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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아시아나항공, 2500억 안 돌려줘도 된다”…HDC현산 상대 승소

아시아나항공이 매각을 추진하던 당시 HDC현대산업개발(현산)로부터 받은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소유권이 자사에 있다며 낸 소송 2심에서도 이겼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6부는 아시아나항공·금호건설이 현산·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낸 질권(담보) 소멸 통지·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이 재협의를 요구한 건 이행 거절이고, 이를 이유로 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해제는 적법하다"며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취한 계약금 2500억원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가져가는 액수가 일반적인 도덕 관념에 어긋나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고액이긴 하지만 총 인수 대금 규모와 거래 무산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유·무형적 손해까지 고려하면 과도하게 무거운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인수 계약에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 '상당하고 합리적인 금액임을 인정한다'고 명시돼 있기도 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현산은 2019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2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에 2177억원, 금호건설에 323억원 등을 닙부해 총 인수 대금 중 10%인 2500억원을 계약금으로 건넸다. 하지만 현산은 코로나19 여파로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재실사를 요구했지만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 측 인수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며 이를 거부했다. 결국 계약은 2020년 9월 깨졌고, 양측은 무산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계약금을 두고 다툼을 벌여 같은 해 11월 소송까지 가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선고 이후 “재판부의 결정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로 환영한다"며 “현산은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여 향후 절차를 성실하게 이행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평이했던 한진칼·대한항공 주총…조원태 “상반기 내 아시아나 합병 성료”

21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각각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빌딩 26층 대강당과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제11기·제6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양사 주총은 오전 9시 정각에 시작했고 한진칼은 52분만에, 대한항공은 30여분 만에 현장 참석 주주들 찬성 속에 마무리됐다. 주총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류경표 한진칼 사장과 우기홍 사장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인삿말을 대독했다. 조 회장은 “한진칼과 한진그룹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코로나 이전 수준의 경영 실적을 빠르게 회복했다"며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들도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한진그룹은 재도약을 위한 출발선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대비해 서울 중구 서소문동 41-3 소재 KAL 빌딩과 41-1·41-3·41-7의 토지 중 일부를 대한항공에 매각했고 2642억원 규모의 여유 자금을 확보했다. 아울러 그룹의 영업 실적과 재무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한 결과 한진칼·대한항공 신용 등급이 한 단계 높아졌다. 그러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는 않았다. 세계 각국 분쟁으로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인해 유가·환율·금리 등 주요 지표들이 동반 상승하며 항공업계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서다. 조 회장은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가 깔려있어 2024년 경영 환경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우리 사업의 본질을 생각하고 '혁신'을 등불로 삼아 시시각각 변화해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을 담대하게 헤쳐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또 “올해는 회사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성장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당사는 '글로벌 메가 캐리어'에 걸맞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갖추고 투명한 경영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와 성실한 사회적 책임 이행에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한진그룹의 경영 방침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한 그룹 재도약 기반 확보'로 정해 새로운 시장 환경에 철저히 대비하며 성장 모멘텀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주 회사 한진칼이 그룹 지배 구조를 안정화하고, 자회사들의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려 한진그룹이 재도약하는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 심사는 13개 필수 신고국의 승인을 받았고 현재 미국 연방 법무부(DOJ)의 심결만 남은 상태다. 조 회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M&A)에 관해 조 회장은 “예상보다 길어졌지만 '통합 대한항공'의 출범은 장기적으로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 항공업계 재편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진칼 주총에는 약 150명의 주주들이 참석했고, 이 자리에선 1호 의안인 제11기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이 가장 먼저 가결됐다. 이어 △사외이사 배성례·홍동표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박영석·홍동표 선임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송백훈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5개 안건이 차례로 통과됐다.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1호 의안인 제62기 재무제표가 가장 먼저 승인됐다. 이어 △사내이사인 조원태·표인수·허윤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표인수·허윤 선임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홍영표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5개 안건이 차례로 통과됐다. 앞서 지난 14일 국민연금공단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조 회장이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고,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에 대해서도 경영 성과에 비해 지나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우 사장은 “국민연금이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그룹, ‘장인화호’ 출항…“내실 있는 성장 기반 마련할 것”

포스코그룹이 10번째 회장을 필두로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한다. 성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확신도 높인다는 목표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되는 사내이사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선임했다. 이날 개회시간 기준 출석한 주주는 6702명, 출석 주식수는 3277만8000여주로 집계됐다. 장 전 사장은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절차를 거쳐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그룹의 핵심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미래 비전을 실현할 적임자라는 것이다. 노사 문제에서 보여준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룹의 조직문화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장 전 사장은 서울대 조선공학 석사·미국 MIT 대학원 해양공학 박사 출신이다. 그는 포스코 입사 이후 신사업실장·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기술투자본부장·철강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3월부터는 고문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장 전 사장의 취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국민연금이 찬성을 표하고 ISS·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한 의결권 자문사들도 찬성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장 전 사장은 이날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포항 본사에서 취임식도 진행된다. 이날 주총에서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김기수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및 그룹 최고기술책임자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도 통과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회장 후보군을 관리·육성하는 위원회 신설 및 후추위 명칭 변경을 포함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의결됐다.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과 권태균 전 주아랍에미리트(UAE) 대사는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박성욱 한국한림공학원 이사장이 선임됐다.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이사 보수한도는 100억원으로 승인됐다. 지난해의 경우 이 중 89억원이 집행됐다. 이날 의장을 맡은 정 총괄은 “지난해 지주사 중심의 경영체제 토대로 지속가능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사업별 성장 로드맵을 이행했다"고 발언했다. 정 총괄은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환경차 시장 성장세 둔화·메탈값 하락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의 경우 신설 전기로 착공과 광양 전기강판공장 준공 및 수소환원기술 개발 등 저탄소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익성 향상을 위해 원가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경제성에 기반을 둔 저탄소 제품군을 본격화하는 등 탑티어 철강사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광석 기반 수산화리튬 공장 준공 및 글로벌 탑 플레이어 대상 수주 강화를 비롯한 2차전지소재 사업 역량도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극재·음극재 관련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에너지 사업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괄은 “올해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내실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사업간 유기적 협업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롯데정보통신, ‘롯데이노베이트’로 새출발…“글로벌 혁신 기업 도약”

롯데정보통신이 1996년 설립 이후 28년간 유지했던 사명을 '롯데이노베이트(LOTTE INNOVATE)'로 바꾼다. 롯데정보통신은 2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롯데이노베이트'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새 사명인 '롯데이노베이트'는 한정됐던 사업 영역에 확장성을 더하고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롯데정보통신은 정보기술(IT)서비스라는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인공지능(AI) 플랫폼 '아이멤버', 빅데이터 플랫폼 '스마트리온', 초실감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 브랜드 EVSIS는 북미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롯데정보통신은 새로운 사명에 업태를 표현하기보다는 기업이 추구하는 미래 방향과 가치를 담는 것에 주목했다. 또 멈춰 있는 혁신이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며 실행하는 '역동적인 혁신'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동사 형태의 단어를 활용, 새 사명을 '롯데이노베이트'로 정했다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고두영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신규 사명은 변화와 혁신이란 키워드로 회사의 미래 정체성을 상징한다"며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2023년도 감사보고, 영업보고 및 의결안건을 다뤘다. 주요 의결안건으로는 △사명변경을 포함한 정관 일부 개정 △(연결)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재/신규)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본금 감소 등이 있었으며 안건은 전부 가결됐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임원, M&A 후 아시아나 탑승케…회사 강점은 ‘직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완료한 이후 대한항공 임원들로 하여금 가급적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M&A를 마치면 대한항공 임원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타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피인수 기업의 서비스를 경험하고,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두 회사 간의 단순 물리적 결합이 아닌 성공적인 화학적 융합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직원은 M&A 이후 중복 인력 문제에 대해 질의했고, 조 회장은 “정시성·안전성, 그리고 고객을 위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제에 전 영역에서 더욱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대한항공의 강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조 회장은 “우리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와 직원들의 열정, 합심했을 때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코로나19를 겪으며 깨우쳤다"며 “그 힘을 제가 조금만 더 활용하고,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면 그 어느 것도 두렵지 않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M&A의 마지막 관문인 미국 연방법무부(DOJ)등 현지 경쟁 당국의 심사도 최선을 다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겠다"고도 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2021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 정부의 승인을 얻은 상태다. 남은 심사 일정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조 회장은 기업 결합 이후 적용할 통합 기업 이미지(CI)와 유니폼 디자인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양자시대 활짝 핀 K-보안…ICTK “글로벌 공략 박차”

토종 보안 전문 솔루션 기업 ICTK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급변하는 보안시장 패러다임에 대응, 글로벌 보안시장에 한국 기술의 우수함을 알리고 국내에선 공공보안시장 등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20일 ICTK는 이날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통합보안 전시회인 제23회 세계보안엑스포 & 제12회 전자정부 정보보호 솔루션 페어(SECON & eGISEC 2024)에 부스를 꾸리고 자사 기술력이 집약된 보안칩과 이를 적용한 각종 디바이스를 소개했다. 2017년 설립된 ICTK는 물리적 복제방지(PUF)기술 전문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대부분의 보안기업이 소프트웨어(SW) 방식으로 보안 솔루션을 구현할 때 ICTK는 하드웨어(HW)에 집중했다. ICTK가 특히 강점을 가진 PUF는 '반도체 지문'이라고도 불린다. 쉽게 말해 반도체 칩은 제조 과정에서 내부 구조에 미세한 변화를 주면 무작위로 고유한 패턴을 생성하는데 이를 물리적으로 복제할 수 없는 보안키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외부 주입이 필요한 소프트웨어적 보안 프로그램과 달리 해킹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ICTK는 반도체 칩 VIA(비아) 공정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발견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독자 기술인 '비아 퍼프'(VIA PUF)는 전자기기, 각종 단말기, 국방 보안 분야까지 사물인터넷(IoT) 영역에서 그 확장성이 매우 크다. 현재는 LG유플러스의 무선공유기부터 적용을 시작해 CCTV와 VPN을 포함한 차세대 양자 보안 제품 개발 분야에서 폭 넓게 활용되고 있다. 주범수 ICTK 사업부문장은 “해킹이 불가능한 디바이스 고유 PUF키를 활용해 중요 정보의 암호화가 가능하다"며 “인증되지 않은 단말의 접속 허용 방지, 통신 데이터 변경 방지, 탈취당한 데이터 보호 등 강력한 보안정보 보호 기능이 강점인데 ICTK는 이러한 PUF를 상용화한 최초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비아 퍼프는 현재 세계반도체연맹(GSA)에 정식 등재됐으며, 국내외에서 132개 특허 등록을 완료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도 갖췄다. SW 위주 보안이 아닌 PUF칩이 적용된 HW 기반의 보안 솔루션은 미인증기기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등 완벽한 시큐어 스토리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PUF칩 제조 기업은 ICTK가 국내 유일하며, 전세계적으로도 한 손에 꼽는다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국내 가장 높은 단계인 KCMVP(한국형 암호모듈검증 프로그램) 인증 Level 2를 받으면서 정부와 한전의 원격검침인프라(AMI) 분야로의 사업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KCMVP는 국가·공공기관의 중요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암호 모듈의 안전성과 구현 적합성 검증 제도인데, 지능형 전력망 사업자는 국정원으로부터 KCMVP 인증을 받은 암호모듈을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ICTK는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며 수요예측 등을 거쳐 5월 상장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확보한 자금은 제품군 확대와 기술개발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한종희 “갤럭시 전 제품 AI 적용 확대”…경계현 “원가 경쟁력·기술 리더십↑, 반도체 1위 탈환”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DX 부문장)와 경계현 DS 부문장(사장)이 각각 자사 제품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고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20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중앙로 수원 컨벤션 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재무제표 승인·사외이사 선임·감사위원 선임 등의 절차가 끝난 다음 삼성전자 측은 '2024년 사업 전략 공유' 세션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각 영역별 사장급 인사들이 나와 경영 계획에 대해 설파했다.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을 이끌고 있는 한 대표는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와 온 디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스마트폰·폴더블·액세서리·XR 등 갤럭시 전제품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전개해 나간다고도 했다. 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 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도 내놨다. 요컨대 집안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리모콘으로 활용해 집안 내 기기를 제어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하고, 가족의 응급 상황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기기 안의 AI로 에너지 절약을 이뤄낸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에 맞춰 자사 보안 솔루션 '녹스'를 기반으로 초연결 AI 시대의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계현 DS 부문 사장은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메모리는 개발 경쟁력 측면에서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함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는 선두와의 격차, 세계 최고 AP 경쟁력 확보 등 도전 과제를 안겨줬다"고 언급했다. 메모리는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한다는 것이다. 또 경 사장은 D1c D램·9세대 V낸드·HBM4 등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재차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 공정 비중 확대·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오토모티브·RF 등 특수 공정 완성도를 제고해 4·5·8·14나노 공정 성숙도를 높여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시스템 LSI사업부의 SoC사업은 플래그십 제품군 경쟁력을 더욱 높여 오토모티브 신사업 확대 등 사업 구조를 고도화 할 계획이다. 이미지 센서는 일관 개발·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픽셀 경쟁력을 강화한 차별화 제품으로 다양한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LSI는 DDI·PMIC 사업 구조를 개선해 SCM 효율을 끌어올리는 등 원가 경쟁력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작한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2.xD·3.xD·패널 레벨 등 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고객과 함께 개발해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다. 또 실리콘 카바이드(SiC)·질화 갈륨(GaN)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뛰어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V낸드·로직 핀펫·GAA 등 초일류 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왔다.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선행해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달성하고자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반도체 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2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에서다. R&D 투자를 통해 얻어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R&D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 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경 사장은 “올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 부문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고 2∼3년 내로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금호석유화학, 주총 앞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지원사격 받아

오는 22일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금호석유화학에게 원군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박찬구 회장이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의 3번째 대결에서도 승기를 잡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는 사측의 주요 안건 내용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ESG연구소는 정관 변경안과 관련해 자기주식 처분 및 소각 결의 권한이 이사회에 있다고 봤다. ISS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의견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차파트너스는 의견 재검토를 요청했다. ISS가 지난해 KT&G 정기 주총에서도 자사주 소각이 가능하도록 정한 주주제안 정관변경안에 찬성권고를 했기 떄문이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주주총회 결의로도 정관 변경 후 2년에 걸쳐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주제안을 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 박 전 상무로부터 거버넌스 개선 등에 필요한 권한을 위임 받은 행동주의 펀드다. 자사주 소각 물량에 대해서도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차파트너스는 과도한 자사주 보유가 의결권 제한 및 주당 순이익 감소 등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량 소각을 촉구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해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부채비율과 5년 평균 부채비율이 각각 36.8%·52.9% 수준으로 재무건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논리다. 이사회의 배당 이력과 자기주식 50% 소각에 대한 계획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측면으로 보면 사측의 솔루션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차파트너스는 현재 이사회가 총수 일가에 대한 견제 및 감시 기능이 없다며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2021년 이후 이사회가 공시의무 위반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사회에 시차임기제를 구축하고 박 회장의 불법취업 및 고액보수 수령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영권 분쟁 발생 이후 OCI와 대규모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만장일치'로 박준경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도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ESG연구소는 최도성 사외이사 후보와 백종훈·고영도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 과다 겸임 및 기업가치 훼손 등 감사위원이 되는 사내·외이사로서의 결격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정미·양정원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이같은 맥락에서 찬성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도 이들 이사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한국ESG기준원도 최 후보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에 찬성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리스크 대응 및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해 자사주를 남겨놓겠다는 구상이 설득력을 얻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 지분의 80%에 달하는 외국인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당일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사퇴할 생각 없냐” 살벌한 삼성전자 주총…한종희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주주 가치↑”

“실적 위주의 이병철 창업주가 작금의 망가진 삼성전자 성적표를 봤다면 현 경영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어요? 사퇴할 생각은 없어요?"(주주 오용재 씨) 20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소재 수원 컨벤션 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전 9시 정각에 시작한 주총은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주총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작년 한 해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당사는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선제적 시설 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교육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한 대표는 “우리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914억달러로 평가받아 글로벌 탑 5의 지위를 유지했다"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제조 기업으로서 기술 혁신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일상과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반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연간 9조8000억원 상당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주주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며 미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고객 경험·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신사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1호 의안인 제55기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 처분 계산서가 등 재무제표가 가장 먼저 승인됐다. 이어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 조혜경·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개 안건이 차례로 통과됐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 일반 보수 330억원과 장기 성과 보수 150억원 등 총 480억원이었다. 올해는 430억원으로 장기 성과 보수가 50억원 깎였다. 한 대표는 “장기 성과 보수는 이전 3개년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3개년에 걸쳐 지급할 금액이 결정된다"며 “총액 430억원은 지급 금액 아닌 한도 설정액인 만큼 이사회가 해당 범위 내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적정성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 12월 31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전자의 자산 총계는 455조9059억원, 부채 총계 92조2281억원, 자본 총계는 363조6778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 비율은 25.35%, 유동 비율 258.76%, 매출 258조9354억원, 매출 총이익 78조5469억원, 판관비 71조9799억원, 영업이익 6조5669억원, 당기순이익은 15조4871억원을 기록했다. 주주 배당금으로는 기말 2조4530억원, 분기 배당 7조3565억원 등 총 9조8094억원이 편성됐다. 기말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361원·우선주 362원, 분기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1083원·우선주 1083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광윤 씨는 “현행 상법상 배당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도록 돼있는데 배당 총액과 기말의 주당 배당금도 전부 작년과 똑같아 주주들을 홀대하는 것 같다"며 “정부의 '밸류 업' 정책과 궤를 함께 해 배당액을 상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영규 씨는 “주가가 지리멸렬하게 7만원 중반대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경영자로서의 대책이 뭔지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김종환 씨는 “부채 비율이 25% 남짓해 재무 상태가 굉장히 좋은데, R&D나 인수·합병(M&A)에 집중 투자해 주가 관리 좀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한 대표는 “주주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전례없는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른 보유 현금 급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경영 여건이 여전히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당사의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R&D·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주주 가치 제고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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