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성의 AI시대] AI 시대에는 더 많은 실패가 더 큰 경쟁력이다](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40319.f805779380a7469eba1ebf86cf9045e9_T1.jpeg)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2025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에서, 한국은 지식 축적과 R&D, 특허 경쟁력에서 세계 최상위에 올랐지만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 대비 57.7%나 급감했다. 원인은 단순하다: 투자자들은 검증된 기업을 안전하다고 보고, 사회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구조를 유지한다. 취업시장의 안정을 지향하고, 창업은 가계 대출 부담, 금융·제도 관행과 실패 시 사회적 낙인이 합쳐져 '위험한 선택'으로 몰아간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학교와 입시 시스템은 '틀리지 않는 답'을 정답으로 삼아 학생들을 그렇게 훈련시킨다. 수능·등급 중심의 평가 체계는 창의적 탐구나 문제를 새로 설계하는 능력, 가설을 세워 검증하는 과정 같은 역량을 제대로 측정하거나 보상하지 않는다. 최근의 “AI 의존을 줄여라"는 정책 방향은 일리가 있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이 빠져 있다. 왜 우리는 여전히 '정답' 중심의 평가 방식을 유지하는가. 기업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회사가 AI를 도입했지만 그것은 주로 기존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조직을 근본적으로 바꿀 새 사업을 시도하거나 업무 방식을 혁신하는 실험은 드물다. 실패했을 때 개인과 조직에 돌아가는 책임이 지나치게 무겁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실패가 임원과 실무자에게 '연좌제'처럼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실패로 얻은 데이터와 교훈은 조직의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리스크가 큰 실험은 예산 심사에서 걸러지고 조직에는 관성만 남는다. 국가 차원에서도 양상이 비슷하다. 대규모 지원 정책과 펀드는 발표되지만, 실패 이후 재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제도 개선은 더디다. R&D 예산이 늘어도, 실패한 창업가가 다시 금융시장에서 기회를 얻기 어려우면 자금은 '안전한' 쪽으로만 흐른다. 단순히 돈을 푸는 것과,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개인·교육·기업·국가가 한 방향으로 수렴하면서 '틀리지 말자, 실패하지 말자'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문제는 이 선택이 비도덕적이거나 잘못된 개인 탓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이기 때문에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다. AI 시대에는 이 격차가 더욱 뚜렷해진다. AI는 수천·수만 건의 실험을 병렬로 돌려 실패를 즉시 학습 자원으로 바꾸는 반면, 사람과 제도는 실패를 주로 비용과 리스크로만 계산해 시도와 재도전을 억제한다. 결국 기술의 우열이 아니라 '얼마나 자주 시도하느냐'와 '얼마나 빨리 실패에서 배우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 AI는 반복 실험으로 앞서가고, 우리가 시도를 줄일수록 뒤처질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네 가지 제안을 제시한다. 첫째, 실패 뒤의 경로를 바꿔야 한다. 파산이나 부실 이력이 재도전을 막는 구조에서는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 신용회복 프로그램과 재창업 전용 펀드, 재도전 보조금을 마련해 재입금·재투자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실패 경험을 공적 학습으로 인정해 재창업 시 금융·세제 우대나 보증 완화로 연결하면, 실패는 낙인이 아니라 재기의 자산으로 바뀐다. 둘째, 교육의 평가 기준을 바꿔야 한다. 현재의 수능·등급 중심 평가는 정답 맞히기만 보상한다. 이제는 좋은 질문을 만들고, 가설을 세워 실험으로 검증하며, 팀으로 프로젝트를 설계·운영하는 능력을 평가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 고교·대학 입시와 기업 채용에 포트폴리오·프로젝트 기반 평가를 확대하고, 교육과정에 실험형 과제와 문제설계 수업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하면 AI 시대에 '질문을 잘 만드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 셋째, 기업은 '실험 비용'을 공식 비용으로 인정해야 한다. 모든 시도를 성공 여부로만 평가하면 위험한 실험은 사라진다. 실패한 프로젝트가 남긴 데이터·가설 실패 기록·실험 설계서를 조직의 자산으로 등록하고, 이를 인사·성과평가에 반영하라. 내부 회계·예산 배분과 인사 규정을 바꿔 실패로 얻은 학습이 다음 시도에 실질적으로 재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실패한 직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 실험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정책은 단순한 예산 숫자를 넘어 구조를 바꿔야 한다. 핵심은 투입액이 아니라 그 자금이 얼마나 많은 독립적 실험을 촉발하느냐다. 한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안전망과 유연한 평가 기준을 만들어야만 투자가 의미를 갖는다. 초기기업 지원의 성과를 '성공률'로만 따지지 말고, 실험 반복 횟수와 실패에서 얻은 학습이 다른 프로젝트로 얼마나 전이됐는지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 마지막으로 문화의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실패를 개인의 치욕으로 규정하지 말고 조직과 제도의 학습 과정으로 바꿔야 한다. 미디어·교육·기업 리더들이 성공 신화만 강조하면 사람들은 안전한 답만 택해 도전은 줄어든다; 반대로 실패와 재도전을 공개적 학습으로 인정하면 도전은 확산된다. 우리가 진짜 두려운 것이 실패 자체인지, 아니면 실패 뒤에 다시 설 수 없게 만드는 구조인지 묻지 못하면 어떤 정책이나 기술도 실질적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 미래는 기술 축적뿐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선택·활용할지를 허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AI가 실험을 빠르게 학습으로 바꾸는 시대에는 실패를 금기가 아니라 재도전과 학습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제도적·문화적 조치가 필수다. 정답만 강요하면 질문과 실험은 사라지고, 실패에서 얻은 값진 우리의 경험은 활용되지 못한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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