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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에서 4시간 가량의 결제 장애가 발생하면서 원화 의 발행이 은행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하며 비은행 발행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원화 준비를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에서도 오류가 발생하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장애를 원화 발행과 직접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은행 역시 전산 사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발행 주체 공방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2시께부터 네이버페이 주문서 내 포인트 조회 및 결제 실패, 결제·이벤트 내역 조회 실패, 현장 결제 포인트·머니 결제 불가, 페이머니카드 결제 실패 등이 발생했다. 결제 이용자뿐 아니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가맹점들도 예약과 주문을 받지 못해 실제 영업에 어려움이 생겼다. 네이버페이는 당시 낮 12시에 오류가 발생해 오후 2시 20분께 긴급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후 과부하 방지를 위해 대기열 조치에 들어갔고 오후 3시30분에 과부하가 해제됐다. 네이버페이는 결제 실패 오류가 복구 완료됐다고 오후 4시 35분에 공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로직 오류에 따른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장애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결제 사업자인 네이버페이에서 장애가 발생하자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편이 컸다. 네이버페이의 지난해 말 가입자 수는 3000만명이 넘고, 연간 총 결제액은 약 86조원에 이른다. 네이버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지난 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709만명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이번 사고로 비은행의 원화 발행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일으킨 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이버페이에서도 장애가 발생해 은행 중심 발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보상용으로 1명당 비트코인 2000원을 지급하려다 비트코인 2000개씩을 지급했다. 두 사고의 성격은 다르지만 원화 발행이 비은행에서 이뤄질 경우 코인 발행을 주도할 사업자들이란 점에서 지금과 같은 사고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된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합병을 통해 원화 시장 진출을 공표한 상태다. 특히 원화 은 화폐 대체제로 기능을 하기 때문에 발행, 지급준비, 결제 과정 등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단순 오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은 빗썸 사고 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일차적으로는 인간 실수에서 비롯됐으나 운영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장치가 없었던 것이 핵심 원인"이라며 “원화 도입 시에도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권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발행을 시작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비금융기업 등으로 확대해야 원화 발행과 관련한 리스크가 최소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원화 발행 주체를 두고 조율을 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네이버페이 장애가 원화 발행 프로세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은행도 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만큼 은행 주도 발행의 근거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전산 장애가 나타나는 점을 보면 은행 주도 발행이 이뤄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2-22 09:39 송두리 기자 dsk@ekn.kr

달러 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와 송금의 중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자금 흐름도 이를 경유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 밖 개인지갑 이동이 늘어나며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화 논의는 달러 중심 거래 구조에서 드러난 이러한 관리 공백을 제도 안에서 다룰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이어지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상당수는 원화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투자자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달러 을 매수하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을 거래한다. 거래 과정이 달러 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 세계 발행 통화 가운데 달러화 비중은 99%를 넘는다.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 역시 이러한 구조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연구기관의 설명이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원화에서 달러, 다시 달러 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되면 거래가 제도권 밖에서 순환하게 된다"며 “원화 이 중간에 놓일 경우 원화 기반 거래를 국내 관리 범위 안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이 결제와 송금에 쓰이면서 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개인지갑' 이동도 함께 늘고 있다. 은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개인지갑으로 옮길 수 있고, 지갑 간 이전은 거래소 내부 기록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은은 이 같은 개인지갑을 고객확인제도(KYC)의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 자금세탁 방지나 외환 관리 측면에서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과세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지갑은 소재지 특정이 어려워 과세 관할 판단이 쉽지 않다. 국제사회는 거래소 단계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대표적이다. CARF는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국가 간 자동으로 교환하는 국제 기준이다.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독일·일본 등 4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 밖 개인지갑 간 이동까지는 포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거래소 밖 개인지갑 이동으로 생기는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원화 이 거론되고 있다. 은 이용자가 맡긴 자금만큼 발행되는 구조로, 발행사는 동일 가치의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관하고 이용자가 원하면 현금으로 환매해 줘야 한다. 준비금이 부족하거나 환매가 원활하지 못하면 이용자 불안이 '코인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 실장은 “국내에서 원화 을 발행하면 준비금의 구성과 보관 방식, 환매 절차를 국내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며 “외화 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비자 보호 부분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 결제 수단으로 확산할 경우 통화·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에서도 확산이 금융 안정성과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관리 공백 논의는 발행 주체 문제로도 이어진다. 한은은 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모델을 선호한다. 은행이 자본과 외환 규제를 받고 있어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이 발행 법인의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50%+1)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예금토큰 역시 같은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토큰 형태로 전환해 결제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은행 시스템 안에서만 이동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 개인지갑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보다 관리 장치를 적용하기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4~6월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예금토큰의 실거래 가능성을 시험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제한하지 않고 핀테크 등 비은행권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준비금과 감독 체계 등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아있다. 탁유진 인턴기자

2026-02-02 07:00 탁유진 인턴기자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025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깜짝 등장해 기업가치 제고,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함 회장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나와 직접 비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금융은 작년 연간 순이익 4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1조8719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한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46.8%로 당초 목표로 한 50%에 근접해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0일 '2025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그 중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정책은 바로 그룹의 ROE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은 그룹 ROE 개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등 그룹의 비은행 자회사들이 투입된 자본 대비 충분한 수익을 시현한다면, 그룹 ROE는 목표 수준인 10%를 뛰어넘어 11% 또는 12%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작년에는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향후 자산건전성 개선 및 손익 구조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만큼 올해부터는 그룹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함 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을 꼽았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되면, 제도권 편입이 완료되고, 이는 곧 금융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금융은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코인의 활용처를 확보하고, 발행부터 유통, 사용, 환류로 이어지는 하나의 완결된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다수의 금융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향후 플랫폼 및 인프라 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해 확장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영주 회장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나와 기업가치 제고 의지와 그룹의 비전을 공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대법원 1부가 함영주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함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모두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시장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4조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함 회장의 리더십을 입증했다.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로,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사적 비용 효율화,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에 힘입은 결과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주환원 극대화를 위해 기말 현금배당을 주당 1366원으로 결의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이미 지급된 분기배당 2739원을 포함해 총 4105원이다. 기존에 계획했던 배당 규모보다 기말배당을 확대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받기 위한 '고배당 기업'의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지난해 매입을 완료한 자사주 7541억원을 포함해 연간 주주환원율은 46.8%로, 당초 목표치인 50%에 근접했다. 이 회사는 적정 수준의 자본 여력을 유지하면서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하고자 올해 상반기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1분기와 2분기 각각 2000억원씩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함 회장이 강조한 '비은행 자회사들의 수익 정상화'가 어떤 방식으로 가시화될지 관심이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12.1%로, 2024년(15.7%) 대비 후퇴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3조7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하며 그룹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하나증권(2120억원), 하나카드(2177억원)는 순이익이 각각 5.8%, 1.8% 감소했다. 하나캐피탈(531억원), 하나자산신탁(248억원)은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무려 54.4%, 57.9% 급감했다. 이 중 하나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확대됐지만, 해외대체자산 손실이 발목을 잡으면서 4분기 전체 수익이 감소했다. 그러나 고객자산이 2024년 말 대비 작년 말 약 30% 이상 증가했고, 이달 초 출시한 첫번째 발행어음 상품이 3주간 약 4000억원 규모로 판매되는 등 수익 정상화를 위한 신호들이 감지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동식 하나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상반기 MTS가 개편되면, 브로커리지 수익도 확대될 것"이라며 “하나증권은 2024년, 2025년 각각 2500억원 수준의 견조한 수익을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도 이정도 수익 이상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에 투입한 자본은 약 14조원이며,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본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그룹 전체 실적에서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CFO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증권, 캐피탈, 보험사의 성과가 자본 투입 대비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보험사의 기본자본비율, 규제비율을 지키기 위한 자본투입 정도만 가시적으로 보고 있고, 나머지 부분은 (내부 역량을 키우는) 오가닉 성장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6-02-01 09:23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설 연휴 전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막판 조율이 원활히 이뤄질지 미지수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과 '한국은행 견제권'을 두고 여당과 정부당국 내 간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28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제2차 전체회의에서 업종별 규제 차등화, 발행 요건 등을 논의하며 입법추진방향을 구체화했다. 이는 민병덕, 안도걸, 김현정, 이강일, 박상혁 의원이 제출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발행 주체에 관한 결정은 미뤄졌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대해 이강일 의원은 “국회와 정부 간 양보 없이 첨예한 이견이 있어 중재안이 양측에 전달된 상태"라며 구체적인 중재안 내용은 추후 합의 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입법추진방향에서 한은 견제권은 한은이 원하는 수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TF는 한은의 감독 권한을 한은이 주장한 '만장일치제'가 아닌 '협의제'로 두기로 했다. 지난 7월 한은은 여당의 논의가 비은행에도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울자, 비은행 발행 시 관계 기관의 만장일치 결정을 거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TF가 주장한 협의제는 현재 정책결정과정에서 금융위가 한은과 협의하는 절차와 유사한 형태다. 사실상 한은의 비토(거부)권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의 입법추진방향은 정부안보다는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TF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담은 정부안에 대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자문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TF는 자문위원들을 통해 발행 주체를 보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구조로 설계해 혁신 역량과 시장 수요를 동시에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비쳤다. 민주당 법안이 개방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업종을 세분화해 인가와 등록으로 규제에 차등을 두는 방안과 시장리스크 관리를 위한 관련 부처 협의체를 통해 안정성도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발행 주체에 비은행을 포함하는 것에 있어 금융당국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가 제시한 일정에 맞춰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까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을 제출하기로 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TF는 지난 20일까지 다시 정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금융당국은 발행 주체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원화 을 발행하게 할 것인가에 있어 금융당국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부터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 형태는 한국은행이 주장해온 바다. 시중은행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원화 발행을 허용해야 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보고서에서 밝힌 한국은행이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고수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경제에 통화정책이라는 처방이 잘 듣기 위해서는 금리 변동성이 크면 안된다. 원화 은 그 이름처럼 코인 하나 당 대응하는 화폐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매입한다. 만약 민간이 발행사가 된다면 발행사의 신뢰도 문제나 운영리스크와 같은 외부충격때문에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다. 코인런이 발생하면 너도나도 코인을 돈으로 바꾸려 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국채 수급에 영향이 간다. 국채 수급 변동이 커지면 금리 변동성도 커진다. 둘째, 외환·자본규제를 우회하는 불법거래가 더 쉬워질 수 있다. 원화 이 국내에서 보편적 지급수단이 된다면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거래소 밖(장외)에서도 개인지갑을 통한 익명 거래가 가능하고 달러 과 바로 교환할 수도 있다. 기존 '원화 현금–달러 ' 간의 장외 거래에 '원화 –달러 '을 이용한 장외거래 경로가 추가된다는 점에서도 규제 우회 위험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은행 발행자는 고도화된 고객확인(KYC), 의심거래보고, 거래 모니터링 및 내부시스템이 은행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기에 불법 금융활동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달리 비기축통화국은 자본 유출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달러 같은 기축통화는 국제결제 및 준비자산으로 사용돼 급격한 환율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비기축통화는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환율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비기축통화국은 대외 충격에 대비해 외화보유액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비기축통화국이면서, 규제체계를 마련했고 실제 을 발행하고 있는 국가는 유럽연합(EU), 스위스,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 이 국가들은 발행 주체에 대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은행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 없이 발행을 허용하지만, 비은행 기관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를 요구한다. 싱가포르는 민간 핀테크기업이 을 발행한다. 이때 은행은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 관리를 맡는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을 주장하는 이유는 규제준수경험이 있는 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인턴기자

2026-02-01 07:00 송윤주 인턴기자

▲크레이씨(CRAiSEE) 달러 기반 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와 외환 규제의 실효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낮아 결제·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는 은 디지털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국경 간 자본 이동과 자금세탁을 통제해 온 기존 규제 틀을 우회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을 기존 규제 밖에 두는 것도, AML만으로 외환 규제를 대체하는 것도 모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신 법화와 디지털자산이 만나는 '게이트웨이'를 중심으로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고, 발행자와 사업자에 대한 AML 의무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블록체인 분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해법이 나온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김용민·박민규·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 확산에 따른 AML 규제 동향'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는 한국은행·금융정보분석원·금융결제원 등 학계와 금융·외환당국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은 법정화폐와 1대1로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과 달리 변동성이 낮아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1월 기준 법정화폐 담보형 의 시가총액은 약 2720억달러(약 388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월간 전송 규모는 2조5000억달러(약 3559조원), 거래 건수는 1억건을 넘어섰다. 이미 글로벌 지급·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넘어섰고, 글로벌 카드 네트워크인 비자의 처리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AI 에이전트 경제나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이 확대될 경우, 의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가상자산 거래 목적으로 거래가 주로 이뤄졌다. 반면 최근 2년 새 가상자산 거래 규모와 관계없이 거래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은 “현재 시점에서 거래 동기와 목적을 완벽하게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가치가 이동하고 있고 거래 건수도 적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확산이 자금세탁과 외환규제 회피 위험을 동시에 키운다는 점이다. 달러 을 활용한 외환규제 회피는 취득과 활용 단계로 나뉜다. 무증빙 해외 송금이나 무역·투자·용역거래로 위장해 달러 을 취득한 뒤 이를 거래소 매도가 아닌 개인 간(P2P) 거래로 유통하거나 해외 소비, 불법 증여, 국외 도피 자금, 환치기 수단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확산은 외환규제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가 각각 가진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국내 외환규제는 그동안 은행이 거래 목적과 증빙 서류를 사전에 확인하는 구조를 통해 작동해 왔다.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서는 국경 간 자본 이동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에 사전 확인 원칙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은 은행이 아닌 디지털자산거래소, 나아가 비수탁형 개인지갑을 중심으로 이동한다. 거래소가 은행 수준의 확인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령 거래소가 확인 의무를 강화하더라도, 거래 주체들이 을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으로 전환하거나 개인지갑 간 거래,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생태계로 이동할 경우 외환 규제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AML 역시 만능 해법은 아니다. AML은 거래 이후 이상 패턴을 분석해 의심거래를 포착하는 사후 규제 성격이 강하다. 사전 통제를 핵심으로 하는 한국의 외환규제 구조를 AML만으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개인지갑 간 거래는 AML의 주요 감시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어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이 일상 결제와 송금 수단으로 확산할수록, 외환규제와 AML 모두 기존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신영 한국은행 외환업무부 부장은 “ 도입으로 외국환은행의 사전확인 원칙에 기반한 한국 외환규제 체계가 앞으로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는 을 AML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을 규율 대상으로 명확히 했고, 유럽연합(EU)은 트래블룰을 적용해 가상자산사업자와 비수탁지갑 간 전송에도 고객 확인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홍콩과 미국 역시 발행자에게 AML 의무와 기술적 통제 역량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가 곧바로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통제가 강화될 경우 자금이 비트코인이나 디파이 생태계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온체인 거래를 직접 규제하는 데에는 법적·기술적 한계도 분명하다. 이에 따라 현실적인 해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법화와 디지털자산이 만나는 '게이트웨이' 관리다. 거래소, 발행자, 결제사업자 등 법화에서 디지털자산으로 진입하고 다시 빠져나오는 지점을 중심으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지갑 간 거래 역시 당장 통제가 어렵더라도 규제 대상임을 법적으로 명확히 해, 사후 제재와 판단의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주영 금융정보분석원 기획실장은 “AML은 을 더 빛나게 하는 기반"이라며 “은 기본적으로 화폐 성격을 가졌고 화폐의 기초는 범죄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1-29 14:15 최태현 기자 cth@ekn.kr

NH농협은행은 아톤, 뮤직카우와 공동으로 기반 STO(토큰증권) 청약과 유통 프로세스에 대한 PoC(개념검증)를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3사는 지난해 8월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이번 PoC는 해외 팬들이 원화 기반 을 활용해 K-팝 저작권 STO에 청약·투자하는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원화 을 청약 수단으로 적용해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청약부터 정산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구조도 정립했다. 농협은행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환경에서 2차 PoC를 2분기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2차에서는 1차 개념 정립을 넘어 농협은행의 을 가상 발행해 청약·배정·청산 전 과정을 설계·테스트한다. 특히 2차는 퍼블릭클라우드에서 운영 중인 농협은행의 EVM 기반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활용한다. 과 STO에 토큰 프로토콜을 적용해 향후 다양한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의 상호 운용성을 고려한 MVP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농협은행은 Fireblocks, 아발란체(Avalanche), Mastercard, Worldpay 등 글로벌 기술·결제 기업과 공동으로 관광객 부가가치세 환급절차를 디지털화하는 '택스리펀드 디지털화 PoC'도 진행하는 등 디지털자산 사업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1-28 10:55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융사들이 원화 동맹 구성을 위한 물밑 작업에 분주하다.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은행 중심으로 갈지 여부를 두고 금융권은 셈법을 두드리며 연합체 구성에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원화 도입에 대비한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BNK·JB·iM금융그룹,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과 원화 공동 발행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연합 구축의 신호탄을 쐈다. 지역금융그룹과 손을 잡으며 지역 화폐와 원화 연계를 구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또 신한금융그룹, 삼성과 코인 발행부터 사용까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과 삼성이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면서 하나금융이 함께 검토 중인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사들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금융사의 한 관계자는 “원화 도입에 대비해 다양한 금융사들과 교류하고 논의하는 단계"라며 “그 과정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정 금융사와만 접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토스, 삼성카드와 원화 공동 발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은행과 핀테크, 카드사가 협력 논의에 나섰다는 점에서 원화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단 이들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논의가 있더라도 이제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여러 변수들이 많을 것"이라며 “지금 논의되고 있는 협의체가 지속될지, 바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겉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원화 동맹 구성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른바 '은행 51%룰'을 두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미뤄지고 있어 금융사들은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있다. 은행 51%룰은 은행이 50%+1주의 지분을 가진 컨소시엄이 원화 발행권을 가지는 것으로, 은행 중심 발행 구조를 전제로 한다. 금융당국은 정부안에 은행 51%룰을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업계는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법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은행 51%룰이 포함될 경우와 무산될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고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51%룰이 도입될 경우 은행 간 연합은 불가피하다. 은행법상 은행은 다른 회사 지분을 최대 15%만 보유할 수 있어, 최소 4곳의 은행이 연합해야 원화 발행이 가능해진다. 현재 은행 간 동맹 논의가 활발한 배경에도 이같은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단 원화 컨소시엄이 은행 자회사 형태로 허용되면 은행은 지분 제한 없이 컨소시엄을 꾸릴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행보도 주목된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카카오와 토스 그룹 내 은행, 페이 연합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토스가 국민은행과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그룹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원화 시장에 진출할 것을 밝혀 왔는데, 은행 51%룰 등 정책적 변수에 따라 시중은행과 협력 등 다른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며 “법안이 나와야 금융사들도 정확한 방향을 잡고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1-28 10:05 송두리 기자 dsk@ekn.kr

제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카카오페이가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오전 9시30분 기준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3.54%(2400원) 오른 7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는 9% 넘게 상승하며 7만300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원화 과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STO와 원화 등 디지털자산 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도 정책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관련 당정 논의가 기존 은행 중심에서 벗어나 테크핀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포함한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포괄하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단기적으로는 투자 예측 기반 솔루션과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내재화를 통해 실시간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과 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6-01-26 09:35 윤수현 기자 ysh@ekn.kr

과 부동산·채권 연계 토큰 등 가상자산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이를 하나의 법적 개념으로 묶어 규제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토큰마다 담고 있는 권리와 기능이 다른데도 '가상자산'이라는 이름으로 일괄 규율할 경우 규제 사각지대와 과잉 규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결제 기능을 내세운 과 함께 부동산·채권 같은 실물자산을 토큰 형태로 쪼개 거래하는 상품이 늘고 있다. 이 가운데 부동산·채권 등 실물자산을 토큰 형태로 쪼개 거래하는 상품은 RWA(Real World Asset·실물자산 토큰화)로 불린다. 겉으로는 모두 '토큰'이지만, 투자자가 실제로 갖는 권리는 서로 다를 수 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RWA 토큰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그는 “부동산 토큰은 부동산 소유권을 의미하는지,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인지, 단순 투자계약상 채권인지에 따라 법적 취급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토큰이라는 형식이 같다고 해서 법적 성격도 같을 거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구 변호사는 “똑같은 토큰이라도 무엇에 연동돼 있느냐에 따라 규율 체계가 달라져야 한다"며 “이를 구분하지 않고 가상자산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규제하면 과잉 규제와 규제 공백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제·송금 목적의 토큰까지 투자상품과 동일한 기준으로 규율하면 시장 활용이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투자 성격이 강한 토큰을 일반 가상자산처럼 취급할 경우 투자자 보호 장치가 부족해 분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계에서도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한국지주회사법학회 정기총회·한국가상자산법학회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박승두 한국지주회사법학회 회장은 “가상자산은 헌법·민법·형법 어느 체계에도 명확히 속하지 않는 중간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가상자산이 등장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법학자 누구도 가상자산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다"라며 “지금까지의 논의는 어떤 상품을 만들어서 어떻게 규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할 것인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이라는 개념 자체를 법적으로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라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거래 구조가 기존 금융 거래와 다르다는 점은 분쟁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은행 계좌에 타인의 돈이 잘못 입금된 경우 반환하지 않으면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가상자산은 동일한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착오송금 사례와 관련해 “타인의 지갑에 가상자산을 보내는 행위의 성질을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지갑은 개인키를 보유한 자를 소유권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을 법적으로 '재물'로 볼 수 있는지, 반환 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에 따라 횡령·사기 등 형사 책임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 같은 기준이 정리되지 않으면 분쟁이 발생했을 때 피해 회복이나 처벌 기준이 엇갈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진영, 탁유진 인턴기자 외부기고자

2026-01-19 18:30 조진영, 탁유진 인턴기자 외부기고자

원화 시대가 다가오며 은행권은 기존의 금융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준비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칫 대응이 늦어질 경우 가상자산과 결제 등 관련 기술력과 인프라에 익숙한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 합병을 통해 원화 시대에 대비해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내린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은행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제화를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이 시행될 경우 원화 도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지난해 2단계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안 마련이 지연되며 일정이 미뤄졌다. 여당은 올해 상반기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법제화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법안 마련 지연 배경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 입장차가 존재한다. 한은과 은행권은 금융 안정성과 통화 정책 영향을 이유로 은행 주도의 발행 구조와 만장일치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금융위와 가상자산·핀테크 업계는 민간 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가 필요하며, 은행권의 과도한 요구는 시장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업계는 준비에 한창이다. 관련 규제가 나오지 않아 세부 기준은 잡지 못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사실상 사업 준비가 완료됐다는 분위기다. 이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은 만큼 제도화 이후 움직여서는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정부안 마련 과정에서도 확인됐듯, 원화 을 둘러싼 은행권과 핀테크·가상자산 업계 간 주도권 다툼은 치열하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협력은 불가피하지만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원화 생태계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높다. 원화 이 향후 금융시장에서 화폐처럼 사용되면 기존 송금·결제 시스템에서 중심 역할을 해온 은행권은 지금의 위치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예대마진 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신시장에서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성장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핀테크·가상자산 업계는 디지털 자산 발행과 유통, 결제에 이르는 기술과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어 생태계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혁신은 민간 기업에서 출발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은행은 본질적으로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만큼 빠른 실험과 기술 혁신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세계 최대 인 USDT(테더)를 발행하는 민간 핀테크 기업인 테더는 2014년부터 달러 을 발행하며 생태계 확대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소식은 은행권의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국내 최대 간편결제 사업자인 네이버페이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가 결합할 경우, 원화 의 발행부터 유통·결제·정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단일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토스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향후 원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서는 한편, 각 사별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표권 출원, 토큰화, 국제 결제 프로젝트 참여 등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에서 원화 결제를 가정한 기술검증(PoC)을 마쳤고, 롯데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은 해외송금 분야에서 두나무와 협력하며 네이버페이·두나무 연합과의 사업 협력 가능성도 모색 중이다. 우리은행이 올해 티켓 예매 시장 진출을 예고한 것 역시 원화 결제 실험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법제화가 완료된 뒤 준비를 하면 늦다“며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을 준비해야 향후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1-02 10:02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