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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증권가의 화두였던 (IMA)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의 답을 얻었다. 제도 도입 이후 첫 상품부터 4영업일 만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려 IMA는 '정책 실험'이 아니라 '현실 상품'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동안 발행어음 이후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던 대형 증권사들에게도 IMA는 새로운 성장 카드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흥행 자체는 분명한 성과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속에 예·적금 대안을 찾던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고, 자산관리(WM) 자금이 기업금융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구조 역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정부의 오랜 정책 구호가 제도권 상품으로 구현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는 작지 않다. 다만 IMA의 빠른 흥행이 곧 제도의 완성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구간이다. IMA는 예금도, 전통적인 공모펀드도 아니다. 장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하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증권사가 약정에 따라 원금 지급 책임을 지는 구조를 지닌 상품이다.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그만큼 구조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문제는 이 복합적인 구조가 판매 현장에서 얼마나 충분히 설명되고 있느냐다. 흥행 초기일수록 수익률과 안정성만 강조되기 쉽고, 투자 대상 자산의 성격과 유동성, 손익 구조에 대한 설명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IMA가 단순히 '은행 예금보다 조금 더 주는 상품'으로 인식되는 순간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는 흐려질 수밖에 없다. 모험자본의 핵심은 높은 수익률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성장의 시간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 IMA 역시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기업대출과 회사채뿐 아니라 비상장·사모 영역의 자산까지 포괄하는 구조라면, 그에 따른 위험 역시 투자자와 명확히 공유돼야 한다. 흥행 이후의 단계에서는 '얼마나 팔렸는가'보다 '어디에 쓰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IMA는 발행어음 이후 증권사들이 다시 한 번 꺼내 든 대규모 자금 조달·운용 수단이다. 제도상으로는 최대 수십조원까지 확장될 수 있는 만큼 그 자금이 어떤 기업과 산업으로 흘러가는지는 자본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의 이름에 걸맞게 IMA가 단기 수익 경쟁을 넘어서 중장기 성장 자본의 통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 증권사의 운용과 설명 책임에 달려 있다. 흥행은 출발선일 뿐이다. IMA가 또 하나의 '잘 팔린 금융상품'으로 남을지 아니면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이 가를 것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12-28 09:00 윤수현 기자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