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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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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강화’ 놓고 정부·여당 이견...상속세 개편은 연내?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관련 논의가 연내를 넘겨 내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세제 개편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등 부동산 세제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준비 중이다. 기재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세제 합리화 연구용역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개편안은 빠르면 내년 7월 세법 개정안 발표 시기에 맞춰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편 논의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로 대표되는 보유세 강화 여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제 개편 방향과 관련해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여당 지도부는 시기상 세제 논의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양측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갈등은 선거가 임박할수록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여당 인사들은 지역 민심을 의식해 부동산 세 부담 완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선거 결과에 따라 세제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내년 5월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의 연장 여부와, 내년 6월 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 이전 공정시장가액비율(현재 60%) 조정 논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상속세 제도는 올해 안에 개편이 추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상속세 공제 한도를 현행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공제 5억원에서 각각 8억원, 10억원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정기국회에서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공제 확대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국회의원 시절 대표 발의한 상속세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며, 다음 달 열리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속세는 전체 피상속인의 5~6%만이 실제 부담하는 고소득층 세목이라는 점에서 여당 내부 일각에서는 부자 감세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장기 과제로는 주식과 금융투자 과세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정부가 추진한 주식 관련 세제 개편안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로 잇따라 후퇴하면서, 세제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정부는 대주주 기준을 지분가액 10억원으로 강화할 계획이었지만, 논란 끝에 기존 50억원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고배당 상장기업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안 역시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장기 과제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투세는 금융투자 이익에도 과세함으로써 조세 형평성에 부합하며, 금투세 유예로 인해 증권거래세가 0.15%에서 0.20%로 환원된 것은 자본시장 활성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은행권, 연말 앞두고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 불붙었다

은행들이 최근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한 데다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도래해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는 영향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0.05%포인트 올렸다. 이 상품 금리는 지난 7월 2.45%까지 하락했다가 9월 말 2.50%로 반등했고, 10월 들어서만 두 차례 인상됐다. 하나은행 측은 시장금리 상승세를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1년 만기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올려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2.60%, 자유적금 금리를 2.80%로 조정했다. 케이뱅크 역시 15일 '코드K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2.50%에서 2.55%로 상향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22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55∼2.60% 수준이다. 은행권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는 배경에는 시장금리 상승이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8월 중순 2.49%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이달 21일 기준 2.59%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것은 10·15 부동산 대책 직후인 점을 감안해 정책 간 엇박자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통상 이슈의 불확실성과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오른 점도 금리 인하 여건을 제약하고 있다. 이달뿐 아니라 11월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기·부동산·가계대출·환율 등 주요 경제 여건이 뚜렷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말로 갈수록 예금금리 경쟁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4분기에 만기가 집중된 예금이 대거 풀리면서 자금 이동이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예수금 비중은 저축은행이 31.6%, 상호금융이 26.6%에 달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신 경쟁이 과열되면 금융기관 간 예금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연말 자금 이동 규모도 커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취약채무자 숨통 트인다…‘5% 상환 후 탕감’ 청산형 채무조정 확대

금융당국이 빚 부담에 허덕이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를 손질한다. 원금의 5%만 갚아도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 적용 대상을 넓히고, 미성년 상속자와 금융범죄 피해자 등 새로운 취약계층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체로 재기의 기회를 잃은 서민층에게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취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채무조정 현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신용회복위원회의 청산형 채무조정은 원금 1500만원 이하의 채무를 대상으로, 감면된 채무의 절반 이상을 3년 이상 갚을 경우 남은 채무를 탕감해주는 제도다. 이번 개선안에서는 새도약기금 사례를 감안해 지원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채무를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금융위는 또 미성년 상속자도 청산형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부모 등 가족의 빚을 물려받아 연체나 추심에 시달리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기초생활수급자, 고령자, 중증장애인만 지원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미성년 상속자도 3년 이상 일정 금액을 성실히 갚으면 잔여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금융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 범위도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채무조정 신청 직전 6개월 내 신규 대출이 전체 채무의 30%를 넘으면 조정이 제한됐지만, 금융범죄 피해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고의적인 상환 회피와 달리, 불법 금융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다. 이 밖에도 대부업체의 의결권 과잉을 막기 위해 채무조정 확정 시 의결권 기준을 '채권 총액'에서 '채권 원금'으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고금리 등 반사회적 대부계약을 무효화하는 제도에 대한 홍보 강화 방안도 추진된다. 다만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채무감면 기조에 대해 도덕적 해이나 성실 상환자 역차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 사태부터 20년 넘게 진행돼 온 채무조정 역사를 돌이켜 봐도 많은 분이 우려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그리 크지 않았다"며 “채무불이행의 원인이 개인의 책임만이 아닌 실업과 질병 등 사회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요인이라면 채무감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이재명 대통령의 “어려운 사람 대출(이자)이 더 비싸다. 너무 잔인하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금융시장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신용평가는 완벽하지 않아 7~15% 정도의 금리대에서는 돈을 빌릴 수 없는 '금리 단층'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예상 부도율이 높게 평가된 저신용·취약계층은 대출받기도 어렵고 받을 수 있어도 기계적으로 평가된 고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은 시장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서민금융은 이러한 시장 기능 한계를 보완하는 공적 장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가계부채부터 PF까지…이억원 “추가대책 준비돼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금융보안 등 현안 전반에 대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준비된 추가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모두발언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응 기조를 설명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빠르게 늘어나는 점을 언급하며 “'실수요 외 대출 제한 원칙'을 담은 6·27 대책으로 선제 대응했으며 9·7 대책, 10·15 대책 등 후속 대책을 통해 추가 대출수요에 대한 관리기준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PF 부실 문제와 관련해서는 “질서 있는 연착륙 기조를 견지하며 정상 사업장에는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고 부실 사업장은 공·경매, PF 정상화 펀드 매각 등으로 재구조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석유화학 등 취약 산업에 대해선 자구노력을 전제로 첨단화·고부가가치화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협업해 26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 반도체, 로봇, 미래차 등 첨단전략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 중심으로 공급해 향후 20년의 국가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 확립, 주주가치 중심 경영문화의 확산, 증시 수요 기반 확충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과 관련해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포함한 '가상자산 제2단계 법제화'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카드사 정보유출과 같은 보안 사고에는 일벌백계 원칙으로 엄정히 제재하고, CISO(정보보안최고책임자) 중심의 보안 역량 강화 체계 마련, 징벌적 과징금제 도입 등 재발 방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 책무구조 정착과 성과보상제 개선, 소액분쟁 사건의 편면적 구속력 도입, 공정배상기금(페어펀드) 신설 등을 통해 금융소비자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한국 1인당 GDP, 1년 새 3계단 하락…대만에 22년 만에 역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세 계단 떨어지며 세계 37위로 하락할 전망이다. 반면 대만은 세 계단 상승하며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5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5962달러로 예상됐다. 지난해(3만6239달러)보다 0.8% 줄어드는 수치다. 이에 따라 IMF 통계에 포함된 197개국 가운데 한국의 순위는 작년 34위에서 올해 37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한국이 2028년에는 1인당 GDP 4만802달러로 '4만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4월 전망(2029년 돌파 예상)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그러나 순위는 올해 37위에서 내년 38위로 더 밀리고, 2028년 40위, 2029년 41위로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만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IMF는 대만의 올해 1인당 GDP를 3만7827달러로 제시했다. 작년(3만4060달러)보다 11.1% 늘어 세계 순위가 38위에서 35위로 오를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4만1586달러로 한국보다 2년 먼저 4만달러를 돌파하고, 순위도 31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의 성장세는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5.3%로 집계됐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 경제가 3분기 들어 성장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며, 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7.6%로 대폭 상향했다. 노무라는 내수와 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이 경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대만이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며 2030년에는 1인당 GDP가 5만252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해 한국의 예상치는 4만4262달러로,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올해 1인당 GDP가 3만4713달러로 작년보다 약 7% 늘겠지만, 세계 순위는 여전히 40위에 머물 것으로 IMF는 봤다. 일본은 2029년에야 4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순위는 2027년 이후 42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인당 GDP 1위는 리히텐슈타인(23만1071달러)으로 예상됐다. 뒤이어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스위스, 아이슬란드, 싱가포르, 노르웨이, 미국, 덴마크, 마카오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내 집 구매 전략 수정 필수”...16일부터 15억 아파트, 주담대 4억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시장이 다시 강력한 규제권에 들어섰다. 최근 집값 과열 조짐이 이어지자 정부가 불과 한 달여 만에 고가주택과 전세대출에 대한 한도를 대폭 줄이는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16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시가 15억~25억원 주택은 주담대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축소된다. 그간은 고가 여부와 상관없이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가격 구간별로 차등 적용된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된다. 대출규제 사각지대로 지적돼온 전세자금대출을 관리망에 편입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연간 약 5만2000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에도 집값이 좀처럼 식지 않자 고강도 수요 억제책을 다시 꺼낸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과열 신호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확고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대출 수요 관리를 더욱 강화해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대출 한도를 주택 가격별로 세분화한 것이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종전대로 6억원까지 가능하지만 15억~25억원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각각 낮춘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은 기존 6억원 한도를 유지한다. '상급지 갈아타기'와 대출을 이용한 고가주택 매수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차주의 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 금리 상승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금리' 하한도 1.5%에서 3%로 높인다. 이 조치로 인해 대출 가능액은 평균 10~15%가량 줄어든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원의 차주가 30년 만기, 변동금리 4%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기존 5억8700만원에서 5억100만원으로 8600만원(약 15%) 감소한다. 아울러 은행권의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 시점은 내년 4월에서 1월로 앞당겨진다. 이는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29일부터는 1주택자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상환액도 DSR 산정에 포함된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2억원의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DSR이 14%포인트, 1억원 차주는 7.4%포인트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중저가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시에 자산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신규 지정된 규제지역(서울 21개 자치구, 경기 12곳)에서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70%에서 40%로 낮아진다. 예컨대 9억원 주택을 구입할 경우 기존엔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3억60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전세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규제지역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새로 구입할 수 없고 이미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산 사람도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 역시 1년간 주택 구입이 제한된다. 금융위는 이번 대책 실효성을 지속 점검하며,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25%까지 올리거나 고위험 주담대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추가 규제도 검토할 방침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8월 통화량 56조원 증가…예·적금·채권형 상품으로 자금 이동

8월 한 달 동안 예·적금과 채권형 수익증권 등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시중 통화량이 56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광의 통화량(M2, 월평균)은 4400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3%(55조8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과 증가율 모두 지난해 3월(1.5%·58조4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광의 통화량(M2)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M1) 외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및 금전신탁 등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다. 이 중에서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14조3000억원, 수익증권이 12조8000억원, 정기 예·적금이 8조3000억원 늘며 통화량 확대를 이끌었다. 한국은행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의 증가는 지방정부의 재정 집행 자금이 일시적으로 예치된 영향과 투자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기 예·적금의 경우 일부 은행이 예대율 관리 차원에서 예금 유치를 강화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수익증권은 채권형 상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업(25조9000억원 증가)과 가계·비영리단체(16조9000억원), 기타 금융기관(10조4000억원) 모두에서 유동성이 확대됐다. 한편,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구성된 협의 통화량(M1)은 1312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5%(19조9000억원) 증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자영업 빚 1070조 돌파…저소득층 연체율 12년 만에 최고

정치적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겹친 2분기,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이 한층 커졌다. 금융권 대출이 석 달 새 2조원 늘며 사상 처음 107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소득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12일 국회 양부남(더불어민주당)•박성훈(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6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1067조6000억원)보다 2조원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집계는 한은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약 100만 명의 대출자를 표본으로 삼아,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이들을 자영업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산한 결과다. 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사업자대출이 723조3000억원, 가계대출이 346조3000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기관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750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8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대출자 수가 175만7000명에서 173만8000명으로 줄면서 1인당 평균 대출액은 네 분기 연속 4억300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은 이처럼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자영업자는 사실상 추가 대출이 어려운 한계 상태로 보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분기 말 기준 19조원으로, 1분기(20조1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줄었다. 연체율도 1.88%에서 1.78%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소득 하위 30%의 자영업자만 놓고 보면 상황이 정반대다. 이들의 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석 달 새 3조8000억원 늘었다. 중소득(30~70%)층과 고소득(상위 30%)층이 각각 1조2000억원, 7000억원씩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저소득층의 연체율은 1분기 1.92%에서 2.07%로 상승하며 2013년 3분기(2.84%) 이후 1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의 대출 증가는 은행보다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81조2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늘었고, 상호금융권 대출은 48조8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증가했다. 두 부문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취약차주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며 경고했다. 특히 연체 진입률과 지속률이 동반 상승하는 등 부실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스테이블코인 거래 급속 냉각…하루 거래대금 2000억대로 ‘뚝’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이 2000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거래 위축세가 뚜렷해졌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스테이블코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는 한국은행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5곳(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의 달러화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거래내역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3년 7월 1741억원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월 3041억원, 11월 6381억원으로 불어났고 12월에는 1조22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급격히 식었다. 1월 9238억원, 2월 8794억원 수준이던 거래대금은 3~5월 평균 3000억원대로 줄었고 6월에는 2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이 같은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둔화 영향으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줄어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 전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급감했다. 올해 6월 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의 17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80% 이상 줄었다. 보유 규모 역시 감소세다.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89조2000억원으로 연초 최고치(121조8000억원)에서 약 30조원 이상 줄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특성상 전체 흐름을 완벽히 포착하기는 어렵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상에서 익명으로 거래되며 탈중앙화 거래소(DEX)나 개인 간(P2P) 거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국가·지역별 스테이블코인 거래 흐름을 추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IMF의 마르코 로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지역별 거래 규모를 추정했으며, 북미(4450억달러)가 가장 많고, 아시아·태평양(4260억달러), 유럽(3340억달러), 아프리카·중동(2000억달러),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1560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수출입은행, ‘한계기업’ 여신 4조 육박…고정이하여신 1.2조 돌파

한국수출입은행이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에 빌려준 돈이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위험이 큰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1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한계기업 대상 여신 잔액은 3조902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된 기업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경우가 해당된다. 수출입은행이 여신을 보유한 한계기업은 총 141곳으로 이 중 대기업이 15곳, 중견기업이 73곳, 중소기업이 53곳이었다. 대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이 2조445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견기업이 1조2853억원, 중소기업이 1718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 거래 기업 가운데 87곳이 구조조정 중이며 이 중 자율협약이 2곳, 워크아웃이 6곳, 법정 회생절차가 23곳, 파산이 6곳으로 파악됐다. 건전성 지표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조2213억원으로 전체 여신 대비 0.89% 수준이다. 부실 채권 발생 규모는 2021년 1조190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776억원, 2023년 6668억원, 2024년 2223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들어서는 8월 말 기준 114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연체율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연체 잔액은 2021년 말 1조759억원에서 2022년 말 6846억원, 2023년 말 3365억원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말 359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8월 말에는 4659억원으로 상승했다. 연체율 역시 2021년 1.39%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0.40%까지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0.53%로 반등했다. 박 의원은 과도한 한계기업 여신과 연체율 상승을 잠재 부실 확대의 경고 신호로 진단하며, 수출입은행이 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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