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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부터 격변하고 있는 의약품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기존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약가 제도를 비롯해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된 현지 의약품 정책 환경에 맞춰 시장 진출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3일 서울 서초구 협회 본관에서 '한눈에 짚는 트럼프 2기 의약품 정책 변화, 국내 대응 전략은?' 세미나를 열어 의약품 정책 변화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약가 제도와 공급망 규제, 관세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급변하고 있는 현지 정책 흐름을 점검하고, 우리 업계의 실질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날 세미나 첫 세션 '美 트럼프 2기 의약품 정책 변화와 국내 기업의 대응 전략' 연사를 맡은 서동철 럿커스 뉴저지주립대학교 겸임교수는 내 보험 환경 변화에 주목하며 현지 약가 정책의 구조적 변동성을 짚었다. 특히 서 교수는 “그간 (의약품 시장)을 두고 흔히 사보험 시장이라고 언급해왔는데, 최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공공보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현지 의약품 시장에서 연방·주 정부 재정을 재원으로 운용되는 공보험 처방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약가 인하 압력을 유발하는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보험은 크게 65세 이상 노령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와 저소득자에 적용되는 '메디케이드'로 구분된다. 서 교수가 인용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조제된 처방전(71억건) 중 공보험이 약 46.1% 비중을 차지하며 사보험(50.3%)의 뒤를 이었다. 최근 5년(2019~2024년)간 사보험 처방 실적이 10% 수준의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가 각각 25%·16% 성장률을 보이며 사보험을 맹추격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최혜국(MFN) 약가 인하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약가 협상 등 정부 개입을 통해 현지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약가 인하 압력으로 현지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의 수익성이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의 고강도 처방약 급여 관리업체(PBM) 규제 기조 역시 현지 진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의약품 시장은 △CVS Caremark △Express Scripts △Optum Rx 등 PBM 사가 전체 처방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로, PBM이 운영하는 의약품 처방집 등재 여부는 현지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PBM은 그동안 제약사로부터 처방집 등재 명목의 리베이트를 의약품 표시가격의 최대 70%까지 수취해왔다. 정부는 이 같은 관행을 현지 약가 부담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PBM의 리베이트·수수료에 제한 범위를 설정하는 등 고강도 유통망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PBM이 정부가 정한 기준을 우회하기 위해 기업에 요구하는 조건이 점점 늘어나며 제약사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식품의약국(FDA)의 우선심사 바우처를 비롯한 자국 온쇼어링 인센티브 정책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언급됐다. 정부는 자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업체에 대해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의약품 개발·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 교수는 “(우선심사) 바우처를 적용받는 회사에겐 큰 이득이지만 바우처를 받지 못한 업체들이 손해를 보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경쟁 구도에 있는 업체들의 입장에선 누가 먼저 허가를 받고 시장에 나가느냐가 핵심 이슈"라고 말했다. 온쇼어링 인센티브에 따른 시장 선점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생물보안법에 따라 오는 2028년부터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방식의 공급망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한국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 수주 확대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파트너사와의 원료의약품 공급, 기술도입 등 계약 시 해당 기업이 생물보안법상 우려대상기업(CCB)에 지정될 경우 진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므로, CCB 지정 목록을 매년 모니터링하고 중국 파트너사와 계약 시 'CCB 지정시 즉시 계약 해지' 등 조항을 반드시 추가하는 등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의약품 정책이 관세와 공급망, 약가, 유통 등 다수 사안과 복합적으로 연계돼있는 만큼 통합·장기적인 현지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제약산업은 반도체나 자동차와 달리, 200~300년 전 입지를 다진 기업들이 현재까지도 상당한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장기 산업"이라며 “일본 기업들이 장기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듯이 우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03-24 09:01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국내 유망 바이오 기업들이 내달 에서 개최 예정인 글로벌 최대 암 연구 학술대회 '암연구학회(AACR 2026)'에 집결해 항암 분야 최신 연구성과를 선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AACR은 내달 17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다. AACR은 임상종양학회(ASCO)·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올해 AACR은 HLB그룹과 알지노믹스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동아에스티 등 국내 다수 바이오 기업들도 참가명단에 이름을 올려 자사의 항암 분야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국내 기업 중 HLB그룹과 알지노믹스가 구두발표를 통해 140여개국에서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항암 기술력 검증에 나선다. HLB그룹 발표는 계열사인 HLB이노베이션의 자회사 베리스모 테파퓨틱스가 개발 중인 'SynKIR-110'이 핵심이다. SynKIR-110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로, 올해 학회에선 핵심 세션인 '플레너리 세션'에 포함돼 임상 1상 중간 결과에 대한 구두발표가 학회 넷째 날인 내달 20일 진행된다. 이외에도 HLB그룹은 학회에서 △혈액암 CAR-T 치료제 'SynKIR-310' △CAR-T 플랫폼 'KIR-CAR'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FGFR2) 표적 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 등 주요 파이프라인과 플랫폼의 연구 성과에 대한 포스터 발표도 나설 예정이다.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 알지노믹스의 경우 자사 고형암 유전자치료제 'RZ001'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RZ001은 대다수 암세포종에서 발현되는 '텔로머라제' 메신저 RNA(mRNA)를 표적해 암세포 사멸과 면역세포 침윤, 면역항암제 반응률 상승 등을 유도하는 복합기전 항암제로, 알지노믹스는 내달 19일 구두발표를 통해 RZ001의 간세포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의 안전성·유효성 연구 중간결과를 선보인다. 올해 AACR에선 항암 분야 핵심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우리 업계의 연구 성과도 다수 공개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사 첫 신약 후보군인 넥틴-4 타깃 ADC 치료제 'SBE303'의 전임상 연구 데이터를 공개한다. SBE303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선보인 방광암 ADC 치료제로, 구체적인 연구 성과 공개는 이번 AACR이 처음이다. 리가켐바이오는 'LCB14-2524'·'LCB14-2516' 등 자사 플랫폼 '컨쥬올'을 적용한 다발성골수종 ADC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의 연구 결과를, 에이비엘바이오는 'ABL206'·'ABL209' 등 자사 이중항체 ADC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의 연구 데이터를 선보인다. 동아에스티 역시 자사 플랫폼 기반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3종을 비롯해 총 8건의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ACR은 각 기업들이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학회일뿐만 아니라, 잠재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기술 검증에 나서는 기회의 장"이라며 “파이프라인 개발 단계가 높지 않은 바이오텍도 기술력만 입증된다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03-22 17:46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조사를 실시하면서 우리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의약품 품목관세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방위적 통상 압력이 추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무역대표부(USTR)는 12일(현지시간) 강제 노동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세계 60개 국가·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과잉 생산'을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16개 국가·경제주체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발표한 지 불과 하루만에 '강제 노동'을 이유로 추가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무역법 301조는 일반적으로 지난 1974년 제정된 무역법의 제301~309조를 종합해 지칭하는 것이다. 무역 상대국이 불공정한 제도나 관행으로 측에 피해를 입힐 경우 관세 부과 등 조치를 통해 이에 대응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무역법 301조를 강화한 이른바 '슈퍼 301조'는 USTR이 선별한 불공정 무역 국가에 한해 우선협상대상국(PFC)으로 지정한 뒤 보복 등 통상 압박을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 수출 기업과 정부는 대체적으로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신규 관세가 지난달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된 상호관세(15%)를 복원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슈퍼 301조로의 확대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제약바이오 업계의 셈법은 이보다 좀더 복잡한 상황이다. 의약품의 경우 아직 품목관세조차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의약품은 국가별 상호관세가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에 기반한 품목관세의 적용 대상으로, 한미 양국은 지난해 체결한 관세협상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의약품 품목관세가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합의한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의 통상 안보를 저해하는 것으로 조사된 품목에 대해 고율 관세를 적용토록 하는 조항이다. 50%에 달하는 철강 관세율도 이 조항을 근거로 마련됐다. 의약품의 경우 올해 초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가 '완료(has conducted)'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관세율은 확정하지 않은 채 정부가 자국에 투자하는 개별 기업들과 각각 투자 합의를 통해 '관세 면제'를 적용하는 방식을 취해 불확실성을 키웠다. 확정도 되지 않은 의약품 품목관세를 외국 기업들에 대한 대미 투자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USTR이 의약품 가격 등 산업계가 제기해온 문제에 대해 무역법 301조 관련 추가 조사를 시사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업계에 전방위적 통상 압박이 가해지며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의약품 대상 무역법 301조 조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최혜국(MFN) 약가 제도와 연관돼 보인다"며 “ 시장 내 의약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FN 약가 제도는 의 약가를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른 협상을 통해 우리 업계에 현지 약가를 인하하라는 압박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오 센터장은 “각 국가별 규제당국의 비관세장벽도 조사에 포함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USTR 조사 결과 특정 규제조항 등이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있어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여겨질 경우 이에 따른 관세·비관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지속 제기돼 온 신약 건강보험 급여협상 문제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 같은 이유로 업계에선 의약품을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업혁신본부장은 “아직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진출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는 않아 당장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슈퍼 301조 조사 등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중장기적 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이라며 “ 정부의 새로운 통상 압박 상황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민관 긴밀한 협업을 기반으로 업계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03-13 20:25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5년 동안 25%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됐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향후 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CPI는 2020년 10월 260.28에서 지난달 326.79로 상승했다. 5년 4개월 동안 누적 상승률은 25.6%다. 미 CPI 상승률(전년 동월대비)은 2021년 중반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2022년 6월 9.1%에 고점을 찍은 후 점차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CPI 상승률은 2023년 초 5~6%대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연말에는 3%대로 떨어졌다. 이후 2024년 하반기부터는 지난달(2.4%)까지 2%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됐지만 향후 에너지 가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는 팬데믹 이후 공급망 충격과 서비스 물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승했다. 상품 물가는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서비스 물가는 임대료, 의료비 등을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까지 상승할 경우 물가 반등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물가 둔화 속도가 크지 않은 가운데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상품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품 물가 기저효과와 유가 변동성이 더해질 경우 단기적인 물가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상승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제유가 흐름이 2022년과 유사하지만 당시에도 유가 상승이 근원(Core)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은 약 0.2%포인트 수준에 그쳤다"며 “현재 노동시장과 수요 환경을 고려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CPI에서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이 일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6-03-12 16:48 윤수현 기자 ysh@ekn.kr

손해보험사의 대표 상품군인 일반보험이 또다시 대외 변수에 직면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선박·적하보험을 중심으로 대규모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산불 등 자연재해로 손익 변동성이 커졌던 일반보험이 올해는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에 노출됐다는 평가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피격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란이 주변국을 향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고 해협 봉쇄 의지를 밝히면서 해상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봉쇄 시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 과정에서 1척만 피격되도 대규모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다. 선박 가격이 과거 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기준 320K급 초대형 유조선(VLCC)의 신조선가는 1억2850만달러(약 1889억원)로 5년 전보다 43.6% 비싸다. 중동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이 침몰하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해당 노선은 선박 대형화의 영향으로 2만TEU(20피트 컨테이너 2만개)가 넘는 대형선의 비중이 높다. 선박 자체의 가격이 2억6000만달러(3822억원)를 상회할 뿐더러 높은 화물 가치 때문에 적하 보험금도 크게 형성된다. 국내 보험사들이 위험 분산 목적으로 들어놓은 재보험에 힘입어 지급액을 대폭 줄인다고 해도 수백억원의 지출은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중장기적인 손실도 입을 수 있다. 우선 지정학적 리스크가 매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건설업계의 현지 발전소 수주 등이 축소되면 보험사도 신규 수입원 창출에 애로를 겪는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한 비중은 25%(17조3725억원)에 육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동부)·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쿠웨이트 등과 인접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보험사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사의 해상보험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앞서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해 인근 지역이 위협 받았던 때처럼 선박·적하보험료가 오르면 수입이 늘어나지만, 신규 판매는 차질을 빚는다. 보험료가 높아져도 수익성 향상을 보장하기 어렵다. 재보험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재보험료 인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수보험사가 보험료를 끌어올린 만큼 명분 확보도 가능하다. 재보험사가 시장에서 발을 빼면 재보험료는 내지 않지만, 리스크 전이가 되지 않아 손해율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온다. 손해율 악화로 수익성이 하락했던 일반보험의 아픔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상보험은 지난해 1~3분기 보험료(8420억원) 기준 일반보험에서 7% 이상을 차지한 분야다. 손보사들은 이번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라는 모양새다. 신규 비즈니스 기회 창출과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비롯한 솔루션으로 일반보험 실적을 제고하려던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주력상품군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도 언급된다. 일반보험이 힘을 내야할 이유가 있었다는 뜻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4년 연속 보험료 인하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수천억원대 적자를 냈고, 올해도 흑자전환은 요원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1.3~1.4% 수준의 보험료 인상으로는 수익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1월 손해율은 보험료 상위 4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기준 89.4%로 전년 동월 대비 7.4%포인트(p) 상승했다. 손익분기점(BEP, 약 83%)을 웃돌며 적자로 1년 농사를 시작했다. 자보 손해율은 통상 봄을 지나며 완화됐다가 여행 수요가 많은 여름철에 다시금 높아지고,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끼는 연말에 더욱 악화된다. '성적표'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는 장기보험도 실적이 나빠졌다. 건강보험 경쟁 심화에 따른 담보 확대, 보험금 지급 확대로 인한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등의 영향이다. 올해도 연초부터 독감 유행을 포함해 각종 상품의 수익성을 낮출 요소가 산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보험료 인상론이 힘을 받고 있다"면서도 “변동이 빠르게 이뤄지는 특성상 전쟁이 이른시기에 종결되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위험도가 낮아지면 원상복구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6-03-11 14:29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방산주가 9일 장 초반 강세다. -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방산주에 투자심리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0분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65%(6만9000원) 오른 15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한화시스템(+8.81%), LIG넥스원(+4.45%) 등도 강세다. -이란 전쟁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방산 관련 종목에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사이 이 이란 우라늄 확보를 위한 특수부대 투입 검토와 즉각대응군 투입설 등이 보도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결사 항전을 선언하며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9시 6분을 기점으로 코스피 지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상장사 951개 중 844개는 하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방산주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3-09 09:28 최태현 기자 cth@ekn.kr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로 안정적인 분위기를 이어오던 국내 채권시장이 -이란 전쟁으로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채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 수준과 지속 여부에 따라 채권금리 향방도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흐름이 물가에 직결되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등락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04%포인트 오른 3.184%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전날 대비 0.011%포인트씩 하락한 3.413%, 3.583%에 거래되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첫 거래일인 3일 채권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는데 이날도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한국은행 개입 가능성이 전해지며 시장을 안정시켰다. 전쟁이 벌어지면 통상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지만, 이번에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날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02달러로 전날 대비 5.5%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4.7% 오른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과 전쟁 중인 이란은 전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책임지는 곳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미 해군이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유조선 호송 작전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란이 사우디, 카타르 등 다른 중동 국가의 에너지 생산 시설도 공격하면서 원유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 채권시장 약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유와 가스 가격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며 “이는 가계의 구매력 저하, 기업의 원가 상승으로 소비·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성장률까지 낮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4~5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전쟁이 더 길어지게 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쟁이 길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올해 연평균 유가가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관건은 유가 상승이 '구조적 추세 전환'인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일시적 프리미엄'에 그칠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줄어든 상태에서 유가 상승세가 제한된다면,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완전히 닫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면 유가가 80달러를 웃돌며 추가 상승 압력을 이어가면 연준은 물가 재상승 리스크를 경계하며 (금리) 인하 전환 시점을 더욱 신중하게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수연 한양증권 전문위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함에 따라 향후 전쟁 전개 양상과 장기화 여부에 따라 유가가 구조적으로 얼마나 올라가는지와 지속 기간이 관건"이라며 “그동안 높아진 원·달러 환율에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었던 국내 물가는 강달러와 글로벌 원자재 시장 상방 압력에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웃돌지 않는 이상 국내 기준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준우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에너지 가격을 높이더라도 그 영향이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전쟁 장기화로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기준금리 경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은 결국 금리 인상과 결부되는 문제이므로 이럴 때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통화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라며 “2월 금통위를 통해 금리 안정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확인했고 이에 대한 연장선상 발언이 나타날 경우 장기채 금리 상승은 일부 중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3-04 16:20 최태현 기자 cth@ekn.kr

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처음 개장한 국내 증시가 장 초반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자 코스피는 6100선을 내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6244.13) 대비 133.07포인트(2.13%) 하락한 6111.06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저가는 6081.92까지 밀렸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조333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은 9399억원, 기관은 4128억원을 순매수 중이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다. 삼성전자(-3.58%), SK하이닉스(-3.63%) 반도체 투톱이 하락했고, 현대차(-5.49%) △기아(-6.57%)자동차주도 큰 폭으로 밀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5%), 삼성SDI(-5.04%) 등 2차전지주도 약세다. 금융주 역시 △KB금융(-2.08%) △신한지주(-0.41%) △하나금융지주(-1.56%) △미래에셋증권(-3.89%)이 내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6.15% 급락했고 △삼성물산(-4.71%) △현대모비스(-3.09%) △NAVER(-1.96%) 등도 약세다. 반면 방산·조선주는 강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74%) △한화오션(+5.03%) △HD현대중공업(+1.99%)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방산 수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도 2% 넘게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26.96포인트(2.26%) 내린 1165.82를 기록했다. △에코프로(-4.59%) △에코프로비엠(-3.84%) △레인보우로보틱스(-5.47%) △삼천당제약(-4.36%) △코오롱티슈진(-4.67%) △알테오젠(-2.82%)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밀리고 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2.6원 오른 1462.3원에 개장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6-03-03 09:41 윤수현 기자 ysh@ekn.kr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한 연방대법원 위법 판결에 증권가는 증시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행정명령 등을 통해 판결을 우회하는 새로운 관세 카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당장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각)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전 세계 15%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인 20일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인 21일 이를 법률상 최대치인 15%로 올리겠다고 했다. 해당 관세는 오는 24일부터 부과되고 대통령 권한으로 150일까지 유지할 수 있다. 이후에는 미 의회 동의를 거쳐야 관세가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 의지가 재확인된 가운데 글로벌 무역 환경의 관세 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황유선·박미정·권혁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21일 ' 연방대법원 IEEPA 관세 판결의 주요 내용 및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기존의 보호무역 장벽이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를 완전히 저지하지는 못해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관세 위법 판결의 상징적 의미는 있으나 실질적 의미는 약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입장에서는 상호관세율 15%가 글로벌 관세 15%로 대체되고, 품목별 관세에는 영향이 없는 만큼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관세구조 재편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의 신중모드 전환 가능성이 위험 선호 심리를 이어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주식시장은 실효관세율 하락, 관세 판결 불확실성 해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하급법원으로 위임된 관세 환급 이슈는 업사이드 리스크(upside risk)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관세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 '플랜B'를 활용해 더 강력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관세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IEEPA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관세 부과의 근거 법률 역할을 해온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를 트럼프 행정부 역시 적극 활용해 안보 관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거나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를 지속 부과해 나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안 법률을 총동원해도 의 대외 협상 레버리지가 이전보다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역법 122조는 적용 기간에 제한이 있어, 지정학적 갈등 시 신속하게 관세로 압박하던 기존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내에서도 공감대가 크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것도 트럼프의 협상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산업별로 보면, 철강과 이차전지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전 세계 대상으로 부과한 철강 관세 50%는 이번 판결과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관세로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무역 불균형 발생 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트럼프 1기 때 동일한 조항으로 철강 관세를 부과한 적이 있기 때문에 철강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이 포함된 파생 제품의 관세 범위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실화할 경우 해당 제품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국내 철강 수요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산업도 이미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2024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올해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대한 25%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장품 업종은 상대적인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15%는 위법 판결로 무효화됐으나,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동일한 관세율 15%가 150일간 한시적으로 발효될 예정이기에 단기적으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직접적인 이익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또한 15% 관세율에 따른 대상 수출 물량이 큰 업체들의 이익 감소 폭은 우려대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오히려 글로벌 일괄 15%가 적용됨에 따라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K-뷰티 브랜드들과 비슷한 포지셔닝을 가진 브랜드 중 상당수가 중국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부터 제품을 조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2-23 14:11 최태현 기자 cth@ekn.kr

▲크레이시(CRAiSEE) 1월 국내 증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출발을 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2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연초 랠리를 연출했다.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의 상승률이며,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도 수익률 격차가 뚜렷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은 각각 24%씩 상승했다. 연초부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대형주 강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 역시 중소형 성장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동반 급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1월에 동반 20%대 급등세를 연출한 것은 수십 년간의 시계열상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이다. 연도별 1월 흐름과 비교하면 올해의 특수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최근 10년간 1월 등락을 보면 지난해 1월에는 코스피가 5%, 코스닥이 7% 상승했다. 2024년에는 각각 -6%, -8%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코스피 8%, 코스닥 9% 상승했고, 2022년에는 글로벌 긴축 여파로 코스피 -11%, 코스닥 -16%의 급락을 겪었다. 2019년과 2021년에도 상승 흐름은 있었으나 한 자릿수 등락에 머물렀다.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2018년(14%) 역시 코스피 상승률은 4%에 그쳤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1월은 코스피·코스닥이 동시에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출발로 평가된다. 월별 흐름으로 넓혀 봐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20%대 상승률을 기록한 사례는 제한적이다. 가장 최근 양대 지수가 동시에 10%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2020년 11월이다. 당시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와 글로벌 유동성 공급 확대를 배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4.3%, 11.8% 상승했다. 그 이전으로는 2001년 11월, IT 버블 붕괴 이후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 코스피 19.7%, 코스닥 12.7% 상승이 나타났다. 다만 당시에는 위기 이후 급격한 되돌림 성격이 강했다는 점에서 현재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1999년 IT 버블 시기에는 월평균 기준으로 코스피 10~20%, 코스닥 20~50%에 달하는 급등이 이어졌지만, 이는 코스닥 중심의 비정상적 과열 국면이었다. 올해 1월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1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포함한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 기간 개인은 14조702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3140억원 순매수로 소폭이나마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18조3140억원 순매도로, 연초 급등 이후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 뚜렷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 주도의 수급 구조가 나타났다. 1월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10조88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9조2530억원 순매도로 차익 실현에 나섰고, 외국인은 5260억원 순매수로 소폭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정책 기대가 반영된 중소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기관의 선별적 매수가 유입된 반면, 개인은 급등 이후 비중 조정에 나선 모습이었다. 글로벌 증시와의 비교에서도 국내 증시의 상대 강도는 분명하다. 올해 1월 기준 한국 코스피는 24%, 대만 가권지수는 12.3% 상승한 반면, S&P500은 1.9%, 유럽 유로스톡스50은 2.5%, 일본 TOPIX는 4% 상승에 그쳤다. 국내 증시의 급등 흐름 중심에는 코스피의 반도체 주도 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가시성이 빠르게 개선되며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됐고, 월말로 갈수록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면서 지수의 추가 턴업을 자극했다. 실적 전망 상향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비교적 선명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코스닥의 급등 역시 단순한 추격 매수로만 보기는 어렵다. 연초 조정 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되돌림 성격의 매수가 유입된 데다,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중소형 성장주 전반으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일부에서는 코스닥 강세를 코스피 자금 이탈로 해석하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구조적 위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증시에 대한 눈높이 역시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기존 5300선이던 코스피 목표치를 5800선으로 상향 제시했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며 지수의 중장기 상승 여력이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연초 급등 이후에는 업종 간 순환과 단기 변동성을 동반한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주도의 지수 레벨업 이후에는 업종 간 순환매를 동반한 2차 상승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4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단기 과열 해소와 함께 매물 소화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는 내수주 중심의 순환매에 대응하되,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업종은 중기 관점에서 매집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2-02 10:53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