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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나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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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 인프라 키우라더니…통신3사 “낡은 규제부터 바꿔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낡은 통신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통신 3사는 7일 법무법인 율촌이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개최한 통합 TMT(기술·방송·통신)센터 출범 기념 세미나에서 AI 데이터센터(AIDC)와 저궤도 위성통신 등 미래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규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도 과거 통신 환경을 전제로 한 정부 규제가 기업의 투자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AI 시대에 맞지 않는 통신 규제가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규화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은 “요즘은 어디서나 AI 얘기를 하지만 통신 분야에서는 과거 규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게 통신사 입장에선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AI 시대에 맞게 규제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담당은 보편적 서비스 의무와 망중립성 규제를 예로 들며 “기존 통신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결국 AI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는 만큼, 기업의 투자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편적 서비스 의무는 유선전화 중심 시대에 도입된 통신사업자의 공적 의무를 뜻한다. 현재 이용이 크게 줄어든 시외전화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트래픽을 차별 없이 처리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통신업계는 AI 시대의 대규모 데이터 처리 환경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제도 역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인프라 구축이 더 이상 기업만의 몫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성석환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은 “AI와 위성통신은 기업만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함께 나서야 한다"며 “기업도 역할을 다하겠지만 투자 부담과 규제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SKT는 AIDC를 비롯해 6G와 저궤도 위성통신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AI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다. 앞으로를 예측하기보다 지금 당장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AI가 이미 기업의 업무 방식과 규제 환경까지 바꾸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성 실장은 “예전에는 한두 페이지 분량의 민원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AI를 활용해 10~20페이지 분량의 민원이 들어온다"며 “규제기관도 사업자도 AI를 활용하지 않고는 대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KT는 AIDC와 해저케이블, 위성통신을 하나로 연결하는 AI 인프라 전략을 제시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이은문 KT AX정책담당은 “앞으로 AI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네트워크, 위성통신을 연계해 '국가 AI 허브'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궤도 위성 사업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통신사의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시대 규제는 산업 경쟁력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손지윤 네이버 정책전략총괄 전무는 “AI 시대에는 규제뿐 아니라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 기능도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정책총괄은 “공공과 금융 분야는 데이터 국외 이전 규제로 최신 AI 모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정책도 기술 변화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AI 모델에서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클라우드, 위성통신 등 인프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참석자들은 AI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업 투자뿐 아니라 데이터·통신·플랫폼 규제 역시 AI 시대에 맞게 함께 재설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손금주 율촌 변호사는 “AI 시대에는 개인정보, 정보보호, 플랫폼, 방송·통신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복합 규제 환경이 됐다"며 “기업들이 하나의 법률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통합적인 정책과 법률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르포] “욕부터 하시더라”…안면인증 첫날 휴대폰 매장 곳곳 ‘혼선’

“욕부터 하시더라고요. '오른쪽으로 얼굴 돌리세요, 왼쪽으로 돌리세요, 눈도 깜빡여 보세요'라고 계속 안내했는데 끝내 인증이 안 됐어요." 서울 강남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사장은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이 의무화된 첫날인 6일 가장 먼저 고령층 고객들의 반응부터 전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1940년생 고객들은 새로 도입된 안면인증 절차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 했고, 일부는 답답함을 참지 못해 거친 항의를 쏟아냈다고 했다. 휴대전화 개통 절차가 강화된 첫날부터 일선 판매 현장에서는 적잖은 혼선이 빚어졌다. 안면인증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거나 촬영을 반복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다. 특히 판매업자들은 스마트폰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일수록 인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절차가 복잡해진 데다 얼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통신사 직영점 직원은 “오늘 안면인증을 거쳐 개통한 고객이 꽤 있었는데 대부분 불편함을 호소했다"며 “절차가 하나 더 추가된 데다 얼굴을 촬영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용산전자랜드에서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고객에게 안면인증 절차를 설명하면 '얼굴 정보가 남는 것 아니냐', '굳이 왜 해야 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얼굴 정보는 저장되지 않고 본인확인에만 활용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또 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시행 첫날이라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고령층이나 장애인처럼 안면인증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도 그런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는 명의도용을 통한 불법 개통과 대포폰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부터 휴대전화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시 다중 본인확인 절차를 도입했다. 신분증 위·변조나 도용만으로는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어렵도록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용자는 안면인증과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한 주민등록초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기존처럼 실물 신분증만 제시해 개통하는 방식은 사실상 사라졌다. 안면인증을 선택하면 PASS 앱을 통해 촬영한 얼굴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단계적 시행 기간에는 최대 세 차례까지 인증을 시도할 수 있다. 인증에 실패할 경우 모바일 신분증이나 주민등록초본 등을 통한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당초 정부는 안면인증 의무화를 추진했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반영해 복수의 본인확인 수단을 활용하는 '다중인증제도'로 방향을 수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개인정보위와 인권위의 개선 권고를 반영해 대체 인증수단을 마련함으로써 이용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했다"며 “오는 10월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더욱 명확히 해 본인확인 절차 강화와 단계적 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면인증 시스템은 지난해 시범 운영 과정에서 조명과 촬영 각도 등에 따라 인식 오류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후 시스템을 보완하고 시행 시점을 연기한 뒤 이날부터 제도를 전면 시행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사장은 “지난 2월에도 한 번 시행하겠다고 고지가 내려오고 흐지부지됐었다"며 “첫날인 만큼 아직은 제도가 자리 잡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안면인증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고객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인증 속도와 이용 편의성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초구의 한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한 조모씨는 “개통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른 오전부터 왔는데 오후 2시 30분이 돼서야 개통이 끝났다"며 “신분증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추가 인증 절차까지 거쳐야 해서 번거로웠다"고 말했다. 안면인증 도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영등포의 한 통신사 매장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한 이모씨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포폰을 만들려는 사람들은 또 다른 우회 방법을 찾지 않겠냐"며 “오히려 일반 소비자들만 절차가 더 복잡해진 것 같다. 조금 더 간소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객 1명당 개통 시간이 길어지면서 판매점들은 매출 감소를 우려하기도 했다. 또 다른 휴대전화 판매점 사장은 “이 정책이 앞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절차가 복잡해져 개통이 무산되면 결국 손님 한 명을 놓치는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업자는 “평일처럼 여유가 있을 때는 괜찮지만 주말 피크 시간대에는 설명해야 할 내용이 늘어나 응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시행 초기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나오는 반응은 모두 보고 있다"며 “이번 제도는 명의도용과 불법 개통을 막기 위한 정책적 필요성에 따라 도입된 것으로 시범 운영을 거치며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안면인증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모바일 신분증과 주민등록초본 등 대체 본인확인 수단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시행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살펴보며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김수인·배한비 인턴기자

휴대폰 개통 문턱 높아졌다…오늘부터 안면인증 의무화

6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절차가 한층 강화된다.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하려면 안면인증 등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기존처럼 신분증만으로는 개통할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부터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의 후속 조치인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안면인증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이동통신 3사(MNO)와 알뜰폰(MVNO)의 대면·비대면 개통 채널 전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을 하는 이용자는 안면인증,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된 주민등록초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기기변경은 추가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안면인증을 선택한 경우에는 패스(PASS) 앱을 통해 촬영한 얼굴 사진과 신분증 사진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단계적 시행 기간에는 최대 세 차례까지 안면인증을 시도할 수 있다. 인증에 실패하면 별도로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이번 제도로 명의도용에 따른 불법 개통을 막아 대포폰 유통과 보이스피싱을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안면인증은 촬영 환경이나 얼굴 인식 결과에 따라 인증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대체 수단인 모바일 신분증은 사전 발급이 필요하다. 주민등록초본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당일 발급 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해 기존보다 개통 절차가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실제로 안면인증 시스템은 지난해 시범 운영 과정에서 조명이나 촬영 각도 등에 따라 얼굴 인식 오류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당초 지난 3월 시행할 예정이었던 제도 도입 시점을 7월로 연기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추가적인 본인확인 수단을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주민등록초본 진위확인 시스템 연계와 관련 법령 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정 개통에 연루된 유통망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KT, 보안·네트워크에 3년간 12조 투자…“AX 플랫폼 컴퍼니 전환”

KT가 정보보안과 네트워크에 향후 3년간 총 12조원을 투자한다. AI 시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보안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AI 전환(AX) 플랫폼 컴퍼니'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에 5조원, 해저케이블 확충에 1조원을 추가 투입해 AI 인프라 경쟁력도 끌어올린다. 박윤영 KT 대표는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 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X 플랫폼 컴퍼니' 비전을 공개했다. KT에 따르면 AX 플랫폼 컴퍼니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대한민국 연결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AI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플랫폼과 혁신 서비스를 통해 성장을 이끄는 기업을 의미한다. 박 대표는 “KT가 정의하는 AX 플랫폼 컴퍼니는 고객이 AI를 도입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라며 “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AI 도입부터 경쟁력 강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KT는 무대 위에서 직접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최고의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고 조명과 장치를 제공하는 '이네이블러(Enabler)'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KT는 AX 플랫폼 컴퍼니 전략의 양대 축으로 '단단한 본질'과 '확실한 성장'을 제시했다. 우선 정보보안·IT와 네트워크 분야에 향후 3년간 총 12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정보보안·IT 혁신에는 4조원을 투입한다. 직전 3년간 투자 규모의 두 배 수준이다. KT는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기반으로 전사 보안 체계를 재정비한다. 내부망이라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접속자와 기기, 권한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보안 체계를 전환한다. 박 대표는 “이제 보안은 단순히 막는 것이 아니라 제로트러스트 기반 보안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향후 3년간 4조원을 투자해 정보보안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정보보안·IT 안정성 확보를 비롯해 ▲보안 거버넌스 통합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인력 육성 ▲외부 전문가 협업 등을 4대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네트워크 분야에는 같은 기간 8조원을 투자한다. 고객 체감 품질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 품질을 선제적으로 진단·개선하고, 6세대 이동통신(6G), 위성통신, 데이터센터 상호연결(DCI) 등 미래 네트워크 핵심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또 자산 정합률 자동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자산 현행화 및 취약시설 점검을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해 네트워크 자산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위성 사업도 확대한다. KT는 정지궤도(GEO)와 저궤도(LEO)를 아우르는 다중궤도 위성 운용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50년 이상 축적한 위성 관제·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미 GEO 위성 5기를 운용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LEO 위성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최근 정부의 저궤도 위성 정책 발표로 위성 운영과 관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KT SAT이 국가 위성통신 체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AI 인프라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확실한 성장'도 추진한다. 우선 약 5조원을 투자해 총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한다.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을 담당하는 중앙 AIDC와 산업 현장 인근의 AI 엣지를 연계해 '초저지연 추론 환경'을 전국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AI 데이터센터는 실수요 기반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향후 5년간 약 25개 AIDC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해저케이블에도 1조원을 투자해 국제망 용량을 90테라비트퍼세컨드(Tbps) 이상 추가 확보한다. 국제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고,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AI 데이터센터 투자도 적극 유치해 대한민국을 '아시아 AX 연결 허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산업별 맞춤형 B2B AX를 확대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AI 컨택센터(AICC)와 세일즈 에이전트 등 에이전틱 AI를 확대하고, 공공 분야에서는 소버린 AI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정부의 AI 전환 수요를 공략한다. 제조·의료 분야에서는 정부 실증사업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B2C 분야에서는 고객이 직접 요금제와 혜택을 설계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인다. AI 기반 이용 패턴 분석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고 가입부터 고객센터(CS)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토큰 팩토리(Token Factory)'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제시했다. 토큰(Token)은 생성형 AI가 질문과 답변을 처리하는 최소 단위이자 과금 기준이다. 최근 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가 월정액에서 사용량 기반 과금 체계로 전환되면서 기업들은 AI 사용량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KT는 여러 AI 모델의 토큰 사용량을 통합 관리하고, 목적에 따라 최적의 AI 모델을 자동 연결하는 '토큰 팩토리'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박상원 KT AX사업부문장은 “토큰 팩토리의 핵심은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효율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인프라 최적화와 모델 라우팅(Model Routing), AI 에이전트 최적화 기술을 통해 토큰 사용 효율을 극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에도 진출한다. KT는 케이뱅크의 1600만 고객 기반과 BC카드의 350만 가맹점 및 결제·정산 역량, KT의 초저지연·고신뢰 네트워크와 보안 인프라를 결합해 발행부터 보관, 정산, 결제에 이르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국내 AI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구글, 팔란티어 등 글로벌 AI 기업은 물론 업스테이지, 리벨리온, 솔트룩스 등 국내 AI 기업으로 파트너십을 다변화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AI 선택권을 넓히고 다양한 AI 모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국내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건강한 AI 생태계를 조성해 KT와 파트너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AI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현장] ‘퀀텀코리아2026’ 달군 SKT·KT…양자 시대 통신 전략 공개

양자컴퓨터 시대를 대비한 국내 통신사들의 미래 기술이 한자리에 모였다. SK텔레콤은 손톱만 한 크기의 양자보안 칩으로 AI·6G 시대를 준비했고, KT는 실제 통신망에 적용한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양자인터넷 청사진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양자 산업 전시회 '퀀텀코리아 2026'이 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12개국 56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가해 양자컴퓨팅과 양자통신, 양자보안 등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통신 분야를 대표하는 양자 기술을 앞세워 서로 다른 전략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AI·6G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양자보안 기술, KT는 통신망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양자인터넷 비전을 소개했다. SK텔레콤 전시장은 설명을 듣거나 양자보안 칩 'QKEV7'을 살펴보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2일 SK텔레콤 부스를 찾아 전시 제품을 둘러봤다. SK텔레콤은 이번 전시에서 복잡한 양자보안 기능을 손톱만 한 크기의 반도체 칩 하나에 담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기존에는 여러 장비가 필요했던 양자보안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해 드론과 AI CCTV, 로봇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대표 기술인 광집적회로(PIC)는 레이저, 변조기, 광검출기 등 여러 광학 부품을 하나의 반도체 칩에 집적한 기술이다. SK텔레콤은 가로·세로 10㎜ 크기의 초소형 칩에서 초당 10Gbps급 양자난수를 생성하는 기술을 구현했으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능까지 하나의 칩에 담은 차세대 양자암호 칩도 개발하고 있다. 부스에서는 새끼손톱 크기의 양자보안 칩 'QKEV7'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예측이 어려운 난수를 생성하는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암호통신 기능, 복제를 막는 물리적 복제 방지(PUF) 기술을 하나의 칩에 담았다. 지난해 국가정보원 암호모듈검증(KCMVP)에서 최고 수준인 보안수준 2등급 인증도 획득했다. 양자컴퓨터 시대에도 사용할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PQC)를 적용한 후속 제품 'Q-HSM'도 함께 공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제 납품 사례를 보면 Q-HSM 한 대로 IP카메라 4대에서 발생하는 영상 데이터를 암호화할 수 있다"며 “상위 모델은 이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성능을 높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양자 미래가 시작되는 곳'을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했다. 양자키분배(QKD)와 PQC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양자보안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KT 관계자는 “올해 전시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QKD와 PQC를 함께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며 “보안이 중요한 구간에는 QKD를 적용하고, 스마트폰 등 서비스 영역에는 PQC를 적용해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QKD는 암호키를 생성하고, QKMS가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며, QENC가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복호화하는 구조"라며 양자암호통신 서비스의 동작 방식을 소개했다. 아울러 “퀀텀 얼라이언스(Quantum Alliance)도 중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며 “KT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양자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퀀텀 얼라이언스는 기업과 연구기관이 양자통신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협력하는 네트워크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KT가 기술을 제조사에 이전해 제작된 장비들이 전시됐다. KT는 우리넷, 코위버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과도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KT의 전략은 전시자 세션에서도 이어졌다. KT는 QKD와 PQC를 결합한 '퀀텀 세이프 네트워크(Quantum-Safe Network)'를 기반으로 향후 양자인터넷까지 기술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양자인터넷을 향하여'를 주제로 발표한 이경운 KT 책임연구원은 “양자컴퓨터의 위협은 나중이 아니라 지금 바로 준비해야 할 과제"라며 “특히 '선 수집 후 해독(Harvest Now, Decrypt Later·HNDL)'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NDL은 해커가 현재는 해독할 수 없는 암호화 데이터를 미리 빼내 저장한 뒤,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이를 해독하는 공격 방식이다. KT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는 핵심 기술로 QKD와 PQC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QKD는 도청 시도를 즉시 알아차릴 수 있는 기술이고,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새로운 암호 기술"이라며 “두 기술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대용량 데이터가 오가는 통신망에는 QKD를, 이용자와 가까운 가입자망에는 PQC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퀀텀 세이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KT는 유선을 넘어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무선 양자통신은 광섬유를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며 “2025년 대전 대덕구와 유성구를 연결하는 약 4.8㎞ 구간에서 무선 QKD 시스템 실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KT는 양자보안에서 양자통신으로, 양자통신에서 양자인터넷으로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양자인터넷으로 가는 길은 KT 혼자서는 갈 수 없다. 퀀텀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협력 생태계를 확대해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퀀텀코리아에서 부스를 운영했던 LG유플러스는 올해는 전시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LG그룹에서는 LG CNS가 처음으로 전시관을 마련해 양자컴퓨팅 활용 기술을 소개했다. LG CNS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양자통신에 집중하는 회사이고, LG CNS는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같은 LG 계열사지만 역할과 사업 방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포털 검색창도 AI 전환…네이버·다음, AI 경쟁 본격화

국내 포털의 검색 경쟁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네이버가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탭'을 앞세워 검색 경험을 확장함에 따라, 다음도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AI 요약' 서비스를 도입하며 추격에 나섰다. 검색 결과를 요약·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 의도에 맞춘 답변까지 제시하는 방식으로 포털 경쟁의 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포털 다음에 7월부터 'AI 요약' 베타 서비스를 적용한다고 2일 밝혔다. AI 요약은 업스테이지의 자체 거대언어모델 '솔라'를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자동 요약해주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다음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핵심 요약과 근거가 함께 제시된다. 검색 결과 내용이 바뀌면 AI가 이를 자동으로 반영해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짧은 단어형 검색뿐 아니라 문장형 질문도 의도를 파악해 정리해준다. 예컨대 '마그네슘 부족 증상'을 검색하면 대표 증상과 주의해야 할 질환을 먼저 요약해 보여준다. '감기에 좋은 음식'은 음식별 효능을 정리해 제시하고, 'AI 로봇 관련주'처럼 비교가 필요한 검색은 주요 종목과 이슈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검색어 성격에 따라 화면 구성도 달라진다. 절차가 중요한 검색은 단계별 목록으로, 비교가 필요한 검색은 표 형태로 제시해 가독성을 높였다. AI 요약은 우선 이슈, 금융, 엔터테인먼트, 건강, 사전, 일상 등 6개 분야에 베타 서비스로 적용된다. 업스테이지는 연내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다음 통합검색을 대화형 'AI 모드'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다음 AI 요약은 AI 모델이 수많은 사람의 일상과 만났을 때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시작점"이라며 “앞으로도 다음 서비스 전반에 업스테이지 AI를 적용해 누구나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3월 검색 결과를 요약해주는 'AI 브리핑'을 도입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탭'을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정식 출시했다. AI탭과 기존 통합검색의 가장 큰 차이는 '대화 기능'이다. AI탭은 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고, 추가 질문을 통해 탐색 범위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다. 이용자는 AI탭에서 답변을 확인한 뒤 추가 질문을 이어가며 조건을 구체화할 수 있다. '내일 뭐 할까'와 같은 포괄적인 질문부터 '강남에서 콘센트가 있고 좌석이 넓다는 리뷰가 많은 카페를 추천해줘'와 같은 복합적인 요청에도 답변한다. 네이버 통합검색과 쇼핑, 플레이스, 블로그, 카페 등에 축적된 정보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종합해 결과를 제시하는 점도 특징이다. 대화창을 벗어나지 않고 추천 장소 예약이나 상품 결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 연결성도 강화했다. 접근성도 높였다. 네이버 검색창의 '그린닷'은 AI탭 중심으로 재편됐고, '스마트렌즈'를 제외한 주요 기능이 AI탭으로 통합됐다. 모든 사용자는 모바일과 PC 검색창의 AI탭 버튼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7월부터는 AI 브리핑 하단 대화창에서도 AI탭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 목적에 따라 기존 통합검색이 더 적합한 경우가 있고, 생성형 AI 검색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며 “AI가 기존 검색을 대체한다기보다 이용자가 두 방식을 구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검색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전환기에는 네이버가 그린닷을 중심으로 서비스 변화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AI가 또 한 번의 큰 패러다임 전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린닷이 AI탭과 스마트렌즈 중심으로 재편된 것도 이 같은 변화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AI 검색 고도화는 실제 검색 점유율에도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2일 본지가 시장 조사업체 인터넷트렌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네이버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64.34%로 집계돼 1위를 차지했다. 2위 구글은 28.33%로, 양사의 격차는 36.01%포인트였다. 국내 포털 양대 축으로 꼽히는 다음은 2.9%에 그쳤다. 특히 AI탭 베타 서비스 출시 이후 네이버 점유율은 더 높아졌다. 올해 1월 1일부터 4월 26일까지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63.82%였지만, AI탭 베타 서비스가 나온 4월 27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65.32%로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포털의 'AI 검색' 경쟁이 결국 광고 시장과 이용자 기반을 둘러싼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이용자의 질문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답변을 제공하는 만큼, 기존 검색 광고보다 정교한 맞춤형 광고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포털의 AI 검색은 정보의 양이나 질을 바꾸는 기술이라기보다 이용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변화에 가깝다"며 “검색 결과를 요약해 보여줄 뿐이지만 대화형 AI가 직접 답을 제시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져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검색은 이용자의 질문 맥락을 기반으로 광고를 결합할 수 있어 기존 검색 광고보다 정교한 타깃팅이 가능하다"며 “검색엔진의 핵심 수익모델이 결국 광고인 만큼, 포털 사업자들이 AI 검색을 강화할 유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정부 ‘메가프로젝트’ 시동…통신3사, AIDC 경쟁 본격화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AI 데이터센터(AIDC)를 제시하면서 통신3사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국가 전략사업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AIDC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를 대도약의 3대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총 18.4기가와트(GW) 규모의 AIDC를 구축해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2단계로 추진된다. 정부는 우선 2029년까지 550조원을 투입해 8.4GW 규모의 AIDC를 구축하고, 이후 2035년까지 10GW를 추가해 총 18.4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SK텔레콤도 이에 발맞춰 통신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놨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1단계로 전력과 부지를 확보한 지역에 5GW 규모의 AIDC를 조성하고, AI 수요와 투자 여건을 고려해 2035년까지 10GW를 추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SK가 만드는 AI 인프라는 다양한 산업까지 함께 성장하는 발판으로 작용해 대한민국의 핵심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AIDC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도 15GW 규모 AIDC 구축 계획 안에 포함된다"며 “AIDC 사업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만큼 향후 민간·글로벌 기업과의 추가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KT도 이번 프로젝트에 민간 기업으로 참여했지만 SK텔레콤과 같은 대규모 투자 구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 데이터센터 자산과 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KT 종속회사인 KT클라우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사업자다. 현재 수도권 9개, 지역 주요 거점 6개 등 전국 15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개관한 가산·백석 센터를 비롯해 경북, 청주 등에서 AIDC를 운영 중이다. 향후 민간·공공 분야의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맞춰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용도에 맞게 전환하거나 업그레이드하고, 신규 증설을 통해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가산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가동률 확대를 통해 공공·기업의 AI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김봉균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은 지난 5월 열린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AIDC 계획과 관련해 “5년 내 클라우드 전체 500메가와트(MW) 이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500MW는 많게는 10곳 이상의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AX 경쟁력 강화를 위해 KT클라우드 재합병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상장에 따른 이른바 '쪼개기 상장' 우려와 AI 인프라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클라우드, AIDC, 네트워크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가운데 이번 메가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다. 대신 LG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하는 '원 LG' 전략을 앞세워 AI 인프라 확장에 나섰다. 최근엔 경기도 파주에 수도권 유일의 200MW급 AIDC를 건설하고 있다. 15만㎡ 규모 부지에 전산동 4개와 운영동 1개 등 총 5개 동이 들어선다. 수도권 전체 인구가 동시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2030년까지 AIDC 누적 수주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파주 AID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규모를 600MW 이상으로 확대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메가프로젝트 참여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내용은 없다"며 “SK그룹의 지방 투자 계획이 중심인 만큼 현재 별도의 참여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많은 상황인 만큼 신축 투자뿐 아니라 설계·구축·운영을 맡는 DBO 방식의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봉하 간 송영길, 맞받은 정청래…與 ‘친노 적통’ 경쟁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친노 적통'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하며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했고, 정 전 대표는 “소모적인 적통 논쟁을 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전당대회 초반부터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정통성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송 의원은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누가 적통이라고 자신을 내세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정 전 대표와의 '친노 적통' 논란과 관련해 재차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송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 불참했다'는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겠다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말한 데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은 것이다. 송 의원은 장례식 불참 발언을 사과하면서도 정 전 대표를 향한 '친노 적통' 문제 제기는 이어갔다. 그는 “우리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 모두가 '지못미', 즉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기 노사모 출신이긴 하지만 정동영 정통모임 핵심으로 활동하면서 노사모와 멀어진 정청래 후보가 다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적통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또 “노무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대했고, 그 선봉에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다. 그럴 생각도 없다"며 “소모적인 적통논쟁 하지 말자"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저는 그냥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동지이자 전우로 남고 싶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친정청래계 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한민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깔끔하게 사과만 하면 되지, 왜 또 다른 말을 만드냐. 누가 적통이란 말을 썼냐"며 “송 의원님, 전당대회의 시작을 퇴행적 모습으로 만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도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다들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쟁을 단순한 과거사 공방이 아니라 민주당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전략 경쟁으로 보고 있다. 전당대회 초반부터 '노무현'이라는 상징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지금 민주당의 정치적 원형은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며 “'친노 적통' 논쟁도 단순한 과거사 싸움이 아니라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노선으로 갈 것인지를 둘러싼 경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송영길 의원이 '노무현'을 앞세우는 것은 정청래 전 대표와 겹치는 지지층을 흔들기 위한 전략"이라며 “결선에 갈 수만 있다면 친노·친문 성향 지지층과 호남 일부가 본인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계산이 읽힌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현재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국면에서도 '노무현 마케팅'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친노 적통' 경쟁은 단순한 상징 싸움이 아니라 민주당 핵심 당원층을 잡기 위한 전략적 경쟁"이라고 말했다. 다만 엄 소장은 송 의원의 장례식 불참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를 오인하거나 왜곡한 발언은 당심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 전당대회는 중도 확장보다 기존 지지층 안에서 더 선명한 후보를 가려내는 축소 지향적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李,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대통령 직할로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반도체, 피지컬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대도약을 위한 삼각 축"이라며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세 축을 지역 거점과 연결해 한국형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통령 직할 체계로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하고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도약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국정 2년 차인 올해를 세계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꿈이 시작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이라며 “오직 속도전만이 살 길이다. 어떤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의 핵심 요소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와 피지컬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대도약을 위한 삼각축'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하나로 묶어 속도감 있게 한국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향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여기에 함께하신 두 분 회장님께 감사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자리에 계시지 않은 대한민국 산업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인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분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대전환의 결단을 우리 정부가 전적으로 잘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 발표는 우리가 국가적으로 가지고 있는 역량을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지방정부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동원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과 미래를 열게 되었다는 데 자부심이 있다"며 “오늘 이 성과는 가장 큰 국민적, 역사적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첨단산업 거점의 지역 확장을 강조했다. 그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맞춰 현재 진행 중인 생산 거점들을 빠르게 완성하고, 서남권 등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압도적인 공급 역량을 미리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용인, 평택을 중심으로 한 사이트는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특히 전력과 용수 등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만큼 계획된 사이트들을 신속하게 완료하고, 지금보다 속도를 매우 앞당겨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점이 하나 있다"며 '지역에 대한 전략적 접근과 활용'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산업화 시기에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수도권 집중 정책을 취해왔다"며 “성장에는 유용했지만 지금은 집중에 따른 비효율이 심화되면서 수도권은 폭발 직전이고 지방은 소멸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호남 지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영남·강원·충청 지역에 대한 투자 계획도 발표되겠지만, 호남 지역은 장기간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서남 해안 일대는 용수도 풍부하고 특히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곳"이라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하고 안정적이면서 값싼 용지도 갖춘 지역을 새로운 사이트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3대 메가프로젝트의 거점으로 지역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며 “기업은 성장과 이윤이 중요하고, 국가는 균형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이 양자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기업들에게 손실과 위험을 강요하면서 국가적 필요를 관철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손해 보지 않고 더 나은 전망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대대적으로 투입하는 일이 바로 정부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또 “대규모 산업 벨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인프라 구축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매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다행히 광주·전남 지역은 이번 통합에 따른 지원금을 적게는 5조 원에서 많게는 20조 원까지 전체를 투자할 수도 있겠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며 “판단과 행동의 여지가 매우 크다는 점도 미리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청와대 안에 이 사업을 직접 담당할 직할 담당관을 두고,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제가 직접 챙기며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며 “지금 우리가 쌓아 올리게 될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과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20년, 30년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 발표에 나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총 800조 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통해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겠다"며 “인허가부터 건축 기간까지 획기적으로 단축해 생산 능력을 신속히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대한민국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걸어야 할 승부처는 첫째, 지방"이라며 “반도체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속도전, 거점전, 선도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은 수도권 반도체 생산 능력을 5년 안에 2배로 확대하고, 2040년대 중후반으로 계획된 팹 구축 시기를 2030년대 중반까지 최대 12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도 조기에 구축해 팹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김 장관은 수도권과 서남권을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충청권을 패키징 거점으로, 동남·대경권을 소부장 혁신 거점으로 각각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충청권에는 반도체 생산 확대에 맞춰 첨단 패키징 산업 거점을 조성한다. 동남·대경권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전력반도체 등 차세대 혁신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생산 거점, 패키징, 소부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전국 단위의 반도체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며 “15년간 30조 원을 투자해 R&D와 설계, 실증, 제조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한성숙 청문회 첫날…여야, ‘부동산·안보관’ 놓고 격돌

여야가 25일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정면으로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문제와 안보관 등을 고리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고, 더불어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는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첫날 검증에 나선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의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게 '마귀'라는 단어까지 쓴 것을 기억하느냐"며 “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하느냐. 한 후보자는 집을 다 팔았으니 마귀에서 사람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4주택자였던 한 후보자는 최근 한 달 사이 보유 주택을 모두 처분해 1주택자가 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과 경기 양평군 전원주택도 추가로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거듭 사과하며 몸을 낮췄다. 김 의원의 질의에 “위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사람'이 된 것 같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다주택 관련 부분에서는 죄송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계속 매물로 내놓으면서 팔려고 애를 썼다"며 “제가 할 수 있던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에게 마귀가 뭐냐“며 고성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소유 건물의 불법 증축 및 시정명령 미이행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한 후보자가 종로구청의 시정 명령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걸 담당한 공무원이 한성숙 후보자 아버지처럼 지방건축 공무원이다. 그래놓고 오늘 아침에 아버지 운운하는 것 보고 '생각보다 더 심각하구나'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가 모두발언에서 지방 도시 건설 공무원인 부친을 언급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한 후보자는 “현재 모두 다 철거하고 완료했다. 늦게 철거까지 간 부분은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희 아버지에 대한 말씀은 조금…"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당 간사인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아버지를 운운하는 건 도의적으로 후보자가 참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후보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위워장께서 제지해달라"고 항의했다. 이날이 6·25 전쟁 76주년 당일인 만큼 한 후보자의 안보관을 둘러싼 설전도 오갔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순국선열의 고귀한 피와 땀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주적이 어디인가. 북한이 우리 주적인가"라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곳들은 다 우리의 적"이라며 “북한은 위협이기도 하고 동포이기도 한 이중적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6·25가 남침인가 북침인가'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당연히 북침"이라고 답했다가 “죄송하다. 남침이다. 긴장했다"고 즉각 정정했다. 이를 두고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총리에 통과된다면 국방까지 책임지셔야 하는데 일반적인 적의 개념과 주적 개념을 구분 못 하고 계신 것 같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아니다"라며 “남북 관계가 발전되면 총리 회담도 할 수 있는 분에게 농담처럼 주적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이날 여야는 청문회 시작부터 증인·참고인 채택 무산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의 남동생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등 11명을 청문회 증인·참고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야당 간사인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청문회를 “증인도 참고인도 없는 맹탕 청문회"로 비유하며 “이제 증인 없는 청문회가 뉴노멀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한규 의원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국민의힘은 야당이 요구한 증인과 감정인들이 모두 수용돼야만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에만 집중해서 성과를 내는 총리가 되겠다"며 “과감한 인공지능(AI) 대전환을 통해 경제 구조의 전환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6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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