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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김천시가 추가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기존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집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천시는 14일 시청 3층 강당에서 김천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공동 대응방안과 혁신도시 발전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낙호 김천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와 김성도 전국혁신도시 노조협의회 의장, 한국전력기술·한국도로공사·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김천시의 공공기관 유치 추진 상황과 정부 정책 동향을 공유하고, 기존 이전 기관과 신규 유치 대상 기관 간 기능적 연계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한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집적 배치'에 주목했다. 김천혁신도시는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전력기술,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주요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는 만큼 교통 접근성과 기관 간 업무 연계성, 도시 확장 가능성을 앞세운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2차 이전은 단순히 공공기관 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혁신도시의 산업적 기능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확대할 기회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다만 1차 공공기관 이전 이후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자족기능 확보, 교육·의료 인프라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갖추지 못한다면 추가 기관 유치만으로는 혁신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문제의식이다. 김성도 전국혁신도시 노조협의회 의장은 “1차 이전으로 혁신도시의 기반은 마련됐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족기능 확충 등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며 “2차 이전은 혁신도시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초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경상북도가 교육·의료 등 정주여건 개선과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천시도 공공기관 유치와 생활 인프라 확충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김천혁신도시가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도약할 중요한 기회"라며 “우수한 교통·입지 여건과 기존 공공기관 간 기능 연계성을 바탕으로 추가 공공기관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전 기관 임직원들의 의견을 시정에 적극 반영하고 생활 인프라 확충과 정주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앞으로 이전 공공기관과 노동조합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정부와 경상북도에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확대를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결국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기관을 유치하느냐뿐 아니라 이전 기관과 지역 산업의 연계, 양질의 정주환경 확보를 통해 혁신도시를 실질적인 지역 성장거점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김천시가 기존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유치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민간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가 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구미시의 공공배달앱 '먹깨비'가 누적 매출 400억원을 넘어섰다. 낮은 중개수수료와 지역화폐 결제를 앞세워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지역 소비를 활성화하는 공공배달앱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먹깨비의 누적 매출은 407억원, 누적 주문은 157만 건을 돌파했다. 가맹점은 3956곳, 회원은 5만8253명으로 경북지역 최대 규모다. 2021년 도입 당시와 비교하면 가맹점은 약 2배, 회원은 4.4배로 증가했다. 지역 음식점의 참여와 시민 이용이 동시에 늘면서 민간 플랫폼 중심의 배달시장에서도 공공배달앱의 이용 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먹깨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수수료 구조다. 중개수수료는 1.5%로 책정됐으며 가입비와 광고료도 없다. 배달 주문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매출액에 따라 발생하는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소상공인들에게 주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역화폐인 '구미사랑상품권'과 연계한 결제 시스템도 이용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먹깨비 도입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구미사랑상품권으로 결제된 금액은 약 149억원으로, 전체 누적 매출의 약 37%를 차지했다. 배달앱을 통한 소비가 지역화폐 사용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게 구미시의 설명이다. 시는 먹깨비 이용 확대를 위해 지역 축제와 연계한 홍보에도 나선다.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구미푸드페스티벌 행사장에 먹깨비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시민 참여 이벤트를 진행한다. 먹깨비 구매 내역을 인증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총 900여만원 상당의 먹깨비 상품권과 기념품, 접이식 수레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공공배달앱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회원 확보뿐 아니라 기존 이용자의 재주문을 늘리고 가맹점의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구미시는 낮은 중개수수료와 지역화폐 결제 혜택을 활용해 이용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 먹깨비의 성장은 소상공인과 시민들이 함께 만든 성과"라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고 시민의 소비가 지역 상권의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먹깨비 이용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상주=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상주시가 기존 대표축제의 취소를 계기로 축제 정책의 전면적인 변화를 추진한다. 총상금 6300만원을 내걸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표축제 발굴에 나선 것이다. 14일 상주시는 2027년 새로운 대표축제 출범을 목표로 '상주시 대표축제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지난 1일부터 제안서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는 단순한 축제 명칭 변경이나 행사 프로그램 개편을 넘어 상주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축제 모델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올해 기존 대표축제 개최가 취소되면서 상주시의 축제 정책도 전환점을 맞았다. 시는 그동안 축제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 공감대를 넓히고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새로운 축제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실행 가능성과 경제적 파급효과다. 기존의 일회성 행사나 단순 관람형 축제에서 벗어나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 상권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축제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모 분야도 축제 주제와 명칭에 국한하지 않았다. 핵심 프로그램을 비롯해 축제 공간 구성, 운영 방식, 지역 관광자원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공모에는 만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개인 또는 팀으로 참여할 수 있다. 축제·관광·문화 콘텐츠 관련 전문기관과 단체도 참가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내년 1월 15일까지다. 참가 희망자는 공모전 전용 홈페이지(sangjufestival.com)를 통해 제안서를 제출하면 된다. 선정 과정에도 국민 참여를 확대한다. 전문가 서류심사를 통해 본선 진출작 6개를 선정한 뒤 전 국민 온라인 투표와 프레젠테이션(PPT) 발표 평가를 거쳐 내년 2월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다. 상금 규모도 눈길을 끈다. 대상 3000만 원, 최우수상 2000만 원, 우수상 1000만원 등 총 6300만 원이다. 본선에 진출했지만 수상하지 못한 3개 작품에도 각각 100만원을 지급한다. 시는 선정된 우수 기획안을 전문가 검토와 구체화 과정을 거쳐 2027년 신규 대표축제의 주제와 핵심 콘텐츠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관건은 공모전에서 발굴한 아이디어를 실제 관광객 유치와 지역 소비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축제의 외형적 규모보다 지역 상권과의 연계, 방문객 체류 확대, 시민 참여를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가 새로운 대표축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상주시는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기존 축제 운영의 성과는 계승하면서도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관광 경쟁력 측면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안재민 상주시장은 “이번 공모전이 상주만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국민과 함께 축제의 미래를 그려가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전국에서 모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민에게는 자부심을, 방문객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대표축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경=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가을 단풍이 물드는 문경새재에서 달콤한 사과 향연이 펼쳐진다. 문경시는 오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16일간 문경새재도립공원 일원에서 '2026 문경사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문경사과축제는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를 주제로 열린다. 특히 지난해보다 축제 기간을 7일 늘려 관광객들이 문경의 대표 특산물인 감홍사과의 맛과 가을 정취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축제의 막을 올리는 개막식은 17일 오후 2시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오케스트라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태권도 시범단의 역동적인 무대와 국악비보이 공연이 이어진다. 인기가수 경서와 박지현의 축하공연도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축제장에서는 문경감홍사과의 우수한 맛과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사과 판매장이 운영된다.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을 축제로 꾸며진다. 특히 문경새재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가을 단풍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볼거리와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경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지역 대표 농산물인 감홍사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 유입을 확대해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축제 기간 확대에 따라 관광객들의 방문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지역 농산물 판매 확대와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김학홍 문경시장은 “이번 문경사과축제가 문경감홍사과의 우수성과 매력을 널리 알리고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가을 추억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친구와 함께 문경새재를 찾아 문경사과의 맛과 축제의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주=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41년간 장학사업을 이어온 귀뚜라미그룹이 경북 성주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하며 지역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탰다. 14일 성주군은 지난 13일 군청 문화강좌실에서 '(재)귀뚜라미문화재단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전화식 성주군수와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 귀뚜라미문화재단 관계자, 김한덕 TBC 대표이사, 장학생과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장학금은 지역 중학생 25명과 고등학생 25명 등 모두 50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지급됐다. 총지원 규모는 5000만원이다. 행사는 수륜중학교 국악관현악단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성주군과 장학생 대표는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펼쳐온 최진민 회장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귀뚜라미문화재단의 장학사업은 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 40년 넘게 이어온 기업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단은 귀뚜라미보일러 창업주인 최진민 회장의 '누구에게나 교육의 기회는 평등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1985년부터 장학사업을 펼쳐왔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7만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장학사업을 비롯해 학술연구 지원과 사회복지사업 등에 투입한 사회환원 규모는 총 650억원에 달한다. 특히 경제적 여건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진민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성주군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경제적 여건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일 없이 학업에 전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장학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성주군 역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지역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화식 성주군수는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주신 최진민 회장과 귀뚜라미문화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성주군도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 경쟁력 향상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장학금 전달은 지역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 지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 상생의 가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2026-10-15 06:46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세 차례 상법 개정으로 주주 견제가 강해지면서 기업 자금조달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상증자 대신 지분 희석이 없는 주가수익스왑(PRS)과 신종자본증권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이들 수단이 장부상 부채를 줄여 보이게 할 뿐, 실질 상환부담은 기업에 그대로 남는다고 경고했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상법 개정 이후 유상증자처럼 지분 희석이 생기는 자본거래는 절차적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추가됐고, 올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가 잇달아 시행되면서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거래조건의 공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강원구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유상증자 대신 신종자본증권이나 PRS 등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달수단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마트·신세계푸드의 포괄적 주식교환은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마트가 헐값에 신세계푸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주주 반발이 나오자 일반주주 의견을 반영해 특별위원회를 다시 설치했다. 이후 신세계푸드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주식교환 기준가액 대비 30% 할증한 수준으로 올렸다. 국내 기업은 원래 유상증자 의존도가 낮았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2025년 비금융기업의 유상증자 조달액은 은행대출 순증과 회사채 순조달을 합한 금액의 평균 9.4%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24.5%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일반기업의 신종자본증권 연간 발행액은 2023년까지 2조원대 이하였다. 그러다 2024년 6조9000억원, 지난해 6조3000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말 잔액은 15조2000억원(80개사)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잡힌다. 이 때문에 발행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82%로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재분류하면 209%로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커지면서 자본의 질적 저하가 심화하고 있는 점도 신용위험 측면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콜옵션 행사시점이 5년 미만인 물량이 67%에 달하고, 올해와 내년에만 8조8000억원어치의 조기상환 시점이 몰려 있다. PRS는 이보다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PRS 계약잔액은 지난달 기준 20조원을 넘어섰다. PRS는 형식상 주식 매각이지만 주가 하락 위험은 기업이 진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표면상 주식 매각이나 증자로 보이더라도 기초자산 가격 변동위험이나 투자자 원금 회수위험이 여전히 기업에게 귀속되어 있다면 경제적 실질은 부채에 가까울 수 있다"고 밝혔다. 위험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그룹별 누적 발행액은 SK 7조3000억원, 한화 3조6000억원, 포스코 2조5000억원 순이다. SK그룹의 PRS 관련 파생상품부채는 지난해 말 772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3000억원으로 불었다. 계약잔액의 32.3%에 해당한다. 배터리·에너지 관련 기초자산 주가가 내려간 영향이다. PRS를 매각으로 볼지 차입으로 볼지를 두고 금융감독원과 한국회계기준원의 기존 견해는 엇갈려 왔다. 회계기준원은 지난해 12월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S IC)에 공식 질의했다.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 마련 등 후속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거래로 재분류되면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은 즉시 나빠진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조기정산을 요구하는 '등급 트리거'가 붙은 계약이라면 유동성 압박도 겹칠 수 있다. 정 수석애널리스트는 “PRS를 단순히 만기 연장 가능성이 높은 거래로 취급하기보다, 일정 조건에서 단기자금소요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 상환부담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회계 변경 자체를 곧 신용도 하락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회계처리 변경은 새로운 위험의 발생이라기보다 기존에 내재해 있던 위험의 가시화"라고 덧붙였다. 신평사들은 보통주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김 전문위원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외에 이익유보와 유상증자를 통한 보통주 자본확충을 병행하여 자본의 질적 저하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행 여건 변화를 반영해 신종자본증권 자본인정기준 일부 완화도 검토하고 있다. 강 수석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조달이 위축될 경우 차입이나 구조화금융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기업의 상환부담과 재무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유상증자에 대한 일방적인 부정적 인식이 불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10-13 17:24 최태현 기자 cth@ekn.kr

증권사들이 현대차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려 잡고 있다.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비용 부담으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에서다. 투자의견은 대부분 '매수'를 유지했다. 4분기부터 생산 정상화와 신차 효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증권사별 목표가가 41만~70만원으로 크게 엇갈리는 만큼 결국 실적 회복 속도가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8% 내린 3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대감에 지난 6월 기록한 52주 최고가(75만원)보다 약 57% 낮다. 6개월 수익률은 -36.12%다. 상반기 주가를 끌어올린 건 본업인 자동차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기대였다. KB증권은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초기 기대감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실적은 올해 들어 뒷걸음질 쳤다.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5150억원, 2조8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8%, 20.8% 줄었다.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유안타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1조9780억원(-22.1%), 한화투자증권은 2조4000억원(-5.4%), NH투자증권은 2조4028억원(-5.3%)으로 추정했다. 가장 높게 본 KB증권(2조5550억원)도 전년 수준(+0.7%)에 그칠 것으로 봤다. 네 곳 모두 시장 컨센서스(2조8000억~3조원)를 밑도는 수치다. 가장 큰 원인은 생산 차질이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조 파업에 따른 일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약 5만5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명절 연휴 영향으로 영업 일수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판매도 급감했다. KB증권에 따르면 3분기 중국 제외 글로벌 도매판매는 90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국내는 27.2%, 유럽은 18.1% 줄었다. 원가 부담도 커졌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수익성은 4~5월 상승했던 원자재 투입에 따른 원가 상승 영향과 친환경차 판매 감소에 따른 부정적 믹스의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목표가 하향 폭은 대부분 10%를 넘는다. KB증권은 9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76만원에서 67만원으로, 키움증권은 7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낮췄다. 흥국증권(72만원→55만원), NH투자증권(62만원→54만원), 현대차증권(63만원→50만원)도 줄줄이 내렸다. 신영증권은 54만원을 제시했다. 목표가 차이는 미래 사업 가치를 얼마나 쳐주느냐에서 갈렸다. 가장 높은 70만원을 제시한 KB증권은 현금흐름할인(DCF) 방식을 썼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하향은 잉여현금흐름 성장기간 가정을 2034년에서 2032년으로 단축한 결과로, 현대차의 장기 비전에 대한 가정에는 변화가 없다"며 “연초 수준으로 하락한 주가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가치를 40조5530억원으로 반영했다. NH투자증권은 비교 기업을 중국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업체에서 도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로 바꿨다. 두 회사의 2027년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에 20% 할증한 12.1배를 적용했다.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확대에 따른 이익 방어력과 로보틱스 성장 옵션을 반영한 프리미엄이다. 가장 낮은 41만원을 제시한 유안타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적정가치(50조원)에 50% 할인율을 적용해 지분가치를 6조9610억원으로 잡았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이익이 줄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PER이 높아지는데, 이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4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한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형 투싼과 아반떼 생산 확대와 제네시스 HEV 라인업 확대에 따라 4분기에는 한국 공장을 필두로 터키, 체코 등 주요 공장 가동률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변수는 환율이다. 3분기에는 기말 환율 급락으로 판매보증 충당부채가 줄면서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됐다. KB증권은 판매보증비가 1조4000억원 감소하고, 미국 관세율 인하(25%→15%)로 관세 비용도 8961억원 줄어 판매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효과는 4분기부터 약해질 전망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환율 1357원(3분기 말 기준)이 지속될 경우 3분기 평균 환율(1418원) 대비 큰 폭의 하락"이라며 “4분기에도 실적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전망은 더 엇갈린다. 원화 강세를 반영한 KB증권(8조9294억원, -9.4%)과 유안타증권(8조5210억원, -8.8%)은 2027년 영업이익 감소를, NH투자증권(13조470억원, +27.3%)은 반등을 점쳤다. 유안타증권은 주가 반등의 조건으로 환율 반등, 4분기 생산 회복,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전 기업가치 변동을 꼽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10-12 14:06 최태현 기자 cth@ekn.kr

시가총액 4000억원짜리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깔고 앉은 땅값만 5000억원이 넘고, 현금성 자산도 5500억원에 이른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비중도 적지 않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8배다. 회사를 통째로 청산해 자산을 다 팔아도 시가총액의 두 배 넘는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 회사를 두고 이렇게 묻는다. “이 가격에 사시겠어요? 안 사시겠죠. 그런데 상장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정도로 저평가받는 겁니다. 이게 맞는 걸까요?" 이런 회사가 한둘이 아니다. 최근 1년간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이 상승을 이끈 건 반도체 상위 5개 종목이다. VIP운용에 따르면, 이 5개 종목을 빼면 지난달 21일 기준 코스피는 6748포인트가 아니라 2787포인트에 그친다. 같은 날 기준 시가총액이 순자산에도 못 미치는 PBR 1배 미만 기업은 586곳, 코스피 상장사의 73%다. 1년 전보다 오히려 늘었다. 지수가 오르는 동안 저평가는 더 깊어졌다. 이 역설의 배경에는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가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진단이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VIP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낮은 주가가 대주주의 절세로 이어지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는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침 정부는 지난 3일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2026년 세제 개편안에 담아 발표했다. 그런데 김 대표는 정부안을 향해 “취지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있으나 마나 한 법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가 왜 이렇게까지 단언하는지, 그리고 대안은 무엇인지 들었다. 상장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세금은 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로 계산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세금도 줄어드니,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는 주가를 낮게 유지할 강한 유인이 생긴다. 김 대표는 “주가가 낮으면 담보 대출도 어렵고, 인수·합병(M&A) 때 주식을 대가로 활용할 수도 없고, 증자 대신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등 대주주 입장에서도 손해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 모든 손해를 상속·증여세 절감 효과가 압도한다"고 말했다. 이 유인은 여러 방식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VIP자산운용은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방식을 크게 여섯 갈래로 정리했다. ①배당·자사주 매입 대신 현금과 비영업용 부동산을 쌓아두는 '비효율적 자본 배치' ②일반주주 보호 장치를 정관에서 배제하고 IR을 축소하는 '거버넌스 악화' ③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비상장 가족회사로 빼돌리는 '터널링' ④승계 평가 기간에 맞춰 실적과 배당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전술적 주가 억제' ⑤우호지분에만 지분을 넘겨 기존 주주 가치를 희석하는 유상증자 ⑥계열사 중복상장을 통한 지주회사 할인이다. 이런 방식은 대체로 '경영상 판단'을 이유로 법 위반을 피해간다. 김 대표는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투자자들이 싫어할 만한 것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입장에선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쌓인 결과가 국제적으로 유독 낮은 한국의 밸류에이션이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한국이 59.8%(코스피 72.6%, 코스닥 54.1%)로, 미국(9.1%)·중국(15.2%)·영국(19.1%)·대만(23.4%)·홍콩(29.3%)·일본(34.0%) 등 어느 나라보다 높다. 그는 이 현상을 흔히 쓰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로 뭉뚱그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영권이 거래되는 시장에서는 통상 순자산가치의 1.5~3배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집니다. 그게 현실적인 밸류예요. 한국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디스카운트를 받는 건 회사 전체가 아니라, 경영권이 없는 '소액주주' 지분뿐입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도입 취지는 정부도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 지난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담긴 것 자체가 그 방증이다.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기업을 두 가지 요건으로 추정한다.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해당하는 경우와 최근 1년 내 주가 누르기로 의심할 만한 행위(중복상장, 교환사채 발행 등)를 했으면서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경우다. 주가 누르기 기업에 해당하면 최근 6개월~6년 6개월간 종가 평균을 계산해 최소 30%를 할증한다. 그는 “이 조항은 정부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히려 오랫동안 주가를 눌러온 기업일수록 유리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초에 6년 넘게 낮은 주가를 유지해 온 기업은 6년 반 치 평균 자체가 이미 낮다. 여기에 30%를 더해도 여전히 실제 기업가치와 거리가 먼 숫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짧게 누른' 주가는 어느 정도 보정되지만, '오래 눌린' 주가에는 이 조항이 사실상 무력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PBR 0.1배인 회사가 30% 할증을 적용받아 0.13배가 되느니, 아예 PBR을 0.1배에서 0.05배로 더 낮춰버리는 편이 대주주 입장에선 더 유리한 계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6년 반이라는 긴 평가 기간도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그 사이 업황이 바뀌거나 주력 사업이 통째로 전환되는 등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확산기에 진단 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뛰었던 것처럼, 특수한 상황에 반짝 오른 주가를 몇 년 뒤 상속·증여 시점의 기준으로 끌고 오는 건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지금 호황기를 지나는 반도체 기업의 현재 주가를 6년 뒤 평가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6년 반 전 주가는 '정상 가격'이 아니라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가격이라는 게 VIP자산운용의 평가다. 더 근본적으로 김 대표는 이런 식의 '행위 규제' 자체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는 정부가 예로 든 교환사채 발행이나 중복상장 같은 규제 대상 행위들이 “이미 상당 부분 사문화됐거나 방어 수단이 마련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런 접근을 “두더지 잡기"에 비유했다. “대주주는 정부보다 훨씬 정보와 자원이 많고, 어떻게 해야 주가가 눌리는지도 잘 압니다." 실제로 그는 업종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아예 M&A를 통해 주력 사업 자체를 바꿔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는 이런 우회 가능성이 “6가지가 아니라 10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순자산가치 기준 도입을 주저해 온 배경 중 하나로 꼽힌 '해외 투자자 신뢰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정반대 경험을 전했다. “제가 만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특정 대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몰아주는 한국식 관행 자체를 낯설어합니다. '왜 한국 대주주들은 배당도 안 주고 IR도 안 하면서 주가를 안 올리려 하느냐'고 되묻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그렇다면 무엇이 대안인가. 김 대표가 내놓는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상속·증여 시점의 순자산가치 80%를 예외 없이 원칙적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순자산가치 0.8배 이하는 시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원칙 하나면 충분합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빼고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이소영 의원안이 이런 구조다. 상속·증여 시점의 시가가 세무상 순자산가치의 80%에 미달하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한다. 이 방식은 2017년부터 10년 가까이 비상장주식 평가에 이미 쓰여 온 순자산가치 80% 하한 규정을 상장주식에 준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주가를 아무리 눌러도 세금이 그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니, 애초에 주가를 누를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방식"이라고 요약했다. 업종별로 PBR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장치산업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느냐는 반론도 있다. 이에 대해 VIP자산운용은 비상장주식 평가방식 자체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업종은 순손익가치 부분에서 이미 자연스럽게 할인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다만 업종을 기준으로 일괄 예외를 두면 오히려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신 기업의 재무 상태를 기준으로 한 예외를 제안했다. 최근 3개 사업연도 연속 순손실을 낸 기업, 채권금융기관과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산업 구조조정 대상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 등 '재무적 곤경 기업'만 예외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부채비율이 업종 평균의 몇 배를 넘거나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회사가 있다면, 그건 정말 순자산가치를 인정해 주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그런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빼고는 원칙을 지키는 게 오히려 법적 안정성을 더 높이는 길이라고 봅니다." 자회사가 수십 개에 이르는 대기업집단의 실무 부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간소화 방안을 내놨다. “지분 5% 이상인 핵심 자산에 대해서만 시가 평가를 하고, 나머지는 원가로 처리하면 됩니다. SK그룹이라면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핵심 자회사 몇 곳만 제대로 평가해도 전체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부동산 같은 비유동자산에 대해서도 그는 “감정평가와 공시가격 등 이미 확립된 국세청 제도가 있고, 비상장 주식 평가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을 쓰고 있다"며 실무 부담이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봤다. 원칙을 지키는 대신, 정상적으로 주가가 형성된 기업에는 확실한 보상을 주자는 것도 대안의 한 축이다.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대한 20% 할증과세 폐지,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낼 수 있는 물납 허용이 여기 해당한다. VIP자산운용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장주식에만 적용되는 할증과세 폐지를 비상장주식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일한 재산 가치를 지닌 지분인데 상장 여부에 따라 할증과세가 다르게 적용되는 건 그 자체로 형평성에 어긋나고, 유동성이 낮아 원래도 '비시장성 할인'을 받는 비상장주식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불리한 대우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김 대표는 그 답을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관계 변화에서 찾는다. “지금은 주가를 눌러도 세금이 줄어드니,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젓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주가를 눌러도 세금이 그대로라면, 대주주 입장에서도 회사에 쌓아둔 현금을 투자나 배당, 자사주 소각으로 돌릴 유인이 생깁니다. 그러면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같은 방향을 보게 되는 거죠."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11 15:28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담긴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면서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세제 개편안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세 방법은 그간 국회에서 논의되던 내용과 다른 개편안을 발표했다. 평가 방식으로 시가를 그대로 쓰면서 평가 기간만 늘린 것이다. 이를 두고 “구멍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오는 9월 초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11월 말까지 정부안과 의원안을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시가평가 원칙을 지키며 평가 기간만 넓힐지, 순자산가치라는 평가 방법을 도입할지 쟁점이 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왜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도를 그렇게 설계한 것이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누르기는 최대주주가 상속·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방치하거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을 따르면, 최대주주는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를 덜 낸다.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는 주가를 낮게 유지할 유인이 커진다. 일부 기업은 배당 같은 주주환원 축소, 과도한 현금 보유, 계열사 간 내부 거래, 자본의 비효율적 배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낮추곤 했다. 이른바 '주가 누르기'가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힌 이유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핵심 문제라고 보고 지난해 5월 개정안을 발의했다. 상장주식이라도 주가가 세법상 순자산가치의 80%에 미치지 못하면 비상장주식 평가법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평가 방식을 주가 대신 순자산가치로 바꿔 주가를 낮출 유인 자체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순자산가치는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이다. 오늘 당장 회사를 정리한다고 할 때 주주 몫으로 남는 돈이라고 볼 수 있다. 이소영 의원안을 적용하면 국내 상장회사 중 1200~1300개 회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주가가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기업은 현재 최대주주 주식에 적용하는 20% 할증 과세를 폐지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또한 상속·증여세를 현금으로 내기 어려운 경우 상장주식으로 낼 수 있는 물납도 허용한다. 지난 3일 공개한 세제 개편안을 보면 정부도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개정 취지에서 “'눌러진 시가'가 아닌 '정상 가격'으로 과세해 주가 누르기를 통한 상속·증여세 회피 방지"라고 밝혔다.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기업을 두 가지 요건으로 추정한다.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해당하는 경우와 최근 1년 내 주가 누르기로 의심할 만한 행위(중복상장, 교환사채 발행 등)를 했으면서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경우다. 두 요건 중 하나에 해당하면 시가 기반 평가방법을 적용해 과세 기준액을 정하고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한다. 정부안은 그간 국회에서 논의되던 평가 방식과 상당히 다르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평가 방식이다. 정부안은 현행법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되, 그 기간을 6년으로 늘렸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최초로 발의했던 이소영 의원은 정부안이 발표된 직후 거세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정부안을 두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나쁜 법안"이라고 규정했다. 크게 두 가지를 지적했다. 정부안을 적용받는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적용받더라도 최대주주가 세금을 내는 것보다 주가를 낮춰서 얻는 이득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PBR 0.8배 이하인 기업은 국내 상장회사 중 절반 격인 1300여개 회사가 대상이 된다"며 “정부안에 해당하는 기업을 따져보면 100개 남짓이고 이 중에 최대주주가 개인인 경우는 더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렵게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효과는 최근 주가의 1.3배"라며 “PBR이 0.1인 회사는 0.13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정부안을 두고 주가 기준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쉬운 점은 상장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여전히 '주가'가 기준이라는 점"이라며 “주가는 순자산가치에 비해 시시각각 변동성이 심하고 대주주가 인위적으로 관리할 여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4개월간 주가 평균을 내든, 2년, 3년 간의 주가 평균을 내든 '새로운 눌러진 시가'가 회사 가치 평가의 척도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VIP자산운용도 “통상 승계를 염두에 둔 저PBR 기업의 주가는 과거나 현재나 상시적으로 눌려 있다"며 “과거의 눌린 주가를 평균해도 정상 가격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의원안에 견줘 정부안은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대부분 지배주주는 로펌의 코칭을 받으며 10~20년 동안 주도면밀하게 상속 플랜을 짠다"며 “이들에게 (정부안) 6년 반 기간 중 2번, 반기 기준 호실적을 발표하는 시점에 배당 증가, 자기주식 매입 등 긍정적인 뉴스를 동시에 공시해서 주가를 부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코스피 기준으로 이소영 의원안 적용 기업은 505개사인데 정부안은 80개사에 그쳤다. 순자산 1조원, PBR 0.2배 기업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도 이소영안은 과세 기준액이 최대 1조원까지 뛰지만, 정부안은 3600억원에 머물러 현행(2400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안)은 여전히 시가평가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복잡한 적용 요건과 유형별로 상이한 평가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순자산 1조, PBR 0.2배 기업을 설정해 과세 기준이 되는 평가액을 계산한 결과 현행과 차이가 없거나 크지 않고 유인책도 부재해 최대주주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10 15:08 최태현 기자 cth@ekn.kr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두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눌린 주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방식으로는 주가를 낮춰 세 부담을 줄이려는 유인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어렵다는 것이다. VIP자산운용은 5일 정부의 주가누르기 방지 대책을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상속·증여 시점의 순자산가치를 최소 평가 기준으로 도입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가 세제 개편안에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담은 것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오랜 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주가 누르기에 관한 방지 법안을 정부 차원에서 내놨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과거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정부안으로 주가 누르기를 막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상 승계를 염두에 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주가는 과거부터 쭉 눌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VIP운용은 “'짧게 누른' 주가는 보정할 수 있지만, '오래 눌린' 주가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주가 누르기를 막겠다면서 눌린 주가를 다시 기준으로 삼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주가 누르기 방지 방안'을 담은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상장주식의 상속·증여세 평가액을 산정할 때, 현재 평가액에 30%를 더한 금액과 과거 6개월부터 최대 6년 6개월까지의 평균 주가 중 더 높은 금액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VIP운용은 6년 반이라는 평가 기간 자체도 문제로 짚었다. 그 사이 업황이 바뀌거나 인수합병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기 진단키트 기업들의 주가 급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을 지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6년 후에는 지금 주가가 그대로 반영되긴 어렵다고 봤다. VIP운용은 “6년 반 전 주가는 '정상 가격'이라기보다,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가격"이라고 표현했다. 대안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이훈기 의원안을 거론했다. 시가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에 못 미치면, 순자산가치의 80%를 최소 평가액으로 삼아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에 따라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주가와 무관한 최소 기준을 둬야 주가를 낮춰 얻는 절세 효과 자체가 사라진다는 취지다. 다만 이 방식은 실무 부담이 따른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현장에서 많은 상장회사 실무담당자를 만나보면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을 적용하는 데 따른 시간과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해법은 평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성이 낮은 자회사에 대해서는 장부가액 사용을 허용하는 등 평가 절차를 합리적으로 간소화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순자산 기준 5% 미만 자회사는 장부가액을 선택적으로 쓰도록 하면, SK처럼 자회사가 많은 기업도 핵심 자회사만 제대로 평가해 전체 기업가치 대부분을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VIP운용은 정부안이 '의심 기업을 선별해 눌린 주가를 보정하는 방식'이라면, 의원안은 '주가를 낮춰 얻는 절세효과 자체를 없애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봤다. VIP운용이 투자 과정에서 만난 기업 IR 담당자는 주가 상승을 반기지 않는 대주주와 주가 부양을 요구하는 일반주주 사이에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김민국 대표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단순히 상속·증여세 제도를 손질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대주주가 기업가치를 낮출수록 세금이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증시는 AI·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자금이 집중되는 반면 많은 기업은 장기간 저평가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번 입법이 심각한 주가 양극화를 완화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05 16:57 최태현 기자 cth@ekn.kr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가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자회사가 수백 개에 이르는 대기업집단은 순자산가치를 정확히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상속세에 해당하는 지분을 시장에 팔지 않고 신탁에 담아 배당으로 세금을 나눠 내는 방안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VIP자산운용은 상·증세법 개정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1년 넘게 국회 상임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 대통령이 직접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발언한 만큼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 위해 풀어야 할 쟁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시장 가격이 있는데도 세법으로 다르게 평가하는 게 맞는지, 세법 개정만으로 저평가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지배구조가 복잡한 대기업은 순자산가치를 어떻게 계산할지, 기준선을 살짝 피해 가는 편법은 어떻게 막을지가 앞으로도 계속 다뤄질 쟁점으로 꼽혔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장주식 가치를 평가 기준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시가로 매긴다. 회사 자산보다 시가가 낮아도 그대로 인정된다. 그러다 보니 상속·증여를 앞둔 대주주는 그 시기에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게 세금을 줄이는 합리적 선택이 된다. 배당을 줄이거나 자사주를 외부에 넘기는 식으로 주가 상승을 억제해도, 시세조종과 달리 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이소영 의원이 지난해 5월 상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핵심은 상장주식에도 비상장주식처럼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선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순자산가치 대비 시가 비율(PBR)이 0.8배 미만인 상장기업은 전체의 약 40%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 하한선 아래로는 시가가 아무리 낮아도 순자산가치의 80% 수준으로 평가해 세금을 매긴다. 다만 법안은 발의 후 1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최근 정부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관련 검토 내용이 담기고 대통령도 신속 입법을 주문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투자 현장 사례를 소개했다. 코스피 지수는 1년 전에 견줘 3200에서 6500으로 2배 뛰었지만, 개별 종목으로 보면 오히려 저평가된 기업 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수 상승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착시를 주지만, 개별 종목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싼 회사들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5개 종목을 빼고 계산하면 지수는 1년 전보다 낮다고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배당 없이 현금만 쌓아두거나, 승계를 앞두고 갑자기 실적이 나빠지거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상장사 밖으로 빼내는 사례를 들며 낮은 주가가 대주주에게 유리한 구조를 설명했다. 부동산을 다량 보유한 회사, 가족 회사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회사, 대주주 사망 전후로 실적이 급락했다가 상속이 끝나자 회복된 회사 등 기업명을 밝히지 않은 네 가지 사례도 제시했다. 개별적으로는 불법이 아니지만, 결국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구조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항상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되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대주주는 노를 저었는데 소액주주는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저은 셈, 한 배를 탄 동상이몽"이라고 비유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리적 배경을 짚었다. 비상장주식은 이미 2017년부터 순자산가치 80% 미만으로는 평가하지 못하도록 하한선이 적용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같은 원칙을 상장주식에도 적용하자는 것으로,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낮은 주가를 처벌하고 그 주가를 억지로 어딘가에 맞추자는 게 아니라, 상속·증여 이벤트가 발생할 때 주가를 떨어뜨리는 게 유리하다는 인센티브 자체를 없애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가가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본시장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처럼, 합병 비율을 정할 때도 단순 시가가 아닌 공정가치를 반영하는 쪽으로 제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상·증세법이라는 게 몇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자본시장의 문제 해결을 조정하기 위해서 세법을 고치는 것이 맞느냐"며 세법 개정만으로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을지는 스스로도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심혜섭 변호사는 '시가 평가' 문제를 지적했다. 지주회사 구조를 가진 대기업일수록 자회사의 저평가가 지주회사로 그대로 전이되는 '이중 할인' 구조가 생긴다는 것이다. 자회사 가치가 지주회사 장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그 자회사 밑의 손자회사 가치 역시 자회사 장부에 반영되지 않아서다. 그는 “호화 빌딩을 보유한 자산가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중산층은 모두 엄격한 시가 평가를 받는데, 왜 상장주식만 이런 구조적 왜곡 요인을 남겨둔 채 평가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삼성물산을 예로 들었다. 거래소가 집계하는 명목상 PBR은 1.13배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는 자사주를 자산에서 빼지 않은 수치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생명 지분의 실제 가치를 반영해 다시 계산하면 실질 PBR은 0.54배까지 낮아진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SK도 비슷한 구조로, SK스퀘어가 자체 공시한 주당 순자산가치는 약 230만원이지만 실제 주가는 100만원대 초반이라고 설명했다. 법 적용 대상을 지주회사 한 곳에만 한정하지 않고 그 아래 자회사에도 같은 기준을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실효성이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운영하는 이상목 대표는 “저평가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울분은 매일 들어도 끝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다"며, 법안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다른 각도의 우려를 제기했다. 현재 논의되는 납부 방식(현금, 주식 매각, 물납)은 모두 대주주 지분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는 '오버행' 문제를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주주 지분이 30%인데 세금으로 절반 넘게 내야 한다면, 나머지 지분이 대거 매물로 나와 오히려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 대표는 대안으로 세금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신탁에 담아, 대주주는 의결권과 경영권을 유지하고 신탁에서 나오는 배당으로 세금을 나눠 내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또 PBR 0.8배라는 단일 기준선이 정해지면 규제를 피하려 0.81배에 맞추는 식의 편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 방안에는 신중했다.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이 지난해 각각 20조원, 21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소개하면서도, “PBR이라는 건 업종별 편차가 매우 크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일본식 자기자본이익률(ROE) 8% 기준도 경기를 많이 타는 한국 산업 구조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최대주주의 사익 목적 주가 누르기라는 의도와 목적을 구별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해외처럼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이 없어, 투자자들이 기업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는다는 믿음을 갖기 어렵다는 점도 짚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법안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서 보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 누르기가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이라고 하면, PBR이 낮은 기업만 그럴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용 대상을 정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려 해도 자회사·손자회사가 수백 개에 이르는 대기업은 계산 자체가 방대하고 복잡하며, 정부가 시가를 부인하는 모양새가 되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 신뢰도에 부정적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뚜렷한 결론 없이 마무리됐지만 앞으로 다뤄야 할 쟁점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정부 세법 개정안이 나오면 이소영 의원 발의안을 포함한 국회에 올라온 여러 안과 병합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 과정에 적용 대상의 범위, 대기업 순자산가치 산정 방법, 오버행을 막기 위한 납부 방식 다변화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상장주식 평가 문제뿐 아니라 중복 상장, 인수합병(M&A) 시 공정가액 산정 등 자본시장법 전반의 개정 논의와도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이훈기·이소영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정준혁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정연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와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심혜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이상목 주식회사 컨두잇 대표,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과장, 김만수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 과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7-21 16:56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