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10년 후를 본다"…

[편집자 주]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비은행부문, 디지털 플랫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상반기 성과와 남은 과제 등을 짚어본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올 초 연임을 확정 지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곧바로 ESG(환경·사회·거버넌스)·글로벌·플랫폼 금융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앞서 신년사에서 "지금은 기업의 생과 사가 결정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이라 평가하며 ESG·글로벌·플랫폼의 새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강화에 힘입어 매년 실적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 회장이 그리는 것은 10년 후의 모습이다. 그는 올해를 ‘2030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시기’로 보고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ESG·글로벌·플랫폼, 김 회장의 키워드 김 회장은 올해 플랫폼 금융, 글로벌 금융, 사회가치 금융(ESG) 세 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향후 10년을 대비할 수 있는 핵심 가치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이사회 내 ESG 위원회인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함영주 부회장을 새로 신설된 ESG부회장으로 선임해 ESG 경영의 실행력을 높였다. 글로벌부회장은 이은형 부회장이 계속 맡도록 했으며, 새로 디지털부회장을 신설해 지성규 부회장을 임명했다. 각 부문 부회장들의 진두지휘 하에 추진 동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SG 경영은 금융지주사들의 최대 화두로, 하나금융은 2030년을 목표로 중장기 목표를 세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 ESG 중장기 목표인 ‘2030 & 60’과 ‘제로(ZERO) & ZERO’를 수립했다. 2030 & 60은 2030년까지 환경·지속가능 부문에 60조원의 ESG 금융을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ZERO & ZERO는 2050년까지 그룹 사업장 탄소배출량과 석탄 프로젝트 금융에서 모두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 지원에 2025년까지 83조원을 공급하기로 목표액을 확대하고, 하나은행의 그린론 주선과 채권 발행, 그룹사의 ESG 캠페인 추진 등 ESG 경영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해외 사업 비중을 40% 확대한다는 글로벌 2540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달 해외에서 낭보가 잇따랐다. 하나금융이 지난 11일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 예비인가를 취득한 데 이어 하나은행은 대만 ‘타이베이 지점’ 개설 인가를 획득했다. 글로벌 부문과 플랫폼 금융을 결합해 김 회장의 미래 구상을 실현한 결과도 있다. 하나금융과 모바일 플랫폼 라인이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에 라인 뱅크(LINE Bank)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은행이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첫 번째 사례다. 하나금융은 현지 위주의 전략으로 디지털 사업을 확대하고, 현지 특성에 맞는 금융상품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비은행 효과’ 최대 실적 행진…주가 상승도 기대감 그동안 김 회장이 강조한 포트폴리오 강화 구상이 효과를 보며 하나금융의 최대 실적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8344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7% 상승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방해 성장을 견인했다. 각 비은행 자회사 1분기 순이익을 보면 하나금융투자 1368억원, 하나카드 725억원, 하나캐피탈 60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92.9%, 139.4%, 37.8% 등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나금융에서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39.9%까지 성장했다. 1년 전에 비해 14.1%포인트 확대됐다. 하나금융은 그룹 내 비은행 이익 기여도를 2025년까지 30% 이상으로 굳혀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나금융 비은행 기여도는 2017년 20.9%, 2018년 21.6%, 2019년 24%, 지난해 34.3%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호실적 행진 속에 하나금융의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나금융은 증권사들의 금융 선호주로 꼽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17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데다, 보통주자본비율(14.1%)도 가장 높아 자본력이 탄탄하다고 여겨진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1배로 낮은 상황이라 상승여력도 크다. 하나금융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꾸준히 중간배당에 나서면서 주주환원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지난 15일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을 6월 30일로 공시했다. 금융당국 압박 속에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하나금융은 중간배당 의지를 실현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탄탄대로 속에 금융권 관심은 하나금융의 성장을 이끌어 온 김정태 회장 이후의 인물이 누가 될 지에 쏠려 있다. 김 회장은 2012년 회장직에 오른 후 2015년, 2018년, 그리고 올해 연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경우 그동안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이었던 김 회장의 성과를 이어받을 후계자를 양성해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하나금융그룹 사옥.

조용병

[편집자 주]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비은행부문, 디지털 플랫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상반기 성과와 남은 과제 등을 짚어본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는 그간 조용병 회장이 수 차례 강조해 온 ‘일류신한’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비은행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의 규모나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고,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각종 기반들도 착실하게 다져놨다. 다만 신한금융 역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돼 대손충당금을 쌓은 점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하반기 일류신한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탁월한 리스크 관리 능력은 물론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음식주문 배달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한금융이 보유한 플랫폼 역량과 확장 가능성을 시장에 확인시켜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넘볼 수 없는 2강 체제...대장주도 탈환할까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와 함께 금융지주사 ‘2강’ 체제를 공고하게 다졌다는 것은 금융권 모두가 부인할 수 없는 공통된 사실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191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8%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비은행부문 비중이 작년 말 41%에서 올해 1분기 48%로 절반 수준에 육박한 점이 눈길을 끈다. 원신한 전략을 바탕으로 그룹사 간에 협업이 활성화된 점이 비은행부문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금융사의 판매 관리비를 영업이익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하는 그룹 총영업이익경비율(CRI)이 40.6%로 10년새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작년 하반기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며 향후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에 금융주 대장주 자리를 빼앗긴 점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미국발 금리 인상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들어 28.05%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20조8190억원으로 KB금융(23조773억원)보다 2조2583억원 적다. 전문가들은 신한지주가 금융주 대장주 자리를 추월당한 가장 큰 배경으로 사모펀드 사태를 꼽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사모펀드 사태에서 비껴간 것과 달리 신한금융지주는 라임사태 등에 연루되면서 리스크 관리, 즉 이익 안정성 측면에서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음에도 라임펀드 등 투자 상품 손실액 약 4725억원을 반영하면서 KB금융지주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가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는 10년에 한 번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며 "금융사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1순위인 리스크 관리가 향후 10년 간에 금융주 주가 흐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신한금융에서)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으면서 실적이 더욱 큰 폭으로 올랐을 것이고, 시장에서도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와 중장기적인 이익 안정성에 큰 확신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류 신한, '디지털혁신플랫폼'에 달렸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규모나 시총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앞으로는 조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혁신플랫폼’이 일류 신한의 향방을 가로 지을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반신반의하는 신한금융의 디지털 플랫폼은 바로 음식주문 배달앱이다. 신한은행은 음식 배달대행사인 인성데이타와 배달플랫폼 운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12월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 신한은행이 배달 앱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금융사가 무슨 배달 앱이냐" 등의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의 금융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출시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이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대출 약정액 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금융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신한은행이 연내 내놓을 배달 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이 담보, 보증, 오프라인 매장 등을 갖춘 기존 사업자 대출 시장에서 소외되거나 다소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점에 착안해 스마트스토어 매출, 고객문의 응답속도 등 비금융데이터와 금융데이터를 결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개발했다. 네이버가 출시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이 금융사의 기존 대출과 차별화를 이룬 것과 같이 신한은행이 선보일 배달앱도 기존 배달앱 시장을 장악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와 뚜렷한 차별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배달앱이 소비자와 가맹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면, 신한은행의 배달앱은 가맹점, 배달노동자, 소비자 등 다수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배달 앱과 금융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 "배달앱 수수료 경쟁 지양해야...금융패키지 제공 관건" 다만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선보인 공공배달 플랫폼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한 점을 신한은행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의 배달 플랫폼이 일류 플랫폼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경쟁을 지양하는 것은 물론 신한금융이 보유한 핵심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배달의민족, 요기요는 일상 속에서 습관화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신한은행의 쏠 앱이 아무리 많은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수수료 경쟁만으로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영세 음식점, 소상공인들로부터 확보한 별점 리뷰, 매출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배달의민족 등은 제공하기 어려운 단기운전자금 대출을 지원하거나 계열사의 역량을 활용해 폭넓은 금융혜택 패키지 등을 제공한다면 비금융과 금융을 결합한 신한만의 차별화된 플랫폼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배달앱과 별개로 신한금융그룹이 지난달 경기도 판교에 개소한 디지털 이노베이션 휠도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이노베이션 휠은 디지털혁신플랫폼 개발 조직인 ‘‘TODP(Total Online Digital Platform) 추진단’의 공식 사무소다. TODP 추진단은 해당 사무소에서 자체적인 개발 및 지분투자, 인수합병(M&A)을 병행하며 생활서비스, 메타버스 등 비금융 콘텐츠를 구축하고, 디지털혁신플랫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회장은 개소식에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혁신플랫폼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신한금융 측은 "지난 3월 금융사 최초로 디지털 사업 및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3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투자 여력을 확보했으며, 그룹의 이익 다변화 노력은 물론 ESG 경영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사모펀드 관련해서는 1분기까지 최대한 충당금을 적립했고, 앞으로 추가적으로 적립할 충당금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신한금융그룹.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신한은행 모바일뱅킹 앱 '신한 쏠(SOL)'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지주사 면모 갖춘다…ESG·디지털·통합에 매진

[편집자 주]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비은행부문, 디지털 플랫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상반기 성과와 남은 과제 등을 짚어본다.[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회복탄력성을 뜻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언급했다. ‘외부 충격으로 수축된 스프링이 강한 활력으로 더 강하게 튀어오르듯, 외부 리스크를 잘 걸려내 새 기회를 발굴하는 혁신 기업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손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더 과감히 혁신해 반등하는 2021년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우리금융의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과 디지털 강화, 그룹 통합 등에 매진했고,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주사로서 제 모습을 갖춰가는 데 손 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뚜렷한’ 실적 개선…ESG·디지털 강화 우리금융은 올 들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지주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716억원으로, 2019년 지주사 전환 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한 규모다. 특히 비은행 순이익이 분기 첫 1000억원을 돌파하며 새로 편입된 자회사들 효과를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엔 전년 대비 146.9%나 증가한 534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코로나19 충당금 부담과 사모펀드 부담에서 벗어난 데다 비은행·비이자이익 부분이 개선돼 올 한 해 실적 상승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그룹 성장기반 확대, 디지털 넘버원 도약, 경영 효율성 제고, 브랜드·ESG 경영 강화, 리스크·내부통제 강화, 글로벌 사업 선도 등을 강조했다. 특히 이중 금융지주사들의 화두인 ESG 경영 강화와 디지털 넘버원 도약을 위해 힘을 쏟는 상반기를 보냈다. 지난 2월에는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그룹 ESG 경영의 컨트롤타워에 힘을 실었다. 국내 금융지주사 첫 ESG 인증 최고등급을 획득하고, 지주사 설립 후 처음 ESG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뉴딜·혁신금융 지원, 정책형 뉴딜펀드 참여 등을 발표하며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ESG 캠페인 실시, ESG금융 원칙 제정 등 그룹 전사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손 회장이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그룹 디지털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부문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연초 그룹 공동 클라우드를 구축하면서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기반을 다진 것은 물론, 최근에는 그룹 통합결제 개방형 플랫폼 구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 금융지주사들의 페이 플랫폼과 달리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다른 금융사 고객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해 금융지주사들의 결제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꾸준한 M&A 추진…'완전 민영화' 본격 시동 그룹 성장기반 확대를 위해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완성이 가장 필요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어 증권사, 보험사 등 굵직한 금융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는 아직 어려운 분위기다. 이 가운데 손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우리금융에 자회사 편입시키며 작은 규모의 금융회사부터 인수하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서 자본 여력이 커진 것도 긍정적이다. 향후 마땅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경우 M&A를 본격 추진하겠다는 것이 우리금융의 입장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지분 매각 절차에 시동을 건 만큼 앞으로는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예보는 지난 4월 우리금융 주식 2%(1530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2019년 6월 로드맵 발표 후 처음 절차를 실현한 것으로,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세에 따라 매각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 지분에 대한 록업(lock up)이 해제되는 7월 9일 이후 추가 매각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 BEP(손익분기점) 수준인 1만2205원 이하에서 추가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현 주가에서 오버행 우려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기준 우리금융 주가의 종가는 1만1450원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우리금융을 100% 완전 민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손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제재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최종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 처분을 받았다. 앞서 금감원은 직무 정지 처분을 사전 예고했으나, 우리금융이 라임펀드 배상에 나서는 등 소비자보호 구제 노력을 했다는 점을 반영해 제재 수위를 한 단계 낮췄다. 송두리 기자 dsk@ekn.kr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금융그룹.

상반기

[편집자주]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비은행부문, 디지털 플랫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상반기 성과와 남은 과제 등을 짚어본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KB만의 강점을 살려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온리 원(Only One) 금융서비스를 만들어갑시다."(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신년사 중 일부)2014년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선망의 대상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금융권을 뒤흔든 사모펀드 사태에서 모두 비껴간 데다 작년 하반기 3연임에 성공하며 2023년 11월까지 KB금융지주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윤 회장이 작년 9월부터 줄곧 외쳐온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윤 회장은 남은 하반기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Liiv M), 마이데이터 등을 중심으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을 혁신하는데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실적, 리스크관리...윤종규 회장, 경영지표 ‘합격점’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상반기 주가, 실적, 리스크관리 등 각종 경영지표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3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작년 9월 KB금융지주 주가에 대해 "참담한 수준"이라고 토로했지만 올해 들어 미국발 금리인상 기대감 등에 힘입어 KB금융지주 주가가 30% 급등하면서 금융주 대장주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날 현재 KB금융지주 시가총액은 23조6179억원(유가증권시장 18위)으로 신한지주(21조2322억원·유가증권시장 20위)를 앞선다. 1분기 순이익은 1조2701억원으로 지주사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금융지주사 1위 자리를 지켰다.윤 회장이 올해 KB금융그룹 경영전략 키워드로 제시한 △핵심경쟁력 강화, △ 글로벌 & 신성장동력 확장, △ 금융플랫폼 혁신, △ ESG 등 지속가능경영 선도 △ 인재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 등 5가지 방향 역시 대체로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외국계은행 최초로 미얀마에서 현지법인 라이선스를 취득해 KB미얀마은행을 설립했으며, 선진국 시장에서는 홍콩과 뉴욕 지점을 중심으로 기업금융(IB) 영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금융플랫폼 혁신, 첫번째 관문은 ‘리브엠 확장’ 다만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줄곧 강조하는 금융플랫폼 혁신을 이루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은 직원들에게 아마존의 사례를 들어 고객 중심을 넘어 고객 집착에 기반을 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 플랫폼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른 지주사와 달리 KB금융만이 선보이는 차별화된 혁신금융서비스는 단연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Liiv M)이다. 국민은행의 금융·통신 융합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은 금융사가 최초로 이동통신업계에 진출한 사례로 2019년 4월 혁신금융 서비스 1호 가운데 하나로 지정됐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가장 큰 배경으로 ‘초개인화 서비스’를 꼽고 있다. 쉽게 말해 알뜰폰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통신 데이터와 자사가 갖고 있는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알뜰폰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우선 KB국민은행이 금융 데이터와 결합할 수 있는 유의미한 통신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10만명에 달하는 리브엠 가입자 수를 더욱 큰 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다. 그러나 당국이 노조 측의 의견을 수용해 알뜰폰 서비스를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만 제공하도록 제한한 만큼 향후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SK텔레콤, KT 등 기존 통신 3사를 넘어 국민은행만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프리미엄 마케팅을 강구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외부에서 알뜰폰 고객을 신규로 유치하기보다는, 1000만명이 넘는 KB금융의 고객들(그룹 디지털채널 고객 수 기준)을 알뜰폰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1차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KB금융이 보유한 핵심 고객들을 알뜰폰 고객으로 유치할 경우 금융과 통신 간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민은행은 월 30GB의 데이터를 월 3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식으로 리브엠 요금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기존 통신사의 충성고객들을 리브엠 고객으로 유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존 통신 사업자들이 요금제가 저렴한 편이 아님에도 오랜 기간 독과점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 가치나 멤버십 관점에서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은행 자산가 관점에서 보면 단순 요금제를 몇만원 아끼기 위해 기존 통신사에서 국민은행 리브엠으로 갈아타기에는 명분이 약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민의 상당수가 국민은행 한 곳 혹은 그 이상의 계열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 KB금융 고객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리브엠 혜택이나 차별화된 서비스 등을 정교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이 다음달 중 리브엠 관련 단말기 대출을 출시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은 통신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학생, 주부 등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에게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특화요금제 출시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채널에서 마케팅을 강화해 더 많은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New KB스타뱅킹’ 역시 윤 회장이 공언한 ‘넘버 원 플랫폼 기업 도약’으로의 방향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거세지면서 금융플랫폼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금융사의 미래 경쟁력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고객들이 비대면으로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앱 성능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연내 선보일 ‘New KB스타뱅킹’은 인터넷과 모바일 시스템을 분리해 모바일 앱 중심의 운영 독립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개인의 연령, 소득금액, 직업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뱅킹 페이지 안에서 맞춤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안하는 개인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국민은행 측은 "핵심 금융플랫폼 중심의 과감한 혁신을 통해 그룹 주요 앱의 종합금융플랫폼화를 추진하고,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New 스타뱅킹은 KB금융 계열사와 공공기관 및 핀테크 업체와도 연결할 수 있는 확장형 종합 플랫폼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Liiv M)’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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