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중심의 의약품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중국 주도의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 의회가 자국 내 중국산 원료의약품(API) 의존도 완화를 겨냥한 권고안을 마련하면서다. 미국의 '탈중국' 기조로 우리 업계의 반사이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국 내 중국산 API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의료보험·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USCC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의회에 보고하고 입법·행정 권고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0년 구성한 조직이다.
이달 USCC는 '2025년 연례 의회 보고서'에서 “세계의 질서와 경제의 책임있는 관리자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며 자국 내 중국산 의약품이 가진 시장지배력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에 자국 의약품 공급망 회복을 위해 중국산 API와 주요 출발물질(KSM)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고 중국산 의약품이 미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원인을 추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USCC는 △FDA에 주요 약물정보 수집 권한 부여 △FDA가 외국(중국)산 API·KSM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을 분석한 비공개 보고서 작성 △FDA에 중국산 외 API·KSM 사용을 지원·장려할 수 있는 규제 권한 부여 △CMS에 미국과 동맹국의 API·KSM 시장 보호를 위한 조달·상환 권한 부여 등 4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번 권고안은 미중간 무역갈등이 일시적 휴전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제기됐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미국이 갈등 재발에 앞서 자국 의약품시장 공급망 재편을 위해 관련 입법·행정절차를 속도감있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 국제관계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는 지난 7일 중국과의 무역갈등에 있어 의약품이 희토류 다음의 무역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중국산 의약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무역휴전 기간을 현명히 사용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이 관련 절차를 착수할 경우 국내 API 관련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국내 주요 전통제약사 중에선 유한양행(유한화학), 한미약품(한미정밀화학), 동아쏘시오그룹(에스티팜) 등이 계열사를 통해 API 수출·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중국 기업들이 API를 비롯한 의약품 분야에서 많은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다"며 “최근들어 미국에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나타나다보니 국내에서도 사업적으로 기회가 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형성돼있고, 실제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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