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李대통령 “韓中 경제협상채널 확대…FTA 서비스투자협상 가속”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진행된 중국 신화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협상을 가속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 분야의 실질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 채널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에 실질적 진전 이뤄지도록 협의를 가속화해 새로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공급망 협력 필요성도 부각했다. 그는 “(중국과) 1992년 수교 이래 상호 보완적인 산업 구조와 공급망을 형성해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양국의 교역·투자 관계는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활발한 경제적 교류는 아태 지역, 나아가 글로벌 산업·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이라며 “양국이 향후 지속적으로 산업·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고,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 정상 간 회담에서 통상·산업 분야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한반도 평화·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공동인식을 기초로 양국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비핵화·평화를 실현할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평화의 문제'에서 한반도 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우리는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기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오전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경주로 이동한다. 시 주석은 이후 31일 APEC 정상회의와 만찬에 참석하고 11월 1일에는 이 대통령과 한중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방한 기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과 경제단체장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트럼프 “韓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李대통령 요청 하루만에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한국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요청을 한 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단순한 군사 결정이 아닌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미국의 기술 지원·연료 공급이 수반되는 사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미국의 정책 전환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양국 조선 협력의 상징적 장소다. 한화는 지난 8월 미국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일환으로 해당 조선소에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중국이 필리조선소 등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한 대응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하면 한국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해 한반도 방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을 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승인 입장을 공개함으로써,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추진 잠수함 운용에는 저농축 우라늄 연료가 필요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가 불가피하다. 다만 이번에 추진되는 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 “한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 인하의 대가로 3500억달러를 지불(pay)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고, 부유한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은 총 6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는 직접 현금 투자,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투자금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 말미에 “훌륭한 총리와의 훌륭한 여행이었다"고 적었다가 이후 “훌륭한 한국의 대통령과의 여행이었다"고 정정했다. 연합뉴스

[경주 APEC] “노딜도 불사” 배수진, ‘연 200억弗’ 10년 할부 관철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방안을 핵심으로 한 한미 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일본이 미국에 '투자 백지수표'를 제공하는 5500억달러 투자 MOU에 서명해 우리 협상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서도 교착 장기화를 각오한 배수진 끝에 연간 200억달러 투자 한도 설정 등 일본보다 개선된 조건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세부내역에 합의했다"며 “양해각서(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 돼 있고, 팩트시트도 양국간 세부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주 정상회담 담판을 통해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최대 쟁점이던 현금 직접투자는 2000억달러로 정하되, 한국의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묶었다. 애초 미국은 7월 30일 큰 틀 합의 이후 투자 패키지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그것도 단기간 '선불'로 송금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한국 측이 '외환 위기'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자 미국이 분할 투자안에 동의했고, 이에 따라 극적 합의가 성사됐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현금 투자 비율을 놓고도 한미 간 공방이 격화됐다. 우리 정부는 당초 3500억달러 중 직접(현금) 투자를 5% 이내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보증으로 충당한다는 구상이었으나, 일본이 '백지수표'식 5500억달러 MOU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요구가 한층 거세졌다. 정부 내부에선 한국과 일본의 경제 규모 차이, 원화와 기축통화인 엔화의 위상 차이를 감안할 때 일본식 조건을 수용하면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했다. 이에 정부는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유럽보다 불리하다는 내부 여론에도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합리적 패키지를 만들겠다며 사실상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임했다. “(미국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타임 인터뷰)이라는 이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당시 정부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정부는 대외적으로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무 채널에선 설득 중심의 '강온 병행' 전략을 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라인을 축으로 한국이 조선 등 미국 제조업 부흥에 필수적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과도한 현금 요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라며 조정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김 장관을 “터프한 협상가라고 들었다. 조금 더 능력이 부족한 분을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협상 기류를 방증한다. 한국은 일본보다 늦게 투자 협의를 매듭지었지만, 분할 투자와 함께 여러 조건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일본이 5500억달러 전액을 현금 투자 중심으로 합의한 반면, 한국은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만 현금으로 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 산업 부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별도 할당했다. 마스가 협력 투자는 한국 주도로 진행되며, 한국 조선사의 대미 직접투자(FDI)는 물론 국내 공적금융·민간은행 보증을 포함하는 구조다. 신규 선박 도입 시 장기 금융을 통한 선박금융도 포함돼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은 높였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한화그룹 필리조선소 사례 등 대미 조선 투자 확대 흐름을 감안하면, 정부 직접 부담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1500억달러를 경감한 효과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투자 MOU에는 '원리금 회수가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한다는 원칙과, 프로젝트 진행 정도에 따른 단계적 집행(선불 금지)이 담긴다. 또한 일본이 프로젝트별 SPV(특수목적법인)로 자본금을 대는 방식인 데 반해, 한국은 전체 프로젝트를 '엄브렐러(우산) 구조'로 묶어 운용함으로써 특정 프로젝트 손실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상쇄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확보했다. 관세 측면에서는 자동차 관세 25%→15% 인하와 함께,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에 대한 최혜국 대우가 향후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투자 MOU 서명은 특별법 제정과 국회 동의 이후에야 가능하다. 김용범 실장은 “우리는 (한미 투자) MOU에 MOU 서명을 위해 법을 제정해야 하고, 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며 “이름은 몰라도 대미 투자기금이 신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매년 30조원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간다는 측면에서 국내 외환시장과 산업에 충격이 없을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번 타결안에는 그동안 언급되던 통화스와프는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정치 상황에 따라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걱정이 계속 따라다닐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연구기관 관계자는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수요가 연간 30조원 새로 생기는 말인데, 외환시장에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영향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국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시경제 관점에서 그나마 플러스를 기록했던 부문이 설비투자인데, 기업 돈이든 정부 지원이든 한국 설비를 늘릴 돈이 매년 미국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어떻게 우리 국내총생산(GDP) 구성항목 중 투자에 영향이 없을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한미 관세협상 합의…“대미 투자 年한도 200억 달러”

한국과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행한 관세 후속 협상에서 사실상 타결을 이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세부내역에 합의했다"며 “양해각서(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 돼 있고, 팩트시트도 양국간 세부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상호관세 및 품목관세 인하와 대미 금융투자를 골자로 큰 틀의 합의에 이른 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금융투자 패키지의 구성안을 놓고 세부 협상을 이어온 바 있다. 투자 패키지의 세부 구성에 대해 김 실장은 “3500억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며 “중요한 점은 연간 투자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0억달러 투자가 한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있고,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 협력과 관련해 한국 기업 주도의 추진 원칙이 확인됐다. 김 실장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 마스가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특히 신규 선박의 건조 도입 시에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포함해 우리의 외환 시장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밝혔다. 관세 인하 범위도 구체화됐다. 그는 “상호 관세는 7월 30일 합의 이후 이미 적용되고 있는 대로 15%로 인하해 지속 적용하기로 했으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도 15%로 인하된다"며 “품목 관세 중에서 의약품 복제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으며 항공기 부품, 제네릭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경우에도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 대비해서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된다. 적용 시점은 이르면 11월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MOU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금 신설이나 보증채 발행 등에 관한 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그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시점에 속하는 달의 첫날로 소급해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투자 회수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그는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도록 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며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이 각각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게 돼 있지만, 한국이 20년내 원리금 전액 상환을 못 받을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간 조달 한도를 설정하고, 특수목적법인(SPV) 구조를 통해 프로젝트 간 손익을 상쇄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외환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는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김 실장은 “통화 스와프는 3500억달러 현금투자를 연간 한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 외환시장이 도저히 감내할 수 없다면서 나온 이야기"라며 “한국이 주장하는 외환시장 문제에 대한 상호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연도별 한도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미국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급적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정부는 한미 금융패키지가 산업 경쟁력을 한층 발전시키고, 양국 산업 공급망 공고해지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한미 정상, 경주서 87분 회담…경제·외교 라인 총출동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양국 경제·외교 분야 참모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87분간 진행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회담은 오후 2시39분 시작해 4시6분에 종료됐다. 두 정상은 오후 2시11분께 박물관에서 조우해 공식 환영식과 무궁화 대훈장 수여식을 먼저 치른 뒤,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에 들어갔다. 한국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경제·외교 라인 핵심 참모들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관세협상 카운터파트가 대거 참석했다. 지난 8월 정상회담 당시 '핫라인'을 구축했던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회담 종료 후 공동 합의문 발표 등 별도의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다른 6개국 정상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기업 뛰는데 정부는 제자리···현대차 ‘수소 경제 활성화’ 고군분투

29일 오전 경주 예술의전당 인근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최대 규모 부대 행사인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회식이 열려서다. 현장을 찾은 글로벌 정재계 인사 1만7000여명은 대한민국의 수소 및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수소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선보인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현대차는 예술의전당 앞 중앙 광장에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전시하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꽤 많은 사람들이 차량에 관심을 보였다. 글로벌 정상급 외교 무대에서 신형 넥쏘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일반 관람객을 위해 경주엑스포대공원에 마련된 'APEC 경제전시장'에서도 넥쏘를 선보이고 있다.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의 원리모형도 전시된다. 현대차그룹은 30일 APEC CEO 서밋 세션 발표 주제도 수소로 정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나서 '수소, 모빌리티를 넘어 모두를 위한 차세대 에너지로'를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현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도 힘을 보탰다. SK이노베이션은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현대차 수소버스 20대를 행사 셔틀버스로 지원했다. CEO 서밋 행사장인 예술의전당 등을 오가는 사람들은 이 버스를 탑승하며 한국의 수소 기술을 경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셔틀버스 외관에 사명보다 '친환경 수소버스'라는 문구를 더 크게 써넣어 눈길을 끌었다. 재계는 일찍부터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아왔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뜻을 모아왔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주도하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는 포스코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HD현대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삼성물산 등도 동참하고 있다. 문제는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나 수소경제 구현이 기업의 의지만으로는 힘들다는 점이다. 초기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안전 관리, 인증 등도 기존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재계가 수소에서 미래를 찾은 것도 문재인 정부 시절 확신한 지원을 약속받은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나라기도 하다. 2021년 시행된 이 법은 수소경제위원회 설치 등 수소경제 육성과 안전관리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재명 정부 역시 친환경차 보급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환경부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과정에서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사실상 제한하는 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정부의 수소전기차 및 수소경제 활성화 대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과 협업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시장 확대 작업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국감장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 의원이 “정부가 수소경제와 무공해차 전환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수소차 보급은 정체 상태에 빠졌다"고 질타하는 장면에 연출됐다. 박 의원은 정부가 스스로 수소차를 구매하기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2029년까지 802대의 경찰버스를 수소버스로 교체하겠다는 계획 아래 현대차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현재까지 구매한 차량은 16대에 불과했다. 심지어 올해 신규 구매 예산도 전액 삭감된 상태다. 정부의 실기로 탄소중립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공공부문에서 수소버스 도입을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수소전기차 및 수소버스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연도별 수소전기차 등록 현황을 보면 2018년 731대, 2020년 5843대, 2022년 1만256대 등으로 꾸준히 늘다 2023년 4673대, 지난해 3784대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1237대가 등록되는 데 그쳤다. 정부 상황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는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수소전기차가 방해가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한 기업 최고위층 임원이 나서 수소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이를 묵살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10년 이상 중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 한국은 민관이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확보했는데 지금 주춤한다면 경쟁국에게 기회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경주APEC]李 대통령, 트럼프에 “핵잠 연료 허가” 요청…관세협상·안보 현안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와 원자력협정 개정, 방위비 분담, 조선업 등 산업 기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아직 협상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매우 곧 타결할 것"이라고 밝혀 급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지난 8월 워싱턴 회담 이후 65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마주했다. 공식 환영·친교 행사에 이어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약 40분 늦은 오후 2시39분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사전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나라 최고 등급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특별히 제작한 천마총 금관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협상 등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한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9개월이 됐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 8곳의 분쟁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며 “피스 메이커 역할을 잘 하고 계시다"고 치켜세운 후 “트럼프 대통령께서 가진 큰 역량으로 전 세계와 한반도에 큰 영향을 만들어 주신다면 여건을 만드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아직 제대로 수용 못해서 불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은 그 자체로 한반도에 평화의 온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것이 씨앗이 돼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수 있어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동맹의 진화를 강조하며 방위비 증액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동맹 현대화와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돼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을 통해, 방위 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 방위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핵연료 잠수함 건조를 위한 사용후 핵원료의 농축·재처리 허용 등 원자력 협정 개정을 공식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핵 추진 잠수함 연료를 공급받게 대통령께서 결단을 해 달라"며 “가능하다면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해서 한반도 동해, 서해 해역에 대한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 부담도 줄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워싱턴DC 회담에서 합의됐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등 산업 기술 협력 의지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투자 확대를 통해, 대미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 제조업 부흥과 조선 협력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면서 “그게 대한민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미국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오래된 한미 동맹을 심화하는데 크게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담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회담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한반도에서 여러분(남과 북)이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면서 “김정은을 매우 잘 안다.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 우리는 정말 시간을 맞추지를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CEO 서밋 기조연설에선 한미 관세협상의 이른 타결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의 무역합의를 매우 곧 마무리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과 획기적인 협정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CEO서밋 개막 특별연설에서 한국이 다자주의의 부활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AI) 등 산업 기술 협력 강화를 다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7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특별 만찬을 갖는다.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태국, 싱가포르 정상들도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경제 협력'을 주제로 의견을 나눈다. 또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시 주석과 최근의 희토류 수출 규제 등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30~31일 APEC 정상회의 본회의를 주재하며, 다음달 1일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도 30~31일 사이에 첫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BTS RM “K-팝 성공 비결은 다양성·정체성의 조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인 RM(본명 김남준)이 K-팝의 성공 비결이 다양성과 정체성의 조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에게 문화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도 당부했다. RM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오후 세션 연사로 나서 “K-팝의 성공은 어떤 특정 문화가 더 나았기 때문이 아니다. 다양성은 존중하고 세계문화를 포용하면서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M은 “K-컬처에 대해 APEC 리더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는 K-팝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사람 마음을 움직였는지 의견을 나누고 문화 생태계 연결을 위한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팬클럽 아미의 열정은 모든 국경을 넘어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빌보드 뮤직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 유엔(UN), 백악관에서도 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줬다. 그리고 지금은 APEC 무대에 서 있다"고 언급했다. RM은 “10여년 전 BTS가 한국을 떠나 외국에 나갔을 때는 영어권에서 영어가 아닌 노래를 하는 게 굉장히 힘든 환경이었다"며 “우리를 '한국에서 온 뮤지션'이라고 소개하면 아무도 음악 얘기는 안하고 '한국이 어디냐'고 물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아미는 음악을 매게체로 국경과 언어를 추월하는 대화를 이어갔다"며 “전세계 팬들이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자선 활동을 하고 사회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RM은 “K-팝을 비빔밤에 비유하고 싶다. 밥에 각종 야채, 고기, 양념을 올려 섞어 조화를 이루듯 K-팝도 다양한 요소를 섞으면서 정체성을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문화는 강과 같다. 자유롭게 흐르며 조화롭게 만나는 서로 다른 흐름들이 있다"며 “문화 창조적 흐름이 전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발언했다. 또 “우리는 모두 문화·예술을 사랑한다. (APEC 리더들이) 전세계 곳곳에 있는 창작자들을 도와주길 바란다"며 “그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면 창의성이 피어날 수 있다. 내일의 세대에 투자할 때 경제뿐 아니라 문화도 함께 생각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경주 APEC] 세계은행 사무총장 “AI, 개발도상국 일자리 창출 역량 충분”

안나 비에르데 세계은행(월드뱅크, WB) 사무총장(전무)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발도상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규모가 큰 '빅 AI' 대신 지역 경제 등에 밀접한 '스몰 AI'를 육성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식이다. 비에르데 전무는 29일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오후 세션 기조연설에 나서 “스몰 AI를 활용하면 농부가 작물 질병을 식별하고 치료법을 얻는 데 도움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비에르데 전무는 “세계은행 '스몰 AI'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는 거대한 서버나 최첨단 모델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 목표는 지역 경제가 AI를 활용해 삶을 개선하고 기회를 창출하며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에르데 전무는 현 글로벌 경제 상황을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3%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최근 1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구통계학적 구조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개발도상국에서만 2035년까지 12억명의 젊은이들이 노동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같은 기간 고용창출은 4억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비에르데 전무는 스몰 AI 활용법을 제시하면서 과거 '성공 사례'로 LG전자를 거론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은행이 추구하는 여러 면에서 모범이 되는 국가"라며 “한국이 1955년 세계은행 가입했을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곳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 초반에도 한국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는 게 어젼히 어려웠다. 지역 전자기기 제조업체 골드스타는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문제에 직면했고, 세계은행은 1700만달러 대출을 지원했다"며 “우리가 시장 조언과 파트너사에 대한 소개도 함께 제공하자 골드스타는 급성장했고 오늘날 우리는 25만명 이상 직원을 고용한 이 곳을 LG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비에르데 전무는 “LG 사례의 경우 최첨단 기술은 소비자 전자기기였고 오늘날 (개발도상국들에는) 그게 AI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APEC은 세계에서 가장 통합된 지역 중 하나이지만 아직 나아갈 여지가 있다"며 “지역간 무역을 더 빠르게 하고 세관 절차를 단순화하며 규정을 명확히 하면 상품 이동이 더 자유로워지고 기업·경제가 번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미 역동적인 디지털 경제를 보유한 지역이 많은데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플랫폼에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고, 간단한 국경간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면 수백만개의 새 일자리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에르데 전무는 민간 부문 리더들에게는 “우리와 공동 투자해달라. 보증 및 증권화 시범 사업에 참여해달라. 지역통합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주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세계은행은 각국 정부와 협력해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경주 APEC]한미 정상회담 시작…트럼프 “한국과 무역협상 곧 타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시작 직전 한국과의 무역협상 조기 타결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55분 경주예술의전당을 떠나 한미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13분 박물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은 전통 취타대의 선도와 호위를 받으며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천년미소관 앞에서 국빈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아 환영 인사를 건넸다. 양국 정상은 공식 환영식에 이어 오찬을 겸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CEO 서밋 기조 연설에서 “한국과 무역협상을 매우 곧 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시아 방문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과도 무역협상을 타결했다"이라며 “무역협상이 많이 타결됐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미중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며 “말로 협상을 하고 타결하는 것이 싸우는 것보다 훨씬 좋고 전쟁보다 훨씬 좋다. 전쟁을 벌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 모두가 보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며 “무역적자, 불공정 장벽, 불공정 시장접근, 취약 공급망 모두를 종식할 것"이라고 했덧붙였다. 한국과의 경제·기술 협력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반도체, 조선 부분에서 특별한 관계며 한국은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미국은 세계 최초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하루에 1척씩 선박을 건조했지만 더 이상은 배를 건조하지 않고 조선산업이 낙후했다. 한국이 그런 조선업을 가지고 있고 미국은 한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 산업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생산량을 기록한 조선소였는데 제대로 경영이 안 됐고 전임 대통령이 잘못했기 때문에 조선업이 사라졌다"며 “일부 회사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는데 아주 성공적인 인수"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시 조선업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이 번영하면 동맹도 번영하고,인도 태평양 동맹국이 번영하면 세계가 안전하고 부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국 경제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나서 1년도 안 돼 18조달러의 투자를 확보했다"며 “조만간 21조달러까지 투자금이 미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증시는 41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GDP 성장률은 4%를 넘어섰다"며 “미국은 다시 '황금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정상회담을 가질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훌륭한 분이다. 오늘 오후 별도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한국 국민은 경제 기적을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기술력을 갖추고 자유민주주의가 번영하는 나라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의 성취와 경험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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