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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상무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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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국감 2026] 인권위 권고 수용률 5년째 90% 밑돌아…국민 만족도 40점대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수용률이 2021년 이후 5년째 9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민 만족도 지수도 크게 낮아졌다. 관계기관이 권고를 실제로 이행했는지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할 법적 근거도 없다. 다가오는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인권위 권고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의 운영위원회 분야에 따르면 인권위 출범 이후 2020년까지 진정사건 권고 수용률은 대부분 90% 이상을 유지했다. 흐름은 2021년부터 바뀌었다. 수용률은 2020년 93.7%에서 2021년 89.1%로 떨어졌다. 2022년 88.0%,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85.6%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88.5%로 소폭 올랐지만 90%선은 회복하지 못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불수용률이 14.4%까지 올랐다. 2025년에도 11.5%로 10%대를 유지했다. 10% 이상의 불수용 흐름이 수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권고를 통해 권리를 구제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사법 절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처리 성과 지표도 함께 낮아졌다. 전체 처리건수 대비 인용률은 2021년 6.1%에서 2025년 2.9%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인용과 조사 중 해결을 합친 구제율도 같은 기간 12.7%에서 10.2%로 낮아졌다. 처리 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각하와 기각이었다. 국민 체감도를 보여주는 만족도 지표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상담·민원 서비스 종합만족지수는 2021년 66.0점, 2022년 66.9점이었다. 이후 2023년 61.3점, 2024년 49.3점으로 떨어졌고 2025년에는 48.1점을 기록했다. 진정 서비스 만족도 역시 2023년 62.2점에서 2024년 43.0점으로 급락한 뒤 2025년 45.1점에 그쳤다. 권고의 실효성을 둘러싼 제도적 공백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현행 인권위법에는 인권위가 내린 권고의 이행 실태를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하도록 한 규정이 없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로 인해 권고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법 개정을 통해 권고와 의견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질문으로 제시했다.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기관에 대한 후속 절차도 쟁점이다. 불수용 사례에 대해 국무조정실이 면밀히 검토하고 관계 부처 간 협의나 재고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인권위의 입장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밖에도 여러 개선 방안을 질의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 부처 기관장 평가에 인권위 권고 수용 여부를 반영해 범정부 차원의 수용률을 높이는 방안, 정책과 제도 시행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인권영향평가 제도 도입 계획, 파리원칙에 입각해 정부 내 조언자로서 인권위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종합만족도를 끌어올릴 대책 등이다. 인권위가 2025년까지 처리한 진정사건은 19만9352건에 달한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 수용률 저하와 만족도 하락은 인권위의 존재 의의와 직결된 문제"라며 “국민의 권리구제 최후 보루로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적극적인 법적·제도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미리보는 국감 2026] 노후원전 계속운전 심사 ‘불허 0건’…“허가 먼저, 설비는 나중”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심사가 사실상 '불허 없는 심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의 과방위 분야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된 원전 계속운전 심사에서 불허되거나 중단·반려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정부의 원전 활용 확대 기조에 따라 계속운전 대상 원전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현행 심사체계가 안전성을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제도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계속운전 심사가 진행 중인 원전은 고리3·4호기, 한빛1·2호기, 한울1·2호기, 월성2·3·4호기 등 9기다. 고리3·4호기는 2023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6차 질의가 이어졌다. 한빛1·2호기와 한울1·2호기는 5차 질의를 거쳤다. 월성2·3·4호기는 4차 질의가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재가동된 고리2호기는 2022년 4월 주기적안전성평가(PSR) 제출 이후 허가까지 3년7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9월 원안위에 처음 상정된 뒤 자료 보완 요구로 두 차례 재상정된 끝에 허가가 결정됐다. 입법조사처가 주목한 대목은 허가 시점과 실제 설비 개선 시점의 차이다. 고리2호기의 안전여유도 관련 설비 226개 품목과 케이블 22개 라인 교체 작업은 계속운전 허가 이후인 지난해 12월에야 완료됐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절차가 심사 당시의 설비 상태를 확인하고 허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향후 설비 개선을 전제로 먼저 허가하고 사후에 기준을 맞춰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재 심사 과정에서는 결함이 발견될 경우 서류와 자료 보완을 요구하고, 이를 충족하면 허가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자료 보완 요구 횟수의 상한이나 심사 종결 기준은 없는 상태다. 사업자의 보완이 계속되는 한 심사가 사실상 무기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독립성도 쟁점으로 꼽힌다. 계속운전 심사는 원안위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심사와 사전검토, 의결이 모두 원안위 관할 체계 안에서 이뤄진다. 외부 독립기관의 교차검증이나 별도의 이의제기 절차는 제한적이다. 입법조사처는 “증가하는 심사 물량에 맞춰 제3기관 교차분석 등 독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할 절차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이번 국감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2026년 3월 말 기준 전국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평균 저장률은 83.3%에 이른다. 원전별로는 고리 원전 저장률이 93.4%로 가장 높다. 한빛은 85.3%, 월성은 83.2%, 한울은 73.5%다. 저장시설 포화 시점도 임박했다. 고리 원전은 2028년부터 포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빛은 2030년, 한울은 2031년, 월성은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포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포화 시점을 늦추기 위해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한빛은 2030년, 고리와 한울은 2031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안에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신청부터 심사, 건설 완료까지 남은 기간은 3년 안팎에 불과하다. 일정이 지연되면 저장시설 포화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간저장시설과의 시간 차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중간저장시설은 2050년 이전, 영구처분시설은 2060년 이전 운영이 목표다. 하지만 현재 부지 선정조차 착수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이 포화되는 시점과 중간저장시설이 운영되는 시점 사이에는 최소 16년에서 최대 20년 이상의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입법조사처는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조밀저장대와 건식저장시설이 장기 저장시설로 굳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리2호기에 조밀저장대를 설치하면 포화 시점이 2028년에서 2032년으로 약 4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간저장시설이 2050년 이전에 운영되지 못하면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을 최대 20년 이상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월성 2단계 맥스터의 사고관리계획서 문제도 별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해당 시설은 2020년 1월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5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사고관리계획서의 보완·승인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입법조사처는 저장조가 실제 포화될 경우 원전 가동 중단까지 상정하고 있는지, 조밀저장대 추가 설치와 원전 간 사용후핵연료 이동, 발전소 출력·가동 조정 등의 대안이 검토됐는지도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으로 제시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노후원전 계속운전 허가가 실제 안전성 검증을 거친 결과인지, 원전 확대에 맞춰 사용후핵연료 저장 대책이 충분히 준비돼 있는지가 주요 질의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재정자립도 8%인데 주민 1인당 50만원…지자체 곳간 빌수록 더 크게 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현금성 민생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런데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자체 간 지원금 격차는 최대 5배에 달한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자료를 보면 지원금 규모와 재정자립도는 뚜렷한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가장 많은 지원금을 주는 전남 함평군과 경남 의령군은 주민 1인당 50만원을 지급한다. 두 지역의 재정자립도는 각각 8.2%, 8.3%에 불과하다. 자체 세입만으로는 공무원 인건비도 충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함평군은 151억1000만원을 투입해 지난 7일부터 신청과 지급을 시작했다. 의령군은 125억원을 들여 1인당 5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정부 지방교부세 여유분을 재원으로 활용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재정자립도가 8.91%인 전북 부안군과 9.97%인 충북 영동군은 각각 30만원을 지급했다. 13.6%인 경남 통영시는 35만원, 16.22%인 전남 나주시는 20만원을 준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16.7%인 강원 강릉시와 25.16%인 경남 김해시는 10만원에 그친다. 재정 여건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오히려 대규모 현금 지원에 나서는 흐름이 일관되게 나타나는 셈이다. 구균철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체 세입만으로는 인건비도 충당하기 버거운 지역이 중앙정부 지원에 의존하면서 별도의 현금성 지원에 나서는 데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려운 지방의 현실적 측면도 있고, 중앙정부 역시 이런 지원을 장려하는 시책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지원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재정 통제 장치의 변화가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는 지자체가 현금성 복지 지출을 과도하게 늘리면 보통교부세를 깎는 방식으로 무분별한 집행을 견제해 왔다. 그런데 올해 관련 항목의 반영 방식이 달라지면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도 이전보다 부담 없이 지원금 예산을 편성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2026년 지방재정 공시 자료에는 '현금성 복지경비 지출운영' 항목의 반영액이 0으로 표시된 지자체들이 여럿 확인된다. 다만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 전체가 개편된 만큼, 이를 단순히 '페널티 폐지'로만 규정하기보다는 산정기준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선거 공약·의회 정치 셈법 맞물려 지원금 확산의 이면에는 정치적 셈법도 얽혀 있다. 상당수 지자체의 지원금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의 공약을 이행하는 성격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사실상의 당선 사례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집행 여부와 시기는 재정 형편보다 지방의회 구도나 선거 일정에 따라 출렁였다. 강릉시가 대표적이다. 김중남 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전 시민에게 10만원을 지급하는 안을 1호 결재로 추진했다. 하지만 7월 31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찬성 9표, 반대 10표로 부결됐다. 당시 의석은 국민의힘 10명, 더불어민주당 9명이었다. 두 달 가까운 협의 끝에 시의회는 지난 22일 수정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시는 212억원 규모의 추경을 반영했다. 실제 지급은 행정절차를 거쳐 11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영시는 반대로 지원금이 선거 공약보다 늘어난 사례다. 강석주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1인당 33만원을 공약했지만, 취임 후 시의회와 협의하면서 최종 지원액을 35만원으로 올렸다. 대상은 11만6353명, 전체 사업비는 409억원이다. 지급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됐다. 의령군 역시 50만원 지급이 오태완 군수의 선거 공약이었고, 군의회는 지난 7월 말 지원 조례와 120억여원 규모의 추경안을 함께 의결했다. 추석 전 지급을 공식화한 지자체는 함평·완주·고창·부안, 의령·통영·김해, 경북 울진 등 전국 10곳이 넘는다. 대체로 명절 대목 소비와 제철 농산물 판로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다만 명절 지급이 실제로 얼마나 소비를 끌어올리는지는 검증된 바 없다. 구 교수는 “추석에 준다고 해서 평소보다 소비 진작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실증적으로 확인된 결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용 기한이 보통 12월 말까지라 지급이 늦어진다고 소비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애초 기대했던 명절 특수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화폐 형태의 지원금은 쿠팡 등 외부 쇼핑몰로 빠져나갈 자금을 동네 상권에 붙잡아두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이 기존 소비를 지원금으로 대체하는 경우, 실제 순증 효과는 그만큼 작아질 수 있다. 결국 올해 추석 지원금은 같은 명절을 앞두고도 지역마다 다른 재정 여건과 선거 일정, 의회 구도 속에서 저마다 다른 금액으로 결정됐다. 50만원을 받는 지역부터 10만원에 그치는 지역까지 격차가 큰 가운데, 실제 소비 진작 효과와 지역 상권에 미친 영향은 연말 이후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박선우 인턴기자

[르포] 추석 소포 하루 13만개…인력·장비 부족에 허덕이는 우편집중국

“물량이 훨씬 많아졌는데 무게도 무거워져서 더 힘들어요", “바쁠 때 장비, 인력이 더 충원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22일 오후 11시30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 굉음을 내며 돌던 컨베이어 벨트가 잠시 멈추자 물류장에 국민체조 음악이 울려 퍼졌다. 근로자들은 야간 소포 분류 작업을 앞두고 일제히 몸을 풀었다. 냉방 장치가 없는 물류장 내부는 섭씨 30도를 넘나들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공간을 남기고 소포가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파레트마다 쌓여 있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4일부터 29일까지 16일간을 '추석 명절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지정하고 24시간 비상근무체계로 전환했다. 이 기간 전국 예상 소포 물량은 1433만 건에 달한다. 박창근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동서울우편집중국지부장은 “이번 연휴가 애매하게 잡혀서 물량이 상당히 많았다"며 동서울우편집중국이 처리하는 서울 도착 소포가 하루 최대 13만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동서울우편집중국의 하루 현장 근무인원은 200명이며, 야간 소포계 근무자는 약 120명이다. 박 지부장에 따르면 근로자 한 명이 담당하는 소포물은 650개다. 물량은 작업에 따라 100개에서 1000개까지 차이가 난다. ◇비상근무 속 현장 과부하 명절 대목을 맞아 농수산물 등 중량 소포 접수가 늘면서 상자당 무게는 최대 30kg에 육박한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소포를 적재하던 공무직 근로자 A씨(50대)는 “바쁠 때는 최대 1000kg까지 적재하는 롤파레트가 하루 1000개까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물량도 늘어난 데다 무게까지 무거워져 골격계에 무리가 심하게 간다"며 장비와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동서울우편집중국은 이번 특별소통기간 단기 아르바이트생 40~50여 명을 긴급 고용했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은 숙련도가 낮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좋지 않고, 어렵고 무겁고 힘든 업무는 사실상 우리가 하게 된다"며 “숙련된 공무직 인원이 상시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공무직 근로자 B씨(50대)는 평소보다 물량이 두 배 이상 늘어 지난주 몹시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추석과 물량 자체는 비슷하지만 인력 절감 기조 탓에 체감 노동강도는 훨씬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롤테이너 등 보급 장비의 잦은 고장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 정부 지원 정책의 불균형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추석 명절 택배 특별관리기간'을 발표하며 배송기사와 상하차·분류 인력 등 약 5500명을 주요 민간 택배사에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정사업본부의 지원은 미미하다. 우편사업단 물류기획과에 따르면 본부 직원 30~50명이 안전교육을 받은 뒤 상하차 업무를 지원했지만, 대상은 대전 중부권 광역 우편물류센터 한 곳뿐이었다. 동서울을 비롯한 전국 24개 우편집중국에는 별도의 본부 인력이 투입되지 않았다. ◇'법적 사각지대' 공공 우체국은 외면 이런 차별적 지원에는 법적 배경이 있다. 국토부 생활물류정책팀 사무관은 “우체국 소포의 경우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택배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공 영역인 우체국 소포 물류가 정부 물류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우본 측은 향후 지원 대책에 대해 "이전에도 그런 현장 의견을 들은 바 있어 추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동서울우편집중국의 구조적 불안정성은 고용 형태에서도 드러난다. 건강보험 가입자 기준으로 전체 직원 550명 가운데 공무직 근로자는 450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이들은 정년은 보장되지만 공무원 신분은 아니다. 임금은 기본급이 아닌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한 시급제 계약이다. 주당 근무시간에 따라 명절 상여금은 130만 원에서 260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노조 측은 전체 공무직의 70%가 주 8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 지부장은 “시급제 계약이라는 이유로 단기 아르바이트와 다름없는 차별적 시선을 받을 때 현장 근로자들의 박탈감이 크다"며 “명절마다 반복되는 물량 대란을 견뎌내는 현장 공무직 근로자에 대한 실질적인 인력·장비 지원과 처우 개선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조채운 인턴기자

민주 ‘지역·국정과제’ 챙기기 vs 국힘 ‘李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회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예산 확보와 주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행보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대대적인 장외투쟁으로 맞불을 놓았다. 추석을 앞두고 여야의 대치 전선이 국회를 넘어 현장과 여론전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2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박찬대 인천시장과 지역 핵심 현안 및 예산 지원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김 대표는 “마침 이곳에 오는 길에 이렇게 여전히 남아 있는 반민주, 반헌법적 내란적 사고를 하는 잔재를 보며 함께 비상계엄의 사선을 넘었던, 그리고 내란 진압을 지휘했던 사령관이었던 박찬대 시장을 뵈니까 감회가 더욱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 대통령, 송영길 전 대표를 배출한, 우리가 만들려는 선도국가 대한민국의 입구인 인천을 정말 제대로 도약시켜야 하겠구나 하는 사명감을 온몸으로 느끼게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협의회 직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찾아 상인 및 시민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접경지역인 강화·옹진의 각종 규제 문제, 특히 인천의 행정체제 개편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국비 예산을 확보하고 광역교통망 확충과 해양산업 혁신 기반 구축 등 인천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원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의 오전 일정은 국정과제 추진과 당내 기구 출범식에 집중됐다. 당내 '동물과더불어 태스크포스(TF)' 출범식에 참석해 동물복지 관련 과제를 국회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이어 안보·교육 분야 과제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환수추진단' 출범식과 국군사관학교 추진 촉구 범국민결의대회에도 잇따라 동참했다. 반면 야당은 강력한 대정부 공세로 맞붙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장 대표는 최근의 '인사 참사'를 거론하며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은 이재명과 김현지다. 그런데 현지 누나가 아니라 훈식이 형만 쫓아냈다"며 “이제 우리는 현지 누나를, 경기 성남라인을 쫓아내야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이 남 탓만 일삼고 있다"며 “불과 1년 반 만에 대한민국이 쑥대밭이 되고 국민 삶이 처참하게 무너졌는데도 연임을 꿈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지방의원 및 당원들이 대거 결집했다. 국민의힘은 전국 지역구별 집계를 토대로 현장 참석 인원을 1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국민의힘은 '민생경제 파탄', '외교안보 파괴', '사법 장악'을 3대 축으로 삼아 분야별 비판을 이어갔다. 부동산 정책과 세제 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 농지 전수조사 논란 등을 열거하며 경제·민생 실정을 성토했다. 아울러 사관학교 통폐합 문제와 검찰 수사·보완수사권 폐지, 대법관 재제청 논란 등도 거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연단에 올라 “정책실패·인사참사 대통령은 사죄하라"는 구호를 선창했다. 국회 본청 앞 계단을 메운 당원과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함께 '민생파탄·헌정파괴 강력 규탄한다', '정책실패·인사참사 대통령은 사죄하라' 등의 손피켓을 흔들며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대미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 확정…원전 8기·알래스카 LNG는 추가 논의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적 투자의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총사업비는 223억달러로, 정부는 20년간 430억~450억달러를 회수할 수 있어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사업으로 판단했다. 다만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누가 얼마나 구매할지, 한국과 미국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 등이 아직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 내 신규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은 아직 추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원전 사업의 경우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확보하고 의결권을 갖는 방안을 놓고 한·미 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비공개 보고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 3건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공개 발언에서 “오늘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인 사업관리위원회와 재경부 장관이 위원장인 운영위원회를 거쳐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사를 결정한 프로젝트를 1건 보고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구체적 추진 의사를 결정한 사업은 아니나 양국의 관심을 반영한 2건의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 계획을 보고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정부가 추진을 결정한 1호 사업은 텍사스 엔시날 지역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전체 설비용량은 약 6.3~6.4GW 규모다. 최근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서 전력 수요가 늘어난 텍사스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1.4GW 규모 가스터빈 발전소를 건설한 뒤 실제 전력 수요와 경제성을 점검하고, 이후 발전효율이 높은 4.9GW 규모 복합화력 설비를 증설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사업성 검토 결과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223억달러이며 20년간 예상 회수액은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회에서는 수익성을 뒷받침할 장치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특히 장기 전력구매계약(PPA)과 실제 전력 수요를 문제로 들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러면 전기를 사야 하는데 누가 살 것이냐, 데이터센터는 만들게 돼 있느냐, 누가 만드느냐, 충분한 능력이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국민적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그런 면에서 클리어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도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대해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다른 어떤 변수가 있을지 우려 사항이 제기돼 상업적 합리성 부분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사후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오기형 민주당 재경위 간사는 “프로젝트는 지금 초기 단계니까 사후 단계가 필요하고 차분히 계속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후 프로젝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판단에 대해서는 “상업적 합리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엄격히 심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분 구조도 협상 대상이다. 산자위 관계자에 따르면 텍사스 발전소 사업은 한국이 건설 자금을 100% 부담하는 방안을 전제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측은 초기 '5대 5' 지분을 요구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90%, 한국 10% 지분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대미 투자 1호 사업을 확정하면서 원전과 알래스카 LNG 사업의 후속 협상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추진 계획을 마련한 원전 사업은 미국 내 신규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6기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2기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한·미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 규모도 당초 거론됐던 20% 안팎에서 5~10% 수준으로 낮아졌다. 김 장관은 국회에 “미국과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목표로 협상 중"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분 5~10%만 확보하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야당 소속 산자위 관계자는 비공개 보고 직후 “지분이 10% 이상 돼야 이사를 선임할 수 있고, 이사가 선임돼야 의결권을 갖는 걸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이사는 선임 못해도 의결권은 갖는다고 장관이 명확히 밝혔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 개발은 텍사스 발전소와 같은 단계까지 절차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김성원 산자위원장은 회의 후 “1호 사업에 대해서만 그렇게 (추진 결정을) 한 것"이라며 “나머지 2건에 대해서는 별도로 이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집행 규모에 대한 정부의 선도 분명했다. 김 장관은 실제 투자 규모가 대미투자펀드 한도인 2000억달러를 넘어서는 경우 투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정부의 접근 방식과 관련해 “정부는 그간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치열하게 미국과 협의해 왔다"며 “대미 투자가 단순한 자금 투입과 회수를 넘어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나아가 세계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도록 국익의 관점에서 균형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국회 보고에서 대미 투자 1호 사업에 대해 별도의 국회 동의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 한미전략투자법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을 국가안보나 공급망 안정 등의 이유로 추진할 경우 미국과 협의를 시작하기 전 국회 관련 상임위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한편 한·미 간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한 양해각서(MOU) 체결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기형 의원은 향후 발표 일정에 대해 “여러 변수가 있고 단정적으로 얘기한다고 바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구체적인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투기 잡겠다며 촌로 잡은 농지법…국회, ‘거래 절벽’ 알고도 눈감았다

8월 말 본격 시행된 개정 농지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회는 심사 과정에서 현장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도 제대로 된 보완책 없이 법안 처리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지방자치단체장의 농지 강제처분 명령을 '재량'에서 '의무'로 전환했다. 하지만 정작 직격탄을 맞은 것은 고령화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농지를 임대해 주거나 은퇴 후 귀농을 준비하던 평범한 농민들이었다. 21일 본지가 개정 농지법의 입법 과정을 추적한 결과, 이번 사태를 낳은 처분명령 의무화 과정에는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어기구·임미애 의원의 행적이 고리로 얽혔다. 처분명령 의무화를 최초 발의하고 심사를 이끈 인물은 윤준병 의원이다. 윤 의원 등 10명은 지난 4월 3일 지자체장의 농지 처분명령을 재량행위에서 기속행위로 바꾸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후 윤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아 법안 심사를 직접 주재했고, 전체회의에 결과를 보고했다. 주목할 대목은 개정안의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던 임미애 의원의 소위 내 발언이다. 임 의원은 4월 14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처분명령을 내려도 실제로 농지를 매수할 사람이 부족할 수 있다"며 현실적인 문제점을 제기했다. 처분 이후 매수자 부재와 임대차 혼란 등 농촌 현장의 우려가 심사 테이블에 명확히 올라왔던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경고는 최종 법안의 제동 장치로 작동하지 못했다. 당시 농해수위원장이었던 어기구 의원은 윤 의원안을 비롯한 9건의 농지법 개정안을 하나의 '위원회 대안'으로 통합하는 전체회의 의사 진행을 주재했다. 상임위 차원에서 지역별 거래 여건과 처분 이후 매수자 문제를 보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심도 있는 안전장치 마련 없이 대안이 가결됐다. 법안 처리가 이토록 속도를 낸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이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귀농 비용을 줄이려면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며 헌법상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강조하자 여권이 일사천리로 움직인 셈이다. 결국 농해수위 대안은 5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286명 중 찬성 163명(반대 1, 기권 2)으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110명)과 조국혁신당(10명)은 물론, 국민의힘(37명) 의원들까지 찬성표를 던졌다. 농지 규제 강화라는 표면적 명분에 매몰돼 법안 발의자부터 상임위, 그리고 본회의에 참석한 여야 의원 전체가 촌로들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강제금 폭탄에 고령농·임차농 혼란 법 시행 이후 현장의 부담은 현실화되고 있다. 농가 인구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인 상황에서, 1년 내 처분하지 않을 경우 매년 농지 가액의 최고 25%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강제금을 피하려는 매물이 쏟아져도 매수세가 없어 가격은 하락하고, 갑작스레 땅을 돌려줘야 하는 임차농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괴담처럼 농지를 강제로 빼앗거나 고액의 이행강제금을 물리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농지 조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전수조사는 조사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명백한 투기와 중대한 불법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되 농촌 현실에서 발생하는 관행적이고 경미한 위반은 정상화한다는 기본 원칙을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타인에게 몰래 경작시키는 등 투기 행위는 중대한 불법 행위로 규정했다. 투기 목적이 아닌 불법 임대차에 대해서는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 은행에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하기로 했다. 당정은 불법 전용 농지 양성화와 처분 유예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말까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농지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농지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지은행의 농지 매입 예산 증액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강훈식 靑 비서실장 사의…내각 인사 책임론 속 인적쇄신 신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용혜인·김승원 등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를 둘러싸고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 비서실장이 오늘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강 실장 사의 수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수차례 말씀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 사의는 최근 2기 내각 인선을 둘러싼 논란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형일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을 지명했다. 당시 강 실장이 직접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이후 용 후보자와 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김 후보자와 관련해선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의혹들이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됐고,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 실장의 책임론도 거론됐다. 강 실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약 1년 3개월간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지난 6월 청와대 참모진 개편 때도 비서실장직을 유지했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졌을 당시에는 대통령 특사로 중동과 중앙아시아 산유국에 파견돼 원유 확보를 위한 외교에 나서는 등 대외 현안에도 관여했다. 강 실장의 사의가 실제 수용될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비서실장 교체로 이어지는 첫 인적 쇄신이 된다. 최근 지지율 하락과 2기 내각 인선 논란이 겹친 상황에서 청와대 인사·검증 체계에도 변화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李대통령, 미국·멕시코로 6박 7일 순방…22일 유엔 기조연설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UN) 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 방문을 위해 21일 6박 7일 일정으로 출국한다.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21일부터 27일까지 일정으로 순방길에 나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하고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 후에 귀국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2일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연설을 통해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개혁 방향과 대한민국의 기여 방안을 제시하고,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한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유엔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만남 여부가 핵심 관심사다. 위 실장은 “미국, 호주 등 주요 정상들과 다양한 방식의 별도 접촉이 있을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긴밀한 정상 간 교류를 이어나가고 우리의 국익을 확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어 “이번 총회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교류하며, 에너지·반도체·과학 기술 등 실질 협력을 논의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공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경제 행보도 병행한다. 뉴욕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 2026'에 참석해 지난 1년간 한국이 이룬 경제 성과와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직접 설명하며 '세일즈 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유엔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23일 저녁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으로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한국 정상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24일 차풀테펙 공원 애국영웅탑 헌화를 시작으로 대통령궁(팔라시오 나시오날)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셰인바움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 정상은 회담 직후 양해각서(MOU) 교환식, 오찬, 공동언론발표를 차례로 진행하며, 이날 저녁에는 멕시코 동포들과의 만찬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이튿날인 25일에는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포럼과 K-스포 행사장을 잇달아 방문해 양국 간 경제·문화 협력 확대를 지원한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 일정을 모두 마친 뒤 26일 오전 귀국길에 오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분석] “여당 지지하지만 대통령은 글쎄”…갈수록 엇갈리는 속사정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중반인 반면 여당 지지율은 40%대를 유지했다. 두 지표의 간극이 청와대와 여당의 국정 운영 주도권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실시한 9월 3주차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4.8%, 부정평가는 63.4%로 집계됐다. 10주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0.2%, 국민의힘 38.5%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 긍정평가(34.8%)와 민주당 지지율(40.2%)을 나란히 놓으면 격차는 5.4%(포인트)p로 벌어진다. 7월 3주차에는 이 대통령 긍정평가 48.4%, 민주당 지지율 43.1%로 5.3%p 차이였던 것이 뒤집힌 상황이다. 통상 집권 세력의 지지율은 대통령과 여당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여당 지지율이 앞서는 구조가 자리잡았다. 이 경우 당청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난다. 이번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민주당이 먼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권고한 것처럼 청와대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스스로를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40.1%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해 35.5%에 그친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반면 같은 중도층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5.7%에 머물렀다. 정당 지지율보다 4.4%p 낮은 수치다. 중도층의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63.0%로 긍정평가를 크게 웃돌았고, 이 가운데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0.8%로 절반을 넘었다. '잘못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12.2%였다. 민주당은 지지하되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층이 중도층 안에 상당수 섞여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세대별로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18~29세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27.9%로 이 대통령 긍정평가 24.0%보다 3.9%p 높았다. 30대에서는 민주당 35.5%, 이 대통령 29.8%로 5.7%p 차이가 났다. 40대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민주당이 51.8%였지만 이 대통령은 38.9%에 그쳐 12.9%p 차이를 보였다. 50대에서는 민주당 44.2%, 이 대통령 40.7%로 3.5%p 차이가 났다. 60대는 민주당 38.8%, 이 대통령 38.3%로 거의 같았고, 70대 이상에서는 민주당 40.5%, 이 대통령 34.0%로 6.5%p 차이가 났다. 지역별 수치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의 대통령 긍정평가는 31.1%, 민주당 지지도는 36.0%로 4.9%p 차이다. 인천·경기에서는 대통령 37.6%, 민주당 44.6%로 7.0%p 벌어졌다. 전남광주·전북에서는 대통령 51.8%, 민주당 62.2%로 10.4%p 차이가 났다. 제주에서도 대통령 50.7%, 민주당 60.2%로 9.5%p의 간극이 나타났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에서는 대통령 33.1%, 민주당 29.3%로 민주당이 오히려 3.8%p 낮았다. 부산·울산·경남은 대통령 30.5%, 민주당 33.9%였다. 민주당 지지도는 진보층에서 65.2%, 중도층에서 40.1%였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진보층 55.2%, 중도층 35.7%였다. 진보층에서는 민주당 지지도가 대통령 긍정평가보다 10.0%p 높았고 중도층에서는 4.4%p 높았다. 정부 정책과 인사에 대한 불만이 여당보다는 청와대를 향해 있다. 응답자의 '교차 선택'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대통령 긍정평가를 웃도는 현상이 이어질 경우 여당의 독자적인 판단 공간도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14~18일 전국 18세 이상 2507명(±2.0%p, 응답률 4.1%)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17~18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3.1%p, 응답률 3.5%)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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