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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현창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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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야심작 ‘Grok 3’ 등장…AI 패권에 도전하는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xAI(xArtificial Intelligence)가 새로운 AI 모델 'Grok 3'를 공개하며 AI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xAI는 18일 진행한 온라인 라이브 발표회를 통해 Grok 3가 수학, 과학, 코딩 분야에서 오픈AI(OpenAI)의 GPT-4, 구글(Google)의 Gemini, 앤트로픽(Anthropic)의 Claude 등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Grok 3는 xAI가 설립 17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10만 개의 GPU를 동원해 122일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완전 연결 H100 클러스터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이전 모델보다 15배 향상된 컴퓨팅 능력을 확보했다. xAI는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Grok 3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Grok 3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딥서치(Deep Search)'다. 사용자의 질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여러 출처의 정보를 교차 검증해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으로 최근 ChatGPT와 Gemini 등에서도 도입하는 중이다. xAI는 Grok 3의 딥서치가 ChatGPT의 웹 브라우징 기능이나 Gemini의 실시간 정보 접근 능력과 유사하지만 더 심층적인 추론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Grok 3의 또 다른 특징은 AI 게임 개발 능력이다. xAI는 Grok 3를 통해 AI 게임 스튜디오 설립 계획을 밝혔다. Grok 3는 테트리스와 비쥬얼드를 결합한 새로운 게임을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등 창의적인 능력을 보여줬다. 이는 AI가 게임 개발 분야에서도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xAI가 공개한 벤치마크 데이터에 따르면 Grok 3는 수학(AIME'24), 과학(GPQA), 코딩(LCB Oct-Feb) 분야에서 각각 52점, 75점, 57점을 기록했다. 이는 구글의 Gemini-2 Pro, 앤트로픽의 Claude 3.5 Sonnet, 오픈AI의 GPT-4o 등 주요 경쟁 모델들의 점수를 상회하는 결과다. 또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평가하는 플랫폼인 '챗봇아레나'(Chatbot Arena)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Grok 3는 1400점 이상을 기록하며 Gemini-2.0 Flash Thinking, GPT-4o 최신 버전, O1 Preview 등을 앞섰다. 추론 능력과 테스트 시간 연산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Grok 3 Reasoning Beta와 Grok 3 mini Reasoning은 o3 mini (high), o1, Gemini-2 Flash Thinking 등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xAI는 밝혔다. 다만 이러한 벤치마크 결과는 xAI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Grok 3 개발의 배경에는 일론 머스크와 오픈AI를 이끄는 샘 올트먼(Sam Altman)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은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립했지만, 2018년 머스크가 오픈AI를 떠나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했고, 이는 올트먼과의 의견 충돌로 이어졌다. 이후 머스크는 xAI를 설립해 독자적인 AI 개발에 나섰고, 그 결과물이 바로 Grok 시리즈다. 머스크는 xAI의 이번 성과는 수많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발표회에서 “10만 개의 H100에서 전체 모델 훈련을 일관성 있게 진행하는 것이 우주의 마지막 보스와 싸우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xAI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파산한 공장을 개조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폐쇄된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공장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전력과 냉각 문제가 큰 걸림돌이었다. 초기에는 건물에 15MW의 전력만 공급됐지만, xAI는 최소 120MW가 필요했다. 이는 약 4만~6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xA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발전기를 임대해 사용했다. 또 냉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 전체 모바일 냉각 용량의 약 4분의 1을 임대했다. 또한 GPU의 액체 냉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력 안정화 문제도 난제였다. GPU 클러스터의 급격한 전력 변동을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Tesla)의 메가팩을 활용했다. xAI는 테슬라와 협력해 메가팩을 재프로그래밍하여 전력을 안정화했다. 한편, Grok 3의 접근성은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 X의 프리미엄 플러스 구독자들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더 고급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은 '슈퍼 Grok'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이는 ChatGPT나 Gemini가 무료 버전을 제공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xAI는 앞으로 Grok 3의 기능을 계속 개선하고, 음성 상호작용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Grok 3의 등장으로 현재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은 Grok 3에 대응해 자사의 모델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AI 기술의 전반적인 발전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TSMC-인텔 파운드리 통합 추진…삼성 ‘비상등’

미국 정부가 대만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에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인수를 제안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격변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 2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TSMC 경영진과 만나 인텔의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인수를 제안했다. TSMC 측은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TSMC가 인텔의 파운드리 서비스(IFS) 부문 지분 20%를 인수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안은 미국 정부의 '메이드 인 USA'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경영난을 겪으며 글로벌 확장 계획을 축소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인텔을 살리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4.9%로, 삼성전자(9.1%)를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3나노미터(nm)와 5nm 등 첨단 공정 기술에서는 TSMC가 매출 기준 5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더욱이 TSMC가 인텔의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생산 물량을 흡수하게 되면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6%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번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미칠 영향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TSMC는 인텔의 미국 내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해 18A(1.8nm) 공정 양산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2nm 공정보다 생산성과 수율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인텔이 보유한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술과 TSM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이 결합되면 AI 반도체 생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HPC(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주요 고객 확보를 위해 2nm GAA(Gate-All-Around) 공정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TSMC와 인텔의 협력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생산 확대' 압박은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 투자(170억 달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TSMC-인텔 협력체에 보조금을 집중 지원할 경우,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 유인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TSMC-인텔 협력 제안은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TSMC 주주 중 70% 이상이 외국인 주주로, 인텔과의 협력에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양사 간 기술 격차와 기업 문화 차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TSMC와 인텔의 협력이 현실화되면 파운드리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합종연횡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전략적 대응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어우러져야 한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AI 시대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상속세 납부 전략 갈린 삼성家…이재용 배당 늘고 세모녀 줄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465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2년 연속 국내 최대 배당금 수령자 자리를 지켰다. 반면 삼성가 세모녀는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배당금 수령 규모가 줄었다. 리더스인덱스가 지난 14일까지 배당을 발표한 560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4년 배당금 총액은 40조7090억원으로 전년(36조8631억원) 대비 10.4%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따른 기업들의 배당 확대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회장의 배당금은 전년보다 228억원 증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1892억원(전년 대비 131억원↑)으로 2위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747억원(183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증가율이 11.7%에 달했다. 삼성가 세모녀는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분 매각 여파로 배당금이 줄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483억원(전년 대비 128억원↓)으로 4위,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1467억원(276억원↓)으로 5위,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1145억원(82억원↓)으로 6위에 올랐다. 이들의 배당금 감소율은 각각 8.0%, 15.8%, 6.7%를 기록했다. 이재용 회장은 세 모녀와는 다르게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대신 배당금과 개인 신용대출을 활용하여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 차이로 세 모녀의 배당금은 감소한 반면, 이재용 회장의 배당금은 증가하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년보다 40% 늘어난 910억원으로 7위를 차지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년과 동일한 778억원으로 8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756억원(21억원↓)으로 9위를 기록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439억원(95억원↑)을 받아 10위에 올랐다. 11위부터 20위까지는 이재현 CJ그룹 회장(372억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337억원),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286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85억원),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261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19억원), 김영식 여사(205억원), 정몽진 KCC 회장(198억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174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159억원) 순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9조8107억원으로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현대자동차는 3조1478억원을, 기아는 2조55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기아는 주당 배당금을 56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리며 전년 대비 16.6% 증가한 배당금을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배당금을 전년 대비 84.1% 늘린 1조5195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1조2003억원), 신한지주(1조880억원), 하나금융지주(1조159억원)도 1조원 이상을 배당했다. 우리금융지주와 삼성생명은 각각 8910억원, 808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 새롭게 배당을 시작한 기업들도 있었다. HD한국조선해양이 3606억원, SK이노베이션이 2976억원의 배당금을 처음으로 지급했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배당금을 전년 4483억원에서 2400억원으로 46.5% 줄였고, LG화학은 2년 연속 배당을 축소해 786억원으로 감소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51%인 285개사가 배당금을 늘렸고, 94개사는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배당 방식은 16개사가 매분기, 59개사가 연 2~3회, 나머지 485개사가 연 1회 배당을 실시했다. 전년 무배당이었다가 올해 배당을 시작한 기업도 54개사로 나타났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자사주 3조원 소각…성과는 ‘물음표’

삼성전자가 3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결정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 속에서 주주 환원 정책 강화와 함께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다만 금산법상 규제로 인해 실제 주가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삼성전자는 최근 매입한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먼저 오는 19일부터 5월 16일까지 보통주 4814만9247주와 우선주 663만6988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취득 예정 금액은 보통주 2조6964억원, 우선주 3036억원으로 총 3조원 규모다. 매입 가격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17일) 종가 기준으로 보통주 5만6000원, 우선주 4만5750원이다. 자사주 매입은 5개 증권사를 통해 진행된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IBK투자증권이 위탁 중개를 맡는다. 1일 매수 주문 한도는 보통주 518만6828주, 우선주 66만3698주로, 각각 취득 신고 주식수의 10%와 이사회 결의일 전일로부터 1개월간 일평균거래량의 25%, 발행주식총수의 1% 중 적은 수량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에는 보통주 5014만4628주와 우선주 691만2036주를 소각한다. 소각 예정 금액은 3조487억원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의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 체제의 경영권 안정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서 오너 일가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평가액이 대출금 대비 부족한 상태로 전해졌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가 상승을 통해 담보 비율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동시에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방어 성격도 강하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 지연과 엔비디아 납품 차질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자사주 소각의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4년 3분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이 3조8600억원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한때 4만원 선까지 내려간 바 있다. 한편 이번 자사주 매입의 용도는 이원화됐다. 전체 금액 중 2조5000억원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되며, 5000억원은 임직원 성과보상에 쓰인다. 임직원 대상 주식기준보상(RSA)은 이미 지난 1월 개인별 선택에 따라 지급 수량이 결정됐으며, 1년 후 주가에 따라 최종 수량이 확정된다. 금산법 관련 이슈는 이미 해소된 상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2일 장 개시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499만5409주(약 2746억원)를 매각했다. 매각가는 2월 11일 종가 대비 1.3% 할인된 5만4976원 수준이었다. 이로써 두 금융 계열사의 합산 지분율은 10%에서 9.92%로 낮아져 주식 소각 이후에도 10% 이하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할 때마다 삼성생명·화재가 들고 있는 지분이 대거 매도되는 구조라서 주가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잔여 자사주 매입과 반도체 투자 자금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엔비디아 독주 견제나선 AI 시장…韓 반도체 새 기회 온다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엔비디아(NVIDIA)의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자체 시장을 구축하려는 업계의 노력도 심화 중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자체적인 AI 칩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올해 자체 반도체 칩을 출시하고 초기 고객으로 메타를 확보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ARM의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 그룹의 창업자 손정의 회장이 지난달 오픈AI와 함께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AI 칩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대항마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최근 기대 이상의 성능을 가진 AI를 발표해 주목을 받은 딥시크(DeepSeek)도 반도체 설계 인재를 모집하는 대규모 채용을 시작하며 자체적인 AI 칩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자체적인 AI 칩 개발에 나서는 것은 업계의 공룡으로 군림하는 엔비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현재 AI 칩 시장의 70~95%를 점유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2년 이후 AI 연산에 특화된 GPU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시장을 선점했다. 특히 CUDA라는 프로그래밍 플랫폼을 통해 AI 개발자들을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요 IT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뛰어들면서 엔비디아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해 데이터센터에 도입하고 있다. 애플도 M4 칩 개발을 계획 중이며, 메타는 아르테미스라는 AI 칩을 개발 중이다. 이들 기업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는 것은 성공할 경우 엔비디아에 의존하는 것보다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데, 자체 칩을 사용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엔비디아의 H100·H200 수급도 원할하지 않은 데다가 최근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중국에서는 제품 확보조차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새로운 AI 칩 개발이 필요한 이유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은 한국의 반도체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AI 연산에 필수적인 HBM(고빈도메모리) 시장에서 한국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있다는 점이 유리하다. 주인공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전체 DRAM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상반기 중 16층 HBM3E 칩 양산을 시작하고, 하반기에는 6세대 HBM4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월 CES에서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 속도를 약간 앞서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대안이 없는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는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을 아직 납품하지 못하면서 고전하는 중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아닌 다른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출하하는 중이다. 또 삼성전자에는 파운드리가 있다. 자체 AI 칩 개발 가속화는 AI 칩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파운드리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첨단 패키징 사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AI 시대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자체 AI칩 개발 열풍은 반도체 산업이 단일 주도 기업 중심에서 다자간 협력 네트워크 체제로 전환됨을 의미한다"며 “각 진영은 오픈소스 생태계 확장, 에너지 효율 혁신, 지적재산권 전략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이며 여기에 우리 기업들의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최태원 등 26명 워싱턴行…‘트럼프發 통상압박 막아라’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앞서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와 투자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이 19~20일 미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민간 경제사절단이 처음 미국을 찾는 것으로, 전 세계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번 사절단엔 한미 경제협력의 핵심인 자동차·반도체·철강·조선·에너지·플랫폼 등 주요 산업을 대표하는 26명의 CEO들이 대거 참여한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이 포함됐다. 또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 주영준 한화퓨처프루프 사장, 이나리 카카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신세계 김민규 부사장 등도 함께한다. 사절단은 첫날인 19일 미 의회도서관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열리는 '한미 비즈니스의 밤'(Korea-US Business Night) 행사에 참석한다. 1897년 개관한 이 건물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정상급 리셉션이 열리던 장소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내각 주요 인사 등 150여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사절단은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를 위한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설명하고, 각 기업과 주요 투자 주(州) 관계자들과 개별 미팅도 진행한다. 20일엔 백악관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관세 정책을 비롯한 여러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 의제와 대미 투자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완성차 및 부품 제조시설 투자, 차세대 원전 개발과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등이 주요 논의 사항이다. 대한상의는 한국이 트럼프 1기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에 적극 부응한 모범적인 투자국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은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미국의 최대 그린필드 투자국 자리를 지켰다. 2017년 이후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분야 등에 1600억달러(약 231조원)를 투자해 미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각국의 외교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활동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회와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현대차, 캐나다 ‘올해의 차’ SUV-전기차 부문 2관왕

캐나다 SUV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현대자동차가 토론토 국제 오토쇼에서 개최된 '2025 캐나다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싼타페와 아이오닉 5 N이 나란히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싼타페는 '올해의 유틸리티 차', 아이오닉 5 N은 '올해의 전기차 유틸리티'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이번 수상으로 최근 4년간 3차례나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 차를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앞서 2022년 투싼, 2023년 아이오닉 5가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상식은 승용, 유틸리티, 전기차 승용, 전기차 유틸리티 등 4개 부문에서 진행됐다. 유틸리티 부문에서 싼타페는 마쯔다 CX-70, 토요타 랜드크루저와의 경쟁에서 승리했고, 아이오닉 5 N은 기아 EV9, 마쯔다 CX-70 PHEV를 제치고 수상했다. 캐나다 자동차기자협회 심사위원단은 싼타페의 인체공학적 설계와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호평했다. 아이오닉 5 N은 641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N e-시프트 기능을 통한 스포티한 주행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에반 윌리엄스 캐나다 기자협회 대표는 “아이오닉 5 N의 고성능 특화 요소들은 전기차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혁신적이고 고품질의 차량을 통해 캐나다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캐나다 올해의 차는 캐나다 자동차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현지 자동차 전문가와 기자 등 4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와 투표로 선정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NG값 급등에 정유사 실적 개선 기대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TTF 선물거래소의 3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 10일 오전 MWh당 58.76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5.4% 상승한 것으로,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작년 2월 중순 28유로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가스 가격 상승은 러시아발 공급 불안과 유럽의 한파로 인한 난방수요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유럽의 가스 재고는 현재 저장시설의 49% 수준으로, 작년 동기 67%에서 크게 감소했다. 겨울이 끝날 때쯤엔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갈등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 발표에 중국이 미국산 LNG에 보복 관세를 매기며 시장이 출렁였다. 14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의 미국 현물 LNG 가격은 MMbtu당 3.65달러를 기록했고, 시장은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LNG 가격이 오르면 석유 수요가 늘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LNG 가격이 상승하면 발전소와 산업체들이 보다 경제적인 대체 연료를 찾다보니 석유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발전 부문에서 LNG 대신 석유 제품(중유, 경유 등)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석유 수요 증가는 석유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제마진은 원유 가격과 석유 제품 가격의 차이로 결정되므로,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정제마진이 개선된다. 또한,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증가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여 석유 제품 가격 상승을 더욱 뒷받침한다.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 원유를 국내로 운송하여 판매하기까지 최소 한 달 내외의 시차를 두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원유가격 상승 시 정제마진이 확대되고 하락 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한 석유 수요 증가는 이러한 시차 효과를 극대화해 정제마진 개선에 기여하게 된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현물가가 MMbtu당 20달러를 웃돌자 글로벌 기업들이 발전용 연료를 저유황 연료유로 바꾼 바 있다. 이로 인해 디젤의 평균 마진은 2021년 10~15달러에서 2022년에는 50달러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로 중국, 인도 등에 대한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제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 조치로 인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러시아 제재로 국내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임직원 자발적 모임 ‘ERG’ 출범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1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DX부문 임직원 리소스 그룹(ERG)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조시정 DX부문 피플팀장 부사장과 임직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ERG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네트워킹 모임으로, 외국인 임직원, 접근성, 일하는 부모, 여성,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문화 전파 등 5개 주제로 운영된다. 현재 임직원 120여 명과 자문 임원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ERG 리더들은 대내외 네트워킹, 멘토링 프로그램, 임직원 인식 개선 교육, DEI 캠페인 등 향후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조시정 부사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에는 DEI가 필수적"이라며 “개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배경이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해외에서 ERG를 운영 중이다.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현재 38개 ERG에서 6400여 명의 임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여성의 날, 접근성의 날 등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하며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MX사업부 노은정 프로는 “글로벌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국내 ERG의 의미 있는 첫걸음에 함께 해 기쁘다"며 “포용적 문화를 위한 지속적인 활동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여성·외국인 리더 양성과 장애인 임직원 지원 등을 통해 혁신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임직원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모건스탠리 선정 로봇기업 100곳 중 韓 7곳…네이버 ‘눈길’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향후 10년간 기술 투자의 핵심 분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주도할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60조 달러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글로벌 GDP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 그리고 두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눴다. AI 칩과 소프트웨어, 반도체를 개발하는 '브레인(Brain)' 부문,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바디(Body)' 부문, 그리고 이 둘을 아우르는 '인테그레이터(Integrator)' 부문이다. 모건스탠리는 각 부문별로 선도 기업들을 선정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네이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7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네이버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포함됐다. 이는 완전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네이버와 함께 테슬라, 애플, 아마존,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가 함께 선정됐다. 네이버의 선정 배경에는 다양한 로봇 기술 개발과 원천 기술 보유가 있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로봇 '루키'와 양팔 로봇 '엠비덱스'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로봇 운영체제(OS) 등 로봇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브레인' 부문에 포함된 것과 달리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로 선정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다양한 형태의 로봇 개발과 함께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점이 차별화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테그레이터 부문 외에도 메모리와 팹리스 부문 브레인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AI 칩 개발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 브레인 기업으로 꼽혔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네이버, 삼성전자와 함께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 바디 기업으로 선정됐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선정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구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BYD와 IT 공룡 알리바바, 텐센트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기업들은 주로 브레인 부문에 집중됐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시아 기업들은 인테그레이터나 바디 부문에 많이 포진했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 기업들도 여러 부문에서 선정됐다. 소니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혼다와 도요타는 바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혼다와 도요타는 오랫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다. 혼다의 '아시모'는 세계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유명하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기술적 과제와 함께 윤리적, 법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로봇 윤리와 관련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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