김태환 기자 kth@ekn.kr

4월 마지막 거래에서 국내 증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코스피의 방향성이 여전히 위쪽을 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모멘텀과 풍부한 대기 자금이 지수 하단을 견고하게 받쳐준다는 분석이다. 'Sell in May(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셀 인 메이)'라는 계절적 우려와 달리, 시장의 체력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진단이다. 2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 넘게 빠진 659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분위기는 달랐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가 일제히 뛰었다. 전날 밤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 4곳이 나란히 실적 서프라이즈를 내놓으면서다. 이에 코스피는 장중 6750포인트를 넘어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4거래일 연속 신고가였다. 하지만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란 봉쇄 연장 준비를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고, 브렌트유가 순식간에 배럴당 123달러를 돌파했다. 4년이내 최고치 기록이다. 외국인은 1조40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돌아섰고, 연속 신고가 랠리는 막을 내렸다. 전선·전력설비 등 주도 테마는 상승폭을 유지했지만 반도체 대형주는 하락 전환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큰 그림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삼성증권은 2020년 이후 코스피의 5월 평균 수익률이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해왔다는 점을 들어 계절적 하락론을 일축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감안할 때 5월 초반 일시적인 숨 고르기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전술적인 비중 조절과 차익 실현은 유효하지만, 시장을 완전히 이탈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지수가 최고점을 경신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통상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 증시가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정책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복상장 원칙금지·의무공개 매수 도입 등 거버넌스 개선책을 비롯해 코스닥 1·2부 개편,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출시 등 시장 활성화 조치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6월에는 정부의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도 예정돼 있다. 신영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 초반에 불과해 -1 표준편차와 10년 평균을 모두 밑돌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실적 모멘텀이 소멸되더라도 정책이 지수 하단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PER은 아직도 싸다"며 “어닝 모멘텀 소멸에 따른 지수 소강상태 진입가능하나 정책 모멘텀이 지수의 하단을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어닝 시즌에서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는 눈에 띄게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고객들이 공급 부족을 우려해 2027년 수요를 미리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도 올해 전년의 3배 이상으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기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AI 서버향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주잔고가 1 이상을 유지하며 하반기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4월 한 달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 상향폭은 55%를 넘어 전 업종 가운데 단연 1위였다. IT하드웨어·기계·조선 업종도 줄줄이 추정치가 올라갔다. 유가 변수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OPEC 탈퇴를 선언하면서 원유시장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UAE 국영석유회사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내년까지 하루 생산능력을 500만 배럴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쿼터 체제에서 벗어나는 순간 이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UAE 탈퇴는 당장의 저유가 뉴스가 아니지만, 전쟁 이후 유가의 상단을 낮추는 구조적 뉴스"라며 “은 구조적으로 에너지 수입국인 만큼 UAE 탈퇴가 중장기 유가 상단을 낮춘다면 원유 수입단가 하락은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4~1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고 이란과의 2차 협상이 재개된다면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걷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최근 양국 간 외교 마찰이 이어지면서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파월 의장은 “다음 방향은 인하"라는 말을 남겼다. 신임 의장으로 내정된 케빈 워시가 오는 15일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증권가는 반도체와 전선·전력설비 등 에너지 대전환 관련주,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코스닥 성장주를 5월 유망 업종으로 꼽고 있다.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기간 동안 견조한 이익 모멘텀에 집중하며 주도 업종의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업종 순환매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며 증시 하단은 견고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5-03 09:0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여경협 경북지회–대구한의대 협약…수출·인재·산학협력 '3축' 동시 강화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와 대구한의대학교가 지역 산업의 외연 확장을 겨냥해 손을 맞잡았다. 여성기업과 대학의 결합을 통해 'K-MEDI 실크로드'라는 특화 산업 축을 본격 가동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여경협 경북지회에 따르면 양 기관은 지난 24일 경산 오성캠퍼스 산학협력관에서 'K-MEDI 실크로드 특화산업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박수진 산학부총장과 남영남 지회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연결'이다. 대학이 보유한 연구·인재 자산과 지역 기업의 생산·유통 역량을 접목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구조다. 특히 K-MEDI 실크로드를 매개로 한방·바이오 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경북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체계 구축 △산학협력 기반 지역 산업 진흥 △청년 정주를 위한 취업·현장 교육 활성화 △기업협의회 참여 및 정책 정보 공유 △지속 가능한 교류 사업 확대 등에 협력한다. 단순 교류를 넘어 수출·인재·기술을 하나로 묶는 '입체형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과제가 동시에 제기된다. 대학 중심의 연구성과가 실제 기업 매출과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 그리고 산학협력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구조화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박수진 산학부총장은 “연구 역량과 현장 경험의 결합은 지역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남영남 지회장은 “여성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체감 가능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산업계는 이번 협약이 '인재 유출→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끊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산학협력이 선언을 넘어 실적과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2026-04-27 14:04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코스피가 사상 처음 6500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기업 실적 서프라이즈를 등에 업은 영향이다. 고유가·고환율로 실물 경제가 위태로운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증시가 환호하는 사이 물가 상방 압력은 커지고,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면서 랠리를 위협하는 불안 요소도 함께 쌓이고 있다. 23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65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중 한때 6538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고치 경신은 최근 3거래일 간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국내 증시 상승의 진원지는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규모로, 직전 분기 최대 실적을 한 분기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은 72%로 역대 최고치다. 매출(52조5763억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8% 급증했다. 삼성전자도 앞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반도체 투톱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초호황 국면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이날 장중 삼성전자는 22만7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도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거시 지표도 힘을 보탰다. 은행이 이날 발표한 우리나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1.7%다. 이는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했던 전망치(0.9%)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깜짝 성장'에 가깝다. 그러나 체감 경기는 다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에서 거래됐다. 여전히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월 국내 생산자물가(PPI)는 전월 대비 1.6% 올랐다. 이는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의 원유 수입액은 GDP의 4%에 달한다. 에너지 충격에 특히 취약한 구조라는 의미다. 통화정책 불안도 커지고 있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채권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분기 GDP 서프라이즈로 성장 둔화 우려는 약해졌고, 물가 압력은 계속되고 있어서다. iM증권은 5월 금통위 수정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기존 2.2%에서 2.5% 이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의 배경은 세 가지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뛰었고, 원화 약세로 수입 물가도 올랐다. 여기에 정부 추경으로 내수가 받쳐지면서 식당·서비스 요금도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통상 물가가 오르면 경기 둔화가 자연스럽게 제동을 건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도 살아있고 물가도 오르는 상황이다.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만 쌓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4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물가 상방과 성장 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됐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iM증권은 올해 물가 경로의 피크 시점이 2~3분기인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명실 iM증권 채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 인상은 여전히 베이스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가능성의 영역'에서 '현실적 시나리오'로 확률이 이동하고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인상사이클 자체는 3~4회의 중기적 인상이 아니라, 1~2회의 단기적 인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4-23 15:5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은행이 20일 퇴임한 이창용 총재의 후임을 맞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이날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덕분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경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15·17일과 달리 간사 협의를 토대로 이같이 결정했다. 신 후보자 장녀의 허위 전입신고 등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남아있으나, 중동전쟁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 우려, 고환율·저성장 등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 속에서 중앙은행 총재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은 신 후보자를 은행 총재로 임명할 예정이다. 신 후보자는 오는 21일 취임하게 된다. 신 후보자는 글로벌 경제 전문가로 불린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고했고, 최근에도 금융·환율안정을 비롯한 주제로 논문을 저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엔데믹 전환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던 시기에, 신속하고 과감한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아야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 알려지면서 '실용적 매파'라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이창용 총재는 이임식 이후 기자들을 만나 신 후보자에 대한 능력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논의하며 정책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고, 한은을 잘 이끌어갈 인사라는 것이다. '후임자에게 도움될 만한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분"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신 후보자의 임명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미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높아졌고, 한은 내부에서도 중동전쟁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시기에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존과 다른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신 후보자가 이분법적인 분류를 일축하고 '항상 한 가지 정책을 고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으나, '비둘기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6개월 내 조건부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던 금통위원 일부가 상당기간 동결 또는 인상 으로 선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의 충격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 등 2차 파급효과로 이어지면 물가상승률 목표(2%) 달성이 요원해진다는 논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이 금리를 높이는 때에 이 동결을 고수하면 환율 추가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수입 물가 상승을 막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신 후보자 역시 국회 청문회에서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이 부딪히면 물가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한은 총재로서 조직의 최우선 과제를 먼저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연준 의장으로 폴 볼커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폴 볼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춘 인물로, 경기침체 속 전임자의 섣부른 금리인하가 초래한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초고금리 정책을 꺼내들었다. 그 결과 물가상승률을 급격히 떨어뜨렸고, 산업 섹터에서도 부실기업이 정리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재경위는 신 후보자의 가족 논란을 보고서 내 소수 의견으로 기재했다.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2014년 이후 보고서가 당일 처리되지 않은 첫번째 사례로 기록된 탓이다.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신 후보자의 장녀가 국적을 상실했음에도 대한민국 여권을 이용해 출국한 기록이 확인됐다는 점을 기재 이유로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영국 국적을 보유한 신 후보자의 장녀는 2023년말 서울 강남구 아파트로 전입신고하는 과정에서 과거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내국인으로 신고한 것이 드러나 이번 청문회의 '태풍의 눈'으로 꼽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단순 여권 사용을 넘어 재발급까지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청문회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고,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지녔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6-04-20 16:17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지난달 출범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바이오혁신위)'가 첫 공식 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바이오산업 육성전략을 구체화했다. 혁신위 출범 전부터 이목이 집중됐던 '바이오산업 육성 로드맵' 역시 산업 전반에 자리잡은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수립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혁신위는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출범식과 함께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김 총리와 관계부처 장·차관 등 정부위원 16명, 부위원장인 원희목 서울대학교 특임교수 등 민간위원 23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바이오혁신위는 기존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와 국무총리 산하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로 분리됐던 정부 거버넌스를 통합해 범정부 바이오 정책을 총괄하도록 일원화된 컨트롤타워다. 바이오헬스 분야 정책 심의 기능에 더해 의결 권한까지 갖추고 있어, 바이오혁신위는 국가 차원의 바이오 정책 추진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회의에서 바이오혁신위는 △혁신 친화적 규제 재설계(Standard) △신속 시장진입 지원(Speed) △규제서비스 기관으로의 전환(Service) △가치 기반 평가(Value) 등 '3S1V' 전략을 토대로 24개 추진 과제가 담긴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합리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혁신 친화적 규제 재설계 과제로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재생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담겼다. 임상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첨단재생의료 생태계의 규제 허들을 완화하고 의료 현장 적용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최근 신약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비임상 시험법으로 지목되는 오가노이드(인공장기) 등 '동물대체시험법(NAMs)'을 활성화할 방안도 규제 재설계 과제에 포함됐다. '형 신약 개발 혁신기술평가'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시범사업을 전개하는 등 정부 차원의 운영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희귀질환 의약품의 등재 절차를 간소화하고, '시장 즉시진입 제도' 대상인 의료기기 품목을 확대하며, 첨단재생의료·의약품 허가심사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 걸친 규제개혁 방안도 로드맵에 대거 포함됐다. 아울러 바이오혁신위는 각 권역별로 특화된 바이오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전국에 포진한 클러스터를 연결해 방사형 그물망 형태의 '형 바이오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국내 제조 역량과 바이오 연구개발(R&D) 생태계의 혁신을 가속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 산·학·연·병·정 간 소통과 협력을 토대로 한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와 함께, R&D에서 상업화에 이르는 신약개발 전주기 지원을 통해 글로벌 성과 창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 '대한민국 바이오 혁신전략'을 시작으로 하반기 'K-뷰티 산업 발전 전략'과 '바이오 데이터 혁신 방안' 등을 순차 발표해 범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 정책 추진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바이오혁신위가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혁신 전략을 수립·발표하자 업계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산 ·학·연·병· 정 협력 기반의 오픈이노베이션 확대와 연구개발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전주기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점에서 바이오혁신위에 거는 산업계의 기대가 크다"고 호평했다. 이어 “전주기 임상·사업화 지원을 통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창출과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가대표 산업군 육성, 창업부터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구축은 산업의 규모 확대와 질적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바이오 클러스터를 혁신하고 규제 합리화 로드맵을 우선 과제로 선정해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은 산업 전반의 구조적 혁신과 경쟁력 제고를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04-19 10:16 박주성 기자 wn107@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