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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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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리, 13년만에 ‘반성’ 언급···“침략·가해 빠져 반쪽짜리”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2012년 이후 13년만에 '반성'을 언급했다. 1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그러면서 “지난 80년간 우리나라(일본)는 일관되게 평화 국가로 걸어오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써왔다"고 주장했다.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반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13년만이다. 다만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식민 지배를 당한 이웃 나라를 반성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특히 앞서 일본 총리들이 2012년까지 반성을 언급하면서 함께 쓴 '침략'이나 '가해'라는 표현은 이번에 빠졌다. 이에 따라 이시바 총리의 발언이 식민지로 지배한 이웃 나라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평소 일본이 문민 통제를 받지 않은 채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보여왔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를 언급하고 반성의 뜻을 표명했다. 그러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 이후 이런 관행이 끊겼다.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타국이 입은 피해를 패전일에 처음 언급한 것은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였다. 그는 당시 “아시아의 가까운 여러 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모든 전쟁 희생자와 그 유족에 대해 국경을 넘어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전몰자 추도식에서 말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1994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글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희생을 초래했다"며 “깊은 반성과 함께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격인 각의를 거친 총리 담화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원래 패전 80년을 맞아 총리 담화 발표를 검토했으나 옛 아베파 등 집권 자민당 내 보수세력 반발을 고려해 이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내각은 총리 담화를 비롯해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승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인천행 여객기인데 김포 착륙···‘황당 사건’ 에어아시아 “안전 위한 조치”

말레이시아 저비용항공사(LCC)가 최근 일어난 '황당 사건' 관련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13일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이 회사 여객기는 별다른 고지 없이 김포공항에 내려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아시아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항공편은 악천후로 인한 공항 혼잡으로 상공에서 대기하다가 안전상 추가 급유가 필요하다는 기장 판단 아래 김포로 회항했다"고 밝혔다. 에어아시아는 “이 과정에서 기장의 안내 방송이 이뤄졌으나 김포 착륙 당시 객실 승무원이 인천공항으로 잘못 언급하며 혼선이 생겼다"며 “이후 기장이 정정 안내 방송을 했으며 사과 방송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벤야민 이스마일 에어아시아의 최고경영자(CEO)도 이와 관련 “김포공항 우회 착륙은 인천의 악천후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며 “해당 운항편에 탑승한 승객에게 여행 바우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D7 506편은 국내 상공을 돌다 오후 8시8분께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공항이 바뀔 경우 기내 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안내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여객기에선 제대로 된 안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당시 승객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까지 나왔지만 밖을 바라보니 인천이 아닌 김포였다"고 전했다. 약 2시간 동안 김포공항에 머물러있던 이 여객기는 오후 10시17분께 이륙해 약 26분 뒤인 오후 10시43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에어아시아는 지난 2010년 11월1일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공식적으로 진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동안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으나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하늘길을 정상화시켰다. 에어아시아는 글로벌 LCC답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해왔다. 제주에서 동남아시아로가는 길을 개척하는가 하면 '초저가 항공권'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창업주의 경우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수차례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의 자서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참석을 위해 직접 방한하는가 하면 한국 축구대표팀을 배웅하기도 했다. 2017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주목받기도 했다. 논란도 많았다. 2014년 12월 수라바야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여객기가 바다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참극이 있었다. 당시 한국인 탑승자도 3명 있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고객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불편도 한동안 이어졌다. 2016년에는 승무원 '공개 오디션' 및 인기투표를 진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에어아시아는 한국인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해 일반인 투표를 진행했다. 이는 승무원 선발을 전문성 대신 외모와 인기로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정몽구재단, 국가영웅 자녀 글로벌 장학사업 ‘보훈 실천’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국가영웅 자녀 대상 글로벌 리더 육성 프로그램 '히어로즈 글로벌 캠퍼스'의 3기 장학생들이 최근 한 달 간 영국 옥스퍼드와 런던에서 현장학습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히어로즈 글로벌 캠퍼스는 국가에 봉사하다 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찰·소방관·해양경찰관의 자녀를 위한 글로벌 장학 프로그램이다. 3기 프로그램은 총 24명의 학생들이 선발돼 지난해 7월부터 영국에서 어학 및 진로 탐색 기회를 가졌다. 지난 7월 5일부터 8월 6일까지 진행된 3기 연수는 영국 옥스퍼드어학원 집중 과정과 함께 한인학술회 OKAS(Oxford Korean Academic Society)와 교류를 통해 학문적 시야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또한, 일주일간 진행된 런던 현장학습은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선배와 멘토링 시간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방문 △영국 박물관, 내셔널갤러리, 웨스트엔드 뮤지컬 관람 등으로 진행됐다. 정몽구재단은 2012년부터 '온드림 나라사랑 장학사업'을 통해 순직·공상 경찰, 소방, 해양경찰관 자녀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지금까지 약 4100여 명의 장학생들에게 장학금 55억원을 지급했다. 재단 관계자는 “보훈은 기억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영웅의 자녀들이 자긍심을 갖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모래주머니 차는 재계⑥] 52시간 요구하는데 정부·노동계는 4.5일제…‘기업 한숨’

각종 규제 및 법안으로 재계를 압박하는 정치권이 기업들 목소리는 전혀 듣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52시간 제도 현실화 등 기존 사회적 논의가 활발했던 사안들도 정부·거대여당이 권력을 장악한 뒤 수면 아래로 내려앉고 있다. 13일 정재계에 따르면 대선 이전 여야 논의가 활발했던 '반도체 특별법'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외면 받고 있다. 특별법은 연구·개발 노동자들이 노사 합의로 주52시간 상한제를 초과해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법안이 통과돼야 연구원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호소한다. 노동계는 산업재해 증가, 다른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고 통상 불확실성이 높다는 게 특별법 논의의 시작점이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에 밀리고 중국 기업들 추격도 거셌기 때문이다. 각국이 자국 기업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자국우선주의'가 일반화된 시기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해당 이슈를 이미지 개선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 2월 국회에서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를 열고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고 언급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쟁국들은 기업에 노골적인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법인세 인상,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 추진 등 족쇄만 계속 채우고 있다"며 “아무리 대선 전이라지만 우리나라 경제 기둥인 반도체 업계를 지원하는 법안을 '정치 쇼' 용도로 활용할 줄은 몰랐다"고 일침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추진했던 '노동개혁' 역시 역주행하고 있다. 경제계는 한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시장 정상화를 더 늦추면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현 정부와 여당은 '귀족노조'가 압도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와중에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기업 노조의 경우 부를 독차지하기 위한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이유로 1인당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에 달하는 성과급 보상을 요구하고 있따. 올해 임금협상 교섭은 결렬을 선언했다. 이들은 올해 초 기본급 1500%의 초과이익분배금을 받고 격려금 차원에서 자사주 30주(600만원 상당)을 받았다. 정년연장과 함께 논의돼야 할 직무·성과급제도 경제계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숙원인 상속세 인하 논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상속세가 주요국 대비 지나치게 높아 기업의 장기적 안전·지속성, 중견기업 경영권 유지 등에 어려움이 많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현 정부·여당은 확장적으로 재정을 사용하되 재원은 기업 및 고소득층에서만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제계는 화물차 안전운임제 시행을 3년 한시 연장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것에도 유감을 표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을 위탁하는 기업인 화주와 운송사 사이 '안전운송운임'을, 운송사와 화물차 기사 사이에는 '안전위탁운임'을 정해 강제하는 게 골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시행됐지만 윤석열 정부때 일몰 시한이 지나면서 2022년 폐기됐다. 개정안에는 내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 3년 일몰제로 안전운임제를 재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지난달 23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경제계는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위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시행 당시 화물운임 급등과 시장 왜곡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한 바 있기에 향후 신중한 제도 운영을 당부한다"며 “무엇보다 제도의 시행에 앞서 시장 참여자들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모든 경제주체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운임 기준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시대’ 해외인재 확보해야···100만명 유치하면 GDP 6%↑”

해외인재를 적극 유치할 경우 인공지능(AI) 인재 육성, 저출생 문제 해결, 산업경쟁력 강화 등 난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김덕파 고려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해 발표한 '새로운 성장 시리즈(9) 해외시민 유치의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인재 100만명을 한국에 유치하면 전국 지역경제 부가가치가 최소 145조원 늘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6%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외국인은 135만여명이다. 보고서는 해외인재가 필요한 이유로 △AI 전환에 많은 인재가 필요한데 국내교육을 통해서 AI 전사를 육성하기에는 역부족 △출생률이 저하돼 산업인력의 부족 △우수인재 적자국으로서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책 △내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총수요 측면에서 보면 단순한 인구 확대가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기술 또는 기능을 지닌 해외 고급인력 유입"이라며 “소비가 느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 향상, 산업구조 고도화 등을 통해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해외 인력유입의 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해외인재 유치 전략으로 △외국인 정주형 특화도시 △글로벌 팹 유치 △해외인재 국내맞춤 육성 등을 제안했다. 국가차원 '외국인 정주형 특화도시' 샌드박스는 폴 로머 뉴욕대 교수의 '차터시티(Charter City)'론에 기반한다. 기존 도시의 규범적 틀을 유연하게 적용해 해외시민이 사회·경제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독립적 정주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주 인프라 수용 여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 클러스터와 관련성 높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비자 혜택, 세제 감면, 교육·의료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한 도시 내에서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 보고서는 또 비자·정주 혜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팹리스·반도체·AI 등 첨단산업의 입지 결정은 해외인재를 끌어들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들었다. 핵심은 해외시민 유입이 산업고도화의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업 투자계획과 인재유치 전략을 연계한 통합 유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필요 전문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지역은 첨단산업 기반을 갖춘 성장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국내인재로 채워지지 않는 산업 고급인력을 해외에서 국내기업에 맞춰 육성하고 데려오는 '선육성 후도입' 전략도 제시했다. 단기적인 인재 수입이 아니라 예비 해외인재를 한국 산업에 맞게 교육·훈련해 고급인재로 육성·유치하는 공급 사다리 전략이다. 한국에 우호적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우수대학 재학생 중심의 인재 양성-취업-정주 연계 프로그램을 설계해 인증된 인재를 유입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AI 시대가 열리면서 지구촌의 인재영입 줄다리기가 더 치열해 지고 있다"며 “메가 샌드박스라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도시 조성을 통해 이들이 빠르게 안착하며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기제를 시급히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경영계 “산재 처벌·제재보다 안전기준 실효성 확보 우선”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에 직면한 경영계가 재발 방지에 처벌·제재 강화보다 선진국처럼 실효성 높은 예방 시스템을 확보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3일 '산재예방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새 정부의 과제와 해결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산재예방정책 개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사업주의 자율적 산재예방활동 촉진과 성과에 따른 보상과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경영계도 책임의식을 가지고 현장의 안전시스템을 자율적으로 점검·개선해 나가는 안전경영체계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산재사고에 대한 경영자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벌써 3년 6개월 지났으나 뚜렷한 산재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이 부회장은 지적했다. 이어 “오래전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안전선진국들은 엄벌주의 정책과 획일적 규제방식만으로는 중대재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데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규제의 수용성과 효율성을 높여 안전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사정이 힘을 모아 안전시스템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금은 새로운 처벌수단 마련을 고민하기 보다 산재예방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행 안전기준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자인 정진우 서울과기대 교수(안전공학과)는 “우리나라가 산재예방에 상당한 인력과 재원을 투자하고 있으나 제재와 엄벌에 치우친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제(산안법)의 한계로 '고비용 저효과'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안전선진국들의 산업안전보건 수준은 제재 강도를 높임으로써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예방시스템의 충실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사업장 작업환경의 다양성과 급격한 기술변화 등을 고려할 때 사업주의 자율적 산재예방활동을 촉진하는 법령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개편방향으로는 △산안법과 중처법상 중복·상이한 사업주 의무 조항 정비 △과도한 원청 책임 부여하는 도급규제 혁신을 통한 법 해석과 집행의 합리성 제고 △건설공사발주자 역할과 책임 명확화 △위험성평가 내실화 △세부 안전보건기준의 정교성 개선 △지도·지원 중심의 감독행정 전환 등을 제안했다. 또다른 발제인 서용윤 동국대 교수(산업시스템공학과)도 “생존에 급급한 중소기업 현실에서 정부 규제만으로 효과적 산재예방 활동이 이루어지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한국의 중소기업 경쟁력은 최하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심각해 제재나 처벌로 접근하기보다 더 큰 보상과 인센티브 제공으로 안전관리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구체적인 지원방안으로 “범부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 중소기업 안전보건활동 지원의 효과성을 높이고 노력에 대한 실효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전문인력 양성과 안전기술 연구개발, 민간 전문기관 활성화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산재예방 지원 및 시장 진흥 법률'의 신규 제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트럼프 리스크 안 끝났다…“약달러 환율 대비해야”

'트럼프 리스크'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환율 충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각국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손본 이후 다음 의제로 환율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달러-원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고환율(원화가치 하락)이 걱정이었던 과거 경제위기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1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트럼프 2기 달러 약세 시나리오 점검 및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무역적자 해소 및 제조업 부흥을 위해 고율 관세와 함께 달러 약세 유도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임시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 구상은 이같은 의견에 힘을 보탠다. 미국이 관세 협상과 환율 협정을 연계해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경우 달러-원 환율 하락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러라고 합의는 '선 관세-후 달러 약세' 유도를 골자로 한 통화 협정이다. 1985년 G5(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가 공동으로 통화 가치를 조절한 플라자합의에서 착안했다. 당장 마러라고 합의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각국 통화가치 절상은 수출경쟁력 약화와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이에 공조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마러라고 합의 또는 주요국 통화 절상을 요구할 경우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입에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수출액은 0.25% 감소하고, 수입액은 1.31% 증가한다고 봤다. 수출기업은 원화 수익성 방어를 위해 달러 기준 수출가격을 인상해야하는 유인이 크지만 이 경우 수출물량이 더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의 경우 원화 환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입물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은 원자재 수입단가를 낮춰 생산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달러-원 환율 10% 하락 시 생산비용은 평균 3.0% 감소하며 제조업(4.4%)을 중심으로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계는 국제 질서가 급변하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때마다 원화약세 현상이 나타나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반대 상황도 걱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우리나라 '정치 불안' 환경 속 환율 상승 압박을 크게 받아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발간한 '환율 급등 시나리오별 경제적 임팩트 및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으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대비 0.3~0.7% 포인트 가량 하락할 수 있다. 보고서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자영업 대출 및 가계부채, 주력산업 부진 등 잠재된 리스크가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 실물·금융리스크와 결합한 복합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며 “글로벌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철강 등 신용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외화차입 기업들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산업계는 환율 방향에 따라 업종별 표정이 달라진다. 통상 자동차, 반도체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경우 원화가치 하락이 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대로 항공·여행, 철강 등 산업군은 환율 상승이 손실로 직결된다. 원자재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식품·유통 업계도 원화가치 하락에 압박을 받는다. 무협은 환율 변동성이 1% 포인트 확대될 경우 수출물량은 1.54%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변동성이 커지면 불확실성으로 수출기업의 계약체결이 지연되고, 환헤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돼 수출물량이 축소된다는 이유에서다. 환율 급등락 해법으로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통화스와프'다. 한국은 현재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스위스,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통화스와프를 체결 중이다. 캐나다의 경우 한도 없이 무기한으로 협정을 체결했다. 다른 나라는 총액 또는 기한 등에 제한이 있다. 미국은 캐나다, 영국, 일본, 유로존, 스위스 등과만 상시 통화스와프를 체결 중이다. 양지원 무협 수석연구원은 “마러라고 합의가 아니더라도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한 주요국의 통화가치 절하를 막기 위해 미국이 통화 강세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 하락에 대비해 통화스와프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정장치를 강화하고 수출기업의 환리스크 관리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모래주머니 차는 재계⑤] 기업규제 다음 목표 ‘지배구조 개편’…총수일가 ‘셈법 복잡’

정부·국회로부터 '반(反)기업 규제·입법'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재계의 다음 고민거리는 지배구조 개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찍부터 글로벌 ESG 경영 차원에서 필요성이 대두됐고 최근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방어에 대한 위기감까지 높아져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규제 법안 추진은 '발등의 불'이 될 전망이다. 총수 일가는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까지 생각하고 있어 셈법이 더 복잡하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아직 총수일가가 계열사를 장악하는 지배구조를 완전히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아직까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상태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돌아가는 게 가장 크고 중요하다. 현대차→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이어지는 고리와 현대글로비스가 포함된 작은 순환출자들도 있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이 완전하지 못하다. 현재는 이재용 회장 등 총수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삼성물산이 지주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삼성전자(5.05%) 지분율이 적다. 삼성물산은 대신 삼성전자 최대주주(8.51%)인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들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와 엮여 상당히 복잡한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다. 요약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일본 비상장사 광윤사를 통해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롯데지주→각 계열사로 가는 그림이다. 2017년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시도해왔지만 롯데지주 지분을 11.1% 들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이 지연되며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각 사가 지배구조를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 덩치가 워낙 큰 탓에 이재용 회장 또는 특정 기업이 지분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지주사를 새로 만들거나 기업간 수십조원대 지분을 교차하는 '대형 수술'을 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오며 생겨난 기형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총수 일가가 '최소한의 지분'으로 '최대한 많은 기업'을 지배하려다보니 각종 부작용이 이어져온 것이다. 순환출자 고리의 경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대부분 해소됐으나 자녀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며 계열사들을 성장시켜온 탓에 지분 구조가 계속 거미줄처럼 얽히게 됐다. 문제는 재계에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공격에 우려가 커지고 있고 국회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등도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국회에서 계속해서 발의되고 있는 '삼성생명법'도 신경 써야 한다.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이나 채권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주식가치를 '취득원가'에서 '현재 시가'로 바꾸는 게 골자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은 수십조원 규모 삼성전자 주식을 다른 곳에 넘겨야 한다. 자사주 의무 소각은 롯데그룹에게 '저승사자'가 될 수 있다. 롯데지주가 자사주를 32.51% 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색깔을 지우고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롯데지주가 자사주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그룹 전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주사 체제를 확립해놓은 SK그룹도 사정권이다. SK는 자사주 비율이 24.8%에 이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선진화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작업이지만 의지만으로는 추진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주사를 설립하거나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R&D)이나 시설투자에 써야 할 돈을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에 넣는 셈이기도 하다. IMF 사태 이후 널리 퍼진 '지주사 만능론'도 최근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맞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재계 지배구조 개편이 힘든 결정적인 이유는 총수 일가 탓이다. 최소한의 돈으로 최대한 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려다보니 순환출자 등 '꼼수'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인 계열사 중복상장 역시 기업 문제가 아니라 총수 개인의 욕심 때문에 나타난다. 알짜 계열사 물적분할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우리 대기업들은 LG에너지솔루션 사례처럼 물적분할 이후 해당 기업을 상장까지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계가 상법 개정이나 노란봉투법을 반대하며 가장 많이 외친 게 '글로벌 스탠다드'인데 정작 자신들의 지배구조는 개발도상국 중소기업보다 후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까지 함께 신경 써야 하는 처지다. 현대차그룹을 보면 주력사 현대차 최대주주가 현대모비스(22.36)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5.57% 들고 있지만 정의선 회장 지분은 2.73% 뿐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를 지배하는 현대모비스 지분도 0.33%만 지녔을 뿐이다. CJ그룹과 아모레그룹은 자녀에게 지분을 승계하기 위해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기도 했다. 자녀 지분율이 높은 알짜 비상장사 가치를 높인 뒤 지주사나 핵심 계열사와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재계에서 '당연한 공식'처럼 통한다. 기업이 총수 일가 지분을 승계하는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까지 하는 '묘수'를 꺼내들었다 해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마지막 관문이 남는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정공법을 펼쳤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한 뒤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해 '지배회사 체제'를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양도세 등으로만 수조원을 납부하는 강수를 뒀지만 “현대글로비스 주주에 유리하고 현대모비스 주주에 불리하다"는 시장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19.99%)는 정의선 회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재계가 지배구조 개편 전 기대하는 '상속세 완화' 등도 이른 시일 내 성사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최대 6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징벌적 상속세'를 지닌 국가다. 주요국들은 자국 기업과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 상속세율을 낮추는 추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 이후 행동주의 펀드 등에게 공격받는 '1호 대기업'이 누가 될지 다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그룹, ‘SW 주도 차세대 차량’ 키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 계열사 포티투닷의 몸집을 키운다.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기아가 참여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SDV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 화두로 떠오른 만큼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포티투닷은 500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당초 예정된 2023~2025년 계획에 따른 3차 자본 확충이다. 포티투닷은 현대차(55.9%)와 기아(37.3%)가 지분 대부분을 들고 있는 인공지능(AI) 모빌리티 기업이다. 회사 측은 이번 증자가 △SDV 기술 고도화 △에이전틱 AI 및 그래픽카드(GPU) 인프라 투자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 등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DV는 자동차를 하드웨어 이동 수단에서 진화 가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혁신 개념이다. 조달된 자금은 기술 고도화 및 AI 인프라 구축, 그리고 글로벌 인재 확보에 전략적으로 투입된다. 포티투닷은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기술 주권과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를 통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포티투닷은 현재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미국, 폴란드, 호주, 중국에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을 운영하며 각 지역별 우수 인재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차량 운영체제 'Pleos Vehicle OS'를 비롯해 자율주행 AI 'Atria AI',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leos Connect', 에이전틱 AI 'Gleo AI', 차량·플릿 데이터 AI 'Capora AI' 등 핵심 플랫폼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개발해왔다. 이러한 기술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SDV 로드맵에도 반영돼 있다. 포티투닷은 내년 SDV 페이스 카 개발을 시작으로 2027년 양산차 적용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의 SDV 전략을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 활약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네이버랩스 대표 출신인 송창현 대표가 2019년 설립한 기업이다. 포티투닷은 2024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데뷔하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경쟁 상대들이 저마다 '바퀴달린 스마트폰' SDV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본격화하던 시기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완성차 기업들이 모두다 SDV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비전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했다. 테슬라가 '애플 방식'을 활용해 앞서나가는 와중에 몸집이 큰 폭스바겐 등은 조직개편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자금을 수혈하고 인재를 모았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현대차 SDV 본부장(사장)을 겸임하며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을 주로 추진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도 적극 추진했다. 현대글로비스, 현대커머셜 등 그룹 계열사는 물론 삼성전자 등과도 동맹 관계를 구축하며 역량을 쌓았다. 포티투닷은 SDV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통한 기능 확장이 아닌 '생활의 형태를 바꾸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글로벌 SDV 시장 규모는 매년 34% 가량 성장해 2034년 7000억달러(약 97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단기 재무 성과보다는 중장기 기술 주권 확보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핵심 파트너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업 10곳 중 6곳 “하반기 정규직 채용”…경력자 선호

국내 기업의 약 60%가 올해 하반기에 정규직 사원 채용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371개를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58.5%가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11일 밝혔다. '채용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27.5%였고, 나머지 14%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기업 규모별로는 100인 이상 300인 미만(73%), 100인 미만(57%), 300인 이상(55.2%) 순으로 정규직 채용을 확정한 기업이 많았다. 하반기 정규직을 뽑는 기업 중 58.5%는 신입과 경력을 모두 채용할 예정이었다. 반면에 32.3%는 '경력만 채용'하며, 9.2%는 '신입만 채용'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하반기에 신입 사원을 뽑을 기업은 조사 대상의 67.7%, 경력 채용 예정 기업은 90.8%에 이른다. 특히, 신입 채용 비중에서 올해 상반기(83.6%)와 비교하면 하반기에 16%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하반기 정규직 사원 채용 이유로 '현재 인력 부족'(58.1%,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인력 퇴사가 예정돼 있어(28.1%) △우수인력 확보하기 위해(24%) △사업을 확장해서(18.9%) 등의 답이 나왔다. 하반기 신입사원들의 초봉은 평균 3298만원으로 집계됐다. 구간별로는 △3000만 이상~3500만원 미만(31.3%) △25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29.9%) △3500만원 이상~4000만원 미만(19%) △2500만원 이하(7.5%) 등 순이었다.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방식은 '수시채용만 활용'이 59.2%였다. '공개채용과 수시채용 모두 활용'은 34%였다. 사람인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는 수요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 우수 인재에 대한 선제적 투자나 사업 확장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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