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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최태현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 cth@ekn.kr
하나·신한투자證, 발행어음 연내 인가 청신호…“모험자본 공급 확대”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위한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만큼 발행어음 인가가 증권사의 조달 기반과 기업금융(IB) 역량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10일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두 증권사를 '대형 IB'로 인정하고 발행어음과 같은 단기자금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절차가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안건이 확정되면 두 회사는 발행어음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발행어음 인가는 △신청 접수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현장 실사 △증선위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 등 다섯 단계를 거친다. 발행어음은 종투사가 만기 1년 이내 단기 자금을 조달해 IB·대체투자 등에 활용하는 상품이다. 현재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 4개사가 발행어음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은 첫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까지 최종 승인이 나면 발행어음 시장은 7개사 체제로 확대된다.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정책 목표로 제시한 만큼 업계에서는 8호·9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정부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25% 이상을 모험자본에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날 증선위는 올해 마지막 회의였다. 두 곳 모두 심사 일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모험자본 공급의 충실한 이행과 건전성 관리 강화 등 대형IB로서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당부했다. 서재완 금감원 자본시장 부원장보는 지난달 열린 종투사 경영진 간담회에서 “부동산 중심 비생산적 유동성을 생산적 분야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 하에서 종투사 지정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며 “종투사가 생산적 금융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늬만 모험자본 투자'가 아닌 '실질적인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며 “금감원도 모험자본 공급 현황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발행어음 확대를 증권사가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춘 직접 금융을 본격 수행하는 구조 변화로 해석한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가 대형사 중심의 기업금융·해외사업 확장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가능한 사업 영역이 지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 예금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머니무브의 수혜를 누릴 수 있고, 조달 기반을 바탕으로 북(BOOK) 비즈니스 확장도 가능하다"며 “긍정적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로베코자산운용 “2026년, 미국 대신 아시아에서 투자 기회 찾아야”

내년 글로벌 경제가 미국 독주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성장이 가속화하는 전환점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 흐름은 전체적으로 우호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년간 미국 인공지능(AI) 대형주에 집중되었던 상승 흐름이 완화되면서, 여태껏 낮은 평가를 받은 지역과 기업 중심으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재평가 받으면서다. 네덜란드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자산운용(이하 로베코운용)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2026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로베코는 1929년 설립된 네덜란드 1위 자산운용사로 올해 6월말 기준 전 세계에서 2890억달러(약 425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2026년 글로벌 경제는 '동시에 회복되는' 보기 드문 사이클 국면"이라며 “특히 미국 외 지역 중심으로 우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10여 년 동안 전 세계 증시는 '미국 예외주의(US exceptionalism)'에 기반해 미국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2026년에는 이 흐름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로베코운용은 내다봤다. 크랩 대표는 “지난 10년은 연초마다 연기금, 국부펀드 등 투자자가 모여 미국에 얼마나 더 투자할 것인지 논의했다"며 “굉장히 오랜만에 상황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밸류에이션이 굉장히 높은 상태고, 아시아는 굉장히 낮은 상태"라며 “특히 아시아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이제 밸류가 개선될 차례"라고 덧붙였다. 로베코운용에 따르면, 2025년 미국과 아시아태평양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주가순자산비율(PBR) 격차는 3.5배다. 이는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상황이다.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도 TSMC, 삼성전자 등 테크 기업이 부상하며 아시아 밸류에이션이 미국을 따라 올라갔다. 크랩 대표는 “2020~2025년에도 코로나19, 정치적 상황 등이 맞물리며 아시아 증시를 기피하는 현상이 보였다"며 “미국에선 테슬라, 엔비디아, AI 관련 기업이 나타나며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 기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과거와 비슷하게 미국 외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자본시장 정책이 본격적으로 법제화하면서 내년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한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공시 규모는 2017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고, 자사주 소각 사례도 크게 늘었다. 내년에는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이 본격 시행되고, 고배당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크랩 대표는 “밸류업은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냈다"며 “내년부턴 자본시장 개혁의 노력이 법제화하고 의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구조 개혁 흐름이 지속되며 투자 매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 자사주 매입 확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등으로 일본 기업의 체질이 달라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도 AI나 전력 발전 설비 투자가 늘면서 일본은 여전히 강세 국면에 있다는 평가다. 다만, 당장 미국에서 아시아로의 대규모 조정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긴하다. 하지만 과거 최고치 수준은 아니라는 점과 지난 3분기 미국 S&P500 기업 중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하면 미국도 강세가 꺾일 흐름은 아니라는 의미다. 로베코운용은 2023~2025년 폭발적인 랠리를 이끈 미국의 AI 인프라 중심 상승세가 2026년을 기점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도체·GPU·데이터센터 중심의 '1단계 AI 사이클'이 성숙 국면에 접어들고, 대신 AI를 실제로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산업이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도 '하이퍼스케일러의 늘어난 투자 지출이 성과를 낼 것인지'에 관해 시장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 기술 부문의 높은 매출 대비 자본지출 비율이 향후 1년 이내에 수익 압박으로 돌아오진 않겠지만, 그 이후에는 수익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크랩 대표는 “지금은 반도체 회사와 컨설팅 회사가 돈을 벌지만, AI 도구로 돈을 벌면서 시장 전체적으로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 지출이 미국 외 지역에서도 늘어나고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검찰, 김병주 MBK 회장 소환 조사...‘홈플러스 사태’ 사건 처분 임박

'홈플러스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전날(8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 조사에 이어 의혹의 정점을 잇달아 소환하면서 처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직무대리 부장검사 김봉진)는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김 회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한 시점 및 단기 채권을 발행하게 된 과정 관련 보고 및 승인 여부 등을 조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와 홈플러스가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했음에도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하고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투자자에게 손실을 전가한 것으로 의심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28일 기존 A3에서 투기등급(B) 바로 윗 단계인 A3-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홈플러스는 이로부터 나흘만인 3월 4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명령 신청서를 제출한다. MBK·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신용평가사 1차 통보 시점인 최소 2월 25일 이전에 인지했지만 증권사를 통해 채권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자를 기망했다고 의심한다.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 금융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회생 절차 신청이 예정된 상태에서 채권 등을 발행하는 것은 투자자를 속이는 행위에 해당한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사흘 전인 2월 25일에도 신영증권 등을 통해 채권 820억원을 판매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회장 등 수뇌부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사실상 예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은 김 회장이 2023년 말부터 수시로 홈플러스의 적자 상황을 직접 보고받은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또 금융당국으로부터 MBK와 홈플러스 관계자들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회생 절차 신청을 계획한 정황이 담긴 내부 자료도 넘겨받았다. 홈플러스가 지난 2월 13~14일 양대 신용평가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신용 하방 압력이 매우 무겁다"는 취지의 경고를 받은 사실도 파악했다. 앞서 검찰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사건 이첩을 받은 지 일주일만인 지난 4월 28일 홈플러스 및 MBK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5월 12일에는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를 압수수색했다. 같은 달 13~14일에는 정원휘 홈플러스 준법경영본부장과 김 모 기업평가본부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박차를 가하던 수사는 지난 6·3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창수 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 등 지휘부 교체, 이후 검찰개혁 국면을 맞아 동력을 상실하면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박철우 중앙지검장 임명 후 수사팀이 의혹의 정점을 연달아 조사하면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삼진어묵’의 삼진식품, 기업공개 나서…최대 700억원대 밸류 제안

삼진어묵을 만드는 삼진식품이 4년 만에 다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회사가 희망하는 기업가치는 665억~754억원 수준이다. 2021년 약 6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주식시장 침체로 잠정 연기했다. 회사는 최근 들어 매출이 크게 늘고 수익 구조도 개선됐다며 시가총액에 대한 시장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상장 첫날 37%에 달하는 유통 주식 물량으로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우려도 나온다. 삼진식품 박용준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삼진식품은 현재 박용준 대표의 할아버지인 박재덕 창업주가 설립했다. 부산의 여러 어묵 회사 중 하나였던 삼진식품은 2010년대 들어 새로운 시장 개척과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박 대표는 삼진식품을 '어묵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 정의했다. 2013년 선보인 '어묵 베이커리'를 대표 예시로 꼽았다. “어묵도 빵처럼 팔 수 없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일반 빵집과 카페가 결합한 어묵 매장으로 기획했다. 현재 국내 18개, 해외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어묵 제조사를 넘어선 문화적인 확장이 중요하다"며 “어묵 베이커리, 어묵을 백화점에서 프리미엄으로 소비하는 문화, 어묵을 선물하는 문화 등 어묵 소비문화는 대부분 삼진이 시작하고 주도했다"고 말했다. 어묵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삼진식품의 매출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사각어묵, 모듬 어묵 등 반찬용과 국탕용 제품의 매출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핫바, 밀키트 등 포장간식용과 선물 세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제품 분야별 매출 비중은 국탕용(32%), 반찬용(21.8%), 포장간식용(23.2%), 선물세트용(14.7%), 즉석간식용(8.1%) 순이다. 박 대표는 “1kg에 4900원이 아닌 9900원짜리 프리미엄 어묵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포장간식과 선물세트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 삼진어묵도 그에 발맞춰 높은 수익을 내는 제품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진식품은 높은 수익을 내는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작년과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매출액은 2022년 825억원, 2023년 846억원에서 2024년 964억원, 올해 3분기까지 7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7억원, 2023년 22억원에서 2024년 48억원, 올해 3분기까지 4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성장 여력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15년 매출 38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 매출을 눈앞에 뒀다"며 “매출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생산 여력을 확대하려는 계획도 강조했다. 회사는 공모 자금 대부분을 생산공장과 물류동 증축에 쓸 예정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회사로 유입되는 공모자금 132억원 중 118억원은 내년에 시설자금으로 쓴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부산 장림공장 물류동 증축 공사(66억원), 부산 장림공장 생산 캐파(CAPA) 확대(52억원)에 쓴다. 나머지 1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대부분 해외 마케팅에 쓸 예정이다. 최문수 삼진식품 CFO는 “어묵 제품 특성상 여름과 겨울 판매량 차이가 크다"며 “성수기에는 공장 가동률이 140%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공장 캐파 증설과 물류동 확장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매출 증가 속도를 보면 내년에는 미리 준비해야 커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진식품의 상장 첫날 유통되는 주식 물량은 전체 물량의 37.57%에 달한다. 2대 주주인 재무적 투자자(FI)에 대한 보호예수가 면제되면서 상장 직후 잠재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 재무적 투자자인 케이비나우 스페셜시츄에이션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지분율 11.6%)와 티에스2020-13 M&A 성장조합(5.8%)이 자발적 보호예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이 가진 주식은 전체의 17.4%로 이번에 발행하는 상장 신주(20.16%)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문수 CFO는 “재무적투자자와 투자를 같이 해나가는 신뢰를 갖고 있다"며 “기관에 대한 수익 실현은 회사의 성장성, 매출과 이익을 확보하면서 노력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진식품의 공모 희망가 밴드는 6700~7600원이다. 올해 반기 실적을 반영한 국내 비교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9.2배를 적용해 산출한 주당 평가가액 1만300원을 기준으로 26.5~35% 할인해 산정했다. 삼진식품은 9일까지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10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11~12일 2거래일간 대표 주관사 대신증권에서 일반 투자자 청약을 받고 22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英 기업 최초 상장 테라뷰, 코스닥 입성 첫날 강세

영국 소재 반도체 및 이차전지 검사장비 전문기업 테라뷰 주가가 상장 첫날인 9일 장 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9분 기준 테라뷰 주가는 공모가 대비 77.87%(6230원) 오른 1만4230원에 거래되고 있다. 테라뷰는 1초에 1조번 진동하는 전자기파인 테라헤르츠의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초정밀 비파괴 검사장비 기업이다. 반도체 패키징, 자동차 도장, 리튬이온 배터리 전극 코팅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 검사 솔루션을 갖고 있다. 테라헤르츠는 기존 검사기술인 전자파, 초음파, 엑스레이(X-ray)의 한계점을 극복한 비파괴 초정밀 측정이 가능하기에 차세대 초정밀 검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첨단산업 기업은 테라뷰의 검사장비 및 솔루션을 공장에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실적은 2025년 사업연도 기준 매출 76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개발 및 해외 인재 유치 등 투자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됐지만, 회사는 내년부터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자본법안 와치] 금산분리 완화 도입…학계, 금산분리 원칙 건드리지 않고 필요 자금 조달 가능

정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일반 지주회사에 사모펀드 운용사(GP) 지배를 허용하는 등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지주회사 체제인 SK하이닉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을 금융 계열사로 설립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학계에서는 “SK만을 위한 맞춤형 규제 완화이며 금산분리 원칙을 건드리지 않고도 필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산업통상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이르면 이번 주 관계부처합동회의를 열어 금산분리 규제 완화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증손회사 지분율 제한을 현행 100%에서 50%로 완화하고, 지주회사도 금융 리스사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증손회사 지분율 요건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자신의 자회사, 즉 증손회사를 가지려면 지분율을 100% 보유하도록 한 규제를 말한다. 지주사가 소수지분으로 지배력을 남용하는 것을 막는 취지다. 이 요건이 50%로 낮아진다는 건, 앞으로 손자회사도 절반 비용만 투자하고 자회사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현재 'SK(지주회사)→SK스퀘어(자회사)→SK하이닉스(손자회사)'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손자회사인 하이닉스가 SPC를 증손회사로 설립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거나 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우는 길이 열리게 된다. 지난달 말까지도 해도 정부 내에서 금산분리 완화에 관한 신중론이 있었지만,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거쳐 '금산분리 완화'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5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금산분리 원칙 완화' 논의와 관련해 “원칙적인 고수까지는 아니지만 그 근간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신중론을 이어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산업부처, 경제당국 각각 입장이 있으니까 심층적 논의를 많이 했고, 많은 의견접근이 이뤄졌다"며 “대통령이 지난번에 말할 때도 금산분리라는 일반론적인 완화 차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명확하게 독점의 폐해가 없어야 하고, 해당 분야에 금산분리라는 일반론적 담론보다 첨단산업,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의 투자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방안이 있을까, 그런 목표를 갖고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산분리는 금융사와 산업자본이 서로의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다. 금융사가 특정 기업 집단에 종속되는 것을 막고, 산업의 위험이 금융기관으로 번지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금융사는 산업이 필요한 투자자금을 조달·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생긴 배경은 한국의 경제 성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 1980~1990년대 정부 주도로 대기업 집단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재벌은 은행과 보험사를 통해 계열사에 특혜성 대출을 제공하거나 무리한 확장을 시도했다. 대기업 집단이 금융기관을 소유·지배하는 경우 금융기관을 개인 금고처럼 쓰거나,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강화되는 등 부작용이 제기되는 이유다. 산업에 대한 투자는 철저한 실사와 감시 아래 이뤄져야 하지만, 금융과 산업이 결합하면 계열사 간 지원이 불투명해지고 위험이 한꺼번에 커진다. 특정 계열사가 경영난에 빠질 경우 금융기관까지 함께 무너질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고객 예금과 투자자 자금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의 공적 성격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금산분리라는 개념이 최초 도입된 것은 1929년 미국 대공황 이후다. 당시 투자은행이 산업기업을 과도하게 지배하면서 금융위기가 증폭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계기로 미국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법을 도입했고, 이는 현대 금산분리 정책의 뿌리가 되었다. 금산분리 완화로 이익을 보는 대표적인 기업인 SK하이닉스를 두고 '투자 여력이 충분한 데도 총수 일가의 지배력 희석을 막기 위한 금산분리 완화를 요구한다'는 반론도 거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내년과 내후년 영업이익 전망은 73조원, 79조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향후 2년간 123조원을 웃돈다. 문제는 정부의 조처가 재원 조달 자체가 아닌 총수 일가의 지배력 희석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산분리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려면 불가피하게 유상증자 등 지분투자가 불가피하고 이는 최태원 SK 회장 등 기존 지배주주의 지배력 약화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투자 여력 부족보다 지배구조를 유지한 채 막대한 투자를 감당하려는 요구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원승연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첨단산업 육성과 투자시점이 매우 중요하지만, 꼭 금산분리를 완화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며 “유상증자나 지분투자도 할 수 있지만 결국 총수 일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열린 세미나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시장에서 인정받는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당연히 주식이나 채권시장 같은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특수목적법인을 통한 자본조달은 공개시장을 통한 자본 조달보다 조달 비용이 높아 총수의 통제력 유지를 위한 SK하이닉스 일반주주에 대한 배임이고 주식시장 일반 투자자의 기회를 약탈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인터뷰] “AI 시대, 인프라 부족과 병목 잡는 기업이 결국 성장한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 뒤에는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 같은 물리적 인프라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AI 인프라 기업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쏟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이러한 산업 구조 변화에 주목해 AI 반도체·전력 인프라·클라우드 등 핵심 인프라 테마 ETF를 연달아 출시했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마케팅 본부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과 인터뷰에서 “AI 산업의 성장은 인프라 부족에서 시작된다"며 “쇼티지(Shortage·부족)를 해결하는 기업에 장기적인 성장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육 본부장은 최근 KB자산운용의 상품마케팅 본부장으로 임명되어 ETF 브랜드 'RISE'의 상품 기획과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운용사들은 AI 인프라 관련 ETF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KB자산운용도 올해 들어 AI반도체TOP10, AI전력인프라, 미국AI클라우드인프라를 연이어 선보였다. AI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전력,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육 본부장은 “AI 시대는 물리적 인프라 확대가 핵심"이라며 “데이터센터, 전력, 송배전망, 클라우드 등 하나씩 세분화해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세계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한 것은 'AI 거품론'이었다. “AI 설비 투자가 과하다", “AI 기업의 성과가 부풀려져 있다" 등 주장이 제기되면 세계 주식시장은 요동쳤다. 육 본부장은 AI 거품론에 대해 “주가는 거품일 수 있지만, 산업에 대한 거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기반 인프라와 삶의 방식이 바뀌었듯이, AI 시대에도 패러다임 변화로 장기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거품이 껴있을 수 있고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육 본부장은 “AI 산업의 초입 단계에서 개별 기업의 적정 가치를 잘 모를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AI 거품론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를 내놓으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출렁였다. TPU는 AI 추론에 특화된 칩으로 확장성은 떨어지지만 기존 엔비디아 칩 대비 전력을 절반만 쓰고 효율성을 높였다. 육 본부장은 “내년에도 AI 산업에서 효율성은 중요한 이슈일 것"이라며 “AI가 충분히 학습한 상태에서 추론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특화된 클라우드로 부족한 전력을 만회하는 인프라 효율성이 중요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KB자산운용은 지난달 25일 대규모 연산과 실시간 추론 작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업 10곳에 투자하는 RISE 미국AI클라우드인프라 ETF를 출시했다.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특화 ETF로는 국내 최초 상품이다. 네오클라우드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연산·추론 작업에 특화된 차세대 클라우드 인프라다. 육 본부장은 “아마존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범용 클라우드와 달리 네오클라우드는 AI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사만의 차별점이 더욱 중요해졌다. KB자산운용은 자사의 강점으로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ETF를 만들기 위한 테마를 정의하는 능력과 지수를 설계하는 경험"을 꼽았다. ETF 상품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테마를 잘 소화할 수 있는 핵심 기업을 추려서 정량적으로 뽑는 경험이 많이 축적되어 있다는 의미다. 지난 9월 출시한 'RISE AI전력인프라'를 사례로 들었다. 육 본부장은 “국내 AI 전력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은 장기 투자에 적합한 밸류체인 관점에서 구성했다"며 “타사의 경우 원전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이 없거나 송배전에 집중한 경우가 있지만 KB는 전력 인프라를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보고 통합형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RISE AI전력인프라 ETF는 15개 종목을 담고 상위 종목 비중을 10% 안팎으로 제한해 전력설비·원자력·에너지저장장치 등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넓게 구성했다. 최근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ETF에서도 분산 투자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하루에도 100포인트씩 오르내리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육 본부장은 “프로그램 매매가 활성화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 확대된 부분이 있다"며 “요즘 같은 상황에는 더더욱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거나 ETF에서도 세부 주제에 투자하는 상품보다는 여러 주제에 분산하는 상품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1.3조 몸값 제시한 리브스메드, 이달 코스닥 상장 “글로벌 로봇 수술시장 도전”

외과용 수술기기 전문기업 리브스메드가 1조원대 기업가치를 목표로 코스닥 시장에 도전한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관절이 움직이는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복강경 수술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제품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시가총액 수조원대의 해외 대형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회사는 “수술기기를 만드는 기업은 한국에서 생소한 산업인 만큼 밸류에이션도 다르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브스메드는 5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계획과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리브스메드는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한 다관절 기술을 기반으로 최소침습 수술 기구를 개발하는 의료기기 기업이다. 최소침습은 수술 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여 통증과 흉터를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하는 수술 방법이다.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은 최소침습 수술에 속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복부를 길게 절개하는 개복수술과 달리 복부에 0.5cm~1.5cm 크기의 구멍을 3~4개 정도 내어 그 구멍으로 복강경 카메라와 복강경 수술 기구를 넣어 수술한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는 90도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적 차별점, 저렴한 가격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기존에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을 장악한 다빈치의 제품을 포함한 경쟁 제품은 관절 가동 범위가 60도 수준에 그쳐 수술 중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90도로 작동하는 리브스메드의 아티펜셜 제품은 의사가 원하는 모든 동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평균 17.4년의 잔존 기한이 남은 516여건의 특허를 기반으로 기술적 진입 장벽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사의 주력 제품인 '아티센셜'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어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30만원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5대 대형종합병원을 비롯해 250여개 병원에서 약 640명의 외과의사가 리브스메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미국과 독일, 일본에 현지 법인을 거점으로 72개국과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올해까지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고,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72%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이어왔다. 이 대표는 “최근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을 많이 썼다. 아직 돈을 버는 품목은 아티센셜 하나지만 다섯 가지 제품을 추가로 연구개발하느라 흑자 전환하지 못했다"며 “더 큰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비교기업 멀티플이 과도하고 낙관적인 미래 실적을 밸류에이션 산출 근거로 삼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는 2027년 연 매출을 3200억원, 순이익은 710억원으로 추정했다. 연 할인율 25%를 적용한 순이익의 현재 가치는 430억원이다. 여기에 비교기업 3곳의 주가순이익비율 평균인 45.5배를 적용해 현재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회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메드트로닉(Medtronic), 스트라이커(Stryker),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규모는 리브스메드 대비 420~1731배 수준이다. 이후 할인율 27.13~41.70%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 4만4000~5만5000원을 산출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마땅히 비교할 기업이 없었다"며 “해외에서 직접 경쟁 상대로 꼽히는 인튜이티브 서지컬 등을 넣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리브스메드 공모가를 밴드 범위 내에서 확정하면 상장 시가총액은 1조851억~1조3563억원 수준이다. 올 하반기 기업 중에서 대한조선(1조9263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기술특례상장 기업 기준으로는 지난 2023년 파두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시가총액을 인정받는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리브스메드는 기관 수요예측은 10일까지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은 247만주다. 회사는 12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15~16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24일이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민주당 “BNK금융 회장 셀프 연임 즉각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원외 위원장과 지역 시민사회,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들이 BNK 금융지주의 불투명한 회장 선임 절차와 이른바 '셀프 연임'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금융감독당국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박성현 부산 동래구지역위원장, 유동철 부산 수영구지역위원장, 이만수 전 부산경실련 공동대표와 김태선, 김상욱, 민홍철, 김정호, 허성무 국회의원 등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빈대인 회장이 자신이 임명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연임을 추진하면서 BNK 금융의 지배구조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절차 중단과 임추위 해체를 촉구했다. 허성무 국회의원은 이 자리에서 “BNK 금융은 부산시민이 IMF 위기에도 직접 지켜낸 시민의 은행임에도 어느 순간 사유화되고 있다"며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뒤에도 BNK 경영진은 오히려 불공정한 절차의 속도를 높여 최종후보 확정을 앞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부산지역 원외 위원장들은 특히 BNK금융 임추위 구성에 대한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사외이사 8명 전원이 빈대인 회장 임명, 그 사외이사들이 임추위로 그대로 재배치, 추석 연휴 기간 중 비공개 절차 개시, 여타 경쟁 후보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한 짧은 등록기간 운영 등과 같은 구조는 사실상 외부 경쟁자를 원천 차단해 특정인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셀프 연임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들은 “금융감독원은 감독을 관치로 오해해선 안 된다"며 “BNK 금융의 공공성과 금융소비자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감독기관이 방관하는 것이야말로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BNK 금융지주의 대주주이자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을 향해서도 “대주주로서 주주권을 행사하고, 사유화 시도를 견제할 의무가 있다"며 연임 저지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임원추천위원회 절차 즉각 중단과 해체, 회장 선임 과정 전반과 정권 실세 연계 의혹에 대한 금감원·감사원 특별검사, 국민연금공단의 주주권 행사와 지배구조 개선 참여, 빈대인 회장 ·방성빈 은행장의 즉각 사퇴 등 4 대 조치사항을 요구했다. 이들은 “BNK 금융은 부산시민의 은행으로서 다시 공공성과 투명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지역금융이 특정 세력의 사금고로 변질되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민과 함께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키움·메리츠 신용등급 전망 ‘동반 상향’…리스크 관리는 ‘정반대’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상향했다. 근거는 수익성 개선과 자본력 확충, 사업 다각화 등이다. 향후 신용등급이 실제로 오르려면 두 증권사의 위험자산 관리 역량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8일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일제히 높였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일 키움증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두 증권사의 장기 신용등급은 AA-, 단기등급은 A1을 각각 유지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 안정적, 긍정적으로 나뉜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한 것은 향후 1~2년 사이에 기업 신용등급 상향 검토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은 동반 상향됐지만, 등급이 실제로 오를 가능성은 다른 논리 위에 있다.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로 인해 늘어날 위험자산을 얼마나 안전하게 키울지, 메리츠증권은 이미 커진 위험자산을 얼마나 줄이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키움증권은 '주식시장 점유율 1위'라는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높은 이익을 창출했다. 올해 하반기 코스피 활황 덕분에 3분기 누적 영업순수익은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00억원) 대비 22.7% 늘었다. 기존 초대형 투자은행(IB) 5개사(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NH투자·KB)와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 발행어음 인가를 얻은 점도 신평사들은 긍정적 요소로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얻어 자금조달 능력이 한층 커졌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자기자본의 두 배 범위 안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 대출, 투자 등에 활용한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말 자기자본은 5조7862억원으로, 발행어음으로 조달 가능한 자금은 최대 11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키움증권이 IB 부문의 리스크 관리 역량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온라인 위탁매매 부문에 집중해온 탓이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 조달액의 25%에 상응하는 금액을 모험자본 투자에 공급할 것을 의무화했다. 벤처 등 장기간 고위험 영역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리스크도 높아진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향후 위험인수 영업 확대 시 우량자산 선별 및 리스크관리가 중요할 전망"이라며 “영업 확대에 걸맞은 경쟁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 이로 인한 종합적인 시장지위 제고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자본력 확대가 신용등급 전망 상향의 주요 근거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9월 5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발행과 중간배당 등을 통해 자본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올해 9월 말 7조2000억원에서 약 7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B 부문의 높은 이익 창출력과 사업 다각화도 전망 개선의 주요 이유로 제시됐다. 메리츠증권의 2020~2024년 5개년 평균 연간 당기순이익 창출 규모는 5858억원이다. 이는 같은 신용등급의 증권사 평균(2106억원)보다 2.8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PF 매입확약 중심의 적극적인 위험인수 확대로 IB부문과 금융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다. 공격적인 부동산PF와 기업금융으로 덩치를 키운 데 더해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 적극적인 리테일 투자를 이어오면서 위탁매매 부문 고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등 이미 커진 위험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등급 전망은 다시 내려갈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0년 이후 우발부채 대 자기자본 비율을 100% 미만으로 관리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본PF 확약 건이 늘고 일시적인 기업금융 투자확약(LOC) 발급으로 9월 말 우발부채 대 자기자본 비율이 156.3%로 급등했다. 10월 중 LOC가 소멸한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올해 말까지 우발부채를 6조9000억원 수준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내놨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위탁매매 및 자산관리 부문 경쟁력 강화, 자본완충력 제고 등을 통한 경쟁지위 개선 여부, 우발부채를 포함한 위험 익스포저 감축 수준, 양호한 자본 적정성 유지 등 사업위험과 재무위험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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