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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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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 위해 뭉친다… 로봇 시장 공략 키워드는 ‘팀코리아’

글로벌 관세 장벽, 전세계 주요 소비국들의 경기침체 우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국내 정치 불안. 당장 어디로 튈지 몰라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들이다. 이같은 '복합위기' 상황에 우리나라 전자업계가 다양한 형태로 '로봇 동맹'을 맺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위험요소도 상존하는 시장인 만큼 '팀코리아' 전략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전자 계열사들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과 다방면에서 손을 잡으며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는 로봇에 최적화한 배터리를 함께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제품에 탑재하기로 뜻을 모았다. 삼성SDI가 주목한 점은 현재 상용화된 로봇들이 전동 공구 등에 쓰이는 배터리를 주로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봇은 구조가 복잡한 탓에 공간이 제한적이라 출력 용량이 줄어드는 등 한계가 있었다. 삼성SDI와 현대차·기아는 전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서도 로봇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현대차가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분야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가 첨단 공장을 만들면서 삼성전자의 5G 통신 기술을 적용해 반응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자사 로봇을 사용해줄 수요처를 중심으로 관계를 다져나가고 있다. AI 물류 플랫폼 기업 파스토와 '물류 로봇 솔루션 공급 및 시스템 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거나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호텔 서비스 업무 효율화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 로봇 개발 협력'을 도모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 '스마트 병원 라이프를 위한 로봇 서비스 발굴 및 사업협력 MOU'를 맺었다. 아예 로봇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지분을 매입해 혈맹을 맺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관련 조직도 재정비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레인보우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와 KT, SK텔레콤과 포스코 등이 로봇과 관련된 분야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 로봇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인식하지만 불확실성도 높기 때문에 주요 기업들이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자체적으로 모든 역량을 갖추려 노력하기보다는 스스로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로봇 산업은 반도체, 광학, 통신, 소프트웨어, 기계공학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가 집약된 게 특징이다. 아직까지는 제조업이나 물류, 요식, 의료 등에 보편화돼 있지만 향후 상업·가정용 시장 확장성도 무시하기 힘들다. 서비스용, 산업용, 협동로봇, AI 로봇 등 분야가 다양한데 아직 뚜렷한 선도기업도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SIMTOS)는 2021년 332억달러(약 48조원)였던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741억달러(약 107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기업 올해 최대 고민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임금 부담”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해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임금' 문제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50인 이상 508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기업규제 전망조사'를 실시한한 결과 38.4%가 이같이 응답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기업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애로 및 규제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임금 부담'(38.4%),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규제'(28.3%), '주52시간제 등 근로시간 규제'(22.8%) 순이었다. 기업의 34.5%는 올해 기업 규제환경이 '전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과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은 57.4%,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8.1%로 집계됐다. 규제환경이 전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무역규제 강화'(45.7%), '국회의 기업 규제 입법 강화'(29.1%), '정부의 규제혁신 의지·동력 약화'(26.9%) 등을 들었다. 최근 정치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으로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7.2%)를 많이 걱정했다. '소비 심리 위축 및 내수 부진 심화'(37.8%),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심리 위축'(26.0%) 같은 답변도 나왔다. 올해 우리나라가 경제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올해 경제위기가 1997년보다 심각'(22.8%)하거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상당한 위기가 올 것'(74.1%)으로 답변했다. '올해 경제위기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기업의 37.2%는 올해 정부에 가장 바라는 규제혁신 정책으로 '규제 총량 감축제 강화'를 선택했다. 그 외 응답은 '적극행정에 대한 공무원 면책제도 강화'(23.4%), '네거티브 규제 방식(원칙 허용, 예외 금지)으로의 전환'(22.4%) 등이 나왔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무역규제 강화와 대내 정치 불안으로 우리 기업들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개혁은 국가의 예산 투입 없이도 기업 투자와 고용 창출을 유도해 경제 활력을 회복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노사갈등 ‘최악’ 피했다···임단협 조인식 진행

삼성전자가 노사가 '파업 리스크'에서 벗어나 상생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노조원들이 찬성하면서 양측이 손을 맞잡았다. 삼성전자는 대표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5일 오후 기흥캠퍼승서 2025년 임금·단체협약 조인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 팀장(부사장)과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지난달 24일 2025년 임금·단체협약에 대한 잠정합의를 이뤘다. 전삼노는 이날 오후 1시까지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고,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3만1243명 중 2만2132명(투표율 70.84%)이 참여했다. 찬성 1만9412표(87.71%), 반대 2720표(12.29%)가 나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평균 임금인상률 5.1%,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몰 200만 포인트와 자사주 30주를 전직원에게 지급하게 된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3자녀 이상 직원 정년 후 재고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도화하기로 했다. 앞서 접점을 찾지 못했던 2023년과 2024년 임금협약도 이번에 완료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삼노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30% 수준이다. 작년 7월에는 회사 창립 이래 최초로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양측은 입장 차이가 커 올해 들어 5차까지 펼쳐진 본협상에서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부터 집중교섭을 진행해 3년치 임금 협상안을 논의했다. 당초 사측은 임금인상률 4.5%,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지급, 조합원 총회·교육 4시간+4시간 등 안건을 제안했다. 전삼노는 임금 분야에서 12개, 복리후생 분야에서 17개 요구사항을 회사에 전달했다. 임금인상률 6.4%,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부문별 차별 없는 격려금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명절상여금 별도 지급, 200만원 휴가비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노사는 작년 12월 2023·2024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들이 이를 부결시켰다. 최완우 팀장은 “이번 임금·단체협약 체결은 노사 화합으로의 전환점"이라며 “이를 계기로 노사가 힘을 합쳐 사업 경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손우목 위원장은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처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역대급 실적’ SK하이닉스, 급여·배당 2배 뛰는데 연구개발비 상승은 ‘찔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임직원 급여와 주식 현금 배당액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높게 책정하면서 연구개발비는 21%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등 선전에 힘입어 영업이익·순이익은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역대급 실적' 열매를 임직원·주주들과 우선 나눈 모양새다. 5일 SK하이닉스 별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5조7362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7조6400억원) 대비 2배 이상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21조3314억5200만원)과 순이익(17조6404억원)은 흑자 전환했다. HBM을 포함한 D램 분야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2023년 20조725억원 수준이던 D램 매출은 지난해 43조8595억원으로 급등했다. 낸드플래시 성적도 6조8982억원에서 11조3612억원으로 올랐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며 자본총계가 54조5183억원에서 71조2271억원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성과급 지급 등 여파로 작년 인건비는 2023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3779억5300만원이었던 급여가 7394억3600만원으로 2배 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 전체 증가폭(1조8400억원→2조1941억원)의 대부분이 해당 분야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작년 성과급 지급액을 두고 일부 노동조합들과 갈등을 겪었다. 초과이익성과급 1000%, 특별성과급 500%등 총 1500%의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하고서도 추가 협상을 벌여야 했다. 회사 노조 3개는 연대를 통해 공동투쟁본부를 만들고 “특별성과급 규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졌다"는 구호를 외쳤다. 사측은 결국 이와 별도로 임직원에게 자사주 30주씩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도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적자를 냈던 2023년에도 현금배당을 8257억원어치 했는데 지난해는 1조5201억원으로 뛰었다. 배당성향은 8.62%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밸류업 운동'이 본격화하며 이에 발맞춘 행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 등 첨단 기술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사용액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회사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2023년 3조6298억원에서 4조4723억원으로 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결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4조1013억원에서 4조8541억원으로 많아져 증가폭이 더 작았다. SK하이닉스의 별도 기준 2022년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4조221억원이다. 당시 회사 매출액은 37조8787억원, 영업이익은 7조6609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사 보수 한도 하향 등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오는 27일 정기주총 안건으로 곽노정 대표 재선임, 이사 보수 한도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25% 하향 등을 상정했다. 하영구 이사회 의장 임기가 만료돼 전체 이사 수가 10명에서 9명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보수 한도가 200억원이었던 작년에도 실제 지급액은 약 43억원에 불과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에는 전분기 있었던 특별상여금 악영향이 사라지는 반면 낸드 부문에서는 재고자산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경쟁사의 HBM 공급 부진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 실적은 업황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보급형 스마트폰 韓·美·中 격돌… 갤럭시 승부수는 ‘AI 가성비’

미국·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애플이 주력 제품군 대비 가격이 200달러(약 29만원) 이상 저렴한 신모델을 내놨고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가성비폰'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형 'A 시리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최초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시장 최강자인 미국 애플은 지난달부터 '아이폰 16e'를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16e 가격을 599달러(약 87만원)로 책정해 가격 장벽은 낮췄지만 자체 개발한 A18 칩을 탑재하는 등 상품성은 끌어올렸다고 소개하고 있다.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해 이미지 생성 및 알림 요약 같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 중이다.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 신모델을 선보인 것은 2022년 이후 3년만이다. 이에 앞서 2016년과 2020년 각각 한차례씩 제품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 회사는 한국에도 아이폰 16e를 출시하며 삼성전자의 '안방'을 노리고 있다. 국내 출고가는 128G 기준 99만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샤오미는 포코(POCO) 브랜드의 대표 상품 'X7 프로' 판매 영토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포코는 2018년 론칭 이후 전세계에서 7400만대 이상 팔린 '가성비폰'이다. 저가 시장에서는 '레드미(Redmi)' 브랜드를 앞세우지만 적당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샤오미는 포코 X7 프로를 오는 10일부터 국내에서도 판매할 방침이다. 작년 나왔던 포코 X6 프로는 쿠팡 라이브에서 5분만에 준비된 재고가 완판되기도 했다. 샤오미는 포코 X7 프로에 플래그십 디멘시티 8400-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해 빠른 반응 속도와 고사양 게임 최적화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6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90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것도 해당 제품의 특징이다. 중국 오포는 동남아시아 등 특정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A3x', 'A3' 등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누르고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 자리도 꿰차고 있다. 비보의 경우 인도 시장만을 위한 저가형 제품 'V40e'를 내놓는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업계에서는 제품 판매를 늘리려는 업체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포화와 경기침체 여파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애플이 보급형 신제품을 내놓은 것도 아이폰 판매가 꾸준히 감소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의 작년 4분기 중국 매출액은 현지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10% 이상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AI다. 회사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 참가해 신형 갤럭시 AI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했다. 제품에는 모바일용 AI '어썸 인텔리전스'가 탑재된다. 기존 갤럭시 S25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서클 투 서치', '편집 제안', 'AI 지우개' 같은 기능도 들어간다. 기본 성능도 끌어올려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갤럭시 A56 5G에 '엑시노스(Exynos) 1580'을, 갤럭시 A36 5G에 '스냅드래곤6 Gen 3'를 적용했다. 디스플레이는 두 모델 모두 6.7형 FHD+ 슈퍼 아몰레드를 채용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억6000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iOS보다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갖춘 보급형 제품을 위주로 판매가 늘 것이라는 게 IDC의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MWC 2025 개막···韓 기업 AI·통신 기술 뽐낸다

세계 3개 정보기술(IT) 전시회 중 하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가 3~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진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 190여개가 행사에 참가해 첨단 인공지능(AI)·통신 기술을 선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MWC는 '융합하라(Converge)·연결하라(Connect)·창조하라(Create)'를 주제로 펼쳐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생태계를 통한 새로운 모바일 경험과 차세대 네트워크 혁신 기술을 소개한다. 최신 스마트폰 전시와 함께 다양한 AI 기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과 호흡하기로 했다. 보급형 라인인 갤럭시 A 시리즈도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S시리즈 중 가장 얇은 디자인의 '갤럭시 S25 엣지', 최초의 안드로이드 복합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도 베일을 벗는다. 삼성전자는 또 글로벌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하고 AI와 소프트웨어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설루션과 다양한 사용 시나리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매직(Magic)'을 주제로 공개 전시를 진행한다. 전용 폼팩터를 통해 스페인의 대표적 랜드마크를 소개하고 화려한 색감을 삼성 OLED로 표현할 계획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단이 총출동했다. SK텔레콤의 경우 992㎡ 규모 전시장을 꾸미고 에너지·운영·AI 메모리·보안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알린다. AI 데이터센터 토털 솔루션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SK텔레콤은 그래픽카드9GPU) 렌탈부터 소규모모듈러(Modular), 고객 맞춤형 전용 등 모든 유형의 AI 수요를 충족하는 솔루션 사업으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유영상 CEO는 “B2B와 B2C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 제공하는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고 테크 역량도 지속 강화해 AI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KT는 한국적 AI 모델을 활용한 AI 에이전트 설루션을 공개한다. 사이버텔브릿지, 코아소프트, 셀렉트스타, 파이온코퍼레이션, 베슬에이아이, 비전스페이스 같은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KT 상생협력관'도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전시 핵심 키워드를 '안심 지능'으로 정의했다. 이를 통해 자사 AI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개발한 통신 특화 AI 모델 '익시젠', 딥페이크 목소리를 구분해 보이스피싱을 방지하는 기술인 '안티딥보이스' 등을 공개한다. 올해 MWC 데뷔하는 SKC는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전시관 내 AI 데이터센터 구역에 자리를 잡고 글라스(유리) 기판을 전시한다.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고성능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함께 AI 통합 설루션도 제시할 예정이다.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가 점점 고도화됨에 따라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 “ESG·보호무역 변화 뚜렷···우리에게 기회 요소 될수도”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각각 나름대로 해법을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 주제발표가 끝난 뒤 진행된 토론회는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펼쳐졌다. 윤진영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통상 과장,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 하윤희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 장현숙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 실장 등이 함께했다. 정 교수는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기후변화 의제가 사라졌다고 언급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미국 국내와 국제사회 동향 등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변화가 많지 않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우리나라에) 기회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선도했던 독일은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오며 글로벌 정치권에 '극우'가 나오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도 “아직 개발도상국 중에는 7%, 10%씩 경제성장을 하는 시장이 있다. 그런 곳에서는 '트럼프 효과'를 느끼지 않고 중국이 앞으로 전세계 이슈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등 상황을 면밀히 봐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ESG와 관련된 부분에서 우리는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ESG 경영과 ESG 공시가 원칙적으로는 같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우리 정부가 ESG 관련해서 기업들에 경영을 유도할 것이고 기업들은 그쪽으로 나아간다는 확실한 명제 없이 모두에게 부정확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으면 ESG라는 본래 의도는 잊고 규제만 만들어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장기적으로 ESG라는 의제를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 ESG 제도가 언제 시행되는지도 중요하지만 철저하게 가이드라인, 평가체계 등 기반을 준비하는 게 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윤 과장은 “트럼프 체제 도입 이후 우리나라는 기후 정책 등 관련해서 지금 2보 전진을 하기 위해 1보 후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보 전진할 때 지금 1보 후퇴한 것 때문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면 앞으로 대응책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를 보면 태양광이나 풍력은 땅에 있는 것을 단순히 파내는 게 아니라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이 과거 에너지 패권을 가질 때와 달라졌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처럼 행동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새로운 산업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들이 유럽연합(EU) 등 해외로 나가는 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원치 않는다. 한국 입장에서는 신산업 분야에서 미국이 움직이는 쪽에 맞춰 함께 가고 하다보면 상호간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근본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은 하는데 소위 '당근'은 없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서 어떻게 양국이 기후위기나 ESG 등 관련 합을 맞출 수 있을지 잘 봐야한다"고 정리했다. 하 교수는 “정부가 우리나라 산업을 무조건 보호하는 방향이 맞나 생각도 해야 한다. (미국, EU 등이) 발표는 했지만 시행은 한 적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상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제도 설계의 차이, 탄소 가격 차이 등 놓고 우리 기업들에게 엄밀한 잣대를 내밀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비싼 나라가 아니고 이미 그런게 더 싼 지역도 있다. 미국은 대신 전력망이 더 중요한데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를 제대로 공급하기 위한 망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갈 때 지열 같은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를 너무 소홀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수소는 장기적으로는 가스나 석유 시장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지금 독일이 아프리카에서 활약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 개발에 힘을 쏟는데 일본 종합무역상사들도 활동하고 있다. 자원·에너지 시장 개척과 각축전이 벌어지는 이 시점에 한국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임기는 4년이지 100년이 아니라고 자주 말한다"며 “재생에너지는 끝났다 이런 관점보다는 오히려 전력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원자력이나 소형모듈원전(SMR), 에너지저장장치(ESS) 등도 다차원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실장은 “ESG 등 '의무'는 규제고 '보호무역'은 지원이라고 읽힌다. 우리나라 기후변화 정책은 규제와 지원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있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기후변화 ESG 관련 지원을 떠올리는 사람은 잘 없지만 규제는 배출권거래제 등이 금방 생각난다"고 분석했다. 장 실장은 “미국이 대대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고 EU는 규제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금융지원이나 기업 성장을 돕고 있는데 우린 아니다"며 “일본은 지난해 탈탄소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해 법안까지 바꾸며 태도를 전화했다. 우리나라 역시 더 늦기 전에 ESG 기후관련 정책을 성장 중심 전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 “글로벌 ESG·보호무역 정책 변곡점···韓 기업 관리 체계 구축해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보호무역주의 등 세계 주요국이 저마다 통상 장벽을 쌓아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에너지경제신문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는 '2025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와 보호무역주의 대응방안'이다. 올해는 글로벌 ESG 정책과 무역 지형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이 ESG공시를 의무화하고 미국은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도 ESG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내수 침체, 정치 불안, 중국과 경쟁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상황은 엄중하기만 하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30주년이 되는 해다. 의미가 있는 순간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미국이 무역분쟁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라며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금 미국에 가 있다. 한국이 어떤 활로를 찾을지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전세계 30여개 국가에서 법 혹은 규제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을 도입해 제도화 하고 있다"며 “호주 캐나다 등 17여개국이 올해 정책 발효를 시작하고 보고를 시작하는 국가도 9개국 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로 기업들이 ESG 경영 관련 정책을 후퇴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며 “ESG 경영을 위한 내부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공시 데이터·정보 수집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트럼프 2기 기후변화 정책 전망과 기업에의 시사점'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김 소장은 “트럼프 2기 기후·환경 정책변화의 위험을 기회로 만들기 위한 미래기술 및 저탄소제품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정책 파편화가 심화된다는 점에 주목해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 좌장은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발제자 2명과 윤진영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통상 과장,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 하윤희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 장현숙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 실장 등이 의견을 나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2015년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실시된 이후부터 ESG 공시를 앞둔 현 시점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환경·경제정책 변화를 살폈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굵직한 사건이 이어지며 주요국 셈법은 저마다 달라진 상황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경제이익을 실현하는 도구로까지 발전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우리 정부·국회·기업 등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강성 노조에 反기업 국회···대기업 신규 채용 문턱 계속 높아진다

지난달 청년층 체감실업률과 고용률이 4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악화한 가운데 대기업 신규 채용 문턱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주요 기업 10곳 중 6곳은 올 상반기 채용을 안하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성 노조가 임금인상·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국회에서는 반(反)기업 성향 입법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1.1%는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계획 미수립 기업이 41.3%, 아예 없는 기업이 19.8%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9%포인트(p), 2.7%p 늘어난 수치다. 이번 조사는 한경협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대기업 중 채용 규모를 늘린다는 기업은 12.2%에 불과했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겟다는 곳은 59.2%, 줄인다는 곳은 28.6%였다. 업종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철강 등 66.7%) △식료품(63.7%)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1.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및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11.8%) △고용경직성으로 인해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구조조정 어려움(8.8%) 등 답변도 나왔다. 재계에서는 '불확실성 확대'나 '고용경직성' 등 답변이 복수로 나오는 게 최근 주요 기업들의 노사 갈등 국면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현대제철은 노조의 계속되는 파업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뒀다. 노조는 그럼에도 쟁의행위를 지속해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회사가 영업적자를 내는 한이 있더라도 1인당 4000만원 이상씩 성과급을 달라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도 공포감은 여전하다.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했던 삼성전자에서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파업이 벌어졌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업종의 경우 최근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등을 계기로 큰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언제라도 대결구도가 형성될 수 있는 상태다. 기업들은 특히 노조원들이 단체협약 내용으로 '정년 연장' 카드를 계속 꺼내고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부 기업 노조는 임금피크제를 폐지하는 동시에 정년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있다. 국회의 반기업 입법 추진도 대기업들을 움츠리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경제8단체는 지난 24일 개정안이 법사위 제1소위를 통과하자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회가 다시 한번 신중하게 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소송 리스크와 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결국 선량한 국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협 설문 결과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조사에서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9.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19.8%) △다양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고용경직성 해소(13.5%)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체감실업률)은 1년 전보다 0.8%포인트(p) 오른 16.4%를 기록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2021년 2월(26.8%) 3.7%p 이후 3년11개월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고용보조지표3은 노동시장에서 채워지지 못하는 실질적 일자리 수요를 포괄해 나타내는 지표다. 청년층 실업률은 6.0%로 작년 1월과 같았다. 실업자 수는 23만명으로 1만6000명 줄었지만 체감상 어려움이 갑작스레 커졌다는 뜻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완화에 주력하는 한편 통합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기업의 고용여력을 넓히는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中 초대형 TV 존재감↑… 삼성·LG ‘최종 방어선’은 AI·OLED

저가·물량공세를 퍼붓던 중국 TV 업체들이 초대형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삼성·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 제품을 빠르게 따라오면서 점유율이 4년만에 3배 이상 뛰었다.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을 '최종 방어선'으로 삼고 대응책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 TCL과 하이센스의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각각 15%, 14.6%로 집계됐다. 2020년만 해도 5.1%, 4.2%에 불과했지만 4년만에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1위 삼성전자(28.7%) 및 2위 LG전자(15.1%)와 격차도 크게 줄었다. 전체 TV 시장 구도를 보면 중국 업체들의 초대형 분야 약진이 특히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매출 점유율 28.3%를 차지해 왕좌를 지켰다. LG전자가 16.1%로 뒤를 이었다. TCL과 하이센스가 세력을 키워가고 있긴 하지만 점유율은 각각 12.4%, 10.5%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의 주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TCL·하이센스 초대형 TV 가격은 성능이 비슷한 삼성·LG전자 상품의 절반 가량에 책정돼 있다. 이들은 쿠팡 등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확용해 한국 내 영업활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형·저가 제품 분야에서는 중국 TV가 이미 전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TV 시장 규모를 출하량 기준으로 분석하면 TCL·하이센스·샤오미가 31.3%로 삼성·LG전자(28.4%)를 앞질렀다. 2020년에는 중국이 24.4%, 한국이 33.4%였다. 중국산 '물량 공세'에 한국 제품이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 기업들은 일단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시장을 사수하며 차별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옴디아 자료를 보면 지난해 2500달러(약 358만원)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매출 기준 점유율이 49.6%에 달했다. LG전자는 30.2%를 차지했다. TCL과 하이센스의 성적은 각각 1.6%, 0.9%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무대에서도 삼성은 '비전 AI'를 공개하며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비전 AI는 기존 TV 역할을 확대해 사용자의 니즈와 취향, 의도를 미리 파악해 스스로 스마트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구독 서비스 '삼성 아트 스토어' 저변도 늘린다. 기존에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혜택을 올해는 네오(Neo) QLED 모델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고도화 카드를 꺼냈다. LG 올레드 TV의 작년 출하량은 약 318만대로 전세계 시장 점유율 52.4%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최대 4K·144Hz 영상을 지연 없이 전송하는 차별화된 무선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알고리즘과 유기 화합물 적층 구조를 바꾼 새로운 밝기 향상 기술 등도 신제품에 녹여 넣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제품 기술력이 한국산을 따라오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판매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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