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수용률이 2021년 이후 5년째 9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민 만족도 지수도 크게 낮아졌다. 관계기관이 권고를 실제로 이행했는지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할 법적 근거도 없다. 다가오는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인권위 권고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의 운영위원회 분야에 따르면 인권위 출범 이후 2020년까지 진정사건 권고 수용률은 대부분 90% 이상을 유지했다. 흐름은 2021년부터 바뀌었다. 수용률은 2020년 93.7%에서 2021년 89.1%로 떨어졌다. 2022년 88.0%,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85.6%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88.5%로 소폭 올랐지만 90%선은 회복하지 못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불수용률이 14.4%까지 올랐다. 2025년에도 11.5%로 10%대를 유지했다. 10% 이상의 불수용 흐름이 수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권고를 통해 권리를 구제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사법 절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처리 성과 지표도 함께 낮아졌다. 전체 처리건수 대비 인용률은 2021년 6.1%에서 2025년 2.9%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인용과 조사 중 해결을 합친 구제율도 같은 기간 12.7%에서 10.2%로 낮아졌다. 처리 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각하와 기각이었다.
국민 체감도를 보여주는 만족도 지표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상담·민원 서비스 종합만족지수는 2021년 66.0점, 2022년 66.9점이었다. 이후 2023년 61.3점, 2024년 49.3점으로 떨어졌고 2025년에는 48.1점을 기록했다. 진정 서비스 만족도 역시 2023년 62.2점에서 2024년 43.0점으로 급락한 뒤 2025년 45.1점에 그쳤다.
권고의 실효성을 둘러싼 제도적 공백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현행 인권위법에는 인권위가 내린 권고의 이행 실태를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하도록 한 규정이 없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로 인해 권고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법 개정을 통해 권고와 의견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질문으로 제시했다.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기관에 대한 후속 절차도 쟁점이다. 불수용 사례에 대해 국무조정실이 면밀히 검토하고 관계 부처 간 협의나 재고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인권위의 입장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밖에도 여러 개선 방안을 질의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 부처 기관장 평가에 인권위 권고 수용 여부를 반영해 범정부 차원의 수용률을 높이는 방안, 정책과 제도 시행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인권영향평가 제도 도입 계획, 파리원칙에 입각해 정부 내 조언자로서 인권위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종합만족도를 끌어올릴 대책 등이다.
인권위가 2025년까지 처리한 진정사건은 19만9352건에 달한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 수용률 저하와 만족도 하락은 인권위의 존재 의의와 직결된 문제"라며 “국민의 권리구제 최후 보루로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적극적인 법적·제도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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