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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윤주 기자 입니다.
  • 건설부동산
  • sjy@ekn.kr
재개발 표류하던 관악 난곡…LH 소규모 정비 첫 공공단독시행

소규모주택정비사업지인 서울 관악구 난곡 A2구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해 개발된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지에서 LH가 공공 단독시행에 나서는 첫 사례다. 특히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LH가 사업 전 과정을 직접 맡아 추진하는만큼 신속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관악 난곡 구역을 첫 모델로 삼고 공공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도시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LH는 관악 난곡 지역에 가로주택정비사업 공공시행자로서 750가구 규모 주택을 공급한다. 관악 난곡 A2 구역은 관악구 신림동 687-2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2만9306㎡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에 해당한다. 난곡구역은 30% 이상 주민 동의서를 얻어 모아타운 대상지 심사를 받았다. 서울시는 종로구 구기동·관악구 난곡동·동작구 노량진동·서대문구 홍제동을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한 바 있다. 시는 지역 사업 여건을 고려해 조합 설립 추진 절차를 지원한다. 용역비·세대수·공공커뮤니티 규모 등을 정하는 도시 관리계획을 수립한 뒤 조합을 설립할지 공공 시행 방식으로 갈지를 선택한다. 난곡구역 주민들은 조합을 설립하는 대신 LH가 공공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관리계획 수립과정에서 난곡구역은 LH 지원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처음엔 공공 참여형으로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았지만, LH와 지역 주민들 간 합의로 LH가 직접 공공시행자로 나서기로 했다. LH가 공공시행자로 나서는 것은 조합을 설립하지 않는 대신 LH에 신탁을 맡기는 것과 같다. LH에 공공책임시행을 맡기게 되면 난곡구역 주민들은 LH에 수수료를 낸다. 주민들의 의견은 주민대표위원회를 통해 받는다. 난곡구역에 진행되는 공공 단독시행방식은 LH가 기존에 진행하던 '공공개발'과는 차이가 있다. 공공개발은 LH가 토지수용부터 계획과 아파트 공급까지 전 과정을 맡아 진행하는 것이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공공 단독시행방식은 땅 소유권은 주민들에게 있고 사업권만 LH에 넘기는 것이다. LH는 주택공급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의 기조에 따라 가시적인 주택공급 실적을 내기를 원한다. 또 단순히 임대주택 관리자나 토지 판매자가 아니라 공공의 신뢰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로서 시장에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발주처가 돼 시공사 선정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LH가 난곡에 공공시행사를 제안한 이유는 주민들 성향이 반대나 갈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LH의 역할에 대해 주민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공공개발을 하려면 통상 4년 가량 소요되는데 난곡구역의 경우 이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사업지에 위치한 한 부동산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난곡은 서울 시내 중에서도 외곽지역이라 분양가를 높이 쓸 수 없어 사업성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민 입장에서는 시행사의 자금문제나 조합 내 내부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기를 원치 않았다. 결국 주택공급 성과를 내야 하는 LH의 입장과 신속한 입주를 원하는 주민 간 이해관계가 맞아 LH가 공공시행자로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난곡구역은 지형·사업성 문제로 2011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 3년 만에 지정 해제된 바 있다. 당초 인근 신림 7구역에서 난곡구역을 포함해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단독주택이 적고 공동주택이 많은 탓에 사업성을 이유로 재개발구역에선 배제된 것이다. 이후 난곡구역만 따로 대규모 재개발이 아닌 소규모(1만㎡ 미만)주택정비사업으로 변경해 사업을 진행했다. 국토부는 조합 방식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비사업에 전문성을 더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고자 LH 등 공공참여 시 사업면적을 확대(1만㎡→최대 4만㎡)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제도개선안엔 기금융자를 저리(조합 2.2%, 공공참여 1.9%)로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난곡구역은 모아타운 관리계획을 통해 종상향이 적용된 사업지로 약 264% 용적률을 확보했다. 일반 사업지 공공기여(임대주택 등)는 약 50%지만 서울시는 지가가 낮거나 과밀해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의 정비사업을 돕기 위해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를 도입했다. 보정계수를 곱해 허용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으면 그 늘어난 분량의 약 50%를 공공기여로 내놓아야 하지만 난곡의 경우 LH 공공기관 지원 대상지 선정 등으로 공공기여분이 20%로 감소했기 때문에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주민들은 LH 지원을 통해 사업성을 제고하고, LH는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 디벨로퍼로서 첫삽을 들었다. 난곡구역을 시작으로 향후 소규모주거정비사업의 공공시행 방식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15개월 만에 최저치…당분간 먹구름 이어질 듯

대출 규제 강화·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부담 등으로 수분양자들의 입주가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비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25.1포인트(p) 하락했고,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0.6%로 소폭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산출한다.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좋음' 응답비중과 '나쁨' 응답비중의 차이에 100을 더해 산정한다. 좋고 나쁨의 판단이 같은 경우에는 지수가 100이 된다.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9.3으로 25.1p(3월 94.4→4월 69.3)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20.8p(97.5→76.7), 광역시 26.8p(100.0→73.2), 도 지역 25.4p(89.1→63.7) 모두 20p 이상 크게 하락했다. 전국 입주전망지수가 70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작년 1월 전망 이후 15개월 만이다. 작년 1월엔 탄핵정국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돼 입주전망이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연구원은 이번 입주전망의 급격한 하락을 정책·대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 수분양자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좋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부담과 신축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 강화, 거래 위축이 지속됐다. 다음 달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도 입주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과 경기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6.5p(100.0→93.5) 감소해 소폭 하락했지만, 인천 32.5p(92.5→60.0)·경기 23.4p(100.0→76.6)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타 지역과 달리 서울은 15억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나타나 신축 아파트 입주 전망이 소폭 하락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광역시에서도 하락세가 관찰됐다. 울산·대전·부산·세종은 30p 이상 하락했고, 광주·대구는 10p 대 하락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울산 36.6p(105.8→69.2)·대전 33.4p(100.0→66.6)·부산 30.0p(105.0→75.0)·세종 37.3p(114.2→76.9)로 하락했다. 광주 11.9p(83.3→71.4)·대구 11.6p(91.6→80.0)로 소폭 하락했다. 도 지역 역시 충북 40.9p(90.9→50.0), 충남 29.7p(93.3→63.6), 제주29.4p(89.4→60.0), 경남27.1p(93.7→66.6), 전남 26.2p(83.3→57.1), 강원 23.3p(83.3→60.0), 경북 20.6p(93.3→72.7), 전북 5.7p(85.7→80.0) 순으로 모든 지역에서 입주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연구원은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이 나타난 이유를 다주택자 규제의 여파로 설명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방 주택 처분 압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돼 지방시장 위축 전망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1일 정부가 '2026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연장이 제한될 경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보증 등 정책대출도 축소돼 주택시장이 전국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전망지수는 공급, 가격, 금융조달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2020년·2021년에는 높은 유동성과 함께 공급량도 늘고, 가격도 빠르게 늘었다. 당시 지수가 100에 도달하며 정착하나 싶었지만 가격이 정체됐다. 가격이 정체된 상황에서 공급이 많다 보니 2022년까지는 지수가 40 밑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 이후 공급이 급감해서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금융조달·세제강화 등으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평균 70선에서 지수가 정체돼있다. 2월 대비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0.6%로 전월 대비 1.4%p 소폭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매물감소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울이 5.8%p(85.2%→91.0%) 상승했다. 반면 인천·경기권은 3.7%p(81.0%→77.3%) 하락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강원권 10.0%p(30.0%→40.0%), 대구·부산·경상권 1.5%p(56.6%→58.1%) 상승했다. 대전·충청권 5.9%p(63.4%→57.5%), 광주·전라권 4.5%p(57.6%→53.1%), 제주권 1.6%p(67.2%→65.6%)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입주 사유는 잔금대출 미확보(32.1%), 기존주택 매각지연(32.1%), 세입자 미확보(17.0%), 분양권 매도 지연(3.8%) 순으로 나타났다. 노희순 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아진 상황"이라며 “금융비용·거래비용 등이 높아지는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입주전망지수가 좋지 않을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은행권의 대출을 규제하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수분양자는 제2금융권 등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선거철 단골 ‘철도 지하화’ 공약…용적률보다 중요한 건 ‘단절 해소’

철도 지하화 공약은 매번 반복되지만 많은 경우 국토교통부 정책과 속도를 맞춰 실행까지 이어지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용적률·개발수익 환원 등이 강조되지만 사업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지역 내 연계성을 고려한 계획이다. 현재 국토부 선도사업으로 경기도 안산을 비롯한 3개 사업이 기본계획 수립단계에 있다. 대표적인 철도지하화 성공사례인 경의선 숲길에서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고려해야할 사항을 짚어본다. 6·3 지방선거가 가까워 오자 철도 지하화 공약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작년 대선에서도 당시 이재명·김문수 후보가 철도 지하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김동연 지사는 지상철도 지하화 통합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철도 상부 부지의 평균 용적률 최대 900%까지 상향 △인프라펀드 조성을 통한 개발수익 도민 환원 △인프라펀드 관리를 위한 경기투자공사 설립 등을 약속했다. 철도 지하화는 과밀화된 도시에 새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철도 지하화는 주로 유동 인구가 많고 여러 노선이 겹치는 환승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일례로 일본 시부야는 철도 지하화 사업을 계기로 주변 도시개발까지 진행해 이른바 스테이션 시티(Station-City) 개념을 도입했다. 지상철도 주변 지역이 철로를 기준으로 단절된 상태라는 점도 철도 지하화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기존 지상철도 구간은 주요 도심부를 통과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 시설을 통해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철로 주변은 별도 시설이 없다면 완전히 단절된다. 대표적인 예가 구로1동이다. 구로1동은 '구일섬'으로도 불린다. 1호선 경인선·경부선·구로차량기지·1번 국도 등으로 사면이 막혀있어 고립된 섬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철로를 중심으로 세워지는 건물 근방 주민들은 소음·분진 등의 피해를 입는다. 구로주공아파트1·2단지, 현대연예인아파트, 우방아파트는 지상철·차량기지와 접하고 있어 주민들은 피해에 직접 노출됐다. 이처럼 단절 해소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공약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 이유는 만만치 않은 비용 부담 때문이다. 또 그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상인, 토지주 등을 비롯한 많은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조율하는 일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철도 지하화 사업에서 비용부담의 근거를 정하고 있는 법은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이다. 작년 1월 31일부터 시행된 이 법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채권 발행을 통해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한다. 정부의 별도 재정은 투입되지 않는다. 결국 철도 지하화가 지자체의 숙원사업이라 해도 재무성 검토 과정에서 좌초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 예산 사업이라면 정부가 우선순위를 정해 배분하면 되지만, 비예산 사업은 시장성이 성패를 가른다. 지방 노선은 상부 개발수익으로도 공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은 지난달 5일 철도 지하화 사업에 대해 선도사업 3개를 선정해 우선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선도 사업지는 경기도 안산과 대전, 부산이다.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하기보다는 지역 선도 사업 추진해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연차별 계획으로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경의선 숲길과 같은 성공 사례에 자극받아 지하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각지에서 이어진다. 국토부는 현재 지자체로부터 희망 노선과 지역을 취합해 리스트를 작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도사업 3곳의 기본계획 용역이 추진 중인 지금, 경의선 숲길이 단절된 도시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의선 숲길은 경의중앙선 가좌역에서 용산문화체육센터 사이 6.3km 구간에 조성된 도심공원이다. 원래는 용산역을 오가는 화물열차가 다니던 철길이었다. 철길을 중심으로 건물들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개발에도 제약이 많아 주변은 대부분 낙후된 동네였다. 2004년 문산~용산 복선전철화사업이 추진되면서 철도 지하화가 이뤄졌다. 지상 구간을 무상으로 받은 서울시가 2011년부터 457억원을 투입해 철길을 따라 선형 공원을 만들었다. 변화는 단순한 녹지 조성을 넘어섰다. 철길을 따라 긴 선형 공원이 만들어지면서 공원을 바라보는 상권이 생겼다. 자연스레 유동 인구가 늘고 다른 지역들이 연결됐다. 연남동에 사는 사람들이 공덕동까지 산책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원형이 아닌 선형으로 공원이 조성되자 공원에 접하는 면이 여러 지역에 닿았다. 공원은 공동의 공간이 되면서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도 도움을 줬다. 김동준 국토연구원 도시정책 환경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철도부지개발을 위해 토지이용계획·밀도계획·동선계획을 수립할 때는 현재 단절된 지역의 물리적 환경뿐만아니라 비물리적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기존에 단절됐던 도시 조직이 다시 잘 연결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나 통행량, 경제·사회적 특성 같은 비물리적 환경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경의선 숲길을 설계할 때 지리적 복잡성과 다양성을 고려했다. 경의선 숲길 지역의 역사성·지역성·사회성·생태성을 공원 계획에 녹이고자 했다. 용산의 지명이 유래된 용을 닮은 능선이 지나던 새창고개 구간엔 능선을 복원했고, 하이킹에 적합하도록 가벼운 언덕과 산책로를 구성했다. 연남동 구간엔 원래 이 구간을 지나던 물길을 재건해 역사성과 생태성을 복원했다. 또 철로를 따른 산책길이 각 골목의 상권들로 유연하게 연결될 수 있게 했다. 상권 변화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마포구 대흥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경의선 숲길에서 작은 카페를 하려면 보증금 3000만원에 월 200만원은 줘야 한다"며 경의선 숲길이 조성되기 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안산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공사비가 4357억원이었던 경의선 숲길과 달리 총사업비 1조7311억원에 사업구역이 71만㎡가 넘는 대규모 사업이다. 2025년 12월부터 기본계획 용역 추진 중에 있다. 안산시 역시 철로를 기준으로 구도심과 신도심이 단절된 것을 해소하고 도시공간의 연계성을 회복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선부동·성포동·본오동 등 구도심과 고잔 신도심·국가산업단지가 각각 분리돼 발전해온 것이 한계였다는 것이다. 시는 '단절을 해소하고 통합된 도시구조'를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봤다. 경의선 숲길 사례에 비추어 기본계획에 반영돼야 할 것을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하나는 신·구도심을 자유롭게 연결하는 보행축과 녹지축 조성이다. 시의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고급주거를 포함한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구간이 존재한다. 이 구간이 거대 주거 단지가 돼 또 다른 단절을 낳지 않으려면 복합개발을 통해 열린 공간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는 현금흐름의 안정성과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복합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부에 오피스만 지으면 임대가 다 나갈 때까지는 수익이 안나지만, 집을 짓고 팔면 확정 수익이 나기 때문에 초기 사업비 회수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계획이다. 안산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국제업무지구·공공복합업무지구·R&D시설 업무지구 등으로 구역을 나누어 기본계획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 안산와스타디움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안산시청사 등 주변 건물들과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위원은 “원활한 용도별로 적절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업대상지의 기존 소유주들 같은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원만한 협의가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있다"며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산을 비롯한 선도사업 3곳의 기본계획은 앞으로 전국 단위 철도 지하화 사업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간 단절이 해소될 때 도시재생의 공공성 면에서도, 상부 개발의 수익성 면에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수열에너지 도입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7년이면 본전 뽑아

서울시가 국내 지하 공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냉·난방에 수열에너지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 건물 전체에 수열에너지를 도입함으로써 6억원 이상의 연간 운영비 절감과 1500톤 가량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그간 서울엔 롯데월드타워와 코엑스 무역센터 등 민간 건물에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가 있었지만 공공 인프라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수열에너지를 도입하는 첫 사례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삼성역에서 봉은사역까지 지하 5층, 시설면적 17만㎡의 규모로 들어선다. 국내 지하 공간 개발로는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광역복합환승센터로서 통합역사(GTX, 위례신사선), 버스환승정류장, 공공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냉·난방 시설로 수열에너지를 도입할 때 장점은 기존 상수도관을 열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별도로 송전선로를 깔 필요가 없고 도심에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원리는 대기와 물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건물 안의 열을 한강 물을 통해 바깥으로 내보내 열을 식힌다.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강물을 실내로 들어오게 해 열을 건물 안으로 이동시킨다. 물이 대기보다 온도차가 적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수열에너지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전기요금 등 운영비는 매년 6.2억원이다. 관로공사에 25억원, 건물 내 설치되는 수열 기계설비 공사에 20억원이 소요돼 수열에너지 관련 설비 설치비용은 45억원이다. 7년이 넘어가면 초기 투자 비용 회수가 가능한 것이다. 시가 수열에너지 사업 시행을 맡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설계·공사지원·공급을 맡았다. 수열에너지 설비는 한강 물인 원수를 공급하는 인프라와 그 물을 사용하는 건물 내 시설로 나눠진다. 지하에 광역상수도 원수관이 지나가면 이 관으로부터 복합환승센터 건물 쪽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도록 연결 배관을 설치하는 일은 수자원공사가 맡는다. 연결 지점부터 복합환승센터 내 열교환기·펌프·내부 배관 등 내부 설비 관리는 시의 몫이다. 민간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인 롯데타워와 코엑스와 복합환승센터의 공통적인 조건은 관로가 가까이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로가 건물 가까이 지나고 있어 경제성이 보장돼 수열에너지 사용이 용이하다. 수자원공사는 복합환승센터에 2030년부터 2049년까지 20년간 1800RT(냉동톤, Ton of Refrigeration)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해 건물 전체 냉·난방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는 에어컨 약 1800대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냉방 규모에 해당한다. RT는 0℃의 물 1톤을 24시간 동안 0℃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1RT는 약 3.5kW에 해당한다. 환산하면 6438kW 규모다. 롯데타워는 3000RT(약 10500kW), 코엑스는 7000RT(약 24500kW) 규모로 도입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원수가 열만 교환하고 다시 수자원공사의 관로로 회귀될 수 있도록 물을 활용하는 계약을 20년간 맺는다"며 “계약이 만료되면 협의 뒤 다시 갱신한다"고 설명했다. 수열에너지 도입으로 기존 냉·난방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가 약 35% 절감된다. 그 결과 온실가스는 1498톤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 지난 6일 서울시가 수자원공사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것은 2020년 광역상수도 원수 활용에 관한 MOU체결 이후 후속 조치다. 6년 만에 협약이 진전된 것은 복합환승센터 사업 진행 중 중간 설계과정에서 KTX가 빠져 재설계가 필요했고, 근로기준법도 개정돼 공기가 늘어 GTX-A 삼성역 개통이 지연된 전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복합환승센터는 2028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수열에너지 시설은 완공 일정에 맞춰 공사 예정"이라며 “원수관로를 빼내는 작업을 올해 작업하고 열교환기·히트펌프 등 기계 장비 설치에 2~3년 소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복합환승센터 총사업비는 1조795억원 규모다. 재원은 광역급행철도사업·위례신사선·GBC 공공기여금·주변 교통개선사업 부담금을 활용한다. 서울시가 물사용료로 매년 수자원공사에 내는 비용은 5500만원이다. 이 안에는 유지·보수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누적 28.4만RT 규모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 역시 그 공급 목표의 일환이다. 이는 발전설비 용량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GW 수준으로 원전 1기와 맞먹는 규모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국가계약분쟁조정제도 개선안 윤곽…다음 과제는 ‘구속력’

정부가 조달기업 보호를 위해 국가계약 분쟁조정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 방안인 '구속력 부여'는 이번 법령 개정 목표에서 제외됐다. 유사한 조정제도인 금융소비자 분쟁조정제도에서 구속력을 부여하는 법안의 향방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재정제도·필요적 전치주의 폐지·부당특약 심사·국선대리인 제도 도입이 상반기 목표지만 실효성 확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분쟁조정 접수건수는 1건('14)에서 출발해 5건('16), 9건('18), 25건('20), 37건('22), 46건('23), 53건('24), 60건('25)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는 100건가량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청 건수의 80% 이상이 영세 중소기업인 만큼 담당 인력 확충과 법령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가계약법령 개정을 통해 발주지관이 위원회 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2026년 제1차 조달정책 심의위원회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조달청 등 발주기관과 조달업체 간 국가계약은 법적으론 사인 간 계약과 같다. 한쪽 당사자인 발주기관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다. 재정경제부 국고실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발주기관과 조달업체가 대등한 당사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며 “이번이 아니더라도 단계적으로 구속력 부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속력 부여 논의의 배경에는 유사한 제도인 '금융소비자 분쟁조정제도'가 있다. 소액 금융분쟁에서 금융회사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결과를 의무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편면적 구속력'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국가계약 분쟁조정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려 했지만, 해당 법안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례 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다른 개선안까지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목표 수정으로 이어졌다. 이번 상반기 국가계약법령 개정 목표에는 △재정제도 △필요적 전치주의 폐지 △부당특약 심사 △국선대리인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재정제도는 계약금액 조정이나 보증금 국고귀속처럼 객관적인 조사·검증이 필요한 사안에 적용된다. 기존에는 제출 서류만을 기초로 조정안을 마련하다 보니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재정제도가 도입되면 금전적 분쟁에 대해 위원회가 직권 조사를 통해 공신력 있는 수치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 필요적 전치주의 폐지도 진행한다. 기존에는 발주기관에 이의신청을 먼저 해야만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 요건이 폐지되면 이의신청 절차 없이 바로 위원회 조정이 가능하다. 부당특약 심사제도는 사전·사후 모두 가능하다. 발주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달기업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계약 조건을 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 예방하도록 사전 신청에 의해 계약 체결 전에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위원회도 직권으로 심사해 부당특약에 해당되면 시정 권고를 내릴 수 있다. 국선대리인 제도는 재정 부담 등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업체를 위한 장치다. 분쟁조정위원회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로 100일 안에 조정이 이뤄진다. 서류를 제출 후 위원들이 검토를 거쳐 조정일에 양측의 입장을 듣는다. 이 과정에서 법률 조력을 받기 어려운 영세기업이 국선대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변호사·학계·실무·경영계 등 민간위원 10명과 정부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법원은 위원회의 결정문을 의미있는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1차적으로 사실관계가 정리된 자료이고 각계 전문가들의 판단을 거쳤기 때문이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조달기업의 권익 보호에 기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위원회 조정안의 실효성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재정경제부의 산하기관인 조달청과 조달기업 간 분쟁에서 내부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다. 본지가 보도한 군납셔츠 납품업체 '캠프리본' 관련 기사에 대해 조달청은 “2023년 1월 계약업체의 동의를 받아 검사기관을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조달품질원으로 변경하는 수정계약을 체결해 일방적으로 검사기관을 변경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업체는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조달품질원으로의 변경을 문제 삼지 않았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조달청 관례를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는 비대칭적 구조가 문제였다. 계약서 수정은 없었다. 조정제도 실효성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금융소비자 분쟁조정에서 소액에 대해 구속력을 부여하려는 것처럼, 발주기관과 조달기업이 현실적으로 대등하지 않은 경우에는 조정안이 구속력을 갖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발주기관과 조달기업이 계약의 대등한 당사자라고 해도 국가계약의 특수성은 있다. 국가계약법령은 국가 등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계약 내용을 정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입찰과 계약 과정은 공정성·투명성·효율성을 달성해야 한다. 조정제도의 장점은 분쟁을 신속히 해결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변호사 선임료·증인 출석비용· 분쟁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등 소송에 따르는 부담을 낮추는 데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조정이 실제로 성립됐을 때 얘기다. 위원회에서 의견을 소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분양현장] 노량진 하이엔드 시대…라클라체자이드파인 견본주택 가 보니

GS건설·SK에코플랜트가 지은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이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에너지경제신문이 견본주택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를 직접 방문했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은 우수한 입지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 단지를 시작으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밀집한 뉴타운이 완성되면 향후 인근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다만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와 높은 경쟁률을 부담 요소로 꼽았다.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은 최고 28층 14개 동 총 1499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이중 조합원 및 임대물량 등을 제외한 전용면적 59~106㎡ 369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위치는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294-220번지 일원 노량진6 재정비촉진구역이다. 노량진 뉴타운은 총 8개 구역 9048가구 규모다. 라클라체자이드파인(1499가구)을 비롯해 오티에르 2개 단지(2992가구, 1012가구), 디에이치(844가구), 아크로(987가구), 써밋(727가구), 드파인 2개단지(579가구, 411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로 들어온다는 점에서 미래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물량은 △59㎡A 132가구 △59㎡B 9가구 △59㎡C 28가구 △84㎡A 65가구 △84㎡B 91가구 △84㎡C 20가구 △106㎡A 24가구다. 타입별 분양가는 △59㎡ 19억원 중반~21억 후반대 △84㎡ 23억원 중반~25억원 후반대 △106㎡26억원 후반~30억원 초반대 등으로 책정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3.3㎡당 약 7600만원 수준이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한 40대 여성은 “초창기 진입을 고민 중" 이라며 “보통 뉴타운은 초기 분양가가 결과적으로 저렴해서 지금 들어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분양가가 높기도 하지만 경쟁률이 워낙 세서 당첨이 힘든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59㎡ 유닛을 둘러본 어린 자녀를 둔 40대 부부는 “전체적으로 수납공간 활용도가 높아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도 “작은 평수라 확장을 하지 않으면 좁은 느낌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또 “4베이 구조가 아닌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단지는 남향 위주로 배치돼 채광 효율을 높였다. 다만 모든 구조에 4베이 구조가 적용된 것은 아니다. 84㎡ 유닛을 둘러본 50대 남성은 “입지도 괜찮고, 현재 신축에 살고있는데도 지금 살고있는 집과 비교하면 마감이나 구조가 좋아보인다"고 했다. 방문객들이 공통적으로 짚은 장점은 우수한 입지였다. 도보 거리에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이 있어, 여의도·서울역·광화문·강남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 근처에 대형 쇼핑시설과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단지 근처에는 하나로마트와 더현대 서울, 타임스퀘어,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롯데백화점 등이 위치해있다. 보라매병원,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중앙대학교병원, 강남성심병원 등 주요 의료시설로도 접근이 쉽다. 단지 인근에 초·중·고등학교가 고르게 밀집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영화초, 영등포중, 영등포고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있다. 분양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만큼 커뮤니티 공간이 잘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독서실, 휘트니스 클럽, 다목적 체육관, 게스트 하우스 등이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비돼 있었다.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총 3개실 규모로 마련돼있다. 손님이 찾아와 묵을 곳이 필요할 때 일정 요금을 내고 미리 예약을 하면 사용 가능하다. 분양 일정은 오는 13일 특별공급, 14일 1순위 해당지역, 15일 1순위 기타지역, 16일 2순위 청약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일은 22일이고, 정당계약은 다음달 4일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입주는 2028년 11월 예정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사무실이 오피스텔로?”…방치된 공실 상가, 임대주택으로

방치된 공실 상가와 오피스가 청년·신혼부부가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한다. 4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업무시설·근린생활시설·숙박시설같은 비주택을 준주택(오피스텔·기숙사 등)으로 용도 변경해 공급하는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2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후 수시로 매입을 확대해 실제 공급량은 2000가구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치는 주택 수요가 집중된 서울·경기 권역이다. 수도권 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이 주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등 우수 입지를 우선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투 트랙으로 운영된다. LH가 직접 매입해 착공하는 'LH 직접매입' 방식과 민간과 LH가 약정을 체결한 후 민간이 직접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LH가 이를 매입하는 '매입약정'방식이다. 이날 공고된 방식은 LH 직접매입 방식이다. LH 직접매입방식은 LH가 선매입 과정에서 우수 입지의 건물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5월 초 공고 예정인 매입약정방식은 창의적인 역량을 가진 민간이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압박 상황에서 민간이 쉽게 사업에 나설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국토부 관계자는 “그래서 LH 직접매입방식과 병행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민간 참여가 생각만큼 이뤄지지 않는다면 LH 직접매입방식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국토부 측은 “LH가 매입할 때는 마련돼있는 기금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부담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매입 시에는 건물 동 단위 매입을 원칙으로 하되 층 단위 매입도 함께 추진될 방침이다. 매입 절차는 접수가 이뤄지면 서류심사 후 LH가 사전 검토를 한다. 감정평가가 있은 후 매입심의를 거쳐 매입대상에게 통보한 뒤 매매계약까지 이어진다. 매입시 심의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계량적 요소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주택 건물의 매입가격은 용도변경 전 기준으로 인근 시세를 감안한 감정평가가격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해 가격의 적정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제도개선도 이어진다. 이번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업무시설·근린생활시설·숙박시설이지만, 공실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도 향후 사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현재는 지식산업센터 내 건축물 용도가 업무시설 등인 경우만 LH가 매입이 가능하다.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선하면 지식산업센터 내 건축물 용도가 공장인 경우에도 매입이 가능해진다. 비주택 리모델링 임대주택 사업은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2·4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바 있다. 당시 LH는 2020·2021년에 걸쳐 서울 등 10곳에서 1291가구를 시범 공급했다. 2020년 정책은 1인 객실이 많은 호텔 위주로 리모델링을 해 청년형 주택만 가능했다. 이번 사업은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공급 예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1차 비주택 매입의 서류 접수는 4월 27일부터 5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신청 방법은 LH 매입임대사업처 비주택매입TFT에 우편으로 필요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에너지 절약 이렇게] 에너지도 아끼고 아파트 관리비 줄이는 법

“관리비가 올라서 내 집인데 월세 사는 기분이에요." 지난 2월말, 인천 송도에 사는 A씨는 난방비 25만원에 전기세 26만원이 청구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파트 전용면적 84㎡에 거실은 난방도 안틀고 안방ㆍ아이방 모두 21도로 설정했음에도 관리비가 61만원이 나오니 당분간 외식과 문화생활은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세대별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과 아파트 공용전기료를 절감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세대별로 에너지를 절약하면 전기료, 수도료, 가스비 절감으로 관리비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대기전력 절감, 냉난방비 절약, 가스비 절약을 통해 가능하다. 계속 켜 놓을 필요가 없는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을 줄이는 것이 가장 쉽고 효과적이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모두 일정량의 전력이 항상 소비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를 사용해 모든 기기의 전력을 한번에 차단하거나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냉난방에 쓰이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여름철 에어컨을 사용할 때 실내온도를 1도만 높이더라도 약 7% 정도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정부가 권장하는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는 26~28도다. 냉방으로 차가워진 냉기는 약 1시간 정도 유지된다. 외출 전에 미리 에어컨을 꺼두는 습관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선풍기는 미풍으로만 트는 것이 강풍으로 트는 것보다 전기료를 30% 줄일 수 있다. 겨울철 외출시에 보일러를 완전히 끄지 않고 실내온도를 2~3도 낮게 해 놓는 것이 오히려 에너지를 아끼는 길이다. 전기히터 같은 보조난방기를 사용할 때에는 냉기가 들어오는 곳을 등지고 난방기를 설치해야한다. 실내에서 수면양말을 신는 사소한 습관도 에너지 절약 방법이다. 도시가스나 급탕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샤워는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급탕비는 온수 사용량에 대한 비용이다. 온수ㆍ냉수가 함께 나오는 수도꼭지는 온도 조절 버튼을 냉수 위치에 두면 보일러 가동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온수 흐름을 조절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주방용 가스를 절약하는 방법도 있다. 요리를 할 때 밑바닥이 넓은 조리 기구를 사용하여 기구의 열 흡수율을 높이는 것도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 된다. 식사를 할 때 따로따로 먹지 않고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하는 것도 의외의 에너지 절약 방법이다. 서울시에 거주한다면 '에코 마일리지'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에코 마일리지는 아파트 주민이 각 세대의 전기나 수도, 도시가스, 지역난방 같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친환경 제품 증정 같은 혜택을 주는 제도다. 시는 2009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왔다. 카드사와 제휴해 회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때 추가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에코 마일리지 카드를 2011년에 도입하기도 했다. 마일리지 사용처 중 원하는 상품을 신청할 수 있고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지급일로부터 5년이다. 마일리지 사용처는 △서울시ETAX △온누리상품권 △아파트관리비납부 △가스앱캐시전환 △코원에너지서비스 △서울사랑상품권 △기부다. 공용 전기료 절감을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저층은 가급적 엘리베이터 말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파트 외관 조명도 공동전기료로 나간다. 오래 사용할수록 조명의 전기사용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점등과 소등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 된다. 매 시간 켜져있는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로 바꾸는 것은 중요하다. LED조명의 경제성은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 18W LED조명은 개당 57000원이었으나 요즘 판매가는 20000원 정도다.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300개의 32W 형광등을 18W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600만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300개의 형광등을 켜면 월 전기요금이 약 144만이다. 18W LED 조명으로 교체 후 월 전기요금은 약 86만원으로 떨어진다. LED 조명 교체에 드는 비용은 약 10개월이면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자동으로 조도 낮추는 '지능형 디밍 시스템'을 주차장에 도입하는 것도 효과적인 에너지 절감 방법이다. 조명에 내장된 동작감지센서가 사람이나 자동차의 이동을 실시간 감지해 대기조도와 최고조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주차시 절전을 위해서 대기조도를 유지하다가, 운전자의 이동 동선을 파악하여 필요한 구간에서만 조명을 점등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옥상에 공용 태양광 발전기 설치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의 한 방법이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동주택 내 태양광 설비의 설치·철거 등과 관련한 입주자 동의 요건을 기존 '3분의 2 이상'에서 '과반'으로 완화했다. 공용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공용 전기요금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악구·동대문구 등 다수 기초지자체에서는 태양광 설치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기도 한다. 녹색건축물 인증 시 취득세 감면이나 환경개선부담금 경감 등 인센티브도 있다. 단지 상황에 맞게 전기 계약 방식을 변경하는 것도 공용 전기료를 절감하는 방법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전기사용 계약방식은 저압수전과 고압수전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고압전기를 공급받는데, 고압전기를 공급받는 것이 전기료를 절감하는 첫째 요소다. 고압일수록 송전시 전력손실이 적고 주택용 저압전기보다 낮은 요금으로 계약이 가능하다. 전기요금 단가는 계절별로 차이가 있지만 고압이 저압보다 10% 정도 저렴하다. 고압수전은 단일계약방식과 종합계약방식으로 구분된다. 어떤 방식을 따르는지에 따라 KW당 전기요금 단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별로 유리하게 계약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공용시설이 많은 아파트는 종합계약이 유리하다. 종합계약은 주택용 전기 단가는 높고 공용부에 적용하는 전기 단가는 낮기 때문이다. 공용시설이 적은 경우 단일계약이 낫다. 단일계약은 공용부와 주택용 단가가 똑같은데, 단가가 종합계약의 주택용 단가보다 낮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발간한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길라잡이'에 따르면 고용시설 비율이 30% 미만일 경우 단일 계약이 유리하며 30% 이상일 경우 종합계약이 유리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군납셔츠 만들다 ‘파산위기’…중소기업 울린 조달청 ‘관례’

군납셔츠(컴뱃셔츠)를 납품하던 영세 중소기업인 '캠프리본'이 조달청과의 분쟁으로 20억원 가까이 피해를 입고 폐업 위기에 몰렸다. 원단 검사 과정에서 검사기관 변경과 관련한 공문이나 계약서 변경이 없었음에도 공급 지연에 대한 책임을 업체에게만 묻고 있다는 것이 캠프리본의 주장이다. 소송을 피하기 위한 조정기구인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가 업체 손을 들어줬음에도 조달청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쟁은 민사소송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군납셔츠 납품 절차상 업체는 사전에 검사기관으로부터 원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으면 셔츠를 생산해 수요처인 육군 군수사령부에 납품하는 구조다. 총 계약금액을 낙찰받은 뒤 여러 차례에 걸쳐서 분할 납품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입수해 확인한 계약서에는 “시험성적서는 공인된 시험기관으로부터 발급된 것을 우선 적용하고, 공인된 시험기관의 시험이 불가한 경우 자체(제조회사) 시험성적서로 대체 할 수 있으며, 공인된 시험기관 시험이 불가한 것은 계약상대자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여기서 공인된 시험기관은 한국인정기구(KOLAS) 등록 시험기관을 말한다. KOLAS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조직이다. 법령 및 국제표준화기구(ISO/IEC)에서 정한 국제기준에 따라 조직, 자원, 프로세스, 품질시스템의 공신력을 인정한다. 시험기관과 검사기관 등 적합성 평가기관을 국제기준으로 평가하는 만큼 KOLAS 인정을 받으면 국제기준과도 부합한다. 킴프리본은 해당 계약을 3차례에 걸쳐 수주했으며 1·2차분은 적기에 납품을 완료했다. 문제는 기관 간 업무이관에 따라 지난 2022년 6월분부터 검사기관이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조달품질원'으로 바뀌면서 불거졌다. 조달청은 품질인증검사를 KOTITI시험연구원, KATRI시험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세 곳 중 한 곳에 맡기는 것으로 조건을 변경했다. 업체는 계약조건에 없는 내용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업무상 관례"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품질인증검사 기관 변경과 관련한 공문도, 계약서 변경도 없었다. 이전까지 문제없이 납품해오던 원단이 불합격을 받자 업체는 이에 의문을 가지고 조달청이 제시한 나머지 두 기관을 포함한 KOLAS 등록 기관 네 곳에 시험의뢰를 했다. 결과는 모두 합격이었다. 캠프리본은 조달청에 재검사를 요구했지만 조달청은 원칙을 내세워 거절했다. 전체 원단으로 검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이유였다. 업체는 잔존 원단이나 완성품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원단 성질은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과거에도 완성품을 대상으로 국방기술연구원 시험을 통과해 납품한 사례가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검사기관 이관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규정에 따르면 일부 사항에서 불합격이 나왔을 경우 감액을 조건으로 납품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캠프리본은 육군 군수사에 감액납품 승인을 청원했다. 군수사는 “4개 검사기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 업체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달청은 끝내 재검사를 수용하지 않았고 업체가 시험 방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사이 납품이 지연됐다. 조달청은 납품 지연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 보증금을 국고로 귀속시켰다. 동시에 조달청은 업체에 지체상금 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캠프리본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재검사 기회를 달라는 것과 지체상금을 감액 또는 면제해달라는 취지였다. 국가계약분쟁조정제도는 소송 전 단계에서 분쟁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결하려는 대체적분쟁해결제도(ADR)다. 법적인 강제성은 없지만 조정 성립시 재판상 화해 효력을 갖는다. 위원회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소속이다. 조달청은 모든 지체의 책임이 업체에 있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업체가 조달청 답변을 받지 못해 지체상금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조달청은 감액 검토 요청과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을 회신했다고 반박했다. 위원회는 캠프리본 손을 들어줬다.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른 결론이었다. 기획재정부는 “계약보증금의 국고 귀속은 계약의 불이행을, 지체상금은 계약의 지체이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계약 해지가 이뤄져 보증금을 이미 국가로 귀속했다면 지체상금을 별도로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조달청은 이의를 제기했고 조정은 결렬됐다.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체는 이의제기 사유도 모른채 조정이 결렬돼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이의제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조달청 관계자는 “소송 진행 중인 사안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캠프리본은 지체상금과 받지 못한 납품대금 등을 합하면 20억원 가량 자금이 묶여 있다. 한때 70명을 고용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수년이 걸려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이 그때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용적률 400% 건물들에 밀려난 성수 벽돌건물 정체성

용적률 400% 건물들에 성수 벽돌 건물이 밀려나고 있다. 성수는 이제 감각적인 카페와 디자이너브랜드들과 예술가들의 거리를 넘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서 관광지로서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젠틀몬스터·올리브영 이런 규모 있는 기업들이 성수에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과거·현재·미래가 성수에서 어우러진다고 봤다. 문화적 가치를 보고 온 것이다. 그러나 거대 자본이 들어오는 순간 공간의 결은 바뀔 수밖에 없다. 성수의 향방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신구의 조화에 있다. 성수는 1960년대부터 준공업지구였다. 1970~1980년대는 수제화와 인쇄업같은 전통 제조업이 강세였지만 1990년대에 들어 IMF위기를 맞았다.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으로 산업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 것도 침체의 원인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울시는 도시의 폐공장을 문화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저렴한 임대료로 젊은 예술가와 창업가들을 모았다.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성수는 개성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발돋움했다. 벽돌의 골조를 살리면서 카페와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대림창고'가 주목받으면서 성수 특유의 레트로 분위기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각인됐다. 대림창고는 1970년대 쓰이던 정미소이자 물류창고였다. 2016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건물의 투박한 외관과 산업시설의 흔적은 보존하되 내부는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그대로 드러난 콘크리트 벽면, 높은 천장, 대형 유리창이 핵심이었다. 이는 성수 도시재생에 있어 여러 기회를 만들어낸 공간이었다. 2020년대 이후에는 IT·R&D 기업들과 패션브랜드가 한데 모인 융합의 공간이 됐다. 미래 전략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창업허브와 국내외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들어왔다. 2023년부터 무신사·젠틀몬스터·올리브영이 높은 빌딩을 올려 성수를 거점으로 삼았다. 높은 빌딩이 들어서기 전 부지에는 공통적으로 성수 수제화 거리 시절 업체들이 있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은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용적률이 478.79%다. 2023년 6월에 사용 승인된 지하 4층, 지상 10층 건물이다. 1,2층만 무신사 스탠다드로 개방하고 나머지는 사무실이다. 2021년 8월에 무신사 빌딩이 착공되기 전 2021년 2월에는 2층짜리 건물인 남일상사가 있었다. 대스키(피할)·하리(가죽이나 천을 접착제로 붙임)·갑보(신발 윗부분 안쪽에 덧대는 보강재)는 모두 가죽 가공 및 신발 부자재와 관련된 용어들이다. 젠틀몬스터와 템버린즈, 누데이크가 함께 있는 아이아이컴바인드 사옥은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용적률이 421.47%다. 2025년 6월에 사용 승인됐고 지하는 5층까지, 지상으론 14층까지 있다. 2019년 5월에 아이아이컴바인드 빌딩이 착공되기 전 2019년 2월에는 2층짜리 건물인 컴퓨터 그레딩·제화 철형 전문 업체가 있었다. 컴퓨터 그레딩(Computer Grading)은 신발을 만들 때 기본 사이즈 패턴을 만들고, 사이즈별로 비율에 맞게 확대 축소하는 작업이다. 제화철형은 가죽이나 원단을 신발 도안 모양대로 한 번에 찍어내는 강철 칼날 틀을 말한다. 올리브영 N 성수는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용적률이 472.98%다. 2024년 2월 29일에 사용 승인돼 지하 5층, 지상 10층까지 있다. 원래 올리브영 자리에는 2021년 4월까지 소규모 제조공장이 있었다. 성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답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낮은 벽돌 빌라'였다. 성수를 방문한 사람들에게서 답을 구할 수 있었다. 무신사를 방문한 A씨는 성수의 매력에 대해 “성수의 낮은 건물들이 좋다"며 “특히 벽돌건물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B씨는 "원래 반지하는 꺼려지기 마련인데, 성수에서 통유리로 터놓은 반지하는 매력적“이라며 인근 빌라 건물을 리모델링한 한 카페를 추천했다. 새로 지어지는 매끈한 빌딩이 기존의 성수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경계해야 할 것은 '획일성'이다. 올리브영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 C씨는 “볼거리가 많아서 좋다"면서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한 장 올려야 한다면 카페 골목에서 찍은 사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에 있는 올리브영도 이미 다녀왔다는 이유에서다. 저녁 성수 일대는 절반 이상이 관광 온 외국인이었다. 일본 여행가서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유니클로와 돈키호테가 꼽히는 것처럼 한국에서는 무신사와 올리브영이 언급된다. 사랑받는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이것이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지역의 개성은 결국 개인들에게서 나온다. 성수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카페 창업을 위한 임대료가 평당 100만원이 넘어간다. 권리금도 2억원에서 7억원까지 뛰어 이제는 개인이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상권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성수를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한다. 붉은 벽돌 공장을 리모델링한 건물들만이 이유는 아니다. 예술가들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과 스타트업·IT 기반 기업이 유입됐다는 사실도 공통적이다. 브루클린 항은 뉴욕항과 더불어 잘 나가는 항구였다. 미국 최고의 소비시장 중 하나인 맨하탄에 가장 빨리 물자를 공급할 수 있었던 곳이 브루클린 공장이었다. 옛날 항구 시절 뉴욕은 창고가 많았다. 항구가 빠지면서 그 빈 창고 공간이 럭셔리 로프트나 사무공간이 됐다. 점차 브루클린 항에 화물선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지역이 쇠락하자 브루클린도 뉴욕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공장이 꼭 브루클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지자 공장부지가 빈 채로 남게 됐다. 브루클린의 빈 공장 부지와 창고에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맨해튼 소호지역의 렌트비가 비싸지면서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그린포인트, 덤보 등지로 이동한 것이다. 예술가들이 먼저 자리잡자 부자들도 그 예술을 즐기러 브루클린에 모이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투트리(Two Trees) 부동산개발업체가 이런 빈 공장 부지들을 사들여 고급 레지던스로 바꾼다. 이곳에 주로 이사오는 사람들은 테크업계 종사자들이다. 맨하탄과 가깝기 때문에 벤처투자를 받기 용이하고, 큰 옛날 공장이 많아 벤처 사무실을 얻기도 용이한 것이다. 브루클린은 우리보다 앞서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온 곳이다. 뉴욕의 건축·도시 연구단체 아키텍처럴 리그 오브 뉴욕(The Architectural League of New York)이 운영하는 도시 전문지는 브루클린을 두고 한때 도시의 랜드마크였던 빨간색·흰색 체크무늬의 가스 탱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유리 타워가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으로 자리 잡은 윌리엄스버그는 살인적인 주택 가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솟는 주택 가격의 원인으로 우후죽순 발생하는 고가 럭셔리 개발을 짚는다. 결국 핵심은 '건축적 맥락'이라는 진단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건축평론가인 저스틴 데이비슨(Justin Davidson)은 고층 유리건물이 들어선 브루클린 시내에 대해 “밀레니얼 시대의 건축적 평범함의 상징이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19세기 붉은 벽돌창고를 재활성화하려는 시도는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성동구청은 성수동 전역에 대해 붉은 벽돌 집수리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신청을 받고있으며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대수선할 때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현재 11.9억원에 대해 보조금 지원 결정이 이뤄졌고 실제 지급된 것은 10.5억원이다. 구청 관계자는 “붉은 벽돌 건축물을 지역 건축 자산으로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는 “고층건물에 대해서는 따로 정책이 없고 상권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측면도 있다" 부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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