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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태민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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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넷플릭스 월 1만원에”…OTT 결합 늘리는 통신업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터넷TV(IPTV) 등 콘텐츠 구독 결합 할인 경쟁에 나섰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심화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 통신 상품에 다양한 혜택을 추가해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유튜브 프리미엄과 넷플릭스 2종을 월 1만원대로 제공하는 '더블 스트리밍 연간권'을 선보였다. 이번 연간권은 LG유플러스의 구독 서비스 '유독'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월 1만4900원의 유튜브 프리미엄과 월 5500원 상당의 넷플릭스(광고형 스탠다드)를 결합해 1년간 약 22% 할인된 월 1만5900원에 제공한다. 1년 약정형 상품으로, 가입한 달부터 12개월 간 할인된 가격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멤버십 VIP 등급 이상 고객은 멤버십 혜택으로 유독 4000원 할인을 추가해 정상가 대비 약 42% 할인된 월 1만1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의 구독 서비스 결합은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과 주로 이용하는 혜택을 적절히 선택하면 OTT 서비스를 개별 단위로 이용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조다. KT는 이달부터 월 5500원인 티빙 광고형 상품을 자사 무선 가입자에게 월 4500원에 제공한다. KT의 'OTT 구독'을 이용하는 고객은 넷플릭스 광고형 상품도 정상가보다 10% 저렴한 5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티빙과 넷플릭스를 기존가보다 약 1500원 할인된 가격인 9500원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카페 상품을 결합한 OTT 구독팩 3종도 운영 중이다. KT는 또 장기 고객에게 로밍·OTT·VOD(주문형비디오) 할인 등을 제공하는 '감사드림'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기존 모바일 중심 혜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로밍 할인과 티빙·지니뮤직 등 OTT, VOD 구독 할인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은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함께 구독할 수 있는 '우주패스 넷플릭스' 상품을 제공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SKT의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에서 국내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웨이브를 한 번에 제공한다. △광고형 스탠다드 △스탠다드 △프리미엄 중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넷플릭스 구독료를 최대 1만35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이는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각각 구독했을 때의 가격보다 약 25% 할인된 가격이다. 통신 3사는 OTT 구독료 인상으로 이용자 부담이 커짐에 따라 자사의 할인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의 선택 폭 확대로 자신에게 맞는 구독 상품을 찾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와 기존 고객 이탈 방지를 모두 잡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3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1회 이상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는 2022년 76%에서 지난해 82.3%로 1년새 약 8%가량 증가했다.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 플랫폼은 유튜브(유튜브 쇼츠 제외)·SOOP(옛 아프리카TV) 등 1인 미디어가 7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넷플릭스·쿠팡플레이 등 OTT 플랫폼(43.4%) △유튜브 쇼츠·틱톡 등 숏폼(27.1%) △포털·통신사 앱·웹사이트 등 미디어 플랫폼(15.8%) 순으로 집계됐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단통법 폐지 논의 본격 시동…절충형 완전자급제 급물살

정부와 국회가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여야가 법안 폐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이용자 후생 증대와 통신 시장 성장을 모두 이뤄낼 수 있는 법안 제정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훈기·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단통법 폐지 및 바람직한 가계통신비 저감 정책 마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단통법 폐지 이후 가계통신비 인하 및 통신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통법은 불투명한 단말기 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자 후생 배분이 왜곡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제정됐다. 그러나 입법 취지와는 달리 통신 사업자들의 보조금 경쟁을 위축시키며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입 부담을 높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절충형 완전자급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해당 제도는 단말기 공급과 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통신사의 재위탁을 받은 판매점에 한해 단말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을 모두 할 수 있다. 이는 단말기 구매 부담과 통신비를 낮추는 효과를 갖고 있지만, 제조사가 유통망을 새로 구축함에 따라 단말기 출고가가 인상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국민의힘에선 박충권 의원이 단통법 폐지 및 일부 조항을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개정안을 재발의한 상태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통법을 전면 폐지하기보단 긍정적인 측면은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 서비스 요금 경감, 지원금 쏠림 현상 방지 등 성과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는 줄고 통신 시장은 포화된 상황에서 단통법을 전면 폐지할 경우 지원금 재원이 마련되지 않아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신 교수는 “단통법 폐지 시 예상되는 긍·부정 효과를 모두 고려, 사업법으로 이관해 유지할 필요가 있는 조문의 범위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제조사에 대한 직접 규제 및 재원 투입을 통해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발제자인 정광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정책연구실장은 단통법 시행 이후 단말기 구매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원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의 정보 격차를 해소한 한편, 지원금 관련 규제가 변화한 시장 환경과 부합하지 않아 실효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정 실장은 “인위적으로 지원금을 규제하기보단 시장의 자율 경쟁을 통해 통신비 인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며 “선택약정 요금 할인 제도에 대한 이용자의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편익 증진을 위해 이를 지속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단통법 폐지 및 절충형 완자제의 실효성에 대한 각계 의견이 공유됐다.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애플과 삼성이 과점을 형성한 상황에서 단통법이 폐지된다고 과연 단말기 가격이 인하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도 “매년 고가의 단말기 신제품이 출시되고 통신사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고가 단말기+요금제' 결합으로 굳어진 구조가 깨지긴 힘들다"며 “해외의 가성비 좋은 단말기를 들여오는 등 구조·복합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완전자급제가 산업 발전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윤남호 삼성전자 MX마케팅그룹장(상무)은 “미국·중국 등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을 펼치며 연구개발비 투자가 늘었고, 인건비와 원자재도 가파르게 올랐다"며 “통신사는 서비스 매출을 매달 올리는 구조인 반면 제조사는 제품을 판매해 이익으로 남기는 구조다 보니 장려금으로 쓸 수 있는 재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윤 그룹장은 이어 “완자제가 단말기 인하 유인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단말기 유통망이 축소되면서 수요가 급감하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장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이사는 소형 유통·대리점 보호 및 차별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피력했으며,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회장은 알뜰폰 사업자 보호 정책 및 정부의 지속적인 도매대가 협상 참여를 당부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모르는 수학 문제 풀어준다…네이버 클로바X, 이미지 처리 기능 추가

네이버 대화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클로바X가 이미지 기반 대화 기능을 탑재한다. 사진 속 상황을 설명하거나 표·그래프를 분석하고, 수학 문제도 스스로 풀 수 있다. 이와 함께 생성형 AI 기반 음성 합성 기술도 공개했다.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오는 27일 서비스 업데이트를 통해 시각 정보 처리 능력을 새롭게 추가한다고 22일 밝혔다. 핵심은 클로바X의 이미지 이해 기능 업데이트다. 사용자들은 클로바X 대화창에 업로드한 이미지에서 추출된 정보와 입력한 질의를 바탕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다. 클로바X는 사진 속 현상을 묘사하거나 상황을 추론하는 등 다양한 지시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해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였다. 우리나라 초·중·고교 검정고시 총 1480개 문항을 AI 모델에 이미지 형태로 입력하고 문제를 풀게 한 결과, 클로바X는 약 84%의 정답률을 기록하며 오픈AI GPT-4o의 78%보다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 20일 클로바 공식 사이트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 음성 AI 기술도 공개했다. 거대언어모델(LLM)의 특징인 뛰어난 문맥 이해 및 지시문 해석 능력을 활용해 언어 구조 및 발음 정확도를 개선했으며, 감정 표현까지 더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아울러 실시간 음성 번역, 언어 학습, 상담 등 음성 멀티모달 LLM의 다양한 서비스 접목 가능성을 제시했다. 네이버는 음성 멀티모달 LLM 기술로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의 발전된 능력은 대화형 AI 에이전트 클로바X를 비롯한 여러 네이버 서비스에 도입해 새로운 사용자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용 AI 솔루션으로도 제공하며 하이퍼클로바X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키우기’에 푹 빠진 K게임, 시장도 쑥쑥 큰다

그동안 비주류로 여겨져 왔던 방치형 게임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쉬운 게임성과 모바일이라는 높은 접근성을 내세워 인지도를 높였다면, 올해는 이용자 확장을 위해 게임 콘텐츠 강화와 차별화 전략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방치형 게임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방치형 게임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비중은 2020년 1.7%에서 지난해 6.6%, 올해 16%까지 확대됐다. 방치형 게임은 별도의 관리나 후속 조치가 없이도 캐릭터가 알아서 움직이며 성장하는 게임이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과금 요소도 거의 없어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도 적은 편이다. 이같은 추세에 국내 게임업계도 과거 인기를 끌었던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제작 기간과 비용은 다른 장르에 비해 적게 투입되는 반면, 쉬운 게임성으로 이용자를 단기간에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 전략인 셈이다. 넷마블은 최근 모바일 캐주얼 역할수행게임(RPG)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글로벌 174개국에 정식 출시했다. 원터치 드로우 방식의 쉬운 게임성과 다채로운 콘텐츠가 특징이다. 원작 지식재산(IP)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차별화된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5월 '그랑사가 키우기'를 선보였다. 출시 직후 구글 매출 및 무료 인기 순위 모두 5위권 안에 들며 시장 관심을 끌어모았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대표작 리니지 IP를 활용한 방치형 RPG '리니지 키우기'를 개발 중이다. 구체적인 게임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내 출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위메이드커넥트도 올해 안에 '용녀 키우기', '팔라딘 키우기' 등 방치형 게임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웹젠은 지난 20일 국내 개발사 '던라이크'에 60억원의 지분투자 단행을 통해 방치형 장르 도전을 선언했다. 이들은 인기 웹툰 '도굴왕' IP 기반 방치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도굴왕' 국내 출시 및 흥행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기존 출시된 방치형 게임의 경우 캐릭터 성장 콘텐츠를 계속 확장하는 한편, 인기 애니메이션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이용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가 지난해 출시한 '소울 스트라이크(소크)'는 유저들의 플레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 개발하고 있다. 소환권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동료'에 임무파견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핵심 요소 활용도를 높였다. 특히 길드 중심 신규 콘텐츠 '길드레이드'와 '길드정복전'을 도입해 경쟁 재미를 높였다. 이용자들의 게임 진행 및 성장 속도에 맞춰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컴투스 그룹 대표 IP인 '제노니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의 컬래버도 잇따라 진행했다. 소크는 21일 기준 출시 7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2000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인기 재점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세나키)'도 게임성 향상 및 콘텐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20001~20800 스테이지를 추가했고, 영웅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주간 장비 던전 '샌드웜'을 새로 선보였다. 영웅 경험치 던전은 700층까지 확장됐다. 세나키는 지옥락·샹그릴라 프론티어 등 일본 애니메이션과의 컬래버도 진행했다. 애니메이션 팬층이 두텁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애니플러스와 함께 총 4개 지점에서 컬래버 카페를 운영했다. 인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음료와 굿즈를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넷마블은 세나키를 통해 방치형 게임 노하우를 쌓은 만큼 칠대죄 키우기를 통해 흥행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선호 흐름이 기존 MMORPG에서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변모하면서 방치형 게임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콘텐츠가 흥행 유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이용자 유입은 물론 기존 이용자를 붙잡기 위해선 핵심 콘텐츠에 대한 차별화 전략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코앞…방송통신 주요 쟁점은?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야가 오는 10월 진행 예정인 국감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올해 방송통신 국감 4대 키워드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개선 방안(단통법) △제4이동통신사 무산 사태 대책 마련 △통합미디어법 제정 추진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개선이 될 전망이다. 21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같은 내용의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비롯한 각 위원회 주요 쟁점을 담았다. 방송통신 분야에서는 먼저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단통법 폐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은 입법 취지와는 달리 보조금 경쟁을 위축시켜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입 부담만 높였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정부는 관련 법을 정비 중이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환지원금을 도입하고, 공시주기를 1주 2회에서 1일 1회로 줄였지만 실효성 논란이 적잖다. 전환지원금의 경우 결과적으로 알뜰폰 가입자 이탈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공시주기 단축 역시 단말기 유통 경쟁 촉진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최신 단말인 갤럭시 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 추이를 분석한 결과 고시 개정 이후 공시지원금 변경 횟수가 더 줄었고 통신 3사 모두 공시지원금을 크게 증액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단통법을 폐지한다면 이전에 지적되었던 소비자 문제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어 섬세한 제도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테이지엑스 제4이동통신사 후보 자격 취소 사태도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제4이통 출범을 위해 주파수 할당 조건을 완화했지만, 신규 사업자의 재정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 장치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제4이통의 필요성에 대한 정부와 시장 간 입장차가 뚜렷한 만큼 현실성과 사업성, 선정 절차 등을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제도적 미비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연구반을 구성해 통신 정책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태로 인해 제4이통 출범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방통위가 입법 추진을 밝힌 통합미디어법 제정도 국감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지상파·유료방송 등 기존 미디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아우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방통위는 이를 위한 정책연구반을 가동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 미디어법의 방향이나 미디어 관련법의 통합 절차, 구체적인 통합법안의 제도화 방향이 도출되지 않은 것. 현행 수직적 규제 하에서 소관부처와의 관할권 문제 조정 및 해소 방안 마련이 쟁점화될 전망이다. 최근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방송통신발전기금 개정안도 다뤄질 전망이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42조에 따라 방송통신 진흥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기금이다. 개정안은 OTT 사업자를 방발기금 징수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 경우 국내 사업자만 징수대상이 돼 콘텐츠 생태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 시장의 수익구조가 전통적 미디어 사업자에서 뉴미디어 사업자로 이전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 등을 반영해 기존 규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시 부관 △콘텐츠·미디어전략펀드 지원 △OTT 플랫폼 해외진출 지원 △콘텐츠 대가 분쟁조정 △미디어 리터러시 지원 △OTT 시대 지역방송 지원책 마련 △해외 미디어플랫폼의 국내대리인 운영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도 공영방송 이슈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및 지배구조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여야의 대립이 더 첨예해짐에 따라 업계 주요 이슈는 뒷전으로 밀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과방위 국감이 공영방송 및 미디어 이슈를 중심으로 진행돼온 점도 업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도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 제청 여부 등을 놓고 난타전을 벌이며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한 바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연말 가산에 AI 데이터센터 연다…美 람다와 맞손

SK브로드밴드의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전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탈바꿈한다. AI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GPU를 3년 안에 수천 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T는 21일 람다와 'AI 클라우드 공동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안정적인 GPU 공급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 확대, 람다의 한국 리전(Region) 설립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략적 협업을 강화키로 했다. 람다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GPU를 공급받아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같은 행보는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른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의 일환이다. 앞서 SKT는 지난해 9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청사진을 공개하고 △AI 인프라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AI 반도체·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T는 지난달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대표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억달러를 투자키도 했다. 이번 협력으로 GPUaaS 경쟁력도 높여 AI 인프라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SKT는 국내 GPU 수요 급증에 대응해 GPU를 3년 안에 수천 대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오는 12월 가산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PU 'H100'을 배치한다. 최신 GPU 모델 'H200' 조기 도입도 추진 중이다.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엔비디아 단일 GPU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을 확충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SKB는 GPU 서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산 데이터센터의 랙(Rag)당 전력밀도를 국내 평균 전력밀도인 4.8킬로와트(kW)의 9배에 달하는 44킬로와트(kW)로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 코로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 전산실 등 공간을 임대하고, 고객 장비를 위탁관리·운영하는 서비스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람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첫 리전으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앞으로 람다 GPU 기반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는 한국 리전에 저장된다고 SKT는 설명했다. 양사는 같은달 람다 GPU 자원 기반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 'GPUaaS'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기업고객이 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클라우드를 통해 빌려 쓰는 서비스다. 이와 함께 GPU 교체 보상 프로그램,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컨설팅, AI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등 국내 스타트업, 중견·중소기업 대상 프로모션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연내 출범 예정인 SKT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사피온)과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합병법인과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2~3년을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병 작업을 추진 중이다. SKT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합병법인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계획이며, 사피온 주주사인 SK스퀘어·SK하이닉스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자체적인 AI 인프라를 보유하게 돼 관련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AI 반도체 시장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스티븐 발라반 람다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는 “양사는 GPU 컴퓨팅 자원을 전기처럼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덕 SKT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장은 "이번 협력으로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은 국내 공급망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유럽에 K-게임 깃발 올린다”…게임스컴 D-1, 관전 포인트는

국내 게임업계가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 도전장을 내민다. 서구권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다양한 게임이 공개되는 가운데 흥행 척도로 통하는 어워드 수상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 동안 독일 쾰른에서 '게임스컴 2024'가 개최된다. 이 전시회는 미국 전자오락박람회(E3)·일본 도쿄게임쇼와 더불어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려 왔는데, 'E3'이 지난해 폐지되면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올해는 총 64개국에서 14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63개국 1227개사)보다 최소 17.36%가량 증가한 규모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중국·일본 게임사도 참전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넥슨,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를 비롯해 협·단체 약 30여개사가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부스를 꾸리고 다수의 신작을 선보인다. 특히 대형 게임사 5곳 이상이 동시 참가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서구권 공략에 나선 게임사들의 '흥행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아시아 등 다양한 권역 진출을 시도했지만 서구권에서 흥행을 거둔 사례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반응을 미리 살피고, 게임성을 가다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큰 기대주는 개발 6년 만에 차기작 '붉은사막'을 선보이는 펄어비스다. 이 자리에서 처음 시연대를 마련해 이용자 반응을 확인할 계획이다. 출시 계획 등 구체적인 정보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이 게임이 게임스컴 어워드를 받을 경우 출시 일정 공개 시점까지 주가가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IP)를 활용한 3인칭 액션 소울라이크 장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최초 공개한다. 자회사 네오플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이른바 '던파 유니버스(DNFU)' 확장할 대형 프로젝트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함께 심즈의 대항마로 꼽히는 '인조이(inZOI)'를 선보인다. 두 작품은 지난해 지스타 첫 공개 당시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아울러 자사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체험 공간도 마련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자회사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한 PC·콘솔 게임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섹션13', '갓 세이브 버밍엄'을 출품한다. 2년 연속 게임스컴에 참가하는 하이브IM은 올해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출시 예정인 '던전스토커즈'를 공개한다. 국내 인디·중소 게임사들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국 공동관 부스에서 게임 홍보에 나선다. 업계는 장르·플랫폼별 최고의 기대작을 선정하는 게임스컴 어워드 수상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어워드를 차지하면 이용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흥행 고지를 점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22년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최고의 역할수행게임(RPG)' 등 3관왕 차지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출시 한 달만에 100만장 판매고를 올린 게 대표적이다. 한국 게임은 역대 최다인 4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상태다. 붉은사막은 '최고의 시각 효과'와 '가장 웅장한 게임' 등 2개 부문, '인조이'와 '카잔'은 각각 '가장 즐거움을 주는 게임'과 '최고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성과가 게임주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선화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다수의 기대작 출품이 예정돼 있어 전시회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예년보다 높은 상태"라며 “출품작에 대한 유저 반응과 수상 여부에 따라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웹젠, 개발사 던라이크에 60억원 투자 “장르 다변화”

웹젠이 게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외부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우수 개발사와의 협력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웹젠은 국내 개발사 '던라이크'에 60억원을 투자해 지분 19.76%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투자로 던라이크가 현재 개발 중인 웹툰 지식재산(IP) 게임의 국내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했다. 아울러 웹젠의 대표작 '뮤(MU)' IP 신작 개발 프로젝트도 협력키로 했다. 던라이크는 넷마블·위메이드 등에서 서버 개발 및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의 PD를 맡았던 윤성훈 대표가 설립한 개발사다. 윤 대표와 함께 10년 이상 손발을 맞춘 '블소 레볼루션'·'블레이드 키우기'의 우수 개발 인력들로 개발진을 꾸렸다. 이 회사는 성장형 역할수행게임(RPG)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현재 인기 웹툰 '도굴왕' IP 기반 방치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도굴왕'을 개발하고 있다. 도굴왕은 '나 혼자만 레벨업' 등으로 유명한 '레드아이스 스튜디오'의 흥행작 중 하나다. 이달 기준 국내 누적 조회수 2억명을 달성했으며,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내년 애니메이션 방영을 목표로 애니메이션화 제작 작업 중이다. 던라이크는 원작 '어반 판타지'의 화풍을 고급화한 아트웍도 준비 중이다. 빠른 템포의 성장을 기반으로 원작의 서사를 추가로 즐길 수 있는 시나리오 등도 게임으로 구현했다. 원작의 '유물'과 '신화'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게임과 접목해 아이템 수집의 재미를 강조했다. 단순한 성장형 RPG를 넘어, MMORPG의 특장점인 커뮤니티와 경쟁, 경제요소와 더불어 오프라인 자동사냥 같은 방치형 게임의 편의성을 더해 게이머를 폭넓게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웹젠은 올들어 대표이사 직속 '유니콘태스크포스(TF)'를 통해 우수 개발사를 확보하기 위한 외부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헌드렌드 소울'의 개발사 '하운드13'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3월 신생 개발사 '파나나스튜디오'에 재무적 투자(FI) 방식으로 5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인디게임 개발사 '블랙앵커 스튜디오'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투자를 통해 하운드13의 지분 25.64%, 블랙앵커 스튜디오 지분 16.67%을 취득했다. 하운드13은 애니메이션풍 오픈월드 액션 RPG '프로젝트D(가칭 드래곤소드)'를, 파나나스튜디오는 카툰렌더링 기법의 신작 '프로젝트 세일러'를 준비 중이다. 웹젠은 개발 중인 신작에 대한 퍼블리싱 우선 협상권을 확보한 상태다. 블랙앵커 스튜디오와의 협업은 우수 인디게임 발굴·육성을, 던라이크와의 협업을 통해선 방치형 장르 도전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게임 장르 다변화와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웹젠은 외부 투자와 함께 개발 자회사 웹젠노바에서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 웹젠레드코어에서 언리얼 엔진5 기반 MMORPG 신작 개발도 진행 중이다. 웹젠 관계자는 “던라이크는 IDLE게임으로 장르가 분류되는 방치·성장형 RPG에서 자체 라인업이 부족한 회사의 개발파트너로 협업 시너지가 기대되는 전략적 투자"라며 “올 하반기부터 개발 중인 신작과 외부 협력 프로젝트들의 사업 일정에 따라 각 게임들의 정보를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홈쇼핑-유료방송 송출수수료 갈등 지속…“합리적 산정 기준 마련돼야”

홈쇼핑 방송 중 진행되는 광고가 온라인·모바일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홈쇼핑의 온라인·모바일 매출을 송출수수료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언론학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에서 '미디어 시장 변화가 홈쇼핑 산업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를 열고 합리적인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을 모색했다. 홈쇼핑과 유료방송 모두 업황 부진이 장기화된 가운데 수수료를 둘러싸고 양보 없는 갈등을 벌이고 있다. 홈쇼핑업계는 판매 수익의 절반 가량이 수수료로 나간다며 인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유료방송업계는 홈쇼핑의 온라인·모바일 매출이 반영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방송 도중 앱으로 연동되는 QR코드·카카오톡 등을 통한 구매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CJ온스타일 등 주요 홈쇼핑사가 LG헬로비전·KT스카이라이프·딜라이브 등을 상대로 '블랙아웃(송출 중단)'을 통보하는 등 갈등이 절정에 이르기도 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에 채널을 배정받고 지불하는 비용이다. 지상파 채널에 가까워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번호일수록 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다.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해당 기준을 당해 1월부터 협상 완료 시점까지 소급 적용하는 구조다. 이번 세미나는 홈쇼핑사의 모바일 매출에 대한 유료방송사업자의 기여도를 분석하고, 양측의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기획됐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홈쇼핑 방송 시청률이 매출액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가 홈쇼핑 방송 시청률과 모바일 앱 사용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구 도달률이 1% 증가하면 홈쇼핑 사업자의 앱 평균 사용 시간이 47.54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홈쇼핑 방송 시청률과 사업자 매출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전월 시청률이 0.01% 증가할 때 다음달 매출이 16억원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는 “가구 도달률 증가가 모바일 앱 사용자 참여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홈쇼핑 시청 시간과 구매 빈도, 성별 등이 소비자의 지불의사액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이블TV(SO)와 홈쇼핑사 간 상호 이해관계를 고려한 합리적 수준에서의 협의 및 절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수수료 인하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방송 인프라 고도화·양질의 콘텐츠 제작 지원 등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 방안들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재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홈쇼핑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모바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홈쇼핑 사업자의 온라인·모바일 매출을 방송 매출에 포함한 수수료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 교수가 홈쇼핑 이용자를 대상으로 총 두차례에 걸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가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상품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할 때 온라인·모바일 매출 반영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3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가동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 아니라 모바일·인터넷 매출 반영 수준을 사업자 간 합의에 맡기고 있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 교수는 TV홈쇼핑 인터넷·모바일 결제 데이터를 구분해 공개하고, 제3자의 검증을 통해 정확한 방송 매출을 집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봤다. 그는 “홈쇼핑 방송 중 온라인·모바일 결제 유도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결제방식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홈쇼핑과 유료방송이 공존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수수료 추정 기준을 마련하고,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네카오, 상반기 R&D 투자 ‘주춤’…“하반기 AI 집중”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R&D) 규모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모두 수익모델 확보에 나선 가운데 비용 효율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인공지능(AI) 사업 확대 예정인 만큼 관련 투자도 상승세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19일 양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 상반기 합산 연결기준 연구개발비는 약 1조548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1조5097억원)보다 2.59% 증가했지만, 하반기(1조7065억원)보다 9.2%가량 줄어든 규모다. 두 회사의 반기 기준 합산 연구개발비 추이가 하락세로 기운 건 2020년대 들어 처음이다. 네이버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898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650억원)보다 6.86%, 하반기(1조277억원)보다 12.5% 줄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연구개발비는 65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6789억원) 대비 4.3%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5447억원)보다는 19.33% 증가했다. 양사 모두 매출 상승에 의한 기저효과가 나타난 가운데 자사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비용 효율화 전략을 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양사 모두 AI 상용화 및 수익화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관련 투자 비용이 상당한 만큼 연구개발 단계에서 효율성 고려 기조가 강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는 양사의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 기조에서도 드러난다. 불경기 여파로 창업이 줄어듦에 따라 집행 건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AI 스타트업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조직 D2SF의 투자집행 건수는 2021년 30건에서 2022년 24건, 2023년 6건에 이어 올해 8월 2건으로 줄었다. 다만 AI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가 D2SF를 통해 직접 투자한 기업은 △씨씨케이솔루션 △엔엑스엔랩스로 모두 생성형 AI 기반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같은 기간 반기보고서의 타법인 출자 현황에 따르면 기술 분야 글로벌 사모펀드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의 펀드에도 약 200억원 규모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펀드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스타트업 투자조직 카카오벤처스의 투자집행 건수도 2022년 42건, 2023년 14건, 올해 8월 기준 13건으로 줄었다. 이 중 상반기 직접 투자한 AI 스타트업은 △스퀴즈비츠 △오믈렛 △와들 등 3곳이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 그 비중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의 경우 이 기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계열사 축소 작업을 병행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123곳으로, 1년 전(144곳)보다 21곳 줄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 및 본업과 무관한 계열사들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AI 투자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 모두 하반기 신규 AI 서비스 출시 및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접목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연구개발 및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날지 이목이 쏠린다. 최근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며 'AI 거품론'이 확산됨에 따라 일각에선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한국의 경우 AI 시장이 본격 개화하지 않은 데다 양사의 서비스 개발이 아직 진행 단계임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일단 수익 창출 및 성과가 나올 때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연구개발비의 경우 회사 방향성이나 계획에 따라 예산 집행 및 투자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로썬 기술 관련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조에 변함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사업 방향성에 따라 AI 등 혁신기술 투자는 지난해보다 강화하는 흐름이며, 향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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