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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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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빚 1070조 돌파…저소득층 연체율 12년 만에 최고

정치적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겹친 2분기,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이 한층 커졌다. 금융권 대출이 석 달 새 2조원 늘며 사상 처음 107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소득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12일 국회 양부남(더불어민주당)•박성훈(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6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1067조6000억원)보다 2조원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집계는 한은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약 100만 명의 대출자를 표본으로 삼아,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이들을 자영업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산한 결과다. 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사업자대출이 723조3000억원, 가계대출이 346조3000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기관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750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8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대출자 수가 175만7000명에서 173만8000명으로 줄면서 1인당 평균 대출액은 네 분기 연속 4억300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은 이처럼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자영업자는 사실상 추가 대출이 어려운 한계 상태로 보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분기 말 기준 19조원으로, 1분기(20조1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줄었다. 연체율도 1.88%에서 1.78%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소득 하위 30%의 자영업자만 놓고 보면 상황이 정반대다. 이들의 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석 달 새 3조8000억원 늘었다. 중소득(30~70%)층과 고소득(상위 30%)층이 각각 1조2000억원, 7000억원씩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저소득층의 연체율은 1분기 1.92%에서 2.07%로 상승하며 2013년 3분기(2.84%) 이후 1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의 대출 증가는 은행보다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81조2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늘었고, 상호금융권 대출은 48조8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증가했다. 두 부문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취약차주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며 경고했다. 특히 연체 진입률과 지속률이 동반 상승하는 등 부실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스테이블코인 거래 급속 냉각…하루 거래대금 2000억대로 ‘뚝’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이 2000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거래 위축세가 뚜렷해졌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스테이블코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는 한국은행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5곳(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의 달러화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거래내역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3년 7월 1741억원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월 3041억원, 11월 6381억원으로 불어났고 12월에는 1조22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급격히 식었다. 1월 9238억원, 2월 8794억원 수준이던 거래대금은 3~5월 평균 3000억원대로 줄었고 6월에는 2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이 같은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둔화 영향으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줄어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 전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급감했다. 올해 6월 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의 17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80% 이상 줄었다. 보유 규모 역시 감소세다.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89조2000억원으로 연초 최고치(121조8000억원)에서 약 30조원 이상 줄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특성상 전체 흐름을 완벽히 포착하기는 어렵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상에서 익명으로 거래되며 탈중앙화 거래소(DEX)나 개인 간(P2P) 거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국가·지역별 스테이블코인 거래 흐름을 추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IMF의 마르코 로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지역별 거래 규모를 추정했으며, 북미(4450억달러)가 가장 많고, 아시아·태평양(4260억달러), 유럽(3340억달러), 아프리카·중동(2000억달러),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1560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수출입은행, ‘한계기업’ 여신 4조 육박…고정이하여신 1.2조 돌파

한국수출입은행이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에 빌려준 돈이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위험이 큰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1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한계기업 대상 여신 잔액은 3조902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된 기업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경우가 해당된다. 수출입은행이 여신을 보유한 한계기업은 총 141곳으로 이 중 대기업이 15곳, 중견기업이 73곳, 중소기업이 53곳이었다. 대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이 2조445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견기업이 1조2853억원, 중소기업이 1718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 거래 기업 가운데 87곳이 구조조정 중이며 이 중 자율협약이 2곳, 워크아웃이 6곳, 법정 회생절차가 23곳, 파산이 6곳으로 파악됐다. 건전성 지표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조2213억원으로 전체 여신 대비 0.89% 수준이다. 부실 채권 발생 규모는 2021년 1조190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776억원, 2023년 6668억원, 2024년 2223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들어서는 8월 말 기준 114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연체율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연체 잔액은 2021년 말 1조759억원에서 2022년 말 6846억원, 2023년 말 3365억원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말 359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8월 말에는 4659억원으로 상승했다. 연체율 역시 2021년 1.39%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0.40%까지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0.53%로 반등했다. 박 의원은 과도한 한계기업 여신과 연체율 상승을 잠재 부실 확대의 경고 신호로 진단하며, 수출입은행이 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적자 법인 47만곳, 통계 이래 최대폭…100억 클럽도 줄었다

지난해 이익을 한 푼도 내지 못한 기업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린 대기업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9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0원 이하인 법인 수는 47만1163개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만5933개 늘어난 규모로 2012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실적이 급감했던 2021년(4만4394개)보다도 많다. 전체 신고 법인(105만8498개) 중 적자 또는 무이익 법인 비중은 44.5%에 달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비중은 2019년까지만 해도 40% 아래에 머물렀지만, 2020년 40%선을 넘은 뒤 2021년 42.4%, 2022년 41.9%, 2023년 41.3%로 등락을 이어오다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업 실적 부진은 대형 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기순이익 100억 원 초과 법인은 3776개로 전년보다 296개 감소했다. 2012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전체 신고 법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6%로, 2022년(0.41%), 2023년(0.39%)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를 엔데믹(감염병의 일상화) 이후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의 결과로 보고 있다. 기업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법인세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했고 세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세수 결손은 30조8000억 원에 달했다. 2023년(56조4000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셈이다. 정부는 올해 역시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예산 대비 약 12조5000억 원의 국세가 덜 걷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가난할수록 비싼 대출” 지적에…연 15% 서민대출 손질 불가피

서민을 돕겠다며 도입된 정책서민금융이 높은 연체율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품의 부실률이 30%를 넘어서면서 정부가 금리 구조 조정 등 제도 손질에 나섰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7%에서 올해 8월 35.7%로 급등했다. 제도 시행 2년 반 만에 연체율이 세 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저신용·저소득층이 대상이다. 기존에 연체 이력이 있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경우에도 최대 100만 원까지 즉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15.9%로 시작하지만, 1년간 성실 상환하고 금융교육을 이수하면 최저 9.4%까지 낮아진다. 같은 기간 서민금융 상품 전반의 부실 위험도 커졌다. 최저신용자 대상 정책상품인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1.3%에서 25.8%로 상승했고, 신용점수 하위 10% 이하 차주를 위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역시 14.5%에서 26.7%로 뛰었다. 이들 상품 역시 최초 금리는 15.9%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높은 금리가 연체율 상승의 직접적 요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지만, 정부 지원 상품마저 민간 고금리 대출과 큰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어려운 사람일수록 대출 이자가 더 비싸다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고 언급하며 현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금융당국은 연 15.9% 수준인 일부 서민대출 상품의 최초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이 처음 도입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금리를 '햇살론 유스' 수준인 연 3.5%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금리를 과도하게 인하할 경우 다른 서민금융상품과의 형평성 문제와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강일 의원은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재정 소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무리한 지원보다는 상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금리 설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정부와 여당은 서민금융 재원을 통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도 추진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지난달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기존처럼 사업별로 나뉘어 있던 재원을 하나로 묶어,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9만 전자’ 찍은 삼성전자...3분기 실적에 주가 달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9만원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달 중순 발표될 3분기 잠정 실적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4일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내 제시한 삼성전자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9조7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수준으로, 한 달 전 전망치(8조7945억원)보다 9000억원 이상 상향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 기술주 강세 등이 맞물리며 실적 전망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긴 조정기를 겪었다. 지난해 8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장중 4만9900원까지 떨어지며 '5만전자' 방어에 실패했다. 고점(8만8800원) 대비 40% 넘게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컸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8만원선을 회복한 뒤 최근에는 9만원 돌파를 시도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 삼성전자 주가는 8만9000원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9만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상향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으로 제시하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이 약 6조원, 모바일이 3조원대, 가전이 1조원대, 자회사 하만이 4천억원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또 범용 메모리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전방위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장기 실적 개선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3년간 HBM 중심의 투자가 이어지며 범용 D램 증설이 제한된 가운데, 서버용 D램 교체 수요가 늘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1c D램 생산성 향상으로 2026년 엔비디아 HBM4 공급망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아울러 2022년 이후 공급이 축소됐던 낸드플래시 가격도 올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의 수혜를 가장 먼저 입는 기업으로 꼽히면서, 3분기 실적이 주가 반등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AI 재테크’ 열풍에 초조한 2030…성인 10명 중 6명 “불안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 전략이나 종목 정보를 얻는 이른바 'AI 재테크' 열풍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까 봐 불안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20∼60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1%가 'AI 재테크 흐름에 뒤처질까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생성 AI의 활용 분야 중 '업무 관련 지식 습득', '재테크', '본인·자녀 학습' 등 세 영역을 중심으로 AI 확산에 따른 불안 경험을 물은 것이다. AI 재테크 외에도 AI를 활용한 업무 지식 습득에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은 67.2%, 교육·학습 분야에서 초조함을 느낀다는 응답은 54.9%로 조사됐다. 특히 30∼50대에서 불안감이 높게 나타났으며, 30대의 경우 64.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사회·경제활동의 중심 세대로 재테크 관심이 크고, AI를 실제 자산관리 도구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응답자 3명 중 1명(35%)은 이미 생성형 AI를 재테크에 활용하고 있다. 활용 방식은 단순히 증권사 리포트를 요약하거나 재무제표를 분석시키는 수준을 넘어, 중장기 투자 전략을 제안받거나 종목·펀드 매수 여부를 묻는 등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AI 재테크 확산이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자산관리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 전문가들은 AI의 답변을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AI의 분석 능력이 빠르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헛소리(hallucination)' 현상처럼 사실과 다른 답변이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AI 서비스(로보어드바이저·AI 펀드 등)는 일반적으로 전문가의 검증 절차를 거치지만, 개인이 챗봇 등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는 이런 '안전장치'가 부재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의 이정민 연구위원은 “재테크 분석에서 생성 AI 모델마다 고유의 편향성이 존재하는 데다 같은 제품도 유료·무료 버전의 답변이 다를 수 있다"며 “개별 AI의 답변은 여러 경로를 통해 비교·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미성년 주주’ 80만명 시대…삼성전자에만 40만명 몰렸다

국내 상장사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증여하거나 투자 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늘면서, 주요 기업의 주주 구조에도 세대 변화가 감지된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을 공개한 93곳의 20세 미만 주주는 총 78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한 곳당 평균 8466명꼴로, 상당수 기업이 수천 명의 미성년 주주를 보유한 셈이다. 가장 많은 미성년 주주를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로 39만4000여명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가진 주식 수는 1940만여주, 시가로 약 1조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작년 말 주가(5만3200원)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약 260만원이다. 뒤이어 네이버(5만4000여명), LG에너지솔루션(3만8000여명), 대한항공(2만4000여명), LG전자(1만9000여명), 맥쿼리인프라(1만6000여명) 순으로 미성년 주주 수가 많았다. 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두산로보틱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우리금융지주, 포스코퓨처엠, 현대모비스 등도 미성년 주주 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93개 상장사 전체 기준으로 미성년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3717만여주, 시가로 약 1조8000억원 규모였다. 전체 시가총액(992조원)의 0.18% 수준이지만,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렵다. 미성년자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약 37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고려아연의 1인당 보유금액이 가장 컸다. 미성년 주주 227명이 총 1만5000여주를 보유해 1인당 평균 6700만원가량의 주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주가가 100만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어 신성델타테크(1700만원), 삼양식품(1300만원), 보로노이(1200만원), 펩트론(11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메리츠금융지주, 케어젠, 파마리서치, LS, 한올바이오파마, 농심 등도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이 수백만원대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투자라기보다는 증여나 상속을 통한 자산 이전의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자녀의 자산 형성과 금융 이해력을 키우려는 조기 투자 교육의 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미만 증여 신고 인원은 1만4000여명에 달했다. 이 중 10세 미만이 6000여명으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1억원 초과 증여자는 7000명, 10억원 초과자는 253명, 50억원 초과자는 15명으로 집계됐다. 부모 세대의 자산이 자녀 세대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국내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2배↑...불투명 자금이동 우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보유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만 외국환 모니터링 사각지대를 통한 불투명한 자금 이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주요 5대 거래소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보유액은 총 3억6541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1억6392만달러)보다 2.2배(약 121%) 늘어난 수치다. 거래소 외부 개인지갑에 보관된 물량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규모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8월 사이 스테이블코인 유출입 규모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입액은 63조4000억원, 유출액은 6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유입 47조8000억원·유출 47조500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 통계에는 거래소 간 이동이 포함돼 있어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상당 부분 역외 송금이나 해외 가상자산 거래 수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외국환거래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이뤄지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통해 자본이 유출되는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급결제 기능을 수행하는 스테이블코인에 외국환 규제를 적용하고, 불투명한 자본유출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국내 거래소 유통 규제, 제도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추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에 걸맞은 법제화 논의가 필요하다"며 “자본유출, 외환시장 불안정성 등에 안전장치를 철저히 마련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금통위 결정 못지않다”...이창용 총재 발언, 시장 금리에 직접 영향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단순한 정책 설명을 넘어 금융시장에 실질적인 파급력을 미쳐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창용 총재 취임 이후에는 발언의 어조에 따라 채권금리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대 유각준 교수와 성균관대 조두연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은 경제연구원의 학술지 경제분석에 발표한 논문에서 200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40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시간 ▲간담회 개최 일주일 전 등 세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채권·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비교했다. 분석에는 연합뉴스 속보 송고 시간을 기준금리 발표 시점으로 삼고, 연합인포맥스가 제공하는 1분 단위 선물 가격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와 기자간담회 도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으나, 주식과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이성태·이주열 전 총재와 이창용 총재 재임 기간에는 채권시장 변동성이 평상시보다 7~15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중수 전 총재 시절에는 4배 수준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경기 진단이나 향후 정책 기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또 기자간담회의 어조를 수치화한 '프레스 컨퍼런스 지수(PCI)'를 만들어 매파적일수록 1, 비둘기파적일수록 -1에 가깝도록 설정한 뒤 채권 금리 변동성과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김중수·이주열 전 총재 시절에는 간담회 어조가 시장에 미친 영향이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고, 금융위기 상황이던 이성태 전 총재 시절에도 발언 톤 자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창용 총재 재임 이후에는 상황이 달랐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이전보다 커졌을 뿐만 아니라, 그의 발언 톤이 금리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 총재의 직설적이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시장 반응을 더 민감하게 끌어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중심으로 이뤄졌던 분석과 달리, 총재의 기자간담회라는 커뮤니케이션 창구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중앙은행이 단순히 기준금리 조정에 그치는 기관이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통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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