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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에티오피아 청년에 ‘자립 꿈’ 심어준다

LG전자가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쟁 지상군을 참전시킨 에티오피아에서 무상 직업교육을 통한 청년 자립 지원활동의 결실을 착실히 맺어가고 있다. 11일 LG전자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LG-KOICA(한국국제협력단) 희망직업훈련학교'는 지난 9일(현지시간) 졸업생 70명과 정필원 LG전자 중아지역대표 전무, 정강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 트샬레 베레차(Teshale Berecha) 에티오피아 노동기술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9회 졸업식을 개최했다. 이번 졸업식으로 LG-KOICA 희망직업훈련학교의 누적 졸업생 수는 611명으로 늘었고, 취·창업률도 100% 기록하고 있다. 졸업생 모두가 정보기술(IT) 기업에 취업하거나 습득한 기술을 활용해 창업하는 등 사회에 진출해 있다. 졸업생 가운데는 두바이, 케냐, 남아공 등에 위치한 LG전자 해외법인 및 현지 기업체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도 있다고 LG전자는 전했다. LG-KOICA 희망직업훈련학교는 아프리카 유일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LG가 KOICA·에티오피아 정부 등과 협력해 지난 2014년 설립한 기술 교육기관이다. 매년 필기시험, 면접 등을 실시해 입학생을 선발하며, 전기전자, IT 분야 무상 교육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학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점심 식사 및 통학버스도 지원한다.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통해 현지 청년들이 기술 역량을 갖추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에는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직업훈련학교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졸업생이자 한국전쟁 참전용사 옐마 테게냐(Yelma Tegegn)씨의 손녀인 마흘렛 그르마이(Mahlet Girmay)는 “IT 분야의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깊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 LG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기술 공부를 이어가며 IT 업계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LG전자는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2021년부터 캄보디아에서도 'LG-KOICA 희망직업훈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프놈펜, 바탐방 등 캄보디아 3개 지역에 위치한 직업훈련학교 3곳에서 전자·전기·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전문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캄보디아 직업훈련학교 학생들이 역량 개발에 집중하도록 △교실 리모델링 및 교육 기자재 제공 △우수 및 취약계층 학생 장학금 지급 △강사 역량 강화 교육 등 전방위적인 지원도 펼치고 있다. 이밖에 LG전자는 2017년부터 현지 밀착형 사회공헌 'LG 엠버서더 챌린지(LG Ambassador Challenge)'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 제반시설 부족이나 열악한 교육 환경 등 각 지역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과 개선 방안을 제안하면 LG전자가 현지 주민들과 함께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수행해 지속가능한 자립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현재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페루,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9개국에서 총 9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윤대식 LG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는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세계 각지에서 생활하는 고객들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특히 세계 곳곳의 청년들이 각자의 꿈을 키우며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씨소프트, 모바일 캐주얼 센터 신설…센터장에 아넬 체만 전무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고 센터장으로 아넬 체만 전무를 영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엔씨는 이번 조직 신설에 대해 글로벌 중심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게임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엔씨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자체 신규 지식재산(IP) 개발과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 개발력 고도화, 슈팅·서브컬처 게임 개발 클러스터 구축에 이어 AI 기술·데이터 경쟁력을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분야로 확장할 방침이다. 기업 가치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투자 기회도 모색한다. 체만 전무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10년 이상 활동해 온 모바일 캐주얼 게임 전문가다. 영국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사 '트리플닷 스튜디오', 토킹 톰 지식재산(IP)으로 유명한 '아웃핏7' 등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게임 기업에서 사업 부문을 담당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관세 폭풍, 車판 흔들다 (상)] 완성차 16조 손실…현대차 ‘GM 지렛대’로 정면돌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고율 관세로 비용은 수조원 늘어났지만 완성차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국 완성차 브랜드들은 너도 나도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 추가 비용을 억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국기업 제너럴 모터스(GM)와 적극 손잡고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토요타·폭스바겐·GM 등 글로벌 대표 완성차업체 10곳이 관세로 인한 분기 손실만 118억 달러(약 16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폭 실적 하락이다. 미국발 관세 폭탄에 최대 피해를 입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일본 토요타다. 토요타는 2분기 기준 단일 업계 영업이익 감소분이 4500억엔(약 4조2400억원)에 달했다. 연간 관세로 인한 예상 손실 규모는 1조4000억엔(약 13조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폭스바겐은 15억1000만달러, GM은 11억달러, 포드가10억 달러의 관세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도 6억달러, 기아는5억7000만 달러로 국내 대기업 역시 직접적 피해를 입고 있다. 관세 부담에 더해 환율 변동 역시 업계 타격 요인이다. 2025년 들어 엔화가 강세로 전환, 달러당 140엔 안팎으로 상승하며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의 영업이익을 최대 7250억엔(약 6조8300억원)까지 추가로 끌어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율변동과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조정 압박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자동차 생산 비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은 가격 인상이라는 근본적 해법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이탈 우려 및 경쟁사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기 떄문이다. 실제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필립 후쇼아는 “관세 부담이 커져도 주요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먼저 나서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언급 자체를 두려워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계의 대응 전략은 뚜렷하다.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이 그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210억달러(약 29조원) 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SUV 생산거점을 앨라배마주로 이전했다. GM은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공장에서 '실버라도', '시에라'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 중이며, 닛산은 테네시주에서 SUV '로그' 생산량을 늘렸다. 혼다도 미국 공장에 추가 근무조를 투입해 생산을 늘린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관세 전쟁은 개별 기업의 단기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생산·조달·판매 전략 전반을 흔드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2~3년간 자동차 산업의 현지화율이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와 GM은 '공동 개발'이라는 전략 카드를 꺼냈다. 전체 완성차 기업들이 주춤할 때 서로 손을 잡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지난해 글로벌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올해 2028년 출시를 목표로 5종의 차량을 공동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형 픽업·소형 픽업·소형 승용·SUV 등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과 북미 전용 전기 상용 밴이 포함된다. GM이 중남미 타깃 중형 트럭 플랫폼을, 현대차가 북미·중남미용 소형 승용차와 전기 상용 밴 플랫폼을 각각 주도한다. 연간 공동 생산 목표는 80만대 이상이며, 생산은 GM 인디애나 공장과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 현지 기지를 활용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한다.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내외장 디자인은 각 브랜드별로 차별화해 독자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부품·소재 공동 조달, 물류 효율화, 친환경 제조 기술 협력도 병행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GM 동맹이 관세 회피와 물류 효율화, 현지 대량 생산 등 근본적인 경영 혁신 전략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일본·유럽 완성차들이 환율과 관세 충격에 흔들리는 사이 두 기업은 협업과 현지 투자를 통해 북미·중남미 시장에서 반격의 기회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GM의 글로벌 구매·공급망 부문 최고 책임자인 실판 아민 수석 부사장은 “GM과 현대차는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보다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공동 개발하는 첫 번째 차량들은 양사가 보유한 상호 보완적 강점과 스케일의 시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GM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세그먼트 영역과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더 나은 가치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및 남미 시장에서의 양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아름다운 디자인, 고품질, 안전 지향의 차량과 만족할 만한 기술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메이드인 차이나 가전현장 가다] 크고 싸지만 다 갖췄다…中TV ‘압도적 파워’

[중국 베이징=김윤호 기자] “압도적."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도심 징둥몰 솽징점의 문이 열리고 매장으로 들어서자 기자의 시야가 단번에 확 트이면서 받은 첫 느낌이었다. 전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TV 화면들이 눈앞으로 밀려왔고, 브랜드 로고들이 번쩍이며 서로 존재감을 겨뤘다. TCL·하이센스·샤오미·스카이워스가 늘어놓은 대형 스크린은 매장 벽과 바닥을 압도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은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가전 매장이다. 글로벌 TV 시장은 오랫동안 삼성전자·LG전자가 이끌어왔지만, 최근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006년 이후 19년 연속 1위를 지키고는 있으나 최근 들어 하락세다. 삼성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1.9%에서 지난해 17.6%로 떨어졌다. LG는 같은 기간 11.5%에서 10.8%로 하락했고, 순위도 4위로 밀렸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0.7%에서 13.9%, 8.1%에서 12.3%로 올랐다. 현장에서 확인한 중국산 TV의 최대 무기는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같은 프리미엄급이라도 중국산 TV는 더 크고 저렴했다. 삼성 7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3만699위안(약 594만원)인 반면, TCL의 98인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는 2만3999위안(약 465만원), 하이센스 100인치는 2만9999위안(약 581만원), 샤오미 100인치는 1만4999위안(약 290만원) 수준이었다. OLED가 화질과 명암비에서 우위라는 평가를 받지만, “더 큰 화면을 절반 가격에"라는 유혹은 강력하다. 중국 브랜드 매장에는 OLED 대신 미니 LED 제품이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TCL 관계자는 “번인(잔상) 문제 때문에 OLED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이센스·샤오미·스카이워스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삼성은 O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출하량은 전년 대비 170% 이상 급증하며, 지난해 2분기부터 OLED를 추월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브랜드는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기술을 토대로 원가를 낮추고, 초대형 미니 LED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전략을 택했다"며 “이는 한국 브랜드가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LG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삼성은 2025년형 TV에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를 탑재했고, LG는 AI 버튼으로 맞춤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중국 제조사도 AI를 도입했지만 방향이 다르다. 샤오미 관계자는 “스마트폰 연동과 음성 인식만으로 충분하다"며 “기능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쪽이 반응이 좋다"고 했다. 베이징에서 만난 한 현지 소비자도 “기능이 많다고 꼭 좋은 건 아니다. 필요한 기능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라인업에서도 중국 브랜드는 초대형 위주다. 세계 TV 시장이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수록 좋다) 흐름을 타자, 100인치 이상 모델이 즐비하고, 삼성보다 대형 제품 비중이 높았다. 액자형 TV나 이동형 TV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결국 현장에서 본 중국산 TV는 “크고 저렴하지만, 있을 건 다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초대형·저가·필요 기능만의 조합, 그리고 대규모 생산 기반에서 나오는 원가 경쟁력이 맞물리며 글로벌 TV 시장의 무게추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이동하고 있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메이드인 차이나 가전현장 가다] 삼성 스마트폰·워치, 中시장 끼어들 틈 없었다

'어?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중국에서 철수했나? 왜 매장이 없지?' 지난 6일 중국 전자 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의 오프라인 매장 징둥몰 베이징 솽징점에 가서 느낀 점이다. 전국 징둥몰 매출 규모 2위인 이곳에서는 평소 기사로만 접하던 샤오미·화웨이·오포·아너·비보 등 중국 현지 정보통신(IT) 기기 제조사들의 제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은 성능이 상향 평준화 돼 변별력을 갖추기 어려워 각 제조사들은 카메라 성능으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광학 기술이 뛰어난 유럽 기업들과 협업해 내놓은 플래그십 제품들이 이목을 끌었다. 우선 외관의 강렬한 붉은 색만큼이나 기자의 시선을 가장 확 끈 것은 올해 3월 25일 출시된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울트라 15'였다. 이 기종은 독일의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손잡고 내놓은 만큼 카메라 기능 특화 제품으로 기획됐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울트라 15는 샤오미가 플래그십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국내에 '미(Mi) 9' 이후로 6년 만에 정식 발매한 만큼 정말 '각 잡고' 만든 물건임을 느낄 수 있었다. 광고로만 봤던 제품의 실물을 손에 쥐어보니 마감 수준과 제품 자체의 성능도 발군이었다. 파지 시 카메라가 손에 착 감겼다. 메인 카메라는 4축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과 전자식 이미지 안정화(EIS) 덕분에 확대를 해도 흔들림 없는 촬영 환경을 보장해줘 선명한 사진이 나오도록 해줬다. 반 셔터 기능도 갖춰 흡사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현장에서 만난 샤오미 직원은 “울트라 15는 아이폰처럼 영화 촬영용까진 안 되지만 영상 퀄리티를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이 소형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DSLR) 대용으로 구매한다"며 “여행이나 망원 촬영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 탄소 배터리를 갖춰 용량은 6000mAh, 글로벌판은 5410mAh로 큰데다 유선 90W·무선 80W를 지원해 45W인 삼성전자 갤럭시 S25 울트라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램(RAM)과 저장 공간의 용량은 각각 16GB, 512GB인 단일 모델로 나왔고 공장 출고가는 6999위안(한화 135만3500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물론 국내 시판 가격은 169만90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동일 저장 공간 기준 갤럭시 S 시리즈 최상위급인 S25 울트라는 184만1400원이어서 샤오미 울트라 15가 14만2400원 저렴하다. 169만8400원인 S25 울트라 256GB와는 고작 600원 차이났고, 삼성닷컴이나 삼성 강남에서만 파는 램 16GB 옵션이 전용 모델인 티타늄 제트 블랙 1TB 모델은 224만9500원이이어서 샤오미 울트라 15의 가격 경쟁력이 돋보였다. 국내 수입 물량이 많지는 않았겠지만 출시 당일 네이버 스토어와 쿠팡에서는 화이트·실버 크롬 색상이 매진되는 기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지점처럼 보였다. 반중 정서와 개인 정보 무단 수집과 같은 백도어나 해킹 이슈 논란·우려만 아니었다면 제품 자체의 경쟁력만은 충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옆 오포(OPPO) 매장에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품은 초박형 폴더블 모델인 파인드(Find) N5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8.93mm 두께에 무게는 229g으로 매우 가벼웠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7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빌드 퀄리티를 자랑했고 가격은 9999위안(한화 약 193만원)이었다. 오포 관계자는 “120Hz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를 품은 이 제품은 카메라는 스웨덴 핫셀블라드와 협업했고, 6100mAh 배터리를 120W로 초고속 유선 충전을 할 수 있다"며 “IP68 등급 방진·방수 기능도 있어 1.5m 깊이의 물에서 30분 동안 견딜 수 있다" 고 귀띔했다. 또 “청장년층 구분 없이 인기있는 모델"이라고 했다. 오포의 태블릿 PC 제품들도 진열돼있어 메모 기능을 시연해봤다. 서걱거리는 필기감도 상당히 좋아 와콤 기술이 들어간 삼성전자 갤럭시 S 울트라나 탭 시리즈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다만 제품의 무게가 나가는 편이라 휴대성에서는 개선점이 존재했다. 샤오미 워치 H1 E·화웨이 워치 GT 5 등 스마트 워치 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제품들은 모두 7~12일 가량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매장 직원들의 공통된 설명이었다. 때문에 하루 내지는 길어야 이틀 가량 가 사실상 매일 충전을 요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시리즈와는 대조적이었다. 매장에 방문한 한 현지인은 “남편과 3년 전부터 화웨이 워치를 쓰고 있는데 1주일 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집에 오자마자 시계를 풀고 충전을 해야 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스트레스가 클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중국의 IT 굴기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기술력 격차가 커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나은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 현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통계에서 삼성전자가 왜 '기타'로 분류됐는지, 오프라인 매장을 두지 않았는지 그 이유가 너무나도 명징해 삼성전자의 중국향 마케팅 전략 재정립이 시급해보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종합] ‘역대 분기 최대 실적’ KT, 하반기 AI에 힘 준다…“라인업 강화”

KT가 2분기 영업익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기준 최대치를 거둔 가운데 하반기 인공지능(AI) 사업에 힘을 준다는 방침이다. 독자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과 글로벌 협력 모델을 결합한 멀티모델 전략으로 공공·대기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KT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4274억원·영업익 1조148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13.5%·105.4% 급증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실적을 끌어올린 건 본업인 이동통신과 부동산이다. 지난 4월 발생한 SKT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를 흡수한 데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일대 아파트 분양에 따른 일회성 이익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KT는 지난 4~7월 약 넉 달 동안 32만5027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 5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기간 이동통신 사업 매출은 △무선 부문 1조7048억원 △유선 부문 63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2.1% 증가했다. KT에스테이트의 롯데이스트폴아파트 분양이익은 2분기 기준 3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영업익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기업서비스(B2B)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9227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형 고객사·정보기술(IT) 기업 대상 AI·IT 사업을 수주하며 공공 분야 입지를 강화한 결과다. KT는 지난 2분기 다수의 대기업과 금융사, 대법원, 경기도청, 한국수쟈원공사 등 기관과 AI 플랫폼 구축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인건비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장민 KT 재무실장(CFO)은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비용 측면에선 인력 개선 효과에 따라 인건비가 잘 관리되고 있고,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감가상각비도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며 “수수료나 판매비 증가에 따른 리스크가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T는 다양한 AI 모델 라인업을 구축해 AI전환(AX)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자체 개발 모델 '믿:음'부터 글로벌 빅테크와 공동 개발한 모델까지 선보여 서비스 범위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 중인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 △GPT 4o(포오)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네트워크 관리·미디어 서비스 등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내부 AX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니TV 셋톱박스에 MS 애저 기반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기지국 운영 효율화를 위해 AI 기반 혁신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장 실장은 “메타 LLM '라마'와 같은 오픈소스 모델, MS 협력모델을 차례로 공개해 '풀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라며 “SPC는 최고 수준 보안 프로토콜인 '기밀 컴퓨팅' 기술을 적용했다. 하반기엔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폐지된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대해선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9월 아이폰 17 시리즈 출시 전후로 마케팅 경쟁이 일시적으로 심화할 순 있지만, 과열 양상을 띠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 실장은 “5G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었고, 단말기 교체 주기 또한 길어져 신규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자들 또한 신사업 투자에 전념하고 있어 무선 시장에서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한화그룹, DL그룹 ‘여천NCC 원료 공급·자금 지원’ 주장에 정면 반박

11일 한화그룹은 DL그룹의 '여천NCC(YNCC) 원료공급계약' 및 'DL케미칼 증자' 관련 주장을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규정하고 자금 지원과 계약 체결 모두 시장원칙에 따른 공정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화그룹은 DL케미칼이 이날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밝히며 여천NCC 원료 공급 계약을 둘러싸고 자사를 비난한 데 대해 “25년간 2조2000억 원의 배당금을 챙기고도 1500억원 지원을 거부해 부도 위기를 초래한 DL그룹이 여론 비판을 피하려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화그룹 측에 따르면 여천NCC는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DL케미칼(구 대림케미칼)에 판매한 에틸렌·C4RF1 등의 제품이 '시장가 대비 저가 공급'으로 판단돼 법인세 등 1006억 원을 추징당했다. 특히 C4RF1 등 일부 품목은 추징금의 96%를 차지했다. 문제가 된 원료 공급 계약은 1999년 합작 당시 체결돼 2024년 12월 종료됐으며, 한화는 국세청 과세 결과와 현재 석유화학 시장 상황을 반영해 '시장가격 기준' 신규 계약을 제안했다. 그러나 DL은 이를 반대하고 있어, 2025년 1월부터 임시 가격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DL은 “한화가 저렴하게 원료를 공급받아 여천NCC 손실이 누적됐다"고 주장했으나, 한화는 “가격은 DL이 다른 거래처에 공급하는 수준이며 현재 시장 시세와 동일하다"고 맞섰다. 오히려 한화는 연간 100만 톤, DL은 40만 톤의 에틸렌을 사용하지만 대량 구매 할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저가 공급 조건을 유지하면 법인세법·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시장가 거래는 법 준수와 재발 방지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DL케미칼의 유상증자 발표에도 불구하고, 자금 용도가 '운영자금'으로 기재돼 실제 YNCC 지원 의사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YNCC 지원을 위해서는 DL케미칼 이사회 결의뿐 아니라 합작사인 YNCC 이사회와 주주사 차입 결의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추가 조치는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DL은 YNCC 자금 지원과 관련해 한화와 어떠한 협의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한화는 자금 지원과 공급 계약을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화는 “YNCC에 대한 신속한 자금 지원 이후 계약은 공정한 조건으로 체결하겠다"며 “불공정 거래로 인해 과세 처분이나 부당지원 행위 등 법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원칙에 따른 시가 거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자금 지원 의사가 확고하며, DL과의 신속한 협의를 통해 공동 지원으로 조속한 정상화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DL도 YNCC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자금 지원에 동참하고, 필요하다면 이후 공급 계약 관련 추가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카카오게임즈 “가디스 오더, 픽셀 감성·전략 요소에 방점”

“'가디스 오더'의 멋진 세계관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픽셀 감성이 물씬 느껴지도록 표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9월 글로벌 출시와 함께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게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신작 '가디스 오더' 개발을 총괄한 최진성 픽셀트라이브 디렉터는 지난 7일 경기 성남시 판교 타운홀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가디스 오더'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픽셀트라이브가 개발 중인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세계 멸망의 위기를 내다본 여신이 선택받은 왕녀 '리즈벳'에게 이를 막기 위한 계시를 내린다는 판타지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2022년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출품 당시 독창적인 게임성과 연출로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콘텐츠 볼륨 확장 등 이유로 수차례 출시일이 미뤄진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주요 신작 라인업이 전면 조정됨에 따라 올해 실적을 책임질 구원투수로 부상했다. 상반기에도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던 만큼 '가디스 오더'의 흥행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태그 전투 방식을 차용한 '링크 시스템'이다. 이용자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3개 캐릭터를 자유롭게 조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회피·쳐내기·방어 부수기 등 콘솔 게임을 연상케 하는 전투 메커니즘을 통해 몰입감을 더했다. 각 보스의 약점을 간파해 최적의 캐릭터 조합을 구성하는 게 공략 포인트다. 특정 캐릭터의 속성을 적절히 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돼 보스에게 데미지를 더 많이 입힐 수 있다. 교체된 캐릭터가 필드 상에서 다른 캐릭터의 공격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차별성을 높였다. 최 디렉터는 “태그 방식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캐릭터 교체만 한다면 재미도, 의미도 없고 캐릭터 특성이나 역할을 조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시너지에 집중했다"며 “교체 후에도 전투에서 빠지지 않고, 일정 시간 동안 함께 참전하는 형태로 간다면 추가 시너지들을 만들 수 있겠단 발상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수동 조작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손맛과 액션성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해 직관성도 높였다. 전략적 요소를 살리기 위해 복잡한 조작과 공격 패턴은 과감히 축소했다. 이정환 픽셀트라이브 시스템 디렉터는 “기본 공격의 경우 연타보다는 한 번 눌렀을 때 발동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손 크기에 따라 오조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옵션을 통해 UI 크기 등을 조정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트 그래픽과 컷신을 활용해 텍스트 의존도를 낮춘 점도 특징이다. 프레임 단위 수작업으로 캐릭터의 표정·몸짓과 같은 감정선을 촘촘하게 묘사해 레트로 감성을 살렸다. 정태룡 픽셀트라이브 콘텐츠 디렉터는 “픽셀 아트 고유의 뉴트로 감성으로 이용자에게 깊은 몰입감과 향수를 제공하는 게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차별화 지점"이라며 “액션 게임인 만큼 캐릭터·배경·스킬 등 인게임 요소를 도트로 어떻게 가장 화려하게 나타낼 수 있는지 주목했다"고 말했다. 핵심 수익모델(BM)은 캐릭터 확보를 위한 '기억의 조각'과 전용 무기 '성물' 획득이 될 전망이다. 이 디렉터는 “확률에만 의존하지 않고, 플레이 경험과 노력으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며 “게임에 결제하지 않는 '무과금' 이용자도 꾸준히 플레이하면 성물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영상을 함께 올리며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출시 시점엔 언어 지원 범위를 스페인어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정현 픽셀트라이브 대표는 일본어 더빙에 대해 “일본 시장만을 노렸다기보다 일본어 음성을 좋아하는 글로벌 이용자들이 많은 만큼 모든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했다. 배 대표는 이어 “사실 지난해 쯤 출시 계획이 있었는데,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콘텐츠 추가 확보 등 폴리싱(게임 출시 전 최종 점검·개선 단계) 작업이 필요했다"며 “이용자들이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꾸준히 노력해 게임에 대한 우리의 진심을 전달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현대차그룹, ‘SW 주도 차세대 차량’ 키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 계열사 포티투닷의 몸집을 키운다.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기아가 참여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SDV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 화두로 떠오른 만큼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포티투닷은 500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당초 예정된 2023~2025년 계획에 따른 3차 자본 확충이다. 포티투닷은 현대차(55.9%)와 기아(37.3%)가 지분 대부분을 들고 있는 인공지능(AI) 모빌리티 기업이다. 회사 측은 이번 증자가 △SDV 기술 고도화 △에이전틱 AI 및 그래픽카드(GPU) 인프라 투자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 등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DV는 자동차를 하드웨어 이동 수단에서 진화 가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혁신 개념이다. 조달된 자금은 기술 고도화 및 AI 인프라 구축, 그리고 글로벌 인재 확보에 전략적으로 투입된다. 포티투닷은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기술 주권과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를 통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포티투닷은 현재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미국, 폴란드, 호주, 중국에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을 운영하며 각 지역별 우수 인재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차량 운영체제 'Pleos Vehicle OS'를 비롯해 자율주행 AI 'Atria AI',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leos Connect', 에이전틱 AI 'Gleo AI', 차량·플릿 데이터 AI 'Capora AI' 등 핵심 플랫폼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개발해왔다. 이러한 기술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SDV 로드맵에도 반영돼 있다. 포티투닷은 내년 SDV 페이스 카 개발을 시작으로 2027년 양산차 적용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의 SDV 전략을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 활약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네이버랩스 대표 출신인 송창현 대표가 2019년 설립한 기업이다. 포티투닷은 2024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데뷔하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경쟁 상대들이 저마다 '바퀴달린 스마트폰' SDV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본격화하던 시기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완성차 기업들이 모두다 SDV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비전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했다. 테슬라가 '애플 방식'을 활용해 앞서나가는 와중에 몸집이 큰 폭스바겐 등은 조직개편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자금을 수혈하고 인재를 모았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현대차 SDV 본부장(사장)을 겸임하며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을 주로 추진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도 적극 추진했다. 현대글로비스, 현대커머셜 등 그룹 계열사는 물론 삼성전자 등과도 동맹 관계를 구축하며 역량을 쌓았다. 포티투닷은 SDV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통한 기능 확장이 아닌 '생활의 형태를 바꾸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글로벌 SDV 시장 규모는 매년 34% 가량 성장해 2034년 7000억달러(약 97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단기 재무 성과보다는 중장기 기술 주권 확보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핵심 파트너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획]대통령發 산재 근절 强드라이브…후진국병 사라질까

[기획] 대한민국 산업재해 '제로(0)' 시대로 가는 길 - (1) 계속되는 산업재해에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지속 기업에 대해 면허 취소를 포함한 초강력 제제를 예고했다. 업계는 일선 현장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고를 완전 근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도 이번만은 관행처럼 이어져온 산업재해 근절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해외 선진국의 산재 대응 모범 사례를 포함해 각 업종별로 산재 근절을 위한 노력을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관리 감독 주체와 근로현장의 안전 의식 격차를 극복해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건설업 면허 취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처벌 조치를 찾아서 보고하라." 경남 거제군 저도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6일 잦은 산재 사고를 일으킨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내린 긴급 지시다. 휴가 중에, 게다가 건설업체로선 '생명'이나 다름없는 면허 취소까지 언급했다. 13세 소년공 시절 입은 장애로 아직도 팔이 굽어져 있는 '산재 피해자' 출신 이 대통령이 얼마나 산재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시급한 국정 과제로 간주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건설업 면허 취소는 동아건설이 1994년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책임지면서 1997년 면허가 취소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만약 이번에 포스코이앤씨의 면허가 취소되면 28년만에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다음 날인 지난 9일, 토요일 주말에 업무 복귀 후 강조한 첫 지시사항도 '산재 사망 사고 발생 시 직보하라'는 것이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사후 조치 내용과 현재까지 조치한 내용을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물론 이 대통령이 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한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서만 7개월 동안 네 건의 사고와 네 명의 사망자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연달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렇게 단기간에 산재 사망 사고를 연달아 낸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어 이 대통령의 문제 의식을 더욱 키운 단초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특히 산재는 기업들의 현장 안전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통계 정책 자료 분석 결과 최근 3년간(2022~2024년) 산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2년 2223명이던 산재 사망자 수는 2023년 2016명으로 소폭 감소해 소기의 성과를 보이는 듯 했지만, 가장 최근 집계연도인 2024년엔 2098명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82명(4.1%)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도 산재 사망자 수가 542명으로 작년 1분기보다 20명(3.8%)이나 늘었다. 산업계 전체적으로 재작년보다 작년에 산재로 인한 피해가 더 커졌고, 올해 들어선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게 실제 통계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처럼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최근 산재 상황을 무겁게 인식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근절 대책을 강구하려 하고 있다. 특히 '돈'에 약한 것이 기업들의 생리인 만큼 산재 발생시 강력한 과징금·손해배상액을 물게 해 자발적인 현장 안전·산재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 기업들이 일선 근로 현장에서 사고 발생을 위해 안전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결론적으로는 이 같은 기업들의 노력이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면허 취소나 영업 정지, 공공 공사 입찰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더라도 현행 법률상 건설업체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상당 부분 존재해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또 죄형 법정주의 등 사법제도의 원칙상 특정 기업을 염두해두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영업 취소 등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고위 임원은 “각종 안전 강화 사항을 지시해도 이를 손과 발로 수행하는 사람은 결국 근로자"라며 “더구나 지금과 같이 일선 현장에서 움직이는 근로자들이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로 채워져 있는데 이 사람들의 머릿 속과 의지까지 본사에서 강제해 움직이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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