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기대에 주춤한 방산주…“숨 고르기냐 추세 전환이냐” [포스트 설 예보-③방산]

설 연휴를 마치면 자본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주도 섹터의 탄력 유지 여부와 이차전지,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주요 산업군이 맞이할 단기 국면을 집중 분석해 연휴 이후의 투자 지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설 연휴 이후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방산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초 급등 랠리를 이어가던 방산 업종이 최근 종전 기대감에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다. 단기 차익 실현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증권가에선 구조적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기준 주요 방산주의 연초 이후 흐름을 보면 상승 폭은 여전히 유의미하지만 고점 대비 조정폭도 만만치 않다. 올해 들어 한화시스템이 89.2%, 한국항공우주(KAI)가 42.6% 뛰며 상승을 주도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9.6% 올랐다. △한화오션(14.6%) △현대로템(5.5%) △풍산(5.9%) △LIG넥스원(3.6%) 역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형성된 연중 최고가와 비교하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LIG넥스원이 20.2%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한화시스템(-1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6%) △풍산(-13.9%) △한화오션(-12.3%) △현대로템(-11.5%)도 두 자릿수 조정을 받았다. KAI 역시 고점 대비 2.7% 밀리며 상승 속도가 둔화된 모습이다. 연초 급등세가 워낙 가팔랐던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단기 악재가 겹치며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산 상장지수펀드(ETF)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최근 일주일 기준 ETF 하위 수익률 10종목 중 방산종목은 6개나 차지했다. △PLUS K방산레버리지(-20.81%) △KODEX K방산TOP10레버리지(-20.25%)는 20% 이상 하락했고 △KODEX K방산 TOP10(-10.52%) △PLUS K방산(-10.32%) △TIGER K방산&우주(-10.24%) △SOL K방산(-9.93%)도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코스피가 지난 5일 약 4% 급락하는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7.3%), 현대로템(-9.4%), 한국항공우주(-5.4%)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급락한 영향이 컸다.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회담이 열리고, 미국이 종전 협상 시한을 제시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전쟁 장기화에 베팅했던 투자 심리가 빠르게 식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산주가 급등했고, KODEX K방산TOP10레버리지와 PLUS K방산레버리지는 한 달간 각각 6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종전 기대가 부각되자 '전쟁 프리미엄'이 빠르게 일부 반납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급락을 구조적 둔화보다는 '숨 고르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방산주 대표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과 지역 믹스 악화 영향으로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37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감안하면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주가 급등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용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행으로 유럽 방산 피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한국 업체도 동반 조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수출 증가와 이익 개선이라는 핵심 투자 포인트는 강화되고 있다"며 “올해 방산 커버리지 기업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20~40%대 영업이익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시적 조정 국면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로봇에 들썩인 이차전지株…“실적 없는 랠리는 오래 못 간다” [포스트 설 예보-➁이차전지]

설 연휴를 마치면 자본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주도 섹터의 탄력 유지 여부와 이차전지,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주요 산업군이 맞이할 단기 국면을 집중 분석해 연휴 이후의 투자 지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섹터가 3년 만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이차전지 광풍 이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배터리를 로봇이 끌어올렸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지난달 처음 공개되면서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 업황 부진의 근본 원인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를 전고체 배터리가 대체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반등이 이차전지 업황 회복보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와 테마성 수급에 따른 결과인 만큼,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개 이차전지 기업을 담은 KRX 이차전지 톱(TOP)10 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이날까지 21.82% 상승했다. 10개 기업 주가는 같은 기간 모두 상승했다. 10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 SKC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이차전지 섹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이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로봇 구동에 필요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코스닥에 상장된 '에코프로 삼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는 다른 이차전지 종목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혜 기대와 함께 연초 증시의 주요 테마인 로봇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이 확산하면서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주로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로봇에 쓰기엔 화재 위험과 에너지 밀도가 낮은 문제가 있다. 안전성과 밀도를 높인 전고체 배터리는 로봇 시대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에 대한 기대감이 전고체 전지로 확산하면서 관련 종목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3월 '인터배터리' 행사를 앞두고 1월 말부터 주가가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셀 업체 중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수혜주로 지목됐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삼성SDI 주가는 43.04%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셀 업체 대비 상승폭이 컸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고체 배터리가 실제 수요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M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전망과 배터리 탑재 용량을 감안해 추정한 결과 2030년 기준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밑도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제품 수요와 배터리 교체 수요를 반영하더라도, 단기간에 셀이나 소재 기업 실적을 좌우할 만한 규모는 아니라는 평가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수요를 이차전지 섹터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해석하기에 정량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는 장기적인 신규 응용처로서 잠재력은 유효하나 당분간 이차전지 셀과 소재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산업 업황은 전방산업인 글로벌 전기차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 증대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중국 업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배터리 셀 출하량은 회복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사업 내 높은 수익성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의 수요 둔화는 국내 업체의 출하량과 수익성 전반에 부담 요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미국 전기차 소비자 세액공제 종료 이후 북미 시장 내 중대형 전기차 배터리 셀 수요가 급감하면서 포드와 약 9조6000억원, FBPS와 약 3조900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또한 제너럴모터스(GM)는 보조금 종료 이후 전동화 전략을 순수 전기차 중심에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포드 또한 전기차 전략을 대형 BEV 중심에서 하이브리드, EREV, 소형 EV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셀 업체 가동률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등 주요 소재 업체들의 수요 역시 같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다음 달 초 열리는 '인터배터리'를 전후로 소재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모멘텀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매년 3월 열리는 국내 최대 글로벌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를 앞두고 주가가 선제적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형 셀 기업의 주가 하방 압력이 제한적인 시기에는 개별 모멘텀이 있는 중소형 소재주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차세대 소재나 핵심 광물 공급망 재편 관련 기업은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위는 막혔고 아래는 아직”…단기 방향성은 원화 강세 우위 [포스트 설 예보-➀환율]

설 연휴를 마치면 자본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주도 섹터의 탄력 유지 여부와 이차전지,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주요 산업군이 맞이할 단기 국면을 집중 분석해 연휴 이후의 투자 지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연휴 이후 원·달러 환율(달러값)은 일본 엔화 흐름과 달러 수급에 따라 방향이 갈릴 전망이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가 커진 가운데,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값은 점진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내국인 해외투자와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에 따라 상승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값은 전 거래일보다 4.7원 높은 1444.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달러값은 지난해 12월 24일 1483.4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외환당국이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단기 급등세는 진정됐다. 1월 한때 1430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47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최근 1440~145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흐름을 추가 상승보다 '점진적인 오버슈팅 해소' 국면으로 보고 있다. 엔화 강세 동조와 트럼프 정책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역내 달러 수급 개선이 달러값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휴 이후 달러값 향방을 가늠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것은 일본 엔화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화와 원화의 움직임은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달러·엔과 달러·원 환율의 상관계수가 0.95 수준에 달했다. 이 같은 동조화의 첫 번째 배경은 '프록시(proxy)' 관계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핵심 통화로 인식한다.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가 작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는 아시아 통화 전반에 대한 전망을 반영할 때 엔화를 기준으로 삼고, 원화를 엔화의 대리 통화처럼 거래하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과 일본이 모두 '대미(對美) 투자 확대'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약 3500억달러,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예정돼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투자 재검토 가능성이 부각되면 두 나라 모두 환율 이슈에 동시에 노출된다. 특히 미국의 무역·통상 압박이 거세질수록 엔화와 원화가 같은 방향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엔화값(엔·달러 환율)은 이달 초순 157엔까지 올랐지만, 점차 하락해 13일 153엔 안팎을 기록했다.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가 총리직에 오른 뒤 재정 확대 기조를 펴며 엔화는 약세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9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한 뒤 일본 엔화는 강세로 반전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엔화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일본 재무당국의 공조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시장에 남아 있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도 엔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원화 역시 동반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선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친 것이 달러값이 더 오르지 않도록 막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 외횐당국은 고강도 구두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등 환율 안정을 위한 각종 조치를 내놨다. 그럼에도 최근 달러값은 1997년 외환위기(1962원)와 2008년 금융위기(1570원)을 제외하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례적인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경제지표나 내외금리차 등 전통적인 매크로 변수보다 정책과 수급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123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내국인 해외투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국인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경상수지의 약 93%에 달해 경상수지 흑자발 원화 강세 압력이 상당 부분 상쇄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연초 이후 코스피의 수익률이 글로벌 주식시장 1위인 점 등을 이유로 달러 수급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단기 수익률 개선과 풍부한 유동성, 정부의 세제 인센티브가 국내 시장으로 자금 이동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작년보다 내국인 해외투자로 인한 환율 상승 압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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