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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감사에 출석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본관 529호 회의실에서 종합 감사를 개최했다. 이날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장은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2216편 참사와 관련, 증인으로 채택돼 현장에 출석해 국토교통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경주 APEC]한미 정상회담 시작…트럼프 “한국과 무역협상 곧 타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시작 직전 한국과의 무역협상 조기 타결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55분 경주예술의전당을 떠나 한미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13분 박물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은 전통 취타대의 선도와 호위를 받으며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천년미소관 앞에서 국빈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아 환영 인사를 건넸다. 양국 정상은 공식 환영식에 이어 오찬을 겸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CEO 서밋 기조 연설에서 “한국과 무역협상을 매우 곧 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시아 방문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과도 무역협상을 타결했다"이라며 “무역협상이 많이 타결됐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미중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며 “말로 협상을 하고 타결하는 것이 싸우는 것보다 훨씬 좋고 전쟁보다 훨씬 좋다. 전쟁을 벌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 모두가 보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며 “무역적자, 불공정 장벽, 불공정 시장접근, 취약 공급망 모두를 종식할 것"이라고 했덧붙였다. 한국과의 경제·기술 협력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반도체, 조선 부분에서 특별한 관계며 한국은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미국은 세계 최초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하루에 1척씩 선박을 건조했지만 더 이상은 배를 건조하지 않고 조선산업이 낙후했다. 한국이 그런 조선업을 가지고 있고 미국은 한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 산업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생산량을 기록한 조선소였는데 제대로 경영이 안 됐고 전임 대통령이 잘못했기 때문에 조선업이 사라졌다"며 “일부 회사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는데 아주 성공적인 인수"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시 조선업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이 번영하면 동맹도 번영하고,인도 태평양 동맹국이 번영하면 세계가 안전하고 부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국 경제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나서 1년도 안 돼 18조달러의 투자를 확보했다"며 “조만간 21조달러까지 투자금이 미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증시는 41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GDP 성장률은 4%를 넘어섰다"며 “미국은 다시 '황금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정상회담을 가질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훌륭한 분이다. 오늘 오후 별도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한국 국민은 경제 기적을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기술력을 갖추고 자유민주주의가 번영하는 나라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의 성취와 경험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트럼프, 김해공항 입국…‘주먹 불끈’ 첫 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2분께 일본 일정을 마치고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이용해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파란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기 트랩 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는 특유의 제스처로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손바닥을 펼쳤다가 다시 주먹을 쥐는 동작을 반복하며 계단 난간을 잡고 천천히 내려왔다.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그를 조현 외교부 장관 등이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과 인사를 나눈 뒤 조 장관과 악수했다. 조 장관은 이어 양손을 사용해가며 주요 일정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포 21발이 발사되는 가운데 군악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에서 사용됐던 1970년대 히트곡 'YMCA'를 연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선거 유세 말미에 이 곡에 맞춰 춤을 춘 장면은 한때 화제가 된 바 있다. 레드카펫 의장대 사열 동안에도 조 장관의 설명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화 주미대사, 홍지표 외교부 북미국장,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 등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김 대사대리와 대화할 때는 어깨를 두 차례 툭툭 치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로 이동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이 대기한 장소로 조 장관과 함께 이동하면서도 긴밀히 대화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2017년 11월 서울 한미정상회담, 2019년 6월 서울 한미정상회담 및 판문점 방문에 이어 미 대통령 자격으로는 세 번째다.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두 번 방문하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기도 하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APEC 개막 연설…“한국, 다자주의 주도…AI 이니셔티브 제안”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위기에 맞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행사에 앞서 특별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화와 화합의 정신으로 번영을 일궈낸 천년 신라의 고도, 이곳 경주에서 여러분을 맞이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쁘다"며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울렀던 신라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연결, 혁신, 번영, 가치와 맞닿아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공급망 협력이 핵심"이라며 “대한민국은 APEC 최초로 공급망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민관 합동 포럼을 개최해 민간이 공급망 논의에 적극 참여할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주 전통 기와인 '수막새'를 예로 들며 “처마 끝에서 빗물과 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켜내고 하나의 지붕을 완성한다"며 “연결의 지혜를 담은 수막새가 천년 세월을 버티며 동아시아의 문명을 지켜온 것처럼 인적, 물적 연결이야말로 APEC 성장과 번영을 위한 지붕"이라고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통상장관 회의에서 APEC 연결성 청사진 이행을 마무리했으며, 앞으로 디지털 연결을 통해 인적·물적·제도적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그는 “오늘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비전이 APEC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첨성대를 거론하며 “여러분이 계신 이 경주에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가 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의 움직임을 읽어낸 첨성대처럼 인공지능 또한 데이터에 기초해 인류의 새로운 통찰과 방향을 제시할 지성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인공지능 전략위원회를 구성해 AI시대 준비에 나섰으며, 인공지능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산업 발전과 책임있는 AI 이용의 균형을 위한 인공지능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번영은 미래세대를 위한 약속이란 점을 말씀드린다"며 “APEC은 지난 세월 자유무역과 투자자유화 선봉에서 역내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동번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일에 함께 힘써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경제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국가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청년 인재 육성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올해 8월 대한민국은 APEC 미래번영기금을 설립하고 100만달러를 기여했다"며 “청년 지식과 디지털 역량 강화는 물론 인구, 환경 문제 등 핵심과제 연구, 창업지원과 기술훈련 등 5대 중점 분야를 우선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라의 화랑제도가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통일왕국 시대를 열어냈던 것처럼 APEC 미래인재육성 프로그램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를 언급하면서 12·3 비상계엄을 극복한 K-민주주의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K팝 아이돌과 팬들이 강력한 연대로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한다"며 “위기와 불확실성 시대일수록 하나되는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겨울 5색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우리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산업화를 일궈내고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주의를 지켜온 대한민국 역사가, 그리고 오늘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길 바란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브리지·비즈니스·비욘드(Bridge·Business·Beyond)'를 주제로 한 APEC CEO 서밋은 31일까지 계속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슈&인사이트] 한국인의 캄보디아 국제범죄조직 가담은 새로운 국가 안보 위협

최근 중국인이 주도하는 캄보디아 범죄 조직이 한국인 대학생을 고문 후 살해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많은 사람이 충격에 빠졌다. 지금 시대 어떻게 외국의 범죄 조직이 한국인을 납치하여 살해할 수 있는지, 이런 상황을 방치한 주캄보디아 공관과 무능한 한국 외교를 이대로 뒤도 되는지 뜨거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피해를 당한 많은 한국인은 선량한 피해자가 아니었다. 알려진 것과 달리 이들은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자발적으로 가담하거나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캄보디아행을 선택한 잠재적 범죄자들의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보이스 피싱, 로맨스 스캠(혼인 빙자 사기), 주식·코인 리딩방 등 악랄한 범죄를 주도하여 선량한 우리 국민에게 고통을 준 세력이다. 이들은 사실 국제 범죄 조직 몸통의 일부였다. 국가정보원도 10월 22일 “캄보디아 내 스캠(사기) 범죄 조직에 가담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규모가 최대 2,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하며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암울한 사태가 확산한 배경에는 40년 독재로 부정부패와 비리로 찌든 캄보디아가 있다. 특히 캄보디아 지배층이 범죄 조직과 결탁해 불법 활동을 비호 혹은 묵인하고 있으며, 국정원은 캄보디아 사기 범죄 조직의 수익이 캄보디아 GDP(국내총생산)의 절반일 정도로 거대한 규모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충격적이고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캄보디아는 1970년대 가장 순수하고 이상적인 공산주의 낙원 건설을 꿈꾸던 폴포트가 집권하여 700만 명의 국민 중 200만 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상상할 수도 없는 악행을 저질렀던 곳이다. 이후 권력을 장악한 훈센 총리 치하에서 많은 발전을 했지만, 캄보디아는 지금도 여전히 문맹률이 높고 고급 인적자원 부족한 후진국으로 남았다. 이런 환경이 중국 범죄 조직이 세력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제 캄보디아는 사실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가 의심되는 중국범죄단체가 국정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캄보디아만 아니라 미얀마, 라오스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마수를 펼치고 있다. 캄보디아는 겉보기에는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내전으로 황폐해진 미얀마, 해적이 날뛰는 소말리아, 테러 집단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내전과 종교분쟁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와 같은 '실패한 국가'라고 봐야 한다. 문제는 '실패한 국가'를 장악한 범죄 조직이 전쟁, 테러, 자연재해에 못지않은 국제사회 안보 위협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최근 소식에 의하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국토의 60% 이상을 장악했고, 조직원은 특수부대를 포함한 준 군사 조직이 되었으며, 멕시코 정부도 이들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범죄 조직이 국가를 지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미국은 국방부가 의회에 보통 4년 주기로 제출하는 최상위 국방 전략 문서인 2025년도 '국가방위전략(NDS)'에서 아시아보다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를 우선시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확산하는 국제범죄가 전쟁이나 테러와 못지않은 도전으로 미국의 국익과 안보를 위협할 만큼 큰 문제가 되었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우리 한국도 북한과 전쟁 같은 대규모 재래식 위기 이외 미래 다양한 도전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 이미 국가 안보 위협은 코로나 등 보건 위기, 사이버전, 테러, 다국적 범죄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었다. 이번 캄보디아 사태는 한국의 군사력과 정보 능력도 이에 맞게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탄력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이번 캄보디아 조직범죄에 가담하거나 연루된 한국인 범죄자들은 단순 범죄자들이 아니라 외국의 적대세력과 결탁해 한국의 국익과 안전, 안보를 위협한 잠재적 외환 세력이다. 외환죄는 외부로부터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최악의 범죄이다. 이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우리 국민의 삶을 파탄 냈다.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해 발본색원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상호

인구정책 비서관을 AI 수석실에 둔 게 잘못이라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는데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실 산하 인구정책 비서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저출생 고령화 추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시급한 인구정책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인구정책 비서관 인선이 늦어지는 원인으로 대통령실 직제를 꼽기도 한다. 인구정책은 사회수석실이 담당해야 하는데 혁신산업 전략을 맡은 부서에 둔 탓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과 올해 출생률이 다소 올라가고 있으나 저출생 고령화가 고착될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정책을 진두지휘할 비서관을 장기간 공석으로 놔두는 건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인구정책 비서관을 AI미래기획수석실에 둔 직제 탓에 지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는 지적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래 인구정책에서 AI가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저출생과 이로 인한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다는 사실에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 생산에 참여하는 노동력이 급속히 줄어들 게 뻔하다. 그 결과 청년 한 명이 다수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초고령 사회의 저주'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파국을 막으려면 아이를 더 많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한 사람의 근로 시간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출생률 증대와 더불어 인생 이모작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노동력 감소로 경제성장이 추락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청년층의 노인 부양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논리로만 보면 인구정책 비서관을 사회수석실에 배치하는 게 맞는다. 그러나 AI 활용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I가 인구정책의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I는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강력한 동인이다. 노인 돌봄 서비스에도 AI 활용이 보편화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AI는 인구 감소 또는 인구 소멸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노동력 부족과 노인 부양 부담 증가를 보완하며 적은 인구로도 사회와 경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예컨대 AI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는 스마트 팩토리는 반복적이고 위험한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한다. 서비스 분야에서 필요한 노동은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 무인 편의점, 챗봇 등이 대신한다. 첨단 AI 기술은 의사와 변호사, 프로그램 개발자, 연구원 등 전문직 업무를 보조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등은 이미 생산성 향상에 활용되고 있다. 노인 돌봄과 의료 서비스도 AI의 활약이 기대되는 분야다. AI는 의료 영상을 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맞춤형 건강 관리를 제공한다. 돌봄 로봇과 AI 스피커는 노인의 식사 시간과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고, 낙상 같은 응급 상황을 감지해 의료 기관에 즉시 전달한다.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AI는 노인의 대화 상대로 정서적 지원도 해준다. AI 기반 자율주행 버스나 드론 배송 등을 통해 교통과 물류 기반 시설이 부족한 소외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학생별 맞춤형 교육 등 공공 서비스와 에너지, 신소재, 신약 등 첨단 산업의 연구개발(R&D)에서도 인간이 하기 힘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 중이다. 짧은 기간에 출생률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다. 적정 인구를 유지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려면 AI 활용이 필수적이다. 앞으로는 AI를 잘 알아야 제대로 된 인구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혁신산업을 담당하는 AI미래기획수석실에 인구정책 비서관을 둔 이유다. 참여정부에서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AI를 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AI 로봇이 노인을 부양하면 고령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인구정책 비서관을 AI 수석실에 배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이제는 인구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됐다"며 “역대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모두 실패한 만큼 인구정책 비서관 인선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李 대통령, 오후 한미 정상회담…트럼프 오전 입국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29일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에서 개최된다. 두 정상은 지난 8월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회담을 가진 지 약 두 달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맞이한다. 양국 정상은 방명록 서명, 기념 촬영, 공식 환영식 및 친교 일정을 함께 소화한다. 대통령실은 국빈방문 형태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 제작한 신라 금관 모형과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신라 금관 전시를 관람하며 이 대통령과 교류를 이어간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간 굵직한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대미 투자금 운용과 수익 배분을 둘러싼 관세 협상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어 정상 간 직접 대화가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양국 간 입장차가 첨예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 최종 합의에 도달하긴 쉽지 않다는 신중론을 내비쳤다. 한미 동맹의 현대화 문제 역시 주요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 APEC 의장 자격으로 경주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 일정을 마치고 입국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서 특별 연설을 했다. 이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의 연쇄 회담, APEC 공식 일정, 경제계 인사들과의 만남 등 빡빡한 일정을 이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30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양국 정상 간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질서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아울러 방한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 가능성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도쿄행 전용기에서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김 위원장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국힘 김형동 의원 “재생에너지 확대, 계통 안정성과 기존 발전설비 운용 현실 외면 말아야”

석탄·LNG 발전기 잦은 기동정지로 설비 피로 누적·손실비용 790억 원 달해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서, 석탄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기의 잦은 정지로 인한 손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안동·예천)이 28일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 산하 5개 발전사(서부·남부·남동·중부·동서발전)의 석탄 및 LNG 발전기 기동정지 횟수가 최근 8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석탄발전기의 기동정지 횟수는 426회, LNG 발전기는 9168회였으나 2024년에는 각각 1,476회와 16188회로 증가했다. 이는 석탄의 경우 3.4배, LNG는 1.7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김 의원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으로 전력 수급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석탄·LNG 발전기의 잦은 출력 조정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 결과 설비 피로 누적, 고장, 발전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발전기의 정비 횟수 또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2017년 석탄발전기의 정비는 161회, LNG 발전기는 1215회였으나 2024년에는 각각 243회, 1891회로 약 1.5배 늘었다. 또한 5개 발전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8년간 △기동 실패 △비계획 정비 △불시정지 사례는 총 509건에 달했으며, 누적 정지시간은 4440시간 32분으로 약 185일에 해당한다. 이로 인한 손실 규모는 수리·교체비용 557억 2800만 원, 발전손실 232억 3200만 원 등 총 789억 6,000만 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만 집중하면서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기존 발전설비의 운용 현실을 등한시하고 있다"며 “잦은 기동정지로 인한 설비 손상과 비용 증가가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효율성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잼코노미] 코스피 4000 시대 개막…‘개미와 한 배 탄 李대통령

코스피 지수가 지난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6월 3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전 코스피 종가가 2698.97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집권 4개월여 만에 지수가 49.79% 급등한 셈이다. 지난 6월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코스피 지수는 7월 14일 32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곧바로 3500선을 넘고 이달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해 4000 고지를 밟았다. 윤석열 정부도 집권 3년 동안 세액공제·금투세 폐지 등 개인투자를 독려했지만 지수는 3000선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집권하자 마자 계속 상승세를 타며 마침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주식시장 활성화가 국민의 건전한 자산 증식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는 소신을 정책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취임 일주일 만에 첫 외부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불공정거래 엄단을 지시했다. 이후 증시 친화 정책은 일사천리로 법제화됐다. 특히 소액주주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대주주 전횡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실시했다. 국회가 정부·여당 발의로 이사 충실의무 확대와 전자주주총회 도입(1차),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2차) 등 상법 개정을 연이어 처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또 부정거래 예방 정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켜 불법이익 의심계좌 우선 동결, 부당이득 최대 2배 과징금,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대책 발표 두 달 만에 1000억원대 주가조작 세력을 조기 적발해 재산을 동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 대통령은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 “나도 한때 개미였다. 잡주에 몰빵해 깡통을 차기도 했지만 이후 우량주 장기투자로 수익을 거뒀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경제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지배경영권 남용 탓이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줄을 주식 등 금융시장으로 돌리려는 시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6·27 대출 규제가 대표적이다. 집값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1만2000건에서 7월 2500건으로 한 달 만에 급감했다. 반면 증시로는 자금이 쏠렸다. 연초 55조원이던 투자자예탁금은 반년 만에 70조원으로 증가했고, 파생상품 예수금과 신용융자잔고를 합치면 증시 주변 자금은 200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14조원에서 6월 22조원으로 늘어났다. 미국 주식 투자에 나섰던 '서학개미'들도 국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1월 40억 달러를 순매수했던 미국 주식은 6월 2억 달러 순매도로 전환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연초 대비 6조원 증가한 21조7836억원을 기록했다. 대외 변수도 코스피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적트럼프 관세 전쟁과 미국 부채 증가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신흥국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했다. 외국인은 5월 2조원, 6월 3조원을 순매수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달러화 약세로 비달러 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한국의 저평가 여건이 맞물렸다"며 “풀린 유동성이 실물보다 자산시장 수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나서 주식 투자를 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지난 5월 대선 직전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를 주제로 한 유튜브 방송에서 코스피·코스닥 지수 추종 ETF에 1억원을 투자한 사실을 소개한 것이다. 그는 “제가 은퇴할 때쯤이면 꽤 큰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두 ETF를 각각 2000만원씩, 총 4000만원 규모로 거치식 매수했으며, 이후 코스피200 ETF에는 매월 100만 원씩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두 상품은 각각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국내 대표적인 지수형 ETF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이후 'KODEX 200'은 60.84%, 'KODEX 코스닥 150'은 31.02% 상승했다. 단순 계산으로 거치식 매수분만 따져도 'KODEX 200'은 약 3210만 원, 'KODEX 코스닥 150'은 약 2620만원으로 불어나 총 1830만원가량의 평가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실 역시 이를 공식 확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달 “9월 16일 기준 ETF 평가이익 1160만 원, 수익률 26.4%"라고 했다. 당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를 '이재명 풋'으로 명명하며 “주식시장 하방 보장선이자 심리적 안전판"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이 스스로 투자자가 됨으로써 정책 신뢰를 담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1~2년 내 5000 도달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단기 급등보다는 지수를 유지하려면 기업의 펀더멘탈과 산업 경쟁력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을 벗어나 4000선을 돌파한 배경에는 정부의 자본시장 신뢰 회복 기조에 더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 등 투자 인센티브 정책,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 등 대외 여건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스피 5000' 돌파는 정부가 무언가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상법 개정, 금투세 폐지, 양도세 정상화 등으로 이미 환경은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더 고칠 규제도 없는 상황에서 환율 등 외부 변수는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결국 기업 실적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1~2년 내 5000 도달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 내 달성은 어렵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현재 상승세는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주도되고 있어 전반적인 수익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경제 회복 확실성 확보,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 트럼프 관세정책의 법적 안정성 등이 '코스피 5000' 달성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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