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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아미코젠이 주주 간담회에서 4월 중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를 위한 우선협상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유력 후보 두 곳과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회사의 신사업 부문인 배지는 국내 유력 제약사에 신규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배지 부문 예상 매출액을 100억원으로 잡았다. 레진 사업도 글로벌 빅파마와 품질 검증과 샘플 테스트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들은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실적·주가 부진과 자회사 퓨리오젠 중복상장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불만과 우려를 쏟아냈다. 31일 인천 연수구 아미코젠 배지공장에서 아미코젠의 26기 정기 주주가 열렸다. 이날 주총에는 주주 50여명이 참석했다. 회사는 이날 주주에서 20여분만에 상정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다. 모두 일반 결의 안건으로, 의결 기준인 발행주식 총수의 25%를 간신히 넘겨 가결했다. 현장에서는 주총 안건 처리보다 주주 간담회에 관심이 집중됐다. 주총이 끝난 직후 시작한 주주 간담회는 2시간 가량 진행됐다. 회사의 신사업 비전과 실적 전망, 전략적 투자자 유치 과정, 수주 현황 등 여러 안건을 두고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참석한 주주 중 20여명이 질문했고, 회사 측에서는 박철 대표이사, 김준호 경영기획본부장, 김상정 배지사업본부장이 주로 답변했다. 회사 측이 강조한 사안 중 하나는 전략적 투자자 유치였다. 김준호 부사장은 “안정적인 최대주주를 찾는 게 급선무"라며 “경영진도 최선을 다해 전략적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이 “비밀유지계약(NDA)을 이유로 자세한 설명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하자 김 부사장은 “현재 유력한 후보군이 2곳 정도 있고 4월 중에는 투자확약서(LOC) 또는 우선협상 단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대주주는 마가파트너스투자조합으로 지분 3.9%를 갖고 있어 지배력이 확실하다고 보기 어렵다. 자사주 0.29%를 제외하면 95.81%를 일반 주주가 나눠갖고 있다. 해당 조합은 소액주주 연대가 공동 의결권을 행사할 목적으로 조직됐다. 회사가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배지·레진 사업의 상업화 시점까지 버틸 자금력과 지배구조 안정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주주들은 회사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지와 레진 부문 수주 현황과 사업 전망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배지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쓰이는 세포를 키우는 물질이다. 세포가 증식하고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각종 영양 성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레진은 배양이 끝난 뒤 원하는 단백질 성분만 골라내 정제하는 데 쓰이는 소재다. 둘 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의 핵심 소재지만, 그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아미코젠은 배지와 레진 사업을 회사의 핵심 성장축으로 재차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배지와 레진 사업에 아미코젠의 사활이 걸려 있다"며 “경영진도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주주는 “지난 2년여간 배지와 레진 사업에서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지적했다. 실제 배지와 레진의 매출 기여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아미코젠 배지 매출은 약 3억7000만원, 자회사 퓨리오젠에서 레진 매출은 약 2억5000만원으로 합산 매출은 6억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반면 해당 사업부 적자는 100억원대에 달했다. 전체 영업손실(171억원)의 상당 부분이 신사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에 회사 측은 “글로벌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 문서와 샘플 테스트 과정을 통과하는 데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구체적으로 배지 사업과 관련해 국내 대형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레진 사업 역시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업체로부터 테스트를 받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정 배지사업본부장은 “제품 품질과 공장 시스템은 고객사에서 검증한 상태"라며 “공장 캐파에 비하면 현재 생산량은 매우 작은 편이다. 고객 니즈를 찾아내고,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며 완벽한 제품을 딜리버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 시설과 품질 관리 능력은 작년에 검증이 다 끝났다"며 “고객과 계약이 이뤄지면 즉각 생산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회사의 재무구조를 우려하며 추가 유상증자에 대해 걱정하는 주주도 있었다. 회사 측은 공모 유상증자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도 추가 유상증자는 선을 그었다. 아미코젠은 지난 2월 174억원 규모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로 인해 기존 발행주식총수(5573만주)의 26.8%에 달하는 약 1492만주가 새로 발행됐다. 회사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회사 운영(75억원)과 채무상환(99억원)에 쓸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최악의 유동성 문제에서 고비는 넘겼다"며 “남은 차입금은 가지고 있는 자산을 담보로 한 것으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공모 유상증자까지 실시하면서 주주분들께 피해를 끼친 점은 재무 책임자로서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2024년 말 차입금이 1093억원에서 올해 3월 기준 647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남은 차입금 중 금융권 부채는 556억원으로 그중 400억원대는 인천 송도 배지공장을 담보로 한 산업은행 차입금이다. 나머지는 100억원가량은 경남 진주 공장을 담보로 한 차입금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한 대출로 대환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추가 유상증자는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미코젠의 핵심 자회사인 퓨리오젠의 '중복 상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부사장은 “퓨리오젠은 소부장 트랙으로 상장할 수 있다. 소부장 트랙은 예비심사 청구 기간도 3개월 단축시켜주고 매출액 기준도 완화한다"며 “내년 초에는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주는 “아미코젠에 투자한 이유는 배지와 레진이다. 레진이 배지보다 가치가 더 높은 데 (레진 사업을 하는) 퓨리오젠을 따로 상장한다는 건 동의하고 싶지 않다"며 “기존 주주에게 베네핏을 주던가, 돈을 더 벌어서 퓨리오젠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기존 주주에게 별도 혜택을 주는 방안은 제도적 근거가 없어 선제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부사장은 “정부에서 자회사 상장할 때 공모주 우선 참여 권리를 주겠다는 제도를 도입하면 하겠지만 아직 제도가 없는 상황에 우리가 먼저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4-01 09:03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연임을 확정하며 2기 체제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안정적인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올해는 주택담보대출, 펀드 판매 등 신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이날 정기 주주를 열고 이은미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 대표는 2024년 행장으로 선임된 후 재신임을 받으며, 2·3대 대표로 토스뱅크 최초의 연임 행장이 됐다. 지난해 순이익은 968억원을 달성했다.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다. 전년(457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여신과 수신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여신 잔액은 15조3506억원, 수신 잔액은 30조68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7235억원(4.9%), 2조5392억원(9.2%) 각각 증가했다. 특히 여신에서는 보증부 대출 비중을 38%까지 확대했다. 전월세보증금대출 잔액은 4조1066억원으로 1년 새 76% 늘었다. 개인사업자 보증대출은 지난해 총 2099억원 규모를 공급했다. 수신은 '나눠모으기 통장' 중심으로 수신 잔고가 증가했다. 저축성 예금 비중은 45%로 전년 대비 5.6%포인트(p) 성장했다. 고객 기반 확대가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고객 수는 전년 1178만명에서 1423만명으로 증가했다. 목돈굴리기 서비스 이용자가 23만명으로 31% 늘었고, 아이통장의 미성년자 가입자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연체율은 1.1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5%로 전년 대비 0.08%p, 0.09%p 각각 하락했다. 신용평가모델 고도화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리스크 관리 전략이 주효했다고 토스뱅크는 설명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같은 기간 281.87%에서 321.95%로 확대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6.24%로 전년 대비 0.34%p 상승했다. 늘어난 순이익이 자본으로 편입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은미 2기 체제에서는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주담대 출시와 펀드 판매를 앞두고 있고, 기업뱅킹, 시니어 뱅킹 강화 등을 예고한 상태다. 동시에 엔화 환율 반값 거래 사고 발생을 계기로 전산 안전성과 운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인터넷은행은 플랫폼 기반으로 영업이 이뤄지는 만큼 전산 사고 발생에 더욱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은미 대표는 “인공지능(AI)과 최신 IT 기술을 활용해 은행 신뢰와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고 고객의 금융 경험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도 이날 정기 주주를 열고 최우형 행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최 행장도 케이뱅크 최초의 연임 행장이다. 케이뱅크는 이사회 규모를 11명에서 8명으로 축소하는 대신 세부 기능은 강화했다. 특히 이사회 내 전문성을 갖춘 독립 소위원회로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인터넷은행 최초로 신설했다. 소비자보호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고, 상품·서비스 개선과 제도 고도화에 소비자 관점을 적극 반영해 소비자 중심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3-31 17:35 송두리 기자 dsk@ekn.kr

“신사업은 없어, 배당도 안 해, 대표 보수는 많이 챙겨가니 주주와 회사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거에요." 코스닥 상장사 블루콤 정기 주주에서 터져 나온 한 소액주주의 불만이다. 무선 이어폰을 만들어 팔던 블루콤은 작년 말 본업을 접은 뒤 부동산 임대회사로 탈바꿈했다. 회사는 제조업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컨설팅을 받고 인수·합병(M&A) 대상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준비 과정이나 실체를 언급하진 않았다. 회사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 회장은 10억원 넘는 연봉을 챙긴다는 소액주주의 성토도 이어졌다. 당장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주가 제안한 200원 현금배당 안건은 부결했다. 27일 인천 연수구에서 블루콤 정기 주주가 열렸다. 이날 주총은 주주의 질문과 회사 측 답변이 이어지면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회사 측에서는 김태진 대표이사, 황종익 재경팀장, 박근수 사외이사, 이은국 감사가 자리했다. 회사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인 김종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블루콤은 1990년 설립해 201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회사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무선 이어폰을 만들어 LG전자에 납품하던 제조업체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LG전자와 무선 이어폰 사업 계약을 종료한 뒤 현재는 부동산·임대업만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 71억원 가운데 부동산 임대 부문이 81.7%(58억원)를 차지했다.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은 “회사는 이제 뭘 하려는 것이냐"고 가장 많이 물어봤다. 30대 주주 A씨는 “경영진 입장에서도 뭘 해야 할지 감이 안 서는 것 아니냐"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진행하고 있냐"고 물었다. 김태진 대표는 “경영 컨설팅을 받고 M&A를 알아보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주주들이 구체적인 M&A 대상이나 예상 금액을 추가로 묻자 김 대표는 “업체를 수배하는 단계"라면서 “M&A 금액을 정해놓은 것도 아니다. 200억 내외 정도까지 보고 있지만 회사 사정이나 매물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회사는 최근 사업 목적에 추가한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현재 보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관에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 올려 통과시켰지만, 정작 사업 일정은 불투명한 셈이다. 김 대표는 “공장 지붕 위 태양광 설치 비용과 향후 수익 등 업체 견적은 받아놨다"면서도 “자금 상황과 일정 등을 고려해 현재는 연기된 상태"라고 밝혔다. 회사는 신사업 진출 과정에 이차전지 소재 생산을 위해 수백억원을 써 공장을 이전했지만 결국 사업을 철회한 것에 대한 대표이사 책임론도 거론됐다. 회사는 이차전지 리드탭 제조 신사업을 위해 인천 송도에서 청라로 공장 부지를 확장 이전했지만, 실제 양산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회사는 청라에 토지 매입과 공장 신축에 598억원을 썼다. 이 과정에 회사는 김종규 회장에게 160억원을 빌렸다. 연 이자는 3.7%로 회사는 회장에게 연간 이자로 약 5억9200만원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 A씨는 “사전에 포화산업이고 단가 싸움이라는 점도 판단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몇백억원을 투자하고 회장한테 돈까지 빌렸는데 사업 자체를 시도도 못 했다면 경영 실패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대표는 “저희도 최선을 다했지만 생각보다 단가 하락이 너무 빨랐다"면서 “벤더 등록과 라인 구축을 했을 때는 양산하는 순간부터 적자가 나는 구조였다"고 했다. 소액주주의 불만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출된 지점은 배당과 회장 보수였다. 블루콤은 2017년을 마지막으로 배당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날 주주제안 안건으로 올라온 현금 배당 200원 결정의 건도 부결됐다. 약 10년째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주 B씨는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합하면 1600억원 가량 된다"면서 “해마다 주주들이 배당을 요구하는 데 왜 안 하는 거냐"고 물었다. 이은국 감사도 “배당 문제는 저도 여러 번 회사에 건의했지만 회사는 재원이 없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에 더 효과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당장 배당하면 주가 부양은 될 수 있어도 실질적인 주가 부양은 자사주 매입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두 번에 걸쳐 약 55억원어치 자사주를 신탁계약으로 취득했다. 지난 2월 12일 기준 회사 보유 자사주는 9.99%다. 오는 8월까지 약 40억원어치 자사주를 신탁계약으로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1년간 회사 주가는 2685~3750원을 오갔다. 지난 2023년 3월 이후 주가는 4000원 아래서 맴돌고 있다. 주주들은 배당도 없고 회사 비전도 불투명한 상황에 최대주주 보수가 10억원을 넘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직원은 전체 12명이고, 1인 평균 급여는 4710만원이다. 반면 김종규 대표이사는 10억원, 김태진 대표이사는 1억7000만원을 받았다. 주주 A씨는 “대표이사 두 명이 매출액의 5분의 1 수준이고 영업이익보다 큰 보수를 받고 있다"면서 “어떤 근거로 받는 거냐"고 물었다. 김태진 대표는 “실질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고 충분히 받을 만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장윤 블루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사는 신사업도 구체화되지 않았고 부동산 임대업만 하고 있다"며 “대표이사가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도 이사 총 보수한도 1억원으로 한 주주제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 대결에서 밀리면서 이사보수 한도는 회사측이 제안한 대로 통과됐다. 올해 이사 보수한도는 김종규 회장 15억원, 김태진 대표 3억원, 박근수 사외이사 2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주총의 또 다른 쟁점은 3호 의안(이사 보수한도 승인 방식 결정의 건)이었다. 이사 보수한도를 총액으로 승인할지, 개별 이사별로 승인할지를 먼저 결정하는 안건이다. 이은국 감사가 주총 시작 직후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은국 감사는 “오늘 제출된 3호 의안이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최초 주총 소집 공고를 낼 때 3호 의안이 없다가 주총 공시 하루 전날 이사회가 소집되어 저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여는 규정과 절차는 상법과 블루콤 정관에 7일 전에 이사회 전원에 통지하고 이사회 전원 동의가 있을 때만 이사회를 열 수 있다"며 “제 의견을 무시하고 이사회를 강행해서 수정안을 넣어서 절차상 하자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4호 의안(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충돌을 막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황종익 재경팀장은 “회사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개별로 제안했고, 주주제안 쪽에서 총 보수한도로 제안했다"며 “네 가지 모두 찬성이 되면 상충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호 의안으로 개별 보수 한도로 할 건지, 총 보수 한도로 할 건지 결정하는 건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법무법인과 금융감독원 자문도 다 받았다고 했다. 결국 3호 의안에서 이사 개별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통과되고 총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부결됐다. 이에 주주가 제안한 4-4호 안건인 '이사 총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 블루콤의 향후 과제는 결국 상장사 지위를 유지할 만큼 새 사업과 매출 기반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날 주총에서도 회사 측은 현재 거래소 기준상 향후 매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금처럼 임대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만으로는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블루콤이 실제로 신사업을 발굴해 제조업체로서 외형을 회복할지, 아니면 임대업 중심 구조가 굳어지며 상장 유지 부담이 커질지 주목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3-27 17:24 최태현 기자 cth@ekn.kr

하나마이크론 주주가 올해도 '위임장 논란'과 '주주제안 배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 마무리됐다. 사측이 상정한 안건은 모두 가결됐지만, 소액주주들이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안은 주총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특히 지난해 법원 가처분 인용으로까지 이어졌던 위임장 위조 문제가 다시 제기되면서 주총 현장에서는 주주와 경영진 간 설전이 벌어졌다. 26일 하나마이크론은 충청남도 아산시 소재 본사에서 정기 주주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준비금 감액 등 주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주총은 개회 이후 비교적 빠르게 안건 심의에 들어갔지만, 일부 주주의 문제 제기로 분위기가 급격히 경색됐다. 이번 주총의 가장 큰 쟁점은 주주제안 배제였다. 앞서 소액주주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 △IR 정례화 △감사 독립성 강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해당 안건은 주총에 상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주주 측은 “회사가 주주제안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상법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주주제안이 성립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나마이크론 측은 특히 “6개월 이상 1% 지분 보유 요건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주식 보유 사실을 확인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안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주총은 '주주제안 거절' 여부가 아니라 '요건 충족 여부'를 둘러싼 해석 충돌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주주 측은 “요건은 충족됐음에도 회사가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회사는 “적법 요건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위임장 위조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다시 불붙었다. 소액주주 측 대표로 참석한 이상목 액트 대표는 “작년 주총에서 약 1400건 위임장에 신분증이 누락됐고, 법원도 이를 문제로 보고 가처분을 인용했다"며 “그런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상황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락된 위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는 “당시 외부 법률 자문을 거쳐 위임장 적법성을 전수 검토했고, 위조는 없었다"며 “이미 관련 사안에 대해 대행사 고소까지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올해 위임장은 주주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전면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주총장에서는 설전이 계속됐다. 이상목 대표가 이동철 대표의 '만약 위임장 위조 사례가 하나라도 발견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지난해 주총 현장 발언을 언급하며 책임을 묻자 이동철 대표는 '명예훼손'이라는 고성으로 답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동철 대표는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위법은 없다"고 맞섰다. 지난해 하나마이크론은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약 1400건의 위임장에서 신분증이 첨부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소액주주 반발에 직면했었다. 이후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일부 인용되며 회사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법원은 당시 결의 효력 정지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결국 하나마이크론은 계획했던 인적분할을 자진철회했다. 올해 주총에서도 유사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위임장 신뢰성 문제가 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이사회 관련 안건에서는 500만~600만주 규모의 반대표가 나왔다. 소액주주 측은 일부 특별결의 안건이 정족수 기준을 근소하게 넘겼다고 주장하며, 표결 결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이사회 구조 및 운영 관련 안건은 찬성 약 2035만주, 반대 약 534만주로 찬성률 79.19%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 역시 반대 약 650만주가 나오며 찬성률이 74.38%에 그쳤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기관투자자의 반대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무제표 승인, 배당, 준비금 감액 등 재무 관련 안건은 98~99% 수준의 높은 찬성률로 통과됐다. 소액주주 측은 향후 임시주주를 추진해 정관 변경과 감사 전담 조직 설치 및 독립성 보장, IR 정례회 등을 다시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회사 안건에 대한 반대 표결로 대응하고, 이후 임시주총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향후 주총 결의 효력과 관련한 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3-26 17:0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신한지주가 이달 26일 정기주주에서 진옥동 회장의 연임 안건을 상정하는 가운데 주요 주주들의 표심이 엇갈릴 전망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진옥동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지만, 국민연금은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반대를 결정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이달 19일 제5차 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지주를 비롯한 13개 회사의 주주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이 중 국민연금은 진옥동 사내이사 후보에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작년 9월 말 기준 신한지주 지분 9.13%를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은 2023년 3월에도 진옥동 회장이 라임사태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언급한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의 사유가 다소 모호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이 이러한 평가를 내린 구체적인 근거가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지주는 '정기주주 안건 설명자료'에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회사 측의 입장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과거 라임펀드 이슈로 일부 투자자, 자문기관이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하고 있는데, 회사 측은 이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다. 신한금융은 “라임펀드 판매 여부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검토,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옥동 후보자는 2019년 3월 26일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불과 약 4개월이 경과한 시점인 2019년 7월 라임펀드 부실 이슈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며 “진 후보자를 라임펀드 판매를 직접 지시, 결재해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 권익을 침해한 '행위 당사자'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신한금융그룹은 기관제재의 존재를 근거로, (진옥동 사내이사) 후보자를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 권익 침해의 '직접 책임자'로 평가해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즉, 라임펀드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의 불법 행위에 기인한 과거 이슈로, 감독당국의 제재와 그룹 차원의 책임 정리가 완료됐기 때문에 진옥동 후보자의 선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진옥동 회장이 지난 3년의 재임기간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가치, 주주가치 제고를 이끈 점도 국민연금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지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신한지주 주가는 진옥동 회장 취임일인 2023년 3월 23일 3만5750원에서 이달 20일 현재 9만7500원으로 173% 급등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총주주환원금액은 총현금배당금 1조2500억원, 자사주 취득 1조2500억원을 포함해 2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총주주환원율은 50.2%에 달했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에도 진옥동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지주는 작년 말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60%에 육박해 주총 통과를 위해서는 외국인 표심이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ISS가 진옥동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찬성을 권고한 점이 외국인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SS는 진옥동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지난 임기 동안 보여준 경영 능력, 그룹의 전략적 방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이사 직무 수행을 제한할 만한 실질적인 법, 도덕적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6-03-20 16:38 나유라 기자 ys106@ekn.kr

DB손해보험이 오는 20일 정기 주주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의견차를 드러내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싼 표 대결에 더해 자본적정성 목표와 주주환원 정책까지 쟁점이 확산되며 사실상 '경영 방향'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번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와 주요 연기금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주총은 국내 보험업계 지배구조와 밸류업 흐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총 안건을 부의했다. 여기에는 △재무제표 승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비롯한 정관 일부 변경 △이사(사외이사 포함)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분리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이 포함된다. 또한 얼라인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한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최홍범 전 삼정KPMG 파트너에 대해 반대를 요청했다. 이들 후보의 경영·금융 관련 역량을 인정할 수 있으나, 회사의 전략 및 균형 있는 자본배분 등을 위한 역할 수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28년간에 걸친 기관투자자 경력을 보유한 민 후보, 보험산업 디지털·인공지능 전환(DX·AX) 노하우를 축적한 최 후보에 맞서는 DB손보의 카드는 김소희 전 AIG손해보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현승 LSH자산운용 회장이다. 김 후보는 코리안리·예금보험공사 사외이사와 알리안츠생명 재무이사대우 등을 지냈고, 보험업계 1호 여성 CFO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미국 공인회계사(AIPCA) 자격증도 취득했다. DB손보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포테그라 인수·합병 후 작성해야 하는 연결회계 등에 기여할 수 있다. 이 후보는 36년간 KB자산운용 대표를 비롯해 자본시장·자산운용·공직 분야를 오가며 금융과 재무 역량을 쌓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現 한국ESG기준원)에 몸 담았던 경력은 감사위원회 차원에서 ESG 관련 리스크가 재무보고 및 자본건전성에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와 관련해 얼라인 측의 손을 드는 모양새다. 양사는 각각 민 후보와 최 후보에 찬성표를 던졌고, 김 후보에 반대를 권고한 점은 동일하다. 얼라인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는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때 주주는 이사회 변화를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남승형 사내이사와 정채웅 사외이사 후보 및 김 후보에 반대하고, 민 후보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CalPERS)을 비롯한 다른 연기금도 얼라인측 후보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 서스틴베스트도 감사위원회 독립성 증대를 위해 얼라인 측 후보에 찬성을 권고하고, 김 후보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제재에도 이사회 의장 재선임에 찬성한 이력을 지적하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얼라인은 '원군'들의 목소리가 기관투자자들의 주주제안을 긍정적으로 볼 것으로 기대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이사회의 감시·견제 기능 개선, 저조한 주주환원 등에 대해 글로벌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와 글로벌 유수의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DB손보의 기업 거버넌스 문제를 동일하게 인식하고, 주주제안에 찬성 의결권 행사를 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도 상이한 입장이다. 얼라인은 최근 2차 서한을 통해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목표를 기본자본 100%를 포함한 180%로 낮춰야한다고 촉구했다. 초과자본을 주주환원에 활용하라는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 DB손보의 킥스 비율은 217.9%, 적정구간으로 제시한 범위는 200~220%다. 자본규제·금리·계리가정 변화에 따라 킥스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산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이 손해율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면서 업계의 긴장이 고조되는 중으로, 중동전쟁을 비롯한 이슈가 기준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DB손보는 킥스 목표 수준을 200% 미만으로 하향조정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등급 하향 모니터링 포인트로 '지속적인 킥스 비율 200% 하회'를 제시하는 까닭이다. 얼라인이 문제 삼은 상표권에 대해서는 'DB'가 그룹 통합브랜드로서 단일 관리주체 중심으로 운영하는 중으로, 외부 전문기관 평가를 통해 사용료를 검증하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사용료가 타 기업 집단 대비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으나, 투명성 향상을 목적으로 향후 IR과 공시에서 자세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소유모델 전환은 브랜드 일관성 훼손 등의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DB손보는 포테그라 인수 후 잠정실적 발표를 추진하면서 EPS 등 주당 지표를 포함토록 공시와 커뮤니케이션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C레벨 주관 컨퍼런스콜 확대를 필두로 일반투자자 정보접근성도 높인다. 특히 CSM은 경과되지 않은 보험계약기간에 대한 추정치로, 투자자본 및 당기 성과에 포함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재투자효율성과 주주환원의 최적 균형점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은 내년 하반기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기조 하에서 보험사를 향한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 속도를 결정하는 기점이 될 수 있는 주총"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6-03-19 09:12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신약개발·기술수출 등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오는 20일부터 2026년도 정기 주주 시즌에 본격 진입한다.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기업 대표이사들의 연임 여부가 올해 주총의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가운데 최근 업계의 경영실적 호조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경영 안정화를 위한 대표이사 연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오는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약 2주간의 주총 시즌에 돌입해 31일 한미약품을 끝으로 올해 주총 시즌을 사실상 마무리한다. 올해 주총 시즌의 화두는 대표이사들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다. 상당수의 기업 대표들이 이달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존 림)와 셀트리온(기우성·김형기), SK바이오팜(이동훈) 등이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를 정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생산(CMO)2센터장으로 입사, 2020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중추 역할을 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 중장기 성장전략 실행에 나서는 가운데, 이사회는 존림 대표의 세 번째 연임 안건을 이번 주총에 올려둔 상태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도 26일 주총에서 각각 기우성 대표와 이동훈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기우성 대표는 김형기 각자대표와 함께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 전신 넥솔바이오텍 창립멤버 중 1인으로,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셀트리온 대표로 4회 연임했다. 올해는 김형기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선 가운데 기우성 대표가 5연임을 앞두고 있다. 이동훈 대표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서 SK바이오팜 경영에 합류한 가운데 2023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SK바이오팜의 사업을 주도했다. 최근 내수 경쟁 심화와 중동 전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된 보툴리눔톡신 업계의 주요 기업들도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을 결정한다. 대웅제약은 26일 주총에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글로벌 진출을 주도한 박성수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 첫 연장 여부를, 메디톡스는 27일 주총을 통해 창업주 정현호 대표의 재선임 여부를 확정한다. 정현호 대표의 경우 지난 2000년 설립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를 연임하면 총 연임 횟수는 6회(2011~2029년)에 달한다. 이 밖에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 중에선 △GC녹십자(허은철) △한미약품(박재현) △JW중외제약(신영섭) 등 세 곳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GC녹십자와 JW중외제약은 각각 오는 26일 열리는 주총을 통해 허은철·신영섭 대표의 연임 안건을 표결한다. 다만 한미약품의 경우, 최근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간 분쟁으로 한바탕 내홍을 겪은 가운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통해 대표 교체를 결정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오는 31일 주총에서 외부 인사인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의 심화로 경영 안정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각 기업 대표들의 사내이사 연임은 큰 문제 없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사업 전략의 지속성이 중요한 시기인만큼 대표 교체가 있더라도 경영 젼략 수정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03-18 18:22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냉장고·에어컨 부품 제조사인 에스씨디(SCD)가 감사 수를 줄이는 정관 변경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와의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소액주주 측은 회사가 정관 변경을 통해 자신들의 감사 선임 안건을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CD는 오는 27일 제39기 정기주주를 열고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배당 △자기주식 취득 △감사 선임 △이사·감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다뤄진다. 문제는 정관 변경 안건의 내용이다. 현재 회사 정관은 '감사는 1명 이상 2명 이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개정안에서는 이를 '감사는 1명으로 한다'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액주주 측은 이 정관 변경이 통과될 경우 자신들이 제출한 감사 선임 안건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주총에는 개인주주들이 추천한 감사 선임 안건도 함께 상정돼 있다. 소액주주들은 최근 회사 측에 △감사 선임 △자사주 매입·소각 △기업설명(IR) 활동 강화 등을 요구하며 주주권 행사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투자자 대상 IR 활동을 확대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시장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SCD의 정관 변경 구조가 이른바 '선행 안건을 통한 후속 안건 무력화' 방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주에서 정관 변경을 먼저 통과시켜 감사 수를 1명으로 확정할 경우 이후 상정된 감사 선임 안건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지배주주 지분 구조상 정기 주총에서 결과를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현재 최대주주인 니덱 인스트루먼츠 코퍼레이션(NIDEC INSTRUMENTS CORPORATION)은 SCD의 지분 51.42%를 보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가 과반 지분을 확보한 상황에서는 정기 주총에서 안건 결과를 뒤집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소액주주 측이 대응하려면 별도로 임시 주주를 요구해 감사 해임이나 신규 감사 선임을 추진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주주 과정에서 사실상 '우회 구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법은 아니지만 제도의 빈틈을 이용한 방식이라는 분석이다. 위 관계자는 “이사 보수 한도나 감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서도 선행 안건을 통해 뒤에 있는 안건을 무력화하는 구조가 활용되고 있다"며 “법이 바뀌면 기업들은 그 틀 안에서 다시 우회 구조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CD 관계자는 “회사 감사가 2명인 정관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있던 것인데 이는 회사 규모를 감안했을 때 필요치 않은 규모"라며 “비슷한 규모의 기업들에 맞춰 변경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소액주주 제안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3-16 09:16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오는 18일부터 국내 주요 상장보험사 정기 주주의 막이 오른다. 업권은 올해 이사진 인선에서 규제와 정책 대응 역량이 높은 인물을 영입하는 추세가 강해졌다.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앞두고 정관 조정에 나서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8일 한화손해보험을 시작으로 19일 삼성생명이 주총을 개최한다. 20일에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이, 23일 △동양생명이, 24일 △한화생명, 26일 △미래에셋생명이 주총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신규선임을 통해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맞이하는 곳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이번 주총을 거쳐 김재식 부회장과 황문규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재선임한다. 최대 실적 실현의 주역인 만큼 투톱체제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한화생명은 유창민 공동 투자부문장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경영지원부문장 자리에 투자 책임자를 선임함으로써 이사회에서 투자 기능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외이사 인선에서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관료출신과 정책·금융전문가를 영입하는 움직임이 커졌다. 삼성화재는 김재신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안 교수는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장을 지낸 자본시장·금융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도입된 책무구조도의 적용과 자본규제 강화 환경으로 인해 정책 대응 역량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주총 현장에서는 상법 개정에 대한 대응이 두드러진 이슈로 나타날 전망이다. 삼성화재, 삼성생명, 한화손보, 현대해상, DB손보, 한화생명 등은 오는 9월 집중투표제 의무 시행을 앞두고 잇따라 관련 정관 개정에 나선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거나 상법 개정 취지에 맞춰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집중투표제는 여러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 수를 곱한 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소액주주 영향력을 높임으로써 여러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보험사들은 개정된 상법을 반영해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명칭을 변경하는 작업에도 들어간다. 독립이사 의무 선임 비율을 이사 총수의 1/3이상으로 확대하고 3% 룰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도 주요 의제 중 하나다. 현대해상은 이번 주총에서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승인에 대한 안건을 의결한다. 전체 자사주 12.29% 3%만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보유하고, 나머지9.29%는 올해부터 2년에 걸쳐 소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각 규모는 작년 당기순이익 기준 주주환원율 약 51%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생명도 자사주 소각 절차를 밟는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4일 보유 자사주의 약 93%에 해당하는 6296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임직원 보상 목적 물량을 제외한 보통주 및 전환우선주 전량을 소각한다. 이는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는 한편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해 경영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조치 법제화 이전 회사의 자발적인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나타내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026-03-11 10:44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를 앞두고 의결권 자문시장 분위기가 현 경영진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9일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제안한 주요 안건 전부에 찬성을 권고했다. 국내 주요 자문사인 한국ESG평가원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과 거버넌스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반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안한 안건들은 사실상 전면 배척당했다. MBK는 홈플러스 사태와 사기 의혹 수사로 경영 관리 능력에 타격을 입었다. 영풍은 통합환경허가 미이행 등 환경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제안 안건 곳곳에는 '분쟁 장기화와 현 경영진 견제라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적대적 공개매수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은 이번 주총에서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이 현 경영진의 실적과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인이냐 6인이냐'… 자문사 '개정 상법 반영한 5인 선임이 타당' 이번 주총의 최대 쟁점은 이사회 규모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6명이다. 고려아연 현 이사회는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 5인 선임안을 제출했다. MBK·영풍 측은 빈자리 전체를 채우는 6인 선임안으로 맞불을 놨다. 명분과 법리에서 회사 측이 앞선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의 정관상 이사 수 상한은 19명이다. 현재 19명이 모두 채워져 있다. 이번 주총에서 6명을 그대로 뽑으면 상한이 꽉 찬다. 문제는 개정 상법이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오는 9월부터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명 이상 둬야 한다. 고려아연은 현재 감사위원이 1명이다. 이사를 6명 모두 선임하면 향후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을 추가할 자리가 없어진다. 회사 측이 이사 5명만 선임하려는 이유는 이 한 자리를 비워두기 위함이다. MBK·영풍 측 안건이 통과되면 회사는 법 위반 상태에 놓이거나, 추가 비용을 들여 임시주주를 다시 열어야 한다. 법조계와 자문사들이 MBK의 제안을 회사 측에 부담을 지우려는 꼼수로 지적하는 이유다. ISS는 회사 측의 5인 선임안을 지지했다.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MBK·영풍의 6인 선임안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단기적인 전략적 이익을 위한 주장"이라며 “구조적 지배구조 개선을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국ESG평가원도 같은 논리로 회사 측을 지지했다. 회사 측 5인 선임안이 “개정 상법의 입법 정신에 더 충실한 접근"이라고 분석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을 독립된 의제로 별도 진행해야 소액주주가 자격과 전문성을 더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회사 측 이사 후보 5인 지지… “균형 잡힌 이사회 최적 조합" 이사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에서도 자문사들은 현 경영진 추천 인사를 지지했다. ISS는 황덕남(사외이사), 최병일(사외이사), 이선숙(사외이사), 박병욱(기타비상무이사), 월터 필드 맥랠런(사외이사) 등 5명 선임안에 찬성했다. 이민호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분리선출) 후보에 대해서도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이사회 내 균형 잡힌 대표성 확보 측면을 감안할 때, 찬성을 권고한 5명의 후보가 전체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 연속성과 이사회 다양성을 고려한 최적의 조합이라는 평가다. 9176억 배당 재원·거버넌스 안건 전면 찬성 주주환원 및 정관 변경 안건에서도 현 이사회가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ISS는 이익준비금 9176억 원의 이익잉여금 전환, 소수주주 보호 정관 명문화, 전자 주주 도입, 분기배당 관련 정관 변경, 이사 충실의무 도입 정관 변경 등 지배구조 선진화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특히 9176억 원 잉여금 전환은 지속가능한 분기 배당을 위한 재원 확보 조치로 봤다. 과거 MBK·영풍이 제안했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주주친화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MBK 액면분할은 자기모순… 신주발행 제한은 독소조항 MBK·영풍이 제안한 액면분할 안건에 대해 ISS는 직격했다. 고려아연은 이미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동일한 액면분할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그러나 MBK·영풍 측이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해 현재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ISS는 “자신들이 법적 조치로 막아둔 안건을 다시 주총에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소송 중이라 실질적 실행이 불가능하므로 가처분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먼저라는 논리다. MBK·영풍이 제안한 신주 발행 시 이사 충실의무 정관 명문화 안건도 논란이다. 고려아연은 이를 독소조항으로 규정했다. 상법은 재무·기술적 경영상 필요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해당 안건대로 정관을 바꾸면 소수 주주의 반대만으로도 회사의 전략적 투자가 원천 봉쇄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크루서블 프로젝트)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등 전략적 투자자 대상 유상증자를 전제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MBK는 프로젝트에 찬성한다면서도 유상증자 반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지만 MBK 측은 견제를 이어갔다.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미국 제련소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해 12월 12일 151만 8000원에서 지난달 26일 205만 원까지 급등했다. '기밀 유출' 도덕성 타격… 오락가락 주주제안도 도마 위 MBK·영풍 측의 일관성 없는 행보도 논란거리다. 과거 임시주총에서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안해 놓고 당일 반대 표를 던져 스스로 부결시킨 전력이 있다. 이번 액면분할 재상정 역시 자신들이 막아둔 안건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안건 제안이 철저히 유불리에 따른 카드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다. 최근엔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달 23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한 MBK·영풍 측 인사들이 회사가 공시하기 전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상법 제382조의4에 규정된 이사 및 감사의 비밀준수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 냈는데 굳이 사모펀드가?"… 명분 잃은 개입 두 자문사가 공통으로 꼽은 현 경영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압도적인 실적이다. 2024년 경영권 분쟁의 혼란 속 고려아연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44년 연속 연간 영업흑자라는 전례 없는 기록도 세웠다. 2024년 10월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공개매수한 자기주식을 지난해 전량 소각하며 시장과의 약속도 지켰다. ESG 경영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한국ESG평가원은 “경영실적 및 주주환원, ESG 평가 등에서 고려아연이 영풍 대비 우월하다"고 밝혔다. MBK라는 사모펀드의 경영은 부실한 한계기업의 턴어라운드에는 효과가 크겠지만, 이미 실적과 재무구조가 탄탄한 고려아연 경영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정상적으로 순항 중인 우량 기업에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자가 굳이 개입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자문사가 경영실적 향상과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현 이사회의 노력을 인정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주주·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거버넌스 개선 작업이 경영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2026-03-10 17:33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