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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유가 상승, 우리가 놓친 또 다른 전선: 신용경색 우려와 비료값 상승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의 근심거리는 유가 상승이다. 유가의 상승으로 당장 각 국은 원유의 원활한 확보가 최우선 과제지만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걱정해야 할 잔짜 문제는 다음과 같을 거다. 첫째,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신용경색, 둘째,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그플레이션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호주는 금리를 올렸고 영란은행 마저 금리 인상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일본도 4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ECB도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일본이 성장 둔화에서 인플레 걱정으로 정책의 시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시중의 채권 시장은 벌써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경우 10년 금리가 5%를 넘어섰고 미국도 10년 금리가 4.4%를 넘보고 있다. 미국은 가뜩이나 재정 부담이 큰데 금리가 더 올라간다면 향후 전쟁을 위한 추경 예산을 밀어 부치기가 수월치는 않을 거다. 금리 상승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최근에 회자되는 사모펀드다. 고금리 자체도 문제지만 금리 상승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안전 자산은 이자를 많이 주는 곳을 향할 것이니 시장의 약한 고리인 사모펀드 투자자는 투자금 회수에 나설 거다. 금리의 상승이 비유동성 자산, 특히 최근에 문제가 나타나는 사모 금융 자산을 옥죄면서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전쟁 중인데도 safe haven이라고 불리는 금과 은의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도 이처럼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워튼 스쿨의 엘 에리언 교수와 BofA의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이다. 엘 에리언은 사모신용 위험이 2008년 금융 위기 직전과 유사한 평행이론이라 하면서 미 금융주가 사모신용 우려로 1분기 11% 급락, 이는 2020년 이후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BofA의 마이클 하트넷 또한 유가 급등과 사모신용 부문 대출펀드의 환매 사태 우려가 마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닮아간다고 경고하고 있다. 둘 다 사모 신용의 위기를 보면서 2008년 서브프람인 사태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두 번째, 석유 추출물인 유황이 비료가 되는 인산염의 재료이고 이 유황의 50%를 중동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비료 연구소(The Fertilizer Institute)의 말을 인용하면, “중동 지역은 세 가지 주요 인산염 제품의 글로벌 거래량 중 약 5분의 1만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유황(sulfur)의 세계 공급량 중 거의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취약한 중동 국가들에서 비롯되고 이 유황은 인산염 비료 가공에 사용되는 황산으로 전환된다." 상품 가격 플랫폼 ICIS에서 황산 시장을 담당하는 앤디 헴필(Andy Hemphill)은, “생산자들이 기존의 유황 및 황산 비축분을 소진한 이후에 갈등이 더 오래 지속되면 공급망을 따라 “기하급수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현 사회는 모든 상품에 석유가 안 들어가는 제품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유가의 상승이 금리인상과 공산품 물가의 상승(inflation)만을 야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먹어야 하는 식품 가격의 상승 즉, 에그플레이션(Agfltion)까지 올 수 있기에 전쟁이 조속히 끝나야 한다. 우리가 단지 석유 가격과 공급에만 모든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로 인한 금리 인상, 신용경색, 그리고 식량 생산의 주요 요소인 비료값도 걱정해야 하는 이유다. ekn@ekn.kr

[EE칼럼] 히트펌프 확대의 조건: 어디까지 가능한가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를 보급해 약 518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도시가스 및 기름 보일러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인정, 설치비 최대 70% 보조, 전기요금 체계 개편, 청정열공급의무화 제도 등을 통해 보급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건물 부문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평가된다. 히트펌프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효율이다. 동일한 에너지로 더 많은 열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난방 시장에서의 실제 경쟁력은 효율 자체보다 비용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가스 난방의 열 기준 비용은 약 90원/kWh 수준이며, 히트펌프는 성능계수(COP) 2.5 기준 전기요금이 약 220원 이하일 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COP 3 수준에서는 약 260원대까지 가능하지만, 이는 이상적인 조건에 가까우며 실제 운전에서는 계절과 부하 조건에 따라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 가스와 전기요금이 동시에 변동하는 경우에도 경쟁력은 단순히 “동반 상승" 여부로 결정되지 않는다. 핵심은 상대적인 인상폭이다. 전기요금 상승폭이 더 클 경우 히트펌프의 경제성은 약화될 수 있으며, 이는 보급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히트펌프 확대는 전력 시스템 측면의 변화를 수반한다. 기존에 가스가 담당하던 열 수요가 전력으로 이동하면서 전력망 부담이 증가하고, 재생에너지 연계, 피크 부하 관리, 송배전망 투자 확대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용은 전기요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히트펌프 보급이 확대될수록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강화되고, 이는 다시 경제성과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히트펌프가 자발적으로 확산되는 영역이 나타나고 있다. 공공시설, 상업시설, 농업시설 등 비주거용 건물에서는 설치 공간 확보가 용이하고 중앙 제어 운영이 가능해 효율적인 운전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정책적 지원이 제한적이더라도 경제성과 편의성에 기반한 자발적 도입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정책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술이 경쟁력을 갖는 환경에서는 시장이 스스로 선택한다. 반면 정책이 시장 조건을 넘어 특정 기술의 확산을 강하게 유도할 경우, 보조금, 요금 조정, 인프라 투자와 같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재정 부담과 함께 수용성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기존 주거 건물로의 확대는 별도의 고려가 필요하다. 국내 주거는 가스 및 지역난방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구조로, 히트펌프 전환 시 기존 인프라와 신규 설비가 병존하는 중복 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인프라 활용 효율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유럽은 히트펌프 보급을 빠르게 확대해 왔으나, 최근에는 전기요금 상승과 비용 부담을 반영해 보조금 조정, 정책 속도 조절, 기술중립 접근 강화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보급 확대 과정에서 드러난 현실적 제약을 정책에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보급 초기 단계에 있다. 따라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전기요금, 전력망, 기존 인프라와 같은 변수들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전기요금은 히트펌프 경제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할 경우 보급 확대는 자연스럽게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히트펌프는 모든 영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범용 기술이라기보다, 일정한 조건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는 기술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축 건물, 저온 난방 구조, 비주거용 시설에서는 경쟁력이 높지만, 기존 주거 건물 전반으로의 확대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히트펌프 보급 정책의 핵심은 단순한 확대가 아니라 적용 범위와 조건의 설정에 있다.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이 확인된 영역을 중심으로 확산을 유도하고, 전기요금과 전력망, 기존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균형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ek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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