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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윤주 기자 입니다.
  • 건설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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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비주택 매입약정 공모 개시…기관마다 제각각인 운영방식은 ‘숙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도심 내 공실 상가와 오피스 등을 활용해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매입약정 사업 공모를 본격화한다. 비주택 리모델링은 신축 매입임대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 외의 대안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업 주체별로 운영 방식이 제각각인 데다 제도화가 미흡해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H는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매입약정방식 사업자 공모를 오는 27일부터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사업은 도심 내 공실 상가·오피스 등 비주택을 (준)주택으로 용도변경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LH는 '직접매입방식'과 '매입약정방식'을 병행해 올해 서울·경기 규제지역 내에 총 2000가구 우선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번 공모는 매입약정방식이다. 민간과 LH가 사전에 약정을 체결한 후 민간이 비주택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LH가 이를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대상 지역은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 15개 시·구로 이번에 경기도 내 3개 시·구(구리시,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가 추가됐다. 매입 대상 건축물 유형도 확대됐다. 매입 대상은 (준)주택으로 용도변경이 가능한 건령 30년 이내의 내진설계가 적용된 근린생활시설·업무시설·수련시설·노유자시설·숙박시설·지식산업센터 내 공장이다. 이 중 지식산업센터 내 공장이 기존 매입 대상에서 새롭게 추가됐다. 사업 절차는 올해 2분기 접수를 시작으로 서류심사 및 사전검증을 거쳐 3분기에 매입약정을 체결한다. 4분기에 리모델링 공사방안을 수립하고, 내년 1분기에 설계·인허가를 거쳐 2분기에 착공을 목표로 한다. 용도변경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나면 LH가 매입·공급한다. 신청 접수는 오는 27일부터 9월 9일까지다. 매입접수는 비주택 건물 소유자 단독으로 하거나 비주택 건물 소유자와 리모델링 사업자가 공동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매입가격은 용도변경 리모델링 후 건물을 기준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해 산정한다. 앞서 지난 4월 공모를 시행한 직접매입방식은 현재 신청 물건 대상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신청 결과 서울 11건, 경기 7건으로 총 18건이 접수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업무시설 3건(서울), 근린생활시설 6건(서울4건, 경기2건), 숙박시설(서울4건, 경기5건)이다. 접수 건에 대해 사전 검토·감정평가는 7월 중으로 진행되고, 매입심의·계약체결은 8월 추진 예정이다. 이처럼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제도화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조정희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매입형 공공임대주택의 운영실태와 개선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비주택 리모델링 제도의 운영방향이 기관별로 상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는 LH가 직접매입방식과 매입약정방식을 병행하고있지만, 기존에는 LH가 비주택을 직접 매입후 LH주도로 리모델링을 하는 방안만 시행돼 품질관리에는 유리하지만 공공의 업무 부담이 크다고 봤다. 반면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민간 사업자가 사업을 신청·시행한 후 GH가 매입하는 민간위탁방식만 시행 중이다. 민간주도적이기 때문에 사업신청부터 설계, 시공, 운영기관 연계 모두 민간이 담당한다. 이 경우 민간 전문성을 쓸 수 있지만 관리·감독 부담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임대 운영도 직접 관리하는 LH와 달리 GH는 2년 단위로 최대 20년 간 운영기관에 위탁한다. 특히 SH가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오히려 수요가 높은 서울에서 해당 사업 시행이 활발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리스크관리가 요구된다는 점도 짚었다.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은 별도 운영기관에 위탁해 관리를 전문화하고 주거에 커뮤니티 기능을 더한 모델이다. GH의 특화형 매입임대의 경우 공공이 단순히 주택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기획·운영까지 맡는다. 사업 구조 상 부실운영시 입주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조 부연구위원은 “현재 매입임대 사업은 공공이 주도적으로 대상지를 발굴하기보다 민간의 신청에 의존하는 수동적 구조에 머물러 있어 입지와 가격 결정에 한계가 있다"라며 “기관별로 제각각인 제도를 정리하고, 수동적 신청 기반에서 능동적·전략적 매입으로 전환 가능성을 탐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구미 원평2 재개발 도급계약 변경체결…내년 실착공 목표

약 1조원 규모 경북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기대를 모아온 구미 원평2동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석 결과, GS건설은 구미 원평2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과 관련해 계약금액 변경 및 세대수 조정을 내용으로 하는 변경계약을 전날 공시했다.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은 지난해 마무리됐다. 이후 지난달 27일 관리처분변경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됐고, 이달 20일 자로 공사도급변경계약이 체결됐다. 사업 추진이 가속화되면서 내년 중 실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일반 분양은 내년 하반기로 전망된다. 이번 변경계약으로 사업 계획도 일부 조정됐다. 당초 최고 48층, 9개 동, 2200세대 규모로 추진됐으나, 변경 후 최고 49층, 2023세대로 층수는 높아지고 세대수는 줄었다. 소형 평형을 줄이고 대형 평형을 늘리는 한편, 평면 구조를 3베이에서 4베이로 전환하는 등 설계 변경이 이뤄진 영향이다. 전체 2023세대 중 조합원 물량은 268세대다. 계약금액은 기존 4332억원에서 6063억원으로 1730억원(약 40%) 조정됐다. 이번 변경계약에는 그간의 물가 상승분과 커뮤니티 시설 확충 등 설계 변경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 이 같은 공사비 조정은 최근 건설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20~2021년 체결된 도급계약들이 실제 착공 시점을 맞아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한 공사비 현실화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의 경우 2021년 계약 당시 공사비는 3834억원이었지만, 올해 변경계약을 통해 6733억원으로 75% 이상 상승을 보였다. 부산 진구 범천 1-1구역 재개발 사업의 경우 기존 도급계약은 4159억원 규모였으나 2024년 요청한 금액은 7342억원 수준이다. 기존 도급계약 대비 약 72% 오른 금액이다. 한편 세대수 감소와는 별개로 2020년 관리처분 당시 대비 조합 사업비가 증가해 비례율이 떨어졌다. 최종 분담금은 추후 최종 관리처분변경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무엇보다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며 “내년 중으로 실착공에 들어가면 사업에 더 속도가 붙는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쿠팡 화재로 드러난 ‘기존 물류센터’ 안전기준 공백…소급 적용은 난제

소방 당국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이틀째 인천 쿠팡물류센터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021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관련 규정이 강화됐지만, 이번 인천 물류센터는 규정 시행 이전에 준공돼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인천서부소방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관련 3차 브리핑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경 최초 신고가 접수된 이후 약 58시간째 화재 진압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8층의 연면적 29만9308㎡규모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6층은 바닥면적이 2만8329㎡로 대략 축구장 면적의 4배 규모에 달한다. 최초 화재는 우측 구역 6층에서 시작돼 7층으로 연소됐고 이후 좌측 6, 7층으로 확대됐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건물 내부에 생활용품 등 다량의 가연물이 대량 적재되어 있어 극심한 열 축적이 발생했고, 내부 구조가 복잡해 소방대원 진입과 배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층에는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용 로봇 수백대가 위치하고 있다. 5층으로 불길이 번지면 건물 전체로 불길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어 하부층으로의 연소 방지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물류창고는 넓은 바닥면적, 높은 층고, 넓은 지하층, 물류 적재를 위한 대규모 랙(선반) 설치, 피난로 확보의 어려움, 다량의 가연물 등으로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이 어려운 시설로 꼽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물류센터 내 스프링클러는 작동했다. 다만 스프링클러는 천장에만 설치돼있고 랙 중간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는 2021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당시 국회입법조사처 등은 물류창고는 구조상 방화구획 설치에 한계가 있는 만큼 화재를 조기에 제어할 수 있도록 소방설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강화된 규정은 신축 건축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건축물의 화재 안전성 확보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부는 2024년 1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이하의 행정규칙을 개정해 스프링클러 배치 기준을 강화했다. 창고시설의 화재안전성능기준(NFPC 609)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층고가 높은 랙식 창고는 천장뿐 아니라 선반 수직 높이 3m마다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해당 기준은 신축 건축물부터 적용된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는 2023년 준공돼 적용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기존 물류센터에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건축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당시 법령에 따라 권리가 형성된다. 강화된 기준을 일괄 적용할 경우 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여기에 대형 물류센터의 특성상 스프링클러를 추가 설치하는 비용도 상당해 제도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정부도 어린이집·노인시설·병원 등 이동 약자 취약 시설과 일부 다중이용업소에 대해서만 사회적 필요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소급 적용을 추진한 바 있다. 이 경우에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비·지방비·자부담을 각각 3분의 1씩 분담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동 약자 취약 시설이나 다중이용업소 건물들의 경우 공공성이 큰 만큼 소급 적용 논의가 가능했지만, 물류센터는 영리시설인데다 규모가 커 규제를 소급 적용 하는 방안에 허들이 많다"며 “규모가 큰 주요시설들의 경우 국토부가 관리 점검을 들어가기 때문에 운영 관리 차원에서 사후 보완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한화갤러리아, 신사동 ‘더피크 도산’ 부지 품었다…하이엔드 주거사업 시동

한화그룹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한화갤러리아가 하이엔드 주거 사업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1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를 2367억원에 양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한화갤러리아 자산총액의 11.73%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다. 해당 부지는 과거 포스코이앤씨 더샵 갤러리 부지였다. 부동산 시행사 알비디케이가 하이엔드 주거시설 '더피크 도산'으로 개발하려던 사업지로 이미 공동주택 인허가를 받은 상태다. 2022년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되면서 무산됐다. 한화갤러리아는 다른 복합 시설 사업을 위해 용도변경을 하기보단 기존 인허가를 바탕으로 하이엔드 주거 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향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뒤 향후 관련 권리를 이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개발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PFV 설립을 포함해 여러 사업 구조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현재 특정 금융기관이나 시공사를 정해둔 바는 없다"고 밝혔다. 준공 이후 PFV가 해산하게 되면 한화갤러리아가 다시 매입할지 혹은 장기 임차를 할지 등 자산의 보유·운영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6월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순화빌딩을 2135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한 달 만에 연이은 대규모 투자를 한 배경으로 지주회사 출범이 꼽힌다. 한화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다음 달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이 지주회사는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사업과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사업을 아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서소문로 순화빌딩은 지주사 본사로, 신사동 부지는 하이엔드 주거단지 개발을 위해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신규 사업과 부동산 개발 등 투자 기회를 면밀히 검토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신사동 부지에 대해 “해당 부지는 희소성이 매우 높은 프리미엄 입지로, 앞으로 큰 미래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해 온 갤러리아의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단순 주거단지 개발을 넘어 차별화된 고객 경험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비아파트 살리려면 공급보다 ‘신뢰’…체감형 수요대책 필요②

정부가 수도권 비아파트 매입임대 9만가구 공급과 안심신탁사업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 공급을 확충해 전·월세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세사기 이후 무너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시장은 공급 부족뿐 아니라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임차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수요 회복도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5월 향후 2년간 수도권에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신축매입임대를 확대해 전·월세 공급을 늘리고 공공이 비아파트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공만으론 임차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 전국 임차가구는 2024년 기준 847만가구로 추산된다. 이중 공공임대주택은 197만2000가구로 임차가구의 23.2%다. 공공임대주택에 살지 않는 나머지 649만8000가구는 민간에서 공급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은 2000년대 들어 매년 10만가구 내외로 공급돼왔다. 공공주도 정책으로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매년 2~3배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을 단기에 확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히 비아파트의 경우 공급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최근 10년간 비아파트 착공실적은 연평균 약 16만가구 수준이었으나 2025년 착공실적은 최근 10년 평균의 약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시장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인 비아파트의 공급 기반이 크게 위축된 이유는 수요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2년 전세사기 사태가 번지면서 빌라나 오피스텔을 찾는 임차수요가 끊겼다.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아파트 분양시장이 축소됐고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정부는 하반기에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별도의 공적기구가 맡아 운용하는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한다. 보증기관에 전세금이 예치되면 보증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별도의 대위변제 절차 없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즉시 돌려줄 수 있다. 세입자가 낸 전세보증금은 전월세안정화기구가 관리하고 임대인에게는 운용 수익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월세안정화기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내부에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탁 제도 적용 대상은 등록 임대사업자와 비등록 민간 임대인 모두다. 비등록 민간에까지 대상은 확대됐으나 선택제라는 점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보증금 전체를 예치할 경우 전세로서의 의미가 없어지고 사실상 월세화가 진행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차 기간에 보증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없게 되므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적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만난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경매까지 2년이 걸렸다는 피해자 A씨는 안심신탁사업 도입 소식을 듣곤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다 맡기려고 할지 모르겠다"며 “당장 내 상황이 바뀌는건 아니니 정책이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등록임대사업자 요건 강화를 들었다.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하면 임차인 입장에서 소송을 해도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 사람은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주택을 소유한 자다. 주택을 소유할 계획이 확정된 자도 가능하다. 과거 5년 이내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서 부도가 발생한 사실이 있는 경우만 임대사업자 등록이 제한된다. 임대인의 실질적인 자본력을 검증하는 절차는 없다. 임대인의 부채비율이나 자산규모, 신용도 등은 임대사업자 등록시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원인부터 세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흔히 전세사기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보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로 보는 것이 맞다"며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도 있지만, 집값 하락으로 반환 능력을 잃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비아파트는 거래가 적어 적정 시세를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전세금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집값이 하락하면 곧바로 보증금 미반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인의 자본력을 일정 수준 이상 확인하는 등록요건 강화와 함께 전세금을 보다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자기자본 요건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등록 임대 사업자를 낼 때 최소 30% 이상의 자기 자본을 보유한 사람에게만 등록을 허가해 주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초 전세금 비율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대상이다. 최초 전세 보증금을 매입가격의 8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권 교수는 “경매 시 한 번 유찰되면 서울 기준 감정가의 20%가 떨어진다"며 “경매 리스크를 고려해 전세금을 최소한 첫 유찰 가격 이하로 들어가도록 제한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보증금 일부만 기관에 예치하는 에스크로 방식도 안심신탁사업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권 교수는 “전세금의 20% 정도를 HUG 등 공공기관에 예치하면 역전세 상황에서도 일부 보증금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며 “예치금은 공공이 주택공급이나 PF 재원으로 활용하고 발생한 수익 일부를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비아파트 시장 회복의 핵심은 공급 규모보다 임차인이 '이제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요가 회복돼야 민간의 공급도 따라오는 만큼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주택공급·금융·세제 부동산 릴레이토론회…“실수요 중심 구조개편 필요”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주택공급·금융·세제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부동산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릴레이 토론회에는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 등 3개 부처가 참여했으며, 오는 23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종합 대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앞서 14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을, 15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주택 금융을, 16일에는 재정경제부가 부동산 세제를 주제로 각각 토론회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첫날 국토교통부 주관 토론회에서는 새로운 공급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이미 계획된 주택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구조적 병목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인허가에서 착공, 준공으로 이어지는 '공급 파이프라인'의 단절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용적률 완화뿐만 아니라 금융·규제·세제를 아우르는 생태계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세사기 여파와 금융 규제로 착공 물량이 급감한 비아파트 시장의 정상화가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다만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투기 수요 유입을 우려하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재건축·재개발에 있어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사업성 제고를 위해 임대주택 기부채납 비율을 조정해달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도 이주비 대출 완화를 포함한 5대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한편 신규 택지 개발보다는 도심 내 유휴부지를 탄력적으로 활용하자는 제안과 공공분양의 로또 청약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위원회 주관 토론회에서는 청년 등 실수요자 지원, 전세대출 관리, 이주비 대출,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 등 4대 쟁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청년 대출 완화에 있어선 신중론이 주를 이뤘다. 가계부채 위험 가구 중 청년층 비중이 급증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출규제 완화를 하는 것은 집값만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확대 시 소득 양극화에 따른 구매력 높은 일부 계층에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세대출과 관련해서는 투기지역 외 무주택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선별적 확대 필요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주비 대출 완화를 두고는 공급 촉진과 분양가 인상 억제를 위해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특정 지역 조합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이라는 반대 의견이 맞섰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과도한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고가주택이나 과다 대출에 비용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에는 대체로 찬성하는 견해가 많았다. 다만 부모·직장 대출 등 그림자 금융까지 포괄하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정경제부 주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 과세체계를 현행 주택 수 중심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동일 자산 규모라면 자산가치에 따라 과세하는 것이 조세 형평성에 부합하고,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상당수 전문가들이 공감했지만 그 수준과 속도에는 온도차를 보였다. 매물 잠김, 임대료 전가 등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선진국 수준으로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만 보유세를 인상하자는 의견 등이 나왔다. 초고가 주택 기준 설정에 대해서는 상위 1%와 같은 상대적 기준 검토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1주택자 장기보유 혜택을 보유가 아닌 실거주 중심으로 전환해 투기 요소를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은 공감대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시장 왜곡을 야기하는 양도세 중심의 개편보다는 예측 가능한 보유세 중심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납부한 보유세액 만큼 양도세를 감면해 조세 저항을 줄이는 연동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이번 3일간의 릴레이 토론회에서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제언을 적극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향후 종합적인 정책 방향과 최종 제도 개선 방안을 수렴할 방침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국토부 “기업형 첨단도시로 메가프로젝트 지원…2차 공공기관 이전도 속도”

국토교통부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한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을 지원하고 건설산업 첨단화에 속도를 낸다. 하반기 중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지방권 중심으로 교통 인프라를 재편하는 내용도 밝혔다. 16일 국토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4대개혁·4대전략' 과제를 보고했다. 4대 개혁 과제는 지방주도성장·국토교통 서비스·불법행위근절·규제합리화 내용을 담았다. 국토부는 국토공간 대개혁을 위해 5극 3특 중심의 지방주도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으로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한다.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와 호남권 반도체 첨단거점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교통 인프라 중장기 투자 방향은 지방권 중심으로 설정해 인프라 확충 계획을 연내 순차 발표한다. 가덕도·대구경북·새만금 등 지역별 신공항 건설과 지방 공항 활성화를 통해 균형발전을 모색한다. 국토교통 서비스 구조개혁에는 코레일-SR 통합·고속도로 휴게소·인천공항 주차장 문제가 담겼다. 코레일-SR 통합은 9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공공관리회사를 통해 직계약 구조로 전환한다. 임대료는 8~9% 수준으로 낮춰 소상공인 부담을 줄인다. 인천공항 주차장 문제 개선을 위해 실 주차면수를 50% 확대했고, 2033년까지 7000면 이상 증설 계획이다. 5대 부동산 불법행위도 근절한다. 공인중개사 카르텔·정비조합 불법행위·실거주 의무 위반·부동산 알박기·소규모 쪼개기 개발 등 불법행위를 집중 관리한다. 불법·편법행위 정상화를 위해 자동차 보험체계 손질과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제재처분 수준도 높인다. 규제 합리화를 통해 국민 체감형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중고차 총액 표시제, 판매자 하자보증 책임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을 7월 중 마련한다. 4대 전략 과제에는 주거안정·근로여건개선·교통편의제고·모빌리티 첨단산업 선도가 포함됐다.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공급활성화와 임대차 환경을 개선한다. 3기 신도시 등 주요 지구 착공시기를 1~2년 단축하고,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통해 이주 지원·절차 간소화를 지원한다. 임대차 환경 개선을 위해 11월 시행 예정인 최소보장제 및 선지급-후정산 제도에 맞춰 체계를 정비한다. 임차인 전세금을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관리하여 전세보증금을 보호하는 안심신탁사업도 추진한다. 현장노동자 근로여건도 개선한다. '발주자 직접지급제' 의무화, 국토부 직권처분 도입, 페이퍼컴퍼니 근절 등을 통해 건설공사 불법 하도급 및 대금 체불을 근절한다. 운수종사자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한다. 그동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전세버스에도 유가보조금을 지급한다.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모두의 카드는 기후부 주관 그린카드와 지방정부의 무임교통카드와 연계해 편의성을 높인다. 모빌리티 첨단산업 선도와 건설산업 고부가가치화에도 힘쓴다. 광주 실증도시에 연내 자율주행 실증차량 200대를 투입한다.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선 최초로 배터리 리스 차량 판매를 10월 실증사업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2028년 목표로 UAM 상용화를 위해 시범운용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해외건설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신규펀드를 조성하고 건설 로보틱스도 활성화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서 “올해 내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발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9월 안에 전체적인 윤곽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청년대출부터 거시건전성 부담금까지…부동산 금융정책 4대 쟁점 ‘격론’

금융위원회가 주관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핵심 쟁점 4가지를 두고 찬반 의견이 갈렸다. 쟁점은 청년 등 실수요자 지원·전세대출 관리방향·이주비 대출·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이었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날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토론회에 이어 두 번째 부동산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론에 앞서 쟁점들을 소개했다. 정책금융과 청년 등 실수요자에 대해선 대출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시각과 전반적인 주택시장에 대한 자극 우려 등을 감안해 현행 규제 유지해야한다는 시각이 대립하는 상황이다. 정책금융 측면에서는 정책 모기지 지원 강화의 목소리가 크다. 2024년 1월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이후 맞벌이 소득요건은 연간 2억원까지 확대됐다. 그 결과 주택도시기금 수요자 대출액 중 신생아 특례 대출 비중이 2024년 17.5%에서 2025년 33.6%로 급증했다. 김 위원은 전세대출을 자기자본 없이도 주거 서비스 소비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주거 서비스 접근성 제고 수단으로 보면서도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한다는 부작용이 있다고 봤다. 이주비 대출은 기존주택 철거하고 정비사업 진행과정에서 주거수요 충족위한 금융수단이다. 이주비 대출을 둘러싸고 대출규제를 완화해 정비사업 조합원의 원활한 이주를 지원해야한다는 시각과 투기수요를 방지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행 규제를 유지해야한다는 시각이 대립한다. 김 위원은 주택금융 관련 현행 규제를 보완하는 측면에서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을 제안했다. 대출시장에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사실상 무한하다. 이 상황에서 주담대를 줄이면 대출의 가격인 금리가 오른다. 주담대 수요를 줄이려면 비용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을 통해 해결하자는 제안이다. 고가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 또는 과다 대출에 부담금을 별도로 부과해 주담대 수요와 고가주택 수요를 낮추자는 것이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청년대출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채가 자산보다 높은 고위험 가구 가운데 20·30대 청년 가구 비중이 2020년 22%에서 2025년 34%로 급증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년층 대출한도를 늘리는 것에는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청년을 위해 대출한도를 늘린다고 해도 매도자와 개발업자 이익으로 대부분 귀속된다는 점도 짚었다. 청년 대출의 실수요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소득 양극화로 부모나 조부모의 지원을 받는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원장 삼프로 TV 부사장도 “부모로부터 상속·증여받거나 좋은 직장에서 성과급을 받은 일부 직장인과 같이 구매력이 센 계층이 등장해 지금 집값을 올리고 있는 분당·과천·동탄 등에 진입하고 있다"며 “대출확대시 이런 계층을 그렇지 않은 청년과 구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세대출에 관해선 비투기 지역이나 서민에 대한 대출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서 상무는 비투기 지역은 공급이 충분해 대출수요가 늘어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취약계층의 대출을 늘려야 한다고 봤다. 그는 “투기지역에 전세자금 대출 확대는 안된다"면서 “비아파트 주거용 부동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므로 금융측면에서 부동산 공급을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 역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라며 “대출규제는 대출없이는 집을 못사는 사람들의 수요를 막고 있어 왜곡을 발생시키므로 규제는 단기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 역시 무주택 서민에 대한 전세대출 확대는 필요하다고 봤다. 김 부사장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수요는 토허제 등으로 인해 투기적 수요가 아니"라며 “직장이 대부분 서울에 있으므로 열심히 사는 서민은 멀리 이사가기보다 조금 더 나은 전셋집을 마련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비 대출을 둘러싸곤 여러 의견이 갈렸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정책본부장은 공급여력 확대를 위해 대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본부장은 “추가 이주비는 건설사가 금융기관에 신용 보강을 하고 금융기관이 조합에 대해 대출시행한 후 조합원에 대여하는 구조이므로 기본 이주비보다 금리가 높다"며 “조합원 금융부담 가중되고 이것이 일반 분양가에 반영돼 분양가가 인상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건설사 수익을 위해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을 더 부담하고 이것 때문에 이주비를 더 지원해야한다면 임시거처 마련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이미 6억원의 이주비 대출을 해주고 있다"면서 “이주비 대출 대상은 재개발·재건축이 이뤄지는 특정 지역의 조합원 대상"이라며 혜택을 받는 대상이 좁다는 점을 지적했다.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에 대해선 대체로 찬성하는 견해가 많았다. 서 상무는 이에 찬성한다면서 부담금이 대출비용을 높여 주택수요 안정에 기여한다고 봤다. 다만 개인에게 직접 부과하기는 어렵고, 건전성 책임은 금융기관에 있다는 점에서 은행이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배 애널리스트는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에 찬성하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부모대출이나 직장대출 같은 그림자금융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DSR 산정시 주담대 위주로 할 것이 아니라 전체 신용대출을 포괄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김 박사는 “부담금을 은행 전체로 부과하더라도 특정 계층에 전가될 수 있어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장기적으로는 다른 지역에서도 살고 싶도록 근본적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나 양질의 직장 등을 수도권 외에 마련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고 봤다. 플로우에서는 주택 공급 측면과 수요 측면에 대한 의견들이 나왔다. 공급측면에 대해서는 주택공급을 하고자 한다면 주거용 PF대출에 대해 규제 완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장에선 지식산업센터를 짓든, 공동주택을 짓든 규제 때문에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것이다. 주담대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주담대가 막혀 입주가 늦어지면 HUG와 보증사가 대위변제를 하게 되고 계약자들은 신용불량자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부동산과 금융은 국민의 삶에 맞닿아있는 문제"라며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안정을 걱정하는 시각과 청년과 무주택자 주거 사다리가 좁아졌다는 시각도 있음을 알고 있으며, 서로 다른 생각이 왜 나왔는지 확인하고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오세훈 시장 부동산 정책 건의…“대출규제 완화·과표체계 손질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정책 관련해 대정부 건의사항 3가지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의견을 밝히지 못하고 제도개선 보고서만 제출했다. 이날 오 시장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과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방안, 세금 정책 개선 방안을 밝혔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주비대출이 막혀 사업지연이 많다"면서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등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과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용적률 완화를 위해 적용하는 임대주택 제공비율 조정도 현행 50%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도 밝혔다. 오 시장은 “비아파트는 청년·서민 주거를 받치는 주요 축"이라면서 “민간임대사업자 공급기능을 정책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형·민간임대사업자를 적대시하는 정책이 아니라 매입형 민간임대사업자 등에게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세제체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세금정책은 공급을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표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현행 과표 기준은 2009년에 마련됐다"면서 “그동안 서울 집값이 달라졌고, 공시지가가 6억이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자의 과도한 세부담을 덜기 위해 재산세·종부세 최고세율 과표구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공급이 뒷받침돼야 시장이 안정되고 청년과 서민도 다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며 “국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정책이 주택정책인 만큼 정부의 주택정책에 적극 반영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완공했지만 못 판다”…PF 부실, 브릿지론 넘어 ‘본PF’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착공 전 단계인 '브릿지론'에서 준공까지 마친 '본PF'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금리 기조 이후 중도에 접기 어려운 사업은 준공까지 이어져 브릿지론 단계 리스크가 본PF 단계로 이동한 상황이다. 13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8차 부동산PF 전금융권 현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170조원으로 2023년 말(231조원)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의이하비율은 전분기 말 8.4%에서 올해 1분기 9.7%로, 부실우려비율은 6.3%에서 7.1%로 상승하며 PF 건전성은 다시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실 수준을 뜻하는 유의이하 사업장 잔액은 올해 1분기 16.4조원이었다. 전분기 말 14.7조원 대비 1.7조원 증가했다. 정리·재구조화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신규 부실 사업장이 유입된 영향이다. 완공 이후에도 회수가 어려운 사업장이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고금리 이후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가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브릿지론 단계에서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느냐'가 핵심 리스크였다면, 본PF 단계에서는 '완공한 건물이 팔리느냐, 임대가 되느냐'가 핵심 리스크"라며 “부실이 본PF로 이동했다는 것은 결국 시장 수요가 위축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금리 급등 이후 신규 사업은 사업성이 떨어지면 착수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반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은 중도에 접기 어려워 일단 준공까지는 갔지만, 이후 분양 부진이나 매각 지연으로 자금 회수가 막히는 사례가 증가해 본PF 단계로 부실이 넘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한신평 분석에서도 확인된다. 본PF 잔액은 2분기 중 약 0.9조원 증가해 경·공매 추진 사업장 내 본PF 비중은 전분기 16.7%에서 20.6%로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본PF 비중이 23.6%까지 확대돼 본PF 사업장의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신평은 “기존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진행 리스크에 더해, 완공 이후 분양성과 부진 및 매각 지연에 따른 본PF 회수위험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회수 여건도 악화되는 모습이다. 법원경매정보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경매 매각률과 매각가율이 2024년 하반기에 최고점을 찍고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5월 말 기준 매각가율은 58.2%까지 낮아졌다. 경매를 통한 사업장 해소가 지연되고 담보가치 회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신문이 금융투자협회 경공매 PF 매각추진 사업장 리스트를 직접 분석한 결과, 이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 충남 천안시 성성동의 한 업무시설(감정가 약 3136억원)은 준공을 마쳤지만 아직 공매조차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경기 부천시 내동의 한 물류센터(감정가 약 1802억원)는 완공 이후 화재보험 등 미비 서류를 보완하며 공매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주상복합 사업장(감정가 약 405억원)은 유치권 분쟁으로 매각이 장기화되고 있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일부 호수는 매입 협의가 무산됐고, 현장을 점유 중인 유치권자와의 협의도 수개월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경남 김해시의 한 병원 건물(감정가 약 240억원)은 준공 후 전체가 공실로 남아 있고, 광주광역시의 한 주상복합 사업장(감정가 약 190억원)은 입주 지정일이 지나면서 수분양자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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