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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최태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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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C 2025] 트럼프 차남 “디지털 자산, 거부하면 뒤쳐질 것…한국에서 ‘트럼프’ 다시 보게 될 것”

“세계 각국의 대형 은행도 디지털 자산을 받아들이고 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뒤처지고 말 것이다." 9일 열린 두나무의 'UDC 2025'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금융・비즈니스・디지털 자산 : 흐름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15분간 발표하고 윤선주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CBIO)와 대담을 나눴다. 에릭 트럼프는 화상 연결로 참여했다. 윤 CBIO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로 최근 두나무에 합류했다. 에릭 트럼프는 “비트코인은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자 훌륭한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이라며 “수십억 명의 사람에게 결코 가져본 적 없는 금융 자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기존 은행을 예로 들며 “금요일 오후에 송금하려면 5시 전에 해야 하고 상대방은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은행 간 통신 시스템을 거쳐서 국가 간 송금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는 “비트코인 지갑을 열어 무제한으로 자금을 전 세계에 송금할 수 있다"며 “지금 당장 송금하면 1초 만에 도착하고 송금 수수료도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일가가 부동산과 함께 가상자산 산업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로 '정치적 압박'을 언급했다. 트럼프 일가는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부동산 사업으로 부를 쌓았다. 그는 “우리는 실물 자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만지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미국에서 많은 은행과 기업이 우리(와의 거래)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부의 정치적인 압력 탓에 골프장의 은행 계좌를 취소하는 금융권에서 트럼프 일가를 거부하면서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가 실물 자산에 대한 최대의 헷징 수단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 트럼프 골프장은 훌륭한 자산이지만 움직일 수 없다"면서 “비트코인은 즉각적인 유동성, 세계 어디서든 유동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물 자산과 디지털 자산은 서로 간에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에릭 트럼프는 향후 한국에서 신규 부동산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서울에 6개의 빌딩을 갖고 있다"며 “한국에서 우리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부동산 투자의 관점에서) 몇 가지 큰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 트럼프는 비트코인 채굴 업체인 아메리칸비트코인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활동하고 있다. 트럼프 일가 부동산 사업을 운영하는 트럼프 그룹 부사장이기도 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UDC 2025]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주권의 문제…정책만 지원해주면 글로벌서 경쟁하겠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화폐 주권 문제가 아니라, 금융주권 즉 금융 시스템과 금융 서비스 전체의 문제입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가 9일 열린 'UDC 2025' 개막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말이다. 오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현실 금융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급결제, 여수신, 자산관리, 자본시장 등 기존 금융 서비스 전체가 Web3 기반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경석 대표는 '닷컴 버블'을 언급하며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아마존은 고점 대비 주가가 2년 동안 93% 떨어졌다. 지난 30년간 아마존의 주가는 크게 우상향해서 현재 기업가치는 3300조원에 이른다. 오 대표는 “새로운 기술은 늘 투기와 버블이라는 낙인이 찍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활과 산업에 핵심이 되는 인프라로 자리 잡는다"고 말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2018년 비트코인은 최고점 대비 80% 이상 가치가 증발했지만, 지난 7년간 꾸준히 우상향해서 현재 1개당 1억5000만원이 넘는다. 오경석 대표는 “디지털 자산을 두고 다수가 버블을 말할 때 미국에서는 이를 혁신으로 바라보며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해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 연기금 등 공적기금이 비트코인 현물이나 ETF를 사들였다. 올해 7월에는 지니어스액트 법안을 통과시켜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법 제도를 정비했다. 오 대표는 돈과 신뢰의 역사를 짚으면서 “현재는 법정화폐와 디지털 화폐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상호 공존하는 단계"라고 정의했다. 중남미 주요 국가는 이미 실생활에서 디지털 자산을 쓰고 있다. 미국 내 많은 멕시코 노동자는 그들이 번 돈을 멕시코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할 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있다. 송금 수수료가 싸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가상자산 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에서 멕시코로 가는 비상업적 송금 87조원 중 10% 수준을 가상자산 거래소가 처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스테이블코인 결제카드가 출시된 후 월간 사용자가 4년 만에 22배 늘어나 22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오 대표는 또 “스테이블코인 초기 활성화의 핵심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한 유통 역량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결제 핀테크사에서 출시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에 머물렀지만, 대형 디지털 자산 거래소가 유통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30조원에 달했다. 더 많은 고객이 쓰는 결제 핀테크사보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서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이 유통되는 것이다.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과 제도가 미비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업비트를 미국 1위 거래소인 C사와 비교하면 실제로는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없고, 내국인만 가입할 수 있고, 법인 거래도 시범적으로만 허용되는 등 사업 영역에서 불리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미국에서 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글로벌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바탕으로 두나무가 나아갈 전략도 제시했다. 오 대표는 이 자리에서 두나무가 △금융 친화적 블록체인 '기와' △디지털 자산 지갑 '기와월렛'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 바스프' △기관 전용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 등을 통해 미래 금융 인프라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UDC 2025]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업비트 D 컨퍼런스 2025 개막

블록체인이 모든 산업의 중심에 파고 들고 있다. 이를 선언하는 '업비트 D 컨퍼런스(UDC)'가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막을 올렸다. 블록체인과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대표 오경석)가 주최하는 UDC는 2018년 이후 매년 개최된 국내 대표 블록체인 컨퍼런스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UDC 2025는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를 주제로 블록체인의 기술과 산업적 활용이 본격화하는 흐름을 다룬다. 이날 오프닝 무대에서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취임 후 처음 공식석상에 올라 두나무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오경석 대표는 “인터넷 혁명과 인공지능 혁명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대응해왔다면, 신뢰 기반 블록체인 혁명에서는 한국이 공세적 포지션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며 “세계적 규모와 기술력을 확보한 업비트는 대한민국 대표주자로서 글로벌 무대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대표는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금융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가교이자 금융 주권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적 활성화는 거래소의 유통 역량과 블록체인 인프라 확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두나무는 자체 블록체인 기와 체인과 기와 월렛을 UDC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대표는 “법인용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와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 바스프까지 준비하며 K-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앞장서 왔다"며 “대한민국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키노트 세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이자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 부사장인 에릭 트럼프와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CBIO)가 화상 특별대담을 펼친다. 두 사람은 '금융·비즈니스·디지털자산: 흐름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밀도 있는 토론을 진행한다. 두 번째 키노트 세션은 미국 의회에서 디지털 자산 친화 정책을 이끌었던 패트릭 맥헨리 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과 윤선주 CBIO의 대담으로 진행된다. 맥헨리 전 의장은 디지털 자산 분류와 규제 권한을 다룬 'FIT21' 법안 논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규제 환경의 변화와 그 속에서 열리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조명한다. 이 밖에도 ▲글로벌 정책 ▲스테이블 코인 ▲가상자산 결제 ▲보안 ▲인공지능(AI) ▲웹 3.0 등 주요 블록체인 트렌드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간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인 테더의 마르코 달 라고 글로벌 확장·전략적 파트너십 부사장이 'USDT: 금융 포용과 글로벌 결제 확대'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달 라고 부사장은 실생활에 들어온 스테이블 코인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금융 자유와 포용성을 어떻게 촉진하는지 조명한다. 또한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폴 밴시스 팍소스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성장 총괄, 로스 에드워드 리플 글로벌 금융기관 담당 시니어 디렉터가 '제도권 금융과 블록체인의 만남, 그 시작 -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다. 이번 세션에서는 글로벌 결제와 자산 운용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금융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현황을 짚는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성장으로 인한 금융 환경의 변화와 다양한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주류 금융으로 확산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쟁점에 대해 논의한다. 올해 UDC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의 미래 비전을 살펴볼 수 있는 세션도 마련된다. 송원준 업비트 크립토 프로덕트 팀장은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웹3 액세스(Global Infrastructure Web3 Access, GIWA)'를 주제로 발표하며, 업비트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및 개발자 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최주영 담당자는 '인터페이스 투더 메인스트림: VOC 기반 성장의 플라이휠'을 주제로 무대에 오른다. 또한 정재용 두나무 최고정보보호책임자는 AI 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보안 위협을 소개하고, 최근 등장한 공격 사례와 대응 방안을 공유한다. 이어 AI 기반 위협 예측 및 방어 시스템의 활용 사례를 통해 보안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닥 상장사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전환 사채로 조달한 자금으로 화장품 소매업체 '더마시모'를 인수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화장품 기업 더마시모 지분 100%를 15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광진 더마시모 대표를 포함한 주주 6명의 보유 지분을 전부 인수하는 방식이다. 인수 대금은 총 65억원으로 계약금 11억5000만원을 포함한 25억원은 현금으로 낸다. 나머지 40억원은 기존 최대주주인 김진솔씨를 대상으로 한 4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납부하기로 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더마시모 인수 목적을 “신규사업 확대와 사업시너지 효과 기대"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에스씨엠생명과학은 4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CB의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각각 2.0%로 만기일은 2028년 9월 15일이다. 전환시 발행 가능한 주식 수는 316만9572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8%에 해당한다. 최초 전환가액은 1262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번 CB 인수인은 더마시모 구주주인 김진솔씨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실물 연계형 패션 코인 ‘드레스(DRESS)’ 글로벌 거래소 상장

레드팬츠재단(Red Pants Foundation)이 발행한 가상화폐인 '드레스(DRESS)' 토큰이 오는 9일 글로벌 거래소 게이트에 상장된다고 8일 밝혔다. 레드팬츠재단은 국내에서 웹3.0 패션 크리에이터 협업 플랫폼인 '두드레스(doDRESS)'를 운영하는 아바타메이드의 협력사다. 게이트 거래소는 글로벌 거래소 순위 2~8위권의 중대형 플랫폼으로 최근 유망 알트코인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일(9일)부터 드레스·테더(USDT) 페어 거래를 지원한다. 드레스 토큰은 첫 거래소 상장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전체 발행량 20억 개 중 8%인 1억6000만개가 이미 프라이빗 세일을 통해 판매된 상태다. 이번 상장을 통해 실질적 거래 유통과 함께 시장 기반의 시세 형성 및 유동성 검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에 드레스 토큰을 상장한 프로젝트인 '드레스디오(DRESSdio)'는 'DRESS'와 'stuDIO'의 합성어다. 누구나 참여해서 원하는 옷을 만드는 공간이란 의미다. 이는 패션 브랜드 및 유통사가 주도하는 공급자 중심의 중앙집중형 패션 산업 생태계를 개인 및 크리에이터 중심의 참여형 협업 생태계(Web 3.0 플랫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드레스 토큰은 이더리움(Ethereum) 계열 폴리곤(Polygon) 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된 유틸리티 코인이다. 패션 산업계 크리에이터들의 자율 협업 기반 실물 연계형 패션 생태계인 '드레스디오(DRESSdio)' 플랫폼을 위한 전용 코인이다. 한편 건국대학교 교수인 박창규 대표가 이끄는 아바타메이드는 2023년 10월 국내 최초로 웹 3.0 패션 크리에이터 협업 플랫폼인 '두드레스(doDRESS)'를 공식 출시했다. 이어 올해 레드팬츠재단과 협력해 인공지능(AI) 및 블록체인 기술 기반 '드레스디오(DRESSdio)' 플랫폼과 이 서비스 운영을 위한 드레스 코인을 발행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리파인 EB 발행 논란…리얼티파인 “B2C 전환위한 자금조달” vs 머스트운용 “구체적 사업계획도 없이?”

부동산 권리조사 전문기업 리파인의 6%대 교환사채(EB) 발행에 대해 최대주주 리얼티파인이 '포화 상태에 이른 부동산 권리조사 분야 B2B 사업을 B2C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금 조달'이라고 8일 밝혔다. 지난 1일 리파인 지분 약 10%를 가진 머스트자산운용(머스트운용)은 주주서한을 통해 리파인의 고금리 EB발행을 비판하며 법적대응 등을 예고했다. 머스트운용은 주주서한에서 제기하는 EB 발행 등의 문제에 대해 회사 측이 제대로 된 답변과 소통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해왔다. 리얼티파인측은 에, 리파인이 부동산 권리조사 분야에서 더 이상 확장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트운용이 요구하는 주주환원에 관해 리얼티파인 측은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은 단기적인 호재"라면서 “대주주로서 중장기적으로 회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파인은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거나 다른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리파인은 B2B 중심이라 B2C로 업무를 확장하려면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연구개발을 통해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시장 확장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머스트운용 측은 8일 본지에 “회사가 자산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업 확장을 위해 자사주를 낮게 매입한 명분으로 드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회사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힌 적도 없었다"고 재반박했다. 논쟁은 행동주의 펀드(머스트운용)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리얼티파인) 간 갈등으로 고조되고 있다. 양측은 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주주 환원이냐, 투자를 통한 성장이냐로 갈린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쟁점은 리파인이 쌓아둔 자본 활용 방법이다. 리얼티파인은 투자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머스트운용은 자본을 줄여도 사업을 문제없이 이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리파인은 부동산 권리조사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90%를 넘긴 압도적 1위 기업이다. 금융기관은 대출이나 보증서 발행을 결정하기 전에 권리조사를 통해 신용·권리관계·시세 등을 검토한다. 리파인은 이런 업무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리파인은 지난 5년간 매년 2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08억원 수준이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의 적정 자본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상 가장 중요한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현재 10%대에서 40~5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자본준비금을 줄여 주주 환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이 자기자본을 500억원으로 줄여도 사업을 문제없이 이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나아가 380억원에 해당하는 사옥을 담보로 차입하면 적정 자기자본은 300억~400억원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자기자본을 5분의 1로 감소시키는 것이 최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머스트운용은 1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4월 9일 발행된 회사의 교환사채는 한국 자본시장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머스트운용은 “교환사채 발행은 무효화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를 인수한 대주주는 반환 처리 등 방식으로 피해를 원상 복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2일 스톤브릿지캐피탈과 LS증권 컨소시엄(리얼티파인)은 리파인의 지분 34.05%를 사들였다. 거래금액은 약 1603억원으로 63%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리파인을 인수하고 일주일 뒤 리얼티파인은 리파인이 보유한 자사주 13.9%(241만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355억원의 교환사채를 인수했다. 교환가액은 주당 1만4709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여 최대주주에게 지불한 가격(2만7159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자율은 연 6%로 책정됐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의 재무구조 상 교환사채를 발행할 필요가 없지만, 최대주주를 위해 저가 발행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트운용은 “EB의 발행 목적과 배경은 신규 대주주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한 뒤 대주주 스스로 유리하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규 대주주를 맞이한 이후 주식별로 다른 가액으로 거래가 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관해 리얼티파인 측은 EB의 발행 목적은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증자도 있지만, 주주 가치가 훼손되는 부분이 있어 택하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대주주 자금을 들여 자사주를 인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환사채의 사채이자율이 6%인 점도 머스트운용은 강하게 질타했다. 머스트운용 측은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의 이자율은 보통 0%이고, 기초자산 교환권의 가치가 있기에 논리적으로도 회사의 채권 조달 금리보다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파인이 EB를 발행한 목적을 최대주주의 인수금융 이자를 대신 갚아주는 것으로 머스트운용은 의심한다. 리얼티파인은 EB 발행 이후 우리은행 등 6개 금융기관에서 리파인 보유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하고 421억원을 대출받았다. 인수금융 이자율은 연 5.89% 수준이다. 머스트운용은 “대주주의 자금 조달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회사가 5.89%보다 0.11%p 높은 6.0%의 높은 이자를 무리해서 부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얼티파인 측은 교환사채 이자율이 6%라고 비판하는 건 “결과론적인 얘기"라고 맞받았다. 리얼티파인 관계자는 “지난 4월 발행한 교환사채에 관해 지난해 말 검토했다"며 “그 당시에 직전 5개년 정도 교환사채를 발행한 회사 사례를 보면 0~15%로 매우 다양했다"고 말했다. 이어 “EB를 발행한 뒤 바로 전환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자율은 큰 의미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머스트운용은 “이자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면 이자율을 0%로 했으면 됐다"고 말했다. 리파인은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머스트운용 측이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한 배당 재원 확대 안건을 상정했다. 머스트운용은 임시주총 일주일 전인 9월 17일까지 주주서한에 관해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2030년까지 수도권 연 27만호 신규주택 착공…시멘트株 강세

시멘트 관련주들이 8일 장 초반 강세다.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매년 신규 주택 27만 가구 착공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테마성 움직임을 보이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5분 기준 한일현대시멘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2%(440원) 오른 1만94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1.35%), 한일시멘트(2.56%), 성신양회(1.26%)도 오르고 있다. 전날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매년 신규 주택 27만 가구 착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 135만 가구 공급이 목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용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공급 속도를 늘리고, 수요자가 선호하는 도심 공급 확대를 위해 노후시설과 유휴 부지 등을 최대한 활용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금융당국 시어머니 네 분으로…증권가 표정 “관치 리스크 vs 견제 강화”

정부와 여당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나뉘어 있던 금융정책·감독 기능을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소비자원으로 재편하는 조직 개편안을 7일 발표한다. 금융정책과 감독을 분리해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 기능을 독립시키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업계는 “관치 리스크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시장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편안에서 금융위원회가 가진 금융정책 권한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해 '재정경제부'를 신설하고,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금융감독 총괄 역할을 맡는다. 금융감독원은 건전성 감독 역할을 맡고, 영업 행위에 대한 감독 기능은 분리·독립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담당하는 구조다. 정부와 여당은 7일 열리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당정은 이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당국 조직개편을 두고 금융투자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업계는 가장 먼저 금융정책과 감독의 역할이 분리되는 효과에 주목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정책과 감독 권한이 분리되면서 정책과 감독의 역할이 명확해져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규제 일관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기재부가 정책을 주도할 경우 자본시장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감독기관이 감독에만 치중할 경우 과거처럼 규제 강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사례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관계자는 “정책과 감독 분리가 전문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정책은 기재부, 감독은 금융감독위원회가 맡으면 결국 위에서 보는 눈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 업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업은 당국의 조직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업종은 아니다"며 “과거 커버드콜 상품 명칭 변경이나 펀드 핵심투자설명서 도입처럼 감독 당국의 개별 지시에 따라 상품 운용 방식이 조금씩 바뀌어온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편안이 운용업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D자산운용사는 “정책과 감독을 분리해 시장과 괴리를 줄이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금융위와 금감원 통합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금소원과 금감원의 검사 기능이 이원화하면 조직 간 경쟁으로 혁신성이 저하할 수 있어 R&R(역할과 책임) 정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소원 강화가 자칫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금융사 입장에서는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는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각각 통제받던 것을 이제는 금감위·금감원·금소원에서 받는 구조일 뿐"이라며 “사실상 결과는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컨트롤타워인데, 대통령실 등 상위 기관이 균형 잡힌 조정 기능을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자본시장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시어머니 4명(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 본게임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면서도 “문제 해결사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기관 간 책임 회피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수장이 따로 존재하는 만큼 컨트롤 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정책 집행과 감독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간증시] 미국 고용 둔화에 증시 ‘관망’…PPI·CPI 발표까지 제한적 흐름 전망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8월 고용 충격 이후 발표될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PPI·CPI)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9월 금리 인하 확률이 큰 폭으로 높아진 상태여서 지수는 물가지수 발표 전까지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는 ① 10~11일 PPI·CPI 결과(예상치와의 괴리), ② CME 페드워치 등 시장이 반영한 금리 인하 확률 변화, ③ 외국인 자금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증권사들은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섹터별 차별화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변동성 관리에 초점을 둔 비중 조절이 유효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9포인트(0.13%) 오른 3205.1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한 주 동안 코스피는 0.62%, 코스닥은 1.83% 상승했다. 1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1% 넘게 떨어졌다. 주 초반 반도체 업종의 대외 리스크가 불거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3.01%, 4.83% 하락한 영향이다. 이후 4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지속하며 강보합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다음 주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방향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지표가 발표된다. 지난 5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왔다. 9월 중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시장에서 99%로 평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만2000명 증가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인 7만5000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고용이 부진한 것으로 나오자 미국 국채 금리가 기간과 관계없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시장 반응은 금리 인하 쪽으로 쏠렸다. 8월 고용지표가 큰 폭으로 둔화한 건 노동 공급보다 노동 수요가 나빠진 결과로 파월 의장의 “고용 하방 위험으로 위험균형 이동" 발언을 뒷받침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99%로 나타났다. 연내 2~3회 금리 인하 컨센서스도 유지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는 뉴욕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향후 미국 기준금리 기대치를 보여주는 도구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99%"라며 “중요한 점은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단발성이 아니라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하의 주식 시장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단행 이후 시장은 금리 인하 수혜주 탐색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과 주가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신성장 업종(AI, 바이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0일에는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예상치는 전월 대비 0.3%로 지난달 0.9% 상승 대비 상승폭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에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마지막 주요 지표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전체 CPI는 7월보다 소폭 상승한 전년 대비 2.9% 상승,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7월과 비슷한 수준인 전년 대비 3.1% 상승이 예상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9월 16~17일 열릴 예정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지표 발표에 주목한다"며 “관세 여파가 반영되겠지만 최근 고용지표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진 만큼 물가 충격이 시장을 꺾을 정도의 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9일에는 1분기 고용·임금조사(QCEW) 수치 등 조정 예비치가 발표된다"며 “고용보고서상에서 민간 고용 지표가 둔화하는 상황으로 추가 하향 조정은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를 3100~33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번 주 조선, 기계 등 기존 주도주의 주가 흐름은 양호했고 동시에 9월 정기국회 시작에 따른 상법 개정안 기대감이 확대하면서 일부 지주, 증권 종목의 주가가 반등하는 등 가치주가 여전히 선호되는 환경이라고 짚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정기 국회에서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상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지주와 증권업종을 선호한다"며 “동시에 정부 정책이 신성장 업종에 집중되고, 하반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국내 AI 소프트웨어 업종에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지표들이 확인되는 10~11일까지 제한된 등락 폭 내에서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있다면 여전히 기존 주도주와 헬스케어, 미디어와 엔터, 인바운드 소비주 등 대응이 유효해 보이고, 고배당 스타일도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다음 주 고용과 물가지표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이 효과적"이라며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으로 비철목재, 건강관리, 에너지, 반도체, 호텔·레저업종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현금 부자’ 리파인…6%대 고금리 EB 발행한 이유는?

코스닥 상장사 리파인은 우량기업이다. 매년 200억원대 현금을 벌어들인다. 회사에 쌓인 현금도 1300억원이 넘는다. 리파인의 지분을 약 10% 가진 머스트자산운용(이하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주주 서한을 지난 1일 공개했다. 리파인이 지난 4월 발행한 6% 이자의 교환사채(EB)를 두고 “한국 자본시장에 있어서는 안 될 사태"라며 비판하는 내용이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이 자신들의 주주 서한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전체 주주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리파인은 부동산 권리조사 전문기업이다. 금융기관은 대출이나 보증서 발행을 결정하기 전에 권리조사를 통해 신용·권리관계·시세 등을 검토한다. 대출을 실행한 뒤에도 주기적인 권리조사가 필요하다. 리파인은 이런 업무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부동산 권리조사 분야에서 리파인의 시장 점유율은 90% 넘겨 압도적 1위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실적을 보면 전월세보증금대출 권리 조사료가 전체의 85.9%를 차지한다. 매출처는 보험사 비중(70.1%)이 압도적이다. 리파인은 보증 보험사에서 권리 조사당 수수료, 권리 보험사에서 보증금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는다. 권리조사 수가 늘거나 보증금액이 커질수록 매출이 커진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리파인은 안정적인 영업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년 평균 약 604억원 매출, 204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33%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매년 꾸준한 당기순이익이 나온 덕분에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08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6.57%에 불과하고 유동비율은 1365%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유동비율은 200%만 넘어도 우량하다고 평가한다. 지난 4월 리파인의 최대주주인 이길재 대표 외 3인은 보유한 590만534주(지분율 34.05%)를 스톤브릿지와 LS증권 컨소시엄(리얼티파인)에 매각했다. 거래금액은 약 1603억원으로 63%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당시 시세(1만6640원)를 훌쩍 뛰어넘는 주당 2만7159원에 거래됐다. 이길재 대표이사(173만주), 이창섭 사장(170만주), 김완태 사장(163만주) 등 리파인의 기존 임원 주식 전부를 사들였다. 이길재와 이창섭은 2000년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내 사내벤처로 출범할 때부터 창업을 같이 준비했다. 문제는 리파인을 인수하고 일주일 뒤 이뤄진 자사주 인수다. 리얼티파인은 리파인이 보유한 자사주 13.9%(241만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355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했다. 교환가액은 주당 1만4709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여 최대주주에게 지불한 가격(2만7159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자율은 연 6%로 책정됐다. 공시에 따르면, 리파인은 EB 발행가액을 이사회 결의일 전일 1개월과 1주일 가중 산술평균 주가에 10%를 할증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EB 조달자금은 회사 운영(인력 충원 등)에 120억원, 기타자금(론센터 신설, B2C플랫폼 강화 등)으로 235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의 재무구조상 EB 발행이 필요없지만, 최대주주를 위해 저가 발행했다고 주장했다. 1일 머스트운용이 공개한 주주서한에 따르면, 머스트운용은 “EB의 발행 목적과 배경은 신규 대주주가 신규 이사회를 구성한 뒤 신규 대주주 스스로 유리하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규 대주주를 맞이한 이후 주식별로 다른 가액으로 거래가 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설명을 요구했다. 리파인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300억원이 넘어 굳이 355억원을 교환사채로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주식별로 다른 가액이라는 의미는 리얼티파인이 리파인의 기존 최대주주에게 주식을 사들일 때(2만7159원)와 리얼티파인이 리파인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를 인수할 때(1만4709원)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머스트운용은 교환사채의 사채이자율 6%도 지적했다. 머스트운용은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의 사채이자율은 보통 0%이고, 기초자산 교환권의 가치가 있기에 논리적으로도 회사의 채권 조달 가능 금리보다 낮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 발행한 내역 15건 중 2건을 제외하고 모두 표면 이자율이 0%다. 종합하면, 리파인이 EB를 발행한 목적은 최대주주의 인수금융 이자를 대신 갚아주는 것이라고 머스트운용은 의심한다. 리얼티파인은 EB 발행 이후 우리은행 등 6개 금융기관에서 리파인 보유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하고 421억원을 대출받았다. 인수금융 이자율은 연 5.89% 수준이다. 머스트운용은 “대주주의 자금 조달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회사가 5.89%보다 0.11%p 높은 6.0%의 높은 이자를 무리해서 부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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