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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임원, M&A 후 아시아나 탑승케…회사 강점은 ‘직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완료한 이후 대한항공 임원들로 하여금 가급적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M&A를 마치면 대한항공 임원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타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피인수 기업의 서비스를 경험하고,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두 회사 간의 단순 물리적 결합이 아닌 성공적인 화학적 융합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직원은 M&A 이후 중복 인력 문제에 대해 질의했고, 조 회장은 “정시성·안전성, 그리고 고객을 위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제에 전 영역에서 더욱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대한항공의 강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조 회장은 “우리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와 직원들의 열정, 합심했을 때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코로나19를 겪으며 깨우쳤다"며 “그 힘을 제가 조금만 더 활용하고,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면 그 어느 것도 두렵지 않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M&A의 마지막 관문인 미국 연방법무부(DOJ)등 현지 경쟁 당국의 심사도 최선을 다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겠다"고도 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2021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 정부의 승인을 얻은 상태다. 남은 심사 일정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조 회장은 기업 결합 이후 적용할 통합 기업 이미지(CI)와 유니폼 디자인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양자시대 활짝 핀 K-보안…ICTK “글로벌 공략 박차”

토종 보안 전문 솔루션 기업 ICTK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급변하는 보안시장 패러다임에 대응, 글로벌 보안시장에 한국 기술의 우수함을 알리고 국내에선 공공보안시장 등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20일 ICTK는 이날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통합보안 전시회인 제23회 세계보안엑스포 & 제12회 전자정부 정보보호 솔루션 페어(SECON & eGISEC 2024)에 부스를 꾸리고 자사 기술력이 집약된 보안칩과 이를 적용한 각종 디바이스를 소개했다. 2017년 설립된 ICTK는 물리적 복제방지(PUF)기술 전문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대부분의 보안기업이 소프트웨어(SW) 방식으로 보안 솔루션을 구현할 때 ICTK는 하드웨어(HW)에 집중했다. ICTK가 특히 강점을 가진 PUF는 '반도체 지문'이라고도 불린다. 쉽게 말해 반도체 칩은 제조 과정에서 내부 구조에 미세한 변화를 주면 무작위로 고유한 패턴을 생성하는데 이를 물리적으로 복제할 수 없는 보안키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외부 주입이 필요한 소프트웨어적 보안 프로그램과 달리 해킹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ICTK는 반도체 칩 VIA(비아) 공정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발견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독자 기술인 '비아 퍼프'(VIA PUF)는 전자기기, 각종 단말기, 국방 보안 분야까지 사물인터넷(IoT) 영역에서 그 확장성이 매우 크다. 현재는 LG유플러스의 무선공유기부터 적용을 시작해 CCTV와 VPN을 포함한 차세대 양자 보안 제품 개발 분야에서 폭 넓게 활용되고 있다. 주범수 ICTK 사업부문장은 “해킹이 불가능한 디바이스 고유 PUF키를 활용해 중요 정보의 암호화가 가능하다"며 “인증되지 않은 단말의 접속 허용 방지, 통신 데이터 변경 방지, 탈취당한 데이터 보호 등 강력한 보안정보 보호 기능이 강점인데 ICTK는 이러한 PUF를 상용화한 최초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비아 퍼프는 현재 세계반도체연맹(GSA)에 정식 등재됐으며, 국내외에서 132개 특허 등록을 완료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도 갖췄다. SW 위주 보안이 아닌 PUF칩이 적용된 HW 기반의 보안 솔루션은 미인증기기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등 완벽한 시큐어 스토리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PUF칩 제조 기업은 ICTK가 국내 유일하며, 전세계적으로도 한 손에 꼽는다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국내 가장 높은 단계인 KCMVP(한국형 암호모듈검증 프로그램) 인증 Level 2를 받으면서 정부와 한전의 원격검침인프라(AMI) 분야로의 사업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KCMVP는 국가·공공기관의 중요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암호 모듈의 안전성과 구현 적합성 검증 제도인데, 지능형 전력망 사업자는 국정원으로부터 KCMVP 인증을 받은 암호모듈을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ICTK는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며 수요예측 등을 거쳐 5월 상장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확보한 자금은 제품군 확대와 기술개발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한종희 “갤럭시 전 제품 AI 적용 확대”…경계현 “원가 경쟁력·기술 리더십↑, 반도체 1위 탈환”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DX 부문장)와 경계현 DS 부문장(사장)이 각각 자사 제품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고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20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중앙로 수원 컨벤션 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재무제표 승인·사외이사 선임·감사위원 선임 등의 절차가 끝난 다음 삼성전자 측은 '2024년 사업 전략 공유' 세션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각 영역별 사장급 인사들이 나와 경영 계획에 대해 설파했다.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을 이끌고 있는 한 대표는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와 온 디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스마트폰·폴더블·액세서리·XR 등 갤럭시 전제품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전개해 나간다고도 했다. 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 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도 내놨다. 요컨대 집안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리모콘으로 활용해 집안 내 기기를 제어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하고, 가족의 응급 상황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기기 안의 AI로 에너지 절약을 이뤄낸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에 맞춰 자사 보안 솔루션 '녹스'를 기반으로 초연결 AI 시대의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계현 DS 부문 사장은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메모리는 개발 경쟁력 측면에서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함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는 선두와의 격차, 세계 최고 AP 경쟁력 확보 등 도전 과제를 안겨줬다"고 언급했다. 메모리는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한다는 것이다. 또 경 사장은 D1c D램·9세대 V낸드·HBM4 등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재차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 공정 비중 확대·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오토모티브·RF 등 특수 공정 완성도를 제고해 4·5·8·14나노 공정 성숙도를 높여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시스템 LSI사업부의 SoC사업은 플래그십 제품군 경쟁력을 더욱 높여 오토모티브 신사업 확대 등 사업 구조를 고도화 할 계획이다. 이미지 센서는 일관 개발·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픽셀 경쟁력을 강화한 차별화 제품으로 다양한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LSI는 DDI·PMIC 사업 구조를 개선해 SCM 효율을 끌어올리는 등 원가 경쟁력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작한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2.xD·3.xD·패널 레벨 등 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고객과 함께 개발해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다. 또 실리콘 카바이드(SiC)·질화 갈륨(GaN)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뛰어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V낸드·로직 핀펫·GAA 등 초일류 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왔다.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선행해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달성하고자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반도체 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2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에서다. R&D 투자를 통해 얻어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R&D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 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경 사장은 “올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 부문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고 2∼3년 내로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금호석유화학, 주총 앞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지원사격 받아

오는 22일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금호석유화학에게 원군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박찬구 회장이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의 3번째 대결에서도 승기를 잡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는 사측의 주요 안건 내용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ESG연구소는 정관 변경안과 관련해 자기주식 처분 및 소각 결의 권한이 이사회에 있다고 봤다. ISS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의견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차파트너스는 의견 재검토를 요청했다. ISS가 지난해 KT&G 정기 주총에서도 자사주 소각이 가능하도록 정한 주주제안 정관변경안에 찬성권고를 했기 떄문이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주주총회 결의로도 정관 변경 후 2년에 걸쳐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주제안을 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 박 전 상무로부터 거버넌스 개선 등에 필요한 권한을 위임 받은 행동주의 펀드다. 자사주 소각 물량에 대해서도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차파트너스는 과도한 자사주 보유가 의결권 제한 및 주당 순이익 감소 등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량 소각을 촉구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해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부채비율과 5년 평균 부채비율이 각각 36.8%·52.9% 수준으로 재무건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논리다. 이사회의 배당 이력과 자기주식 50% 소각에 대한 계획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측면으로 보면 사측의 솔루션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차파트너스는 현재 이사회가 총수 일가에 대한 견제 및 감시 기능이 없다며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2021년 이후 이사회가 공시의무 위반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사회에 시차임기제를 구축하고 박 회장의 불법취업 및 고액보수 수령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영권 분쟁 발생 이후 OCI와 대규모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만장일치'로 박준경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도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ESG연구소는 최도성 사외이사 후보와 백종훈·고영도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 과다 겸임 및 기업가치 훼손 등 감사위원이 되는 사내·외이사로서의 결격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정미·양정원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이같은 맥락에서 찬성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도 이들 이사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한국ESG기준원도 최 후보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에 찬성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리스크 대응 및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해 자사주를 남겨놓겠다는 구상이 설득력을 얻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 지분의 80%에 달하는 외국인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당일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사퇴할 생각 없냐” 살벌한 삼성전자 주총…한종희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주주 가치↑”

“실적 위주의 이병철 창업주가 작금의 망가진 삼성전자 성적표를 봤다면 현 경영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어요? 사퇴할 생각은 없어요?"(주주 오용재 씨) 20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소재 수원 컨벤션 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전 9시 정각에 시작한 주총은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주총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작년 한 해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당사는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선제적 시설 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교육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한 대표는 “우리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914억달러로 평가받아 글로벌 탑 5의 지위를 유지했다"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제조 기업으로서 기술 혁신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일상과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반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연간 9조8000억원 상당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주주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며 미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고객 경험·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신사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1호 의안인 제55기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 처분 계산서가 등 재무제표가 가장 먼저 승인됐다. 이어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 조혜경·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개 안건이 차례로 통과됐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 일반 보수 330억원과 장기 성과 보수 150억원 등 총 480억원이었다. 올해는 430억원으로 장기 성과 보수가 50억원 깎였다. 한 대표는 “장기 성과 보수는 이전 3개년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3개년에 걸쳐 지급할 금액이 결정된다"며 “총액 430억원은 지급 금액 아닌 한도 설정액인 만큼 이사회가 해당 범위 내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적정성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 12월 31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전자의 자산 총계는 455조9059억원, 부채 총계 92조2281억원, 자본 총계는 363조6778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 비율은 25.35%, 유동 비율 258.76%, 매출 258조9354억원, 매출 총이익 78조5469억원, 판관비 71조9799억원, 영업이익 6조5669억원, 당기순이익은 15조4871억원을 기록했다. 주주 배당금으로는 기말 2조4530억원, 분기 배당 7조3565억원 등 총 9조8094억원이 편성됐다. 기말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361원·우선주 362원, 분기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1083원·우선주 1083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광윤 씨는 “현행 상법상 배당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도록 돼있는데 배당 총액과 기말의 주당 배당금도 전부 작년과 똑같아 주주들을 홀대하는 것 같다"며 “정부의 '밸류 업' 정책과 궤를 함께 해 배당액을 상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영규 씨는 “주가가 지리멸렬하게 7만원 중반대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경영자로서의 대책이 뭔지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김종환 씨는 “부채 비율이 25% 남짓해 재무 상태가 굉장히 좋은데, R&D나 인수·합병(M&A)에 집중 투자해 주가 관리 좀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한 대표는 “주주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전례없는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른 보유 현금 급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경영 여건이 여전히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당사의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R&D·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주주 가치 제고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엔씨’ 김택진 “새 공동대표와 ‘엔씨’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을 공동대표로 선임한 엔씨소프트(NC))가 공동대표 체제 전환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내실을 다지는 역할은 새 공동대표가 맡고,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는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최전선에서 뛰겠다는 게 엔씨(NC)의 구상이다. 김택진 대표는 20일 오전 열린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체제 미디어 설명회'에서 “'글로벌 게임사업 강화'와 '경영 내실 다지기'의 양 축을 함께 가져가기 위한 차원으로 봐 달라"며 “제가 회사의 코어인 게임 경쟁력 강화에 더 집중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대표는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신작을 빠르게 개발하고,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 혁신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존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스핀오프 형식의 게임을 개발하고자 한다"며 “회사의 강점인 대규모 멀티플레이형 게임(MMO)을 살리면서, 디자인 능력을 확장해 역할수행게임(RPG)외에 MMO샌드박스, MMO실시간전략(RTS)게임 등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앞서 NC는 '쓰론앤리버티(TL)'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위해 아마존과 손을 잡았고, '블레이드&소울 2' 역시 중국 출시를 위해 현지 퍼블리셔와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소니(SONY)와도 IP 및 기술력을 교류하며 협력 중이다. 김 대표는 “이번 주 해외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방식의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신작 개발 과정에 AI 기술도 적극 도입한다.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고, 직원들의 창의성 발현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금 게임 산업계는 엄청난 제작비와 너무 긴 제작시간으로, 게임 개발에 따르는 위험을 감내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NC는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의 효율성과 제작 기간 단축을 통한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인원에 의한 제작보다는 창의성이 뛰어난 작은 팀들의 역량이 훨씬 큰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런 흐름에 맞는 새 인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NC의 지속 성장을 위한 내부 역량 결집에 주력한다. 비용효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3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활용해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 내정자는 “비용 효율화를 위한 노력은 이미 시작됐고, 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재무적 측면만 강조해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이 훼손되지는 않도록 회사의 핵심역량을 강화해 빠르고 날렵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불거진 야구단 사업 매각과 관련해서는 “여러 주주들이 야구단에 관련해 우려 표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신규 게임의 마케팅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했고, 매각보다는 야구단을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엔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현 주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이 4조1000억~4조2000억원인데, 엔씨의 순 자산은 작년 말 기준 3조3000억원"이라며 “보유 부동산을 시가로 환산해도 자산가치가 4조원이 넘는데, 그렇다면 엔씨가 보유한 영업가치가 1000억원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 극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엔씨(NC)에 부족한 장르의 IP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적 시너지', '미래 성장 동력', '재무적 도움'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 부합하는 M&A 역시 치열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K-방산, 수출 확대 반사이익…‘라이벌’ 무기체계 고전

유럽·중동 지역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K-방산의 선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체계와 경쟁할 무기체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보잉이 개발 중인 T-7A 레드호크의 전력화 시점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조종사 좌석 탈출과 비행제어 시스템 등에서 문제가 발견된 탓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에서 보잉을 챙겨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보잉에 대한 신뢰도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잉은 B-737 맥스 기종의 결함 등 각종 악재를 마주한 상황이다. 민항기 패널도 떨어져나가는 업체의 항공기를 5세대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사용할 수 있냐는 것이다. 미국 공군과 해군의 사이가 나쁜 것도 KAI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공군이 보잉의 T-7A를 훈련기로 채택한 상황에서 해군은 다른 기종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기체 성능에서도 KAI의 T-50 계열 항공기가 T-7A에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T-7 계열 항공기의 최대 이륙중량은 5500㎏ 수준이지만, KAI가 생산 중인 T-50 계열 항공기는 1만3500㎏에 육박한다. 최대 속력도 T-7은 마하 1 미만이지만, T-50 계열은 마하 1.5에 달한다. 기체 골격 내구도 역시 FA-50의 우세가 점쳐진다. 미 해군의 신규 훈련기 도입 프로젝트(UJTS) 수주시 KAI는 200대 규모의 수출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미 공군과 해군의 추가 사업을 따내면 300대에 달하는 항공기를 공급하는 등 경전투기·고등훈련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글로벌 자주포 수출 시장 1위를 질주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도 글로벌 자주포 수출 시장 1위를 무난히 수성할 전망이다. 미국의 M-1299 자주포 개발 프로그램이 결함 문제 등으로 인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간 까닭이다. 이는 미 육군의 사거리 연장 화포(ERCA)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무기체계로, 차세대 자주포 강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특히 58구경장 포신과 첨단 사격통제시스템(FCS) 및 자동화 시스템에 힘입어 사거리를 70㎞ 이상으로 연장하고 정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차체 중량 대비 포신을 과도하게 길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155㎜ 포탄의 사거리를 연장하는 포탄이 개발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는 항력감소탄과 로켓보조추진탄의 추진제를 복합 적용한 것으로, K-9 적용시 최대 사거리가 3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K-9과 풍산의 새로운 포탄이 결합된 '패키지 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항력감소폭탄(HEBB) 기준 K-9의 최대 사거리는 40㎞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무기체계들의 '청출어람'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지 생산 등 수출 대상국과의 원활한 협력관계와 빠른 애프터서비스(A/S)를 비롯한 요소들도 2027년 글로벌 방산 수출 4강 진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AGI 컴퓨팅랩, 미래 AI·ML 개발에 기여할 것”

삼성전자가 인간 지능에 가까운 범용 인공 지능(AGI) 전용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19일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링크드인에 “AGI의 길을 열고자 한국과 미국에서 반도체 AGI 컴퓨팅랩을 신설하게 돼 기쁘다"고 올렸다. 삼성전자는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최근 범용 AGI 컴퓨팅랩을 설립했으며, 구글 텐서 처리 장치(TPU) 개발자 출신 우동혁 박사가 해당 조직을 이끈다. 경 사장은 “우 박사가 이끄는 이 연구소는 미래 AGI의 엄청난 처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선 AGI 컴퓨팅랩은 추론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두고 거대 언어 모델(LLM)용 칩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LLM 실행에 필요한 전력을 저감하는 칩을 개발하기 위해 칩 아키텍처를 다시 살펴보고 있고, 더 강력한 성능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칩 버전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또 “랩 설립은 AGI에 내재된 복잡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의 고급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모델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7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총 최근 6개년 누적 순손실액수는 6900억6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MMO 홍수 속 싱글게임 ‘나혼렙’의 성공 전략은?

넷마블이 상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혼렙)'를 신호탄으로 올해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선다.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최상위권을 점령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아닌 싱글플레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라는 장르적 우려도 제기됐지만 넷마블은 충실한 원작 구현과 차별화된 게임 시스템을 무기로 이번 신작의 성공을 자신했다. 19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미디어쇼케이스를 열고 나혼렙의 세부 게임 시스템과 운영전략을 공개했다. 나혼렙은 이날 사전등록을 시작해 태국, 캐나다의 공개베타테스트(OBT)를 거쳐 5월 초 글로벌시장에 정식 출시된다. 이날 권영식 넷마블·넷마블네오 대표는 “게임 하나가 성공하면 한 분기 정도 만에 흑자전환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 넷마블은 기대작 여러 개를 준비하고 있다. 나혼렙이 5월에 출시하면 매출이 바로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상반기 안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넷마블의 연간 영업손실은 여전히 600억원을 웃돌지만 올해 나혼렙을 비롯해 아스달 연대기,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등 PC·콘솔까지 다양한 신작 라인업으로 반등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나혼렙은 그중에서도 가장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작 지식재산권(IP)인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툰이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회라는 대기록을 세운 히트작인 데다 최근 넷마블이 투자에 참여해 제작한 나혼렙 애니메이션도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나혼렙은 리니지2레볼루션, 제2의 나라 등 원작 IP를 재해석해 게임으로 개발한 경험을 보유한 넷마블네오가 개발을 맡아 주목받았다. 개발진은 나혼렙 개발에서 원작 감성의 충실한 구현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재차 강조했는데, 나혼렙의 개발 방향을 MMORPG가 아닌 싱글플레이 액션 RPG로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 대표는 “원작 IP가 있는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IP를 잘 살리는 것"이라며 “물론 매출을 쉽게 낼 수 있는 다른 장르를 고민 안 한 건 아니지만 결국 나혼렙 IP에는 액션RPG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메인스토리는 원작처럼 이용자가 주인공 성진우로 분해 게이트를 공략하는 싱글플레이 모드로 진행한다. 추공 작가의 감수 아래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도 다수 적용됐다. 수많은 동료 헌터들로 나만의 공격대도 구성할 수 있으며 레드게이트, 타임어택 시간의 전장 등 다양한 던전플레이도 가능하다. 원작에서 성진우가 감시과 소속 강태식을 처치하고 '은신' 룬을 획득했던 것처럼 이용자는 룬의 종류와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 모션과 고유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무기에 따라, 전투 중 타이밍이나 콤보 연계에 따라서도 변화하는 전투시스템을 통해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일단 론칭 버전에는 20여명의 헌터가 등장하며, 스토리는 악마성 하층부까지 공개된다. 싱글플레이 게임인 만큼 주력 비즈니스모델(BM)은 정액제와 패스 위주로 구성됐으며 일부 확률형 아이템도 존재한다. 론칭 시점에는 모바일과 PC 버전을 지원한다. 오픈 시점에 PC는 구글플레이 게임즈(GPG)와 맥 운영체제(OS)까지 지원할 예정이며 연내 스팀 출시에 이어 추후 콘솔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권 대표는 “같은 PC라도 스팀 플랫폼의 성향은 다소 다르다. 스팀 대응에 성공하면 그 다음 단계가 콘솔이다. 이르면 내년쯤 콘솔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원작 IP는 디앤씨미디어가 보유하고 있으며 넷마블은 나혼렙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한 상황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게임 1종을 더 계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역대 최대 매출’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36.76%↓…이유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여객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대폭 감소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16조11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69년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전년 보다는 14.30% 증가한 수치다. 회사 매출의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하는 항공운송사업부문의 실적은 15조864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이 신장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억눌려 왔던 소비자들의 여행 심리가 회복되며 관광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데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수익성이 높은 주요 관광 노선을 중심으로 복항과 증편을 추진해 여객 노선 수익이 2022년 대비 116% 증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여객사업본부 매출은 국제선 8조5352억원, 국내선은 4787억원으로 총 9조13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회사 전체 영업이익은 1조7900억원으로 2022년보다 1조677억원(36.76%) 줄었다. 이는 여객사업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의 수익성이 외부 요인에 잠식당해서다. 화물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4조297억원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위축과 여객기 운항 회복에 따른 벨리 카고 공급량 증가로 항공 화물 수요가 감소하고 운임이 하락한 탓에 기인한다. 2022년 kg당 5.08달러(한화 6503원)이었던 국제선 항공 화물 운임 단가는 지난해 3.17달러(한화 4135원)으로 급전직하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해 글로벌 항공화물 수송은 2022년 대비 2.2% 감소했다. 이 외에도 여객기 운항 회복과 사업량 증가에 따라 연료·유류비는 전년 대비 16.10% 늘어 4조8023억원, 인건비는 27% 증가한 4조802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요 폭증에 따라 여객기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좌석 공급을 적시에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외 정세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화물 전용 여객기를 감편했다"면서도 “최근 전자상거래 물량의 증가세와 반도체 산업의 경기 회복을 고려할 때, 화물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올해에는 이에 대비해 영업 전략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부연했다. 방위사업과 연구·개발(R&D) 등을 담당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5407억원, 114억원이다. 매출은 보잉·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의 생산량 회복에 따라 전년 대비 10.1% 증가했으나, 인건비 증가와 해군 P-3C 해상 초계기 지체상금 면제 소송 일부 패소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이 반영돼 적자폭이 1590.29% 확대됐다. 호텔사업부문은 매출액이 1709억원이지만 영업손실 348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서 운영 중인 호텔인 윌셔그랜드센터가 예상 대비 저조한 호텔 수요와 인건비 증가로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HIC는 2016년 당기순이익 33억원을 낸 이래 △2017년 770억원 △2018년 1073억원 △2019년 1072억원 △2020년 1208억원 △2021년 1354억원 △2022년 1423억원 △2023년 1042억원 등 7년래 매년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HIC를 매물로 내놨던 적이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걷히고 나서 투숙객 수요도 발생하고 있고, 윌셔 그랜드 센터 호텔의 입지적 조건이 좋은 만큼 부동산 경기 흐름을 타면 가치 상승이 오를 것을 기대해 매각 의향을 접었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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