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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취임식도 열지 못했다. 장 행장이 기업은행 내부 출신임에도 가 출근을 저지한 배경에는 총인건비제를 두고 행장과 정부를 향한 누적된 불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장민영 행장은 취임 전부터 직원들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고, 30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공급, 중소기업 지원, 건전성 관리 등의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이달 23일 첫 출근에 나섰지만, 와의 대치 끝에 발길을 돌렸다. 기업은행 는 “장 내정자는 현재 기업은행이 직면한 핵심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안이나 비전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에 대한 통상적인 사전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출근을 강행하려는 태도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 행장은 기업은행 가 요구한 총인건비제와 관련해 “앞으로 노사가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는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원론적인 답변만으로는 장 행장의 임명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 행장은 1989년 기업은행 입행 후 IBK경제연구소장, 리스크관리그룹장, IBK자산운용 부사장을 거쳐 2024년부터 IBK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약 35년간 기업은행, IBK자산운용에 재직한 '내부 출신'으로 기업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가 이례적으로 장 행장의 임명을 반대한 배경에는 총인건비제를 두고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위축됐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중 김성태 전 기업은행장에 '기업은행 시간외수당 체불 문제'와 '총인건비제의 한계'에 대해 질의하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기업은행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행장이 답변을 주저하자 “진짜 해결책이 뭐냐"고 다시 질의하기도 했다. 상장사이자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시장에서 동일한 상품으로 경쟁하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약 30% 적은 임금을 받고, 1인당 800만원에 달하는 시간외수당조차 총인건비제에 묶여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기업은행 직원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331개 공공기관 전체를 전수 조사한 후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나, 언제쯤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가 체불수당 현금지급, 초과성과 공정분배 등을 강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각 기관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경영평가제도를 손보는 게 진정한 의미의 특수성 아닌가"라며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고, 규정을 고치지 않는 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문제는 장 행장이 취임 후 생산적 금융 공급,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 등 다양한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 금융에 30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첨단·혁신산업, 창업·벤처기업, 지방 소재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에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산업과 지역 성장을 선도하겠다는 게 '생산적 금융'의 기본 뼈대다.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 모험자본 투자 선도뿐만 아니라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역시 장 행장의 책무다. 기업은행은 작년 9월 말 기준 총연체율 1.0%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1.0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 행장이 내부 분위기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면 이러한 과제들을 수행하는데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달 23일부터 장 행장의 공식 임기가 시작됐지만, 내부 반발로 인해 취임식이 언제 열릴 수 있을지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장 행장의 경영 비전, 향후 계획 등은 취임식에서 구체화되지 않겠나"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6-01-25 12:04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현대자동차 가 '로봇과 전쟁' 선전포고를 날렸다. 사측이 자동차 생산에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가 크게 반발하며 정면 충돌하고 있다. 현대차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기도 전에 노사 갈등 파고에 직면한 모습이다. 과거 성과급 지급액 등을 두고 다퉜던 임금 및 단체협약 분위기 역시 앞으로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는 전날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선언했다. 는 “지난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양산형 로봇 아틀라스가 시장에 충격을 줬다. 회사는 아틀라스 3만대를 양산해 향후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분명히 경고한다. 노사 합의 없는 도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이다. 사람처럼 걸어 다니며 관절을 이용해 생산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달 초 'CES 2026'에서 공개돼 주목받았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미국에 로봇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아틀라스는 일단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투입된다. 는 소식지에서 로봇 도입과 별도로 해외 공장 물량 이전에 따른 국내 공장 고용 불안정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HMGMA로 물량이 이전하면서 국내 공장 중 두 곳은 물량 부족을 겪고 있다"며 “HMGMA 공장 생산량을 현재 연간 10만대 이하에서 2028년까지 50만대 규모로 증설하겠다는데 이는 국내 공장의 상당한 물량을 이전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의 이같은 입장이 자칫 국내외에서 '아틀라스 혁신'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단체협약에는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노사가 심의·의결한다'고 적혀있다. 가 로보틱스 산업을 '회사 발전'이 아닌 '일자리 위협'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는 최근 현대차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을 두고 “단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AI기업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며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라고 밝혔다. 또 아틀라스의 효용성은 인정하면서도 “로봇은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 좋은 명분이 된다"며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아틀라스의 1대당 가격이 약 2억원, 연간 유지 비용은 1400만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 임직원의 평균 급여는 2024년 기준 1억2400만원이다. 아틀라스가 상용화되기까지 수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사측은 당장 올해 임단협에 난항이 생기는 게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등 노사 관계 균형추 자체가 노동자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가운데 아틀라스가 에 투쟁을 위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는 '기득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자신들의 일자리는 지키면서 공장 생산성은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임금은 최대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작년 말 취임한 이종철 현대차 지부장은 후보 시절 퇴직금 누진제 도입, 생산 라인 근무시간 1시간 단축, 공장 소재지 출신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신규채용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기에 주 35시간제를 시범 시행, 임금피크제 폐지,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 등도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다. 단순 공약이긴 하지만 임단협에서 쟁점화하기에는 지나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부장 성향 자체도 강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무분규로 사측과 임단협 합의점을 도출해냈다. 작년에는 임금 인상 폭과 정년 연장 등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져 세 차례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6-01-23 11:12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