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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영화인 빠진’ 영화관티켓 부과금 폐지

최근 정부가 영화 입장권 가격의 3%에 해당하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을 '그림자 조세'로 규정하고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화입장권 가격이 500원 줄어드는 셈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영화를 볼 때마다 영화발전기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에서, 현재의 재정충당 구조가 부당하다는 지적은 타당한 면이 있다. 그러나,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가금이 폐지된 뒤 영화계를 향한 지원 확대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지는 의문이 드는 부문이다. 현재 정부는 독립·예술영화 지원, 신인 창작자 발굴 등 영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영화관람객 입장권 금액에서 3%를 징수해 '영화발전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해당 부과금이 영화발전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로, 정부는 '그림자 조세'를 줄이기 위해 부가금을 없애고 영화발전기금에 빠진 부분만큼 정부 예산으로 대체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영화계를 차질없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영화계의 우려가 나오는 것은 최근 정부가 문화·예술 관련 예산 삭감 기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사업 예산은 지난해 114억원에서 올해 6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영화제 지원사업 예산도 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지역영화 지원 관련 사업은 지난 2018년 이후 7년만에 폐지했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산 삭감 이전에도 독립·예술영화 지원은 열악한 수준이었다. 영화감독들이 “한국영화는 지원받은 게 거의 없이 알아서 컸다"고 자조할 정도다. 실제로 독립·예술영화 감독들은 생계를 위해 여러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기본이며, 영화 편집을 돕는 전문장비 구비센터의 숫자도 적어 센터 이용을 위해서는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업계에서 체감하는 현장 상황은 이미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정부가 재정 충당책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은 영화계의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가 영화발전기금 부족분을 국고로 충당할 경우, 지원영화 선별 시 정부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은 영화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독립·예술영화 특성상 정부나 사회 비판성 작품이 기성영화보다 많다는 점에서 정부 입맛대로 지원 잣대를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또한, 이번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폐지는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국회에서 통과돼야 추진이 가능하기에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업계가 정부의 입장권 부과금 폐지를 '총선 표 얻기'용 포퓰리즘 정책으로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K-콘텐츠가 세계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시기이다. 그런 만큼 K-콘텐츠의 지원을 강화해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할 때이나, 재정 불안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독립·예술영화 감독들이 이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총선을 위한 '던져놓기'식 정책이 한국 독립·예술영화 맥을 끊는 '쇠말뚝'이 되는 게 아닌지 영화인만의 우려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Dr.에너자이저] “치아 건강,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마라톤’이죠”

“치아 및 구강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거나 잠재적인 경우가 많지만 치료를 등한시하면 질환의 진행이 악화되어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치과 치료를 '무서운 치료, 비싼 치료, 아프기 전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치료'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한구강보건협회(구강보건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튼튼이 마라톤대회'의 총괄 운영자인 김보미 협회 홍보이사(37·예스서울치과 대표원장)는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치아 및 구강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를 일찍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동시에 올바르고 규칙적인 칫솔질, 치실 사용, 구강 세정 등을 통해 치아와 잇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구강 및 치아건강의 요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서울 뚝섬 수변무대에서 열리는 튼튼이 마라톤대회의 취지는 '꼼꼼한 양치질로 어린 시절부터 치아를 튼튼하게 유지해야 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구강보건협회가 서울시, 대한결핵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과 함께 개최하는 건강캠페인 행사다. 김 이사는 “이번 튼튼이 마라톤대회는 어린 시절부터 튼튼하고 건강한 치아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자리가 되고, 부모님이 동행하면서 아이들을 건강하게 보호해달라는 의미로 대회 이름이 지어졌다"면서 “그래서 이번 대회를 통한 수익금의 전액은 불우한 어린이의 건강을 위해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국민의 구강보건을 발전시키기 위해 협회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업을 홍보하고 구강보건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높이고 있으며, 치과의원을 운영하면서 벤처기업을 창업해 영·유아용 구강용품을 개발하고, 특히 세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는 '슈퍼 맘'이기도 하다. 김 이사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치과 치료에 대한 첫 기억이 너무 무서워서 치과치료를 미뤄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는 사람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처음 치과 치료를 충치가 생겨 통증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미리 예방차원에서 검진을 한다면 치과에 대한 좋은 기억이 생기게 될 것이며, 구강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 이사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치약에 코코넛오일을 넣은 치약을 개발해 상품화했다. 첫째를 출산하고 어릴 때부터 좋은 양치 습관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안전하게 사용하고, 먹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고도 충치 예방이 되는 치약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연구결과를 분석했다. 코코넛오일은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가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아이들에게 치약을 사용한 경험을 토대로 구강·치아 전문 회사 '더큐어랩'을 창업했다. “더큐어랩은 저 혼자 시작한 회사인데 벤처기업 승인을 받았으며 직원 2명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강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 건강을 생각하는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친환경 구강제품, 구강을 위한 식품 등이 여러 가지 출시될 예정입니다." 김 이사는 영·유아기의 구강 및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유치는 충치 세균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영유아 구강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유구치(유치 어금니) 사이에 충치가 가장 많이 생기기 때문에 칫솔질 후 치실을 필수로 사용해야 한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 양치 습관이 잘 잡히면 건강한 치아를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유아기에는 양치질에 대한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는 방법은, 아이들이 모방하려는 습성이 강하기 때문에 부모가 양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억지로 양치질을 시키기 보다는 양치하는 시간을 즐거운 놀이처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김보미 이사의 생활신조는 '정도(正道)'이다. 원칙과 가치를 따르면서 삶을 살아가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운동은 많이 못하지만 평소 물 을 충분히 마시고 잠을 푹 자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한다. 국민 건강을 위한 조언으로 “6개월에 한 번씩은 치과에 내원하셔서 파노라마 영상사진을 찍어 전체적인 구강 상태를 확인하고 스케일링을 받으시는 것"을 추천했다. “세 아이들이 사이 좋게 노는 모습을 보면 절로 기운이 납니다. 낯선 환경에서 체험하고 도전하면서 성취감과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김 이사는 여행을 통해 인생의 큰 에너지를 얻는다. '호캉스'가 아닌 정말 배낭을 짊어지고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세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그 보람은 무엇보다 뿌듯하다는 자긍심이 김 이사의 표정에 역력하다. 예스서울치과는 인천 영종도에 있는 치과로, 현재 서울대 출신 교정과, 보존과, 소아치과, 통합치과 전문의로 구성되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체계적인 진료를 한다.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인 김 이사는 모든 분야의 진료를 하고 있지만 그 중에 임플란트와 심미치료를 중점으로 보고 있다. 통합치의학과는 보건복지부에서 인증하는 전문의 자격을 부여받은 임상치과 전문의 분야이다. 구강내과, 방사선 진단, 치아 보존·보철·교정, 치주, 구강악안면외과, 임플란트 등 치료 분야와 예방치과와 같은 관리 분야의 심도 있는 임상과 응용 및 기초 과학에 대한 지식과 통합적인 진료를 한다. “치아 및 구강질환은 전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치아감염이 심각해지면 심장병, 뇌졸중 등의 전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과치료를 등한시하면 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어려워져요. 진행된 질환으로 인해 치아를 보존하는 대신 제거해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치아교정이나 보철 등의 복잡한 치과 치료를 초래하게 됩니다." 한편, 구강보건협회는 1968년 창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다. 튼튼이 마라톤대회를 지속적인 국민 구강·치아 건강캠페인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올해는 참가 목표 인원이 어른 3000명, 어린이 500명인데, 3월 말 현재 사전등록 인원이 어른 4000명, 어린이 700명을 넘어섰다. 하프코스, 10㎞, 5㎞로 나뉘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가족걷기 코스(3㎞)도 마련됐다. 최종 마감은 오는 12일 오후 1시까지 튼튼이 마라톤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박용덕 구강보건협회 회장(예방 사회치과학 박사)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지정치과 의료기관에서 구강검진·구강보건교육·예방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제도'의 입법 취지를 널리 알리고, 적극 실천해 달라는 의미에서 이번 튼튼이 마라톤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바이오의약품, 백신·진단기기 제치고 수출효자 등극

팬데믹 종식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및 의료기기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이 전체 의약품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수출효자로 자리잡았다. 주름개선용 보툴리눔 톡신과 치과용 임플란트도 수출 호조를 보여 엔데믹 시대에 백신·진단기기를 대신해 수출회복을 견인할 품목으로 기대된다. 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2023년 보건산업 수출실적'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6.5% 감소한 76억달러(약 10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의료기기 수출액도 전년대비 29.5% 감소한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엔데믹 전환으로 백신류 수출액이 전년대비 71.0% 감소한 2억7000만달러(약 3700억원)에 그쳤고 체외진단기기 수출액도 전년대비 76.1% 감소한 8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그친 영향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바이오의약품, 보툴리눔 톡신 등 엔데믹 시대 유망 품목의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이 보고서는 평가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7.6% 증가한 39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기록, 전체 의약품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44.9%에서 지난해 51.6%로 증가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또한 보툴리눔 톡신 등 '독소류 및 톡소이드류' 수출액은 3억1000만달러(약 4200억원)으로 의약품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37.6%)을 기록하며 의약품 수출 4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전년대비23.1% 증가한 3조694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셀트리온도 지난해 2조1764억원의 올리며 바이오의약품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두 회사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95% 이상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3대장인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의 톡신 수출 호조도 큰 기여를 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미국을 중심으로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대비 5.5% 증가한 1141억원을 기록했다. 나보타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81.0%에 이른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과 히알루론산(HA) 필러 '뉴라미스'의 수출액이 전년대비 14.2% 성장했다. 메디톡신과 뉴라미스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약 53%인 휴젤 역시 중국, 호주 등 세계 60여개국에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를 진출시키며 지난해 '7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치과용 임플란트가 체외진단기기를 계승할 수출효자로 부상했다. 임플란트는 지난해 수출액 7억9000만달러(약 1조700억원)를 기록해 전년대비 11.6% 성장하며 체외진단기기(약 1조1000억원)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의료기기 수출 2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조2083억원)과 최대 해외매출(7956억원) 올린 오스템임플란트 등 임플란트 업체들의 선전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으로 지난해 전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수출은 감소했으나 지난해 4분기 이후 보건산업 분야 수출이 회복되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 임플란트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헬스&에너지+] 봄철 나른하면 콩팥병? 당뇨·고혈압이 천적

신장(콩팥)은 하복부의 등쪽에 척추를 사이에 두고 2개가 있다.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수면 장애, 한밤중의 근육 경력(쥐), 발과 발목의 부기, 사지 감각이상, 빈혈, (주로 아침에)눈 부위의 푸석푸석함,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 잦은 소변과 야간뇨 등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을 콩팥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춘곤증이 심한 화창한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말기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콩팥병(신장병)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이다. 대한신장학회와 전문의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지 않으면 콩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백뇨 나오면 '사구체 신염' 가능성…정밀 진료 받아야 콩팥병이 장기간에 걸쳐 야금야금 진행되면 만성콩팥병이 된다. 콩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콩팥의 기능 또는 구조적인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이대서울병원 신장내과 강덕희 교수는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당뇨와 고혈압"이라며 “철저히 혈당과 혈압조절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요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서 콩팥에 합병증유무를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콩팥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혈액검사상 콩팥기능이 감소되었거나 소변검사에서 단백뇨와 같은 이상소견이 있으면 빨리 신장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만성콩팥병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은 조기 진단과 더불어 본인의 콩팥 상태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다. 조기 진단은 소변·혈액 검사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지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 건강진단에 크레아티닌이나 단백뇨 검사 항목이 포함돼 있어 여기에서 이상이 나오면 병원 진료를 권유하게 된다. 상당수가 귀찮다거나 증세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아예 검사를 받지 않아 뒤늦게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되곤 한다. 각각의 콩팥 기능에 대한 개별화된 치료(식이요법, 생활습관·약물을 포함한 포괄적인 치료)를 꾸준하게 받아야 한다. ◇과일·채소 섭취에도 주의를…고칼륨혈증 위험성 높아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콩팥의 단위를 사구체라고 한다. 어릴 때 사구체는 콩팥 1개당 약 100만개이며,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사구체가 정상이면 혈액을 거를 때 분자 크기가 큰 단백질이 빠져나가지 않으나, 사구체가 염증 등으로 손상되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하루 소변으로 단백질이 150㎎ 이상 배출되면 단백뇨로 진단한다. 단백뇨가 있으면 '사구체 신염'으로 추정한다. 사구체 신염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학교 집단 소변검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국제신장학회 이사를 지낸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신장내과 전문의)은 “콩팥 정밀검사는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로 이뤄져 비교적 간단하다"면서 “그런데도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많은 소아청소년들이 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말기신부전은 만성콩팥병의 마지막 단계인 5기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콩팥은 기능의 90% 이상을 소실하여 요독이 몸에 쌓이게 되어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나고(이를 요독증이라고 한다) 이를 제거할 치료가 필요하다. '콩팥의 역할을 대신해 준다'는 의미로 '신대체요법'이라 불리는데, 대표적으로 투석과 이식이 이에 해당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과일이나 채소, 음료를 잘못 섭취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장이 손상되어 그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칼륨이나 수분을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나 몸에 수분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부종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수분섭취도 만성콩팥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칼륨은 우리 몸에서 근육 및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고, 나트륨과 함께 혈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콩팥 기능이 정상이라면 많은 양의 칼륨을 섭취하더라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 적정 농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만성 신장질환자는 칼륨 배출 능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체내에 칼륨이 쌓이게 되어 고칼륨혈증에 노출되기 쉽다. 이로 인해 근육 쇠약, 설사, 피로,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겨 심정지나 부정맥 등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회장 부재’ SPC, 3세 형제경영으로 공백 메울듯

SPC그룹이 허영인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권 공백'의 암초를 만났다. 경영 결정권자 부재로 주력사업인 해외시장 공략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사법 리스크에 따른 이미지 훼손으로 가맹사업 운영에도 일정 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허 회장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심문(영장심사)를 열고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허 회장 구속으로 이날 SPC그룹은 내부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자회사인 PB파트너즈의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서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의 구속으로 SPC그룹은 의사결정의 핵심 키맨 부재에 직면했다. 각자대표 체제인 SPC그룹은 대표이사마저 공백 상태다. 지난달 22일 황재복 대표가 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뇌물 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데 이어, 그룹의 법무·대관·홍보 등을 맡던 강선희 대표도 취임 1년 만에 사임했다. 이처럼 회장과 대표이사의 부재라는 초유의 경영 공백으로 SPC그룹은 역점사업인 해외시장 확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PC그룹은 4일 검찰이 허 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허 회장은 얼마 전 검찰의 부당한 기소로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자사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중요한 시기에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라며 입장문을 냈다. 앞서 허 회장이 2022년 12월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것에 비춰 검찰의 영장청구와 법원의 구속 조치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었다. 당장에 체포 직전까지 허영인 회장이 공들여 온 이탈리아 진출이 불투명하게 됐다. 최근 SPC그룹은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 최고경영자(CEO) 마리오 파스쿠찌를 만나 이탈리아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는데, 허회장 구속으로 컨트롤타워 부재와 대외신뢰도 추락에 따른 향후 협상에 악영향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중동 등 신시장 개척도 사실상 발목이 잡혔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고 중동과 아프리카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우에서 착공한 할랄 인증 공장도 올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SPC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유닛(BU)장 겸 파리크라상 사장과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형제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분석한다. 동시에 앞으로 재판정에서 SPC와 검찰 간 법리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겠지만 허 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의 파리크라상과 SPC삼립, 차남 허희수 부사장의 비알코리아와 섹터나인으로 사업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장남과 차남이 각각 해외 사업, 신사업을 주도하는 굵직한 보직을 맡아온 상태라 체감하는 경영 공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관계자는 “허 회장이 70이 넘는 고령인 탓에 그동안 경영 승계에 관심이 높았는데 (구속 사태로) 3세 체제가 뿌리 내릴 도화선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사법 리스크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손상은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맹점 매출에 악영향으로 나타날 경우 가맹점주 피해로 직결돼 자칫 일부 이탈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파스쿠찌 등 SPC그룹의 주요 브랜드 가맹점 수는 총 6191개에 이른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강남3구 ‘이상현상’?…매물 급증하는데 집값은 올랐다

서울 내 대표 부촌으로 평가받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매물이 급증하는 동시에 집값이 오르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한 수요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7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남3구 매물은 2만1071건으로 한 달 전(1만9536건)과 비교해 약 7.86%(1535건)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초구 매물은 8.8%, 강남구는 7.7%, 송파구는 6.6% 급증하며 서울 내 지역 증가율에서 각각 1~3위를 기록했다. 비교시기를 지난 1월 1일로 앞당기면 강남3구 평균 매물 증가율은 22.8%로 급격하게 올라간다. 강남3구에 매물이 쌓이는 데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팽팽해진 것이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 부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거래를 망설이고 있으며, 매도자는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버티기에 나서고 있어 거래가 줄며 매물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관망세는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은 363건으로 지난 1월(484건) 대비 25%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과 반대로 강남3구 집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매물량이 증가하면 급매물이 늘어나며 집값이 하락한다. 반면 최근 강남3구 집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지난 1일 기준) 서초구와 강남구 매매가는 각각 0.04%·0.01% 올랐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상승세로 돌아섰던 송파구는 0.05% 오르며 7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매물이 늘고 거래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데에는 강남3구 일부 고가 아파트에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서울에서 기록된 신고가 거래 상위 10건 중 7건은 강남3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6·7차' 전용면적 245㎡는 지난달 27일 115억원에 거래되며 매매가가 2021년 4월 직전거래(80억원) 대비 무려 35억원이나 올랐다. 강남구 삼성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강남3구 매물 증가는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간극 때문이다. 일부 고가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매매가 상승세에 영향을 끼쳤다고는 하지만 일반 아파트에서도 상승거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신고가 거래와 상관없이도 강남3구는 워낙 수요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강남3구 부동산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 강남3구에서 신고가가 이어지는 초고가 아파트시장은 일반 시장과 엄연히 다른 '그들만의 리그'다"라며 “이를 일반 시장에 대입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강남3구 부동산시장은 보합이라고 볼 수 있고 신고가 행진보다 거래량이 줄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 조금 나아질 수도 잇겠지만 금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알리도 벅찬데 테무까지…中커머스 파상공세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국내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중국 온라인몰인 테무도 한국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방송사와 협업해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 공세에 본격적 나서면서 'C커머스(중국 온라인몰)'에 대한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테무가 알리보다 늦게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빠른 성장세로 이용자수가 급증한 만큼 앞으로 C커머스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몰 테무 운영사인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홀딩스는 최근 국내에 '웨일코 코리아 유한회사'란 법인을 설립했다. 테무 측 관계자는 “한국 현지 협력업체와의 협업을 포함해 점진적으로 현지 법인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무는 이미 방송사와 협업을 시작으로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공중파 TV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와 협업한 봄맞이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행사에선 방송에 나온 상품과 자취 필수 아이템 등을 최대 9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같은 중국 온라인몰인 알리가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홍보와 광고에 대대적으로 나선 사례는 있지만, 테무가 브랜드 홍보 및 마케팅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업계는 알리가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발탁한 이후 마케팅을 본격화한 것처럼 테무도 이번 PPL(Product Placement, 콘텐츠 내 상품 간접광고)을 시작으로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2022년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차리면서 본격적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3월 9일 직구 상품 배송 기간을 3∼5일로 줄이고 일부 지역에서 당일·익일 배송을 개시하면서 TV와 유튜브, 지하철역 등 온·오프라인에서 배우 마동석이 출연한 광고를 전파했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법인도 세웠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는 한국산 상품 채널 '케이베뉴(K-venue)'를 만들어 입점·판매수수료를 면제해 판매자를 늘리고, 최근에는 초저가 할인과 쿠폰을 병행한 1000억 페스타를 통해 이용자수를 늘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테무가 알리보다 국내 시장엔 늦게 진출했지만 최근 이용자수가 빠르게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테무는 지난해 7월 이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현금성 쿠폰 외에도 룰렛 게임과 다단계 방식을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결과 테무의 한국인 이용자수가 급증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3월 테무 한국인 이용자 수는 829만6000명으로 한 달 전보다 42.8% 늘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 수는 887만1000명으로 전달 대비 8.4%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와의 격차가 60만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알리에 이어 테무까지 국내 시장 공세를 강화하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 외에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유통시장은 물론, 국내 제조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엄선하고, CS 등 사후 서비스도 철저히 하며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헬스&에너지+] 행복하여라!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의술

서울 영등포의 화려한 쇼핑몰 거리 옆의 쪽방촌 입구, 그곳에는 가난한 환자들에게 모든 것이 무료인 병원 요셉의원이 있다. 요셉의원은 특히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2003년부터 월급을 자동이체해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쪽방촌의 성자'로 불리는 선우경식 원장(1945~2008)이다. 그는 미국 대형병원의 전문의, 한국의 의대 교수 자리를 모두 버리고 평생을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봉사했다. 의사 면허를 받은 이후부터 의사라는 직업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 소명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가장 어려운 곳에서 아픈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 우리의 성자, 선우 원장의 의술과 인술, 삶과 영성, 내면세계를 담아낸 (위즈덤하우스)가 발간됐다. 이 책은 전기 문학으로 유명한 이충렬 작가가 수천 페이지에 이르는 각종 자료를 검토하고,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해 써낸 의사 선우경식의 공식전기이자 유일한 전기다. 요셉나눔재단법인 요셉의원에서는 그의 선종 16주기를 맞아, 이달 16일 서울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추모 미사와 함께 출판 기념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선우 원장이 평생을 일한 요셉의원은 노숙자, 행려자처럼 가난하면서도 의료보험 제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무료진료 병원이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후 병원에서 일하며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직접 접하게 된다. 이에 실망하고 가난한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거부가 없던 미국으로 건너가 전문의로 일하기도 했지만, 돈 잘 버는 미국 의사로 사는 삶을 거부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귀국 후 성프란치스코의원과 신림동 사랑의 집에서의 의료 봉사를 통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게 된다. '가난한 환자들을 친구처럼 사랑하면서 그들의 이웃이 되는 의사'의 길을 찾은 것이다. 이를 위해 가난한 지역 주민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조합을 만들어 병원을 설립하기로 한다. 병원 설립에는 막대한 재원이 들었고, 선우경식은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 도움을 청한다. 김 추기경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기관이 되도록 도왔고, 모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설립된 요셉의원은 신림동을 거쳐 지금의 영등포로 이전하면서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무료병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무료병원이었기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운영할 수 있나? 세 달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듣기도 했으나 선우 원장은 이런 어려움을 굳은 의지와 신앙으로 극복하고 모범적인 무료병원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료병원이기에 노숙자나 행려자,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많았다. 치료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시 술에 취해 병원으로 올 때면 회의가 들고 힘들고 괴로웠다. 그때마다 '의사에게 의술보다 더 중요하고 필요한 덕목은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 환자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며 자신을 추슬렀다. 오히려 더 힘든 건 병원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후원회를 조직하고 자선음악회를 여는 등의 방안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간다. 평생 무료진료를 해온 선우 원장은 급성 뇌경색과 위암으로 고통받으면서 마지막까지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다 지난 2008년 63세의 나이로 선종하였다. 이러한 그의 공로를 인정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요섭의원을 2016년 제28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해 상금으로 3억원을 수여했다. 이 책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의사'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책의 인세는 전액 요셉나눔재단법인 요셉의원에 기부된다.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선우 원장님은 생전에 '나는 원하는 대로 봉사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풍요롭게 살았다'고 말씀하시곤 했다"면서 “그리고 그 말씀 그대로, 세상 사람들에겐 어리석게 보였을지 몰라도 가장 행복한 삶을 사신 분"이라고 추천사에서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보툴리눔 톡신 주사로 사각턱 완화”

사각턱이라 불리는 '양성교근비대증'을 줄여 얼굴을 갸름하게 하는 데 많은 시도가 있어 왔다. 수술적인 절제, 지방 흡입은 전통적인 방법이고, 최근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해 사각턱을 완화하는 방법이 적용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권정택)은 7일 “피부과 김범준·석준 교수가 국내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나보타)를 사각턱에 적용한 연구 결과(3상 임상)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국대병원 피부과 이양원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1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보툴리눔 톡신 주사와 일반 식염수 위약 주사를 각각 주입한 뒤 효능 및 안전성, 만족도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한 환자에서 3개월까지 약 20% 정도 교근(씹는 근육)의 두께가 줄어들어 사각턱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후 6개월까지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추가 보툴리눔 주사 이후에도 사각턱 감소에서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별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김범준 교수는 “이번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사각턱 치료에 있어 보툴리눔 톡신의 효능와 부작용 여부 등을 확인함으써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 피부외과학회지(Dermatologic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명지병원, 우울증·불안장애 ‘정신질환 통합치료’ 시작

명지병원이 최근 울불클리닉(우울증·불안장애)과 뉴로모듈레이션센터를 열고 약물·비약물·심리치료를 병행하는 정신과 질환 통합치료에 나섰다. 울불클리닉과 뉴로모듈레이션센터는 과학적인 검사를 통한 원인분석과 첨단장비를 활용해 뇌 신경 기능 조절만으로 우울·불안장애, 중독이나 강박, 운동장애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고 병원은 밝혔다. 뉴로모듈레이션센터(센터장 장진구)는 신경(Neuro)과 조절(Modulation)을 뜻하는 단어가 결합된 것으로, 뇌 신경 기능 조절을 통해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한다는 의미이다. 센터에는 다양한 뇌 부위 신경조절이 가능한 8자형 코일의 TMS(경두개자기자극술)와 기존 대비 4배 이상 깊은 뇌 자극과 7배 이상 넓은 영역을 커버하는 H자형 코일의 최신 dTMS(Deep TMS) 2대 등을 갖추고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히 호환 적용한다. TMS와 dTMS는 자기장으로 뇌 전전두엽 피질을 자극해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분비를 돕는 원리다. 마취나 수술, 약물 없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어 임산부나 노인도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뉴로모듈레이션센터 치료에 앞서 울불(우울증·불안장애)클리닉을 통해 환자의 정신·심리상태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분석과 이에 맞는 효과적인 치료계획을 제공하게 된다. 검사는 빠른 측정이 가능한 정량 뇌파 검사와 신경인지검사, 주의집중력검사(CAT), 기질 및 성격검사(TCI) 등을 시행한다. 정신과 외래와는 별도의 공간에 위치한 클리닉과 센터는 스트레스 감소와 긍정적인 감정 증가에 영향을 주는 식물을 활용한 친환경적인 요소로 조성해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장진구 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은 “의학·공학기술의 발전은 뇌과학 연구와 뇌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넓혔지만, 국내에는 다양한 뇌 기능 자극술에 대한 수요를 수행할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면서 “뉴로모듈레이션센터는 정확한 진단과 검사, 최신 치료기기를 활용한 연구로 강박·운동장애와 같은 난치성 뇌질환 치료를 선도하고 주의집중력 저하, 공포, 불안 등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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