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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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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미 수입협회장 “공급망 다변화 총력”…브루나이·싱가포르에 구매 사절단 파견

한국수입협회(KOIMA)가 아세안(ASEAN) 주요국인 브루나이와 싱가포르에 구매 사절단을 파견하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수입선 다변화에 나섰다. 수입협회는 한-아세안 센터와 공동으로 지난 2일부터 4일간 브루나이와 싱가포르를 잇달아 방문해 양국 비즈니스 포럼 및 1:1 무역상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절단 파견은 자원 부국인 브루나이와 물류 허브인 싱가포르와의 교류를 확대해 국내 기업들의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루트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지난 2일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한-브루나이 비즈니스 포럼'에는 윤영미 수입협회장과 김재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을 비롯해 선남국 주브루나이 대사, 메이 파이자 브루나이 재정경제부 차관 등 양국 주요 인사와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 간 교류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어 4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윤영미 회장과 홍진욱 주싱가포르 대사, 옹 팡 타이 싱가포르 비즈니스 연합(SBF) 부회장 등 양국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해 무역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수입선 다변화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각국 포럼 직후 열린 1대 1 무역 상담회에서는 한국 수입 기업들과 현지 수출 기업 간의 실질적인 구매 상담이 진행되며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했다. 윤영미 한국수입협회장은 “이번 구매 사절단 활동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실질적인 협력 가능성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NG 특수·환경규제 강화에 K-조선 “친환경선박이 효자”

인공지능(AI)산업 급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의 생산·수출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호재를 맞은 해운업계에 올해부터 고강도 친환경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잘 만든 친환경선박' 한 척이 노후선박 여러 척에서 발생하는 규제 비용을 상쇄하고, 급증하는 LNG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거래제(EU ETS)와 '퓨얼 EU 마리타임' 등 다층적인 환경 규제가 최고 수위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1월 6일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세계 최대 가스운반선사와 회동을 갖는 등 K-조선 3사가 연초부터 친환경선박 수주에 주력하는 배경이다. ◇ 올해부터 배출권 100% 구매해야…메탄·아산화질소도 '비용'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발표한 '해운 분야 EU ETS 적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올해는 해운사들의 규제 비용 부담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다. 제도는 탄소배출권거래제는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돼 왔고, 배출량에 대해 배출권을 의무적으로 구매해 제출해야 하는 비율은 2024년 40%, 2025년 70%를 거쳐 올해 100%로 확대된다. 이는 유럽 해역을 오가는 선박은 배출하는 모든 온실가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규제 대상 온실가스의 범위도 대폭 넓어진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2024년과 2025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ETS 적용 대상이었으나, 올해부터는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배출권 제출 범위에 포함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강제로 낮춰야 하는 '퓨얼 EU 마리타임' 규제도 지난해부터 시행돼 감축 목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보다 한발 앞선 유럽발 '규제 장벽'이 현실화된 것이다. 요컨대 감축 기준이 5%일 때 한 척의 최신형 친환경 선박이 20%의 탄소 배출을 저감할 경우 여유분으로 4척의 노후 선박에서 발생하는 탄소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어 LNG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효자 선박' 확보는 선사의 생존과 직결된다. ◇ IEA “올해 LNG 공급 7% 급증"…미국발 훈풍 분다 역설적이게도 해운선박 규제 강화와 함께 LNG 운반선 시장의 일감도 쏟아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1분기 가스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LNG 공급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2026년 글로벌 LNG 공급량은 201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인 7%(약 400억㎥)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 증가분의 85%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중미 지역에서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발 물량 증대가 확실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산 LNG 프로젝트의 경우, 안보 및 기술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장거리 운송을 위해 고효율 선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넘어야 할 산 '메탄슬립'…기술 초격차가 관건 하지만, LNG 운반선이 진정한 대안이 되기 위해선 '메탄 슬립(Methane Slip)'이 선결돼야 한다. 메탄 슬립은 LNG 연료가 엔진에서 완전히 연소되지 않고 일부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현상으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가스 효과가 약 28배나 강력하다. 올해부터 EU ETS에 메탄이 포함됨에 따라 소량의 메탄 슬립만으로도 막대한 규제 비용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은 이같은 메탄 슬립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차세대 엔진 기술과 화물창 관리 시스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칼, 작년 영업손실 73억원 ‘적자 전환’…자회사 대한항공은 2770억 배당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이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반면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은 주주 환원을 위해 2770억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5일 한진칼은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 2989억 원, 영업손실 7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2922억 원 대비 2.3%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도 492억 원 흑자에서 73억 원 손실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2025년 당기순이익은 1502억 원으로 흑자 기조는 유지했으나, 전년 5122억 원 대비 70.7%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익 구조 변동의 주요 원인과 관련, 한진칼 관계자는 “전년도 종속 회사인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있다"며 “당해년도에는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고, 자회사 실적 감소 영향으로 순이익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진칼은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현금 배당 결정 소식도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750원, 종류주(우선주) 1주당 8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 배당율은 보통주 3.22%, 종류주 3.43%이며 배당금 총액은 약 2771억 원 규모다. 배당 기준일은 오는 3월 31일로 설정됐다. 이는 주주들이 배당금을 미리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선진 배당 절차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협력사들에 5800억 보따리 푼다…“상생 경영 실천”

HD현대가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800억 원 규모의 자재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HD현대는 설 연휴 전 협력회사들에 자재 대금을 미리 지급하여 명절 기간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기 지급에는 조선·건설 기계·전력 기기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동참한다. 부문별로는 조선(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이 약 3440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집행하며고 건설 기계(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건설기계)가 약 1080억 원을 지급한다. 이어 △HD현대일렉트릭 약 830억 원 △HD현대마린솔루션 약 200억 원 △HD현대마린엔진 약 190억 원 △HD현대로보틱스 약 50억 원 등 전 계열사에 걸쳐 대금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협력사들은 기존 지급일보다 최대 3주 가량 빨리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HD현대 측은 명절 귀향비와 상여금 지급 등으로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사들의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동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이번 대금 조기 지급이 협력사들의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과 자금 운용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동성케미컬-대상, ‘썩는 포장재’ 개발 맞손

동성케미컬(대표이사 백진우∙이만우)이 종합식품기업 대상(대표이사 임정배)과 손잡고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전분 포장재 개발에 나선다. 동성케미컬은 5일 대상과 '전분계 컴포스터블(Compostable) 소재 및 제품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열가소성 전분(TPS, Thermoplastic Starch)을 기반으로 한 자연 분해 포장재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개발 품목은 주로 물류용 에어캡(뽁뽁이)과 식품 포장용 필름이다. 핵심 원료인 열가소성 전분(TPS)은 옥수수 등의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져 특정 온도와 습도에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온에서 타지 않고 녹는 성질이 있어 일반 플라스틱처럼 자유로운 가공이 가능하며, 가정 내 상온 조건에서도 퇴비화가 가능한 '홈 컴포스터블(Home Compostable)' 특성을 지닌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각자가 보유한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대상은 다년간 쌓아온 전분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품질·고강도의 TPS 소재 개발을 주도한다. 또한 자체 패키지 개발 부서를 통해 실제 제품 포장 공정에 신소재가 적합한지 테스트하는 역할도 맡는다. 동성케미컬은 대상이 공급한 TPS 소재를 활용해 실제 포장재 제품을 개발·제조한다. 동성케미컬은 소재 컴파운딩(배합)과 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포장재의 용도에 맞춰 필요한 물성을 정밀하게 구현해낼 예정이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친환경 포장재는 향후 대상의 물류센터 포장재를 비롯해 주요 조미료 및 가공식품 패키지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에 발맞춰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한다. 특히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이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에 대해 인증된 퇴비화 소재 사용을 허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원 동성케미컬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은 “전분계 컴포스터블 포장재는 기존 석유계 난분해성 플라스틱의 훌륭한 대안"이라며 “이번 협력이 양사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지속 가능한 패키징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재갑 대상 전분당사업본부장은 “옥수수 전분 기반의 소재 개발은 전분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계기이자 ESG 경영의 실천"이라며 “대상의 소재 생산 능력과 동성케미컬의 가공 기술을 합쳐 지속 가능한 패키징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동성케미컬은 울산공장에 국내 유일의 바이오플라스틱 전용 R&D 시설인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를 운영 중이고 식품·화장품·의약품·문화예술 등 다양한 산업군에 컴포스터블 포장재를 공급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블로항공, ‘군집 AI·방산 플랫폼’ 도약 승부수…예비역 육·공군 소장 2인 영입

군집 AI 기반 항공·방산 플랫폼 기업 파블로항공이 방위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군 장성 출신 인사 2명을 동시에 영입했다. 파블로항공은 공군 소장 출신의 류영관 부사장과 육군 준장 출신의 전재필 부사장을 각각 대외협력부사장과 디펜스 부문(DF) 영업부사장으로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파블로항공이 표방하는 '군집 AI 기반 항공·방산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육·해·공 아우른 국방 전문가 포진…글로벌 방산 네트워크 강화 새로 합류한 류영관 대외협력부사장은 공군사관학교 35기로 임관해 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정책차장·한미연합군사령부 정보참모부장 등을 거친 전략·정보통이다. 특히 2020년 전역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대관을 담당하는 CR실 부사장을 역임하며 민간 방산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최일선에서 활약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전재필 DF영업부사장은 육군사관학교 42기 출신으로 국방부 군수관리실 장비관리과장·제1군사령부 군수처장·한미연합사령부 군수참모부장 등을 역임한 군수 분야 전문가다. 전역 후에는 군인공제회 산하 공우이엔씨㈜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KAIST 방산 수출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는 등 국방 경영과 기술 협력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파블로항공은 육군과 공군을 아우르는 이번 고위급 인사 영입을 통해 미래 무인기 전투 체계의 핵심인 '군집 AI' 기술을 군 전반에 확산하고 체계 장비 국산화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볼크' 인수로 양산 능력 확보…자폭·요격 드론으로 전장 패러다임 변화 주도 파블로항공은 이번 영입을 기점으로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소개서에 따르면 파블로항공은 핵심 기술인 군집조율(Swarm Coordination) 기술을 바탕으로 국방 전용 브랜드 'PabloM'을 구축하고 △정찰(R시리즈) △공격(S시리즈) △요격(C시리즈) 등 임무별 드론 라인업을 완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량 생산 체계의 확립이다. 파블로항공은 지난해 8월 방산 첨단장비 제조 전문기업 '볼크(VOLK)'를 인수하며 방산 부품 및 체계 장비의 양산 능력을 내재화했다. 볼크는 해군 함정용 콘솔 및 시스템 캐비닛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약 78%를 차지하는 강소기업으로, 파블로항공은 이 인프라를 활용해 소형 군집 드론을 연간 20만 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파블로항공은 군집 자폭 드론·대드론 요격 체계 등 비대칭 전력 무기 체계 뿐만 아니라 함정 전투 체계의 핵심 하드웨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방산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코스닥 상장(IPO) 청신호…기술력과 사업성 동시 입증 파블로항공은 기술적 성과와 사업적 확장을 바탕으로 연내 기술 특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110억 원 규모의 프리 IPO(Pre-IPO) 브릿지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약 895억 원을 달성했으며, 신용보증기금의 '혁신 아이콘' 선정으로 180억 원의 보증을 유치하는 등 탄탄한 재무적 기반도 마련했다. 또한 AI 기반 군집 드론 항공기 외관 검사 시스템 '인스펙스(InspecX)'로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 겸 창업자는 “미래 무인기 전투 체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군집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 최고의 국방 전문가들을 영입하게 돼 기쁘다"며 “지난해 볼크 인수를 통해 무인기 대량 생산 체계를 확보하며 플랫폼 기업의 기틀을 다진 만큼 이번 영입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와 사업 실행력을 극대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버스 “2044년 항공 서비스 시장 3110억 달러…아시아·태평양, 글로벌 45% 차지”

전 세계 항공 서비스 시장이 기단 확대와 디지털 전환에 힘입어 향후 20년 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3110억 달러(약 43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 세계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글로벌 항공 산업의 중심축이 서구권에서 아시아로 완전히 이동할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에어버스는 '2025-2044 글로벌 서비스 전망(GSF, Global Services Forecast)'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590억 달러 수준인 전 세계 상용 항공 서비스 수요는 연평균 3.6%(CAGR) 성장해 2044년 31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항공기 4만9000대 시대 개막…'서비스 빅마켓' 열린다 에어버스는 2044년까지 전 세계 상용 항공기 운항 대수가 현재 약 2만4000대에서 4만9000대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44년 운항 기체의 95%가 연료 효율이 높은 최신형 기종으로 교체됨에 따라 제작사의 역할이 단순 기체 판매를 넘어 수명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 파트너로 확장될 전망이다. 올해 전 세계 항공 여객 수는 사상 최대인 50억 명을 기록하고, 2044년에는 100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기단 가용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서비스 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성장의 엔진, '아시아·태평양'으로 이동 이번 전망의 핵심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압도적인 성장세다. 에어버스는 중국·인도를 포함한 아·태지역 항공 서비스 시장이 글로벌 평균 성장률(3.6%)을 크게 상회하는 연평균 5.2%의 고성장을 기록해 2044년에는 1387억 달러(약 194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전 세계 시장의 약 45%에 달하는 수치다. 향후 20년간 전 세계 신규 항공기 수요의 46%인 1만9560대가 아태지역에 도입될 예정이고 여객 수요 역시 연평균 4.4% 증가해 세계 최대 항공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5대 핵심 서비스 부문별 상세 전망 에어버스는 항공 서비스 시장을 5대 핵심 영역으로 분류하고 글로벌과 아·태 지역의 구체적인 성장 수치를 제시했다. 우선 비장착 정비(Off-Wing Maintenance)는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부문으로, 2025년 1070억 달러에서 2044년 2180억 달러(아·태 1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노후화와 기단 증가에 따른 정비창 입고(Shop visit) 증가가 주원인이고 이 분야 가치의 85%를 차지하는 부품 자재 공급망(Supply Chain) 관리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는 게 에어버스 측 설명이다. 디지털·연결성(Digital & Connectivity)은 연평균 5.6%의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44년 글로벌 260억 달러(아태지역 112억 달러)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현재 1만1000대인 '연결된 항공기'가 2044년 4만 대 이상으로 늘어나며, 이를 통한 운영 효율화로 업계가 연간 8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장착 정비(On-Wing Maintenance) 분야는 2044년 글로벌 340억 달러(아·태 1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MRO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역내 정비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 개조와 업그레이드(Modifications & Upgrades) 시장은 객실 고급화와 화물기 개조(P2F) 수요에 힘입어 2044년 글로벌 170억 달러(아·태 62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교육·훈련(Training)은 조종사와 정비사 양성을 위한 시장으로 2044년 글로벌 170억 달러(아·태 77억 달러) 규모가 예상된다. ◇정비 지원·지상 조업, 숨겨진 거대 시장 이번 보고서에는 기존 통계 외에 항공사 운영 효율과 직결된 두 가지 추가 시장도 새롭게 조명됐다. 엔지니어링 서비스와 재고 관리를 포함하는 '정비 운영 지원(Maintenance Operations Support)' 시장은 2044년 전 세계적으로 1000억 달러, 아·태 지역에서만 464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공기 턴 어라운드 효율을 담당하는 '지상 운영(Ground Operations)' 시장 역시 2044년 740억 달러(아·태 3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자동화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람이 미래다"…20년간 235만 명 인재 확보 비상 산업 성장과 함께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에어버스는 204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235만 명의 신규 항공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직군별로는 △신규 정비사 70만5000명 △신규 조종사 63만3000명 △신규 객실 승무원 101만 명이다. 특히 급성장하는 아태지역에서만 전 세계 수요의 45%에 해당하는 106만 명(조종사 28만2000명, 정비사 30만2000명, 승무원 47만3000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집계돼 인재 양성과 확보가 향후 항공 산업의 성패를 가를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크리스티나 아길라 그리더 에어버스 고객 서비스 수석 부사장은 “당사는 고객이 운영하는 생태계 전반을 고려해 서비스 전망을 재편했다"며 “특히 디지털 솔루션은 항공사가 신뢰성과 비용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규모를 확장할 수 있게 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비전, ‘AI 승부수’ 통했다…영업익 1823억원, 전년비 52%↑ ‘역대 최대’

한화비전이 인공 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앞세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5일 한화비전 시큐리티 부문은 2025년 연간 매출액 1조3351억원, 영업이익 182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52%나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22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카메라가 매출 절반 육박…기술력이 실적 견인 이번 호실적의 배경에는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 중인 AI 기술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한화비전의 전체 네트워크 카메라 매출 중 AI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49%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p) 증가한 수치로, AI 기반 제품이 회사의 주력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한화비전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자체 개발한 시스템온칩(SoC) '와이즈넷9(Wisenet9)'을 기반으로 △P시리즈 AI 카메라 △X시리즈 AI 카메라 △AI 러기다이즈드 PTZ 카메라 등 첨단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최근에는 'AI 경영 시스템 국제 표준(ISO/IEC 42001)'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 신뢰성도 확보했다. ◇중동·유럽 등 신시장서 '펄펄'…두바이 초고층 빌딩 수주 글로벌 영토 확장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주력 시장인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중동(EMEA) 지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특히 영상 보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었다.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건설 중인 140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 '부르즈 아지지'에도 한화비전의 첨단 보안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한화비전은 2024년 기준 영국 보안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최근 유럽 지역의 공항·항만 등 국가 주요 시설에 AI 카메라가 잇따라 도입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클라우드·국내 솔루션으로 '쌍끌이' 한화비전은 올해도 AI 전환 가속화와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데이터 센터·스마트 시티·교통 관제 수요 증가로 중국을 제외한 올해 글로벌 네트워크 카메라 시장에서 10%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한화비전은 클라우드 기반 영상 관제 솔루션(VSaaS) '온클라우드(OnCloud)'와 클라우드 기반 출입 통제 솔루션(ACaaS) '온카페(OnCAFE)' 등을 앞세워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국내 시장에서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승부한다. 지난해 출시해 호평받은 자영업자 전용 매장 관리 솔루션 '키퍼(keeper)'와 스마트 파킹 솔루션 등을 통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거의 모든 산업 현장에서 AI와 클라우드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견고한 사이버 보안 체계와 독보적인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탑티어 영상 보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영업익 1조 클럽’ 가입…전년비 366%↑

한화오션이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과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2025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4일 한화오션은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연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2조6884억원, 영업이익 1조10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무려 366%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1조1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어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상선 부문이 실적 효자…영업이익 1조 돌파 이번 호실적의 주역은 상선 부문이었다. 상선 사업부는 작년 매출 10조5250억원, 영업이익 1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 1256억원 대비 792% 폭증한 수치다. 한화오션 측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조업일수 증가로 매출이 늘었으며, 2023년 이후 수주한 고수익 프로젝트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손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특수선 부문은 매출 1조18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2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이는 해외 사업 규모 확장을 위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가공비 중심의 예정 원가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 부문은 매출 7098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프로젝트의 설계 변경 등에 따른 계약 금액 증액이 반영되면서 388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 실적·재무 건전성 작년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매출은 3조227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89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상선 부문에서 경영 성과급 지급과 기타 인건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재무 구조는 더욱 탄탄해졌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8%로 2024년 말 267% 대비 39%p 감소했다. 단기금융상품 포함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8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글로벌 해양 솔루션 기업' 도약 가속화 한화오션은 선박 건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해양 솔루션 기업(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연료 시스템 △스마트십 △해양 설비 △스마트 야드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텍사스 LNG 수출 프로젝트인 '리오 그란데 LNG(Rio Grande LNG)' 개발사인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에 투자해 LNG 운송 물량을 확보하고 해운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를 인수해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위한 거점을 확보했다. 싱가포르의 해양 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 기업인 한화 오프쇼어 싱가포르(구 다이나맥 홀딩스) 인수 또한 생산 능력 이원화와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한화오션은 올해에도 고선가 기조가 유지되고 전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선 부문의 고수익 프로젝트 비중이 늘어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수선 부문 역시 '장보고-III 배치-II(Batch-II)' 2번함 및 울산급 배치-III 5·6번함의 본격적인 생산으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가 안보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며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한화·LIG넥스원 무인기, 적군에 피탈 시 ‘셀프 기밀 삭제’…정보·작전 보안 ‘만전’

#1. 전장 한복판,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아군의 다목적 무인 차량(UGV)이 적군에게 나포됐다. 적군 기술병이 제어 패널에 접속해 암호를 뚫자 익숙한 윈도우 화면이 열린다. 적군은 기밀 폴더를 뒤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이 보고 있는 화면은 아군이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가짜 조종석(Fake Site)'이었고, 그 사이 로봇은 적군의 위치를 본부로 전송하고 있었다. #2. 같은 시각, 인근 상공에서는 아군의 무인 정찰기가 적의 대공 포화에 맞아 추락했다. 기체는 파손됐지만 내부의 암호 장비는 멀쩡해 적군이 다가와 탈취를 시도한다. 그러나 그 순간 무인기는 스스로 비행 상태와 고도의 모순을 감지, '비정상 추락'으로 판단하고 내부의 피아 식별 코드를 스스로 삭제해 '고철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3. 해안을 정찰하던 아군의 무인 잠수정(UUV)이 그물에 걸려 적군 함정에 인양됐다. 적군은 내부 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강제로 선체를 뜯어내려 한다. 그 순간 잠수정 내부의 감지 센서가 '강제 분해' 신호를 감지한다. 잠수정은 즉시 배터리 제어 시스템을 가동해 고의적인 단락(Short)을 일으키고, 순식간에 발생한 고열로 내부의 핵심 반도체와 메모리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미래 전쟁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상상이 현실화된다. 국내 대표 방위산업체들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이 적에게 피탈된 무인 차량과 항공기가 해커를 속여 정보를 역으로 캐내거나 추락 등 비정상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데이터를 파기하는 '능동형 보안 기술'을 나란히 확보했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6일 '무인 시스템에 침입한 침입자를 모니터링 하는 장치 및 방법(등록번호 10-2919802)', 한화시스템은 '항공기 및 정보 보호 방법(등록번호 10-2921845)'에 대한 특허 등록 공고를 마쳐 이에 관한 최종 권리를 지식재산처로부터 각각 획득했다. 앞서 LIG넥스원도 '탈취 방지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밀폐 구조 시스템(등록번호 10-2898475)' 특허를 등록해 권리를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의 군사 보안 시스템이 적의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방패' 역할에 그쳤다면 이번에 3사가 입증한 기술은 침입자를 덫에 가두거나(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체가 포획된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자결(한화시스템)하는 고차원적인 '킬 스위치(Kill Switch)'다. ◇1단계: “환영합니다, 해커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안 뚫린 척 문 열어준다 '유인용 꿀단지'를 정보 보안업계에서는 '허니팟(Honeypot)'이라고 부르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개념을 UGV에 도입했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시스템의 작동은 적군의 침입 시도에서 시작된다. 적군이 노획한 무인 차량의 조작 패널(비밀번호 입력기)에 틀린 암호를 반복 입력하거나, 등록되지 않은 MAC 주소나 IP 등 인가되지 않은 장비를 연결하려 할 경우 시스템은 이를 '적군'으로 간주한다. 이때 시스템은 경보를 울리거나 접속을 끊지 않고 오히려 '가짜 침입 루트'를 활짝 열어준다. 적군에게 '보안을 뚫고 루트(Root) 권한을 획득했다'는 거짓 성공 경험을 심어줘 안심시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접속에 성공한 적군의 눈앞에는 윈도우나 리눅스 운영 체제(OS)와 똑같이 생긴 '페이크 사이트(Fake Site)'가 나타난다. 특허 도면에는 실제 컴퓨터 바탕화면처럼 아이콘과 폴더가 배치된 가짜 화면이 상세히 묘사돼 있다. 심지어 침입자가 의심하지 않도록 화면 한쪽에는 가짜 주행 영상이나 임무 진행 상황을 띄워 로봇이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속이는 기법도 적용됐다. ◇2단계: 적의 동선을 지도에 그린다…'이중 간첩' 로봇 적군이 가짜 사이트에서 승리감에 도취해 아군의 정보를 훔쳐보려 할 때 백 그라운드에서는 치열한 첩보전이 펼쳐진다. 특허의 핵심인 '역추적 모듈'은 침입자가 어떤 IP와 포트를 통해 접속했는지, 시스템 내에서 어떤 폴더를 열어보고 어떤 데이터를 복사하려 하는지 초 단위로 감시한다. 더 나아가 침입자의 물리적 위치와 네트워크 경로를 지도상에 시각화한다. 도면에 따르면 운용 통제 장치의 화면에는 침입자가 경유한 해킹 경로가 지도 위에 점선으로 그려진다. 특히 체류 기간이 긴 위치일수록 더 큰 크기의 표시자로 표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아군 지휘부는 적이 '지도 데이터'에 관심이 있는지, '무기 제어 코드'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적군의 은신처 좌표까지 역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로봇은 잃어버렸지만 적의 위치와 의도라는 더 큰 정보를 얻는 셈이다. ◇3단계: 최후의 수단 '킬 스위치'…“껍데기만 가져가라" 적의 정보를 충분히 파악했거나 해커가 가짜 시스템의 벽을 넘어 진짜 핵심 데이터에 접근하려는 징후가 포착되면 시스템은 최후의 수단인 '고립화 모듈'을 가동한다. 이는 물리적인 폭파가 아닌 소프트웨어적 소각(Self-Destruction)이다. '비상 차단 기능'은 비상 삭제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무인 차량과 통제 장치 내의 모든 데이터를 지운다. 이에 따라 시스템은 운영 체제 부팅에 필요한 최소한의 파일만 남기고 △작전 지도 △암호화 키 △피아 식별 코드 △주행 기록 등 민감한 정보는 영구적으로 삭제해 초기화 된다. 만약 적군이 데이터 삭제를 막기 위해 전원을 강제로 끄더라도 소용없다. 시스템은 재부팅 시 삭제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됐고, 필요 시 침입자가 만든 계정까지 모조리 지워버린다. 결국 적군의 손에 남는 것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수 톤(t)짜리 고철 덩어리뿐이다. ◇“날고 있는데 땅에 있다?"…한화시스템, 모순 감지해 '자동 삭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 무인 차량에서 '기만 전술'을 쓴다면 항공전자 분야를 담당하는 한화시스템은 기체의 물리적 센서 정보를 활용한 '자동 초기화(Zeroize)' 기술을 확보하며 하늘길 보안을 책임진다. 이 기술은 유인 또는 무인 항공기가 비정상적으로 추락하거나 나포됐을 때 조종사의 조작 없이도 기체가 스스로 판단해 암호를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판단의 근거는 '조종 의도(1차 판단)'와 '물리적 현실(2차 판단)'의 모순이다. 해당 시스템은 스로틀(가속 레버)이 회전해 있거나 소음 감소 장치가 작동 중이면 이를 '비행 중(공중)'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동시에 랜딩 기어에 하중(Weight On Wheel)이 감지되거나 고도계가 '0'을 가리킨다면 '지상'으로 인식한다. 반면 “비행 출력을 내고 있는데(1차), 바퀴는 땅에 닿아 있는(2차)" 모순 상황을 감지하면 이를 정상 착륙이 아닌 '추락' 또는 '강제 나포'로 확정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는 즉시 '암호 초기화부'가 가동돼 피아 식별 장치(IFF)와 메모리에 저장된 암호키와 아군 위치 정보 등을 자동 삭제한다. ◇“억지로 뜯으면 태워버린다"…LIG넥스원, 배터리 열폭주 이용한 물리적 파괴 무인 수상정(USV)과 UUV 등 해양 무인 체계에 강점을 가진 LIG넥스원은 '밀폐 구조 시스템'에 특화된 물리적 자기 파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무인체 임무 장입 시 '탈취 방지 모드'가 활성화되고 외부 연동 포트를 통한 강제 연결 시도나 선체 분해, 혹은 누수가 감지될 경우 즉시 작동한다. 특히 수중 무인체의 특성상 미세 누수와 다량 누수를 구분해 기체가 파손돼 물이 들어오는 상황을 '유실'로 판단하고 보안 절차에 돌입한다. 가장 큰 특징은 폭약 없이도 장비를 물리적으로 파괴한다는 점이다. LIG넥스원은 무인체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리튬 배터리'의 특성을 역이용했다. 탈취가 감지되면 시스템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통해 고의적으로 회로를 차단시킨다. 이때 발생하는 강력한 열폭주를 이용해 배터리 주변에 배치된 가연체와 메모리·프로세서 등 핵심 보안 장치를 물리적으로 태워버리는 방식이다. LIG넥스원 측은 “별도의 폭발물을 탑재하면 공간과 중량의 제약이 크지만 이 기술은 기존 배터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며 “하드웨어 역설계가 불가능하도록 주요 부위를 선택적으로 완전 파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역량, K-방산 수출 '게임 체인저'로 부상 가능성 업계에서는 3사의 이와 같은 특허 기술 확보가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서 드론이나 무인 차량이 전자전(EW) 공격을 받아 적에게 온전한 상태로 넘어가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로 인해 아군의 위치 정보가 노출되거나 핵심 기술이 유출되는 것이 전 세계 군 당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2022년 미 육군은 자율 주행 차량 플랫폼에서 제3의 개발자가 설치한 원격 제어 인터페이스가 비인가 상태로 외부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취약점을 발견하고 긴급 패치를 수행했다. 이러한 문제는 공급망 보안·시스템 분리 설계(Zero Trust Architecture)가 되지 않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때문에 무인 체계 도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장비가 적에게 넘어갔을 때의 보안 대책(Anti-Tamper)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무인 체계의 통신은 '작전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 무인 차량 '아리온 스멧(Arion-SMET)' 등을 필두로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지상 방산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한화시스템·LIG넥스원은 각기 공중과 해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해당 특허가 적을 기만하고 역공을 가한다는 점에서 자폭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세일즈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이번 특허 기술을 향후 개발되는 차세대 무인 전투 체계와 무인기 등에 순차적으로 탑재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사이버 전장에서도 생존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 기술은 각종 전기·전자 시스템을 활용해 기술 보호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고, 다양한 기술보호 데이터 베이스 구축으로 빅 데이터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다(LIDAR)나 레이더 같은 추가 지형 인식 장치와 연계해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 비상 삭제 프로세스를 통해 기술 유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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