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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도 규제’한다더니…‘유튜버’ 배인규 사망 사건에 정부 대책 맹점 드러났다

정부가 유명인 자살 사건 등에 대한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범정부 대책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신남성연대 대표 故배인규 씨의 사망 소식이 포털 뉴스를 뒤덮었다. 수십 건의 관련 기사가 실시간으로 노출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원칙이 실제 언론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28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는 '미디어·온라인 분야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대책'을 발표했다. 유명인, 일가족, 청소년 자살 등 모방 위험이 큰 사안에 대해 언론사에 보도 자제를 당부하고, 보도 준칙을 반복 위반하는 매체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지난 5일 배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곧바로 언론계의 보도 관행이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국내 거주 일본인 여성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방송 도중 사망한 사건도 일파만파 퍼졌다. 현행 '자살예방 보도준칙 4.0'은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건 직후 일부 매체는 두 고인의 사망 장소와 사인 정황을 묘사하고 자극적인 어휘를 동원하며 속보 경쟁에 나섰다. 혼란은 정부 대책이 안고 있는 맹점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억제 대상으로 삼은 '유명인'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잣대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연예인, 정치인, 고위 공직자 등이 명확한 공인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와 유튜버가 기성 공인 이상의 파급력을 갖는 현재 미디어 지형에서, 이들을 가이드라인에 포함할지 세부 규정은 없는 상태다. 공적 인물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와 생명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도 문제다. 배 대표는 정치·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섰던 온라인 활동가다. 이러한 공적 인물의 사망을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이 덮거나 통제하려 할 경우, 무분별한 억측이나 음모론이 온라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아울러 정부가 언론재단 지원금과 연계해 제재를 가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공적 인물의 사망이나 사회적 논란과 연결된 사건까지 정부가 사실상 관리하려 할 경우 취재와 보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보도 준칙 위반에 대한 징벌적 엄포나 사후 제재 방침만으로는 취재 현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변화된 뉴미디어 환경에 맞춰 '사회적 영향력'의 범주를 재정의하고, 언론계에서 명확히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세부 지침 마련이 요구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경북, 말산업·벤처투자·재난안전·미래교육까지

◇경북, 대경권 말산업 특구 협력체계 구축…한국마사회 이전 유치도 본격화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대구·경북 말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말산업 육성과 한국마사회 본사 유치에 속도를 낸다. 경북도는 6일 영천에서 대구 군위군과 경주·안동·구미·영천·상주·의성 등 말산업 특구 참여 지자체와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오는 9월 개장을 앞둔 렛츠런파크 영천을 중심으로 대경권 말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한국마사회 이전을 공동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는 기존 특구 권역에 경주와 안동을 포함하는 확대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말 생산과 조련, 승마, 관광을 연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 발전을 함께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렛츠런파크 영천을 기반으로 말산업과 스포츠·레저·관광을 융합한 새로운 성장모델을 구축하고, 공공기관 이전 정책과 연계해 한국마사회 유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408억 원 규모 혁신 벤처펀드 출범…경북 스타트업 성장 기반 확대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상북도가 지역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 기반 마련에 나섰다. 도는 6일 경산에서 'IBK-에코프로 경북지역 혁신 벤처펀드' 결성식을 열고 총 408억 원 규모의 투자펀드 운영을 본격 시작했다. 이번 펀드는 한국모태펀드와 IBK기업은행, 에코프로 등이 공동 출자해 조성됐으며, 이 가운데 143억 원 이상을 경북 기업과 도내 이전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또 경산·경주·구미·포항 등 주요 산업거점을 중심으로 권역별 투자도 병행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철강과 이차전지, 모빌리티 등 전략산업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혁신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경북 G-star 펀드'를 1조 원 규모까지 확대해 비수도권 대표 창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 착수…10년 재난 대응 청사진 마련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향후 10년간 재난 예방 정책의 방향을 담을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도는 최근 도청에서 시·군 및 관계기관과 함께 제2차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계획은 총 31억 원을 투입해 2029년까지 도내 전역의 재해 위험요인을 조사하고 하천과 내수침수, 산사태, 토사, 강풍, 해일, 가뭄, 대설 등 다양한 재난 유형에 대한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시군별 계획을 종합 분석해 우선 투자사업을 선정하고, 행정안전부의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과 연계해 국비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경북교육청, AI 시대 맞춤형 수리력 콘텐츠 개발…기초학력 지원 강화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청이 학생들의 수학적 사고력 향상을 위한 AI 기반 학습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교육청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리력+ 웹 콘텐츠'를 개발해 오는 8월 말 저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콘텐츠는 지난해 개발한 문해력 콘텐츠에 이어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장 교원과 대학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했으며, 놀이와 탐구 중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수학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교육청은 연말까지 초등 전 학년으로 콘텐츠를 확대해 학교와 가정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학습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경북교육청, 교원 가족 치유캠프 운영…심리 회복과 재충전 지원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청이 교원의 심리적 회복과 가족 간 소통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교육청은 6일부터 이틀간 영덕 경상북도교육청해양수련원에서 초·중·고 및 특수학교 교사 가족을 대상으로 '헤아림' 휴 캠프를 운영한다. 캠프에서는 걷기 명상과 천체관측, 음악회, 요트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활동으로 지친 교원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가족 간 유대감 형성을 지원한다. 교육청은 앞으로도 교원의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안정적인 교육환경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경북개발공사, 양성평등 교육 실시…포용적 조직문화 확산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개발공사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하며 공정한 조직문화 조성에 나섰다. 이번 교육은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조직문화 확산을 목표로 진행됐으며,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줄이고 개인의 역량 중심 인사문화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실제 사례를 통해 편견 없는 인재 발굴과 공정한 업무 환경 조성 방안을 소개하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상호 존중 문화 정착을 위한 실천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경북개발공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누구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李대통령 “경험하지 못한 극한 폭염…취약계층 보호 강화해라”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향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주재한 폭염·가뭄 대처 상황 점검 회의에서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극심한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해야 할 일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지키는 것"이라며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많은 만큼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폭염이 완화될 때까지 전방위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어 “극한 기후에 걸맞은 대응책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며 “모든 부처 그리고 지방정부는 가용한 인력, 자원 총동원해서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폭염 취약계층과 야외 근로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독거노인,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을 보다 세심히 살피고, 냉방시설 이용이 어려운 분들은 직접 찾아 안부를 확인하는 등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야외 작업장에서는 가장 더운 시간대에 작업 중지나 휴식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현장을 철저히 점검해 주기 바란다"며 “안전수칙이 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지도록 관계 당국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산업 및 기반 시설 피해 방지와 전력 관리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가축이나 양식 어류, 농작물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도로, 철도 등 사회 기반 시설의 안전과 전력 수급 상황도 면밀히 관리해 달라"고 했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심화하고 있는 가뭄 상황에 대해서는 선제적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 비 예보도 없는 만큼 대체 용수 공급, 양수장비 가동 등을 적극 추진해서 안정적인 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게 해야겠다"며 “특히 도서·산간 등 상수도 미보급 지역은 비상급수 같은 조치 외에도 대체 수원 개발같이 중장기 용수 확보 대책도 병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응이 이뤄지도록 각 기관이 책임감 가지고 대응해 주고 공무원, 경찰, 소방 자원봉사자 등 현장 대응 인력의 건강과 안전 빈틈없이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단독] ‘통제불능’ 선관위, 해외연수비도 ‘기준 초과’ 수억원 뿌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해외연수 직원과 가족들의 항공료로 '비즈니스석 가격'을 지원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장기 국외위탁교육 대상 직원들에게 정부 표준 기준을 크게 초과한 체재비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 기사 [단독] 美연수직원 항공료 869만원 지급해놓고…“이코노미석 탔다"는 선관위 '황당' 해명) 5일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실에 제출된 선관위의 '최근 5년간 직원 국외위탁교육 훈련내역'과 인사혁신처의 '국외장기훈련 훈련비 내역'을 교차 분석한 결과, 선관위 연수자 24명 중 16명의 체재비가 인사처 지급 상한을 넘겨 총 2억3600만원 세금이 더 쓰였다. 현재 일반 중앙부처 공무원의 장기 국외훈련은 인사혁신처 예규인 「공무원 인재개발 업무처리지침」에 따른 지원 한도를 적용받는다. 체재비는 공무원수당규정에 의한 재외근무수당의 85%로 1개월에 미국은 2431달러, 영국 1918파운드, 일본 31만4169엔, 중국 1만5504위안이 지급된다. 체재비와 별도로 생활준비금 500달러를 최초 출국시 1회 지급하고, 귀국이전비를 아시아 지역 300달러, 그 밖의 지역에 600달러를 지급한다. 의료보험료도 월 220달러를 지급한다. 미국의 경우 2년(24개월) 연수 시 체재비 지급액은 5만8344달러다. 여기에 기타 비용으로 의료보험료 5280달러, 생활준비금·귀국이전비 1100달러도 더해져 총 6만4724달러를 최대한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7월부터 2년간 미국 연수를 받은 A 직원은 체재비 등으로 6만8564달러를 받아 인사처 기준보다 3840달러 초과 수령했다. 당시 환율 기준 한국 돈으로 약 440만원이다. 미국 2년 연수를 2023년 8월 떠난 B 직원과 2024년 8월 떠난 C 직원 역시 체재비 등으로 각각 6만7859달러, 6만7964달러를 수령했다. 초과 수령분은 당시 환율 기준 한국 돈으로 각각 약 412만원, 약 437만원이다. 영국 연수 사례도 마찬가지다. 인사처 기준상 영국 2년 체재비는 4만6032파운드(월 1918x24)이며 의료보험료 1080파운드(월 45x24)를 더하면 4만7112파운드다. 하지만 2023년 영국으로 떠난 D 직원은 체재비 등으로 5만112파운드를 수령했다. 초과분 3000파운드는 당시 환율 기준 한국 돈으로 약 495만원이다. 그는 별도로 생활준비금·귀국이전비로 보이는 1100달러도 받았다. 선관위는 특히 인사혁신처 체재비 기준이 명시된 국가가 미국·영국·일본·중국 4개국에 한정된 점을 악용해, 캐나다 및 유럽 지역 연수비용을 막대하게 불렸다. 2023년 캐나다 1년 연수자인 E 직원은 가장 많은 초과 액수를 기록했다. 그는 체재비 5만3066 캐나다달러 외에 6935달러를 별도로 지급받았다. 인사혁신처의 기준과 비교하면 1만8873캐나다달러와 5835달러를 각각 초과 수령한 셈이다. 각 통화의 당시 환율을 적용해 한화로 환산하면 초과 지급액만 약 2608만원에 달한다. 2022년 독일 1년 연수자인 F 직원은 체재비 등으로 4만6239유로와 1600달러를 수령했다. 인사처 기준 액수인 330만원을 유로화로 환산하면 2426유로다. 그는 1년 체재비인 2만9112유로(월 2426x12)와 의료보험료 840유로(월 70x12)를 합한 2만9952유로보다 1만6287유로를 더 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1600달러 중 생활준비금·귀국이전비 1100달러를 제하고도 남는 500달러를 더하면 한국 돈으로 총 2296만원을 초과 수령했다. F 직원과 같은 방식으로 비용을 더 받은 유럽 연수자는 △G(2023년 독일 1년, 2352만원) △H(2024년 독일 1년, 2811만원) △I(2024년 슬로베니아 1년, 1988만원) 등 3명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자체 인사규정에 따라 국외훈련비를 지급하면서 정부 지침을 준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실제 집행 과정에서 타 부처에 적용되는 기준을 지속해서 상회해 왔다. 국가별 물가 수준을 고려해 책정한 정부 공통 가이드라인이 형해화된 것이다. 선관위는 현재 6·3 지방선거, 2025년 대선, 2024년 총선에 투표자 수를 허위 입력한 정황이 밝혀져 수사를 받고 있다. 독립 헌법기관이라는 지위를 이유로 외부 부처의 예산 통제와 감시 사각지대에 방치되어온 구조적 문제가 이번에 드러난 가운데 앞으로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이슈&인사이트] 격차의 시대에서 연대와 포용의 길을 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140여 명의 전문가와 시민과 함께 청와대에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하였다.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서 마련되었다. 토론에서 공급 확대를 위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부터 주택 가액·실거주 중심 보유세 개편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참석한 한 대학생은 “서울에 부모 집이 있는 청년과 지방에서 올라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출발선부터 다르다. 서울 부동산을 가진 일부는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는 반면, 성실하게 일하는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불로소득을 억제해 확보한 재원을 지방 인프라와 주거복지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013년 펴낸 에서 소득 대비 자본의 값을 그리스 문자 베타(β)로 표시한 후 이를 분석했다. 피케티 지수, 불평등지수라고 불린다. 토지와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대비 순자산 비율이 9배에 달해, 주요 선진국 평균(5~7배 수준)을 웃돌아 자산 격차가 심화시키고 있다 즉 같은 소득으로 부자가 되기가 선진국보다 5~7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가파른 양극화와 사회적 균열이라는 심각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민소득 내 자산 소득 집중과 높은 피케티 지수가 보여주듯, 노동 소득의 가치가 자본과 상속의 그늘에 가려진 구조적 불평등은 세대 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빠르게 해체하고 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소득과 미래를 좌우하는 '개천 용 불평등지수'의 심화와 저소득층의 고착화 현상은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과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각자도생의 한계를 직시하고, '공생과 공존을 위한 사회'로의 대전환을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할 때이다. 공생과 공존을 위한 사회로 가기 위한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첫걸음은 경제적 형평성의 회복에서 출발한다. 제네바주나 프랑스 공기업의 경영진 임금 상한제,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공정한 임금 배율, 그리고 소득 수준에 비례해 벌금을 부과하는 핀란드의 '일수 벌금제'는 사회적 신뢰를 다지는 귀중한 제도적 모델이다. 자산과 소득의 자발적·제도적 균형은 경쟁 지향적 이기주의를 완화하고, 신뢰라는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토대가 된다. 둘째, 교육 분야에서의 공존은 '수직의 사다리'를 '수평의 다리'로 전환하는 구조적 개혁을 요구한다.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스펙을 결정하는 불공정한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출발선의 형평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네덜란드 의대의 추첨제 입학 시스템이나 고려대학교의 '정의 장학금' 사례는 기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소외 계층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2016년 성적 장학금을 폐지하고 정의 장학금제도를 만들었다. 이는 경제적 형편(소득 분위)을 우선 고려해 지원하는 대표적인 가계 곤란 맞춤형 복지 장학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셋째, 나아가 시장과 정부의 한계를 보완하는 '제3영역(Third Sector)'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은퇴 시니어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하는 협동조합, 유럽의 순환 경제 네트워크(RREUSE),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굿윌스토어' 모델은 경제적 생산성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달성하는 혁신적 길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품는 포용적 고용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미국·영국 등의 '맞춤형 고용(Customized Employment)'이나 'Project SEARCH' 모델처럼, 개개인의 강점을 고려한 직무 재설계와 현장 지원을 통해 사회적 약자가 시혜의 대상이 아닌 생산적 주체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공존의 완성이다. “내 아이가 행복해지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야 한다"라는 신념은 공생 사회의 본질을 관통한다. 경제적 격차 완화, 교육의 기회균등, 제3영역의 활성화, 약자를 포함하는 포용적 고용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우리 사회는 불평등의 고리를 끊고 더불어 사는 정의롭고 건강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 곳곳, 문화·복지·환경·지역상생으로 활력

◇인문가치 실천 주인공 찾는다…안동시, '2026 인문가치대상' 후보 공모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과 배려, 나눔을 실천하며 귀감이 된 개인과 단체를 발굴하기 위해 '2026 인문가치대상' 후보자 추천을 받는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인문가치대상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문정신을 실천해 온 인물과 단체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상으로, 수상자는 오는 가을 개최되는 '21세기 인문가치포럼' 개막식에서 발표된다. 개인과 단체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며, 개인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표창과 함께 1천만 원, 단체에는 1천5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후보 추천은 8월 31일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관련 서류를 한국정신문화재단에 우편 또는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접수 방법과 세부 내용은 한국정신문화재단과 21세기 인문가치포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동시는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이들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추천을 당부했다. ◇안동시의회, 월영야행 현장 점검…안전과 편의 살펴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시의회가 3일 '2026 안동 월영야행' 행사장을 찾아 축제 운영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시민과 관광객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재갑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운영 현황은 물론 교통관리, 주차 대책, 안전관리 체계, 편의시설 운영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며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또한 방문객이 집중되는 주요 구간을 직접 둘러보며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확인하고, 무더위 속 행사 참여자들의 불편 사항을 세심하게 살폈다. 안동시의회는 앞으로도 주요 문화관광 행사를 직접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시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남부지방산림청, 계곡 불법시설 정비 속도…휴가철 특별단속 강화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남부지방산림청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산림 내 불법행위 단속과 함께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를 한층 강화한다.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전수조사에서는 모두 86곳의 불법시설이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29곳에 대해 자진 철거 유도와 행정대집행 등을 통해 정비를 완료했다. 특히 구미국유림관리소는 청도 삼계계곡과 칠곡 금오동천 등에서 주민설명회와 나무심기 행사 등을 병행하며 자진 철거를 유도하는 상생형 정비를 추진했다. 다만 개선에 응하지 않는 시설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 등 강력한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다. 산림청은 지자체와 합동으로 주말 특별단속반을 운영해 불법 영업과 시설 재설치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예천 범우리 비어페스티벌, 도심 속 여름밤 축제로 관광객 맞이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예천문화관광재단이 오는 8월 7일 호명읍 주차타워 앞에서 '2026 예천 범우리 비어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도심형 축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행사장에서는 절대미각맥주, 황금거품 챌린지, 아이스 챌린지, 미니게임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개그맨 정범균과 개그우먼 김영희가 진행하는 고민 상담 토크쇼 '말자쇼'도 마련된다. 행사 당일에는 신도시 주차타워 일부를 임시 개방해 방문객들의 주차 편의도 지원할 예정이다. ◇의성군, 청년단체와 소통 확대…현장 의견 정책에 반영 의성=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의성군이 지난 1일 지역 청년들과 직접 만나 청년정책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의성군립안계도서관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청년단체 회원 40여 명과 최유철 군수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해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일자리와 창업, 주거 안정, 문화공간 확대, 청년단체 활성화, 지역 정착 지원 등 생활과 밀접한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의성군은 이날 제시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청년정책과 관련 사업 추진에 적극 반영하고, 청년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봉화은어축제서 고향사랑기부 열기…1천620만 원 모금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봉화군이 제28회 봉화은어축제 기간 운영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부스를 통해 모두 1천620만 원의 기부금을 모금했다. 축제 기간 동안 군은 답례품 전시와 사진관, 룰렛 이벤트 등을 운영하며 고향사랑기부제를 적극 홍보했고, 10만 원 이상 기부자에게 지역상품권을 추가 제공하는 현장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행사에는 100만 원 고액기부자 1명을 포함해 많은 방문객이 참여했으며, 지급된 지역상품권은 축제장과 지역 상권에서 사용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 봉화군은 앞으로도 고향사랑기부제를 적극 홍보해 기부문화 확산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조희대, 대법관 ‘동시 제청’한다는데…5개월째 ‘노태악 후임’ 인선 못한 내막

오는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 작업이 본격화한다. 5개월 넘게 멈춰 서 있는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과 맞물려 조희대 대법원장이 두 자리를 한꺼번에 채우는 '동시 제청'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4일 회의를 열고 이 대법관의 후임 후보 28명 중 3명 이상을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한다. 이후 조 대법원장이 최종 1명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당면한 과제는 반년 가까이 표류 중인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다. 앞서 추천위는 지난 1월 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윤성식·김민기·박순영·손봉기 등 4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6개월 넘게 최종 제청을 미루고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를 낙점한 반면, 조 대법원장은 다른 후보를 염두에 두면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추천위가 후보를 추린 뒤에도 대법원장이 반년째 제청을 미루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달 신임 법원행정처장에 호남 출신인 노경필 대법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청와대를 향한 일종의 '유화적 시그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대법원이 각자 원하는 인사를 한 명씩 가져가는 식의 절충안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법부를 향한 외부의 정치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최근 “대법관 제청을 마냥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대법관 인선이 청와대와 사법부 간의 협상 여부에만 매몰되면서, 정작 중요한 구성의 다양성은 논의에서 밀려났다는 점이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의 최종 판결을 내리고 법 해석의 방향을 정하는 대법원의 특성상 다양한 경력과 배경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흥구 대법관의 경우 재직 중 노동 사건과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에 관심을 쏟았고,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유죄 판결 경험을 토대로 사회적 갈등을 소수자 시각에서 바라봤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후임 후보군을 보면 이런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전체 28명의 후보 중 법관 출신이 27명에 달하고, 여성은 단 2명에 불과하다. 노동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도 극소수에 그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청와대와 여당이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대법관 공백 사태라는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정치적 외풍에 흔들려 절충안이라는 명목으로 정치적 거래에 타협할 것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정한 원칙에 따라 소신 있게 제청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대법관 추천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천위를 실질화하고 추천 이후 제청·임명 기한을 법에 명시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4일 추천위가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군을 확정한 뒤, 조 대법원장이 교착 상태에 빠진 노 전 대법관 후임까지 묶어 제청하는 결단을 내릴지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이슈&인사이트] 유럽의 반이민·반난민 정서 확산의 교훈

전 세계적으로 반이민, 반난민 정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 이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이민자들의 범죄와 난동·테러 행위가 급증하며 반이민 정서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 이민 역사는 나라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유럽이 대규모 이민을 수용한 가장 큰 공통의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초래된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전쟁 때문에 일할 수 있는 남성 노동인구가 말 그대로 '증발'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제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노동 가능한 연령대 남성을 잃었다. 영국은 이에 전쟁 피해 복구와 경제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인도, 파키스탄, 카리브해 및 아프리카 영연방 식민지 출신 인력을 대량 수용했다. 프랑스는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식민지를 본국과 같다고 보는 프랑스식 '내선일체' 정서가 있었다.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대했던 시각과 유사하다. 프랑스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 지역 인력의 이주를 적극 장려했고, 여타 아프리카 지역 식민지 출신에도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제2차대전에서 850만 명의 인명 손실을 본 독일은 남성 노동 인력 절대 부족 사태 수습을 위해 터키 등지에서 무슬림 이민자를 대규모로 받아들였다. 다른 나라에도 독일로 이민을 적극 장려했다. 1960년대 독일에 간 한국 광부와 간호사도 서독의 인력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였다. 유럽은 2015년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인도주의적 이유로 약 12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기 전까지 이민에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같은 시기에 더 풍요로운 삶을 기회를 원하는 아프리카 지역 경제 난민이 유럽에 대규모로 유입된다. 이런 '경제 난민'의 대열에 중동, 인도, 중국 출신도 합류했다. 짧은 시간 동안 유럽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와 난민이 유입되면서 유럽인과 이들 사이 '문화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민과 난민은 유럽 경제 부흥에 중요한 기둥이지만, 이로 발생하는 혼란과 충돌, 사회적 비용 급증으로 갈등이 폭발했다. 이런 현상은 포용적이고 관용적이었던 유럽 국가의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았다. 2020년 영국이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이유도 유럽연합의 이민 정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 사상을 추종하는 극우 정당 출신 멜로니가 총리가 되었고,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이민을 반대하는 극우파 정당이 정권 쟁취에 근접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유럽의 이민과 난민 정책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부작용이 많지만, 이민자가 제공하는 저렴한 노동력이라는 꿀단지를 못 버리고 있다. 이민을 줄이겠다던 멜로니의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을 묵인하고 있다. 스페인은 아예 불법 이민과 난민을 환영한다고 나섰다. 이민이 싫어서 브렉시트를 단행한 영국은 오히려 비유럽권 이민을 대규모로 수용하는 모순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불법 이민과 난민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피해를 줄이겠다고 권력을 잡은 집단이 자신 권력 연장에 불리한 국가 경제 침체를 피하려고 이를 몰래 묵인하는 자가당착적 기만이 더 큰 혼란을 초래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이민과 난민의 정착이 쉽지 않은 나라로 알려졌다. 한국인도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정부도 정식 이민과 난민 수용 모두 엄격히 통제한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 체류 외국인은 280만 명이고, 이 중 40만 명이 불법체류자이다. 현재의 인구구조를 보면 한국은 이민 없이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이다. 이제 한국 경제는 외국인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도 이민 문제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시기이다.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 일본도 이민과 외국인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이렇게 될 수 있다. 한국 경제에 외국인의 참여와 기여가 계속 확대되는 현실에서 이민 문제를 방치하면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것이다. 이 문제가 시한폭탄이 되기 전에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bienns@ekn.kr

KTX·SRT 9월부터 하나로…운임 낮추고 좌석 늘린다

한국고속철도(KTX)와 수서고속철도(SRT)가 하나로 합쳐진다. 열차 운임은 통합 이후 3년간 SRT 수준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운임 인상이나 운행 횟수 감소 등 경쟁 체제가 사라지는 데 따른 서비스 저하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에스알(SR)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부터 KTX와 SRT는 KTX라는 단일 명칭으로 통합 운행된다. 코레일과 SR은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정부가 지배하는 형태를 띤다. 이에 양사의 결합은 원칙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별도의 심사 없이 승인할 수 있는 간이 심사 대상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고속철도가 국가 기간시설인 점과 국민 생활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심층 심사를 실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결합으로 고속철도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철도사업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규제로 통합된 회사가 운임과 서비스를 임의로 조정하기 어려워서다. 고속철도 운임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정경제부 장관과 협의해 상한을 정한다. 운임을 바꾸려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신고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업계획과 철도 서비스 약관의 변경에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가 또는 신고 수리가 필요하다. 오히려 통합 이후에는 운임이 낮아지고 좌석 공급과 운행 횟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두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기업결합 이후 3년간 적용할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운임과 좌석 공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고속철도 통합 기본계획'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통합 이후 3년간 KTX 노선의 운임은 현재 SRT와 같은 수준으로 낮아진다. 동일 노선을 기준으로 KTX 운임이 SRT보다 약 10% 비싼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SRT 수준에 통합 운임을 맞추는 것이다. 좌석 공급은 전체 노선을 합산했을 때 주중 1만5000석 이상, 주말 1만7000석 이상 늘어난다. 주중과 주말을 합하면 기존보다 약 6% 증가하는 수준이다. 운행 횟수도 주중에는 23회 늘어난 평균 402회, 주말에는 26회 증가한 457회로 확대될 전망이다. 마일리지 제도는 결제 금액의 5%가 적립되는 기존 KTX 방식이 유지된다. 할인제도와 정기승차권 등 나머지 서비스도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사업계획이 효과적으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고속철도 여객운송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부처가 함께 3년간 운임과 좌석을 비롯한 사업 이행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합이 코레일의 경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운임이 인하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운임 인하로 일부 영향은 나타날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요금 인하가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적정 부채비율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며 “앞으로 운행 확대와 평택∼오송 2복선화 등으로 좌석 공급이 늘어나면 매출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르포] 폭염으로 뒤엉킨 복지의 사각지대를 가다

“열이 펄펄 나. 방 안에 들어가면 숨도 못 쉰다고." 2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돈의동. 건장한 성인 남성 두 명이 나란히 서면 꽉 막힐 것 같은 골목을 희뿌연 연기가 메웠다. 노후된 2~3층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 곳은 이른바 '돈의동 쪽방촌'이다. 불볕 더위가 절정에 치닫기 전인 오전부터 몇몇 주민들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신모(76) 씨는 “아침부터 너무 더워서 도저히 집에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새벽에 밖으로 나와 산책하다가 목욕탕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미세 냉각수를 내뿜는 쿨링포그를 가리키며 “이거 해놓는다고 무슨 소용이나 있겠나"라며 “해가 뜨면 방은 금세 달궈지는데 선풍기밖에 없어서 열기가 빠지지도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협소한 골목을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자 현관문을 열어 둔 가구들이 심심찮게 포착됐다. TV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목소리가 희미하게 골목 밖으로 흘러나왔다. 방 안에서 웃옷을 벗고 선풍기 바람을 쐬던 박모(82) 씨는 “문을 열어두지 않으면 방 내부가 찜통이 된다"며 “그나마 옷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선풍기 바람을 맞아야 땀이라도 식는 정도"라고 말했다. 돈의동 쪽방촌에 7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강모(73) 씨도 반 바지만 입은 채 방 문을 열어두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 2~3평 남짓한 강 씨의 방 입구에선 누렇게 변색된 제습기만 요란한 소리를 냈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그래도 이 정도면 인근에선 가장 여건이 좋은 편"이라며 멋쩍게 웃는 그의 방에도 에어컨은 없었다. 강 씨는 “서울시에서 돈의동 쪽방촌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최근들어 에어컨이 설치된 집이 많아졌다"며 “방 문이 닫혀있는 집은 전부 에어컨이 설치된 곳들"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그는 “지금 에어컨이 달려있는 방들을 보면 거의 2층"이라며 “실외기 설치가 마땅치 않은 1층 방들은 주인들이 '설치해주겠다'고 말만 해놓고 수 년째 방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방에 밥 지을 공간이나 설비도 갖춰지지 않아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해 요리를 하는데, 끼니를 떼우면 열기로 방이 더 달궈진다"고 했다. 실외기 설치 여건이 자아낸 이 같은 '에어컨 빈부격차'는 같은 건물 주민 간 분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건물 현관 앞에 걸터앉아 손 부채질을 하던 박모(68) 씨는 “우리 건물은 복도에 공용 에어컨밖에 없는데,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틀려고 하면 어떤 방에선 '추우니까 틀지 말라'고 한다"며 “종종 싸움이 나기 십상"이라고 불만을 토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감정이 격해진 박 씨는 “망할 놈의 여편네"라고 읊조리기도 했다. 같은 건물의 이모(78) 씨는 “이러나저러나 공용에어컨 분쟁으로 괜히 얼굴 붉히기 싫다"며 “차라리 지하철을 타고 인천이든 하남이든 정처없이 떠돌다보면 시원하기도 하고 마음도 편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최근 돈의동 쪽방촌을 찾아 주민 공동시설인 '돈의동 쪽방상담소' 무더위심터를 비롯한 쪽방촌 현장의 냉방시설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여름철 공용에어컨 전기요금 지원(월 20만 원)·쿨링포그 탄력 운영 등 폭염 취약계층 보호에 나선 상태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선 이 같은 단기 대책보다는 개별 에어컨 설치를 지원하는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돈의동 쪽방촌 주민 송모(71) 씨는 “공동시설을 통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건 물론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여기 쪽방촌 주민들 중에선 갖가지 사정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 효과는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 주인들이 몇 년째 미루고 있는 가구별 에어컨 설치가 실제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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