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게시판.
한국은행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당분간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공급 대책과 함께 취약 부문에 대한 보완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자산 가격 상승 국면에서 나타나는 경제주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태 역시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익 추구 성향이 과도하게 강화될 경우, 외부 충격 발생 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23일 “올해 하반기 중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완화와 실물경기 개선 등에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주가가 급등락하고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지속하는 등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취약부문의 신용 위험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정부 대책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금융 불균형이 누증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특히 지역 간 주택가격 차별화 등에 따른 금융안정 위험에 대응해 일관성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정책과 더불어 취약 부문에 대한 미시적 보완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제와 관련해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여전한 만큼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확실히 이뤄지고 난 뒤, 그런 후속 대책 이후에나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토지거래허가제를 다시 점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자산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투자 행태 변화도 주목했다. 장 위원은 “그동안 금융 여건 완화와 함께 경제주체의 수익 추구 성향이 강해지고 자산 가격도 빠르게 상승했다"며 “향후 충격이 발생하면 급격한 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등 취약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함께 공개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장기 금융 불균형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말 기준 45.4로, 직전 분기(44.6)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서울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 등으로 FVI가 소폭 상승해 장기평균(2008년 이후 45.7)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단기 금융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11월 기준 15.0으로 전월과 같았지만 여전히 '주의 단계' 범위에 머물러 있다.
민간 부문의 부채 부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민간신용 레버리지(가계·기업 신용/명목 GDP)는 200.4%로 직전 분기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경제 규모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신용 레버리지는 지난해 말 89.6%에서 올해 3분기 89.7%로,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110.6%에서 110.8%로 각각 상승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기업 신용 레버리지 비율 모두 21개 신흥국의 2분기 현재 평균(48.1%·99.4%)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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