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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상무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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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정 “성적만큼 선수 삶도 중요”…문체위원장이 꼽은 5대 과제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회(이하 문체위) 위원장이 지난 월드컵 이후 열린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 들여다본 것은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만이 아니었다. 누가 결정했고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이 위원장은 엘리트 체육의 문제를 몇몇 지도자나 체육단체장의 일탈로만 접근해서는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AI와 저작권, K-콘텐츠, 지역관광과 예술인 권리에도 주목한다. AI가 새로운 창작과 산업의 가능성을 넓히면서도 기존의 창작 생태계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라고 했다. K-콘텐츠에 대해서는 흥행작에 자본이 쏠리지 않도록 다양한 창작 기반을 살피고, 관광의 성과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권리침해 이후의 구제뿐 아니라 계약과 보상, 노동환경과 사회안전망까지 창작의 전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핀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 현안 전반에서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보겠다고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14일 이 위원장에게 문체위가 풀어야 할 과제를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엘리트 체육의 병폐를 근절하고 공정한 스포츠 행정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쇄신 방향은. “체육단체 자율성은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다만 국가의 재정 지원을 받고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투명성과 책임성 역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체육단체의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임원 선임과 주요 의사결정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독립적인 감사와 견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엘리트 체육의 성과만큼 선수의 삶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성적을 이유로 선수의 인권이나 학습권, 은퇴 이후의 삶이 뒤로 밀리는 구조는 없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단순히 '성적을 잘 내는 시스템'이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이다. 문체위도 체육단체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선수의 권익까지 함께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 - K-콘텐츠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AI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저작권법 개정 방향은. “AI 산업 발전과 창작자 권리 보호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에는 예측 가능한 이용 기준을, 창작자에게는 정당한 권리 행사 장치를 보장하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핵심은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의 저작권 면책 범위다. AI 개발을 위해 일정 범위 활용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요구는 경청하되, 학습 결과가 상업 서비스로 이어지는 만큼 창작자 권리 보호 범위도 반드시 함께 논의해야 한다. 면책 범위 조정뿐 아니라 학습데이터 이용의 투명성, 권리행사 절차, 필요시 합리적인 보상체계까지 논의 대상이다. 법적 불확실성은 창작자와 AI 기업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 예측 가능한 기준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받는다는 신뢰를 함께 줘야 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국내외 제도 변화를 충분히 살피면서 창작자와 산업이 함께 지속가능할 수 있는 저작권 제도를 만들어가겠다." - 수도권에 편중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 방안은. “관광객을 지역으로 보내는 것만으로는 지역관광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머물며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정책 성과도 방한객 숫자 중심이 아니라 이동 경로와 체류 기간, 지역 소비까지 함께 봐야 한다. 지역에는 경쟁력 있는 자원이 많지만 개별 관광지가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교통·관광정보·숙박·외국어 안내·결제환경·야간 콘텐츠 중 하나만 부족해도 장벽이 된다. 인프라 개선과 함께 K-콘텐츠·음식·공연·스포츠 등 인기 콘텐츠를 지역 자원과 연결해, 여러 지역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체류시간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회도 관련 예산이 실제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지 살피고, 서울 집중 수요가 지역으로 이어지도록 역할을 하겠다." -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장르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입법적 뒷받침이 필요한가.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부 성공작만으로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장르에서 새 창작자가 계속 등장하는 생태계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콘텐츠 정책은 영화·게임·음악·웹툰·출판 등 각 장르의 특성에 맞춰 산업의 기반을 키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제작비 상승과 투자 위축,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상력, 저작권과 정당한 보상, 인력과 근로환경처럼 여러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할 단계라고 본다. 독립·예술영화, 출판, 애니메이션처럼 투자 회수가 불확실한 분야도 제작·투자·유통 기반을 살펴야 한다. 세액공제나 정책금융 같은 지원제도가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성장의 성과가 창작자·종사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다시 새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정부의 K-컬처 시장 400조원 목표도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고 장르 다양성과 창작자 권리, 지속가능한 생태계까지 함께 성장하도록 뒷받침해 나가겠다." - '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느끼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창작 환경을 개선할 방안은. “예술인 권리보장법으로 표현의 자유와 직업적 권리, 성희롱·성폭력 보호의 기본적인 법적 틀은 마련됐다. 이제는 법과 현실의 간극을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예술 현장은 프리랜서·프로젝트 계약이 많아 권리침해를 당해도 계약관계를 우려해 문제 제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신고 창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다. 신고 이후 조사·구제가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지, 시정권고·명령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지, 불이익 방지 장치가 작동하는지 살펴야 한다. 구제 못지않게 계약 단계의 분쟁 예방도 중요하다. 표준계약서가 실제 현장에서 쓰이도록 하고, 창작자가 계약조건과 수익배분을 이해하고 협상하도록 법률·노무 지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예술인이 작품 외의 문제로 창작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과 행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해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 ■ 이재정 위원장 프로필 ◇약력 △1974년 대구 출생 △경북대 법학 학사 졸업·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제45회 사법시험 합격·제35기 사법연수원 수료 △법무법인 동화 변호사 △2016∼2020년 20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020년~2024년 21대 국회의원(경기 안양 동안을) △21대 국회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2024년~ 22대 국회의원(경기 안양 동안을) △2026년 6월 22대 국회 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청년공감] “잠 설치고 야식 못 참아”… 대학 기숙사생 건강 잔혹사

기숙사 생활은 대학생들에게 가장 익숙한 공동생활 형태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는 다양한 건강 문제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은 수면 부족, 식습관 붕괴, 감염 문제, 정신적 피로 등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동생활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숙사 생활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수면 패턴이다. 대학생 김민수 씨(23)는 “룸메이트와 생활 패턴이 달라 밤마다 잠을 설친다"며 “아침 수업이 있어도 수면이 부족한 날이 많다"고 말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이모 씨(22) 역시 “시험 기간에는 밤샘이 일상이 되는데 같이 사는 친구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서로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사람의 생활 습관이 같은 방을 쓰는 학생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기숙사 내 소음 문제도 학생들의 피로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유학 상담 관계자는 “기숙사에서는 생활시간이 다른 학생들이 함께 지내다 보니 소음 관련 불만이 꾸준히 나온다"며 “수면 부족뿐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감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활동하는 아이디 JOOO는 “기숙사에 들어온 뒤 생활 리듬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적었다.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야식 문화도 학생들의 건강을 흔드는 요인이다. 서울의 한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박지현 씨(여·21)는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끼니를 자주 거른다"며 “배달 음식에 의존하다 보니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노량진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취업 준비생 염모 씨(26)는 “야식을 먹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혼자 빠지기 어렵다"며 “시간표보다 방 분위기에 따라 생활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 BOO 역시 게시물에서 “기숙사 특유의 야식 문화 때문에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은 혼자 식단을 관리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보건학 전공자 정수현 씨(여·24)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운동이나 식단 관리가 무너지기 쉽다"며 “기숙사는 이런 악순환이 빠르게 반복되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만큼 위생 문제도 쉽게 발생한다. 강원도 춘천의 한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최모 씨(여·20)는 “공용 공간을 함께 사용하다 보니 감기가 한 번 돌면 방 전체로 빠르게 퍼진다"고 말했다. 최씨는 “화장실이나 세탁실처럼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많아 위생 관리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동생활 특성상 개인이 조심하더라도 감염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학생들은 정신적인 피로감도 크게 호소했다. 기숙사 거주 경험이 있는 대학생 김모 씨(24)는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작은 갈등도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지은 씨(여·22)는 “시험 기간에는 방 안 분위기 자체가 예민해져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다"고 전했다. 좁은 공간에서 장기간 공동생활을 이어가며 긴장감이 누적된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기숙사 건강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생활지도 상담사 김도윤 씨(29)는 “기숙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사는 공간"이라며 “같이 운동하고 적정 시간에 함께 쉬는 문화가 형성돼야 건강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생들은 “혼자 버티는 방식으로는 건강 관리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공동생활 공간인 만큼 생활 습관 역시 함께 조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무 기자·박규민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rokmc@ekn.kr

[팩트체크] “난 야당 의원”이라는 한동훈·용혜인, 사실일까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스스로를 “야당 국회의원"으로 규정하며 총리실의 사찰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의원이 자신의 발탁을 “야당 현역 의원 지명"이라고 표현했다. 두 사례 모두 공식 기록상의 소속과 실제 발언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이러니한 것은 연일 저격수로서 야당 성향을 드러내는 한 의원이 야당이 아니고, 사실상 여당과 의견 대립이 없는 용 의원이 야당에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한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총리실 소속 이병호 기획총괄과장이 자신의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질문한 사실관계를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따져 물었다. “총리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사찰하느냐"는 취지였다. 한 총리는 상황을 파악한 뒤 문제가 확인되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한 의원의 현재 신분이다. 한 의원은 지난 6·3 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구갑 무소속 후보로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다른 정당에 입당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 공식 기록상 신분은 무소속이다.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정치적 행보를 한다고 해서 법적 신분까지 야당 의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무소속 의원'이나 넓은 의미의 '야권 인사'라는 표현은 가능하지만, 정당 소속을 전제로 한 '야당 소속 국회의원'은 다른 문제다. 용 의원을 둘러싼 논란도 비슷한 맥락이다. 용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야당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지명한 사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통령이 야당 현역 의원을 내각에 기용한 여야 협치 사례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용 후보자의 당선 이력은 야당 후보로서의 당선과는 거리가 있다. 용 후보자는 2020년 21대 총선과 2024년 22대 총선 모두 기본소득당 자체 후보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정당 차원의 제명 절차를 거쳐 원 소속인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두 차례 반복했다. 그 결과 기본소득당은 원내 의석을 가진 정당이 됐고,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 기준에서도 원내 정당 지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용 의원이 자신의 지명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DJP 연합'에 비유한 대목도 논란이 됐다. 용 후보자는 독자적인 세력으로 성장한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해 장관을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 두 차례 모두 민주당 계열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한 경로를 거쳤다. 기본소득당은 조국혁신당·진보당과 마찬가지로 '범여권'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과거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 표결 시 여당에 표를 몰아줬다. 두 사례는 출발점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 위치와 공식 신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소속 정당보다 정치적 위치를 앞세운 표현이 흔히 쓰인다. 여당을 비판하면 야당, 정부와 대립하면 야권이라는 식이다. 현직 국회의원의 공식 신분은 정치적 수사로 바뀌지 않는다. 한동훈 의원은 무소속이고, 용혜인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소속이다. 두 사람이 정부와의 관계를 설명하며 자신을 '야당 의원'의 위치에 놓을 수는 있다. 다만 이 표현을 공식적인 정당 관계나 당선 배경을 설명하는 말로 그대로 사용하면 사실관계와는 달라진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써본 사람’만 믿는 이재명식 실용…여의도서 막히는 ‘행정가’ 마이웨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단행한 6개 부처 개각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성남·경기식' 인사 스타일을 중앙 정부에도 그대로 이식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무직 장관 후보자들의 과거 행보가 야당의 집중 타깃이 되면서 인사청문회 정국의 험로가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내정한 기획재정부 이형일, 국토교통부 홍지선 장관 후보자는 해당 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고려한 포석으로 읽힌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관료를 중용해 당면한 민생 경제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이 대통령이 과거 지자체장 시절부터 보여온 '일 잘하는 사람을 다시 쓴다'는 인사 원칙과도 맥을 같이 한다. 반면 정치인 출신 후보자들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특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의원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용혜인 의원을 두고 야당은 거세게 반발해 고발전까지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인 김승원 후보자는 그간 검찰 개혁 등 사법 제도를 두고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온 인물이다. 김 후보자가 지휘권 불행사 카드를 꺼내 들며 진화에 나섰지만, 야권은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용혜인 후보자의 경우 '상징성'과 '경험'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 세대와 여성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은 인정받지만, 행정 경험이 전무한 30대 현역 의원이 거대 부처를 장악하고 정책을 이끌어갈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특혜·공정성 논란이 확산하면서 청년층의 실제 요구와 괴리가 있는 인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논란의 기저에는 이 대통령 특유의 '성남·경기식' 인사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본인이 직접 업무를 맡겨보고 역량을 확인한 인물을 중용하는 '성과 중심적 회전무대' 방식의 용인술을 고수해 왔다. 실무 분야에서는 전문 관료를 통해 행정의 안정성을 꾀하되, 정무적 판단이나 개혁 동력이 필요한 자리에는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공유하는 측근을 배치해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번 개각에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처럼 여야 대립이 첨예한 부처에 정치인 출신을 내정한 것은 정책적 전문성보다는 정무적 돌파력에 방점을 찍은 결과로 풀이된다. 대통령이 신뢰하는 '내 사람'을 통해 국정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인사 메커니즘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지자체장 시절에는 임명권자의 결단과 내부 발탁만으로도 충분한 동력을 얻을 수 있었으나, 중앙부처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엄격한 검증대와 국민적 여론의 향배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일수록 야당의 견제 심리는 강해질 수밖에 없으며 과거의 정치적 발언이나 행보 하나하나가 국정 운영 전체의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이 역대급 막장 인사에 김현지 실장이 개입했다면, 청와대는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단행된 개각이 국정 쇄신의 신호탄이 되기보다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형국은 청와대로서도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김승원 후보자의 정치적 선명성과 용혜인 후보자의 자격 논란이 청문회 정국을 압도하면, 관료 출신 후보자들을 통해 보여주려 했던 '실용주의' 기조마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정된 범위 내의 인재 풀과 정무적 판단 부족이 청문회 전부터 인사 논란을 낳고 있다"며 “후보자 낙마까지 이어질 경우 실제 인사를 누가 주도했는지를 둘러싼 논쟁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마약, 사라진 게 아니라 이동했을 뿐”…최형두, ‘풍선효과’ 막을 전주기 대응 촉구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 적발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국내 마약 밀수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단속이 강화된 경로를 피해 여행자나 특송화물 등으로 밀반입 수단이 전환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형두 의원(국민의힘, 경남 마산합포)은 1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우정사업본부의 마약류 대응체계를 점검하며 “국제우편부터 국내 우편·택배망까지 포함하는 전주기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마약 적발 중 국제우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74.0%에서 2025년 25.3%, 2026년 상반기 17.1%로 급감했다. 그러나 이는 밀수 조직이 단속을 회피한 결과일 뿐 국경 단계의 마약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2026년 상반기 국경 단계 마약 적발은 총 767건(1007kg)에 달했다. 경로별로는 여행자가 509건(175kg)으로 가장 많았고, 국제우편 131건(33kg), 특송화물 120건(163kg) 순이었다. 관세청은 2025년 말부터 우편집중국 내 '2차 저지선'이 확대되자 밀수 조직이 다른 입국 경로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26년 1분기 항공 여행자를 통한 마약 적발은 178건(6만4039g)으로 전년 동기 대비 건수는 128%, 중량은 78%나 증가했다. 최 의원은 “국제우편 적발이 줄었다고 해서 마약 밀수가 줄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단속이 강화된 경로를 피해 여행자·특송 등 다른 경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체계상 우정사업본부는 5개 우편집중국에 X-ray 검색기 등 시설을 제공하고, 실제 판독과 개장검사는 관세청이 맡는다. 우정사업본부가 배치한 전담 인력은 22명이다. 하루 평균 검사 물량이 약 3만 1000건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산출 시 1인당 하루 약 1400건을 담당해야 하는 셈이다. 최 의원은 “22명이 실제 마약 검사인력인지, 검사대 투입 등을 담당하는 물류지원 인력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전담 인력의 산출 근거와 추가 증원 계획을 요구했다. 법적 제도의 실효성 문제도 지적됐다. 관세법 제256조의2에 따라 위험 우편물을 사전에 가려내는 '사전전자정보' 제도가 2021년 12월 도입됐으나, 정작 제출 대상 국가나 제출률, 미제출에 따른 반송 실적 등은 대외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는 이미 국제우편 위험물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갖고 있다"며 “문제는 법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있는 법과 권한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집행되고 있느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제출 대상 국가와 국가별 제출률, 연도별 반송 실적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 단속을 뚫고 들어온 마약이 국내 우편이나 택배망을 통해 유통될 가능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수사기관이 마약 수거책을 추적하기 위해 무기물 배송을 감시하는 '통제배달' 과정에서 일반 집배원이나 위탁배달원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최 의원은 “통제배달은 수사를 위해 필요한 기법이지만 현장 직원의 안전이 전제돼야 한다"며 안전 매뉴얼과 법적 보호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명의도용이나 반복 발송 등 이상징후를 탐지할 수 있는 국내 우편 관리 시스템 도입도 제안했다. 최 의원은 “마약 범죄는 단속을 피해 끊임없이 경로를 바꾼다"며 “국제우편 → 여행자·특송 → 국내 우편·택배까지 전체 유통경로를 관리하는 전주기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우편 적발이 감소했다는 통계만으로 마약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없는 것은 법이 아니라 집행이다. 이미 마련된 법과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국제 반입 차단부터 국내 유통 방지까지 빈틈없는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분석] ‘후원금 유용 의혹’ 용혜인·기본소득당, 6년간 ‘국민 돈’ 23억 챙겼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입성 후 현재까지 6년여간 받은 세금 규모가 1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용 후보자가 의원으로 재직한 2020년 5월 말부터 2026년 8월까지 지급된 세비는 9억7480만5830원이다. 연간 지급액은 △2020년(7개월 분) 8859만6540원 △2021년·2022년 1억5280만7360원 △2023년 1억5426만3460원 △2024년·2025년 1억5690만860원 △2026년(8개월 분) 1억1254만 4110원이다. 여기에는 매월 지급되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에 더해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등이 포함됐다. 용 후보자 후원회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모인 정치자금은 총 7억5810만7962원이다. 2020년 약 6370만원, 2021년 약 7471만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부터는 매년 1억5000만원 안팎의 후원금이 꾸준히 모였다. 해당 자금은 후원회가 모금해 정치활동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관리되는 회계상 별개의 정치자금이다. 기본소득당에 그동안 지급된 국고보조금 및 선거보조금은 5억9442만7920원이다. 창당 초기인 2020년 3·4분기 경상보조금으로 1577만1370원을 수령한 이후, △2021년 3206만8810원 △2022년 1억663만2990원(대선·지선 보조금 합산) △2023년 3498만1490원 △2024년 3284만2350원 △2025년 3631만920원을 받아왔다. 기본소득당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0.99%를 득표하며 국회 1석을 보유한 상태로 정치자금법상 정액 배분 요건을 충족했다. 그 결과, 2026년 3분기에만 2분기(약 985만원) 대비 28배 증가한 2억7709만8720원의 경상보조금을 받았다. 지방선거 보조금을 합치면 현재까지 올해 총 3억3582만원이 당에 귀속됐다. 용 후보자 측에서 정당으로 흘러 들어간 자금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2020~2024년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용 의원은 해당 기간 총 5억395만9785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했고, 이 중 58.3%에 달하는 2억9360만원을 특별당비로 지출했다. 이는 후원금 등을 재원으로 한 정치자금에서 정당으로 넘어간 금액이다. 최근 이 특별당비 지출 내역과 당에서 지급된 배우자 급여를 두고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고발이 이뤄졌다. 특별당비를 제외한 세 항목의 액수를 합산하면 23억2734만1712원이다. 각 자금은 개인 급여(국회 직접 지급액), 후원회 회계(후원금), 정당 귀속금(국고보조금)으로 분리된 회계망을 통해 움직였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소득당은 6년 동안 분기별 900만원, 1명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국고보조금으로 정당 운영 잘해 왔고,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성장해 왔다"며 “1년 총수입의 35.7%를 국고보조금에 의존하는 국민의힘과, 단지 1.6%만 국고보조금으로 보조받으며 당원들의 당비로 자립해 온 기본소득당 중 도대체 누가 기생정당이냐"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韓佛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재용 등 양국 기업인 30여명 집결

이재명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첨단기술 혁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양국 기업 간 실질적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부 고위 인사와 기업인 등 총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한국과 프랑스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넓고 다양하다"며 “새로운 분야에서 양국이 연구개발(R&D)과 대규모 투자를 함께 추진한다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나상섭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프랑스 측에서도 프랑수아 자코브 프랑스경제인협회 한·불 경제협력위원장, 장 르미에르 BNP 파리바 회장,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양국 참석자들은 인공지능(AI)과 양자, 모빌리티, 에너지, 바이오, 뷰티 등 미래 전략 산업 분야에서 사업과 투자를 연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프랑스 미스트랄 AI 간의 전략적 투자 협력 추진 방안과 함께, 네이버와 미스트랄 AI가 소버린 AI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에 대한 기대감이 공유됐다. 양자 분야에서는 프랑스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기업 콴델라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제조역량을 결합하는 협력 모델에 뜻을 모았다. 에너지 및 모빌리티 분야의 논의도 이어졌다. 전력망 현대화를 추진 중인 프랑스 시장을 겨냥해 첨단 전력기기 강점을 가진 LS와 효성을 중심으로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다뤄졌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수소 산업 생태계 발전과 AI·제조혁신 분야에서 프랑스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LG전자 역시 현지 협력 강화 포부를 전했다. 아울러 뷰티 분야에서는 로레알의 브랜드 파워와 코스맥스의 개발 역량을 결합하는 방안이 제시됐으며, 바이오 분야에서는 셀트리온의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 인수 사례가 양국 역량 결합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한·프 원전협력 SMR·핵연료까지 확대…공동수주엔 기술·인허가 변수

한국·프랑스 원전 협력이 핵연료 공급망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로 범위를 넓혔다. 한국의 원전 건설·시공 역량과 프랑스의 설계·핵연료주기 기술을 결합해 해외 원전시장에 공동 진출하려는 구상도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합의한 원자력 전 주기 협력을 한층 발전시킨 원자력 연구개발과 연료 공급 분야 협력 문건을 추가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오라노의 신규 농축시설을 기반으로 장기 농축역무 공급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라노는 우라늄 채굴부터 전환·농축, 핵연료 제조와 사용후핵연료 관리까지 원자력 연료주기 사업을 하는 프랑스 기업이다. 물량과 가격을 확정한 본계약은 아니며 장기계약 협의를 위한 기본 원칙을 마련한 단계다. 농축역무는 우라늄을 원자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핵심 과정이다. 한국은 이 분야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의존도를 낮추는 가운데 프랑스와의 협력은 한국의 연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연구개발 협력도 확대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프라마톰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안전기술과 원자력 기초과학, 폐기물 관리 분야 공동연구 MOU를 체결했다. 한국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를, 프랑스는 뉘아르(Nuward) SMR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원전 공급망 구도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세계 원전 산업은 미국·프랑스 등 서방권과 중국·러시아가 기술과 공급망을 앞세워 경쟁하는 양상이다. 한국은 미국과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원자력 분야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국은 원전 건설과 프로젝트 관리, 기자재 제작에서 경쟁력을 갖췄고 프랑스는 대규모 원전 운영 경험과 원자로 설계, 핵연료주기 산업 기반이 강하다. 양국 협력이 구체화되면 한국이 건설과 시공·프로젝트 관리를 맡고 프랑스가 연료와 설계·안전기술을 제공하는 식의 역할 분담도 가능하다. 양국이 신설하기로 한 민간 원자력 고위급 대화 채널은 공동 연구와 공급망 협력, 제3국 원전시장 진출을 논의하는 창구가 될 전망이다. 해외 공동수주가 현실화하면 한국과 프랑스가 그동안 각각 내세웠던 수출 모델을 결합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협력 상당수는 아직 초기 단계다. 오라노와의 농축역무 협력은 실제 공급 물량과 가격, 계약 기간을 정해야 한다. SMR 공동연구도 연구비와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각국 규제기관의 인허가 문제가 남아 있다. 해외 원전을 공동 수주할 경우에는 어떤 원자로 설계를 적용하고 프로젝트 주도권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협의하는 것도 과제다. 향후 장기 농축역무 계약과 SMR 공동연구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이를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한·프 원전 협력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천하람 “2030 대출 막혔는데…강신철 아들, ‘이모부 찬스’ 7억 상가 매입”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부동산 매입 자금 출처와 관련해 “치밀하게 설계된 가족 간 증여가 의심된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천 권한대행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 후보자의 29세 아들이 분당 양지마을 상가를 7억 1550만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매입 자금 전액을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10년간 빌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 대행은 “후보자 아들의 이모부로부터는 무이자로 2억 1550만원을 10년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며 “ 이는 상증세법상 증여세 과세를 피할 수 있는 무이자 대출 한도(2억 1700만원)를 차용증에 맞춰 채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취업한 지 1년밖에 안 된 29세 조카에게 7억 원을 선뜻 빌려주는 것은 통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며 “듣도 보도 못한 '이모부 찬스'이자 말이 채무지 사실상 편법 증여"라고 비판했다.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천 대행은 “2030 세대는 부동산 규제로 신혼집 마련을 위한 은행 대출조차 막힌 상황"이라며 “누군가는 '이모부 찬스'로 재건축을 앞둔 상가를 매입해 향후 신축 아파트를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천명한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가 거짓이 아니라면 강 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與 ‘발전 5개사 통합법’ 살펴보니…통과까지 난관 4가지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 5곳을 하나로 합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발전 공기업 통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하지만 국회 전문위원실이 앞서 발의된 유사 법안을 검토한 내용을 보면 법안의 구체적인 조항부터 실제 공사 출범까지 재무·법리·행정 절차에서 손질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박해철 의원은 전날 한국발전공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발전 5사의 권리·의무와 재산 등을 새로 설립되는 한국발전공사가 승계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법률 조항 곳곳에 공백이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벌칙·과태료 규정이다. 박 의원안은 한국발전공사의 임직원에게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사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를 어겼을 때 적용할 벌칙이나 과태료 조항은 별도로 두지 않았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지난 4월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발의한 유사한 한국발전공사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전문위원실은 한국전력공사법 등 3개 공사 설립 법률에는 같은 수준의 금지 규정과 함께 제재 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해당 제정안에는 벌칙·과태료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사 입법례를 참고해 제재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에 금지 행위를 적어놓고도 위반했을 때 제재할 수단이 없다면 실제 집행 과정에서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본금 문제도 상당한 조정이 필요하다. 박 의원안은 한국발전공사의 자본금을 6조원으로 정하고 정부가 전액 출자하도록 했다. 그런데 통합 대상인 발전 5사의 실제 재무 규모와 법안에 적힌 자본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결산 기준 발전 5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 합계는 약 29조7573억원이다. 법안의 법정 자본금 6조원보다 약 5배 많다. 발전 5사의 재산과 권리·의무를 새 공사로 넘기면서 법정 자본금은 6조원으로 정한다면 나머지 재산을 어떤 회계·법률적 방식으로 처리할지 정할 필요가 있다. 통합 과정에서 자산 실사와 가치 평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석탄화력발전 폐쇄에 따른 노동자 고용 문제 역시 법률 간 충돌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박 의원안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지역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 한국발전공사가 노력하도록 했다. 과거 발의안에 담겼던 '우선 고용 의무'보다 수위를 낮춘 조항이다. 그럼에도 기존 고용 관련 법령과의 관계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전문위원실은 과거 법안의 우선 고용 조항에 대해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균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하는 고용정책 기본법 제7조 제1항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의원안이 의무 대신 '노력'으로 표현을 완화했지만, 실제 통합 과정에서 기존 발전사 노동자를 어떤 기준으로 배치하고 고용을 승계할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공사 출범까지 주어진 시간도 변수다. 박 의원안은 법률 공포 후 6개월이 지나면 시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해야 할 일은 법인을 하나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설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관을 작성해 인가받아야 한다. 임원 임명도 마쳐야 한다. 여기에 통합 대상 발전 5사의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실사와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대통령령 등 하위 법령도 만들어야 한다. 전문위원실은 공포 후 6개월 동안 이런 절차를 모두 진행해야 하는 만큼 시행일을 정할 때 하위법령 제정과 자산 실사에 필요한 실제 기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발전 5사는 각각 별도 법인으로 운영돼 왔다. 인력과 자산, 부채, 계약관계 등을 한꺼번에 새 공사로 넘기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법률·회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발전사 통합은 재무와 고용, 행정 절차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작업"이라며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벌칙 조항 보완과 자본금 산정 근거, 고용 승계 문제, 통합 준비 기간 등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발전 공기업 통합을 추진하려면 통합 대상과 조직의 윤곽을 정하는 것과 함께 기존 5개 법인의 재산과 인력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새 공사에 넘길지까지 법률에 담아야 한다. 해당 법안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이 같은 세부 규정을 놓고 상당한 보완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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